- 재키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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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메일함에는 커리어 컨설팅을 요청하는 메일이 도착해 있곤 합니다. 일요일이 끝나갈 즈음 내일 출근할 생각에 마음이 착찹한 사람들이 보내는 것이죠. 제 블로그나 책을 보고 연락을 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은 지인들의 추천으로 전화가 걸려오기도 합니다.
저는 작년 12월부터 커리어 컨설팅을 중단했습니다. 컨설팅은 사전 설문지를 보내 의뢰인을 파악한 후 오프라인에서 2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보고서를 보내는 형식으로 진행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컨설팅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사전 설문지를 받는다 해도 의뢰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2시간만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쉽지 않았구요. 또한 컨설팅이 끝난 후 의뢰인이 어찌 되었는지 알길이 없었습니다. 가끔 코칭으로 연결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커리어 컨설팅이 의뢰인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지 확신하기 어려웠고 경력개발 프로그램인 <나비커리어맵>을 론칭하면서 아예 중단하게 된 것입니다.
컨설팅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다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모 대기업 계열사에서 일하던 그는 이직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직이 하고 싶은 이유가 뭐냐, 이직을 한다면 어느 쪽으로 할 생각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현직장에서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무엇에 불만족하는지, 그 문제가 이직으로 해결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직을 하면 자신이 원하던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둘째는 쉬운 방법으로 답을 얻길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커리어 컨설턴트를 선녀보살이나 무릎팍 도사로 여깁니다. 이력서를 던져주고 사주나 관상을 봐달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학 전공과 졸업 후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그와 통화를 하다 보니 이는 커리어가 아니라 삶 전반의 문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그의 과거와 제 전문성을 기반으로 지름길을 조언을 해줄 수 있지만 그것이 그에게 맞는 길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 답은 자신에 대한 탐구를 통해 자기가 찾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는 그런 과정을 매우 귀찮아하는듯 했습니다. '난 그런 거 하기 싫어요. 그냥 답만 알려주세요.'와 같은 태도랄까요?
셋째는 컨설팅이 불가능한 사람들입니다. 나이는 많은데 전문성이 빈약하거나 경력 공백이 길어 재취업이 어려운 경우들이죠. 또는 제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조언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저는 도와주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기꾼으로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중요한 일이란 자신이 어떤 삶을 살길 원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것을 의미합니다. 회사의 급한 일에 얽매여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사는 직장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열심히 노를 저어 갔는데 원하는 목적지가 아니라면 얼마나 허탈할까요? 너무 늦게 목적지를 알게 되어 움직일 동력이 없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요?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을 통해 직접 찾아야 합니다.
이번 주말은 잠시 멈추어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 보세요.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가늠해 보시죠. 빨리 보다 제대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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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머릿속을 멤돌던 의문에 대한 현답을 주셨네요.
회사생활이 어느정도 궤도에 접어들고 주변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옮기고
좋거나 나쁜거나 한 일들로 승진이나 고배를 맛보고 있는 요즘 분위기 속에서
내 위치에 대한 고민만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저 역시도 정말 잘 할수 있고 좋아하는 일이 무언지 모르고 회사의
챗바퀴에 열심히 외길만 보고 달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남들의 의견과 생각에 나를 맞춰 가려고만 했지 진정 내가 원하는 것에
내 진심을 전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의 자극들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수 있는 동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특히 오늘 글 역시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