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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일 07시 16분 등록
그의 자서전은 이렇게 시작한다. 

“단순하지만 누릴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열정들이 마치 거센 바람과도 같이 나를 이리저리 제멋대로 몰고 다니며 깊은 고뇌의 대양 위로, 절망의 벼랑 끝으로 떠돌게 했다.”

명문 귀족의 아들로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를 졸업했다. 러셀의 할아버지 존 러셀 경은 영국 수상을 역임했다. 1차 세계대전 중 반전운동이 화근이 되어 강사로 일했던 대학에서 쫓겨난다. 옥중생활을 했는데, 감옥안에서도 '수리철학개론' 과 '정신의 분석'을 집필했다. 유럽 각국과 러시아 미국등의 나라를 방문하며 대학강의를 맡았고, 주로 저술활동에 주력했다. 1944년 귀국하여 모교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어린 시절 러셀은, 배우고 싶어하는 소년이었다. 이런 일화가 자서전에 나온다. '삿갓조개, 말미잘, 바위, 모래, 고깃배, 그리도 등대, 삿갓조개를 잡아당기면 바위에 착 달라붙는다는 사실이 내게는 무척 인상 깊었으므로 애거서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줌마, 삿갓조개들도 생각을 해요?'그녀의 대답은 '모른다'였다. '그럼 배워야지요' 내가 응수했다. 

지식에 대한 욕망이 강했던 러셀은, 특히 수학에 열정이 대단했다. 1903년 서른살에는 최초의 저작 '수학의 원리'를 출간한다. 

1945년 원자폭탄이 발명되자 수소폭탄의 발명을 예언하고 핵무기 반대운동에 나선다. 1955년 7월9일 러셀은 런던의 기자회견장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하는 선언'을 발표했다. '향후 세계대전이 일어날 경우 틀림없이 핵무기가 사용될 것이며, 이로 인해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한 후 세계의 모든 정부는 자국의 목적을 위해 세계대전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점을 자각하고 평화적 방법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러셀이 초안을 작성했고 아인슈타인이 서명했는데, 이들 외에도 조지프 로트블래트 등 9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러셀-아인슈타인 선언에 호응해 1957년 7월 10개국 22명의 과학자들이 캐나다 퍼그워시에서 모임을 가졌다. 과학자들은 방사능 낙진의 위험과 핵실험이 미치는 영향에 경고하고 정부에 핵 감축과 군비 제한을 요청하는 메세지를 보냈다. 이것이 국제적인 반핵평화단체 '퍼그워시 회의'의 시작이다. 이 회의는 여러 나라를 돌며 매년 1 ~2회 회의를 개최해 지금까지 지속적인 반전반핵 활동을 한다. 스스로를 무정부주의자, 좌파, 회의적 무신론자로 불렀던 러셀은 노년으로 갈수록, '정치적'이 되었다. 쿠바 위기와 베트남 전쟁에도 적극 개입했다. 

보수적인 귀족 사회에서 사랑에 대한 열정으로 평생 세 번의 결혼과 또 다른 연인들과도 사랑을 나눈다. 자서전에는, 성적인 호기심에 눈을 떠 사춘기 시절에 자위를 하던 때의 심경, 아내와 연인들과의 사랑, 애증에 대한 솔직한 묘사를 한다. 한 사내의 진정성이 녹아있다. 

주요 저서로는 '게으름에 대한 찬양',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 '의미와 진리에 관한 탐구', '수학의 원리' '서양 철학사' '결혼과 도덕' '교육과 사회질서' '인간의 지식, 그 한계와 범위' ,'라이프츠 철학에 대한 비판적 해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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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책이 두껍고 설명이 많다는 이유는 그만큼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는 이야기다.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으나, 두번째 독서라 그나마 머리에 들어오는 내용들이 많았다. 요즘 타이밍에 맞는 독서다. 철학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인류는 생각하며 번영했다. 이 책의 미덕은, 세계 문명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역사에 갈증을 느꼈는데 응급조치를 한 느낌이다.  철학사를 시대별로 나누고, 인물을 적정하게 편입시키고 배치하는 것은 러셀 마음이다. 그 분류 방법에 있어서는 그다지 이의가 없다. 러셀의 시대에는, 논의가 되었을 수도 있다. 가령, 막스를 철학자로 보느냐처럼 말이다. 지금 시대에 이런 분류가 무의미하다. 

분류는 수긍이 가지만, 내용은 역시 어렵다. 이해하지 않더라도, 이해하고자 애쓰면 좀더 세상에 대한 이해력이 높아지는 것 같다. 때문에 당장 이 텍스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할 필요없다. 

이 책은 A4 80 장 가깝게 발췌를 했다. 요즘 연구원 활동에서 책의 발췌 부분은 10장 정도다. 반년만에 의지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그런 철학을 원했다. 어쩔 수 없이 나를 몰아칠 수밖에 없는 사실, 내지는 생각, 철학. 그런데, 좋은 삶은 좋은 철학이 아니라, 좋아지려는 의도에서 나온다. 완벽한 철학이 아니라, 간절한 마음이 삶을 만든다. 

철학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것인가?라는 질문을 해본다.  구타당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는 선택할 수 있다. 맞받아 싸우거나, 그냥 맞는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맞받아 싸우면 상대도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다음에는 두번 다시 쉽게 건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의 삶은, 주어진 대로 맞추어 사는 삶이었다. 나에게는 붙잡고 나아갈 의욕이 없었다. 예를 들면, 책을 읽으며, 네이버로 검색을 했다. 네이버의 비전은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지식'이다. 구글의 비전은 '정보의 민주화'다. 이들은 이 비전을 실현하고자 구체적으로 힘쓴다. 

서양 철학사를 읽으며, '세상을 이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왜 저들은 저렇게 움직이고, 지금 왜 이렇게 되는가?에 대한 이해, 왜 세상은 이렇게 굴러가는가라는 이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애쓴다. 

이 책은 정신의 바로미터다. 평생을 두고 읽으며, 내 정신이 어느 정도 확장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얻은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 오시리스
  2. 아낙사고라스
  3. 파르메니데스
  4. 크세르크세스
  5. 페리클레스
  6. 테르모필레 전투
  7. 오르페우스교
  8. 탈레스
  9. 에피쿠로스
  10. 오컴의 면도날
  11. 호메로스
  12. 스콜라 철학
  13. 알렉산드로스
  14. 로마인 이야기
  15. 마키아벨리
  16. 군주론
  17. 로마사논고
  18. 케플러
  19. 뉴턴
  20. 데카르트
  21. 명예혁명
  22. 인간오성론
  23. 나폴레옹
  24. 크림전쟁
  25. 인간 오성에 대한 탐구
  26. 루소 고백록
  27. 프루타르코스 영웅전
  28. 에밀
  29. 순수이성비판
  30. 헤겔
  31. 우파니샤드
  32. 아우구스티누스

이 키워드를 한번 검색하거나, 관련 책을 읽고 다시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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