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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5일 20시 04분 등록

마지막 강의 The Last Lecture

랜디 포시 지음/심은우 옮김/살림



1. ‘저자에 대하여‘

랜디 포시(Randy Pausch, 1960. 10. 23 ~ 2008. 7. 25)

랜디 포시(가족).jpg



1960년생이므로 나와는 8살 차이다. 나에게는 형님이 한 분 계신데, 나의 형님과 같은 나이다. 고로 나이로만 본다면 나의 형님뻘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마지막 강의' 동영상을 가족들과 함께 보았다. 만약 책을 읽지 않고 동영상을 보았다면 쉽게 이해되지 않을 강의의 내용들이 눈에 띄었다.

시작부터 무척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건강하고 밝은 모습에 청중들이 무척 실망했을 수도 있겠다는 그의 재치있는 농담과 건강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푸시업은 그의 강의를 처음부터 몰입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는 무척이나 밝고 긍정적이며 재미있는 사람이다. 스스로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주변 사람들까지 그 긍정적 힘을 전파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강의에서 자신의 그러한 성향을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에 등장하는 '티거'로 비유하고 있다. '티거'는 엉덩이가 무거운 '이요르'와는 달리 재미를 쫓는 캐릭터이다. 그는 자신도 '티거'처럼 재미를 쫓는 유형의 사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왜? 재미있으니까.

랜디 포시의 재미있게 사는 인생법을 보고 카네기 멜론의 총장인 제러드 코헌은 그의 마지막 강의에서 꼭 '재미있는 사는 법'을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한다. 코헌의 요청에 대한 랜디 포시의 대답이 걸작이다.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그건 물고기가 물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맞다. 그건 의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의 생활 자체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죽음 또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리라.

분명 그가 죽음의 선고를 받고 괴로워했음은 묻지 않아도 가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누가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 담담할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죽음이 가까워 옴에도 불구하고 침착할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그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감사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 아님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남은 생이 이제 3개월 길어야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나 불의의 사고로 바로 죽지 않고 이렇듯 살아서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 자체도 얼마나 다행인가! 라고 하는 그의 긍정적이며 삶에 감사하는 태도는 배우고 싶어도 쉽게 배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랜디 포시의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사고방식을 보고 그의 주치의였던 허버트 제 박사는 그를 '낙관과 현실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지닌 대표적인 환자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암을 또 하나의 인생 경험으로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노력한다. 대단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죽어서도 이렇게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수 있는 것이며, 그의 이름을 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강의에서 청중들에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말한다. 이 말이 그가 마지막 강의를 통해 모든 주변의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말이었을 것이다. 청중들은 그가 이 말을 할 때 조용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말은 그가 세상 사람들에게 남기는 유언이었기 때문이다.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이끌어 갈 것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운명이 해결해 줄 것이고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 약력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관계’와 ‘디자인’을 강의하는 컴퓨터공학 교수였다. 또한 1988년부터 1997년까지는 버지니아대학에서 교수로 있었다. 그는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았으며, 어도비Adobe, 구글Google, 일렉트로닉 아츠EA, 월트디즈니 이매지니어링에 동참했고, 앨리스Alice 프로젝트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그의 사랑스런 아내 '재이'와 세 아이들인 딜런, 로건, 클로이를 세상에 남겨둔 채 2008년 7월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Ⅰ. 마지막 강의

"다친 사자라도 여전히 으르렁거릴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야. 자만심하고는 다른, 인간에 대한 존엄성, 자부심 같은 것이라고."(21P)

아마 대다수 사람들은 내게서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강의는 절대 '삶'에 관한 것이어야만 했다.(23P)


Ⅱ.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나의 어릴적 꿈들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NFL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나는 부모 제비뽑기에 승리했다.

나는 승리의 티켓을 쥐고 태어났고, 그것이 내가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중대한 이유라고 믿는다.(39P)

내가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지금 돌아보면 항암 화학요법 다음으로 내 인생 최악의 경험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론 시험 The theory qualifier'을 준비할 때, 그 시험이 얼마나 어렵고 지독한지 불평을 해대면 어머니는 슬며시 다가와 내 팔을 토닥이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어떤 심정인지 다 안다. 얘야. 하지만 기억해라. 너희 아버지가 네 나이였을 때는 독일군에 맞서 싸우고 있었단다." (43P)

나는 미 항공 우주국 담당자에게 전화하여 팩스번호를 물었다. "무얼 보내실 건데요?" 그가 물었다. 지도교수직 사퇴서 하나. 그리고 기자로서의 탑승 신청서를 보낼 거라고 그에게 설명했다.

"지역 미디어의 일원이라는 새 역할로 학생들과 동반할 계획입니다." 나는 말했다.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수작이 훤히 들여다보이네요, 안 그래요?"

"그러네요." 인정은 했다. (55P)

모든 훈련이 끝났을 때, 보조 코치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위로를 했다. "그레이엄 코치가 꽤나 힘들게 길들이지?" 그가 말했다. 나는 "네"라는 대답조차도 하기가 힘들었다.

"그건 좋은거야." 보조 코치가 말했다. "네가 잘못하고 있는데도 더 이상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널 포기했다는 뜻이야." (60P)

십대 이후로는 한 번도 그레이엄 코치를 보지 못했지만 그는 내가 어떤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어김없이 머릿 속에 나타나 더 열심히 하도록, 더 나아지도록 강요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나는 그에게서 회초리 평생 이용권을 받은 셈이 된다.(63P)

우리가 아이들에게 미식축구나, 축구, 수영 등의 조직적인 스포츠를 가르칠 때 아이들이 경기의 룰만 배우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한 것들이다. 팀워크, 인내심, 스포츠맨십, 열심히 노력하는 것의 가치, 역경을 이겨내는 능력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우회적인 가르침을 '헤드 페이크'라고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63P)

일단은 한걸음 물러나기로 했다. 하지만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장벽이 나타난 것도 이유가 있을 터였다. 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었다.(80P)


Ⅲ. 모험…… 그리고 교훈

진료실을 떠나면서 나는 어제 워터파크에서 쾌속 미끄럼틀을 즐긴 후 그 감흥을 간직한 채 재이에게 했던 말을 생각했다. "만약 내을 결과가 안 좋아도, 살아서 오늘 여기에 당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에 내가 아주 행복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우리가 어떤 결과를 들을지라도 그 순간 당장 죽지는 않아.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러니까 오늘 바로 여기만 생각해. 기가 막힌 날이잖아. 내가 얼마나 즐거운지 당신도 알았으면 좋겠어." (94P)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합니다. 장벽은,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멈추게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지요."(108P)

장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115P)


Ⅳ.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도와주기

전화 판매원을 빨리 따돌리고 싶은가? 당신이 말하고 그들이 듣는 동안에 전화를 끊어 버려라. 그들은 당신의 전화 상태가 나빠졌다고 짐작하고 다음 전화를 준비할 것이다. 누군가와 짧게 통화하고 싶은가? 그러면 점심시간 직전인 오전 11시 55분에 전화해라. 그들은 빠른 속도로 용무를 말할 것이다. 당신을 반길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점심보다 더 반갑지는 않다.(150P)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152P)

결국 가장 좋은 교육이란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레이엄 코치가 내게 가르쳐주었듯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153P)

체력단련을 위해 헬스클럽을 다니는 일의 좋은 점은 공을 들이면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도 그래야 한다. 교수의 책임은, 거울을 보았을 때 자라나는 근육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학생도 자신의 내면이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154-155P)

행운이란 정말로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지점에 있는 것이다.(163P)


Ⅴ. 당신의 인생을 사는 방법

당신 스스로 당신의 꿈을 허락해라. 당신 아이들의 꿈에도 불을 지펴라. 때때로 그 일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을 넘겨 깨어 있는 것을 의미할 지라도.(181P)

나는 언제나 멋들어진 사람보다 성실한 사람을 우선시한다. 멋은 짧고 성실함은 길다.

성실함은 너무나 과소평가되고 있다. 멋은 관심을 끌기 위해 겉으로만 노력하는 것이지만, 성실함은 마음 밑바닥에서 온다.(181P)


그룹 안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팁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해라.

공통점을 찾아라.

최적의 만남 조건을 만들어라.

모두가 이야기하게 해라.

문 앞에서 나를 버려라.

서로를 칭찬해라.

대안을 내놓으려면 질문 형식으로 해라.

나는 클리셰(Cliche, 인쇄에서 사용되는 연판鉛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생각)을 가리킨다. 상투어.)를 좋아한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을. 나는 오래된 클리셰들에 큰 존경심을 품고 있다. 내 생각에 클리셰들이 그토록 자주 반복되는 이유는 많은 경우 그 말들이 정곡을 찌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199P)

경험이란, 당신이 원하는 바를 얻지 못했을 때 얻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은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다.(202P)

많은 사람들은 지름길을 원하낟. 나는 최고의 지름길은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을 한다면, 그 시간만큼 당신은 당신의 일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쌓인 시간만큼 당신의 실력도 늘어나고, 보다 유능해지며,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은행의 복리이자 계산법과 같다. 보상은 빠르게 누적된다.(213P)

낙관론자로 살 수 있게 해주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은 어떤 혼란이 닥쳐도 해결이 가능한 긴급 대비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219P)

사과를 하는 것은 합격 낙제만 면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나는 언제나 학생들에게 말했다. 누군가에게 사과를 할 때는 A학점이 아니면 모두 낙제라고.(220P)


적절한 사과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

① 내가 한 일은 잘못됐어.

② 너에게 상처를 준 점 미안하게 생각해.

③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 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 All the Time'를 더하겠다. 부모님은 나에게 '말은 곧 네 자신이다'라고 가르쳤는데 위의 말에 관해 이보다 더 나은 설명은 없다.(223P)

손해와 이익을 계산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디즈니와 같은 기업들은 손익 계산의 각 단계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충분히 평가할 수 있으며, 또 꼭 그래야만 한다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230P)

만약 당신이 두 문화 사이에서 당신만의 자리를 찾아낸다면, 두 세계의 좋은 점들 전부를 당신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234P)

우리 앞에 장벽이 나타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당신이 그것을 넘게 되면--비록 실질적으로는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밀어서 넘겨줬다 하더라도--당신이 어떻게 그 일을 해냈는지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239P)

모두가 공익을 위해 기여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태도는 오직 한 단어로만 설명될 수 있다. 이기심.(240P)

때때로 당신은 그저 물어보기만 하면 되고 그것이 당신이 일생 동안 품어왔던 꿈을 이루는 길로 이끌 수도 있다.(244P)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질문하라. 그저 묻기만 하면 된다. 당신이 기대하는 것보다 자주 당신이 듣게 될 대답은, "물론이죠."가 될 것이다.(245P)

누군가 나에게 묘비에 대해 어떤 말을 새기고 싶은 지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랜디 포시, 그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삼십 년을 더 살았다.'

내가 약속한다. 나는 그 삼십 년을 재미로 가득 채울 수 있다. 그럴 수 없다면 얼마이든 그저 내게 주어진 시간만큼은 재미로 다 채울 것이다.(248P)

낙관론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견해는, 정신적 상태의 그것이 신체적 상태를 향상시키는 일들을 할 수 있게 작용한다는 것이다.(250P)

허버트 제 박사는 그를 '낙관과 현실 사이의 건강한 균형'을 지닌 대표적인 환자라고 말한다. 그는 내가 암을 또 하나의 인생 경험으로 기꺼이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모습을 이해한다.(250P)


Ⅵ. 마지막 한마디

내 생각에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 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향한 나의 꿈은 매우 확실하다. 나는 아이들이 꿈의 성취로 가는 자기만의 길을 발견하기를 원한다.(270P)

'행운'이란 단어는 지금 나의 상황과는 좀 어울리지 않겠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버스에 치여 죽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행운처럼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암은 나에게 만약 내 운명이 심장마비나 교통사고였다면 불가능했을, 재이와 중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273P)

서로에게 안겨 있던 그 순간, 재이가 무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제발 죽지 말아요."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대사였다. 하지만 그게 그녀가 한 말이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더 세게 껴안을 뿐이었다.(278P)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이 강의는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이끌어 갈 것이냐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인생을 올바른 방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운명이 해결해 줄 것이고 꿈이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281P)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이 책은 강의를 책으로 엮은 강의집이다. 마치 신영복 교수님의 동양고전에 대한 강의를 책으로 엮은 ‘나의 동양고전해법 강의’와 같은 형식의 책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강의’는 신영복 교수님이 직접 책을 엮었지만, 이 책은 강연자인 랜디 포시 교수가 재프리 제슬로와 함께 썼다는 점이 좀 다르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죽음을 얼마 남기지 않은 한 사람이 세상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을 강의를 통해 전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는 췌장암이 간으로 전이되면서 현 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그리고 자신이 종신교수로 임명된 카네기멜론대학으로부터 마지막 강의를 요청받게 된다.

그는 이 요청을 거절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그에겐 남은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절대 허투루 보낼 수 없는 긴박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 사람들과 보내는 것보다는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드는 데 써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노심초사 끝에 강의를 수락하였다. 왜 였을까? 물론 세상 사람들에게 그가 47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느꼈던 인생의 교훈들을 알려주고도 싶었겠지만, 그 보다도 그는 이 강의를 자신의 어린 세 자녀가 보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자식들이 잊어 버릴지도 모르는 자신과의 추억을 만드는 시간도 중요하겠지만, 그들이 커서 이해하게 될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는 강의를 통해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이 강의를 지금은 너무 어려서 아버지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아이들을 위해 그가 남기는 편지라고 하였으며, “병에 담아 바다에 띄우는 편지처럼 내 아이들이 언젠가 해안가에서 내 강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강의는 그의 인생사다. 그의 인생이 이 강의에 녹아들어가 있다. 그의 말대로 이 강의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에게 삶은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그 삶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 또한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었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말한다. 결코, 결코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그는 강의 앞부분에 자신의 어렸을 때 가졌던 꿈에 대한 리스트를 청중에게 보여준다. 다음과 같다.


나의 어릴적 꿈들

?무중력 상태에 있어보기

?NFL 선수 되기

?『세계백과사전』에 내가 쓴 항목 등재하기

?커크 선장 되기

?봉제 동물인형 따기

?디즈니의 이매지니어 되기


그는 이 6가지 꿈 중에 2가지를 이루지 못했다. 하나가 NFL 선수되기였고, 다른 하나가 커크 선장 되기 였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동영상을 보게 되면 강연이 끝나고 끝부분에 자막으로 이 2가지 꿈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그가 죽음에 이르기 얼마 전 그는 NFL의 선수로 데뷔를 하게 된다. 마침내 그가 가졌던 꿈 하나를 이루게 된 것이다. 또한 2008년에 스타트랙 시리즈가 새로 제작되면서 그는 스타트랙에 조연으로 깜짝 출연을 하게 된다. 비록 커크 선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 꿈의 드라마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이다.

아마도 이 마지막 강의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꼭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의 꿈을 잘 아는 사람이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구지 마지막 강의가 아니더라도 그는 자신의 꿈을 성취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말처럼 결코 포기하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의 차이일 뿐이지, 그는 그 꿈을 이뤄내는 강력한 의지의 소유자임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마지막 강의를 한다면

내가 마지막 강의를 한다면? 내가 시한부 인생의 처지로써 마지막 강의를 준비한다면?

어려운 주제다. 하지만 나 또한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느꼈던 것, 배웠던 것,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들을 요약할 것이다.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키워드는 아무래도 ‘사랑’이 될 듯 싶다. 서로 사랑하라. 사랑은 우리를 속이지 않는다. 사랑이 세상의 모든 힘이다. 사랑이 우리를 지킨다. 사랑 안에 거할 때만이 행복하다. 사랑의 결과가 결혼이지만, 그 사랑이 끝이 없어야만 결혼생활은 순탄할 수 있다. 희생과 사랑을 구분하라. 사랑과 행복의 요리법. 사랑은 행복 밖에 있을 수도 있지만, 행복 안에 사랑은 반드시 거한다. 등등...

쉽지 않을 것이다. 내가 과연 그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 자신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서 그 주제는 가장 말하고 싶은 주제가 될 것이다. 사랑이란 우리 인간들에게서 떨레야 뗄 수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클리셰(Cliche)의 교훈

나는 클리셰(Cliche, 인쇄에서 사용되는 연판鉛版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판에 박은 듯한 문구 또는 진부한 표현(생각)을 가리킨다. 상투어.)를 좋아한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을. 나는 오래된 클리셰들에 큰 존경심을 품고 있다. 내 생각에 클리셰들이 그토록 자주 반복되는 이유는 많은 경우 그 말들이 정곡을 찌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199P)

랜디 포시는 클리셰(Cliche, 상투어)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특히 오래된 클릿셰들에 대해서는 큰 존경심까지 품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그 말들이 정곡을 찌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그의 말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옛말에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어른들의 말을 잘 들어서 손해 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만큼 상투어는 우리 생활에 뿌리 내려져 있고, 상투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투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왜? 상투적이란 단어 자체가 부정적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상큼하거나 새롭지 못하고 웬지 옛날 것을 그냥 답습하는 느낌? 그런 느낌이 싫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상투적인 상투어를 멀리 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랜디 포시가 말하는 클릿셰(Cliche)에 대해 우리가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가 죽음을 앞두고도 상투어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 사실 그의 이 책 그리고 강의를 들어보어도 특별한 내용은 없다. 그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와 일반적인 상투적 교훈이야기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던가? 특이하고 독특하여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이론이나 학설이 있던가? 사실 아무 것도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강의였다. 만약 그가 죽음을 앞두고 있지 않았더라면 이 강의는 그저그런 강의로 묻히지 않았을까?

인생의 교훈은 지극히 상투적이다. 우리가 인생을 지극히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구들은 이미 우리의 머리 속에 있는 것들이다. 우스개 소리처럼 들리지만, 어쩌면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들은 이미 유치원에서 다 배웠는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자꾸 기본을 잊어 버리고 산다. 초심을 잃은 채 방황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임을 잊으면 안 되겠다. 우리가 왜 사는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가장 기본적으로 사고하자. 그것이 가장 상투적으로 들릴지라도 자신이 마음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경구가 될 것이다. 인생은 상투적이지만, 그 상투적인 인생을 자신만의 것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은 기본이고 초심이 아닐까.


그의 마지막 순간

‘마지막 강의’가 끝났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밝은 미소로 삶과 꿈을 얘기한 ‘마지막 강의’ 동영상으로 세계를 감동시켰던 랜디 포시 미국 카네기멜런대 교수가 2008년 7월 25일 오전 4시(현지시간) 생을 마쳤다. 48세.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의 자택에서 가족과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포시 교수의 임종을 지켰던 그의 친구는 “랜디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 재이는 “남편을 격려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남편은 자신의 강의와 책이, 사람들이 삶을 특히 자녀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데 영향을 줬다는 것을 늘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포시 교수의 동영상(www.thelastlecture.com)은 유튜브 등을 통해 1000만 명 이상이 지켜봤다. 그의 저서 『마지막 강의』는 올해 4월 출간되자마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라 지금까지 6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그의 강의 덕분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는 사람, 자기 연민을 버릴 수 있었다는 사람, 자살하려는 마음을 돌이켰다는 사람이 숱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도 포시 교수 덕분에 삶을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건강하게 죽어 가는 사람’으로 불렸다. 월스트리트저널, ‘오프라 쇼’ 등 주요 언론과 방송 프로그램이 그를 조명했고 ABC뉴스가 ‘2007년 올해의 인물’로, 타임이 ‘2007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으로 그를 꼽았다.

(출처 : 중앙 선데이)



깊이, 깊이 고개 숙여 랜디 포시 교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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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 file 양재우 2009.02.15 5234
1831 [36]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라_임헌우 구라현정 2009.02.12 3441
1830 [39]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예서 2009.02.11 7229
1829 내 인생의 첫 책쓰기-오병곤, 홍승완 [1] 이은미 2009.02.11 3351
1828 [41] 스토리텔링의 기술 - 클라우스 포그 외 [2] 양재우 2009.02.10 5956
1827 [38]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 정진홍 [1] 정산 2009.02.10 4280
1826 [42] 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 2009.02.09 2723
1825 [40] 세계의 지도를 바꾸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 - 박영숙 [2] 최코치 2009.02.09 4302
1824 [39] 재무상담가를 위한 스토리 셀링 - 스콧 웨스트 거암 2009.02.08 4125
1823 [40]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file [2] 양재우 2009.02.02 3480
1822 [37]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정산 2009.02.02 3326
1821 [41]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미치 앨봄 [5] 2009.02.01 4241
1820 [38] First, Break All the Rules! - 마커스 버깅엄 [3] 거암 2009.02.01 3343
1819 [39] 이너게임- 티머시 골웨이 [1] 최코치 2009.02.01 4739
1818 [33]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1] 현웅 2009.01.28 28442
1817 [36] 논어 심득 - 위단 정산 2009.01.27 5760
1816 [38] 한국사 신론 /이기백 2009.01.26 3583
1815 [37]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거암 2009.01.26 2968
1814 [38] 질문의 7가지 힘 - 도로시 리즈 최코치 2009.01.25 4197
1813 [39] 소심해도 괜찮아 - 혼다 신이치 file 양재우 2009.01.25 6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