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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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대문호 마틴 발저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 라고 말했지만, 쓰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미래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인풋과 아웃풋 모두가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간다는 거죠.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 어떤 글쓰기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요, 만약 쓰는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의대, 법대, 외고가 아닌 문예창작과나 글쓰기 학원으로 죄다 젊은이들이 몰려들겠죠. 단순히 쓴다고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무엇을 밖으로 꺼내놓으면, 다시 말해 의도가 담긴 어떠한 행위를 하면 그 의도와 목적을 이룰 확률은 아주 조금이라도 커지게 됩니다. 당연한 이치입니다. 많이 걸으면 몸이 튼튼해지고, 안좋다는 음식을 계속 먹으면 몸이 나빠집니다. 무엇을 하면 무엇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인과의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과도한 기대에 있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종이에 "나는 1년안에 100억을 번다"라고 써놓고 그것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한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래전 <시크릿>이라는 제목의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크릿>열풍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였죠. 제 기억으로 당시 유사 서적과 영상들이 엄청나게 나왔습니다. <시크릿>의 핵심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원하면 이루어진다죠. 꿈은 이루어진다 - 유사 이래 이보다 더 설레는 말은 몇 개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 역시 인과의 법칙으로 봐야 할까요? 그냥 단순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니 - 참 세상 쉬운 일이죠. 쉬운만큼 많이들 속아넘어갔습니다. 혹시나 하고 다들 책 한권씩 사다 봤죠. 저도 봤습니다. 사지는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습니다. 무슨 얘기를 써놓아서 사람들이 난리법석인지 궁금하긴 했거든요 ㅎㅎ
저를 포함해서 99.9%의 사람들은 그 책을 읽고 조금 시도를 해본다음 이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이거 완전 사기, 구라네! 세상 만사가 그렇게 쉽게 되는 줄 알어?"
<시크릿>은 어느정도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드는 소지가 다분합니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일부러 오해하게 해서 책을 많이 팔려는 술수를 부린 것에 불과하겠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거든요.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는 거라든지, 복권에 당첨되게 해달라는 거라든지, 좋은 차, 좋은 집을 가지게 해달라는 것, 직장에서 승진을 하게 해달라는 것,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것 - 그렇지 않았나요?
그런데 대부분 안 이루어지죠. 왜 안 이루어질까요?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데 말이죠.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단순히 많은 돈이 생기는 것을 바란 건가요?
사실 바랬던 것은 그 돈을 가지고 명품백도 사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사치하고 싶어서가 아니였나요?
폄하해서 죄송합니다만, 많은 분들이 그랬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 먹이고, 좋은 옷 입히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였을수도 있구요.
좋은 데 쓰고자 하는 좋은 마음이 있었을수도 있죠.
어느 것이든 돈 자체가 목적이 아니였단 말입니다.
직장에서 승진을 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였나요?
그보다는 승진을 해서 목에 힘을 주고 싶었던 게 목적이 아니였나요? 연봉을 더 많이 받아서 마찬가지로 비싸고 좋은 것들을 즐기고 싶었던 건 아니였고요?
목적이라는 것 자체가 아닌 그 목적이 제공해 주는 것들에 대한 욕심이 결국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였나 묻고 싶습니다.
변경연 연구원이나 꿈벗들은 10대 풍광이라는 것을 씁니다. 미래에 어떤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날 것인지 현재 시점으로 기술하는 건데요, 일종으로 마일스톤이죠. 현재 시점으로 그 시점의 풍광을 생생하게 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10대 풍광은 사람마다 다 천차만별이겠죠. 직업이나 성향, 취미같은 것들이 많이 반영되니 그럴겁니다. 그래도 돈 많이 벌어서 뭘 하고 있다라든지, 멋진 집에서 어떻게 살고 있다라든지 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의 10대 풍광에 들어가 있습니다.
이것 역시 시크릿과 다르지 않은 걸까요? 다르다면 다르고, 다르지 않다면 다르지 않은데요. 10대 풍광이라는 것을 A4지 몇 장에 걸쳐서 자세하게 써서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합니다. 남들앞에서 발표를 해서 그런지 몰라도 기술해놓은 내용들이 많이 현실적인 편입니다. 그리고 실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고요. 저 역시 2018년 변경연 연구원 과정에 입문하면서 10대 풍광을 썼습니다. 변경연 홈페이지 5천만의 꿈 페이지에 올라가 있죠.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과연 지금의 제 모습은 그때 제가 썼던 모습과 얼마나 같을까요? 변경연 사이트에 들어가서 제가 썼던 10대 풍광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첫책을 낸다는 것이 첫번째 풍광이였고, 직장에서 성공하고 두번째 책을 낸다는 것이 두번째 풍광이였습니다. 대중강연을 하는 것이 세번째 풍광이였고요.
결과를 말씀드리면 전부 이루어졌습니다. 두 권의 책을 냈고, 성공적으로 이직을 해서 좋은 직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는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북콘서트에서 강연도 했습니다. 제가 써놓았던 마일스톤들이 이뤄진 거죠. 그럼 제가 생생하게 묘사했던 그 풍광들이 아주 똑같이 재현이 되었을까요?
그런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외부적인 상황은 어쩔수 없죠. 제가 점쟁이나 예언가는 아니니까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코로나라는게 터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일말의 가능성이 현실이 되고 안되고는 한낱 개인이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게 아니겠죠.
제가 쓴 10대 풍광에는 수백명의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저를 묘사해놓았지만, 실제로는 수십명의 청중을 앞에 두고 강연을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당연한 행사기획이였습니다. 실시간 유튜브 중계 참여인원이 몇백명 정도였다고 하니 몇 백명의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한 것 맞습니다. 꿈은 이루어졌네요. ㅎㅎ
변경연 신입 연구원들의 10대 풍광에는 십중팔구 첫 책을 출간하는 장면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적잖이 현실로 이루어졌죠. 하지만 묘사해놓은 부수적인 내용들이 다 현실이 되지는 않았죠. 예를 들어 베스트셀러가 된다라는 묘사는 대부분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결과와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표와 마일스톤은 첫책이며, 베스트셀러는 그냥 욕심으로 <시크릿>의 신神은 부수적인 욕심 따위는 거들떠 보지 않는 거죠.
만약 베스트셀러가 목표였다면 완전히 다른 풍광을 기술했어야 합니다. 첫 책이 아닌 한 백권쯤은 책을 쓰고, 실패에 굴하지 않는 자신을 묘사했어야 하며, 판매부수를 올리기 위해 철저히 대중의 입맛을 분석하는 전문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말입니다. 꼭 그랬어야 한다가 아니라 방향성을 완전히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본인의 꿈을 이루는 핵심은 절실함에 있습니다. 간절하지 않으면 꿈꾸지 않는게 좋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실함이 가리키는 그 곳에 정녕 무엇이 있는지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절실함의 방향성에 대해 자신에게만큼은 솔직해져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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