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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30일 23시 52분 등록



한주간 잘 지내셨나요? 이번주에는 오랜만에 와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와인을 이야기하며 기독교와 성경을 빠트릴 수는 없습니다. 유럽이 기독교 문화 속에서 살아왔고 와인의 전파가 기독교가 전파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여기서는 기독교를 종교가 아니라 문화의 하나로 보고 이야기를 전개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인용하는 성경 구절은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발행한 <성경>에서 발췌했습니다.

성경에는 와인이 자주 언급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인류 최초의 취객, 노아를 포함해 구약성경에만 140회 이상 나오는데요, 이것은 그만큼 고대 이스라엘에서 와인을 일상적으로 마셨다는 증거입니다. 히브리어로 쓰여진 성경에서 와인은 종류와 알코올 함유 정도 등에 따라 여러 개의 다른 단어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용된 단어에 따라 긍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기도 한데요, 우리말로 번역된 성경에는 모두 포도주또는 로 표현되어 그 차이를 알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와는 상관없이 긍정적,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 자체로만 구분하겠습니다.

노아와 더불어 부정적으로 쓰인 대표적인 경우는 아브라함의 사촌인 롯과 다윗의 아들 압살롬입니다.

 

신의 선물 VS 악마의 유혹

롯은 자기의 두 딸과 함께 굴속에서 살았다. 그때 맏딸이 작은 딸에게 말하였다.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이 땅에는 세상의 풍속대로 우리에게 올 남자가 없구나. 자 아버지에게 술을 드시게 하고 나서, 우리가 아버지와 함께 누워 그분에게서 자손을 얻자.” 그날 밤에 그들은 아버지에게 술을 들게 한 다음, 맏딸이 가서 아버지와 함께 누웠다. 그러나 그는 딸이 누웠다 일어난 것을 몰랐다.

<창세기 1930~33>

Sodome.png

출처: https://es.aleteia.org/2015/12/10/sodoma-una-megapolis-majestuosa-que-desaparecio-de-repente/

  

롯은 가족과 함께 소돔(Sodom)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소돔은 고모라(Gomorrah)와 함께 악이 지배하는 타락한 도시였습니다. 하느님은 소돔과 고모라 전체를 멸망시키려 했습니다. 하지만 신은 롯에게 천사 둘을 미리 보내 도망가라고 귀띔해줍니다. 악의 도시에 살고 있었지만 그는 의인이었기 때문이지요. 천사는 소돔을 떠날 때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궁금함을 참지 못한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으로 변합니다. 두 도시는 불과 유황으로 파괴됐고 이제 세상에 남은 사람은 롯과 그의 두 딸들 뿐입니다. 자손이 끊길까 두려웠던 두 딸들은 아버지를 통해 자손을 얻어 인류의 역사를 이어나가고자 했습니다. 소돔의 멸망에서도 살아남은 의인이었던 롯은 (스스로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술에 취해 두 딸과 근친상간을 합니다.

 

압살롬은 부하들에게 이렇게 명령하였다. “암논이 술로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지켜보다가, 내가 암논을 쳐라하거든 그를 죽여라. 겁내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냐? 그러니 힘을 내어 용사답게 행동하여라.”

<사무엘서 하 1328>

 

다윗과 골리앗으로 잘 알려진 다윗에게는 자식이 많았습니다. 왕에게 자식이 많다 보니 분란도 그만큼 많았겠지요. 그의 큰 아들인 암논은 뛰어난 미모의 배다른 여동생 타마르를 보고 사랑에 빠집니다. 상사병에 걸린 그는 친구의 도움으로 계략을 꾸며 타마르를 만나지만 그녀는 암논의 고백을 거부했습니다. 화가 난 암논은 타마르를 겁탈한 뒤에 내쫓습니다. 암논의 이복동생이자 타마르의 친오빠인 압살롬은 사건을 알게 되자 암논을 술에 취하게 한 뒤 죽입니다심정은 이해되지만 그 또한 술을 이용해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죄인입니다. 압살롬은 간신히 처형을 면했지만 예루살렘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이후 왕의 자리를 탐내 반역을 꾀하다가 다윗의 충신에게 창으로 찔려 죽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이 있던 곳은 물이 귀했기에 와인을 음료수로 소중하게 여기고 일상적으로 마셨습니다그들은 와인을 ‘신의 선물’이라 불렀고와인을 마시면 신과 가까워진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왜 노아압살롬처럼 술로 인해 인간성이 파괴되고 신의 뜻에 어긋나는 현장을 기록했을까요신의 선물을 남용하라는 사탄의 유혹의 결과로 벌어진 범죄를 경계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요.

 

네 눈은 이상한 것들을 보게 되고 네 마음은 괴상한 소리를 지껄이게 된다.

너는 바다 한가운데에 누운 자와 같고 돛대 꼭대기에 누운 자와 같아진다.

사람들이 날 때려도 난 아프지 않아. 사람들이 날 쳐도 난 아무렇지 않아.

언제면 술이 깨지? 그러면 다시 술을 찾아 나서야지!” 하고 말한다.

<잠언 2333~35>

 

술을 폭음하는 자들과 어울리지 마라. 폭음가와 폭식가는 가난해지고 늘 술에 취하면 누더기를 걸치게 된다.

<잠언 2320~21>


낯설지 않지요. 수천년 전이 아니라 요즘의 일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과음의 폐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성경은 술의 악한 성질을 경고하고 과음하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와인이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악마의 유혹이기만 했다면 어떻게 수천년을 지난 지금까지 와인이 우리에게 전해져 올 수 있었을까요? 더우기 와인은 신을 모시고 그를 닮고자 한 수도사들을 통해 발전하고 확산 되었는데요.

성경에는 와인의 부정정 영향 뿐 아니라 긍정적 영향, 특히 인간에게 꼭 필요한 신의 선물이었음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와인이 어떻게 신의 축복을 드러내는 역할을 했는지는 다음 주에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주도 맛있는 한 주 보내세요~^^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1. [공지] 2019년 구본형 사부님 6주기 추모미사 & 추모제

삼월산수유 가지마다 꽃망울이 달리고, 목련도 겨울을 보냈던 털옷를 벗어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사월이 되면 봄의 한가운데를 지나게 되겠지요. 벚꽃과 함께 떠오르는 얼굴삶의 봄처럼 다가와 주셨던 그 분. 구본형 사부님의 6주기 추모미사와 추모제가 열립니다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그리움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참석 가능하신 분들은 미리 댓글 남겨주시면 준비에 큰 도움이 됩니다:

http://www.bhgoo.com/2011/853712

 

2. [출간소식『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 연지원 .

변화경영연구소 3기 연지원 연구원의 신간 『교양인은 무엇을 공부하는가』가 출간되었습니다이 책은 단편적 지식의 나열이나 지적 허영이 아닌 자유롭고 지혜로운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개념으로 ‘교양’과 ‘교양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교양이라는 파랑새를 발견하는 행복한 여행을 위한 보물지도이자 안내서로 지혜를 사랑하고 현명한 삶을 살고자 하는 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이라고 하니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http://www.bhgoo.com/2011/853853

 

3. [안내] <차칸양의 돈 걱정 없애주는 재무 컨설팅>

에코라이후 배움&놀이터 대표이자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 양재우 연구원이 개인들을 위한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차칸양의 돈 걱정 없애주는 재무 컨설팅>을 시작합니다경제/경영/인문의 균형점을 토대로 하여 가장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준다고 합니다. 자산을 모으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시는 분들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정이라고 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http://www.bhgoo.com/2011/85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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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 03:22:34 *.144.5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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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08:50:04 *.36.157.231

와인은 잘 알지 못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니 관심이 저절로 가더군요.

언젠가 맛난 와인도 맛보고 싶습니다.

아참, 술을 많이 마시지만 않지만 어제부터 마실때 많이 줄이기로 했습니다.

모든 차수에서 1잔으로 끝낼려고 합니다.  

1차에도 한잔, 2차에도 한잔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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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23:38:19 *.180.157.29

언젠가 굿민님을 뵙게 되면 취향에 맞는 맛있는 와인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모든 차수를 한 잔으로 줄이기로 하신 건 정말 잘하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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