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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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 내려놓았어" 이런 말 간혹 듣습니다. 이건 그냥 세상만사 포기하겠다고 어깨 늘어뜨린 거고요. 정작 내려놓아야 할 것은 강박입니다. 강박은 자신을 특정한 생각이나 관념으로 압박하는 것입니다. 혹자에게는 목표를 성취하도록 몰아 붙이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강박은 스스로를 잠식하고 결국 파괴합니다. 일종의 스팀팩(Stim Pack)같은 거죠.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며 순간의 힘을 낼 수는 있겠으나 결국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강박으로 만든 성공의 다음에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또 다른 강박이 있을 뿐이죠.
강박 중 가장 흔한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아니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입니다. 반에서 1등을 해야 해! 이번에는 꼭 승진해야 해! 작가가 꼭 되어야 해! 뭐, 대충 그런 것들이죠.
다른 하나도 그와 비슷합니다. 이건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입니다. 이것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강박입니다. 이 강박으로 인해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의 색이 바래집니다. 꼭 하고 싶은 일을 찾겠다는 것은 지금 하고 있는 일들과 할 수 있는 다른 수많은 일들의 가치를 평가절하시키기 때문입니다.
이런 강박들로 인해 우리는 불필요한 긴장과 우려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런 강박들을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지 못 한 것들에 대한 동경과 자격지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럼 내려놓는 것들 대신에 붙잡아야 할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제가 가지고 있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피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 : 이거 정말 어렵습니다.
사소한 도전들 : 썩 내키지 않죠.
배움과 나아짐 :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바로 여기 : 난 누군가, 또 지금 여긴 어딘가
순서라고 봐도 되겠네요. 여러분들에게 내려놓고 싶은 것들과 붙잡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일까 궁금해지는군요.
남은 한 주 평온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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