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키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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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한가지 마음먹은 것이 있었습니다. 일을 줄이고 공부에 집중하려는 것이지요. 일주일 5일 중 3일 정도만 일을 하고 나머지는 대학원 과제를 하려고 했습니다. 매출 목표도 줄여잡고 학생의 신분에 충실하리라 다짐했지요. 하지만 역시 인생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습니다. 1인 기업가 3년차가 되니 이렇게 저렇게 만든 네트워크를 통해 이런저런 일이 들어오더군요. 거기에 제 프로그램 수료자가 많아지니 코칭을 하거나 상담을 해줘야 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의 조바심입니다. 매출이 줄거나 일이 없으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사무실도 없고 딸린 직원도 없는 1인 기업가인데 뭐가 그리 조급할까요?
남편 말이 저는 일이 있어야 활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습니다. 저는 뭔가 할 일이 있고(그것도 약간 도전적인 일이요!) 힘들지만 그 일들을 고민하고 해내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일이 없으면 한없이 무기력하고 우울해지지요. 사람들은 저에게 "어떻게 그렇게 일을 잘 만드냐? 생각한 것을 바로바로 실행하는 실행력이 정말 놀랍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떠오른 것을 해보지 않고 참고 있는 것이 더 힘듭니다. 그러니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당장 해보는거지요. 저는 '일단 해보고 안됨 말고 정신'으로 충만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과로입니다. 요 며칠잠을 줄여가며 일을 하고 공부를 했더니 체력이 많이 딸립니다.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이라 그런지 예전에 직장다닐 때 만큼의 소진감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뭔가에 집중하기 어렵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곤 합니다. 또한 가끔 '이건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이야'라는 각성이 드는 일이 있습니다. 작은 욕심에 시작했는데 금방 후회가 되는 일이지요. 가장 괴로운 것은 '작은 것을 취하느라 중요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자괴감입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박사 과정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를 통해 다시금 사업 방침(business policy)를 명확히 하고자 합니다.
1. 일주일에 사흘 이상은 절대 일정을 잡지 않는다. 특히 주말에 일정이 있으면 이틀만 일한다.
2. 철학과 가치관에 맞는 일만 맡는다. 구본형의 제자로 부끄러운 일은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과감히 거절한다.
3. 박사과정 공부에 더 집중한다. 의미있는 논문을 쓰고 이를 기반으로 좋은 책을 쓰겠다는 목적을 잊지 않는다.
4. 멀티태스킹을 줄이고 각각의 일에 더 집중한다. 개인 프로그램은 한번에 1개만 진행한다.
5. 매출에 연연하지 않는다. 돈은 언제든 마음 먹으면 벌 수 있다. (정말 그렇겠지요? 하하하!)
그대는 어떤가요?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있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처럼 방침을 정해보시죠.
가끔은 달리기를 멈추고 위치와 방향을 점검해보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지요.
편안한 주말 되세요!
[알림1] 박승오, 김도윤 연구원이 시골에 숨어있는 인생 고수들을 취재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갈림길에서 듣는 시골수업>을 펴냈습니다. 귀촌을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22423#7
[알림2] 홍승완, 박승오 연구원이 성천문화재단에서 <위대한 멈춤> 4주 강연을 진행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퇴근길에 인문학의 향기를 음미하고 싶은 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2756
[알림3] 수희향 연구원이 운영하는 1인회사연구소에서 <기질에 맞는 창직 - 8주간 창직 로드맵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free&document_srl=82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