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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6일 01시 09분 등록

북리뷰 71 : 윤리란 무엇인가 - 최유신

  책: <윤리란 무엇인가> 주제와 역사.  최유신 지음.  철학과 현실사.  2006.

*** 저자에 대하여

저자 최유신은 1955년 생이다. 중앙대에서 철학을 공부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인디에나에서 연수를 했다. 현재 선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6. 철학의 근본정신을 성숙을 향한 비판정신이라고 말한다면 철학의 한 분야인 윤리학도 인간의 더욱 성숙한 삶을 위해서 도덕적 삶에 대한 비판적 작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윤리학은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도덕과 윤리를 우리 시대의 눈으로 재음미하고 평가해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26. 제대로 된 말을 하기 위해서 철학교육은 필수적이다. 철학은 철학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철학하는 법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말 같은 말이 오가는 사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회, 제대로 된 말이 꽃피우는 가정과 사회, 말이 지켜지는 신용사회 이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하다.

윤리학이란 전통도덕을 잘 준수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정당한 논리와 근거를 지니고 있는가를 따지고 반성하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창조적인 윤리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27. 전통적 윤리는 오늘날 새롭게 논리적 정당화의 작업을 거쳐야만 한다. 오늘날의 윤리는 지켜지지 않는 전통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옳은 면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윤리적 갈등 속에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결정한 것에 대해 무비판적인 수용이 아니라, 옳은 주체적 윤리적 판단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윤리적 갈등을 논리적으로 분석할 힘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바른 윤리적 판단은 또한 논리교육에서 가능한 것이다.

철학은 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인간의 삶에서 침묵이 차지하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말이 그만큼 필요하기에 침묵이 필요하다. 제대로 되지 못한 말보다는 침묵이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침묵보다는 제대로 된 말, 바른 말, 올바른 말이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게 해줄 것이며, 인간이 만든 최선의 제도인 민주주의를 제대로 꽃피게 할 것이다.

제 7장 스피노자의 윤리학

1. 서론 : 이단자 스피노자의 삶과 최고 선

174. 철학자로서의 스피노자(1632~ 1677)에 대해서는 1677년 그가 죽은 이래 상당히 다양한 평가가 있어왔다. 어떤 비평가들은 서슴없이 그에게 모든 윤리학자들 가운데서 가장 위대한 학자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기도 하는가 하면, 스피노자의 대부분의 윤리적 견해가 들어있는 난해한 그의 논문집인 <에티카>를 읽은 사람들은 내용이 매우 혼란스럽다고 한다.

175. 일반적으로 합의된 견해에 의하면, 스피노자의 윤리학의 방법론에 결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그는 여전히 윤리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들 중의 한사람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피노자는 1632년 11월 24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들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의 종교재판을 피해서 이곳으로 망명한 후 정착했다. 그는 에스라와 마이모니데스와 같은 몇몇 유대교 사상가들의 글을 읽었고 초기 성서 비평가들의 사상과 당대의 새로운 과학적 사상들도 충분히 배웠다. 그러나 그는 24세가 되던 1656년 여름 유대교로부터 파문을 당한다.

177. 그는 생계유지를 위해서 렌즈 가는 일을 하며 남은 시간에 그의 철학 작품을 썼다. 개인적인 삶의 차원에서 볼 때, 그는 모든 위대한 철학자 중에서 가장 성인에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고요히 그리고 두려움 없이 임종을 맞았다. 그는 일생동안 악랄한 공격을 받았음에도 좀처럼 화를 낸 적이 없었고, 이성을 잃어본 적이 없었다.

스피노자의 철학이 후대 사상가들에게 매력을 주었던 점이 어떤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 우리는 스피노자의 미완성 논문인 <지성 개선론 On the Improvement of the Understanding> 서문을 자세히 인용해 보겠다. 이것은 현존하는 철학적인 글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글 중의 하나다.

178. 나는 생의 경험을 통해서 사회생활에서 부딪치는 많은 것들이 헛되고 무익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들은 내 마음이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을 때를 빼놓고는 그 어느 것도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어떤 것을 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마침내 다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 우리의 마음에만 영향을 주며 자신을 전달하는 능력을 가진 어떤 선이라는 것이 진짜로 있는지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명성과 부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안다. 그리고 만일 내가 무엇인가 새로운 다른 것을 진지하게 추구하고자 한다면 나는 명성과 부와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것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설령 진정한 행복이 우연히 명성과 부와 같은 것에 있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진정한 행복은 놓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만일 진정한 행복이 그곳에 있지도 않은데 내가 그곳에다가 내 온 정신을 집중한다면, 역시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나는 내 생의 행동과 일상적 계획을 바꾸지 않고서도 새로운 원리, 혹은 도대체 그 원리의 존재 여부에 대한 확실성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 토론했다. 이런 목적을 가지고 나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헛되었다. 사람들이 우리 주변의 삶에서 최고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그들의 행동에서도 입증되듯이) 부, 명성, 감각의 쾌락이라는 세 개의 주요한 것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사람들의 정신은 이 세 개에 흠뻑 빠져있기 때문에 어떤 다른 목적에 대해서 도저히 생각해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런 쾌락에 만족하게 될 때, 극단적인 우울증이 따라오게 되며 그것으로 인해 사람의 정신은 완전히 얼이 나갈 정도는 아니더라도 혼란해지며 둔해지게 마련이다.

179. 명예와 부의 추구도 마찬가지로 매우 매혹적인 것인데, 특히 그것들이 최고의 선을 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것들을 단순히 그 자체를 위해서 추구할 경우에 그렇다. 왜냐하면 명성이란 항상 그 자체로서 선한 것이고 모든 행동이 추구해야할 궁극적인 목적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와 명성의 성취는 감각적 쾌락과는 달리 후회라는 것이 따라오지 않으며 오히려 우리가 많이 획득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우리의 즐거움이 더하며, 그 결과 우리는 그만큼 이 둘을 더 늘리려고 고무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반면에 이것을 얻고자 하는 우리의 희망이 좌절당하게 되면 우리는 가장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다. 명예란 더 큰 결점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그들의 동료의 견해에 따라서 살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주변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싫어해야 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을 따라서 추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180. 만일 내가 진정으로 그 문제의 근본까지 이를 수 있으려면 선을 위해서 악들을 반드시 버려야만 한다. 그래서 나는 대단히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181. 나는 여기서 내가 의미하는 진정한 선에 대해서 또한 최고선의 성질에 대해서 간단하게만 언급할 것이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선과 악이라는 용어는 단지 상대적으로만 적용되며, 따라서 완전 혹은 불완전이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관점에 따라서 좋음과 나쁨도 마찬가지로 상대적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자체의 성질의 관점에서 볼 때 완전하다거나 불완전하다거나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특히 발생하는 모든 것들은 자연의 영원한 질서와 확정되어 있는 법에 따라서 그렇게 발생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연약한 인간은 자신의 생각으로 영원한 질서에 도달할 수 없다.

182. 반면에 인간은 자신의 인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며, 그와 같은 인격을 스스로가 얻지 못할 이우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을 이러한 완전의 정점으로 인도할 수 있는 수단을 찾으려고 하며 그와 같은 수단으로서 쓰일 수 있는 모든 것을 진정한 선이라고 부른다. 최고선이란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런 인격을 소유하는 것이다. 그 인격이란 것은 앞으로 살펴보게 될 것이지만 , 인간의 정신과 전 자연 사이에 존재하는 합일에 대한 지식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얻고자하는 목적이다. 즉, 그와 같은 인격을 내 스스로 얻는 것이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나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같이 그것에 도달해야 한다.

스피노자의 도덕 철학의 핵심은 위의 인용문에 매우 집약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제 그것을 풀어서 설명함으로써 더 분명한 이해를 돕겠다.

2. 결정론적 윤리학

우선 스피노자는 엄격한 결정론자이다. 그가 말한 대로 “발생하는 모든 것은 영원한 질서와 필연적인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견해는 스피노자가 스토아 학파와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적 전통에 서있음을 말해준다 어느 누구도 제멋대로 혹은 우연에 의해서 행동할 수가 없다. 즉 모든 행동은 지나간 경험, 육체적인 그리고 정신적인 구조, 그리고 행동 당시의 자연법에 의해서 결정된다.

3. 상대주의 윤리학

182. 두 번째로 스피노자는 상대주의자이다. 그는 이 세상의 어느 것도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고 단지 그것이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에 좋거나 나쁜 것이 된다고 주장한다.

스피노자의 좋음과 나쁨에 대한 이러한 견해는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견해 때문에 그는 부, 명예, 감각적 쾌락은 본질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취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것들은 그것 자체를 위해서 얻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간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이다.

4, 깨달음/수용/해방의 윤리학

184. 그러므로 모든 사건들이 자연의 법칙에 의해서 결정되며, 따라서 사람들은 자유롭지 못하고, 또한 모든 사상이 본래부터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것이 아니라는 두 사실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는 좋은 삶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스피노자에 따르면 그와 같은 삶은 세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떤 특정한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 태도란 “우리의 마음과 전 자연 사이의 합일에 대한 지식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인간은 인간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을 이해함으로써 쓸데없이 이 필연성을 거역하는데 쓰이는 정력 낭비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것이다.

185. 모든 사건을 더 큰 체계의 한 부분으로 봄으로써 스피노자의 말에 의하면 ‘영원의 관점에서’ 봄으로써 우리는 인생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의해서 더 이상 분노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스피노자의 철학은 만일 그대로 따르기만 한다면 사람들이 두려움, 걱정, 그리고 불행을 피할 수 있는 안내지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두려움, 걱정, 불행과 같은 것은 우리가 감정의 노예가 될 때만 일어나는 것이다. 즉, 넓은 시야를 갖지 않는 사람은 인간적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의 시야를 조절함으로써 , 우리는 세계에 대해서 우리가 감정적 노예가 되는 것으로부터 해방시켜줄 태도를 마침내 갖게 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태도를 갖게 될 때, 우리는 선한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지적한대로 대작은 <에티카>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이 위대한 작품을 이해하기가 가장 어려운 철학서 중 하나라고 여긴다. 따라서 스피노자 철학에 대한 어떤 해석도 결정적인 해석이라고 보기 힘들며, 우리가 위에 내린 해석도 마찬가지로 간단한 소개 정도로 보는 것이 좋다.

186. 지혜로운 사람은 좀처럼 마음이 동요되지 않으며 신과 사물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아니하며 항상 영혼의 진정한 평화를 누린다. 만일 구원이라는 것이 용이하게 손에 넣을 수 있고, 상당한 노력을 하지 않고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떻게 그것이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무시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겠는가? 모든 숭고한 것들은 그것이 희귀한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다.

5. 비판

가. 자유론과 결정론의 모순

스피노자의 윤리학은 스토이즘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결정론과 자유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않았다. 우리가 만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반드시 그렇게 일어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자연에 있는 모든 사건들이 결정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힘조차도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감정통제의 한계

두 번째 어려움은 인간의 삶에 대한 넓은 시야 -그의 말을 빌리자면 ‘영원의 관점’ -를 가져야 한다는 교설과 관련된 것이다. 때때로 이것은 우리가 따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용한 충고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사소한 원인으로 자신들의 감정의 노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이 깊이 관여해야 할 때도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깊이 느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고 믿는다. 이 경우에 결코 그런 식으로 느껴서는 안 된다고 제안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가장 심오한 경험의 일부를 제거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188. 그러므로 만일 스피노자의 윤리학을 쫓는다면 우리에게는 예술적 창조란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중요한 의미에서 볼 때 그러한 윤리는 인간성에 위배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스피노자 식의 관점을 택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불가능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그와 같은 윤리 이론은 넓은 층에 걸친 지지와 영속적인 호소력을 가질 수가 없다. 그리고 이것이 스피노자 윤리학의 운명이다.

*** 내가 만일 저자라면

이제 저자들이 쓰고 있는 문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사람만의 독특한 표현 양식들이 있다. 이 책에는 논리적 모순을 보이지 않고 또 허점이나 단어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없도록 완곡한 표현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문장을 옮기면서 글의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비교적 간결하게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학부 수준의 철학 교재로 사용되면 좋을 것 같았다.

이 책에 전문을 옮겨놓은 <지성개선론, 라틴어: Tractatus de Intellectus Emendatione>은 스피노자의 유고(遺稿)로 편지글을 제외하고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유일한 것인데, 극히 짧은데다가 미완성 작품이다. <소고(小考)>와 <에티카>의 중간기인 1662년경에 씌여졌다.

한가지 고백할 일이 생겼다. 스피노자에 대한 강의를 찾아보다가 아트 앤 스터디에서 하고 있는 철학 강의 동영상을 보았다. 교재로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를 쓰고 있기에 내가 읽었던 책이어서 책장에서 꺼내서 다시 보았다.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스피노자의 글에 연필 밑줄과 형광펜 줄이 다 그어져 있었다. 그러면 최소한 두 번은 읽었다는 뜻인데...나는 그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잊고 처음부터 다시 스피노자를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책에는 스피노자 이야기가 자그만치 51페이지나 되었다.

그 중 마지막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230. 스피노자 200년 祭(제) 때, 헤이그에서 그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 성금 모금 운동이 있었다. 문명세계의 방방곡곡에서 기부금이 몰려왔다. 이와같이 광범한 사랑을 대좌로 삼아 세워진 기념비는 일찍이 없었을 것이다. 1882년 제막식에서 에르네스트 르낭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의 연설을 끝맺었다.

“이 온화한 사상가의 상에 모욕을 가하고 지나가는 자에게는 재난이 있으라. 이러한 자들은, 모든 비속한 자들이 벌을 받듯 바로 비속함 때문에 그리고 신성한 것을 이해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벌을 받을 것이다. 이분은 화강암 대좌 위에서 그가 찾아낸 지복에의 길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곳을 지나가는 교양 있는 나그네는 마음속으로 말하리라. ‘아마도 여기서 신의 가장 참된 모습을 보게 되리라’ 라고”.

섬광같이 지나가는 깨달음, 죽음을 주제로 했던 북리뷰를 다시 읽자. 파랑새를 새장 안에 가두고 글의 실마리를 풀어보겠다고 온갖 책을 다 헤집고 다니다니.... 그래 북리뷰는 이쯤에서 우선 멈춤! 호랑이 철학이 마음에 걸리지만 다시 상식을 표절하지 뭐~

그러나 이 책의 목차는 일단 기록해둔다. 왜냐하면 학문으로서의 윤리학의 범주를 알아둘 필요가 있어서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다 리뷰를 못하지만 기본 개념은 이해하고 지나가야 할 것 같다.

머리글
철학이 한국 학생들에게 필요한 이유

들어가는 말
말과 철학 그리고 말의 중요성
말과 논리와 교육

맺는 말

제1편 윤리학의 주제:도덕과 선한 삶

제1장 윤리학이란 무엇인가?
윤리적 질문
윤리와 철학적 반성

제2장 선한/좋은/훌륭한 삶
쾌락주의
성공
금욕주의
자유
힘과 창조력
종교
행복

제3장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두 종류의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심리적 이기주의와 비판
아인 랜드의 이타주의 비판과 문제점

제4장 도덕과 도덕이론들
절대적인 명령, 법, 규칙으로서의 도덕
도덕법과 해석
덕목으로서의 도덕
도덕의 정당화와 해석

제5장 세 가지 도덕이론
의무론적 도덕
결과론적 도덕이론
아리스토텔레스와 덕의 윤리

제6장 도덕, 상대적인가 절대적인가?
도덕적 상대주의와 도덕적 절대주의
문화적 상대주의와 윤리적 상대주의
도덕적 절대주의와 관용

제7장 니체와 도덕에 대한 공격
전통적 도덕에 대한 공격과 창조력
새로운 도덕:초인의 도덕

제2편 윤리사상:서양 윤리사상사

제1부 고전 윤리학

제1장 플라톤의 윤리학
지행합일설
절대주의
비판

제2장 아리스토텔레스:중용의원리
경험론적 윤리학
행복
중용:상대주의적, 경험주의적 윤리
고의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ㄷ고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선에 대한 지식이 곧 실천을 보장하니 않는다
어느 정도의 쾌락은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
비판

제3장 쾌락주의:에피쿠로스의 철학
서론:쾌락주의의 의미
심리적:쾌락주의와 윤리적 쾌락주의
비판

제4장 견유철학:냉소주의
윤리와 사회상황
견유학설의 특징:사회적 무관심, 개인적 구원, 금욕주의

제5장 스토아철학:의무주의
스토아주의의 강력한 영향
개인적 구원에 대한 관심과 외적인 것에 대한 무관심
운명예정설과 내적 자유
비판

제6장 기독교 윤리
목회적 기독교 윤리
(가톨릭)교회의 기독교 윤리
개신교의 윤리
일반적 기독교 윤리의 특징
비판

제7장 스피노자 윤리학
서론:이단자 스피노자의 삶과 최고선
결정론적 윤리학
상대주의 윤리학
깨달음/수용/해방의 윤리학
비판

제8장 공리주의:벤담과 밀
초기 공리주의자들
결과론적 윤리로서의 공리주의의 특징
공리주의와 민주주의
공리주의 비판

제9장 칸트 윤리학
칸트 도덕이론의 특징
도덕의 본질:강제와 자유 그리고 성향과 의무
의무와 일치하는 행위와 의무로부터 하는 행위
정언명령
비판

제2부 현대 윤리학

제10장 현대 윤리학이란?
철학적 분석이 윤리학에 끼친 영향
현대 윤리학의 특징
현대 윤리이론의 분류

제11장 주관주의과 객관주의
주관주의
개관주의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분류의 중요성

제12장 자연주의, 비자연주의, 이모티비즘
세 이론의 차이점
자연주의, 비자연주의와 윤리학의 학문적 특징
이모티비즘

제13장 동기주의, 결과주의, 의무주의
세 이론의 차이점
세 이론의 차이로 생기는 실제적 결과

제14장 주관주의와 객관주의 찬반론
주관주의 찬성론
주관주의 반대론
객관주의 찬성론
객관주의 반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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