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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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드는 사람만이 언제나 필요한 사람이다.
그러나 가치의 개념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싫은 좋든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변화를 생활의 기본 원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러므로 매우 중요한 깨달음이다.
아울러 그 변화의 방향을 알고,
자신의 욕망과 그것을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바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구본형의 < 익숙한 것과의 결별 > 중에서
비움이 곧 살림이다.
죽어야 산다.
가장 비우고 싶은 그것 안에
가장 살리고 싶은 것이 들어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비우는 과정에서
더 소중한 것을 만나게 된다.
너무나 당연하다구요?
맞습니다.
서점에 가서 눈감고 아무 책이나 골라 읽기 시작해도
100페이지를 다 읽기 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깨달음이 맞습니다.
바로 여기가 핵심입니다.
이 당연한 것을 몸으로 겪어내는 과정에서
문자로는 도저히 담을 수 없는 감각들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라는 표현이 무지개 색깔을 설명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는 모르지만
무지개가 품은 다채로운 빛깔들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치입니다.
더 짜릿한 것은
새로 깨어난 감각들이 그동안 의미도 모른 채
문자로 읽어대던 수많은 삶의 이야기들에게까지도
생명력을 불어넣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빨주노초파남보'를 알았다고
무지개를 알고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아침에 눈떠 만나는 그 모든 것들에 저절로 감각을 열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감각을 열어놓는 것만으로
눈 앞의 존재가 오직 직접 체험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자기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놓아 주는 겁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골격만 있던 자리가
한 존재가 몸으로 길어올린 총천연색의 빛깔로 빛나기 시작합니다.
삶의 맛이 이럴 수도 있다니!
매 순간이 경이와 감탄으로 가득 차오릅니다.
그러고 나니 저도 모르게 입만 열면 같은 이야기입니다.
아니 눈떠서 하는 모든 일들이 오로지 한 방향을 향해 정렬됩니다.
이 놀라운 변화가요, 이 신비로운 전환이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살아남은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바로 경험할 수 있는 공기와 같은 것임을
당신께
말이 아닌 감각으로 전하는 것.
이보다 더 하고 싶은 다른 일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깨달아내는 데 10년이나 걸리지 않았냐구요?
지금부터 10년은 너무나 까마득하다구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당신께 이미 가득한 것들, 꼭 비워내고 싶은 그것의 역사가 10년만 되었을라구요.
그것들을 100일만 꾸준히 살펴보세요.
비우겠다는 마음조차 비우고 그저 정성을 다해 살펴봅니다.
그러면 반드시 이야기가 들려올 것입니다.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당신이 어딘가에서 애타게 구하고 있던 바로 그것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물리를 깨치는 차원을 달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