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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4월 17일 23시 40분 등록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조셉 캠벨

 

1.     저자에 대하여조셉 캠벨

미국의 신화종교학자, 비교신화학자, 20세기 최고의 신화 해설자로 불리는 조셉 캠벨은 1904 3 26일 뉴욕 주 화이트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조셉은 어려서부터 평범한 아이였다. 하지만 7살이 되던 해에 동생 찰리와 함께 버팔로쇼를 보러가게 된다. 그날 저녁이 조셉의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그는 쇼를 보고 나서 이렇게 적었다. “헐벗은 아메리칸 인디언의 모습과, 그 손에 있는 활과 화살 그리고 그 눈에서 나오는 특별한 지식의 광채에 굉장히 매료되고, 완전히 빠져들었다.” 어릴 적의 이런 경험과 계시는 훗날 그의 지식과 경험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0살까지 조셉은 관련 독서를 탐독하고, 맨하탄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을 즐겨 찾았다. 그 중 특히 박물관 한 켠에 있는 토템 기둥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원주민 신화와 아서왕의 이야기에서 비슷한 맥락을 읽게 되면서 여러 문화권에 다양하게 산재되어 있는 신화들이 알고 보면 이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맥락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다트머스 대학에서 생물학과 수학을 전공했지만, 나중에 컬럼비아 대학으로 옮겨 중세 영문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다. 이것뿐만 아니라 인류학, 민속학, 비교종교학, 철학 그리고 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공부를 하면서 조셉 캠벨의 의식은 더욱 확장되고, 자신의 지식들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를 찾게 된다. 1934년 대학 교수가 된 후 신화의 원형에 대해 집중적으 로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 때 탄생한 것이 영웅을 중심으로 한 그의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이다.  이 책은 세계 각지의 신화 속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영웅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주목을 받았다.

 

1938년 그는 제자였던 현대무용을 전공하며 그의 수업을 듣고 있던 진 에드먼과 결혼하게 된다. 이후 교수를 지속하면서 그의 인생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1940, 스리 라마크리샤나를 해석해줄  스와미 니키라난다를 소개받았고, 이 사람은 또 볼림겐 재단의 하인리 짐머를 소개해 줬다. 1943 52세의 나이에 짐머가 갑자기 죽은 뒤 그의 아내는 조에게 그의 유작의 완성을 부탁했다.

 

미국 대공황 당시, 5년간 칩거하며 독서와 사색, 자연과 더불어 자신의 지식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습작에 몰두하게 된다. 이 때 캠벨은 신은 만물이며, 신은라는 것과, 40여 년간의 종교, 철학, 신화연구의 결론에서 각종 신화와 종교가 사람들에게 주려는 메시지는 결국같다라는단일신화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이론을 통해 조셉은 사람들에게 종교간의 화합을 강조하게 된다. 1987년 조셉은 암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교단에 선 순간부터 죽기 전까지 그와 강의를 통해서든, 책을 통해서든 그와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그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다. “당신만의 희열을 따르라. 그것을 찾고, 그것을 따름에 있어 두려움을 느끼지 말라."

 

 아마 이것은 7살에 우연히 조셉이 그만의 행복을 찾고 그것을 따라가는데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며 걸어갔고, 신화에 있어서 누구보다 많은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자료를 남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신화와 인생>에서 볼 수 있었던 조셉 캠벨의 모습이기도 하다. 대학원 박사과정을 포기해 버리고, 5년간 칩거생활을 통해 방황의 시기를 맞이 했을 때도, 우연한 기회와 적절한 시점에 꼭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진을 만나서 결혼한 것 등 이 모든 것이 그에게 주어진그를 즐겁게 하는 것들을 타인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잘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ß 여기까지는 지난 번에 쓴 신화의 인생 내용과 같습니다  à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조셉 캠벨이란 사람 개인의 기록을 찾아 내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 자신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오로지 신화와 민담 등을 통해 제목 그대로 영웅의 여정을 통해 그가 발견한 각계 각국의 영웅의 여정의 공통점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쓴 이 기록들을 읽으며 어렴풋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찾아 낼 수가 있었다. 그가 알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나의 구슬로 꿰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이는 그가 신화에 얼마나 집중했었고, 깊이 공부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화와 인생>에서도 알 수 있었지만, 그는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영웅의 각 여정에 맞는 다양한 이야기를 알고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어릴 적 버팔로쇼에서 그가 인디언이야기에 매료된 것이 어쩌면 신화학자로서 그의 삶의 소명이 시작된 시점일 것 같다.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이 집 근처에 있었던 것은 초자연적 조력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학원을 마치지 않고 몇해간 칩거 생활을 하며 책만 읽었던 그 시간은 시련의 길이었던 것 같다. 그 기간동안 그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것은 여신과의 만남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귀환의 여정인 것 같다. 조셉 캠벨 일생을 보면 영웅의 여정이 있고, 각 시기 안에는 더 작은 영웅의 여정들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영웅의 여정은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순환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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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캠벨과 영웅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발견한 영웅모험의 도식.(어느 학교 교수님이 그려서 학생들에게 나눠 준 모양이다) 이 도식에서 특히 눈에 띠는 것이 있는데, 부름의 거부 아래 쪽에 적혀진 집 떠나면 고생임이라는 문구이다. 이 문구를 보고 한참을 웃었다. 영웅의 여정 첫 번째 단계에서 소명을 받고, 이를 당장 따라 갈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별로 없을 것이다. 소명을 받기 전까지의 익숙해진 삶을 버려야만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기에, 이전의 것을 버릴 결심을 하기까지 참 많은 고민이 뒤따를 것이다.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에 분명이 고생이 뒤따르겠지만, 그 고통의 과정을 겪고 난 후에 찾아오는 부활과 귀환은 아마 고생 이상의 보상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이 도표를 보며, 대학교 때 이 책을 접했다면, 지금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참고자료>

1)  www.bhgoo.com/zbxe/235904 작년 신화와 인생에서 쓴 저자의 기록

2)  http://tln.kr/4vf3e 네이버지식인 오픈백과

3)  <신화와인생> 저자소개

4)  www.jcf.org 조셉 캠벨 재단

5)  En.wikipedia.org/wiki/Joseph_cambell

6)  http://quigon.egloos.com/3936817 (그림출처)

 

2. 내가 저자라면

1) 책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다양한 사례의 활용 : 타고난 이야기꾼 조셉 캠벨은 이 책에서도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보여줄 수 있는 신화, 민담 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 머리말에 조셉 캠벨이 적은 것처럼 종교와 신화의 형태로 가려져 있는 진리를 밝히되 비근한 실례를 잇대어 비교함으로써 옛 뜻이 스스로 드러내고자 하는 목적이 아주 잘 반영된 것 같다.

 

하나의 사례에 여러 개의 사례 : 하나의 사례에 하나의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유사한 다양한 신화들을 찾아서 얘기 해 주고 있다. 이는 잘 모르는 나도 정말 세계 곳곳의 신화들이 유사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이러한 전개는 책을 읽으면서 전혀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오히려 풍성한 이야기 덕분에 재미있었다.

 

필자의 적절한 개입 : ‘이러한 의식을 접한 경험이 있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보기로 하자(p131)’, ‘그럼 먼저 초인간적 …… 검토해 보기로 하자(p268)’ 이렇게 대화하듯이 주제를 끌고 가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왠지 모르게 굉장히 필자와 친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 사람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이고, 집중하게 된다.

 

같은 책 안에 주석 있음 : 다른 책에 비해 유난히 주석이 책 내부에 있는 내용으로 했다. 다른 책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데, 책 내부에 있으니 바로 다시 볼 수가 있어서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림 하나에 한 페이지 할애 : (흑백이라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신화에 나오는 그림이나 그와 관련된 사진들이 한 페이지에 하나씩 들어가 있다. 이는 그림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매우 짧게 들어가 있다. 본문의 내용과 연결이 되어 있는 그림들이 많아서 그림을 이해하는데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반복해서 쓰기 : ‘뱀은 므우에트시를 물었다. 므우에트시는 앓았다. 뱀이 므우에트시를 물자, 므우에트시는 앓았다.(p387)’ 이야기 중에 이렇게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쓴 경우가 몇 군데 있었다.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서 반복해서 썼다고 추측 해 본다.

 

2) 책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

연결해서 이해하기가 좀 어려움 : 책을 읽으면서 각 장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쉽게 잘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책 한권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왠지 복잡하게 느껴진다. 아마 나의 이해력이 부족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도대체 왜 복잡하게 느껴지는지 생각해 보니, 결론은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나는 성향상 직설적으로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어느 정도 각 장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마저도 이야기로 풀어 버리니, 그것에 숨겨진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이야기를 읽는 것으로 넘겨 버린 것 같다. 물론 캠벨이 원래 그런 의도로 책을 쓰긴 했지만, 만약 내가 책을 썼다면, 이야기의 비중을 조금 줄이고 설명하는 부분을 조금 더 늘렸을 것 같다.

 

너무 다양한 이야기 : 영웅의 여정에 맞는 하나의 연결된 큰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책의 첫부분에 하나의 이야기로 영웅의 여정의 각 단계를 보여주고 시작했다면, 일단 커다란 틀을 이해하고 책을 읽기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큰 숲을 보여준다기 보다 숲에 서식하고 있는 각각의 식물과 동물들을 보여주는 식인 것이다. 큰 숲을 보고 이해한 다음에 숲 속을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면, 전체적인 윤곽을 잡기가 좀 더 쉬웠을 것 같다.

 

3) 내가 저자라면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은 크게 두개의 부로 나뉜다. 1부 영웅의 모험에서는 영웅의 여정 각 단계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영웅의 여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출발, 입문 그리고 귀환으로 이어진다. 출발에서 영웅은 소명을 알게 되고, 처음에는 소명을 거부한다. 하지만 이 때 조력자가 나타나 영웅을 도와줌으로써 첫 관문을 통과 할 수 있게 된다.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새로 태어나기 위한 단계이다. 죽음은 시련 또는 장애물과 맞닥뜨린다. 이런 시련과 장애물을 물리치고 나면 영웅은 모험의 최종 목적지에 다다르는데 있어서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여신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이 때 영웅은 영웅을 둘러 싸고 있는 제약, 욕망 그리고 유혹들과 마주하고 괴로워한다. 이러한 시련의 과정을 거치고 영웅은 마침내 자신만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모든 공포에서 자유로워지고 변화의 경계를 넘어서게 되는 상태가 된다. 모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많은 과정을 거쳐 드디어 입문한 영웅은 귀환의 모험을 다시 시작한다. 영웅의 귀환에는 격렬하거나 익살스러운 추격전이 벌어진다. 귀환을 하고자 하는 영웅과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이. 이때 주로 드러나는 양상은 초자연적인 후원자에 의한 지원이 영웅에게 주어지고, 이 지원으로 영웅의 추격을 지연시키는 수법으로 나타난다. 또는 도망치는 영웅이 끊임없이 장애물을 던져 추격을 지연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 영웅의 여정을 시작했을 당시에 나타난 초자연적 조력자와 같이 영웅을 둘러싼 모든 흐름이 그의 모험을 돕는 방향이 되어, 상황(초자연적인 힘)이 영웅의 모험을 도와 그의 귀환을 돕기도 한다. 그리고 마침내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에서 암흑의 세계로 들어갔던 영웅은 암흑의 세계(저승)에서 귀환을 하게 된다. 이렇게 영웅은 이승의 세계와 저승의 두 세계의 문턱을 넘나드는 훌률한 통로가 된다. 귀환을 무사히 마친 영웅은 '깨달은 자'가 되어 어떤 상태에서든 지복의 극락을 살게 된다.

2부에서는 이런 영웅의 여정이 순환되는 과정과 영웅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책을 쓸 때에도 이 영웅의 모험을 따라 쓸 수 있을 것이다. 자영업자의 여정이라고 한다면.

1장 출발

1. 영웅에의 소명 - 직장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두고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본인이 자신 있어하는 아이템을 우연히 발견한다.

2. 소명의 거부 - 하지만, 내가 일을 하든안하든 계속 나오는 월급을 쉽사리 포기 할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사업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들기 시작한다.

3. 초자연적인 조력 - 그 때 마침, 주변에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이미 가고 있는 조력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4. 첫 관문의 통과 -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준비한다.

5. 고래의 배 - 하지만 준비가 생각만큼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돈이 문제일 수도 있고, 경험도 부족하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2장 입문

1. 시련의 길 - '다시 회사로 돌아갈까?' , 사람들은 하나같이 얘기한다. '회사생활만 했던 니가 사업을 할 수 있겠냐고? 그냥 편하게 사는게 어떠냐고' 큰 맘 먹고 시작하고 가는 길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2. 여신과의 만남 - 이 때 나와 같은 길을 가서 이미 성공한 누군가를 만난다. 현재 영웅이 느끼고 있는 갈등을 이미 겪은 조력자(여신)은 영웅이 다시 마음을 다잡고 모험을 계속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3. 유혹자로서의 여성 - 이 때 무의식 깊은 곳에서의 공포가 다시 한번 밀려든다. 자신감이 사라진다. 또 다시 내가 가는 길을 의심한다.

4. 아버지와의 화해 - 내적인 갈등을 이겨내고, 오롯이 홀로 설 수 있는 기반이 드디어 마련된다.

5. 신격화 & 홍익 - 드디어 내가 가고 있는 모험의 길이 가는 방향과, 그 길에서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발견한다. 어떤 유혹이나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된다.

 

3장 귀환

1. 귀환의 거부 - 준비가 된 영웅은 현실로 되돌아 온다. 마음의 준비가 다 되었지만,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부딪히는 문제들이 많다. 현실에서 실행하는 것이 생각만큼 만만하지가 않다.

2. 불가사의한 탈출 & 외부로부터의 구조 -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해결이 된다.

3. 귀환 관문의 통과 - 그리고 무사히 본인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4. 삶의 자유 -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어떤 어려움에도 헤쳐나갈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사업은 비로소 성공의 궤도에 오른다.

 

3. 나를 무찔러 드는 글귀

 

<머리말>

진리의 상징적 분식을 피하고 아이들의 지적 수준에 맞추어 사건의 진상을 알게 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5

 

 

<프롤로그>

원질신화

신화와 꿈

변화 무쌍한 듯하지만 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야기의 일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정한 패턴이란, 영웅의 여정을 말한다.

아무리 읽고 들어도 이런 이야기는 결코 끝나는 법이 없다는 암시다. p13

심원한 창조적 중심을 촉발하고 고무하는 특징적인 효과가 아이들 놀이방에서 굴러다니는 하찮은 동화책에도 들어있다는 사실이다.

신화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p14

무의식은 꿈을 통해서, 혹은 벌건 대낮에, 아니면 정신 착란을 이용하여 갖가지 부질없는 몽상과 기이한 상념과 공포와 정신을 어지럽히는 허상을 마음으로 올려보낸다. p19

파멸이 끝난 다음에는 보다 대담하고, 깨끗하고, 보다 푸짐한 인간적인 삶으로의 눈부신 재건, 이것이 바로 우리 속에 내재하는 신화적 영역에서 오는 이 심란한 밤손님의 유혹이며, 약속이며, 공포인 것이다. p21

신화와 제의의 주요 기능은, 과거에다 묶어두려는 경향이 있는 인간의 끊임없는 환상에 대응하여 인간의 정신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상징을 공급하는 것이다. p23

우리는 자궁이라는 이름의 무덤 tomb of the womb에서 무덤이라는 이름의 자궁 womb of the tomb까지 완전한 순환 주기를 산다. p25

수소의 재등장은, 맡은 역할의 기능에 대한 철저한 복종을 상징했던 것 같다.

제의를 거부하는 신성 모독 행위로 개인은 사회라고 하는 거대한 조직으로부터 하나의 단위로 떨어져 나오게 되었다. 이 하나가 부서져 여럿으로 분열하면서 각개 충돌(서로 자신을 억제할 수 없는)로 치달았다. 이렇게 되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길은 힘뿐이다. p27-28

영웅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자기 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다.

자기 극복이란,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과정이다. 습관일 수도 있고, 관습일 수도 있다. 무엇이 되던, 엄청난 인내와 고통이 필요하다. 그래서영웅이라 명명할 수 있나보다.

죽음이 승리하는 날이 오면 죽음이 다가온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십자가에 달렸다가 부활하는 길뿐, 갈가리 해체되었다가 재생하는 길뿐이다. p29

지난 입학여행 때 경주에서 했던 장례식이 생각난다. ‘잘 죽고’, ‘잘 다시 태어나는 것나는 그때 제대로 죽은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 다시 죽여야 할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창조 작업의 회복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보다 높은 차원을 위한 위기가 따르는데, 토인비 교수는 이 위기를 묘사하는 데 <해탈 detachment> <변용,transfigu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p30

영웅은 과거 개인적, 지방의 역사적 제약과 싸워 이것을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정상의 인간적인 형태로 환원시킬 수 있었던 남자나 여자를 일컫는다. p33

이 꿈에는 영웅이 체험하는 모험이 지닌 보편적 신화 양식의 기본적인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p35

사람들은 비교적 무의식적으로 시민 및 종족으로서의 정례를 따름으로서 대부분 위험 부담이 적은 길을 택한다.

모험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에 비해 모험을 덜 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남들이 해본 것, 가본 길검증된 것만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면창조라는 단어는 묻혀 버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맹세하고 서원해도 절망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란, 내부의 소명도 외부의 교리도 모르는 사람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란 이 얼마나 하찮은 물건인가! 그러나 이나마 없으면 미궁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아무 희망도 없는 모험과 다름 없는 것이 아닌가. p37

미궁에서 빠져 나오는 데 필요한 것은 평소 우리 곁에서 늘 두고 쓰던실타래였다. 내가 하는 모험에서 이 실타래의 역할을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멘토? 사부? 동기들? .. 이렇게 생각하니 왠지 든든하다.

우리는 단지 영웅이 깔아놓은 실만 따라가면 되는데도 그렇다. p39

 

비극과 희극

그리스인들이 생각하던 비극은, 신들이 파국을 맞는 대신전에서는 물론, 채찍에 찢긴 얼굴들이 들어앉은 평범함 가정에서까지 십자가에 매달리는, 현실적이고, 본질적이며 흥미 본위인 민주주의의 비극이다.

신화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사회, 인간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내면으로의 깊은 성찰보다는 단지 현재를 즐기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오직 자궁에서 하릴없이 튀어나온 생명을 받아 먹어 치우는 무위의 공허, 절대적인 어둠이 있을 뿐이다. p42

신화적 영웅의 길은, 부수적으로는 지상적일지 모르나, 근원적으로는 내적인 길이다. 즉 보이지 않는 저지선이 뚫리고, 오래 전에 잊혀졌던 힘이 다시 솟아 세계의 변용에 기여하게 되는 그런 심연으로 뚫린 길인 것이다. p44

심연으로 뚫린 길. 내면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는 영웅의 길. 오래전에 잊혀졌던 힘이란 무엇이며, 내게도 과연 존재할까? 그리고 내가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에 찾을 수 있을까? 약간은 두렵다.

 

영웅과 신

해지기 전에 이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정복자는 초저녁에 자기의 전생을 알았고, 한밤중에는 사물을 두루 꿰뚫는 혜안을 얻었으며, 새벽녘에는 인과를 깨쳤다. p47

진정한 창조 행위는 죽어가는 것으로부터 세상으로 무엇인가를 가져오는 행위로 표현되며 p50

죽어가는 사회와 죽어가는 개인을 살릴 수 있는 길이고, 이것이 바로 영웅이 필요한 이유.

(3)초자연적인 조력, 즉 어느 수준까지의 모험에 도전한 사람에 대한 뜻밖의 도움 p51

 

세계의 배꼽

신의 화신으로서의 영웅은, 영원의 에너지가 시간성 안으로 흘러드는 배꼽, 즉 세계의 배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의 배꼽은 연속적인 창조의 상징, 모든 사물 안에서 약동하는 소생의 연속적인 기적이 일어나게 하는 세계 보존의 신비인 것이다. p58

이 참배자의 목표는, 생명 지향, 생명 부흥 양식의 기억을 내부로부터 환기시키는 한 수단으로서의 보편적인 패턴을 연습하는 것이다. p61

세계의 배꼽은 도처에 있다. p62

 

<1, 영웅의 모험>

출발

영웅에의 소명

이러한 소명을 믿는 장소로 전형적인 곳은 깊은 숲속, 큰 나무아래, 샘가……, 운명의 힘을 전하는 전령관은 혐오감을 주는, 참으로 하찮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p72

여기엔 징그럽고, 사랑이나 인정을 받지 못한, 미지의 혹은 지진한 요소, 원리, 그리고 생존의 본질이 우글거리고 있다.

고지자는 어둡고, 징그럽고, 무섭고, 세상의 버림을 받은 존재인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길을 따르면, 길은 낮은 벽을 통해 보석이 빛나는 밤으로 열린다. p73

이 신화적 여행의 첫 단계(우리는 이를 <모험에의 소명>으로 불렀다), 운명이 영웅을 불렀고, 영웅의 영적 중심이 그가 속한 사회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옮겨졌음을 암시하고 있다. p80

미지의 영역이라서, 깊은 숲속, 큰 나무아래, 샘가 등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장소들이 소명을 믿는 장소로 정해지나보다.

 

소명의 거부

현실 생활에서는 자주, 신화나 민간 전승에서도 드물지 않게 소명에 응하지 않는, 조금은 답답한 경우를 우리는 만난다. 다른 데 주의를 집중시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소명에 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p81

하고 싶은 일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문제-, 가족, 등등-들 때문에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 ‘이 사람은 왜 당신의 소명에 응하지 못하고 있는걸까?’

, 사랑스럽되 눈멀고 약한 자여,

내가 바로 그대가 찾던 그이니라!

너를 몰아내던 그대는, 그대 내부로부터 사랑까지 몰아내었다. p83

당사자가 유아기적 자아 그리고 유아기적 정서 관계 및 이상의 틀을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당사자는 유아기의 벽에 갇혀 있다. p85

특정 사상에의 반응을 교묘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거부하되, 내적인 공허를 기다리는 미지의 요구에 심층적으로, 고도로, 그리고 풍부하게 응하는 것이다. 일종의 주어진 삶의 방식에 대한 철저한 파업 혹은 폐기라고나 할까, p87

저는 부부 생활만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죽음을 마시겠습니다. p89

저에겐 결혼할 의향이 없습니다. 저는 왕녀이고, 남정네를 통치하는 여후인데 어찌 남자의 통치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p91

.. 이 여자.. 멋있다.

 

초자연적인 조력

소명을 거부하지 않은 모험 당사자는 영웅적인 편력 도중 첫 번째 보호자를 만난다. p93

소명에 응답했고, 용기 있게 미지의 사건에 대한 체험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영웅은 모든 무의식의 힘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p96

→ ‘아하!!’ 왠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문장이다. 소명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이들에게 꼭 덧붙여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물론 나 자신에게 필요한 말이기도 하고.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일단 시작하라는 것.

나는, 미지의 종국으로 떠밀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가 그곳에 이르는 순간, 내가 불필요하게 되는 순간, 나를 갈가리 찢는 데는 한 입자의 원자면 충분하다. p97

한 입자의 원자. 단 한 순간이다. 소명을 느끼는 순간.

의식적인 개성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체계 및 우리가 따르는 안내자의 불가사의한 힘에 의한 후원은 우리의 이성이 헤아리지 못하는 영역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p98

이성이 헤아리지 못하는 영역 = 무의식의 세계?

 

첫 관문의 통과

초자연적인 신부가 다 그렇듯이 남편이 혹 부부간에 마땅히 지켜야 하는 예절을 무시하고 변덕을 부리면 종적을 감추어버린다. p108

이 관문을 지나면 우주적 근원이라는 성역에 한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p110

이들이 가진 초자연적인 능력은 정글에서나 꿈속에서 정령을 만나거나 죽음과 재생의 체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모험이란 기지의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을 말한다.

자기 생활권이라는 벽에서 한 발이라도 밖으로 나가는 영웅은 반드시 이런 괴물(몹시 위험하면서도 마법의 권능을 베푸는)과 만나야 한다. p112

태어나면 어차피 한번은 죽게 되어 있는데 두려워할 까닭이 없지 않은가? p117

자아는 끈끈이 터럭에다 붙여두고 영웅은 제 갈 길을 가는 것이다. p120

자아를 두고 간다는 것은, 영웅의 모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일상으로 잘 돌아오게 하기 위한 조치일까? 아니면 변화와 미지의 세계를 좀 더 잘 받아들이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비유적으로 보아, 신전으로 들어가는 것과, 고래의 입을 향한 영웅의 돌진은 같은 모험인 셈이다. 즉 회화적 언어로 말하면 둘 다 생의 구심화 행위, 거듭나는 행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p123

 

2. 입문

1) 시련의 길

일단 관문을 통과한 영웅은 기묘할 정도로 유동적이고, 모호한 형태로 이루어진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p128

주술사란, 이러한 유아적 놀이를 주도하고, 공통의 근심거리를 밝혀내는 지도자인 것이다. 그들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방에서 성공하고 현실적인 어려움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잡귀와 대리 전쟁을 치르는 것이다. p133

이제 영웅은 용을 죽여야 하고 몇 번이고 위험한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그 동안 영웅은 몇 차례의 예비적인 승리를 거두고, 일시적이긴 하나 무아의 경지를 체험하며, 이상향을 엿보게 된다. p143

무아의 경지를 체험하기 위해, 앞에서 자아를 터럭에 붙여두고 모험을 떠난다고 한건가?

 

여신과의 만남

그녀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 미녀처럼, 아직 우리의 속 영원의 바다 밑바닥에 거하고 있는 것이다. p148

왜냐하면 이 여신이 세계의 창조자, 영원한 어머니, 영원한 처녀이기 때문이다. 이 여신은 포옹하는 것을 포옹하고, 자양하는 것을 살지게 한다. p151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여신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엄청난 재앙일 수 있다.

신화학의 심상 언어에서 여자는, 알려질 수 있는 것들의 전체성으로 표상된다. 알게 되는 존재가 곧 영웅이다. p153

왕도란 싸움없이, 치열한 전쟁을 치르지 않고는 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p156

모험 당사자가 청년이 아닌 처녀일 경우에는, 그 재능이나 아름다움이나 욕망으로 보아 불사신의 배우자가 되기에 마땅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p158

 

유혹자로서의 여성

싸움이나 짜증은 무식한 자들의 미봉책에 지나지 않고, 후회는 때늦은 각성일 뿐이다. p159

우리는 이 일반적인 유형과의 비교에서 우리자신의 입장을 밝혀내야 하고 이것을 우리는 우리를 가로막는 제약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데 필요한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

이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개개인이 자기 삶을 파악하는 징후인 것이다. p160

자신을 순수한 존재, 선의 징수, 부동의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 그는 자유로워진다. p162

마귀의 목표이기도 한 이 땅, 시온을 향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마귀가 도둑무리와 은거하고 있는 이 땅의 초라한 나그네다. p166

 

아버지와의 화해

<화해  atonement>, <하나되기 at-one-ment>란 스스로 만들어낸 두 마리의 괴물((초자아)으로 보이는 용과 죄악(억압된 이드))으로 보이는 용을 포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자면 자아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데 이게 예사 어려운 일이 아니다. p170

자식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이 부모의 이야기는, 입문이 잘못 되었을 때 입문자의 삶에는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옛사람들의 생각을 확인시켜 준다. p177

이때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노래를 부른다. 수술은 신속하게 진행된다. 겁이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물러선다. 최면 상태에서 수술을 끝낸 소년은 모여선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는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신화를 보면, 초기 입문 의식에서는 모든 젊은이들이 죽음을 당한 것으로 되어 있다. p181

죽음은 이 우주적인 저주를 내리고는 휴식에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다시 나타났다.

이 일이 끝나자 죽음은 복을 내렸다. p186-187

(17)영웅이란, 정확하게 그곳을 뚫고(그가 속한 세계와 함께) 들어가, 그의 존재를 제약하는 매듭을 잘라야 하는 것이다. p192

→ ‘제약하는 매듭이라는 것은, 타인이 기대하는 것, 사회가 한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고 믿어지는 사회적 편견이나 사회적 요구사항 등이 아닐까.

 

신격화 Apotheosis

신이 남성과 여성의 성격을 두루 갖추는 예는, 신화의 세계에서는 그리 생소하지 않다. 이러한 신들은 항상 불가사의한 모습으로 신화에 떠오른다. p198

<찬양할지라, 거룩하신 이께서 첫 사람을 지어내실 때, 그를 양성으로 만드셨다> p199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빼앗는 사람에게는 되받으려고 하지 마라.

너희가 만일 자기한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잘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p206

우리가 일단 세계의 원형들에 대한 편협스런 교회적, 종족적, 국가적인 해석의 선입견을 홀가분하게 벗어 던지게 되면, 우리가 전수받아야 할 최상의 도리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서슴없이 이웃을 공격하는, 누구에게만 자애스런 아버지의 도리가 아님을 이해하는 게 가능해진다. p207

(18)<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 p208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계속해서 판단하게 된다. 누군가가 나를 판단하는 표현을 하면 굉장히 기분 나빠하면서, 어느 새 나도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판단하고 있다는 말을 던지고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할 것.

이 도깨비에게 있어서 고귀한 모든 형상과 존재는 오직 제물일 뿐이다. 그러나 이어서 우리는 기적적으로 재생한다. 이때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가 아닌, 그 이상의 존재다. p212

정신분석학은, 무의식적으로 빗나간 욕망과 적의 때문에 비현실적인 공포와 애증의 이중 감정에 시달리는 환자를 치료해 주는 기술이다.

마지막 <미망과 욕망과 적의의 적멸>(즉 열반)과 더불어 마음은, 생각이 실체가 아님을 깨닫는다. 생각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참된 경지에 들어간 마음은 안식을 얻는다. p215

신적인 차원의 언어로 일컬을 떄 시간의 세계란 곧 위대한 어머니의 자궁이다. 아버지에 의해 끼쳐진 생명은 그 안에서 어머니의 어둠과 아버지의 빛으로 합성된다. p223

 

홍익

여기에서 이 모험이 쉽게 끝났다는 것은 주인공이 초인간이며, 원래가 왕의 재목이었음을 뜻하고 있다. p226

축복받은 영혼이 천국에 이르면 그때를 대비해서 간직했던 <빛의 옷>을 입은 성인과 천사를 만난다고 가르친다. p230

육체와 영혼의 양식, 마음의 평화는 다름아닌 만병 통치약, 즉 마르지 않는 젖꼭지가 내리는 은혜다. p231

그러나 신들은 지나치게 잔혹하고 지나치게 조심스러울 때가 있다. 이럴 경우 영웅은 그 불로불사의 영약을 손에 넣기 위해 속임수를 써야 한다. p237

이제 그들이 건너가고 있는 피안은 원초적인 홍수의 영웅 우트나피쉬팀이 아내와 더불어 영생불사의 평화 안에 안주하는 땅이었다. p243

영원을 알면 이해력이 넓어지고, 이해력이 넓어지면 포용력이 넓어진다. 시야가 넓어지면 귀함을 얻는다. 귀함이란 천상적인 것과 다름아니다.

<천상적인 것이 도다. 도는 영원이다. 여기에 이르면 육체가 썩는 것도 두려워할 바 아니다.> p248

개인적인 한계를 넘는 고통은 곧 전신의 성숙에 따른 고통이다. 예술, 문학, 신화, 그리고 밀교, 철학과 수련은, 모두 인간이 자기 한계의 지평을 넘고 드넓은 자각의 영역으로 건너게 해주는 가교인 것이다.

영웅의 마음은 마침내 우주의 벽을 깨뜨리고 모든 형상(모든 상징, 모든 신성)의 경험을 초월하는 자각에 이르게 된다. p249

 

<3. 귀환>

1. 귀환의 거부

근원을 투시함으로써, 혹은 남성이나 여성, 인간이나 동물로 화신한 자의 은혜를 입음으로써 영웅의 임무가 수행되었다고 하더라도 모험 당사자인 영웅은 아직 생을 역전시키는 전리품을 가지고 귀환하는 모험을 치러야 한다. p253

(19)인간이 나고 죽기를 여러 번 할 동안 저는 어디에서 멈추어야 할지,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도 모르는 채 그저 뛰고 괴로워했습니다. p256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서 영웅의 여정을 시작했을 때 생길 수 있는 경우일 것 같다.

 

2. 불가사의한 탈출

승리한 영웅이 여신이나 신의 축복을 획득하고, 그가 속한 사회를 구원할 불사약을 가지고 원상 복귀할 대목이 되면, 영웅 모험의 이 최종 단계에서 초자연적인 후원자에 의한 지원이 따르는 법이다. p257

여웅의 도망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은 뒤에 남은 다른 사물들이 영웅 대신 대답하여 추격을 지연시키는 수법이다.

이 지경에 이르자 남편은 아내가 두려워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기로 마음 먹었다. p261

영웅이 도망치는 대목에서 또 하나 자주 등장하는 방법은, 도망치는 영웅이 끊임없이 장애물을 던져 추격을 지연시키는 수법이다. p262

그리스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뤼디케 신화, 그리고 세계 전역에서 채집되는 수백 가지의 비유적 전설들은, 영웅에게 실패의 기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무서운 관문 건너쪽에서 애인과 함께 귀환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한다.p269

 

3. 외부로부터의 구조

영웅은 외부의 지원을 빌려 초자연적 모험에서 귀환하는 수가 있다. 말하자면 이 세계가 합세하여 그를 도울 수도 있는 것이다. p269

신은 만물에 내재하기 떄문에, 부엌의 냄비나 접시에서 천황에 이르기까지 만상은 신으로 여겨져야 마땅하다는 것, 이것이 신도, <선의길>이다. p276

이 세 예화에서 초자연적인 힘은 주인공의 시련에 끝까지 동참하다 마지막 단계에 나타난다.

외부로부터 구조를 받든, 내적 충동에 따라 살아나든, 신들의 안내를 받든, 영웅에게는 오래 잊고 있던 곳으로 애써 얻은 전리품(홍익)을 가지고 돌아가야 할 단계가 남는다. p280

 

4.귀환 관문의 통과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경은, 신에 버금가는 사람은 발로 땅을 밟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신성성, 주술력, 터부, 혹은 신성한 인물, 또는 터부가 되어 있는 인물에게 충만하다고 믿어지는 신비스러운 힘의 성질에 대해, 고대 철학자들은, 그 명칭이 무엇이든 간에 라이든 병에 전기가 충만해 있듯이 신성한 인물에 충만해 있는 물질적 실체 혹은 액체라고 생각했다. p290

자기 모험을 완성하기 위해서, 귀환한 영웅은 세계의 충격을 견디어야 한다.

그는 깨어 있는 채로 깊은 잠이라는 천복의 은혜를 체험했고, 믿어지지 않는 모험이라는 튼튼한 액막이를 지니고 빛의 세계로 귀환했기 때문에 일상의 엄연한 환멸에 직면하고도 자기 확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p291

(20)카마르 알 자만의 기나긴 이야기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은 운명이 일상의 삶으로 구체화되는 완만하면서도 놀라운 역사다. 그러나 이 운명이 모든 이에게 다 구체화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안으로 뛰어들어 이를 체험하고, 반지를 얻어 다시 현실로 귀환한 영웅에게만 가능하다. p294

소명을 받아들인 사람, 영웅의 여정에 모험을 시작한 사람, 그리고 그 여정을 잘 견뎌낸 사람들. 그래서 그들이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온다.

 

두 세계의 스승

이 영원의 순간이, 자기 개인의 운명에 대한 카마르 알 자만의 로맨틱한 자각 너머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p299

아무리 매력적이고 또 인상적이라고 하더라도 상징이란 이해를 돕기 위한 편의적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p305

오직 믿는 마음이면 나를 알 수 있고 참답게 볼 수 있으며 내게 들어와 하나가 될 수 있는. p306

깨달은 자는 이런 상태에서도 지복의 극락을 산다. p307

 

삶의 자유

자기는 선한 자를 대표하고 있다는 간주하고, 죄악을 불가피한 것으로 합리화함으로써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부류도 있는 것이다.

 

신화의 목적은 개인의 의식과 우주적 의지를 화해시킴으로써 생명에 대한 그 같은 무지를 추방하는 데 있다. p307

영웅은 생성된 것의 투사가 아니라, 생성되는 것의 투사다. 왜냐하면 그는 현재 존재하기 때문이다.

(21) 온 우주 안에서 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음을 안다. 오직 변화하고, 새로운 형상으로 재생될 뿐인 것이다. p313

세상 만물은 순환한다. 형태만 바뀔 뿐 계속 돌고 돈다. 우리들의 인생도 그렇다.

 

<4. 열쇠>

원래 살던 오두막이나 성에서 떠난 신화 속 영웅은 꾐에 빠지거나, 납치당하거나 자진해서 모험의 문턱에 이른다. 여기에서 영웅은 길을 안내할 그림자 같은 부정적인 존재를 만난다. p316

영웅이 고래의 배 안에서 불을 일으키는 행위는 성스러운 결혼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p318

이 여행의 목적은 부모와 함께 영원한 자아 eternal self, 성령 the Spirit of God, 그리고 은총의 모태 Womb of Grace를 방문하는 데 있다.

누구든지 새로 나지 아니하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를 볼 수 없다.

세례에 대한 일반적 해석은 <원죄를 씻는 의식>으로 되어 있다. 즉 재생이라는 측면보다는 정화의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수천 년에 걸친 영혼의 모험을 유추에 의해 표상해 온 만큼 그 대응 관계의 전 체계를 섣불리 펼쳐보이기 이전에 그것이 지닌 모든 함축적 의미들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p322

 

<2부 우주 발생적 순환>

유출

심리학에서 형이상학으로

우리는 이를 읽고, 그 일정한 패턴을 연구하고, 그 다양성을 분석함으로써 지금까지 인간의 운명을 조형해 왔고, 앞으로도 우리 사적, 공적인 삶을 주관해 나갈 그 무서운 힘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신화는 전통적인 지혜를 전달하기 위한 강력한 회화적 언어로 기능한다. p326

 

이 힘은 모든 구성물의 생성 원리이고, 그들이 이 세상에 현현해 있을 동안 그들을 지탱하고, 그들을 채우며, 궁극적으로 그들이 돌아갈 귀소라는 것이다. p327

제의와 신화의 기능은, 유추작용을 통해 이를 볼 수 있게 하고 이를 촉진시키는 기능이다. p330

구원은 초의식으로의 귀환과, 이에 따른 세상의 소멸에 있다.

영웅은, 살아 있을 동안에, 창조 과정 중에는 지각되지 않는 초의식의 요구를 알고 이를 대리하는 자다. p331

(22)영웅의 모험은, 그의 삶에서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나타낸다. 이 순간은 살아 있을 동안에, 우리의 살아 있는 죽음의 어두운 벽 너머의 빛의 길을 발견하고, 이 길을 열었다는 의미에서 참으로 중요한 순간이다. p332

내가 가는 모험의 길에서는 어떤 빛의 길, 깨달음의 순간이 올 것인지 기대된다. 이미 나는 길을 연 것 같긴한데, 길이 열린 것 만으로 그 순간이 될 수 있는건가?

 

우주의 순환

우주 발생적 순환에 의해 설명되는 철학적 공식이란, 존재의 세 단계를 통한 의식의 순환을 말한다. 그 첫 단계는 깨어나는 체험의 단계, 즉 태양의 조명을 받고, 만물에 공통된 외계 우주의 험난하고 총체적인 사실들을 인식하는 단계다. 두 번째 단계는 꿈 체험의 단계, 즉 꿈을 꾸는 당사자와는 본질상 동일한 개인적 내부 세계의 유동적이고 모호한 형태를 인식하는 단계다. 세 번째 단계는 깊은 잠에 빠지는 단계, 꿈을 꾸지 않는 지복의 단계다. p338

 

허공에서공간

마음이 정상 상태에 머물러 있어서 마음이 좋아하는 이미지나 전통적인 이미지에 안주하려 할 때 신화 체계는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한다. 이미지가 메시지 자체라고 옹호하면 안 된다. p343

 

공간의 내부에서생명

우주 발생적 유출 Emanations의 첫 번째 결과는 이승적 단계의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고, 두 번째 결과는 이 틀 속에서 생명이 지어졌다는 것이다. p348

한처음의 우주는 인간의 형상을 한 자아Self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내가 바로 그다(I am he)> 하고 소리쳤다.

 

드디어 그는 꺠달음을 얻고 이렇게 생각했다.(내가 만물을 지었으니, 내가 곧 창조로다) p355

그가 정결하고, 그의 행동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으면 그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의 짝이었던 영혼의 여성적인 부분과 제대로 짝하게 된다. p357

 

하나에서 여럿으로

공간과 자연의 파노라마를 거기에 거주하는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 이 우주적 풍경에 갑작스런 변모의 그늘이 진다. p358

하나가 여럿으로 나뉘는 이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운명은 <우연히> 그러나 <성취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근원적인 시각에서 보면, 세계는 존재하고, 폭발하고, 해소되는 형식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p366

 

창조의 민화

기원 설화라는 범주 아래 모인 많은 이야기들은 창세기보다 더 인기 있는 동화들이다. 이러한 익살스러운 신화 체계화는 고급이든 저급이든 모든 문화권에 공통되어 있다. p369

민간 신화들은 초자연적 발산물이 공간적 형식을 취해 돌입해 들어오는 순간에만 창조 설화를 흡수한다. p373

 

처녀 잉태

어머니 우주

(23)창조자의 부성적 측면보다는 모성적 측면을 강조하는 신화 체계에서 이 원초적 여성은 태초의 세계를 지배하면서, 남성에게 맡겨졌을 법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존재에 대한 다소 야릇한 표현이 핀란드의 신화 체계에서 발견된다. p375

이런 신화적 배경 때문에 핀란드가 다른 나라와 달리 복지에 대한 마인드가 남다르고, 사람들의 생활수준이나 만족도가 높은 건가?란 생각이 들었다.

절대한 우주적 바다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그는 근본적으로 비인간적인 힘을 행사하는 자연의 입문 의식을 치러야 하는 것이었다. p379

 

운명적 모태

모롱고는 뱀과 잤다. 모롱고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낳지 않았다. p387

 

구세주를 낳는 자궁

미혼모의 민화

(24)우연히 삼킨 잎사귀 한 장, 호도 한 알, 아니면 바람 한 점이, 만반의 준비가 끝난 자궁 안에서는 생명으로 잉태할 수 있다. 잉태하는 능력은 도처에 널려 있다. 종작없는 생각, 혹은 시대의 숙명이 구세주인 영웅이나 세계를 파멸시키는 악마를 잉태케 할 수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p393

영웅의 여정을 위한 준비. 어쩌면, 그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정신적 고통을 겪는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스쳐지나갔던 사람, 혹은 경험들이 영웅의 여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장애물과 시련들을 견딜 수 있는 방패막이 될지도.

 

영웅의 변모

최초의 영웅과 인간

첫째는 비실재적 실재의 직접적인 유출에서 신화적 시대의 유동적이나 시간을 초월한 존재에 이르는 단계, 둘째는, 이 실재적 실재에서 인류 역사의 영역에 이르는 단계다. p396

영웅은 점차 우화적인 성격을 일탈하다가 다양한 지방적 전승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마침내 전설은, 기록되는 시대라는 빛의 세례를 받게 된다. p397

(25)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은 월우의 화신이나, 운명의 팔괘라는 초월적 지혜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희망에 따라 행동하는 완전한 인간 정신이었다.p 398

그리스인들이 생각했던 비극이 바로 지금 현재의 상황인 것이다.

 

인간적인 영웅의 어린 시절

전설을 만든 사람들에겐 탄생의 순간, 심지어는 잉태의 순간에 영웅에게 초자연적인 능력을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신적인 존재란,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있는 전능한 자아의 계시다. 삶에 대한 묵상은, 따라서 정확한 모방에 이르는 전주곡으로서가 아니라 자기의 내재적인 신성에 대한 명상의 형태여야 한다.

<이를 앎으로써 신이 되는 것> 이다. p400

영웅의 행적은, 형이상학적 비의의 상징이 된다.

영웅 자신의 행적이 재발견되고, 재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 p401

(26)문제의 숙명적인 아기는 기나긴 암흑의 기간을 견디어야 했다. 이 기간은 극히 위험하고, 장애물이 많은 상황이며, 치욕을 당하는 기간이다. p409

인생의 겨울과 같은 의미인 것일까? 이 기간을 견뎌내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조력자가 나타나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게 혹은 막아주는 조력자 말이다.

신화는, 그러한 체험을 견디고, 거기에서 살아나오는 데는 범상하지 않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p410

이러한 십자가 위에서의 고난과 부활의 주제는, 영웅 자신의 몸, 혹은 그가 속한 세계가 맞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p413

그는 자기 껍질이 부서지고 비로소 소년, 아주 크고 잘생긴 소년이 된 것을 몹시 기뻐했다. p414

이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투에 대한 흥분(뒷날 그의 <발작>, 혹은 변이>로 알려진 기괴하고 특이한 변화)에 사로잡힌 그는, 순식간에 50명의 정예 소년군을 무찔러버렸다. p415

 

전사로서의 영웅

이제 길을 떠나 아내될 만한 동류를 찾고자 합니다. p420

바로 이 배꼽에서, 영웅은 자기 운명을 자각하러 떠난다. 그의 장년기 행적은 세계에다 창조적인 힘을 쏟아붓는다. p421

영웅의 행적은 순간의 결정화에 대한 끊임없는 파괴 행위다. 이야기는 순환한다. 신화의 초점은 발전하는 단계에 모인다. 변모, 유동성, 일정하지 않은 무게는, 살아 있는 신의 특징이다.

영웅의 기본적인 임무는, 그러한 괴물과 폭군을 퇴치하고 인간의 삶의 무대를 정화하는 것이다. p422-423

고대의 전사인 왕은 괴물의 퇴치를 자기 임무로 생각했다. 용과 대적한다는 빛나는 여웅의 신조는, 모든 군사 행동에 대한 자기 합리화의 한 방편이 되어주었다. p427

 

애인으로서의 영웅

적과 싸워서 장악하는 주도권, 괴물과 싸워서 획득하는 자유, 폭군의 족쇄에서 풀려난 에너지는 여성으로 상징된다.

처녀는 영웅 자신의 <다른 한쪽>이다.

처녀는, 영웅이 감옥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 영웅 자신의 운명의 이미지다. p428

쿠훌린이 겪은 영웅 모험은, 불가능한 사명을 완수한 고전적인 영웅담의 필수 요소를 소박하면서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이인이 나타나 쿠훌린에게 바퀴 하나와 사과 하나를 주었다. p429

신부의 침대에 드는 전제 조건으로 제시되는 어려운 임무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영웅 신화에도 등장하는 모티프다.

즉 운명자체(곧 처녀)가 그에게 힘을 빌려준다.

숙명적인 승리자의 눈은 어김없이 상황이라는 요새의 틈을 읽어내고, 그의 주먹은 그 틈을 출입구로 뚫어낼 수 있다.

과감하게 자기 본성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는 자 앞으로는 어려움이 비켜나고 뜻밖의 탄탄대로가 나타나는 법이다. p431

 

황제로서, 폭군으로서의 영웅

최고의 영웅이란 …… 눈을 다시 뜨고서 오고 가며 기쁨과 고뇌가 교차되는 세계의 파노라마를 통해 하나의 실재가 다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깨치는 영웅이다.

첫 번째 영웅의 특징적인 모험이 신부(신부는 곧 삶이다)를 얻는 것이라면, 두 번째 영웅의 특징적 모험은 아버지를 찾으러 떠나는 것이다. p432

영웅 모험의 목표가 미지의 아버지를 찾는 것일 때, 여기에 등장하는 기본적인 상징 체계는, 시험 및 정체 고백의 상징 체계다. p434

인간의 시각이 평형 상태의 인간적 측면으로 기울어질 때, 천상적 능력의 체험은 그것으로 끝난다. 한 사회를 관류하던 사상도 사라지고, 오직 힘만이 그 사회를 동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구세주로서의 영웅

폭군은 제한된 인격의 그림자로써, 성총의 근원을 가로막아 왔다.p 438

존재하는 것은, 오직 생과 사의 끝없는 순환일 뿐입니다. p440

 

성자로서의 영웅

삶의 너머에서 존재하는 이런 여웅은, 신화를 초월한 영웅들이기도 하다. p444

 

영웅의 죽음

영웅의 전기 마지막 장은 영웅의 죽음, 혹은(저승을 향한) 떠남의 장이다. 여기에서는 그의 전생애가 요약된다.

영웅은 마땅히 무덤과 화해할 수 있어야 한다. p445

생전에 이원적인 균형을 상징하던 영웅은, 죽어서도 이미지를 합성한다. 샤를마뉴처럼 영웅은 잠을 자다가도 운명의 때가 되면 일어난다. 그는 다른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있다. p449

 

소멸

소우주의 끝

놀랄 만한 권능을 가진 막강한 영웅은 바로 우리들 개개인이다. p458

(27)우리 역시 영원히 이승에 있는 것은 아니에요. 잠시 다녀가는 것뿐입니다. 우리 삶이란 햇볕에 몸을 덥히는 것 같은 것이지요. p460

삶이란 햇볕에 나와 잠깐 몸을 덥히고 그 삶이 끝나면 햇볕을 떠나 차가운 대지로 돌아가게 되는 것. 이 말은 정말 너무 그럴듯하다.

내 몸의 부분부분에, 신들에 딸리지 않은, 신들의 것이 아닌 부분이 없다. p465

 

대우주의 끝

선의를 이 땅에 넘치게 하소. 연민과, 기쁨과, 평등이 여기에 넘치게 하소. 어머니와 아버지를 공경하고, 집안 어른들을 섬기소. p468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앞에 다가온 줄 알아라.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날과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p473

 

<에필로그>

신화와 사회

변신 자재자

사회가 무엇이냐는 관점이 아니라, 신화가 어떻게 기능하고 과거에 어떻게 인간에 봉사해 왔으며, 오늘날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관점에서 검토해 보면, 신화는, 삶 자체가 개인, 종족, 시대의 강박 관념과 요구에 대해 부응하듯이, 신화 자체도 그에 부응할 것으로 비친다. p478

 

신화, 제의, 명상의 기능

출생, 세례, 결혼, 장례, 취임 등의 종족적인 제의는, 개인의 삶의 위기 및 행위를 표준적이고 비개인적 형식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p479

무관심과 반항(혹은 도피)은 개인과 사회를 단절시킨다.

그러나 진정으로 종교적인(순전한 주술의 반대 개념으로서의) 제의의 가장 중요한 동기는 피할 길 없는 운명에 순종한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모든 의식은, 자연의 휴식과 더불어 오는 이 혹한의 계절을 견디어 낼 수 있도록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준비를 촉구한다. p480

따라서 이 길은 자기 내부에서 탐색되고 또 발견되어야 한다. 성별, 연령별, 직업별 차이는, 우리 인간의 특질상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이 세계의 어느 단계에서 우리가 한동안 입고 있는 옷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p481

명상을 통해 입문자는 자기의 심층에 이르고, 마침내 그 껍질을 뚫고 엄청난 자각에 이른다.

자기 자신을 위대한 인간으로 발견한 아무개 씨는 내성적이며 초연한 인간이 된다.

이것이, 나르키소스가 호수를 내려다보는 단계이며, 부처가 보리수 아래 앉아 명상하는 단계다. p482

 

오늘날의 영웅

신화라고 하는 꿈의 집은 이제 무너지고 없다. 마음은 깨어 있는 의식 쪽으로만 열려 있다. p483

그 당시엔, 모든 의미는 집단적인 거세. 위대한 익명의 형식에 귀착되었으며 스스로를 드러내는 개인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오늘날 집단 속엔 아무런 의미가 없다. p484

차라리 그것보다 필요한 것은 전체 사회 질서의 진화다. 그래야 세속적인 삶의 의무와 행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실제로 내재하고 또 그만큼 효과적인, 보편적인 신인의 이미지에 생명력을 부여하여, 이를 의식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징이 보이게 됨에 따라, 이 상징이 지구의 갖가지 요소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는 알고 있다.

따라서 국부적인 문제의 해결책에 대한 선전이 난무하는 것이다.

인간이 되려면,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인간의 얼굴로 바뀌어 있는 신의 얼굴을 알아보아야 한다. p486

인간은 그러나 <>가 아닌 <>로 이해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종족, 민족, 대륙, 사회적인 지위, 혹은 세기의 이상과 세속적 관습도 우리 모두의 내부에 살아 있는 불멸의, 놀라운 신적인 존재의 척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조적인 영웅을 이끌고 구원하여야 하는 것은 사회가 아니다. 아니 사회를 지키고 구원하여야 하는 것은 사회가 아니다. 아니 사회를 지키고 구원하여야 할 사람이 바로 창조적 영웅이다.

우리 각자는 그 영웅의 족속이 대승을 거두는 그 빛나는 순간이 아니라, 그가 개인적으로 절망을 느끼고 침묵을 지킬 때 그가 겪는 모진 시련을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다. p488

IP *.246.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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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
2011.04.18 04:26:37 *.23.188.173
집 떠나면 고생임 ㅋㅋㅋㅋㅋ
나 왜 이런 것만 눈에 띠는 거지?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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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경
2011.04.18 06:10:53 *.35.19.58
나도 읽으면서 '통 뭔소리인지...'를 되뇌었다.
다시 읽으면 길이 보일까? 그렇게 믿으며 다시 한번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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