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양재우
  • 조회 수 619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9년 1월 25일 04시 15분 등록

소심해도 괜찮아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인생 바이블

內小型 人間の 生き方には こつが ある。

혼다 신이치 지음/김지효 옮김/명진출판



1. ‘저자에 대하여‘ - 저자에 대한 기록과 개인적 평가

혼다 신이치(本多 信一)

소심해도괜찮아(책표지).jpg


늘상 하듯이 저자에 대한 이미지를 구하기 위해 구글(google)을 검색하였다. 일본 사람이라 정확한 영어 스펠링을 모르겠어서 먼저 이름 중에서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Honda'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자 수많은 혼다란 이름을 가진 저명한 사람들이 튀어 나왔다. 그 중에 누가 진짜 혼다 신이치인지 잘 모르겠어서 작전을 바꿨다. 한문으로 검색을 한 것이다. 한문이름 ‘本多 信一’를 검색하자 많은 책 표지 이미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한국의 번역서에서부터 시작하여 일본 원서에 이르기까지 혼다 신이치가 쓴 많은 책들이 얼굴을 드러낸다. 내가 필요한 것은 작가의 이미지. 하지만 웬걸, 페이지를 넘겨도 넘겨도 이미지는 나오지 않고 책 표지만 주구장창 등장한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찾아도 사람의 이미지가 없다. 10페이지 이상을 넘기자 그다음부터는 ‘혼다(本多)’란 이름을 가진 다른 일본인들의 이미지가 나타난다. 결국 저자의 이미지를 구할 수 없었다.

왜 이미지가 없을까. 대략 30여권의 책을 낸 유명작가라면 분명 꽤나 많은 이미지가 있어야 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그는 상담가이자 전문작가로써 꽤나 적극적인 삶을 살고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극심한 소심성향을 가진 아주 내성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그나마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다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거나 방송, 강연 하는 것을 꽤나 힘들어 하고 있으며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로 유명해지거나 인기인이 되어 사람들의 입이나 눈에 띄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자신의 세계에서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사진찍는 것도 기피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정작 그의 이미지를 구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 되고 말았다.

그의 삶은 파란만장하다 못해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는 도가 지나친 내향성 성격을 지닌 사람이다. 대인기피증, 모임회피증, 자신감부족증, 노이로제, 콤플렉스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병적인 단어들을 나열한다면 모두 해당될만큼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인생 문제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학교나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숨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바치겠다’

그는 자신의 이 어려움에 대해 인지하고 자신과 같은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노라고 맹세하게 된다. 그의 나이 겨우 17세 때의 일이다. 그는 이 맹세를 가슴 속에 새겨 결국 이와 같은 삶을 살게 된다. 어떠한 고난이나 고통에도 굴복하지 않고, 심지어는 현실의 어려움까지 극복해 내면서 자신과 맺은 약속을 훌륭히 이행하며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17세 이후 그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그의 청년기는 암울하기만 했다. 그는 그 시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15살 때부터 25살이 될 때까지 10년 동안 내 머릿속에서는 ‘나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는 열등감이 떠나지 않았다. 학업 성적도 그저 그랬고, 숫기가 없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동아리 활동은 꿈도 꾸지 못했다.”

게다가 그는 요도암에 걸려 죽을 위기를 용케 넘기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회는 그를 가만 놔두지 않았다. 구석에 몰린 그는 결국 자살의 길을 택하고자 한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그는 하늘의 계시와도 같은 순간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자살이 아닌 삶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포기하지 않는 삶이 성공적인 삶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25살 나는 너무 큰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은 살아갈 가치도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산의 눈 속에서 목숨을 거두려 했다. 그런데 죽기 바로 직전 산 한쪽에 서 있는 감나무가 시야에 들어왔다. 감나무에는 가을이 지났는데도 빨간 감이 아직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었다. 그 감을 검은 새가 쪼아 먹고 있는 광경이란! 그 순간 흰색, 빨간색, 까만색의 강렬한 조화가 자멸의 유혹에 넘어가고 있는 나를 번쩍 일으켜 세워 죽음 밖으로 밀어냈다. 눈사람이 되어 산을 내려오던 그때,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사실을 뜨겁게 깨달았다.”

■ 그의 프로필

1941년 도쿄 출생. 중앙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시사통신사 기자를 거쳐 독립 후 현대직업연구소를 설립, 현재 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다. 면담, 편지 등을 통해 1만 수 천 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전직, 인생설계를 도와왔다. 그가 상담을 할 때는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동시에 실직으로 의기소침한 상대방의 기운을 북돋워주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전직, 창업가이드는 한 마디로 요약하면 그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생각하고 그 사람의 개성과 가치관에 꼭 맞는 길을 찾아주는 ‘맞춤형 가이드.’ 그래서 그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은 대체로 실패 없이 제2막의 인생을 열어간다고 한다. 특히 경쟁에 시달리고 자기 주장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사람들의 기를 살려주는 조언을 해, ‘내성적이고 우유부단한 사람들의 신’으로 칭송되기도 한다. 무료 상담활동 외에도 중소기업진단사로서 경영컨설팅을 하며 강연이나 각종 신문과 잡지에 집필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신을 지혜롭게 경영하는 자신감』 『소심해도 괜찮아』 『회사를 그만두고 성공하는 50가지 방법』 『내성적인 사람이 영업에 성공한다』 『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 등 50여 권이 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프롤로그

뜻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마음 여린 동료들에게

‘카운셀러’라고 하면 대단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다 같은 고통을 끌어안고 사는 너와 나로서 ‘마음의 대화’를 이어나갈 뿐이다.(5P)

PART1 소심함에 대한 오해 혹은 진실

책을 읽는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해서 천성적인 소심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본성이란 살아 있는 동안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숙명이기 때문이다.(17P)

열등감이란 자신의 어느 한 부분을 주위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모자란다고 느꼈을 때 생겨나는 감정이다.(24P)

직장인으로서 나는 분명 열등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집단?조직에 흡수되지 못하는 사람 = 비조직형 인간’이라는 ‘타고난 개성’ 때문이지 결코 인간으로서 나 자체가 열등한 건 아니다.(26P)

여러분도 부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열심히 살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진실을 늘 기억하기 바란다. 설사 누군가가 “모자란 사람 같으니!”라고 장난기 섞인 말을 하더라도 가슴을 활짝 펴고 “별 말씀을! 인간으로서는 만점인걸요!”라고 당당하게 되받아치자.(27P)

인생이란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내가 산다는 것은 나답게 사는 것이며, 나답게 산다는 것은 내가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이다.(30P)

인간의 본질은 얼굴이나 몸이 아니라 생명이다. 생명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불생불멸의 진리처럼 생겨나지도, 죽어 없어지지도 않는 영묘한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영묘한 것은 자기 것이 아니다. 신神?천天?조물주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만큼 그것을 부정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38P)

인생을 잘 사는 비결 중 하나는, ‘현재 처한 마이너스 국면에 필연적으로 내재해 있는 플러스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43P)

소심한 사람은 젊은 시절 자신의 미래가 비관적이고 어둡다고 생각하지만, 자기 주관대로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불안은 구체적 형태 없이 사라져버린다.(49P)

“내가 멀쩡히 살아서 또 한 해를 맞다니!”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에 또 있으랴. 직장이나 결혼이란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어떤 배우자를 만날 것인지를 포함한 선택적 테마이다. 취직할 마음이 없으면 취직하지 않으면 되고,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독신으로 살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지키는 일은 결코 선택적인 테마가 될 수 없다.(50P)

패배와 절망, 엄청난 비난, 회복할 길 없는 중병, 고독,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등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내일 죽는다 해도 오늘 미소 짓는 얼굴로 이웃을 대할 수 있다면 그는 진정 용기있는 자다. 온화한 얼굴이라는 최대의 이타행利他行을 몸소 실천했기 때문이다.(60P)

PART2 나약한 내 안에 엄청난 잠재력이 숨쉬고 있다

《마누법전》은 인도 창조신 마누의 입을 빌려 만물의 창조에서부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구체적인 규범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여기의 앞부분에 보면 ‘욕망 없이는 그 어떤 행위도 이루어지는 것을 못 보았으니 그것은 무엇이든 욕망으로 인해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즉 ‘인간의 욕망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욕망은 어떤 일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그것을 위해 올바른 길을 가면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71-72P)

‘최후의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분발한 자, 그대야말로 진정 용기있는 자다!’(85P)

그렇게 인간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절박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역전층逆轉層’ 같은 생각의 전환을 통해 강인한 정신과 추진력을 갖게 된다. 그러고 보면 역경이 있어야만 자신의 진짜 파워도 알 수 있으니, 역경은 그럴 요량으로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86P)

흔히 소심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지 걱정하는 데 쓸데없이 힘을 뺀다. 상대방에게 나쁘게 보이거나, 형편없는 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과감하게 “나는 형편없는사람이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이다”라고 외쳐보라. 그 순간 심신이 아주 편해질 것이다.(95P)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하는 데 인생의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풀어나가야 한다. 미숙해서 실패하더라도 그것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경험은 쌓여가고, 그런 경험의 집적이야말로 인생 자체인 것이다.(100P)

PART3 내 삶을 이어주는 ‘밥줄’과 잘 지내는 법

‘서두르지 말고 10년, 20년 단위로 자신의 일을 생각하라.’

장구한 시간 속에서 자신의 길을 열심히 찾다 보면 언젠가는 남에게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꽃을 피우겠다고 서두르지 말자. 기나긴 인생, 언젠가 꽃을 피우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170P)

PART4 관계 속에서 부족한 2%를 채워라

외롭지만 적극적으로 관계를 키워가지 못하는 것, 이것이 바로 소심한 사람들의 딜레마다. 물론 소극적 성격을 억누르고 모든 이와 우정을 나눌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감정의 교류를 나눌 수 있는 소심한 친구 두세명에겐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이 한 가지만 유념하면 당신의 고독한 일상에 잔잔한 행복이 찾아들 것이다.(171P)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얼마나 즐거운가.’ 여기서 말하는 벗의 범위에는 책 속의 등장인물과 책을 쓴 작가도 포함된다. 친한 벗은 현실 세계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살다 간 선인들 중에도 마음의 벗은 얼마든지 있다.(183P)

PART5 유하고 약한 자가 살아 남는다

석가처럼 인류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위대한 성인조차 “산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했으니 참되게 산다는 것은 고통 속에서 사는 것이며, 참된 사람은 고통을 겪으며 살아 마땅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소심한 사라ㅁ처럼 고뇌하는 삶을 사는 자야말로 참된 인생을 사는 게 아닐까.(210P)

모든 생명체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죽음의 공포는 사라진다. 마찬가지로 고민을 피하지 말고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고민은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221P)

무엇보다도 20~30대 젊은이라면 자아실현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기 바란다. 또 그런 노력과는 별개로 자신의 고민은 존재 자체에서 비롯되는 만큼 ‘새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물에서 살 듯 고민을 벗 삼아 살아가겠다’라고 마음을 굳히기 바란다.(222P)

신장이나 외모가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것처럼 소심한 사람에게 주어진 운명은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두고 어딘가 잘못됐다, 이상하다고 탓하지 말고 기꺼이 맏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223P)

이 세상의 주류인 외향형 인간과 비교해보면, 우리는 동식물을 사랑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소심한 사람들은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230P)

노이로제나 신경증이란 병명은 투약을 위해 붙여놓은 ‘편의적 명칭’에 불과하다. 질병이라는 실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것은 단순히 성격에서 비롯되는 마음의 상태인 것이다.(240P)

그렇다. 우리는 ‘슬픔의 그릇’이며, ‘망상은 우리의 본질’이다.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선천적인 성격인 것이다. 타고난 피부색이 바뀌지 않듯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성격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기왕 한평생 함께할 성격이라면 미워하고 싫어하기보다 보듬어 안는게 낫지 않을까.(244P)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이 책은 소심함을 주제로 하는 책 중의 한 권이다. ‘소심’이란 키워드를 내세우긴 했지만 실제적인 내용은 ‘내성적’에 보다 가깝다고 봐야 할 듯 싶다. 왜냐하면 저자가 소심에 대해 정의한 부분 때문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소심한 사람은 ‘성격의 기조가 내성적인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명랑해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소심한 사람들은 생의 에너지를 자꾸 안으로만 끌어들이기 때문에 인생의 많은 시간을 있는 듯 없는 듯 보낸다. 명랑하고 밝은 모습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연기이며 대개는 슬픈 나날을 보내는 것이다.”(245P)

내성적과 외향적을 구분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자신의 활동원천이 되는 에너지를 어디에서 있느냐이다. 즉 외향적인 사람은 외부에서 그 에너지를 얻어야 하므로 외부활동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잦은 만남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내성적인 사람은 자신의 내부에서 그 에너지를 얻어야 하므로 사회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되면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저자가 말한 ‘생의 에너지를 자꾸 안으로만 끌어들이는’ 사람은 내성적인 사람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소심’에 대한 내용을 쓴 것이 아니라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 보아야 할 것이고,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위해 제목이며 컨셉을 ‘소심’으로 바꾼 것으로 판단된다. 이 책의 원제를 보더라도 그 의미는 분명해진다. 이 책의 원제는 『內小型 人間の 生き方には こつが ある。』이다. 한국어로 번역한다라고 한다면 ‘내성적인 사람의 살아가는 방법에는 요령이 있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심과 내성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지난 주 읽었던 마티 올슨 래니의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는 책에 나오는 내용을 다시한번 상기시켜 보자. 첫째, 내성적인 것은 기질상의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쉽게 바뀌어지지 않는 것이다. 즉, 외향성 성격, 내향성 성격을 띠고 자라난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역시나 그 성격을 그대로 가지게 된다.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거나 변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소심함’은 쉽지는 않지만 본인의 뼈를 깍는 노력여하에 따라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변화의 차원에서 본다면 소심한 사람들은 변화를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로 볼 수 있겠다.

둘째, 내향적, 외향적이 일정 선상에서의 한 점이라고 본다면, 소심함은 경우로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즉, 내향적, 외향적을 하나의 연장선상에서의 양극단이라고 본다면 모든 사람들의 성격은 선 위의 어느 한점으로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의미는 한 사람의 성격을 들여다 보았을 때 이 사람은 완전한 내향성 또는 완전한 외향성이 아니라 내향성에 가깝지만 그래도 적은 부분의 외향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내향성을 나타내는 사람이 어느 순간 외향성의 기질을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심함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소심함은 대범한 사람(외향성의 사람), 소심한 사람(내향성의 사람) 가리지 않고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대범한 사람도 다소의 소심함을 지닐 수 있으며, 이 소심함은 어떠한 특정 상황이 오게 될 경우 발휘되게 마련이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통이 크다고 소문난 사람도 귀신 이야기는 무서워한다든지, 아무리 소심한 사람이라도 겁은 없다든지 하는 게 될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긴 했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정의한다면 소심한 사람들이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의 삶을 충실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때 소심한 사람들의 삶은 변화될 수 있으며, 외향적인 사람과는 다른, 그렇지만 그 나름대로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심한 사람의 성격

소심한 사람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성격이 예민하고, 심약하며, 앞날에 대한 불안감이 심한 편이다. 그리고 때로는 이 불안감이 대인공포나 집단공포, 피해망상으로 발전하는 바람에 노이로제 진단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감정은 소심한 사람들에게 항상 붙어다니는 그림자 같은 것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병은 아니다.

소심한 사람들은 생의 에너지를 자꾸 안으로만 끌어들이기 때문에 인생의 많은 시간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보낸다. 명랑하고 밝은 모습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일종의 연기이며 대개는 슬픈 나날을 보내는 것이다.


소심한 사람들만이 지니고 있는 삶의 무기

①?아이디어 창출 능력

②?섬세한 감수성

③?통찰력

④?성실성

⑤?고독 앞에서의 강인함

⑥?지성

⑦?봉사심


아쉬운 점

일본사람들이 쓴 자기계발서를 몇 권 읽어본 적이 있다. 한국인과 문화적인 면이나 사고방식이 비슷하리라 생각해서 읽어보는데 읽고나면 굉장히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제목이나 카피문구가 자극적이라 눈에 잘 띌뿐 아니라 손에도 잘 잡히는 편인데, 읽고 나면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도발은 잘 하는데, 그 해결책의 제시가 미미하거나 두루뭉실 넘어가는 경우가 잦다.(물론 다 그러하지는 않았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아쉬움이 남는다. Chapter의 구성이나 소제목들이 매우 강렬한 유혹을 던질 정도로 매력이 있다. 하지만 그 내용에는 한참 잘 나가다 그만 뚝 멈춰서는 경우가 너무 많아 보인다. 그래서 갈증이 난다. 목이 말라서 왔는데, 물맛만 보여주고는 이제 갈증 풀렸지? 어서 가던 길 가봐!하고 말하는 격이다.

전체적인 내용들이 많이 표면으로 흐른다. 게다가 소심한 사람들에 딱 맞는 이야기라기 보다는 일반인들에게 말하는 내용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많이 아쉽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 “노력하면 다 되게 마련입니다.”

조직생활의 필요악 ‘농담 따먹기’에서 저자는 말한다. “20대에서 30대때 동료들에게 왕따당하지 않으려면 적당히 그들에게 맞춰야 한다. 소심한 사람들은 가능하면 직장이나 집단에서 고독을 지키며 묵묵히 지내는 것이 좋다. 개성을 사수하고 어떤 비판이나 박해에도 굴하지 않은 채 ‘나의 길’을 묵묵히 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용기 있는 자의 행동이 아닐까.”

어쩌라는 것인지. 신입사원 또는 회사의 경험이 별로 없을 때는 나서지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맞춰서 살으라는 의미인가? 그리고 집단에서 고독을 지키며 묵묵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것이 진정 용기 있는 자의 행동인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잘 이해가 가지도 않을뿐더러 그냥 노력하면 잘 될거야 하는 말투는 너무 무책임하게 들리기까지 해 귀에 거슬리기까지 한다.

둘째, 저자는 말한다. 횡포나 괴롭힘이 심해지면 참지 말고 반격하라고. 다음을 읽어 보라.

만약 강자의 횡포로 인해 자신이나 자신의 동료가 괴롭힘을 당한다면 곧바로 거세게 반격해야 한다. 그리고 평소부터 이들에게 강력히 대응할 수 있는 문구를 외워두고 만약의 사태에 지체 없이 대응하자.

“당장 그만두지 못해! 이것은 인격권의 침해다!”

문화의 차이인가, 사고의 차이인가. 소심한 사람들이 이렇게 외칠 수가 있겠는가. 목구멍까지 무언가 치밀어 올라온다 하더라도 그냥 가슴에 묻은 채 가려 하는 사람들이 소심한 자들 아니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은 참 쉬워 보이기만 하다. ‘한번 해봐! 너도 할 수 있어! 왜 너만 힘들게 참고 사니? 이번 기회에 내 질러봐! 과감하게 말야.’ 휴~ 쉽지 않은 일이다....

셋째, 저자는 일에서 보람을 찾지 말고 자신의 삶에서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살으라고 주장한다. 다음을 읽어보라.

‘일에서는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없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직업 자체가 아니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

반박하자면 분명 우리는 일에서도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일에서도 충분한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직장생활이든 사회생활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있고, 또한 그러한 것을 찾아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일의 보람은 물론 행복도 따로 힘들이지 않더라도 저절로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인간은 유희의 동물이기도 하지만 일과 땀을 통해 보람을 얻는 노동의 동물이기도 하다.


마무리

소심인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 어려운 사회, 직장생활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생활해야 하는가. 앞에서 비교한데로 내성적인 성향은 바꿀 수 없지만 소심은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삶을 맞이할 수 있고,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의 소심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자신을 몰라서는 안된다. 자신의 내면탐구를 통해 자신의 소심의 정체에 대해 파고 들어야만 한다. 그래서 자신의 소심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그 원천을 찾아내고 그 소심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래야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찾아야만 한다. 소심한 사람들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관계적 측면의 기술은 외향적 사람들보다 못하겠지만, 손재주라든가 사색, 지능을 사용한 뛰어난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이 바로 소심한 사람들이다. 자신에 맞는 재능, 자신이 하고자 싶은 일을 찾고 매진해야만 한다. 몰입하고 파고들어 완전한 자신의 것, 전문가, 프로로서 자신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최대 강점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지독한 연애 콤플렉스를 동화로 표현해 성공한 안데르센이나 분석적 사고를 철학으로 승화시켜 정착시킨 칸트처럼 우리의 재능도 뛰어난 업적으로 승화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소심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 소심한 사람들은 결코 외향적인 사람들을 쫓아 가거나 따라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자신을 찾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야만 한다. 그것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그 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즐겁고 재밌는 길이다. 웃으면서 갈 수 있는 길이다. 지금 서 있는 길이 바로 그 길인가? 아니라면 바로 방향을 돌려라. 우리 삶은 잘못된 길을 여유있게 계속 갈 정도로 길지 않다.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면 죽어라고 달려라. 멈추지 말고 뒤도 돌아보지 말아라. 점점 열기 속에 후끈 달아오르는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땀을 흘리며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런 나 말이다.

IP *.178.33.220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2 [42]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 file 양재우 2009.02.15 5234
1831 [36]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라_임헌우 구라현정 2009.02.12 3440
1830 [39]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예서 2009.02.11 7229
1829 내 인생의 첫 책쓰기-오병곤, 홍승완 [1] 이은미 2009.02.11 3350
1828 [41] 스토리텔링의 기술 - 클라우스 포그 외 [2] 양재우 2009.02.10 5956
1827 [38]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 정진홍 [1] 정산 2009.02.10 4280
1826 [42] 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 2009.02.09 2723
1825 [40] 세계의 지도를 바꾸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 - 박영숙 [2] 최코치 2009.02.09 4302
1824 [39] 재무상담가를 위한 스토리 셀링 - 스콧 웨스트 거암 2009.02.08 4124
1823 [40]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file [2] 양재우 2009.02.02 3480
1822 [37]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정산 2009.02.02 3326
1821 [41]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미치 앨봄 [5] 2009.02.01 4241
1820 [38] First, Break All the Rules! - 마커스 버깅엄 [3] 거암 2009.02.01 3343
1819 [39] 이너게임- 티머시 골웨이 [1] 최코치 2009.02.01 4739
1818 [33]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1] 현웅 2009.01.28 28440
1817 [36] 논어 심득 - 위단 정산 2009.01.27 5759
1816 [38] 한국사 신론 /이기백 2009.01.26 3583
1815 [37]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거암 2009.01.26 2968
1814 [38] 질문의 7가지 힘 - 도로시 리즈 최코치 2009.01.25 4197
» [39] 소심해도 괜찮아 - 혼다 신이치 file 양재우 2009.01.25 6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