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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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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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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7일 07시 28분 등록

세상의 생각 대신 자신의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고독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외로움이란 바로 자신의 생각에 빠져들고

세상에 이미 알려진 상식적 삶에 질문을 퍼붓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은 고독을 만들고, 고독은 철학을 가짐으로써

위대한 생각으로 나아간다.

사람들은 늘 투덜거린다.

철학자가 쓴 책처럼 어이없는 것은 없고,

쓸데없는 기우로 가득하고,

만족을 모르는 생각은 극단까지 가려 하고,

무지처럼 모호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과학은 늘 전진하는 것처럼 보이고

철학은 언제나 쇠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철학의 탓이 아니다.

철학은 여전히 과학으로 대답할 수 없는 것들,

즉 질서와 자유, 선과 악,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 같은 것들을 잔뜩 껴안고

'숭고한 불만과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에서 발을 빼지 않기'때문이다.

그것은 인생의 의미를 찾아

일상의 필요와 성공으로부터 무수히 얻어터지지만

굴복하지 않는 정신으로 빛난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알게 된다.

철학에서 멀어지면

삶은 먹고 과시하는 저잣거리의 인생으로 전락하는 것을 말이다.

결국 철학이 없으면

우리는 삶이라는 위대함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구본형의 < 나에게서 구하라 > 중에서

애쓰지 마라는 것은 열정을 깎아내리라는 말이 아니다.

통증을 선물로 생각하라는 것이 그 통증을 찬양하라는 말도 아니다.

나는 단지 불편한 문제를 선물로 받아들이고

능숙하게 활용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자신의 괴로움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능력이 커질수록,

괴로움이 제공하는 교훈을 더 학습할 수 있게 되고,

얼마 안 가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리사 카파로의 <소마지성을 깨워라> 중에서

세상의 생각 대신 자신의 생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고독의 시기를 거칩니다.

저는 이런 과정이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이 치러내는 사춘기와 아주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고 살벌한 세상을 상대로 하는 '독립투쟁'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 비유하는 것이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 도 있습니다.

아이들이야 그러다 지쳐 돌아오면 언제든 따뜻하게 반겨줄 부모가 있지만

세상이 이미 어른인 우리에게 그런 자애를 베풀어 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상상해볼까요?

한번도 부모가 정해준 틀 밖을 벗어나 보지 않고 커버린 아이가 있다면

그는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요?

한번도 세상이 정해준 선택지 밖으로 벗어나 볼 엄두를 내지 못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요?

고유한 생명의 빛깔을 갖고 태어난 존재들이 고유한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애씀이 끼어들 여지가 없을 만큼요.

우리가 아이였던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그 때 우리는 왜 그리도 철없이 비판하고 반항했던가요?

(나는 '사춘기'를 모르고 컸다고 말하시는 꼭 저를 닮은 당신은 대체 왜 그러셨나요?

실은 그것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부모에 대한 저항은 아니었던가요?)

아마 그렇지 않고는 살 수 없었기 때문이었겠지요?

마치 작아져버린 옷처럼 부모의 세상에서

더이상 편안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일 겁니다.

맞습니다.

세상은 부모가 아닙니다.

그래서 세상을 향한 사춘기를 치뤄낼 때는

어린 시절보다 몇 배는 더 비장해져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 때가 왔다는 신호를 받으면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딱 두 가지 입니다.

모른 척하고 맞지 않는 옷이 주는 고통을 견뎌내던지,

받아들이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통증을 견뎌내던지.

저는 감히 장담합니다.

자기로부터 멀어지는 고통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단편적인 증상완화제(각종 중독)에 의존해보지만 그 때 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통증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통증'이라고 느끼는 그 감각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던 것을 움직여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나타내는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는다면요.)

그 과정에서 근육에 새로운 감각이 활성화되고,

점차 뼈에서부터 체표면으로,

깊은 무의식부터 일상을 이루는 한 호흡 한 호흡으로 생명력이 확산됩니다.

그렇게 몸의 지혜가 깨어나면 우리는 비로소 자신만의 철학을 얻게 됩니다.

몸의 지혜가 이끄는 매 순간이 나로 살아가는 기쁨으로 흘러넘칩니다.

삶은 빛이 되고 우리는 모두가 자기를 꼭 닮은 별이 됩니다.

IP *.70.30.151

프로필 이미지
2021.09.09 18:36:37 *.169.227.25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순간,   

많은 게 새로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2021.09.14 07:27:41 *.70.30.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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