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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29일 08시 47분 등록

영혼의 자서전()-니코스 카잔차키스

  1. 저자에 대하여

1883 2 18 그리스 크리티 이라클리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미할리스카잔차키스는 곡물과 포도주 중개상이었고 중산층에 속했다. 동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지형적 특성과 터키 지배하에서 기독교 박해를 겪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민족주의적 성향의 글을 썼으며, 나중에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접하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그는 크리티 섬에서 중등교육을 마쳤고, 1902 아테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재학 중에 수필 <병든 시대> 소설 <뱀과 백합> 출간했고, 희곡을 쓰기도 했다. 1907년에는 파리에서 유학을 하면서 니체와 베르그송의 철학을 공부했다. 1911 그리스로 돌아와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결혼하고 1 발칸 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자원 입대하여 베니젤로스 총리의 비서실에서 복무하기도 했다.  소설 <십자가에 못박히는 그리스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시적인 문체의 난해한 작품을 남겼다.

 

1917년에 고향 키리티 섬에 돌아와 <그리스인 조르바> 실제 모델이 요르고스 조르바와 함께 갈탄 채굴 벌목 사업을 했다. 1919년에 베니젤로스 총리에 의해 공공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1차대전 평화 협상에 참가하기도 했으나 이듬해 베니젤로스의 자유당이 선거에 패하자 장관직을 사임하고 파리로 떠나고 이후에는 유럽을 여행했다.

 

이후 1922년에 그리스 터키 전쟁에서 그리스가 패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민족주의를 버리고 공산주의적 서향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1925년과 1928년에 공산주의 활동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으며 루사코프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소비에트 체재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 1926 갈라테아 알렉시우와 이혼하고 프랑스어와 그리스어로 작품활동을 이어 나갔다. 1944년에 독일군이 그리스에서 철수하자 아테네로 돌아왔다. 이후 정치로 다시 뛰어들어 그리스 사회당의 지도자가 되었고, 소폴리스 연립정부의 정무 장관으로 임명된다. 1946년에 사임하고 같은 노벨 문학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으며, 오랜 동반자였던 엘레니 사미우와 결혼했다.

 

1953 그의 소설 <미할리스 대장> 발간되자 그리스 정교회는 그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듬 로마 가톨릭 교회는 <최후의 유혹> 금서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그래서 저자의 소설이 그리스에서 일시적으로 출간되지 않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정도로 그의 작품들은 당시 세계에 매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1955 그리스 왕실의 도움으로 <최후의 유혹> 그리스에서 발간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평생 자유와 하느님을 사랑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그는 불교, 베르그송과 니체의 영향을 받아 인간 자유에 대한 탐구, 한계에 저항하는 투쟁적 인간상을 부르짖었다. 대다수의 작품은 줄거리 전개보다 사상의 흐름을 강조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 <오디세이아> 당이 있다.

 

그의 묘비명은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이다.

문장에 그의 인생 철학이 담겨져 있다.

 

1955 앙티브에 정착했다가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중국에 다녀온 얼마 되어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찾아볼 있는 그의 인생관.

'확대경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면 벌레가 우글거려요. , 흉측한 벌레 때문에 갈증을 참을 거요. 아니면 확대경을 부숴버리고 물을 마시겠소?'

'새끼 손가락 하나가 없느냐고요? 그릇을 만들자면 물레를 돌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왼쪽 손가락이 자꾸 거치적거리지 않겠어요? 그래서 도끼를 내리쳐 잘라버렸어요.'

 

자신의 욕망에 걸림돌이 되면, 아무리 소중한 손가락이라도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인간. 본능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버린 사람이 바로 조르바형 인간이다. 그리고 책에는 조르바와 대조되는 사람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조르바가 '두목'이란 애칭으로 부르는 그는 정신을 육체보다 우위에 두는 지식인의 전형이다. 그는 이성으로 재단한 인생만이 진실한 삶이라고 여긴 나머지 퇴화된 본능과 감각을 복원시킬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하지만 진화된 그의 육신에도 원시형 인간이 둥지를 틀고 있었으며, 그의 속마음은 사실 이랬다.

 

'나는 조르바가 부러웠다. 내가 펜과 잉크를 통해 배우려 했던 것을 그는 살과 피로 싸우고 죽이고 입을 맞추면서 살아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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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읽는데, 융이 생각났다. 어린 시절에 대한 놀라운 기억력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의 세심한 묘사는 실로 놀랍다. 일기장 이야기가 나온 걸 보면, 어린시절부터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던 것이 바로 일기를 꾸준히 써왔던 덕분인지도 모른다. 오느 날 문득 자기가 계속 해 왔던 글쓰기란 작업이 '창작'인줄 알게 되었다니, 놀랍지 아니한가? 카잔차키스는 타고난 글쟁이이며,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갈고 닦았다. 하지만 아주 겸손한 천재이다. 생전에 저자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았을 것 같다.

 

<참고자료>

  1. http://ko.wikipedia.org/wiki/%EB%8B%88%EC%BD%94%EC%8A%A4_%EC%B9%B4%EC%9E%94%EC%B0%A8%ED%82%A4%EC%8A%A4
  2. http://news.donga.com/Series/List_70070000000740/3//20050811/8218145/1
  3. http://www.kirjasto.sci.fi/kazantza.htm

 

 

 

  1. 내가 저자라면
  • 저자는 '조상들, 아버지, 어머니, 아들, 에이레 아가씨' 자신에게 영향을 관계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외에는 그가 경험했던 상황과 장소 등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 일상을 얘기하지만, 일상에서 저자가 느낀 깊은 통찰을 읽을 있다.
  • 소설인지 자서전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소설 같아서인지 매우 읽힌다.

 

  1.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 작가 노트 :::

나 한 개인의 삶은 오직 나에게만 지극히 상대적인 약간의 가치를 지닌다. 삶에서 내가 인정하는 가치라고는 그것이 지닌 힘과 끈질긴 인내심에 의존하여, 나름대로 <크레타의 경지>라고 이름지은 가장 높은 정상에 다다르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는 노력이다.

  가장 높은 정상에 다다르기 위한 한걸음 한걸음의 노력. 문장을 통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인성을 엿볼 있다. 노벨문학상 후보에 번이나 올랐던 그의 작가 인생에 대한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대해 매우 겸손하다.

인간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 모든 인간은 십자가를 지고 그의 골고타를 오른다.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두 걸음 나아가다가 여로의 중간에서 숨을 몰아쉬며 쓰러지기 때문에 골고타의 정상에, 그러니까 의무의 정상에 이르러 십자가에 박히고 부활하여 다른 자들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p7

   나를 돌아보게 만든다. 한두 걸음 나아가다 여로의 중간에서 쓰러진 모습이 생각난다. 골고타의 정상. 과연 나의 정상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일까?

 

::: 프롤로그 :::

그러나 마음은 저항한다. 돌멩이와 풀을 움켜잡으며 마음은 애원한다. <잠시만 머물게 하라!>

 

남아서 나는 마지막으로 빛을 언뜻 쳐다보는데, 또한 인간의 마음처럼 저항하고 발버둥친다. p13

 

우리들은 모두 죽지 않으려는 욕망이 강렬하다. 나는 모든 나무와 새와 짐승과 인간들이 서명한 탄원서를 손에 들고 있다. '아버지시여, 당신이 잡아먹기를 우리는 원하지 아니합니다!' 나는 신에게 탄원서를 주고,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허리춤을 여미고 떨면서 나는 그렇게 말하고 애원했다. p17

 

'손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라!' p19

 

조상들

우리의 일생이란 짤막한 섬광이지만, 그로써 충분하다. p21

 

'일을 한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얼굴을 불꽃으로 바꿔놓고, 죽음이 오기 전에 시간이 있다면 이 불꽃을 빛으로 바꾸어서 카론이 나에게서 빼앗아 갈 것이 하나도 없게 함을 뜻했다. 죽음이 가져갈 것이라고는 몇 개의 뼈 이외에 아무것도 남겨 놓지 않으려는 것이 내 가장 큰 야망이었다.

  죽음이 가져갈 것이라고는 개의 이외에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으려는 . 후회도 미련도, 아쉬움도. 내가 지금 죽는다면 이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있을까? 언젠가 죽게 된다면, 과연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들에게 가장 숭고한 혜택은 삶이 아니라 정열이다.

   정열. 인생에 정열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아니면 줏대 없는 자손인 나 같은 사람은 어두운 짐을 영혼으로 바꿔 놓기 위해 땀 흘려 일한다. 야만적인 조상들을 영혼으로 바꾸다니,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가장 숭고한 시련을 거치게 함으로써 그들을 말살시켜 버림을 뜻한다. p27

 

내 마음속의 애매한 예감이 확실성으로 변하는 순간 주변의 가시적 세계는 질서를 찾고, 나의 내적이거나 외적인 사람은 선조의 뿌리를 찾아 서로 조화를 이룬다. 그리하여 여러 해가 지난 다음, 아버지에 대한 나의 비밀스러운 증오는 그가 죽은 후에 사랑으로 바뀌게 되었다. P30

  나도 그랬다. 카잔차키스처럼 아버지에 대한 증오의 감정이 아버지가 떠나고 해가 지나서야 비로소 사랑이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의 무거운 마음은 걷힐 줄을 몰랐다. 그랬을까? 아버지는 건강했고, 일도 풀려 나갔으며, 아내와 자식들에 대해서도 불만이 없었다. 사람들은 아버지를 존경했다. p33

 

어머니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죽지 않기를 바라게 한 사람은 이 외할아버지였다. 후로 떠나가 버린 수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덤이 아니라 기억 속에 묻혔으니, 내가 죽지 않는 그들도 계속해서 살아가리라는 사실을 나는 안다. p37

   나를 떠나가 버린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 앞으로 떠나가게 사람들. 기억 속에 묻히고 있는건지? 여전히 그들을 기억하고 때때로 그들이 나를 찾아오니, 기억 속에 살아 있는 같기는 하다. 내가 살아 있는 내가 사랑했던 그들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집으로 찾아올 때마다 외할아버지는 외할머니 얘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외할아버지는 외할머니를 밭과 암말보다도 사랑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는 외할머니를 존경하기도 했다.

'훌륭한 아내만 곁에 있다면 가난과 헐벗음은 아무것도 아냐' 외할아버지가 가끔 말하곤 했다. p38

 

아내를 불쌍히 여기게 된 외할아버지는 발을 들어 대야를 차서 엎어 버렸다. '여보, 오늘부터는 발을 씻지 말아요.' 외할아버지가 말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당신은 노예가 아니라 아내이고, 체통 있는 여자이니까.' p39

   외할아버지의 행동에서는 전혀 존경이란 찾아보기 힘든데. 카잔차키스는 그의 이런 행동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아버지가 집에 없을 때는 얼마나 평온했던가!

 

나는 어머니가 흐느껴 울 때까지 내 멋대로 새로운 얘기를 덧붙였다. 그런 다음에는 어머니가 가엾어져서,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어머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었다. p41

 

어머니와, 아카시아와, 카나리아는 내 머릿속에서 영원히 떼어 놓을 수 없을 만큼 한 덩어리가 되었다.

나는 어머니가 오락가락하면서 옷장과 궤짝을 열고, 항아리들을 뒤지고, 몸을 굽혀 침대 밑을 들여다보는 동안, 혹시 마술의 머릿수건을 찾아내어 모습을 감출까봐 무서워서 몸을 떨었다. 두려움은 여러 동안 계속되었고, 새로 태어난 영혼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까닭 모를 두려움은 오늘날까지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p42

 

창가로 가서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나는 쏟아져 내려 흙을 파먹는 빗발을 응시했다. p44

 

이 여인은 심연의 가장자리에서 춤을 추었는가? 아니다. 그것은 죽음에게 아양을 떨며 희롱하는 우리들의 영혼, 바로 그것이었다. p47

 

아들

내 영혼을 채우던 이런 힘들은 내면에서 분리시키지 못할 만큼 서로 뒤섞여 하나가 되었다. 그것들은 자꾸만 가면을 바꿔 쓰는 하나의 얼굴과 마찬가지이다. p500

 

어린 시절의 표현 방법이나 꿈이란 무척 단순해서, 지극히 복합적인 내면의 풍요함까지도 모든 피상적인 요소로부터 해방이 되는 까닭에, 오직 본질만이 남는다. p51

 

나는 말랑말랑한 밀가루 반죽이었고, 세상도 그러했다.

 

'현실은 바꿀 수가 없을 터이니 현실을 보는 눈을 바꾸자.' 어렸을 나는 그랬고, 지금도 삶에서 가장 창조적인 순간들에는 마찬가지로 그렇게 한다.

아이의 마음과, 눈과, 귀는 기적이다. 그것들은 만족할 줄도 모르고 세상을 집어삼켜 한없는 욕구를 채운다. p52

   현실을 바꿀 없으니, 현실을 보는 나의 눈을 바꿔야 한다. 알고 있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어렸을 때 나는 하늘, 벌레, 바다, 바람-내가 만지거나 보는 모든 대상과 하나가 되었다. 바람은 젖가슴이 달렸고, 손이 있어 나를 쓰다듬었다.

 

세계와 나는 아직 떨어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나는 그 품에서 벗어났다. 세계가 한쪽에 그리고 나는 다른 쪽에 섰고, 싸움이 시작되었다. p53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내 어린 마음속에서는 모든 것이 마술처럼 새로 빚어져서 타당성을 넘어 광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광기는 훌륭한 의식이 썩지 않게 해주는 자극이었다. p57

 

글을 쓰다가 바다나 여인이나 신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으면, 나는 가슴속을 들여다보며 내 속의 아이가 하는 얘기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 그는 나에게 받아쓰라고 글을 불러 주는데, 어쩌다가 어휘를 사용해서 바다와, 여인과, 신의 위대한 힘을 비슷하게나마 묘사하는 성공한다면, 그것은 아직도 내 속에 살아 있는 아이의 덕분이다. 나는 없는 눈으로 세계를 항상 새롭게 보기 위해서 다시 아이가 된다. p58

   저자의 아이, 다른 말로 창조성. 그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자신 안에 있는 창조성과 친해졌던 같다. 그리고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올라치면 항상 망설임 없이 함께 뛰어 놀았다.

여기에서 나는 내 삶에 깊은 영향력을 준 사건을 덧붙이고 싶다. 그것은 내가 처음으로 받은 정신적 상처였다. 늙어 버린 지금까지도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p59

 

'너도 나이를 먹으면 죽어야만 하는지 이해하게 거야.'

나는 영원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는 자랐고, 나이를 먹었지만,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p61

 

초등학교

짐승으로부터 인간으로의 오름길을 따라가려면 고통이 가장 위대한 길잡이임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그 회초리였다. p64

 

우리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들이 질문을 하면 선생님은 헛기침을 하고 화를 내며 회초리를 번쩍 치켜들고는 소리쳤다.

 

'하지만 우린 이해를 해요, 선생님.' 우리들이 징징거렸다.

'그런 것들은 하느님이 알아서 하시는 일이야.' 선생님이 대답했다. p67

 

그 시절에는 사람들이 모두 판에 박은 듯 똑같지가 않았다. 그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세계를 가지고 살아갔다. 그들은 이웃 사람과 웃음도 달랐고, 말투도 달랐다.

   나름대로의 독특한 세계를 가지고 살아갔다니, 부럽다. 판에 박은 것처럼 같지 않은 모습들. 무엇이 그들을 각자의 세계를 가질 있게 만든 것일까?

'가난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가난뱅이야. 나는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아.' p76

 

외할아버지의 죽음

열매를 얻고 싶으면 거름과 물을 주고 가꾸어야 하느니라. 나무들도 옛날에는 인간이었는데, 너무 오래전이라 그런 모르고 살아갈 뿐이란다. p80

 

크레타와 터키

살아가는 동안 여러 번, 때로는 일부러, 때로는 나도 모르게, 나는 이와 같이 공포와, 사랑과, 미덕과 질병에 편리한 모습을 부여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삶을 참아 내는 능력을 얻었다. p88

 

성인의 전설

내 말은 거짓도, 진실도 아니었으니, 논리와 윤리의 한계를 넘어 경쾌하고 자유로운 뜻을 지닌 말이었다.

 

아주 훨씬 뒤에,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한 다음에 나는 이런 비밀스러운 조작이 <창작>이라고 일컬어짐을 깨달았다. p92

  

도피하려는 열망

나는 더 컸고, 마음속의 욕망도 커졌으며, 다른 새로운 욕망들이 함께 자랐다. 이제는 내가 믿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믿기는 했지만, 성자들이 너무 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99

 

나는 이런 새로운 <성인들의 전설>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본질은 영혼 깊숙이 가라앉았다.

 

영웅성을 지닌 성자, 그것이 완전한 인간이었다. p100

 

우리들의 개인적인 관심을 초월하고, 편안하고 아늑한 환경을 초월하고, 우리 자신보다 높은 목적을 설정해서 비웃음과 굶주림과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흘려 일하는 것이 우리들의 의무이다. 아니, 달성이 아니다. 자신을 아끼는 영혼이라면 목표에 다다르자마자 곧 그것을 더 멀리 밀어 놓는다. 달성이 아니라, 오름을 절대로 쉬지 않아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삶에 숭고함과 단일성을 부여한다. p102

 

나는 황홀감과 비슷한, 이상한 기쁨에 휩쓸려 오두막에서 빠져나가 폭우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벅찬 재앙이 닥치자마자 형언하기 힘든 비인간적인 기쁨에 사로잡힌다는 사실을 나는 이 때 처음 깨달았다. p107

 

'아버지' 내가 소리쳤다. '포도가 없어졌어요!'

'시끄럽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 p108

   어떤 순간에도 ''라는 존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은 위안이 되고, 안도가 되기도 한다. 어쨌든 다시 시작할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존재를 지켜야 하는 것임을.

 

대학살

내가 학살을 처음으로 경험한 것은 그때였다. 며칠 후에 처음 내 어린 마음은 부두와, 푸릇푸릇한 들판과 열매가 풍성한 넝쿨과, 밀빵과, 어머니의 미소라는 아름다운 가면 뒤에 숨은 삶의 진짜 얼굴을 보았다. 삶의 진짜 얼굴은 해골이었다. p112

 

지금 <학살>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나는 머리가 쭈뼛해지는데, 까닭은 어렸을 적에는 그것이 글자를 한데 모은 단어가 아니라, 시끄러운 소음과, 문을 박차는 발과, 입에 칼을 무시무시한 얼굴과, 도네에서 비명을 지르는 여자들과, 뒤에 꿇어 앉아 장총을 장전하는 남자들을 모두 뜻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억압되고 불행한 숙명을 산다. 그것은 그가 맡은 일의 본질이 어휘를 사용해야만 하기 때문인데, 다시 말하면 내적인 격렬한 흐름을 정체시켜야 함을 뜻한다. 모든 어휘는 위대한 폭발적인 힘을 내포하는 견고한 껍질이다. 그 의미를 찾아내려면 인간은 내면에서 폭탄처럼 그것이 터지게 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안에 갇힌 영혼이 해방된다. p113

   글을 쓰고, 내면의 격렬한 흐름을 정체시켜야 한다는 . 그리고 의미를 찾기 위해 내면에서 터지게 해야 하며, 그러면 안에 갇힌 영혼이 해방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눈 주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글을 썼나 보다.

목이 매달린 남자들이 내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목이 매달린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머릿속에서 절대로  사라지면 된다. 알겠지!'

'누가 그들을 죽였나요?'

'자유가 죽였어!' p115

 

아이를 가진 기독교인들은 모두 배와 범선을 타고 자유의 그리스로 떠났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모두 메갈로카스트로를 벗어나 산으로 들어갔다. p116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항상 나를 지켜 준 인내와 집념을 나는 아버지의 냉혹한 가르침에서 얻었다. 삶이 끝나 가는 지금 나를 다스리고, 신이나 악마에게서 위안을 받아들이는 몰락을 범하지 않도록 해주는 모든 불굴의 사상도 나는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얻었다. P117

  나는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무엇으로 나를 지키고 있는가?

 

낙소스

이곳에서는 자유가 존재하므로, 자유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존재하지 않았다. p119

 

나는 책들을 가져다가 날마다 올리브나무 밑에 앉아 뒤적였다.

 

내 마음이 넓어졌고, 그에 따라 세상도 넓어졌다.

내가 읽은 몇 구절의 글이 내 마음을 들끓게 했다. 빛이 바랜 어느 책에서 나는 이런 구절을 읽었다. '가장 많은 바다와 가장 많은 대륙을 사람은 행복할지어다.' 그리고 '집에서 기르는 소처럼 1년을 살기보다는 하루 동안이나마 들소가 되리라' 구절도 눈에 띄었다. p120

 

크레타가 자유를 얻는 데 도움이 되도록 교육을 받아라. 그걸 네 목표로 삼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교육은 때려치워! 네가 선생이나 성직자나 현명한 솔로몬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아. p122

 

나는 읽고 쓰기를, 머나먼 곳을 보기를, 고통과 기쁨을 직접 경험하기를 원했다. 세상은 그리스가 전부는 아니었고, 세상의 고통은 우리들의 고통보다 훨씬 컸으며, 자유에 대한 갈망은 크레타인만의 특질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영원한 투쟁이었다. p125

   나도 그렇다. 자유는 결국 나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물론 내가 시작이 되어야 한다.

 

해방

'여보게. 흥분하지 말고 이리 . 표창장 따위는 잊어버리고, 우린 어서 먹고 마셔야지! 가서 전해줘-알겠나?- 보상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원했기 때문에 싸웠어. 가서 그렇게 얘기해….. 먹으라고 했잖아!' p136

 

따로따로 보면 우리들은 하나씩 죽어가지만, 함께 모이면 불멸한다. p137

 

인간의 눈이 물질적으로 보이지 않는 대상은 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다! p140

 

사춘기의 어려운 문제들

나는 소파 뒤 한쪽 구석에 엉거주춤하게 서서 베개로 얼굴을 가리고는 슬프거나 무서워서가 아니라 영문을 몰라 울었다. 하지만 후에 우리 선생님 크라사키스가 같은 일을 당하자, 죽음은 나에게 놀라움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는 듯싶었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묻지 않았다. p143

 

우리들은 문이 열리고 구원을 받을 때가지 운명의 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려야 한다. p151

 

' 애가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얻어맞을 때에만 걱정을 합니다. 나머지 다른 일이라면 이제 다 컸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두어야죠.' p154

   아버지 멋있는 사람이다. 그를 있게 커다란 존재였을 같다.

 

바다는 가슴을 치고, 바닷가를 때리고는 다시 얻어맞는다. 바다는 자유를 찾으려고 앞에 뿌옇게 드러나는 방파제를 무너뜨리고, 그 너머로 가기 위해 투쟁한다. p155

 

더 많이 알수록 내 마음은 더욱 고통으로 가득했다. p156

 

확실히 내 고통은 술에 이길 만큼 강했었다. p158

 

'신들은 죽지만, 신성은 불멸하지. 'p163

 

에이레 아가씨

아테네

나는 아티카 지역을 익히려고 돌아다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내 영혼에 익숙해지려고 나는 방황했다. 나는 나무와, 산과, 고독에서 영혼을 찾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나는 마음이 즐겁지 않았으니, 그것은 추구하던 바를 찾지 못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p178

 

우리들은 젊었기 때문에 이유도 없이 웃었고, 또한 우리들은 젊었기 때문에 이유도 없이 슬퍼했다. p182

 

그는 시를 썼다. 나는 지금 그의 시를 거의 편도 외우지 못하지만 외로울 때 혼자 그가 쓴 시구를 읊으면 눈물이 고인다. 어느 젊은이가 카이사리아니 수도원 밖 올리브나무에 목을 맸기 때문이다. P183

  그녀는 드럼을 쳤다. 나는 그녀가 드럼 연주를 직접 들어보지 못했지만, 외로울 그녀와 비슷한 누군가가 드럼 치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고인다. 어느 그녀가 목을 맸기 때문이다.

 

저마다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처럼 가득 찬 영혼을 지닌 다른 사람들도 많았다. 언제 그들이 꽃피고, 언제 그들이 열매를 맺으려나? 나는 혼자 생각했다. p184

 

나는 월계관을 버리지 않고 벽에 걸어 두었다. 세월이 흘렀다. 마침내 꿈이 실현되어 친구와 독일로 떠나게 되었을 , 나는 월계관을 가지고 갔다. 2 동안에 우리들은 국을 끓이느라고 월계수 잎사귀를 모두 뜯어 썼다. p185

 

크레타로 돌아오다-크노소스

바람이 불자 젊음의 꽃이 만발했던 나무가 헐벗었다. 젊음의 나무는 아무 열매도 맺지 않으려는가? p188

 

나흘째 되던 날 나는 아침 일찍 잠자리에서 일어나 뚜렷한 목적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펜을 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것이 내 생애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여기저기서 훔쳐 가며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 그러나 맨 처음 종이에다 적어 놓은 어휘들을 보고 나는 놀랐다. 나는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살지 않았었다. 나는 그런 내용들을 쓰기를 거부했었는데, 어째서 그것을 썼을까? p191

 

에이러 아가씨는 이제 나를 괴롭히지 않았고, 종이 위에 누운 그녀는 절대로 다시는 종이에서 떨어져 나오지 못하리라. 나는 구원되었다! p192

 

상상의 힘으로 나는 현실을 지워 버리고 안도감을 느꼈다. p193

 

이토록 악마적인 나의 교만함을 돌이켜보면 나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그때 나는 젊었고, 젊다 함은 세상을 무너뜨리고 자리에다 훨씬 훌륭한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는 뻔뻔스러움을 소유했다는 뜻이다. p194

 

이곳에서는 융통성이 없고 속이지도 못할 논리에 인간이 끌려다니지 않았다. 지성은 쓸모가 많았지만, 주인이 아니라  하인이었다. 주인은 다른 , 다른 사람이었다. p197

 

모든 종족과 모든 시대는 저마다 신에게 나름대로의 가면을 부여해요. 하지만 모든 종족과 시대가 부여하는 모든 가면의 뒤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 똑같은 신이 항상 존재하죠. p199

 

'신은 이름으로 얽어매기에는 너무 커요. 이름은 감옥이고, 신은 자유입니다.'

 

'<!>-나는 신을 그렇게 불러요. 알라가 아니라 <!>에요.' p203

 

'가난입니다.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아무런 짐도 지지 않으며, 꽃이 만발한 길을 따라 신에게로 가는 거예요. 웃음과, 춤과, 기쁨이 우리들의 손을 잡고 이끄는 새로운 대천사랍니다.' p204

 

'춤은 자아를 제거하고, 일단 자아가 제거되면 신을 만나지 못하게 막는 모든 장애물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춤을 추고 싶은건가? ~~ 생각없이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긴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

문간에서 아베가 나에게 말했다. '우리들은 모두 똑같은 신을 섬긴다고 그들에게 말해 줘요. 나는 검은 승복을 입은 탁발승이라고요.' p205

 

그리스 순례

안심했다는 말은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 환희를 느꼈음을 뜻한다. p218

 

마음과 몸의 조화-그것이 그리스인들에게는 으뜸가는 이상이었다. 한쪽이 과잉되면 그들은 야만인이라고 여겼다. p226

 

왜 우리 현대인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초연하고 영웅적인 통찰력과 나름대로의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가? p233

 

내 생각에 그것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명을 훨씬 분명하게 파악했고, 그리스의 숭고한 업적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임을 깨달았으며, 그리스의 비극적인 운명과 모든 그리스인이 무거운 의무를 지고 있음을 보다 깊이 의식했다는 점이다. p236

 

이탈리아

하지만 무엇으로부터, 누구로부터 나는 자유를 찾아야 하는가? 이런 어려운 질문들에 대해서 나는 답을 하지 못했다. p237

 

그래서 어느 날 아침 나는 또다시 집을 더났다. 어머니가 울면서 물었다. '언제까지 방랑만 생각이니? 언제까지 말이야?' (젊음은 너무나 매정해서)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죽을 때까지요, 어머니, 죽을 때까지 말예요.>

젊고 건강하며 스물다섯이라는 나이에 (모든 대상을 초연하게 똑같은 정열로 사랑하지 못하게, 마음을 편협하게 만들지 않도록) 남자이건 여자이건 누구도 특별히 사랑하지 않고, 어깨에 여행 가방을 걸머지고 이탈리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걸어서 홀로 여행을 하는데, 때는 봄이요 여름이 터이며, 다음에는 열매와 비와 더불어 가을과 겨울이 올지니-그보다 행복을 바란다면 그것은 뻔뻔스러운 짓이 아니겠는가! p238

  나도 이렇게 여행하고 싶다. 이탈리아의 한쪽 끝에서 다른 끝까지 걸어서 홀로 여행하기. 누구도 특별히 사랑하지 않고, 어깨에 가벼운 가방 하나만 짊어지고 말이다. 

 

이탈리아로의 꿈같은 여행은 동안에 줄곧 나는 형이상학적인 문제나 사랑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서 자유로웠다.

 

그것들은 기억으로부터 내 핏줄로 흘러들어가서 자연스러운 본능처럼 살고 활동한다. p242

 

이것저것 다 따지고 나면 젊은 시절에서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무척 초라하고 하찮은 열매들뿐이어서, 팔레르모의 울타리에서 시들어 가던 장미와, 나폴리의 지저분한 뒷골목에서 울던 맨발의 어린 소녀와, 베로나의 고딕 창문에 앉은 큼직하고 하얀 얼룩의 검은 고양이 따위이다. p243

 

행복이 인간에게 어울리려면 어느 정도로 속되어야 하는지를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천국에서, 그리고 마음속에서 우리들이 추구해야 대상은 희귀한 새가 아니다. 행복은 자기 마당에서 발견되는 새이다. p244

   나는 속되지 못해서 행복하지 않은 걸까? 우리 마당에서 발견되는 . 그것이 뭐지?

 

이른 봄에 나는 이탈리아의 가장 거룩한 도시 아시시에 도착했다. p246

 

나는 그녀에게 얘기를 걸고, 아직 그녀가 스물여섯 살인 쳐다보면서, 비록 너무 늦기는 했더라도 그녀에게 기쁨을 주라는 충고를 들었다. p247

 

고귀함과, 아름다움과, 친절함이 뭐 어쨌다는 얘긴가! 그녀는 화가 나고 짜증을 느끼며 틀림없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리랄. 젊음, 중요한 것은 오직 젊음뿐, 나머지는 필요 없다!

 

나는 아시시에서 석 달을 묵었다.

   나도 아시시에서 달만 묵었으면 좋겠다.

나는 올리브나무 숲과 포도밭 사이로 성자의 발자취를 따라 화창한 움브리아를 하루 종일 거닐었다. p248

 

'젊은 남자에게 필요한 이상의 행복감이었죠. 위기를 맞았어요.'

 

'나에게는 가지 가능성밖에 없어서, 내가 행복감에 점점 길이 들어서 강렬함과 영광을 몽땅 상실하느냐, 아니면 그런 감정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전과 마찬가지로 항상 그것을 대단하게 생각하며 완전히 자아를 상실하느냐 하는 것이었죠. 언젠가 꿀에 빠져 죽은 벌을 보고는 교훈을 얻었어요.' p250

 

'백작 부인이 당신을 기다리고 계세요.' 그녀가 말했다. '이제는 걸을 힘도 없어서 침대에 누워 지내신답니다. p251

 

나의 벗 시인-아토스

이탈리아는 내 영혼을 차지했고, 영혼은 이탈리아를 차지했다. 우리들은 이제 덩어리를 이루어 서로 분리가 되지 않는다.

 

답답해진 영혼은 자유롭게 숨 쉬기 위해 전 세계를 정복한다. p253

 

첫 유럽 여행 이후로 아름다움은 항상 내 입술에 죽음의 뒷맛을 남겼다. 그런 결과로 내 영혼은 풍요해졌고, 반항의 새로운 근거를 얻었다.

 

만일 내가 신이라면 나는 불멸성을 마구 나누어 주고, 아름다운 육체와 과감한 영혼이 다시는 죽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젊은이는 생각한다.

 

나는 아직 온통 무질서하고 미해결인 상태로, 지적인 반항과 정신적 혼란으로 들끓는 중이었다. 나는 삶을 어찌해야 할지 몰랐으며, 무엇보다도 나는 영원한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나의 해답을 우선 찾아내고, 내가 무엇이 될지는 다음에 결정해야 했다. 만일 땅에서 장엄한 삶의 목적조차 발견하지 못한다면, 덧없고 하찮은 인생의 목적을 어찌 찾겠느냐고 나는 혼자 생각했다. 그리고 만일 삶에 목적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어찌 나는 행동에 참여할 있겠는가? 나는 불가능하고 헛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객관적인 삶의 목적을 찾아내는 데는 관심이 없없고, 내가 자유 의지에 다라 정신적이고 지적인 필요성에 입각해서 삶에 어떤 목적을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졌다. p255

 

내 친구와 가까이 지내던, 시내에서 이름난 한량이 비웃듯이 곁눈질을 하며 앞으로 나서더니 읆었다.

 

아주 고상한 노래를 하나 부르세

똥 싸고, 먹고, 방귀 뀌고, 마시는 인생이라네.

 

나는 내면의 함성을 쏟아 내어 자신이 터져 나가지 않도록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p256

 

너는 굶주렸지만 포도주를 마시고 고기와 빵을 먹는 대신 하얀 종이를 꺼내어 <포도주, 고기, >이라는 단어들을 넣고는 종이를 먹는다.

 

나는 염세주의자였던 적이 없었으며, 항상 사람들을 (먼발치서) 사랑했고, 누구라도 나를 찾아오기만 하면 크레타인의 기질이 눈을 떠서 그를 집 안으로 맞아들이기 위해 하루를 쉬었다. 얼마 동안 나는 즐거워하며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사상에 젖었으며, 혹시 도울 길이 보이면 기꺼이 그렇게 했다. 하지만 대화와 접촉이 길어지면 곧 나는 자아 속으로 물러나고, 혼자 남기를 바랐다. p257

   얘기를 보는 같았다. 역시 요즘 이런 상태라서 매우 공감.

 

 우리들은 당장 친구가 되었다. 우리들은 어찌나 달랐던지 하눈에 서로 상대방이 필요하며, 우리 사람이 합쳐 완전한 하나의 인간을 이루리라고 예측했다. p258

 

우리들은 함께 먼거리를 산책하고, 단테와, 구약 성서와, 호메로스를 읽었으며,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자기가 시를 낭송해 주었다. 우리들이 처음으로 사귀던 약혼 시절이라고 할 무렵이었다. p261

 

시체만 보면 나는 두려움과 역겨움으로 떨었다. p263

 

'선지자 엘리사가 죽은 사람을 어떻게 소생시켰는지 기억해? 그는 온몸으로 시체를 덮고 엎드려 시체의 입에 자기 입을 대고는 울면서 숨을 불어넣었어. 나도 그대로 했지.'

그는 잠깐 침묵을 지키더니 말을 이었다. '밤새도록…. 밤새도록 말이야. 하지만 소용이 없었어!'

 

자넨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욕망에서 기막히게 용감한 일을 했지만, 절망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스스로 한계를 인정하는 행동 역시 기막히게 훌륭한 일이야. p264

 

'인간이 도달할 있는 가장 높은 정상이 무엇인지 알아?' 그를 위로하려고 애를 쓰면서 내가 물었다. '그건 자신을 ,자아를 정복하는 거야. 정상에 도달하면, 앙겔로스, 그런 다음에야 우린 구원을 받아.' p265

 

모든 사물이 설명되며, 빛을 받고, 제자리를 찾으면 영혼은 편안히 쉬게 된다. p269

 

지극히 하찮은 모든 단어에 이르기까지 내 마음속에서 기쁨과 열망을, 또한 영혼을 구원하려고 친구와 내가 겪었던 젊은 시절의 불안감과 미친 듯한 도전들이, 젊음의 모든 교만함과 고귀함과 소박한 순진성이 다시금 머리에 떠오른다. p271

 

'우린 기독교의 고행을 개선해야 ' 우리들은 그렇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우린 다시 창조력의 새로운 입김을 불어넣어야 . 그래야지. 우리들이 거룩한 산을 찾아온 이유는 바로 그거야.' p275

 

지금 나는 낡은 일기장 위로 몸을 숙이고 한 장씩 넘긴다. p281

 

'자넨 비겁한 것이 아니라 예의를 지키느라고 자제했을 뿐이야.' 그는 나를 위로하느라고 말했다. p289

 

세상을 쓰러지게 하는 영혼의 몰락은 따로 있지. p293

 

그곳 수도원에서는 아무리 마음이 즐거워도 웃으면 안 되고, 아무리  포도주를 많이 마셔도 취하면 되었다. p297

 

당신들이 보는 추악함은 감옥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이랍니다. p299

 

나는 줄곧 나 자신을 괴롭혔고, 삶이 낭비될 것이라고 느꼈어요. 기도와, 단식과, 고독-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하나도 없었어요. p311

 

색이 바랜 누런 일기장을 뒤적이다 보니 아무것도 죽지 않았음이 분명해졌다. 모든 것은 마음속에 잠들어 있었을 따름이다. P319

  그는 계속 글을 썼던 같다. 일상을 기록으로 남겨두었으니, 이런 자서전이 나올 있었나 보다.

 

예루살렘

다시 혼자가 된 나는 눈을 감고 거룩한 산에서 얻은 바가 무엇인지를 따져 보았다. 그토록 많은 즐거움과 감동적인 경험에서, 친구와 나를 괴롭히던 그토록 많은 문제들에서 무엇이 내 마음속에 침전했던가? 거룩한 산으로 갔을 나는 무엇을 추구했으며, 그곳에서 무엇을 얻었는가?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는 형이상학적인 두 고뇌와 거룩한 산에서 다시금 터졌다. 그리스도가 가지 해답을 주었다. 그는 많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향을 제공했다. p321

 

세월이 흐름에 다라 나는 내가 평생 추구하던 무엇을, 나보다 훨씬 크고 나와 함께 투쟁에 참여할 친구이며 적인 무엇을 찾으려고 거룩한 산으로 갔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여인이 아니라 사상을, 어떤 다른 무엇을, 어떤 다른 사람을. 그것, 사람이 내영혼에 없었으며, 그랬기 때문에 영혼은 숨이 막혔다.

그곳에서 머물 떄가 아니라 나중에서야 나는 누구인가를 거룩한 산에서 찾는 데 실패했음을 깨달았다. 그것이 바로 아토스의 여행 전체에서 내가 얻은 결실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p322

 

<너는 강해야 하며, 포도주와 여자와 전쟁을 사랑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부심을 드높이기 위해 죽이고 죽어야 하며, 이 땅의 삶을 사랑하고, 하데스의 왕이 되느니 살아서 노예가 되라>고 그리스의 할아버지인 호메로스가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집 안에 틀어박혀 지냈다. 움직이지 않는 대기 속에서 가끔 노새의 종소리가 울렸다. 창문을 통해 나는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굶주린 까마귀들을 보았다.

 

내 영혼을 짓누르는 큰 슬픔은 없었다. 따뜻함과 조용함이 나와 함께였고, 집의 총스러운 공기는 능금과 꿀풀의 향기를 풍겼으며, 불가에 앉아 호메로스를 읽으니 나는 행복했다. '나는 행복하다.' 내가 외쳤다.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가? 부족한 바가 없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이 속에서 흐느끼는가? 그는 무엇을 원하는가? 그는 나에게서 무엇을 바라는가?' p326

 

그는 아직도 내 몸 속에서 죽은 채로, 자꾸만 흐느껴 우는 것 같았다. 그는 일어나려고 애썼지만 인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나를 무척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내가 어떻게 그를 구원하고-나도 구원을 받겠는가? p327

 

장작과 함께 향내가 나라고 월계수 나뭇가지를 한 아름 불에 넣고 나서 나는 다시 호메로스에 몰두했다. 그러나 아카이아 사람들과 트로이아 사람들과 올림포스의 신들은 이제 염두에 없었으며, 햇빛을 받은 환상이 나비처럼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또다시 나는 내면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p328

 

나는 펜을 들어 글을 써서 배설하는 산고를 시작했다.

나는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따. 근심에 차고, 눈물에 흠뻑 젖고, 머리를 풀어헤친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가장 먼저 튀어나왔다. p329

   글쓰기가 배설이라 느껴지는 . 카잔차키스도 그러했다니 왠지 위안이 된다.

마음이 어린아이와 같아져서, 밤샘 동안에 레몬꽃으로 뒤덮인 신의 육체가 십자가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고 고통을 겪었으며, 먹지도 못하고, 잠자지도 못하고, 눈물도 가누지 못하는 행복감! p332

 

위대하고 권력을 지닌 자들이 재산을 마구 모으는 동안 민중은 굶주린다. 여자들은 몸을 팔고, 성직자들은 믿지를 않으니, 천국과 지옥이 나란히 세상에 존재한다. 내세는 존재하지 않으니, 정의와 행복은 현세에서 찾아야 한다….. 외치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우리 여행의 목적은 너무나 상냥하고, 너무나 고통을 받고, 영원한 삶의 희망으로 넘치는 신의 다정하고 낯익은 모습을 섬기려는 것이었다. p335

 

'신이여' 나는 고백했다. '저는 어려운 순간을 맞았나이다. 어찌해야 합니까? 입에다 불붙은 숯을, 말을, 구언을 가져오는 간단한 말을 넣어 주소서. 깊은 우물로, 빛이 넘쳐 앞이 보이지 않는 우물로 제가 내려온 까닭은 바로 그것-당신과 얘기하기 위해서입니다. 모습을 나타내소서!'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대답이 없었다. p339

 

'그들의 이성은 지나치게 교만해졌고, 그들의 마음은 지나치게 즐거워졌으며, 배가 지나치게 불렀으니, 나는 그들이 역겹구나!'

 

이제 더 이상 못 참겠다! 그들은 지혜의 나무를 먹었고 사과를 땄으니 죽어야 하느니라. p342

 

'서둘지 마옵소서. 죽음의 문제인데 어찌 서두르시나이까? 잠깐만요! 하나를 찾아내었습니다.!' p343

'흙을 파헤쳐 무엇을 찾아냈느냐, 벌레인가?'

'올바른 영혼요'

'그게 누구냐?'

' 형제 하란의 아들 롯이옵니다.'

 

그는 도망쳐서 구원을 받으라는 신의 명령을 거역하려는 반항아였으며, 꿋꿋한 롯이었다. 그는 매혹적이고 많은 도시들을 동정했고, 자유 의사에 따라 불 속에 몸을 던져 함께 죽으려했다. p344

 

이제 나는 어른이었으니, 어릴 우리 마당에서 그토록 열망하던 바를 행동으로 옮기려 했을 따름이었다! 사람은 태어날 뿐이니, 나에게는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리라! p345

 

나는 잠이 들어 도피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p347

 

꿈과, 어릴적의 열망과, 엉뚱한 예언들이 내 눈앞에서 시나이의 그림이라는 현실과 뒤섞였다. 머릿속에서 무르익던 숨은 결심이 갑자기 형태를 갖추었다. '저것이 내가 따라야 길이다!' 나는 소리내어 말했다. '나는 바를 알았으니, 시나이로 가리라. 그곳에서 나는 눈을 뜨리라!'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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