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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8일 07시 08분 등록
군주론_해누리
지혜로운 지도자라면 당장 눈앞에 닥친 분쟁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분쟁의 여지도 잘 파악하고 철저하게 대처해야 한다. 문제를 미리 파악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문제가 발생할 때까지 시간을 낭비한다면 해결은 어려워진다. 14

전쟁이란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결을 연기하면 할수록 적에게만 유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5

지혜로운 사람은 위대한 사람들이 걸어간 길을 뒤따르고 가장 뛰어난 사람들의 행동을 모방한다. 그렇게 하면 비록 위대한 인물이 되지는 못한대 해도 위대한 인물의 흔적은 적어도 몸에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주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향해서 활을 쏠 때 현명한 궁수가 목표물보다 더 먼 곳을 겨냥해서 화살을 날리는 것과 같다. 19

원래 소심하거나 용기가 부족해서 자기에게 거리를 두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히 박식한 경우에 그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잘 나갈 때 그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러나 자기에게 의존하지도 않고 야심을 품고 있는 특권층에 대해서는 그들을 잠재적인 적으로 보아야 한다. 27

나라를 맡은 지도자는 오로지 전쟁준비, 군사조직의 정비와 기강 확립에만 전념하고 다른 것은 거들떠보지 말아야 한다. 군사력 강화에 힘쓰기 보다는 사치와 안일을 더 좋아하는 지도자는 나라마저 통째로 잃고 만다. 39

과거의 역사를 잘 공부하고 위대한 인물들이 어떻게 승리를 거두었는지, 또는 어떻게 해서 패배했는지 깨달아야 한다. 41

존경이란 이기적인 사람들이 혜택에 보답하기 위해 바치는 것이어서 그런 혜택이 더 이상 오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그들은 등을 돌리는 것이다. 49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은혜를 쉽게 잊어버리고 말만 번지르르하며, 겉과 속이 다를 뿐만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위험을 피하려 하고 이익은 악착같이 챙긴다. 50

변덕스럽고 경박하며, 나약하고 비겁하며 결단성이 없는 지도자는 사람들이 경멸한다. 지도자는 이러한 기질들을 난파의 원인인 암초처럼 역겨서 항상 경계하는 반면, 위엄, 투지, 신중함 그리고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일단 내린 명령과 결정은 절대로 취소하지 말고 끝까지 관철해야서 사람들이 자기를 속일 생각도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는 대단한 명성을 얻게 되고, 감히 대항하려는 사람도 없어진다. 61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요새란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인 것이다. 국민들이 증오하는 지도자라면 아무리 많은 요새를 가지고 있어도, 그 요새들이 그를 안전하게 지켜주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명성을 얻으려면 거창한 사업을 일으키고 위력을 떨쳐야만 한다. 위대하고 탁월하다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모든 조치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69

아랫사람의 충성을 계속해서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는 항상 그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대하며 큰 명예와 재산을 주는 한편, 그의 능력에 맡는 임무를 맡겨야 한다. 그러면 그는 다른 명예와 재산을 원하지 않고 자기 지위를 잃을까 두려워하게 된다. 75

자기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아랫사람들이 조언하려고 하면 그것을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된다. 

지도자는 되도록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자기가 물은 사항에 관해서는 아랫사람이 보고하는 사실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랫사람이 사실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화를 내야 한다. 80


군주론_돋을새김
군주의 총애를 받으려 하는 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가장 값지다고 생각하거나 군주가 기뻐할 것이라 여기는 선물과 함께 군주를 알현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그리하여 군주들께서는 말과 무기, 금으로 수놓은 예복, 보석과 같은 군주의 위엄에 어울리는 장신구들을 선물로 받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30

저의 글이 전하께는 하찮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몇 년에 걸친 곤경과 위험을 겪으며 체득하게 된 것들을 단시간 내에 전하께서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해줄 이 소박한 선물보다 더 값진 것이 없으므로, 자비로운 전하께서 분명 받아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31 

그러나 새로이 병합된 영토가 언어와 관습 그리고 제도가 다르다면 그것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하며, 그곳을 유지하는 데 있어 보다 많은 행운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가장 적절하며 효과적인 해결책은 그 영토를 정복한 자가 스스로 그 지역에 가서 정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투르크가 그리스를 통치했던 예에서 볼 수 있듯, 점령 지역을 보다 안정적으로 오래 지배할 수 있습니다. 점령지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예방조치들에도 불구하고 만약 현지에 가서 정착하지 않았다면 그 지역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현지에 직접 살게 되면 분쟁을 그 발생단계에서 찾아낼 수 있으며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에 살지 않을 경우, 분쟁이 생겼을 때 이미 아무런 해결책도 찾을 수 없을 때에서야 그 소식을 듣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임명한 관리들이 그 지역을 약탈하지 못할 것이며, 백성들은 군주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그들은 기꺼이 선량한 백성이 되려 할 것이기 때문에 군주를 사랑할 더 많은 이유를 갖게 되지만, 만약 선량한 백성이 되기를 원치 않는 자들이라면 군주를 두려워할 더 많은 이유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41

로마 인들은 자신들이 점령한 지역들에서 이러한 정책을 매우 세심하게 시행했습니다. 그들은 식민지를 건설했으며, 약소세력들이 힘을 키우지 못하도록 견제하면서 관계를 유지했으며, 강대해진 세력은 진압하고 강력한 외국세력이 그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저지했습니다. 

그 예로써 그리스의 한 지역만 인용하겠습니다. 로마는 아카이아와 아이톨리아 사람들은 견제했고, 마케도니아 왕국은 진압했으며 안티오코소는 그 지역에서 쫓아냈습니다. 

로마 인들은 아카이아와 아이톨리아 사람들이 자신들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토는 차지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가 동맹을 원했지만 로마 인들은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안티오코스는 강력한 군사력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그리스 내의 어떠한 영토도 차지할 수 없었습니다. 45

또한 당시의 로마 인들은 두 세력을 상대로 싸우는 것을 피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그들은 우리 시대의 현자들이 항상 말하고 있는, 유리한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라는 말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디. 대신 자신들이 지니고 있는 힘과 신중함을 통해 얻는 이득을 더 선호했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이끌고 오기 때문에 이익을 가져오는 만큼 해악을 가져오기도 하고, 해악을 가져오는 만큼의 이익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47

투르크 왕국을 정복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정복하려는 자는 그 왕국을 통치하고 이쓴 자들로부터 원조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통치자를 둘러싸고 있는 각료들이 반란을 일으켜 정복을 쉽게 해줄 가능성도 없습니다. 이것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이유들 때문입니다. 즉 각료들이 모두 통치자에게 복속되어 추종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타락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비록 그들을 타락시켰다 해도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 추종자들을 끌어모을 수 없기 때문에 별다른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56

그러나 군주의 지배에 익숙해 있다가 그 군주의 가문이 제거돼버린 도시나 국가는 옛 군주가 없는 상태에서도 여전히 복종의 습성이 남아 있지만 자신들 중 누구를 군주로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법입니다. 더 나아가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방법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지배자에 대항하여 봉기하는 것을 머뭇거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군주는 매우 쉽게 그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화국의 경우에는 복수에 대한 더욱 더 확실한 생명력과 더욱 더 강한 증오심, 더욱 더 강렬한 열망이 있습니다. 공화국 사람들은 오래 전에 누렸던 자유에 대한 기억을 쉽게 잊지 않을 뿐더러 잊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그 나라를 완전히 파괴해버리거나 직접 그곳에 살며 통치하는 것입니다. 62

완전히 새로운 군주국을 논의함에 있어 가장 훌륭한 궁준와 정부를 예로 든다 해서 놀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란 거의 언제나 자신보다 앞서 살았던 이들의 행적을 따르며 그들의 업적을 모방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선인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하거나, 그 인물이 지녔던 능력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현명한 사람이라면 늘 위대한 사람들의 행적을 따르려 노력하고 모방을 통해 그와 비슷한 업적을 내고자 할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무척 멀리 떨어져 있는 목표물을 겨냥할 때 자신의 활이 지닌 강도를 알고 있는 사려 깊은 궁사처럼 처신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궁사는 목표물보다 좀 더 높은 지점을 겨냥하는데 그것은 그 높은 지점을 화살로 맞히려는 것이 아니며, 높은 지점을 겨냥함으로써 목표물을 맞히려는 것입니다. 64

이러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무력을 갖춘 예언자는 모두 성공하지만 무력을 갖추지 못한 예언자는 멸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변덕스럽기 때문에 신념을 주입하는 것은 쉽지만 그 신념을 확고히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새로운 질서에 의한 계획들을 집행하는 데 있어 백성들이 더 이상 믿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적인 힘을 바탕으로 믿을 수 있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모세, 키루스, 테세우스 그리고 로물루스에게 무력이 없었다면 자신들이 설립한 새로운 체제를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우리 시대의 지롤라모 사보나롤라 신부가, 그가 세운 새로운 질서를 백성들이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자 몰락해버린 것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믿었던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방법도, 믿지 않았던 사라들을 믿게 할 방법도 없었던 것입니다. 67

우호세력을 만들고, 무력이나 속임수로 정복하고, 백성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 동시에 두려움을 품도록 해야 하며, 군대로부터 복종과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은 모두 제거하고, 오래된 제도는 새로운 제도로 대체하고, 잔혹한 동시에 너그러워야 하며, 관대하고 대범해야 하며, 충성을 바치지 않는 군인들은 제거하여 새로운 인물들을 발탁하고, 주변의 왕들과 동맹관계를유지하여 그들이 흔쾌히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함부로 공격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의 본보기로서 공작의 행적보다 더 생생한 모범은 없습니다. 83

무엇보다 현명한 군주라면 자신의 백성들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통치방법을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비상시에 예상치 못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가혹한 조치를 취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며, 은혜를 베푼다 해도 백성들은 군주가 마지못해 베푸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92

백성들이 적대적일 때 군주에게 닥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은 그들로부터 버림받는 것입니다. 그러나 귀족들이 적대적일 경우에는 단순히 버림받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연합하여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귀족들은 보다 멀리 내다볼 수 있으며 교활하기 때문에 언제나 승자가 될 것이라 예상되는 인물의 호의를 얻어 자신들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군주는 언제나 동일한 백성들과 함께 살아야 하지만 동일한 귀족들과 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군주는 자신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쉬족을 만들 수도 있고 제거할 수도 있으며 그들의 특권을 빼앗거나 되돌려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95

우선 두려움이나 용기가 부족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라면 군주는 그들을 활용해야 합니다. 그들 중에서도 특히 영리한 조언자들은 번영의 시기에는 군주에게 명예를 더해줄 것이며 역경에 빠진다 해도 두려워할 만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잘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묘하게 야심을 품고서 군주에게 종속되기를 주저하는 것이라면 군주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많이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군주는 이러한 귀족들을 주의해야만 하며 마치 드러난 적들을 대할 때처럼 경계해야 합니다. 곤경이 닥치게 되면 그들은 언제라도 군주를 몰락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96

그러므로 도시를 강하게 유지하고 백성들의 미움을 받지 않는 군주는 공격받지 않습니다. 비록 공격을 받는다 해도 그의 적들은 수치스러운 퇴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사는 너무나 변하기 쉬워 자신의 군대를 1년 동안, 하는 일 없이 성을 포위하고 있도록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02

군주가 국가를 방어하는 데 사용하는 군대는 자신의 병사들로 구성된 부대이거나 용병 혹은 외국 지원부대, 또는 혼성군이 있습니다. 용병과 외국 지원부대는 아무런 쓸모도 없으며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용병에 의존한다면 절대 안정되고 확고하게 지킬 수 없습니다. 그런 군대는 통합되어 있지 않고 야심을 품고 있으며, 훈련되어 있지 않고 충성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군들과 함께 있을 때는 용감하지만 적들과 마주치면 비겁해집니다. 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들과의 약소도 지키지 않습니다. 110

용병 장군들은 자신들이 이끌고 있던 군대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보병의 장점을 외면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영토가 없으므로 고용되어야만 먹고 살 수 있었고, 소수의 보병만으로는 자신들의 특권을 누릴 수 없고 그렇다고 대규모의 보명을 유지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일정한 규모의 기병만으로도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고 존중받을 수 있었으므로 그들은 전적으로 기병에만 의존했던 것입니다. 그로 인해 2만 명 규모의 군대에서 보병은 2천 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더 나아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과 병사들에게 닥칠 고난과 위험을 줄이려 했습니다. 그들은 전투에서 서로를 죽이지않고 생포했으며 몸값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야간에는 도시를 공격하지 않았으며, 도시를 방어하던 용병들 역시 포위군의 주둔지를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주둔지에서도 그들은 방책을 쌓거나 외호를 만들어 방비하지 않았으며 또 겨울에는 전투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설명했듯이 이러한 일들은 군사적 규범으로 허용디었으며 자신들의 고통과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바로 그들이 이탈리아를 노예 상태에 빠트리고 수모를 겪게 만든 것입니다. 118

그러므로 정복을 원치 않는 군주만이 지원군을 이용해야 합니다. 지원군은 용병보다 훨씬 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지원군을 끌어들이는 것은 파멸을 예약하는 것입니다. 

지원군은 완벽하게 결속되어 있으며 요청한 군주가 아닌 타인의 명령에만 복종합니다. 그러나 용병의 경우에는 승리를 거둔 후에도 군주를 해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보다 더 좋은 기회도 필요합니다. 용병의 경우 군주에 의해 고용되고 보수를 받기 때문에 결속된 모습을 보이지 못합니다. 또한 군주가 그들의 지도자로 임명한 외부 인물은 군주에게 해를 입힐 정도의 권위를 단시간 내에 구축할 수 없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용병이 가장 위험한 경우는 그들이 비겁함을 보일 때이며, 지원군이 가장 위험한 경우는 그들이 용맹함을 보일 때입니다. 121

결론적으로 자기 자신의 군대가 없으면 어떤 군주국이든 절대 안전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위기가 닥쳤을 때 자신을 방어할 힘과 충성심이 없기 때문에 오직 행운에만 의존해야 합니다. '자신의 힘에 기반을 두지 않는 권력의 명망만큼 취약하고 불안정한 것은 없다'는 것이 현명한 사람들의 판단이며 믿음인 것입니다. 

자신의 군대란 자신이 통치하는 국가의 백성이거나 시민 혹은 부하들로 구성된 군대를 말하는 것이며, 그 외의 경우는 모두 용병이거나 지원군입니다. 

자신만의 무력을 갖추는 올바른 방법은 앞서 인용했던 네 사람의 경우를 검코하면 될 것이며,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인 필리포스를 비롯한 다른 많은 공화국들과 군주들이 어떻게 무장하고 스스로 조직을 갖추었는가를 살펴보면 됩니다. 그들의 방법은 전적으로 믿을 만합니다 .125

키루스, 카이사르 그리고 알렉산드로스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이나 백성들의 재물이 아니라면 마음껏 베풀어도 됩니다. 타인의 재산을 낭비한다고 해도 군주의 평판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낭비하는 경우만이 군주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입니다. 138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즉, 은혜를 모르며 변덕스럽고 위선적이며 비겁하고 탐욕스럽기 때문에 군주가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동안만큼은 온갖 충성을 다 바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위험이 닥치지 않았을 때라면 그들은 군주를 위해 피 흘리고 재산과 생명을 내놓으며 자식마저도 바칠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에게 위험이 닥치면 그들은 정반대로 행동합니다. 그러므로 전적으로 그들의 약속을 권력의 기반으로 삼고 다른 방비책 마련에 게으른 군주는 몰락하고 말 것입니다. 141

무엇보다 타인의 재산을 탐내서는 안됩니다. 인간은 아버지의 죽음보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진 것을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남의 재산을 빼앗을 명분은 무궁무진합니다. 한 번 도적질을 시작한 사람은 언제라도 타인의 재산을 빼앗기 위한 핑계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 반면에 목숨을 빼앗아야 할 이유는 찾기도 어려우며 금세 사라져버립니다. 

한니발의 뛰어난 공적들 중 가장 칭찬받는 것이 있습니다. 비록 여러 나라에서 선발된 엄청난 대군을 거느리고 외국 땅에서 전투를 치렀지만 전황이 유리할 때나 불리할 때나 변함없이 군 내부에서는 물론 장군들 사이에서도 사소한 분란조차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여타의 훌륭한 능력들과 더불어 부하들로 하여금 항상 존경하고 또 두려워하도록 만든 그의 무자비한 잔혹함에 의해서만 가능했던 것입니다. 만약 잔혹함이 없었다면 그가 지닌 다른 능력들만으로는 그러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것입니다. 143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기 보다는 눈으로 보고 판단하려 합니다. 사람들은 구주를 바라볼 수 있을 뿐이지 만져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군주를 보이는 대로 볼 수 있을 뿐이며, 직접 만져보고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소수의 사람들 또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주를 모시는 대다수의 견해에 감히 반대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공정한 중개인이 없을 경우, 인간의 모든 행동 특히 군주의 행동에 대해서는 결과에만 주목합니다. 150

이미 언급했듯이 군주를 미워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탐욕스러워지거나 백성들의 재산과 부녀자를 강탈하는 일입니다. 군주는 이 두 가지를 특별히 자제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백성들은 재산과 명예를 빼앗기지 않는 한 모두들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므로 군주는 소수의 사람들이 품고 있는 야심만 잘 다루면 되고, 그러한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큰 어려움 없이 억제시킬 수 있습니다. 

군주가 경멸받게 되는 것은 변덕스럽고 경솔하며 여성적이고 소심하며 우유부단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며, 군주는 마치 암초를 피하듯 이러한 성품들을 경계해야만 합니다. 군주는 당당함과 용맹함 진지함과 강건함을 과시해야 하며 백성들의 사적인 분쟁에 대해 자신이 내린 결정을 뒤집는 일이 없도록 해야만 합니다. 또한 이러한 평판을 스스로 유지하여 군주를 속이거나 술책을 꾸밀 생각도 품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153

자신 앞에 닥쳐온 시련과 장애물들을 극복해냈을 때 위대한 군주가 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명의 여신은 세습 군주에 비해 명망이 절실히 필요한 신생 군주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적의 세력을 키우고 군주를 상대로 음모를 꾸미게 합니다. 173

이러한 이유로 군주에게 있어 가장 훌륭한 요새는 백성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요새가 있다 해도 백성들이 미워하게 되면 군주를 지켜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이 한번 무기를 들고 봉기하게 되면 그들을 지원할 외세는 반드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근래의 예들에서 볼 수 있듯이 포를리 백작부인 외에는 요새의 도움을 받았던 군주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남편인 지롤라모 백작이 암살된 포를리 백작부인은 성 안으로 들어가 백성들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으며 밀라노로부터 원군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으므로 다시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176

그러므로 군주는 언제나 조언을 구해야 하지만 남이 아닌 자신이 원할 때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건네지는 조언은 절대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군주는 끊임없이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요청에 의해 전달되는 조언들에 대해서는 참을성 있는 청취자가 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노여움을 표시해야 합니다. 191

오랫동안 국가를 다스리다가 잃어버린 우리 시대의 군주들은 자신의 운을 탓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자신의 나태함을 탓해야 합니다. 평화롭던 시절에 사태가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날씨가 좋을 때는 폭풍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인간의 공통적인 약점입니다. 마침내 곤경에 처하게 되면 그들은 자신들을 지켜낼 생각은 하지도 않고 오직 도망갈 궁리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승리자들의 오만방자함에 분노한 백성들이 결국 자신드을 다시 권자로 불러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다른 대안이 없다면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그 외의 다른 대안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것에만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일으켜 세워줄 것을 기대하면서 넘어져서는 안됩니다.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가 일으켜 세워준다 해도 안전해졌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지 못한다면 그러한 구조는 아무런 소용도 없습니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구현되는 방식만이 효과적이고 확실하며 오래 지속됩니다. 195

이곳 이탈리아에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인재들이 많지만 지도자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결투나 백병전에서 보여주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힘과 기술 그리고 섬세함은 대단합니다. 그러나 군대라는 형태가 되면 적군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이런 모든 것은 지도자들의 나약함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유능한 사람들은 쉽사리 복종하지 않으며, 현재까지 재능과 행운으로 남들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년이라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벌어졌던 전쟁에서 이탈리아 병사들만으로 구성된 군대는 언제나 전공이 보잘 것 없었습니다. 이러한 증거로 제일 먼저 타로가 있으며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카푸아, 제노바, 바일라, 볼로냐 및 메스트리늬 전투들이 모두 그러했습니다. 207


군주론_을유문화사
예나 지금이나 백성을 지배해 온 모든 국가와 모든 권력은 공화국이거나 아니면 군주국이었습니다. 군주국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국가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세습 국가 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이 왕국을 건설하는 경우입니다. 새로이 왕국을 건설하는 경우에는 프란체스코 스포르차가 세운 밀라노와 같은 경우처럼 전적으로 새로 세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로는, 말하자면 자기들을 정복해 온 군주의 세습 국가에게 병합되는 경우가 있는데, 에스파냐 왕의 세습 국가에 대한 나폴이 왕국의 병합이 이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와 같이 하여 얻어진 영토는 한 군주의 치하에서 또는 자유롭게 사는 데 익숙하게 됩니다. 이러한 영토는 군주 자신의 군대나 또는 남의 군대에 의하여 획득하는 경우도 있으며, 요행에 의하거나 또는 자신의 실력에 의해 얻어지게 됩니다. 17

이와 같이 통치권을 장악하는 동안 전하께서 해친 사람들은 모두 전하의 적이 되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하를 보위에 오르도록 도와준 사람들과 친해질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하께서는 그들이 기대했던 대로 그들을 만족시켜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그들에게 강권을 휘두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군주는 아무리 강력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다고 할지라도 다른 지방에 들어갈 때에는 언제나 원주민들의 호감을 살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22

요컨대 이러한 이주민들에게는 비용이 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고 또 지배자에게 대항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피해를 입은 원주민들은 가난하고 또 통일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지배자에게 대항할 수도 없습니다. 여기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은 그곳 원주민들을 잘 대접할 것이냐 아니면 완전히 박살을 낼 것이냐 하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가벼운 피해에 대해서는 복수를 할 수 있지만, 치명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그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주민에 대한 억압은 복수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 없을 만큼 철저해야 합니다. 26

사실상 영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은 매우 당연한 것이며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또 인간은 누구나가 영토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언제나 그렇게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욕심 때문에 그 사람을 칭찬할 수는 있을지언정 비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만 그럴 많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어떤 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영토를 차지하려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요, 또한 비난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건대, 만약 프랑스가 자신의 힘만으로도 나폴리를 정복할 수가 있었다면 그들은 그렇게 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자신의 힘만으로 그것이 불가능했다 하더라도 나폴리를 분할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베네치아와 더불어 나폴리를 분할했다는 사실은, 그것을 통하여 이탈리아에의 발판을 얻었다는 구실로 정당화되었습니다면, 꼭 그럴 만한 구실이 없는 나폴리의 분할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었습니다. 33

역사적인 기록이 있는 정복 국가의 통치권들을 자세히 살펴보건대, 그들은 두 가지 방법에 의하여 운용되었습니다. 첫째로는 피정복 국가의 군주와 그이 부하들이 다스리는 경우입니다. 이때 그 부하들은 군주의 호의와 윤허에 따라서 대신들처럼 군주의 국가 통치를 보필합니다. 둘째로는 군주와 제후가 다스리는 경우입니다. 이때 제후들은 군주의 은총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오랜 혈통에 의해서 그들의 지위를 영위해 나갑니다. 38

이와 같은 예들은 스파르타 인과 로마 인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스파르타 인들은 아테네와 테베에 소수의 정권을 수립함으로써 그들을 장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르타 인들은 그 두 나라를 잃었습니다 로마 인들은 카푸아, 카르타고, 누만티아를 정복하기 위하여 이들을 완전히 멸망시켜 버렸으며, 이로써 그들을 잃지 않았습니다. 로마 인들은 스파르타 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스를 다스리면서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고 그들의 국법에 따라 살도록 계획했지만, 그리스 하나를 지배하기 위해서 그 지방의 수많은 도시를 파괴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은 이곳을 지배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사실상 그러한 도시를 장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완전히 파괴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45

이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능력에 의하여 왕좌에 오른 사람들은 어렵게 그 권력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반면 그 권력을 유지하기는 쉽습니다. 왕좌를 차지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자신의 통치와 안전에 굳건한 기초를 이루기 위하여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새로운 법률과 통치법에서 부분적으로 연유합니다. 새로운 통치법을 도입하며서 기선을 제압하여야 한다는 사실, 계획하기 어렵고 성공하기가 어렵고 또 다루리가 위헙스럽다는 사실에 유념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방법을 처음 도입하는 사람은 지난날의 낡은 통치 제도 아래에서 이득을 보던 사람들을 적으로 돌려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통치 제도 아래에서 이득을 보던 사람들을 적으로 돌려야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통치 제도 아래에서 이득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소극적인 추종자로 간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51


아버지인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죽은 바로 그해에 수행하려고 했던 계획을 만약 보르자가 수행했더라면, 그는 많은 세력과 명성을 얻음으로써 남의 행운이나 도움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능력에 의하여 행동할 수 있는 자기 운명의 주인공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보르자가 처음으로 칼을 뽑아든 지 5년 만에 알렉산데르 6세가 죽었습니다. 알렉산데르 6세가 그의 아들을 위하여 확실한 영토를 남겨 준 것이라고는 로마냐밖에 없었으며, 그 밖의 나머지 모든 것들은 허공에 떠 있었습니다. 게다가 보르자는 강력한 두 적대 국가의 틈바구니에서 지내다가 병으로 죽었습니다. 65

스파르타의 군주인 나비스는 전 그리스의 연합군과 로마 상승군의 침략을 받았지만, 그들에 대항하여 자신의 조국과 자신의 지위를 지켰습니다. 위기가 닥쳐왔을 때 그는 소수에 대해서는 자신을 방어하는 것만으로 충분했지만, 만약 민중 전체가 그에게 적의를 품었더라면 그는 그 일을 감당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민중 위에 통치권의 기초를 둔 사람은 진흙 위에 기초를 쌓은 것과 같다'는 진부한 격언을 빌려 저의 의견을 반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타당한 것이 아닙니다. 80

필요할 경우 군주는 자신의 힘으로써 자신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항상 남의 도움만을 받아야 하는지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좀 더 설명을 드린다면, 만약 군주가 충분한 권력과 충분한 돈으로써 충분한 군대를 조직하고 자기를 향하여 쳐들어오는 사람들 쳐부술 수 있다면 그는 자신의 군대로써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을 만한다고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이와는 달리, 그 군주가 적을 맞아 싸울 수가 없어서 성벽 뒤에 숨어서 성이나 지켜야 할 처지라면, 그 군주는 항상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83

로마와 스파르타는 강한 군사력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유를 누렸습니다. 완전히 무장된 스위스는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역사에서 용병을 불러들여 그 결과가 어찌되었는가를 보여 주는 좋은 예로는 카르타고가 있습니다. 당시 카르타고의 장군이 그 용병을 지휘했음에도 불구하고 제1차 대 로마 전쟁이 끝날 무렵이 되어 카르타고 인들은 용병에게 거의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에파미논다스가 죽은 후 테바이 인들은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를 그들의 군 사령관으로 추대했습니다. 필리포 대공이 죽은 후 밀라노 인들은 베네치아 인들을 막아 내기 위하여 스포르차를 고용했는데, 그는 카라바조에서 적을 무찌른 후에는 오히려 적들과 결탁하여 자신의 고용주인 밀라노인들을 억압했습니다. 스포르차의 아버지였던 대 스포르차는 나폴리 왕국의 여왕 조반나 2세에게 고용되자 갑자기 여왕의 군대를 해산시켰습니다. 조반나 여왕은 할 수 없이 자신의 왕국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아라곤의 왕에게 몸을 의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97

이 용병대장들이 취한 방법은 자신의 세력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우선 보병대의 명성을 떨어뜨리는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영토가 없고 다만 용병이라는 직업에만 의존한 탓으로 소수의 보병대로서는 명성을 떨칠 수가 없고, 그렇다고 해서 대규모의 군대를 거느릴 수도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기병대에 의존하여 생계를 유지하고 명성을 얻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2만 명의 군대 중에는 보명이 겨우 2000명도 못되는 지경으로까지 사태는 진전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전쟁터에서 피아간에 죽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잡히더라도 몸값을 받지 않고 석방함으로써 부하들로 하여금 고생과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도록 해 주기 위하여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습니다. 103

그러므로 군주는 전쟁과 전술, 그리고 전쟁의 수행에 관한 것 이외에는 어떤 다른 목적이나 생각을 가져서도 안 되며, 그 이외의 어떠한 것도 자신의 전업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군대야말로 통치자에게 필요한 분신이기 때문입니다. 군대는 태어날 때부터 군주인 사람을 권좌에 머물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미천한 출신을 높은 지위로 올려 주는 유일한 가치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군주가 군대 이외의 사치스러운 일을 생각하다가는 그 자리를 잃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보아 왔습니다. 군주로 하여금 권자를 잃게 하는 제일의 원인은 전술을 경시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군주가 나라를 얻는 것은 전술에 능통하기 때문입니다. 112

둘째로 정신 무장에 관하여 말씀드린다면, 군주는 모름지기 역사를 읽고 거기에 나오는 위대한 선인들의 행적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그들이 전쟁에 처해서 어떻게 처신했는가를 알아야 하며, 그들이 승리한 원인과 실패한 원인을 밝히되, 전자는 취하고 후자는 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군주는 위대한 지도자들이 지난날 취했던 행동을 본받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위대한 지도자들도 또한 그들보다 앞서 역사의 칭송을 받았던 무리들을 본받고 또 그들의 업적과 행동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아킬레우스를 본받았으며,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을 본받았으며, 스키피오는 소키루스를 본받았습니다. 크세노폰이 쓴 [아나바시스]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스키피오가 명성을 얻기 위하여 키루스를 본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으며 그의 청렴이나 친절, 자비, 관용에 얼마나 밀착되어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117

만약 인간이 전적으로 선량한 존재였다면 이러한 충고는 부도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사악한 것이요, 또한 그들이 전하에게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전하께서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부담을 갖지 않습니다. 근대사를 돌아볼 때 군주의 무신으로 인하여 파기된 조약과 언약은 숱하게 허다함을 예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우처럼 처신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아는 군주만이 그 시대의 제1인자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능력을 가진 군주는 그것을 어떻게 은혜할 것인가를 아는 노련한 위선자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은 단순하고 또 현실적인 필요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남을 속이는 사람 앞에는 속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135

백성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성채입니다. 전하께서 아무리 훌륭한 요새를 갖추고 있다 할지라도 백성들이 전하를 미워한다면 전하께서는 안전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이 무장 봉기를 일을킬 때 그들을 돕고자 하는 외적은 숱하게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지롤라모 백작이 죽을 당시 그의 부인이었던 포를리 백작부인이 겪은 경우를 예외로 한다면 성채가 군주에게 도움을 준 사례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포플리 백작부인은 요새의 힘을 빌려서 백성들의 분노를 피할 수 있었고, 밀라노 지원병을 기다릴 수 있었고, 끝내는 그 도시를 다시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더구나 그 당시의 형편으로 볼 때 외적들도 그 백성들을 지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163

군주가 존경을 받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능력에 의하여 위대한 과업을 수행하고 비범한 모범을 보이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러한 인물로서 에스파냐의 국왕인 페르난도 5세를 들수가 있을 것입니다. 페르난도 5세는 등극할 당시에는 미미한 존재였으나 그 명망과 영광이라는 면에서 기독교 국왕 중에서 제일의 인물이 되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그는 새로운 군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하께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검토해 본다면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본받을 만한 것이었고, 그중 어느 것은 비범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등극 초기에 그라나다를 공격했는데, 이 과업은 그의 권력의 기초가 되었던 것입니다. 165

군주는 또한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고, 어떤 분야에서 출중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영광스럽게 만들어 줌으로써 자신이야말로 능력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인물임을 보여 주어야만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군주는 시민들이 상업이나 농업이나 또는 그 밖의 모든 직업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 놓고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줌으로써 그들을 격려해야 합니다. 그런 반면에 시민들은 수탈이 두려워 자신의 재산 증식에 게을리해서도 안 되며, 세금이 두려워 새로운 사업에 게을리해서도 안 됩니다. 171

그러므로 군주는 항상 나의 충고를 들어야 하지만 자신이 원할 때 들어야 하며, 남이 요구할 때 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와는 반대로 군주는 자신이 요구하지 않을 때는 어느 누구도 감히 자신을 충고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군주는 많이 물어보아야 하며 충고를 원할 사항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군주는 신하들이 어떠한 이유로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무섭게 꾸짖어야 합니다. 군주가 신하의 충고를 들으면서 신중한 인상을 풍기면 그의 자세는 천성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의 훌륭한 충고가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177

운명이라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운명의 여신은 자신에 대하여 지혜롭게 대비하지 않은 곳에서 위세를 보이며, 자기를 제어하기 위한 성벽이나 도랑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격노하는 것입니다. 만약 전하께서 오늘날 이토록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고, 또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의 현실을 살펴본다면, 이 나라야말로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둑이나 성벽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만약 이탈리아가 독일이나 프랑스나 에스파냐처럼 군사적 용맹이라고 하는 방벽을 갖추고 있었더라면 운명의 여신은 그토록 엄청나게 이탈리아를 바꿔놓지 못했을지도 모르며, 아니면 전혀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184

그리고 스위스와 에스파냐의 보명이 가공할 만한 힘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옳다고 할지라도 그들은 모두가 그들 나름대로의 약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저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도 외국인을 저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타도할 수 있다고 하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제3의 군대를 거느려야만 합니다. 에스파냐의 군대는 기병대를 막아낼 수 없으며, 스위스의 군대는 자기만큼 단호한 전의를 가진 보병을 두려워할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까닭에 에스파냐의 군대는 프랑스의 기병대를 막아낼 수 없으며, 스위스의 군대는 에스파냐의 보병을 막아 낼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역사적으로 경험했고 또 앞으로도 경험할 것입니다.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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