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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8일 06시 46분 등록


댄스맘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딸이 공연이나 대회에 참가할 시점이 되면 이제 화장이나 옷과 관련해 많은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스팽글을 달거나 끈을 조절하는 단순한 일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일들이 저절로 되지는 않으니까요.

- 레인 프란시스 (댄스맘에게 감사해야 할 11가지 이유 중에서)


Mom Making up.png

출처: https://www.adanceplace.com/dance-parents-tips/


11살의 은비는 눈에 띄는 아이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아이였습니다. 예쁜 얼굴도 멋진 춤도 눈에 띄었지만, 특히 환하게 빛나는 미소가 눈에 띄는 아이였지요. 은비는 엄마를 하나도 닮지 않았습니다. 은비 엄마는 화장을 전혀 안 하고 옷도 아주 수수하게 입고 다녔습니다. 첫번째 공연을 하던 날, 무전기를 들고 무대 뒤에서 동선과 조명을 체크하는 그녀를 보고 공연장 스탭인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아이들의 엄마라는 걸 알았지만 그때도 은비의 엄마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만큼 그 둘은 안 닮았습니다. 은비의 뛰어난 춤솜씨와 환한 미소가 어디에서 온 걸까 궁금할 정도였지요.

은비는 벨리댄스를 시작한지 2년이 채 안되었는데 벌써 지역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아이였습니다. 춤을 잘 추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표정연기가 뛰어났습니다. 은비가 활짝 웃으며 춤을 출 때는 관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요. 제가 아무리 연습을 한다고 해도 은비처럼 춤을 출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 아이의 표정 연기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것도 안 되면 환한 미소라도 닮고 싶었습니다. ^^

은비를 닮고 싶은 건 저 뿐만이 아니었나 봅니다. 그 아이가 무대 위에서 입는 옷, 화장법 등이 화제였는데요. 알고 보니 은비의 옷은 모두 엄마가 만들어주는 거였고, 화장 역시 엄마가 직접 해준다고 합니다. 은비 엄마도 처음에는 메이컵 전문가에게 딸의 화장을 맡겼는데요. 공연과 대회에 참가하는 숫자가 늘어나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직접 해주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은비 엄마는 화장을 안 하고 다녔기 때문에 화장하는 법을 잘 몰랐다지요. 딸을 위해 문화센터나 화장품을 파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배웠고, 또 유튜브를 보며 공연 화장법을 익혔답니다. 공연복 또한 처음에는 기성품을 사서 스팽글이나 반짝이만 더 붙여주는 식이었는데요. 좀 더 예쁘고 화려한 옷을 만들려다 보니 아예 직접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대문 시장의 공연복 장인에게서 직접 배웠다지요. 은비가 무대에서 빛나는 건 춤을 잘 추고 예쁘게 웃어서 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아이의 옷도 더 빛이 나고 있었던 겁니다.


은비 엄마처럼 춤추는 자식을 열성적으로 지원하는 엄마들을 댄스맘(dance mom)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자식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자신의 삶은 버릴 수 있었던 스카이 캐슬의 엄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딸이 무대에서 좀 더 돋보일 수 있게, 좀 더 예쁘게 춤을 출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본인의 삶은 거의 포기한 것 같습니다. 은비 엄마는 딸이 학원에 올 때 늘 함께 왔습니다. 와서는 딸이 연습하는 걸 확인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옆 방에서 바느질을 하거나 스팽글을 붙이거나 했지요. 은비는 재능도 있었지만 열심히 연습하는 아이였습니다. 거의 매일 학원에 와서 몇 시간씩 연습을 했고, 은비 엄마도 내내 학원에 같이 있었던 겁니다.

이런 엄마들을 보며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 왜 본인의 꿈을 딸을 통해서 실현하려고 하는지왜 본인의 성취가 아닌 딸의 성취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지이해가 안 되었고, 안타깝기도 했지요. 어쨌든 은비의 옷이 부러웠기에 다음 공연에는 제 옷도 부탁했습니다. 사실 메이크업도 은비 엄마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승사자 같은 모습은 피할 수 있었던 건 은비 엄마의 덕분이지요


11살이었던 은비는 지금은 16, 중학교 3학년입니다. 그동안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대상도 몇 번 받았습니다. 강사 자격증도 따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요. 올해 5월에는 베트남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도 참가하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은비의 엄마는 여전히 딸의 옷을 만듭니다. 화장은 이제 은비가 직접 하네요. 또 하나 달라진 건 은비의 엄마가 딸의 옷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옷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 학원 사람들 옷은 물론 이고요. 은비의 공연복을 보고 문의가 늘어 이제는 주문을 받아서 제작,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5, 은비의 춤이 발전하는 동안 은비 엄마는 공연복 전문가가 다 되었습니다. 딸을 최고로 돋보이게 만들려던 노력과 솜씨를 다른 사람의 옷에도 발휘했던 겁니다.

5년 전 은비 엄마를 보며 안타까워했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제가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려는 동안, 은비 엄마는 딸의 꿈을 도우면서 본인도 함께 성취하고 있었습니다. 은비가 누구를 닮아 그렇게 멋진 댄서가 되었는지도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은비가 엄마로부터 배운 재능은 춤 솜씨와 표정연기가 아니라, ‘노력하는 힘이었던 거지요.




--- 변경연에서 알립니다 ---

[출간소식]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 양재우 저
20
가지 경제 공부법,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경제 공부야말로 습관적으로 들여다보고 매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방법으로 알곡을 모은 20가지 경제 공부법을 저자는 제안한다자신만의 경제 공부법을 터득한 저자의 통찰이 빛난다

http://www.bhgoo.com/2011/863587



[출간소식] "CEO를 위한 Tax Talk" 박중환 저 

세금만 잘 알아도, 당신은 성공한 CEO가 될 수 있다! 세금 이야기는 언제나 화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CEO라면, 세금에 대한 고민을 피해갈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세금이라면 조금이라도 합리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저자의 해법을 따라가면 길이 보인다

http://www.bhgoo.com/2011/863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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