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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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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일 11시 50분 등록

나에 관한 나무를 생각하다 미루나무를 택했다.

어렸을적 미루나무를 참 좋아했다.
미루나무. 흘러가는 늦여름, 줄지어 서 있던 미루나무들


미루나무2.jpg

유난히 반들반들 거리는 나뭇잎새들이 햇살에 찬란히 빛나고

바람이 불어올때면 팔랑팔랑 잎새들을 젖히며 노래를 부른다

강물에 비친 햇살의 반짝임과 나무가 다정히 이야기를 나누고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 바람이 불어오는 소리가

미루나무에 닿아 하나의 화음이 되어 노래가 된다.



미루나무3.jpg

바람이 부는 대로 제 몸을 온전히 내 맡길 줄 아는 미루나무.

나무가 노을을 등지고 추억처럼 서 있을때면..

그 어두운 그늘 속에선 미루나무가 웅웅대며 울어대는 것 같다.

나뭇가지 끝에 눈썹달이 걸리고

추운 벌판 달려 온 바람이 나무를 흔들어대면

나무가 속울음을 참고 있는듯하다.

내 어린 시절의 아득한 슬픔처럼



미루나무4.jpg

지난시절, 어느때는  어두움을 이고 속울음을 참아내던 미루나무 같았지만

이젠 햇빛과 바람 강물처럼 감기는 미루나무이고 싶다.

푸르고 싱싱하게 바람과 강물과 노래하다가

삶의 어느 대목에선 황금빛으로 멋지게 물들리라.

찬란히 빛나게 타 오르리라.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김용택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여름이었어
나, 그 나무 아래 누워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물소리를 멀리 들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가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서서
멀리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강물에 눈이 오고 있었어
강물은 깊어졌어 한없이 깊어졌어

강가에 키 큰 미루나무 한그루 서 있었지 다시 봄이었어
나, 그 나무에 기대앉아 있었지
그냥, 있었어

 

IP *.161.25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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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2.02 17:20:30 *.190.122.154

사진의 나무가 참 멋있군요.
어릴적 미루나무에 오르면서 많이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첫번째 사진에서 햇빛보다는 여름철 내리는 시원한 소낙비가 연상이 되는군요.
아마 바람때문이겠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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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환
2008.12.03 15:07:25 *.152.26.52

나무가 진짜 멋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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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
2008.12.03 15:25:24 *.161.251.173

햇빛처럼님...맞아요. 저렇게 바람이 부는 한여름엔 소나기가 내리곤 했지요.
소나기를 흠뻑 맞은 미루나무는 이제 막 미역감고 나온 머시메처럼
머쓱 웃고는 했지요.

제가 놓친 부분이었는데...말씀해주시니,
또 다른 시상이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지환^^ 그치~
요즘 내 눈속엔 나무들이 가득하다.
그러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나목의 빈 가지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하늘이
나목과 더불어 참 아름답다는....그대들의 아가는 잘 크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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