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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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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0일 07시 21분 등록


지난 11월 15일, 에코독서방 7기의 마지막 오프가 있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서 그런지 평소보다 적은 인원이 모였네요. 갑작스런 일정으로 못 오게 된 사람들은 미안함을 표현합니다. 그들의 빈자리가 커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더 큰 건 어쩔 수 없이 못 온 사람들이겠지요?


한창 이야기가 무르익어 가는 중에 ‘전경씨(닉네임)’가 자신의 가방에서 무언가를 주섬주섬 꺼냅니다.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탁상 달력을 준비했다 하네요. 그런데 가만 보니 일반적인 달력은 아닙니다. 맞네요. 그녀가 손수 그린 그림을 넣어 제작한 ‘한정판 달력’이네요. 오~ 너무너무 이쁩니다. 게다가 그녀의 정성이 가득 담겼다 생각하니 그야말로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행 중 몇 명은 그림이 너무 이쁘다며 사진을 찍더니 바로 자신들의 ‘프사(프로필 사진)’로 등록합니다. 궁금하지요? 어떤 그림일지 말이죠. 사진으로라도 한번 감상해 보시죠.

그녀는 현재 책 관련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로 책 띠지(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종이 등으로 만든 띠)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죠. 그녀의 일상은 무척 바쁩니다. 하지만 그녀는 짬이 날 때마다 그림을 그립니다. 2014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5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다네요. 그녀의 그림은 진솔하고 은유적이며 재미와 동심 그리고 환타지까지 품고 있습니다.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푸근해짐과 동시에 살짝 미소가 지어지죠. 뭐라 한마디로 표현키 어려운 매력이 그림에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모든 작업을 손으로, 특히 볼펜, 연필과 같은 간단한 필기구와 색싸인펜, 색연필 등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원시(?)적인 도구들로 그린 그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녀의 그림에는 선의 움직임도, 색감도 다 살아 숨쉬고 있는 듯 느껴집니다.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림이 좋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밥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은 꿈에 머물고 있죠. 저는 그녀에게 몇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첫 번째는 책 출간에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한가지 컨셉을 잡고, 그 주제의 그림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그려 보자. 작품이 모이면 일단 책 한권의 분량은 될 것이고, 그 단계가 되면 그 그림들에 짧은 글을 넣어 힐링 그림책을 낼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그림에 어울리는 좋은 글귀들을 모아 내도 괜찮은 책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중요한 건 꾸준함인데, 바쁜 와중에도 5년째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개인 전시회를 열어보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한번인가 전시회를 가진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개인이 아닌 여러 명의 공동 전시회였다 하네요. 저는 거창한 전시회가 아닌, 동네 도서관을 활용한 작은 전시회를 준비해 보자 했습니다. 도서관을 다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요즘 도서관에서는 꽤 많은 문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담당자분들이 행사 기획을 위해 매번 고심을 거듭하고 있죠. 만약 전경씨와 같은 실력자(물론 아직 이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가 본인의 작품을 들고 동네 도서관에 찾아가 전시회를 열고 싶다 제안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전박대할까요? 아니요, 저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3가지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하나는 작품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 눈은 대개 비슷합니다. 위 링크를 클릭해 전경씨의 작품을 본 독자분이라면 분명 ‘아, 좋구나.’하는 느낌을 가졌을 겁니다. 그렇다면 도서관 담당자분들도 분명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될 겁니다. 두 번째는 무료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도서관에서는 항상 예산에 쪼들리기 마련인데, 이런 괜찮은 작품의 전시회를 무료로 할 수 있다면 당연히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 마지막으로는 동네 주민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네에 이런 일러스트레이터가 활동을 하고 있고, 이런 작품을 그렸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면 동네 도서관과 작가 모두 윈-윈의 관계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요?

혹시나 동네 도서관에서 어떤 이유로 인해 거절을 당한다면, 2~3군데 더 도전해 보라고 했습니다. 만약 그래도 안된다면 전시 기획안을 만들어 서울 도서관 전체에 보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 2~3군데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죠.

꿈을 이뤄가는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봅니다. 타고난 천재가 아닌 이상, 일반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 즉 꾸준함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력도 쌓이고, 작품의 질도 올라가게 될 테니까요. 그 다음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작업(처음부터 같이 병행해도 괜찮다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니까요)도 필요합니다. 전경씨에게 제안한 것처럼 한가지 컨셉을 잡아 책 출간을 준비해 보거나, 동네 도서관 같은 곳에서 전시회를 열거나 하는 것처럼 말이죠.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라는 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수 많은 계단을 하나씩 딛고 올라섰던 그 사람만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3층을 오르기 위해 2층을 건너뛸 수 없고, 10층을 오르기 위해 8,9층을 거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과정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이 과정을 제대로 익히고 단단히 한 사람만이 꿈에 다가설 자격이 있으며, 그 과정의 기쁨 또한 맘껏 누릴 수 있습니다. 전경씨의 지난 5년은 그녀의 꿈을 더 단단하게 그리고 실현 가능토록 도와줄 양질의 유기농 비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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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달력을 넘기다 보니 그림도 그림이지만,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짧은 문구가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오네요. 아직 연말이 되진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문구가 되리라 생각하며 여기에 옮겨 봅니다.


“수고했어 올해도.”



차칸양 올림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 드립니다”
Mail : bang_1999@naver.com
Cafe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공지 ***** 

1. [출간] 『음식의 가치』(서은경 등저)
변화경영연구소 9기 서은경 연구원이 음식에 관련된 인터뷰집 『음식의 가치』를 출간했습니다. 서은경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요리 문화를 선도하는 음식 명인 10명의 강연과 인터뷰를 멋지게 재구성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음식이 가진 가치를 고민하다 보면, 동시에 나는 어떤 음식을 먹고 있으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묻게 될 겁니다. 음식에 관심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2. [출간] 『우리 아이 작은 습관』(이범용 지음)
변화경영연구소 꿈벗 16기 이범용님께서 『습관홈트』에 이어서 『우리아이 작은습관』으로 두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대한민국 1호 습관 조력자 이범용 소장이 딸과 함께 ‘아이 습관 만들기’ 800일의 기록을 책이 담았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좋은 습관 만들기를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일독뿐 아니라 별도 진행되는 <아이 습관 만들기> 워크샵도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3. [안내] '좋은책 읽고 쓰기 습관화 프로그램' <에코독서방> 8기 모집
1인 지식기업 <에코라이후> 배움&놀이터 차칸양 대표가 운영하는 <에코독서방> 8기를 모집합니다. 함께 좋은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독후감으로 풀어내며, 더불어 함께 좋은 생각을 나누는 모임으로, 혼자서는 만들기 힘든 독서습관을 같이 읽음으로 좀 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꾸준한 독서와 좋은 책 읽기를 통해 현재의 자신보다 스스로를 한단계 더 성장시키고자 하는 분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좋은 인연을 만들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4. [모집] 알쓸토크 – 중년이후 우리에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1인회사 연구소> 수희향 대표가 12월 5일(수) <알쓸토크: 중년이후 우리에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를 진행합니다.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부딪혀오는 질문들이 무척이나 고민스럽습니다만 어디에서 이런 고민들을 나누어야 할지 혹은 자신만 이렇게 힘든 건지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집값 걱정이나 회사 스트레스는 잠시 내려놓으시고 중년이후 내 삶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 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5. [팟캐스트] 『어이없게도 국수』 강종희 작가(2편)
지난 편에 이어 강종희 작가 2편이 이어집니다. 2편은 국수에 얽힌 희노애락 이야기로, 냉열무 국수, 닭한마리 칼국수, 비빔당면, 진주 냉면, 명동 칼국수가 등장합니다. 각각의 국수와 지나온 삶이 하나하나 맞물리며 넘어가는 침과 함께, 진한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찰진 입담의 국수 전문가 강종희 작가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IP *.117.5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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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08:25:17 *.102.1.222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한것이 "꾸준함" "땀과 열정" 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글이었습니다.

손글씨로 아래글을 적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꿈을 이뤄가는데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꾸준함"

꿈을 이뤄가는 과정은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수 많은 계단을 하나씩 딛고 올라섰던 그 사람만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다.

20181120, bhgoo.com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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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08:46:53 *.117.54.213

굿민님, 지금 에코독서방 8기 모집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실래요?

저뿐만 아니라 기존 회원들과도 좋은 인연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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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11:28:21 *.54.88.107
선배님~ 그녀에게 룩305 알려주세요. 전시도 할 수 있는 공간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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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3 08:47:49 *.117.54.213

오~ 좋은 소식이야~ 그녀에게 승훈의 연락처 알려주고, 전화해 보라 할게~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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