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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21일 22시 24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역자들에 의해 이 책에 저자의 소개가 소상히 잘 나와 있으므로 그것을 그대로 옮겨본다.

관자의 이름은 이오夷吾, 자字는 중仲, 시호諡號는 경敬이다. 관자는 보통 관중管仲이라고 불린다. 그는 영상潁上(지금의 안휘성安徽省 북부)에서 귀족의 후예로 출생하였다. 그가 출생한 연도는 정확하지 않은데 대략 기원전 725년 정도에 태어나 기원전 645년에 세상을 떠났다고 추정한다. 그가 제나라의 국정을 맡아본 것은 기원전 685년부터 645년 사이의 40년 정도였다.

<몰락한 귀족의 후예 관중의 관포지교를 통한 인생의 새로운 탄생>
관중은 귀족의 후예였으나 그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몰락한 상태여서 청년 시절을 빈곤하게 보냈다. 젊은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서 장사를 하며 떠돌아 다녔다. 관중은 어려운 생활 가운데도 총명하며 배우기를 좋아했으며 큰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학문과 무예를 익히고 병법을 깊이 연구하였다.

관중은 장사를 하러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각지의 지형ㆍ민속ㆍ경제ㆍ정치 상황 같은 정보를 깊이 숙지하였다. 관중은 친구 포숙아飽叔牙와 더불어 같이 장사도 하고, 전쟁에 출정하기도 하고, 벼슬을 구하기도 하였다. 관중은 재상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친구 포숙아의 도움으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래서 관중은 자기를 낳아 준 사람은 부모지만 자기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라고 고백하였다. p10

<합리적 이윤 추구의 실용적 경세치용經世致用 정책>
관중은 춘추전국 시대의 대혼란 속에서 난세를 극복하는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실용주의적 대안을 모색하였다. 관중이 추구한 것은 이상주의자의 공허한 유토피아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비자의 법가와 같이 무자비하고 냉혹한 현실주의도 아니다. 이상을 간직하면서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며 실용적인 대안을 모색하였다. 관중은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을 도덕의 이름 아래 거스르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이익 추구 본성에 기초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를 이끌어 갈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 경제 원리에 입각한 시장 법칙을 따른 시장 경제 주의적 번영 추구
시장 경제의 원리를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시장 법칙에 기초한 경제 번영을 추구하였다. 도덕도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사회 질서와 번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관자』의 최고 이념은 ‘질서 (治)’와 ‘부강富强’이다. 군주가 어떻게 국가를 잘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것은 비단 정치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종류의 조직을 경영하는 CEO들이 어떻게 조직과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춘추전국의 오랜 전쟁과 혼란 속에서 터득한 시스템 경영의 최고 노하우를『관자』는 보여주고 있다. p8

<공자와 맹자의 관중에 대한 당시의 견해>
공자는 관중을 어질다고 칭송하기도 하고, 그릇이 작다고 비판하기도 하는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맹자는 자신의 도덕주의와 사상적으로 코드가 다른 관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오히려 깎아 내렸다.

이러한 이유로『관자』는 성리학적 가치관에 깊이 심취된 조선의 유학자들에게는 정당한 평가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정약용과 같은 실용주의적 마인드를 가진 실학자는 관중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관자』를 많이 참고 하였다. 정약용의 저서 가운데 유명한『목민심서牧民心書』의 ‘목민’이란 말도 사실은『관자』의 첫 번째 편명에서 나온 것이다.

유교의 고향은 공자의 고국인 노魯나라였다. 노나라는 예로부터 전통과 의리를 중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문화 속에서 공자와 같은 인물과『논어』의 사상이 발전하였다. 그런데 노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제齊나라는 노나라와 대조적으로 현실과 실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적 기풍을 가진 나라였다. 이러한 실용주의적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관자』가 나왔다. 노나라는 고귀한 전통에도 불구하고 춘추전국 시대를 통틀어서 변변한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였다.

반면 제나라는 가장 먼저 춘추오패의 하나가 될 정도로 강대국이었다. 그런데 조선 시대 500년 동안 선비들은 노나라의 전통을 이은『논어』와 반反관자적인『맹자』를 정치학의 교과서로 삼았다. 만약 조선조에서 지식인들이 실용주의적 기풍의 제나라에서 나온『관자』를 정치학의 교과서로 채택하였다면 우리나라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p9

<포숙아의 강추에 힘입으며 마침내 등용과 제상의 반열에까지 오르는 관중>
관중은 포숙아의 강력한 천거에 힘입어 제나라의 제상이 되었다. 그는 환공을 보좌하여 제나라를 새롭게 개혁하여 부강한 나라로 발전시켰다. 농업을 진흥하고 상공업을 활성화하여 백성들을 부유하게 하는 한편, 뛰어난 인재를 천거하고 군사력과 외교를 강화하였다. 나라가 부유하고 백성이 강하게 되자,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제후들과 동맹을 주도하였다.

중원의 제후국의 힘을 단결시킨 관중의 치세와 공자의 관중에 대한 찬사의 의미
제나라가 중심이 되어 중원의 제후국의 힘을 단결시켜서 주나라 왕실을 받들고 외적의 침략을 물리침으로써, 중국 문화를 지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공자는 관중을 평가하기를 “관중은 환공이 제후들을 제패하여 온 천하를 바로잡도록 보필하여 백성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은택을 입고 있다. 관중이 없었더라면 나는 아마 머리를 풀어서 늘어뜨리고 옷자락을 왼쪽으로 여미는 오랑캐의 통치하에 살고 있었을 거야!”하면서 관중에게 어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철저한 재능에 입각한 평가와 능력 위주의 인물을 등용하다>
관중은 인물을 기용하는 데 있어서 도덕적인 잣대로 보지 않고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였다. 그래서 설사 도덕적 결함이 있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적재적소에 기용하였다. 이 점에서 그는 도량이 넓고 포용력이 큰 실용주의적 지도자였다.

그리고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도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위해서 신뢰를 중시하였다. 관중은 국가의 부당과 중원의 패권을 위해 ‘수시변통’을 현실에서 가장 잘 활용한 인물이다. p14

『관자』의 사상

1) 정치사상
“정치가 흥하는 것은 민심을 따르는 데 있고, 정치가 피폐해지는 것은 민심을 거스르는 데 있다.

백성들이 본성적으로 바라는 것은 ‘일락佚樂’ ‘부귀富貴’ ‘존안存安’ ‘생육生育’ ‘멸절滅絶’이다. 정치는 백성들이 욕망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따른 기민한 대응을 중시한다. 따라서 매우 개방적이고 개혁 지향적 성격을 지닌다.

2) 경제사상
국가의 부를 중시하느냐 아니면 백성의 부를 중시하느냐 하는 부국富國ㆍ부민富民의 문제는 유가와 법가 사이의 중요한 논점이다. 대체로 법가에서는 부국을 유가에서는 부민을 우선시 한다. 그러나『관자』는 양자를 모순 관계로 보지 않고 부민을 통한 부국을 추구한다. p19

모여 살면서 서로 돕는 가운데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보를 교환하여 경쟁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고, 가격 조절 기능을 수행하여 전체적으로 국가경제를 안정시키고 세수를 증대시키고자 하였다. 대외 개방정책을 실시하여 외국과 무역을 통해 국부를 증진시키고자 하였다.

3) 철학사상
『관자』가운데 「심술상心術上」ㆍ「심술하心術下」ㆍ「백심白心」ㆍ「내업內業」이 네 편은 특히 철학적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이 네 편에 나타난 사상은 일면 노자老子의 도가 사상과 유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과 다른 점도 많다.『관자』의 철학 사상은 후에 순자와 한비자의 철학에 큰 영향을 끼친다.

관자 철학 사상의 중심 관념은 ‘도’다. 도는 비어 있고 형상이 없다고 하였다. “허무와 무형을 도라 한다.”

덕이란 만물을 화육하는 것이며, 덕은 도가 머무는 곳이다. 그러므로 도와 덕은 서로 다른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인식하였다. p20

의義는 각기 그 마땅함에 처하는 것이며, 예禮란 사람의 정情과 의로운 이치에 기초하여 만든 구체적 규범이다. 이理는 본분을 명확히 함으로써 의義의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예는 의에서 나오고, 의는 이理는 마땅함에 근거한다고 하였다. 또한 일은 법의 감독을 받아야 하고, 법은 권權에서 나오지만, 권은 또한 도道에서 나와야 한다고 하였다.

『관자』는 인因을 강조한다. 여기서 인이란 인식 대상의 현상 그대로에 의거하여 사물을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식 주관이 자기 마음의 선입견을 비우고 마음을 텅 비워야(虛)하며, 또한 마음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바르며(正), 그리고 마음이 무엇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고요하여야(靜)한다고 한다.

중국 철학의 핵심 사상 가운데 하나인 음양 사상과 오행 사상이 상호 결합되어 이루어진 음양오행 사상이 최초로 나타나는 곳이 바로『관자』다.『관자』에서 대두된 음양오행 사상은 『여씨춘추呂氏春秋』ㆍ『춘추번로春秋繁露』등의 저작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p21

역자 소개

김필수
동국대 철학과, 동대학원 철학박사 학위
동국대학교 철학과 중국철학 강의
한국주역학회 회장, 한중철학회 회장, 국제 유학연합회 (중국 북경)이사
현 동국대 명예교수
논저:『여헌 장현광 역학도설 연구』, 「강절 소웅의 선후천역 연구」외 다수

고대혁
한양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학 석사(교육 윤리 전공)
한양대학교 교육학 박사(교육철학 도덕교육 전공)
현 경인교대 교수
논저:「도덕적 자율성의 교육적 의미-주자와 칸트를 중심으로」(박사논문)외 다수

장승구
서울대 사범대학 국민윤리교육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대학원 문학석사(철학전공)
한국학중앙연구원 대학원 철학박사(철학전공)
현 세명대 교수
논저:「퇴계의 향내적 철학과 다산의 향외적 철학의 비교」(박사논문),『삶과 철학』
『정약용과 실천의 철학』외 다수

신창호
고려대 사범대학 교육학과 (철학 부전공)
한국학중앙연구언 문학석사(철학 전공)
고려대 교육학 박사(교육철학 및 교육사학 전공)
현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

논저:「중용 교육사상의 현대적 조명」(박사논문),『공자평전』,『공부 그 삶의 여정』외 다수


2. 내 마음 속에 들어온 글귀

제1권
천하에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신하를 적절히 쓰는 군주가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천하에 재물이 모자람을 걱정하지 말고, 재물을 (공평하게)분배할 인물이 없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p29

제1편 목민牧民
지도자가 백성을 다스리는 것을 목자가 가축을 치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이 편은 관자 정치사상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국송國頌, 사유四維, 사순四順, 십일경十一經, 육친오법六親五法의 다섯 장으로 구성되는데, 정치의 근본 원리와 요령에 대한 날카로운 현실주의적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p30

‘(백성에게) 주는 것이 도리어 받는 것’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 p33

육친오법六親五法 나라를 다스리는 여섯 가지 원칙과 다섯 가지 방법

백성의 고삐를 다루는 일은 윗사람이 귀하게 여기는 바에 달려 있다. p36

오직 도를 체득한 사람만이 일이 터지기 전에 환난을 대비할 수 있다. 그래야만 화근이 싹트지 않는다.

둔하면 일처리가 뒤처지고, 재물을 쓰는데 인색하면 친근한 사람을 잃고, 소인을 신임하면 선비를 잃는다. p37

제2편 형세形勢 위정자의 자세와 통치 방법
본편의 이름을『사기』에서는 ‘산고山高’ 라고도 하는데, 본문 첫 구절 ‘산고이불붕山高而不崩’의 두 글자를 편명으로 한 것이다. 이 편은『회남자淮南子』와『여씨춘추呂氏春秋』의 구절과 많이 중복되며, 문장의 논리는 관중의 사상이 그대로 반영되는 부분이 많아 관중이 직접 쓴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존귀한 사람이 정령政令을 베풂에 이유가 있고, 미천한 이 지위가 낮음을 잊고 정령에 따르며 사는 것에도 까닭이 있다. p38

버릴 말이 없이 모두 이치에 맞고 신중하고 슬기로운 사람은 천지와 짝할 수 있다. p40

게으른 사람은 일을 이루지 못하나, 빈틈없이 일을 크게 꾸미는 사람은 (결과적으로) 신에 비길만 하다(疑神).

게을러서 아무 것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다른 사람의 도움(在門)만 기다린다. 안에 힘을 지닌 사람은 자신 있고 여유롭게 일을 처리하지만, 다른 이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은(항상 불안하고 수고롭게)바깥의 도움을 기다리게 마련이다.

아침마다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曙戒 태만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p4

나아가고 물러남에 예의가 없으면 정령이 시행되지 않는다. p42

하늘을 따르는 사람은 하늘이 도와주고, 하늘을 거스르는 사람은 하늘이 버린다. p44

몹쓸 일을 하거나, 안 될 일을 강행하거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결국 고생스럽기만 하고 보람(功)이 없다. p43

제3편 권수權修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
백성에게 거두어들이는 것에 제한이 없고, 노동력을 동원하는 것에 절제가 없으면, 나라가 강대해도 반드시 위태롭다.

개발되지 않은 영토는 나의 영토가 아니며, 다스려지지 않는 백성은 나의 백성이 아니다. p50

천하는 나라의 근본이고, 나라는 지역의 근본이고, 지역은 가정의 근본이고, 가정은 사람의 근본이고, 사람은 나의 근본이고, 나는 다스림의 근본이다. p52

무릇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자는 사악하고 치우친 행동이 없게하고, 여자는 음란한 일이 없게 해야 한다. 남자가 사악하고 치우치지 않게 하는 것은 교육이고, 여자가 음란하지 않게 하는 것은 (가정의)훈도다.

작은 속임수는 큰 속임수의 시작이어서, 작은 속임수를 금하지 않고서 큰 속임수 때문에 나라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랄 수 없다. p54

제 4편 입정立政/ 정무政務의 주요 사항
삼본三本 : 다스리는 세 가지 근본
군주가 살필 것은 세 가지다. 첫째(대신의) 덕이 그 지위에 맞는지 아닌지, 둘째 공적이 그 녹봉에 맞는지 아닌지, 세째 능력이 그 관직에 맞는지 아닌지 살피는 것이다.

사고四固 : 네 가지 힘써야 할 일
군주가 신중히 할 바는 네 가지다. 첫째, 덕만 제창하고 인仁을 시행 하지 않는 사람에게 나라의 권력을 주면 안 된다. 둘째, 현명한 이를 보고도 양보하지 않는 사람에게 높은 지위를 주면 안 된다. 셋째, 형벌을 행함에서 (군주의) 종친. 귀적(親貴)을 피하는 사람에게 병권兵權을 주장하게 해서는 안 된다. 넷째, 농사를 좋아하지 않고 땅의 이로움을 개발하는 데 힘쓰지 않으며 부렴賦斂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 도읍都邑을 맡기면 안 된다.

오사五事 : 다섯 가지 일
군주가 힘쓸 일은 다섯 가지다. 첫째, 산야산야에 불을 막고 초목을 심어 기르지 않으면, 나라는 간난해 진다. 둘째, 궁벽한 곳까지 수로溝瀆를 뚫고 물을 막아 저수지를 채우지 않으면, 나라는 가난해 진다. 셋째, 뽕나무 와 삼을 들에 심지 않고 그 땅의 성질에 맞지 않는 오곡을 심으면, 나라는 가난해진다. 넷째, 가정에서 가축을 키우지 않고 오이. 박. 훈채. 과일을 기르지 않으먼, 나라는 가난해진다. 다섯째, 장인이 (사치스러운) 아로새기기(刻鏤) 경쟁을 하며 여인이 (길쌈과 자수에서) 문채文彩내기에 급급하면, 나라는 가난해진다. p62

제 5편 승마乘馬/ 국가 기본 정책의 수립

제 2권
제 6편 칠법七法/ 군사와 용병 전략
법규를 세우는 일은 법칙을 알지 못하면 할 수 없고, 소재를 논하여 그 쓰임을 살피는 일은 그 현상을 모르면 할 수 없으며, 백성을 이끌어 하나로 통일하는 일은 그 법도를 모르면 할 수 없다. 풍속을 바꾸고 교육을 개혁하는 일은 교화가 무엇인지 모르면 할 수 없고, 대중을 목적한 곳으로 이끄는 일은 결정을 내린 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할 수 없다. 법령을 반포하여 그것을 반드시 시행하려면 (대상이 되는 사람의) 마음씀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추진하는 일을 반드시 이루려면 치밀한 계산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p91

제 7편 판법版法/ 정치의 요체

제 3권
제 8편 유관幼官/ 군주의 일상생활과 정치
사욕을 버리고 자연의 도리에 슨응하는(若因) 마음을 따르면, 사람이 한가해진다(皇). p106

도度로 (백성을) 통하게 하고, 은혜로 기르고, 인仁으로 친하게 하고,의義로 기르고, 덕德으로 보답하게 하고, 믿음(信)으로 맺게 하고, 예禮로 사귀게 하고, 음악(樂)으로 화목하게 하고, 일(事)로 기약하게 하고, 말(言)로 (민심을) 고찰하고, 힘(力)으로 (백성을) 분발시키고, 정성(誠)으로 감화시켜야 한다.

(이렇게 정치를 하면) 1년 뒤에는 위아래가 모두 결실이 있고, 2년 뒤에는 따르지 않는 백성이 없고, 3년 뒤에는 토지가 개간되고 오곡이 익으며, 4년 뒤에는 농부들이 즐거워하고 곡식이 풍족해지며, 5년 뒤에는 부역이 줄고 나라의 재산이 가득 차며, 6년 뒤에는 군주가 일의 변화를 미리 알 수 있고, 7년 뒤에는 조정의 안팎이 쓰이고, 8년 뒤에는 군주에 대한 믿음이(勝) 행해져서 위엄이 서고, 9년 뒤에는 제업帝業이 완성된다. p108

제 9편 유관도幼官圖 / 군주의 일상생활과 정치에 대한 도해圖解
가장 좋은 것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요, 그 다음은 단 한 번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p138

느리게 해야 할 일과 급하게 해야 할 일을 따질 수 있으면, 위태로워도 어려움이 없다.

나아가고 멈출 때를 살필 수 있으면, 공을 이루어도 해가 없다. 거두고 내릴 것을 밝게 분별하면, 땅을 얻어도 두려움이 없다. 명령을 내리는 일을 신중히 하면, 일을 추진하여 성공할 수 있다. p141

제 10편 오보五輔 / 정치에 요구되는 다섯 가지 조목
백성이 덕을 알되 아직 의義를 알지 못하면 행실을 밝혀 의로 이끈다. 의에는 칠체七體가 있으니. 칠체란 무엇인가? 1) 효도. 공경. 자애. 은혜로 부모를 봉양하고, 2) 공손. 경건. 성실. 신의로 군주를 섬기고, 3) 중립. 정직. 친애. 화순和順으로 예절을 행하고, 4) 엄숙. 장엄. 억제. 겸손으로 형륙을 피하고, 5) 세밀한 절약으로 용도를 아껴 기근을 대비하고, 6) 돈후. 충성. 순박. 전일로 화란禍亂을 대비하고, 7) 협조. 화목으로 도적을 대비하는 것이니, 무릇 이 일곱 가지는 의의 실체다.
저 백성은 반드시 의를 안 뒤에야 중정中正하고, 중정한 뒤에야 조화로웢ㄴ다. 조화로워야 거처가 편안해지고, 거처가 편안해야 거동이 위엄스러울 수 있고, 거동이 위엄스러워야 전쟁에 이기고 수비에 견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의를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백성이 의를 알되 아직 예를 알지 못하면, 팔경八經을 정비하여 예로 이끈다. 이른바 팔경이란 무엇인가? 1) 위아래 사이에 예의가 있고, 2) 귀함과 천함 사이에 분수가 있고, 3) 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등이 있고, 4) 가난함과 부유함 사이에 법도가 있다 무릇 이 여덟 가지는 예禮의 상법常法이다. 따라서 위아래 사이에 예의가 없으면 어지럽고, 귀함과 천함 사이에 분수가 없으면 다투고, 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등이 없으면 배반하고, 가난함과 부유함이 절제를 그르치고서, 나라가 어지러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아직 들은 적이 없다. 그러므로 성스러운 왕은 이 팔례를 정비하여 백성을 이끈다. p149

무릇 백성은 반드시 임무를 안 뒤에야 마음이 한결같고, 마음이 한결같은 뒤에야 뜻이 오롯하다. 마음이 한결같고 뜻이 오롯한 뒤에야 공적이 볼만하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능력은 힘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p151

백성이 임무를 알도 아직 권도權度를 알지 못하면 삼도三度를 살펴 행동하게 해야 한다. 이른바 삼도란 무엇인가? 1) 위로는 하늘의 상서로움을 법도로 삼고, 2) 아래로는 땅의 마땅함을 법도로 삼고, 3) 중간으로는 사람의 순응함을 법도로 삼는다. 이것이 이른바 삼도다. p152

부세를 줄이고, 백성에게 가혹하게 하지 않으며, 성실과 사랑으로 대하면 백성을 친하게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패왕覇王의 일이다. 일에는 근본이 있는데, 인의仁義가 그 핵심이다. p154

제 18편 대광大匡/ 군주를 보좌하는 방법(1)
"옛사람이 말하기를 '자식을 아는 것은 아버지만한 이가 없고, 신하를 아는 것은 군주만한 이가 없다' 했네. p264

"소홀은 죽어서 산사람을 현명하게 만들었고, 관중은 살아서 죽은 사람을 현명하게 만들었다." p276

관중이 포숙에게 말했다.
"나랏일을 하면서 공을 세우지는 못할망정 과실만 만들고, 정무를 담당하면서 치적이나 능력이 없고, 치안이 미치지 않는 두메에서 거친 일과 송사가 껂이지 않고 일어나면, 이 세 가지는 죄로 다스리고 용서하면 안 됩니다."
(관중이) 안자晏子에게 말했다.
"귀인의 자테가 호화롭게 생활하고, 천하게 교류하고, 먹고 마시는 일만 좋아하면, 이 세 가지는 죄로 다스리고 용서하면 안 됩니다. 선비는 떳떳한 도리를 지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하여 행위에 절도 가 없고, 노인을 공경하지 않고, 부유해지는 데만 힘쓰면, 이 세 가지는 죄로 다스리고 용서하면 안 됩니다. 농사짓는 사람이 부형에게 순응하지 않고, 농사일에 힘쓰지 않고, 현명한 이를 섬기지 않으면, 이 세 가지는 죄로 다스리고 용서하면 안 됩니다." p300

"무릇 귀천의 의리는 집에서는 부형에게 갖추고, 밖에서는 스승에게 갖추며, 위로는 나라의 군주에게 갖추어야 합니다. p301

제 19편 중광中匡/ 군주를 보좌하는 방법(2)
"땅과 보물을 얻을 것만 계산하고 제후를 잃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재부와 저축(委)만 계산하고 백성의 마음을 잃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친하게 여기는 것만 생각하고 버림받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위 세 가지 가운데 하나만으로도 나라가 쇠약해지고, 세 가지 모두 그러하면 멸망합니다. 옛날에 나라를 무너뜨리고 사직을 무너지게 한 것은 (임금이)고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잠시 환락을 즐기다가 죄악에 빠지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p307

환공이 말했다.
"좋습니다. 청하여 묻건대, 믿음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습니까?"
관중이 대답했다.
"자기 몸을 다스리는 데서 시작하고. 그 다음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며, 천하를 다스리는 데서 완성됩니다." p310

제 20편 소광小匡/ 군주를 보좌하는 방법(3)
교육과 훈도가 훌륭하지 않으면 정사政事가 다스려지지 않는다. 한두 번은 용서하겠지만 세 번은 용서하지 않겠다." p333

제 35편 치미侈靡 / 경기부양의 조건
‘치侈’는 ‘크게 베푼다’는 뜻이고, ‘미靡’는 ‘많이 소비한다’는 뜻으로, 소비를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 편을 통하여 관중의 경제사상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해 소비를 강조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군주는 좋은 일로 친하고, 강함으로 결단을 내리고, 어짊으로 사람을 잘 임명해야 합니다. p475

환공이 물었다.
“현명한 이를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관중이 대답했다.
“갑자기 경을 바꾸어 자리를 옮기고 갑자기 일을 바꾸어 변화하면, 변해서 이름을 이룰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구제하여 백성을 권면하고, 덕을 쌓아서 백성을 부유하게 하며, 순응하여 감화함을 이용하면, 남을 도와서 함께 발전합니다. 백성은 변하는데 (천자가) 변할 수 없으면, 나무막대기에 가죽을 싼 것이지요(稅之傳革), 백성은 변혁하는데 천자가 변혁할 수 없으면, 복종시킬 수 없습니다. 백성은 진부한 법을 믿다가 죽고, 제후는 무너지고 변한 것을 끊지 않다가 죽습니다.” p476

“성인은 음양을 다스리기 때문에 겉은 평정하고, 마음속은 고요합니다. 감정을 따르는 사람은 정신을 상하고, 바탕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은 文彩를 상합니다. 아름다운 것을 변화시키는 사람은 명분에 응하고, 아름다운 것을 변혁하는 사람은 때에 응합니다. 그 단서를 예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재앙이 미칩니다. 그러므로 땅의 이로움을 원인으로 하여 하늘이 가리키는 것을 받들어 좇아야 합니다. 천리를 거스르며 거행하면 망하니, 나라를 활짝 열고 욕됨을 막아야 합니다. 땅의 이로움에 순응할 줄 아는 사람은 천지의 규율에 참여합니다. 하늘의 뜻을 받들어 좇는 사람은 움직임이 반드시 명료합니다. 천리를 거슬러 거행하여 망하는 사람은 민심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일을 공정하게 하면 도가 반드시 행해집니다. 나라의 문을 활짝 여는 사람은 좋은 말을 살펴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p479

관중이 대답했다.“공이 이루어졌으나 믿지 못하면 위태롭습니다. 군대가 강하니 의義가 없으면 잔인합니다. 가까운 이웃에게 삼가지 못하고 멀리서 구하려고 하면 군재가 미덥지 못합니다. 가까운 신하를 소홀히 여기고 먼 신하와 합하고, 망국亡國의 기강을 세우고, 나라의 종족을 훼손하면 군재가 먼 곳에 이르러도 두렵게 하지 못합니다. 나라는 작은데 큰 나라의 정사를 횅하고, 인정은 베풀지만 실리가 없고, 다른 나라와 이름을 다투면 무너집니다. 힘을 모으는데 열중하고, 다른 사람의 강함을 넘어서려 하면 재앙을 기다리는 것이니, (백성이) 모여도 반드시 흩어집니다.” p484

“군자란 신민을 바로잡으려 힘쓰는 사람이지, 바로잡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가벼운 사람은 가볍게 대하고, 무거운 사람은 무겁게 대해야 앞뒤가 어지럽지 않습니다. 무릇 가벼운 사람은 녹봉을 조정하여 가벼이 하면 부릴 수 있고, 중한 사람은 가벼이 움직이게 할 수 없으니, 경중에는 분별이 있습니다. 무거운 사람은 나라를 다스리게 하고, 가벼운 사람은 군주를 위하여 죽게 합니다. 녹봉을 너무 많이 주지 말아야 하니, (그러지 않으면) 나라가 가난해져 쓰임이 부족해집니다. 상을 지나치게 주지 말아야 하니, (그러지 않으면) 은택을 좋아하여 항상 얻는 바가 없으면 싫어하게 됩니다.” p494

이 대목에서 갑자기 건달들의 똘마니가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충성심과 의리를 지키겠다고 온몸에 뱀 문신을 서슴없이 해대며 오야붕을 위해 목숨도 불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죽음이라도 값을 달리하는 것이 있으리니, 어차피 한 번 죽는 목숨이라지만 죽는 것에 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순간까지도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의롭고 의미 있게 선택할 일일 것이다. 한 번 오기는 또 얼마나 힘들 이승이겠는가? 세상만사와 우리들의 부질없음과 덧없을 업을 보면.

“이익을 폐지(法)할 수 없기 때문에 백성이 유통합니다. 신神을 폐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을 섬깁니다. 천지는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움직이고 변화하며, 그러므로 새로움을 따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천도天道를 얻은 사람은 높은 자리에 있어도 무너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은 낮은 자리에 있어도 이길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성인이 이를 중시하고, 군주가 이를 중시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극한 정직(至貞)은 지극한 신임을 가져오고, 지극한 말(至言)이 가면 지극한 사귐이 생깁니다. 지극함에는 저절로 도리가 있으니, 꾸밈으로 인정人情을 이기는 데 힘쓰지 않고, 맑은 것으로 적은 것을 이기는 데 힘쓰지 않으며, 외부의 유혹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바라봄에 담이 있는 듯이 여기니, 균형을 이룬 몸으로 행동해야 합니다(旬身行).” p497

환공이 물었다.
“많은 현명한 이와 어떻게 해야 친근해 질 수 있습니까?”
관중이 대답했다.
“낚시 밥을 먹지 않은 어별魚鼈은 그 못에서 나오게 하지 못하고, 서리와 눈을 이기는 수목은 날씨를 따르게 할 수 없으며,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선비는 군주를 좇지 않습니다. 어찌 친근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듣건대, 원하지 않는 사람은 억지로 복종시킬 수 없고, 지혜로도 제어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달이 한 달을 주기로 차고 비어 밝기에 차이가 있는 것과 같으니, 그러하면 서서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도를 곤궁하게 하고, 그 주는 것을 박하게 하면 선비들과 친근해질 것입니다. 사람을 가리지 않고 주는 것을 호인好人이라 하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취하는 것을 호리好利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살펴서 처하고 행하는 원칙으로 삼으면 친근해질 것입니다.” p499

제 39편 수지水地 / 수성水性과 심성心性의 형성
물이란 땅의 혈기로 사람에게 혈맥이 흐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물은 모든 가능성(구재)의 근원이다"라고 한다. p534

사람은 물이다. 남녀의 정기가 합하고 물이 흘러서(태아가) 형성된다. (태아는 모체 안에서 ) 석 달을 머물며 머금는다.
(태아는 도든 기관이) 5개월 만에 완성되고, 10개월이면 태어난다.

물의 정미하고 거친 기운이 뒤엉켜서 보존되어 없앨 수 없는 것은 사람과 옥玉을 낳는다. p539

(세상에서) 모든 것을 갖춘 것은 무엇인가? 물이 그것이다. 만물은 (물에 의존하지 않고서) 살지 못하니, 오직 물에 의탁해야만 하는 것을 알아야 바르게 된다. 모든 것을 갖춘 것은, 물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물은 무엇인가? 만물의 보원이며, 모든 생명의 원질이다" 라고 한다. 아름답고 추한 것, 현명하고 못난 것, 어리석고 뛰어난 것이 나오는 곳이다. p540

제 49편 내업內業/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 - 中ㆍ和ㆍ靜
무릇 마음의 모습(刑)은 저절로 가득 차고 저절로 넘치며, 저절로 생기고 저절로 이룬다.(成) 그 본심을 잃는 까닭은 반드시 근심ㆍ즐거움ㆍ기쁨ㆍ노여움ㆍ 욕심ㆍ이기심 때문이다. 근심ㆍ즐거움ㆍ기쁨ㆍ노여움ㆍ욕심ㆍ이기심을 없앨 수 있으면, 마음이 平正하게 돌아온다. p605

物以生, 萬物以成, 命之曰道
모든 사물에 대응하여 오로지 하나를 굳게 지녀 사물을 발전시키는 것을 신神이라 하고, 모든 일에 대응하여 오로지 하나를 굳게 지녀 일의 변화를 촉진하는 것을 지智라고 한다. 모든 사물을 발전시키되 자기의 기는 바뀌지 않고, 모든 일의 변화를 촉진하되 자기의 지혜는 바뀌지 않으나, 오직 하나를 굳게 지닌 군자만이 이를 해낼 수 있도다! p608

형체가 바르지 않으면 덕이 오지 않는다. 마음속이 고요하지 않으면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는다. 형체를 바르게 하고 덕을 정돈하며, 하늘의 어짊과 땅의 의로움을 본받으면 저절로 신명의 경지에 이르러 만물을 밝게 안다. 마음을 지켜 잘못되지 않도록 하면, 사물에 의하여 보고 듣는 감각 기관이 어렵지 않고, 감각 기관에 의하여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으면, 이를 마음을 깨우친 것이라고 한다(中得).

中得은 마음에 실제로 얻은 바가 있는 것으로 득도한 상태를 말한다. p608

내 마음이 다스려지면 감각 기관이 다스려지고,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감각 기관이 편안해진다. 다스리는 것도 마음이고, 편안하게 하는 것도 마음이다. 마음은 심장 속에 깃들어 있으니, 심장 가운데 또 생각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심장 속의 생각하는 마음은 뜻(意)이 언어에 앞선다. 뜻이 있은 뒤에야 형체가 있으며, 형체가 있은 뒤에야 언어가 있다. 언어가 있은 뒤에야 부림이 있고, 부림이 있은 뒤에야 다스림이 있다. 다스려지지 않으면 반드시 어지러워지는데 어지러워지면 패망한다. p610

사람이 바르고 고요하면 몸이 넉넉하고 관대해지고, 귀와 눈이 총명해지며, 근육이 펴지고 뼈가 강해진다. 경건하고 삼가하여 잘못되는 일이 없으며, 나날이 그 덕을 새롭게 하여 두루 천하를 알아 사방의 모든 것에 미칠 수 있다. 경건하게 그 채운 것(充)을 펼치는 것을 내득內得이라고 한다. 그러나 거역하여 거스르면 이 생명력은 어그러진다. p610

선을 지켜 버리지 말고, 사악함을 제거하여 가볍게 들뜸을 없애고, 그 표준을 다 알면, 도와 덕으로 돌아간다. 온전하게 마음을 보존하고 있으면, 가리고 숨길 수 없어 얼굴 모습으로 알 수 있고, 피부색으로 드러난다. 선한 기氣로 사람을 맞이하면 형제처럼 친해지고, 악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이하면 흉기처럼 해치게 된다. 말없는 소리가 우레나 북소리보다 빠르다. 마음 기운의 드러남이 해와 달보다 밝고, 부모보다 (자식을) 잘 돌본다. 상賞은 선하도록 권하기에 부족하고, 형벌은 잘못을 경계하도록 하기에 부족하다. 기의 의향이 마땅함을 얻으면 천하가 복종하고, 마음의 뜻이 안정되면 천하가 따른다. p611

남에게 구하지 않고 자기에게서 구할 수 있는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생각해도 통달하지 못하면 귀신이 장차 통달하게 해준다. (이것은) 귀신의 힘이 아니라 정기의 작용이 극에 달한 결과다.

몸이 이미 바르고, 혈기가 이미 고요하고, 뜻을 한결같게 마음에 모아야 듣고 보는 것이 어지럽지 않으니, 멀리 있는 것이라도 가까이 있는 것처럼 살핀다. 생각이 지혜를 낳고, 게으르고 경솔함이 근심을 낳고, 포악하고 오만함이 원망을 낳고, 우울함이 병을 낳으니, 이런 병이 오래되면 죽는다. 사념을 버리지 않고, 안으로는 괴롭고 밖으로 협박이 있으면 오래지 않아 병이 들 테니, 생기가 장차 몸에서 떠난다. 먹는 것을 배부르게 하지 말고, 사념을 적절하게 하라. 절제하고 조절함이 알맞으면, 생기는 장차 저절로 온다. p612

무릇 사람의 생명은 반드시 평정平正으로 지속해야 한다. 그것을 잃는 까닭은 반드시 기쁨ㆍ노여움ㆍ근심ㆍ걱정 때문이다. 노여움을 그치는 데는 시보다 좋은 것이 없고, 근심을 없애는 데는 음악보다 좋은 것이 없고, 즐거움을 조절하는 데는 예의보다 좋은 것이 없고, 예의를 지키는 데는 공경보다 좋은 것이 없고, 공경함을 지키는 데는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안으로 고요하고 밖으로 공경하면 그 본성(性)을 회복할 수 있고, 본성은 장차 크게 안정될 것이다. p613

무릇 사람의 생명은 반드시 그 기쁨으로 유지된다. 근심하면 조리를 잃고, 노여워하면 두서를 잃는다. 걱정하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마음에는 도가 머물 수 없다. 애욕을 가라앉히고, 간사하고 어지러운 마음(遇亂)을 바르게 하여, 물욕에 이끌리거나 따라가지 말아야 복이 장차 저절로 돌아올 것이다. 저 도는 저절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다른 것과 어울려 도모할 때, 고요하면 그것을 얻고, 조급하면 그것을 잃는다. 마음에 있는 신령한 기운(靈氣)이 한 번 오고 한 번 가니, 미세하게는 안으로 속(內面)이 없고 크게는 밖으로 끝닿는 데가 없다. 그것을 잃는 까닭은 조급함으로써 해치기 때문이다. 마음이 고요함을 유지하면 도는 장차 저절로 안정될 것이다. 도를 얻은 사람은, 나쁜 기운이 피부를 통과하여 증발하고 털구멍을 통과하여 빠져나가기 때문에 가슴속에 나쁜 기운이 없다. 욕심을 조절하는 도를 행하면 만물이 해칠 수가 없다. p615

제 69편 승마수乘馬數/ 경제 운용 정책
계획에 의한 경제 관리, 식량과 생산과 물가 조절 및 유통, 토지 정책, 세금 징수, 인구 문제, 노동력 보호 같은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p825


3. 내가 저자라면


하나, 이 책의 해제에는 이 책 전체의 내용 가운데 핵심 사항을 <관자라는 인물과 사상, 그리고 문헌>이란 소제목으로 상세히 다루면서 그 내용이 잘 나타나 있다.

불과 십여 년 전만하더라도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하나로 일컬어지던 중국이, 마침내 개혁과 개방을 외치며 대국의 힘찬 물결을 출렁이는 가운데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며 용의 발톱을 내미는 거대물결 중국의 파워는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우리와 이웃한 중국이란 나라의 정책과 경제노선의 실체에 좀 더 바싹 다가서 시대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며 새롭게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관중에 대한 조명을 해부하고 고찰해 본 책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하는 20세기 중국의 지도자 등소평의 말처럼 중국은 지금 21세기 새로운 시대, 개혁ㆍ개방의 물결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세계 경제의 흐름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실용주의 노선을 춘추전국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고전을 통해 살펴보는 가운데, 오랜 역사와 전통과 민족적 기질로 자리매김하며 형성되어온 중국인들의 가치관의 면면을 찬찬히 예를 들어 살펴봄이 오늘날 세계 경제 정세와 맞물려 돋보임과 동시에, 보다 정확하며 명료한 인식으로 전달되어지는 느낌이다.
이들은 인仁과 의義를 바탕으로 한 대의적 명분을 내세우며, 한편으로 철저한 실리를 계획하고 따지는 실용주의적 정신에 입각한 치세를 펼쳐 왔던 점들을 모색해 볼 수 있다.

「오늘날 관중이 새롭게 부상하는 것은 그의 지도력이 우리 시대의 요구와 맞아 떨어지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경제를 중시하고 국제 외교에도 능숙했던 대단히 실용주의적 정치인이었다. 그는 경제 정책의 성공을 기초로 제나라의 국력을 키워서 국제 외교에서도 주도권을 장악하고, 중국을 이민족의 침입에서 구출한 성공한 정치인이자 유능한 경영자였다.

지금 중국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등소평의 실용주의 노선 아래 커다란 번영과 발전을 이루고 있다. 관중의 실용주의적 부국강병 사상은 개혁ㆍ개방 정책을 통해 새롭게 중국을 바꾸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공자ㆍ맹자의 나라, 유교 국가로만 보아서는 중국의 실체를 이해할 수 없다. 현대 중국의 현실 속에 공자와 맹자의 이상은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인들은 철저하게 실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인人과 의義는 그들의 대외적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명분에 만족하지 않고 실리를 매우 중시한다. 실리를 최고로 여기는 중국인들의 사상과 행동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관자』라는 고전을 읽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인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관중의 사상을 담은『관자』라는 고전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은 공자와 맹자의 유가 경전에 나오는 것과 같은 도덕의 왕국이 아니라, 실리를 위해서는 어떤 행동도 불사하는 아주 실용적인 국가다.」 p7

두울, 나의 소박한 우정 지란지교芝蘭之交와 거시적이며 거국적 안목에 입각한 아름다운/보다 적극적 우정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차이를 느끼다.

고작해야 겨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라는 글에 감상적으로 만족하는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우정과 혁명적 과업과도 같은 동지애로서의 일이다. 이것도 어려운데 말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 <지란지교를 꿈꾸며 일부/ 유안진>

죽었다 깨어나도 따라하지 못할 옹졸한 나와 같은 사람이 배워야할 관중과 포숙아의 원초적 아름다운 우정과, 고사 성어를 낳은 管鮑之交에 깃든 관중과 포숙아의 사상적 동지로서의 우정에 우선 감동한다. 인간관계의 멋진 하모니를 넘어서며 한 시대를 유유히 풍미한 역사적 중요한 이해와 새로운 고찰, 고전으로서의 자리매김이 돋보인다. 또한 명실 공히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뚝 서게 하는 진보적 사상과 내용을 살펴볼 때,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되새겨볼 만한 가치가 있음에도 가히 감탄할 만하다.

친구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서 마치 자신과 동일시하듯 하는 깊은 내면적 동기에 의한 사색과 철저한 관심과 이해와 큰 사랑에 입각한 인간적인 모습이 놀랍다. 그리고 더 한층 보다 원대하며 대국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투영되어지는 우정이 돋보인다. 상대를 바르게 읽고 자신을 바르게 볼 줄 아는 내면적 힘이 느껴짐과 동시에 이념과 사상적 기반이 튼실하게 닦여져 원숙한 우정으로 거듭나는 모습에 부러움과 탄복을 금치 못하겠다.

관중은 친구 포숙아의 깊은 우정과 성심어린 도움을 받으며 숱한 어려운 일들을 극복하는 가운데 마침내 재상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어느 부모라 한들 이와 같을 것이며, 어느 형제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나로서는 부럽기 이전에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졸렬함이 먼저 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자꾸 읽고 가슴에 새기면서 닮아갈 일이어야 함에 틀림없겠다.

“내가 초년에 어려울 때 일찍이 포숙아와 장사를 하였다. 장사를 해서 생긴 이익을 나눔에 있어서 내가 많이 차지하였는데도 포숙아는 나를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포숙아를 위해 일을 꾸몄으나 도리어 더욱 어렵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포숙아는 나를 어리석다고 여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일을 하다가 보면 유리한 경우도 있고 불리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일찍이 세 차례나 벼슬길에 올랐으나 세 번 다 군주에게 쫓겨났다. 그러나 포숙아는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때를 못 만났다고 이해해 주었다. 나는 일찍이 세 번 전쟁에 나가 세 번 다 도주하였다. 그런데 포숙아는 나를 비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나에게 노모가 있음을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공자孔子 규糾가 패하자 소홀召忽은 따라 죽었으되 나는 옥에 갇혀서 욕을 당했으나, 포숙아는 나를 염치 없다고 여기지 않았다. 내가 작은 절개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공명功名이 천하에 드러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함을 이해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준 사람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사기史記』「관안열전管晏列傳」).” p11

이들의 이러한 사상적 기반은 그들이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혼란의 격변기를 거치면서도 논어와 맹자를 충실하게 읽고 그것을 행으로서 실천에 옮겼을 때 바로 위와 같은 우정을 나눌 수 있었을 것임에 나는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공자와 맹자의 인仁과 의義에 대한 철두철미하고 확고한 신념 없이는 결코 관포지교管鮑之交란 싹틀 수 없음이리라.

세엣, 목민牧民을 위한 정치의 근본원리로서 나라를 다스리는 법 가운데 네 가지 강령 예禮ㆍ의義ㆍ염廉ㆍ치恥는 오늘날 우리의 일상생활과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여도 전혀 손색이 없음은 물론이다. 그 뜻을 음미하여 새길 글귀로서 삶에 꼭 필요한 훈육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그 예와 해석을 일상에 확장하고 비추어 인생이나 우리들의 흔한 일상을 대비시켜 봐도 다를 것 같지 않으니, 이 네 가지만 성심으로 지켜도 ‘덕’과 ‘도’에 이르는 사람이 될 것이란 생각 절로 든다.

「나라에는 네 가지 강령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끊어지면 위태로워지고, 세 가지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가지가 끊어지면 망한다. 기우는 것은 바로 잡을 수 있고, 위태로운 것은 안정시킬 수 있고, 뒤집어지는 것은 일으켜 세울 수 있으나 망한 것은 다시 일으킬 수 없다.

‘예’란 절도를 넘지 않음이고, ‘의’란 스스로 나아가기(自進)를 구하지 않음이고, ‘염’이란 잘못을 은폐하지 않음이고, ‘치’란 그릇된 것을 따르지 않음이다.」 p32

네엣, 권선징악勸善懲惡과 인과응보因果應報적 통치의 일면을 보이며, 일테면 새로운 권위의 정당성을 가장한 신파조 내지는 신화적 내용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서술되어 있음에서 고전이 주는 진부한 느낌이 살짝 들기도 했다.

「노나라 환공의 부인 문강은 제나라 여인인데, 공이 제나라에 가면서 부인 문강과 함께 갔다가 문강이 양공과 간통하는 일이 버러졌다. 이에 환공이 문강을 책망하자 문강이 양공에게 일러바치니, 공자 팽생을 시켜 허리를 부러뜨려 환공을 수레 안에서 죽였다. 5월에 제나라 왕공이 패구에서 사냥할 때 멧돼지가 나타났다. 따르는 사람이 말했다. "공자 팽생이다." 공이 크게 성을 내며, "공자 팽생이 어찌 감히 나타나!" 하고 쏘아 맞추었는데, 멧돼지가 사람같이 서서 울부짖었다. 공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다가 수레에서 떨어졌다.」 p268~270

다섯, 오늘날의 정치와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점

‘(백성에게) 주는 것이 도리어 받는 것’ 임을 아는 것이 정치의 보배다. p33

오늘의 정치인들이 덕을 갖추고 배워나갔으면 한다. 요즘 대선을 앞두고 BBK다 어쩌고 선거철만 되면 말이 많은데, 상호 비방과 집권 야욕에 불타는 흑색선전과 공작정치가 난무하던 시절의 기존의 대선이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정말이지 수천 년이 지나도록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 하나, 우리나라에서도 탄생할 수 없을까. 우리의 새로운 아름다운 혁명 COREANITY에 희망을 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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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문이 많이 남았는데, 몸살이 심해서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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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보이
2007.11.22 17:00:26 *.133.238.5
아프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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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4 07:29:10 *.70.72.121
읽어주고 덧글 달아 힘주니 고맙기 그지 없네요.
참, 내...

과제 제출할 때마다 진짜 다음부터는 잘해야지를 연발하지만, 새책을 읽을 때면 또 쫓기고 마음같이 안 되고 늘 그 모양이네요. 자꾸 재수?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ㅋ 할 일도 많은데... ㅠ.ㅠ

이 아침에는 관자와 예수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스치네요.
"주는 것이 도리어 받는 것"이란 말씀은 東西古今의 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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