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id: 깔리여신
  • 조회 수 3000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6월 4일 08시 43분 등록
 

데카메론

보카치오 지음/권오현번역/ 범한출판사


저자에 대해


1)보카치오는 누구인가

보카치오는 1313년 피렌체 인근도시 체르탈도에서 태어났다.

보카치오가 6살 때 어머니가 세성을 떠났다. 보카치오는 피렌체의 아버지에게로 돌아와 ‘조반디 다 스트라디’로부터 라틴어 문법을 배웠고, 이 무렵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보카치오의 부친은 피렌체의 바르디가문에 고용된 은행가였다. 보카치오는 부친을 따라 1326년부터 나폴리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보카치오는 아버지의 혼외 관계로 태어난 아들이었지만, 12살때부터 나폴리에서 은행업을 포함한 비즈니스를 배웠다.

보카치오는 왕립도서관 사서인 ‘파울로 다 페루지아’의 가르침을 받아 문학공부에 열중하였다. 나폴리의 활발한 문명과 예술에 매혹되어 문학열을 더욱 크게 자극받았다. 상업을 포기하고 문학을 하겠다고 아버지에게 간청한 결과 교회법을 전공해야 한다는 조건부로 승낙을 받았다. 그러나 법률을 공부함에 있어 필수적인 라틴어를 하면 할수록 문학에 매혹되어 아예 문학으로 완전히 돌아서다.

보카치오는 23살 부활제 전야에 로베르토 왕의 사생아라고 알려진 마리아를 만나 사랑을 느낀다.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것만큼 마리아와의 만남은 보카치오의 인생에 중요한 의미가 되었다. 마리아의 권유로 <사랑의 신고(辛苦)>를 썼다.

보카치오가 35세 때 페스트가 번져 피렌체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고, <데카메론>의 발단이 되는 한 동기가 되었다. 40세 때 <데카메론>을 완성하였다.

보카치오가 36세 때 아버지가 죽었다. 피렌체 공화정부로부터 외교관으로 임명받아 로마 교황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황제, 제후들을 만나게 되었다. 교황청의 아비뇽 체류를 종결시키고 로마로 귀환한 교황 우르바누스5세의 축하사절로 파견되고, 베네치아와 나폴리를 외교관 자격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보카치오는 50세 때 페트라르카의 초청을 받아 이후 베네치아에 오랫동안 정부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였다. 51세 때 <단테전>을 완성하였다.

보카치오는 57세 때 피렌체 영주의 초빙을 받아 피렌체에 있는 성스테파노디 바디아 성당에서 단테의 <신곡>을 강의하였다.

보카치오는 62세 때  고향 체르탈도에서 12월 21일에 세상을 떠났다.

보카치오는 단테, 페트라르카와 함께 14세기 피렌체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세 문인 중 마지막 인물이다. 그는 <데카메론>을 통해서 시대의 절실했던 환경에 노출된 인간의 솔직한 본성을 예리한 필체로 파헤쳐 인문주의 문학의 태두로 꼽히는 인물이다. 보카치오는 피렌체에서 단테를 부활시킨 인물로도 기억되어야 한다. 그는 피렌체 시민들의 간절한 탄원에 힘입어 최초로 단테의 생애와 작품 세계에 대한 공개 강연을 개최했다. 단테가 유랑자의 회한 속에 임종한 지 무려 52년이나 지난 1373년에 보카치오가 처음으로 단테 강연을 피렌체에서 시작함으로써 인문주의와 르네상스 운동은 가속되었다.


2) 데카메론에 대하여

보카치오는 단체의 <신곡>과 대비하여 <데카메론>을 ‘인곡’이라 불렀다. <데카메론>은 흑사병을 피해 피렌체를 떠난 여자 일곱과 남자 셋이 나폴리 인근의 빌라에 모여 열흘 동안 한 사람씩 돌아가며 재담이나 에피소드를 펼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삶의 열정과 지혜로 가득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데카메론>에서 재미있게 펼쳐진다. 때로 성과 관련된 노골적이며 음탕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것은 모두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보카치오의 인문학적 관심에서 우러난 것이다. 가톨릭교회의 부패와 무능, 타락한 사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 비논리적인 기독교교리에 대한 풍자도 중요한 내용을 차지한다. 이것은 흑사병의 무서운 파괴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가톨릭교회에 대한 비판 정신을 담고 있다.

<데카메론>의 일부 자료는 유럽이나 이탈리아 구전문학의 범위를 넘어 서아시아와 이슬람 문명, 심지어 인도 설화까지 차용하고 있다. 폐쇄적이던 유럽의 기독교 문명에 대한 14세기의 인문학적 자기 반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보카치오는 지금 우리가 사는 21세기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종교갈등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보카치오는 여러 구전 자료를 이용했는데, 각기 상이한 전개과정을 가진 두 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기도 하고 기존 자료를 다른 의미로 확대하여 해석하기도 했다.

피렌체에 남아있는 보카치오의 흔적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데카메론.이 시작된 산타마리라 노밸라 성당을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3)데카메론은 오랫동안 금서(禁書)였다.

<데카메론>은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가톨릭의 금서였다. 비단 가톨릭분만 아니라 나라에 다라 <데카메론>은 음란서나 반윤리적인 성향을 띤 서적으로 낙인 찍혔다. 1910년에 일본에서 <데카메론>은 즉시 판매급지 처분을 당했고, 미국 관세국도 음란서적으로 판정했다.

 <데카메론>은 피렌체의 인문학자 보카치오의 대표적인 소설로 근대 소설의 시조로까지 꼽히고 있다. 이 소설에는 도덕이나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세상을 교묘하게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교황, 추기경, 왕, 기사, 재판관, 공증인, 의사, 요리사, 도적 등 각 계층 인간이 추구하는 성적 욕망과 속임수 등을 풍자적 희극적으로 묘사했다.

보카치오는 1348년 유럽을 휩쓴 페스트로 말미암아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썼다고 하지만, 이 소설에는 단순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날카로운 사회풍자와 기성윤리에 대한 비판이 있고, 인간의 정당한 육체적 욕망을 긍정한다. 또한 신분이나 혈통보다 인간 개인의 능력을 우위에 두는 진취성도 엿보인다.

<데카메론>은 인간의 육체와 욕망의 긍정을 통한 인간성 회복이라는 정신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 대해서 주로 했던 공격은 호색적이고 음란하다는 점이었다. 문학작품을 금서처분하는 가장 유력한 사유가 과거에는 ‘신에 대한 모욕’이었고, 이제는 ‘음란’이다. 문학작품에 대해 음란성을 규정하는 것은 대단히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원래 성(性)은 인간에게 주요한 부분이고 또 생활에서 대단히 소중한 것이다. 우리가 인간의 존엄과 자유로운 인격의 성장을 말할 때에 성문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성은 생식수단에 그치지 않고 자주적 정신생활의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인격의 성장을 성애와 남녀간의 인간적 결합을 배제하고 생각해 볼 수는 없다.

  <금서, 세상을 바꾼 책> 한상범지음/ 이끌리오 출판사


4) 페스트와 <데카메론>

1341년 나폴리에 창궐한 흑사병을 피해 피렌체로 돌아온 보카치오는 시집을 연달아 출간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쌓아간다. 널리 아려진 대로 1347~1348년에 퍼진 흑사병은 피렌체 인구의 4분의 3을 몰살시키는 대재앙이었다, 이때 보카치오는 부친과 계모가 피렌체 흑사병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흑사병의 창궐을 피해 라벤나 등지에 머물던 보카치오는 다시 피렌체로 돌아와 <데카메론>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데카메론>의 배경이 피렌체 흑사병 시대인 것은 당연하다.

쥐의 배설물을 통해 아시아 대륙에서 유럽 대륙으로까지 옮겨갔던 이 무서운 전염병은 흑사병이란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유럽의 도시와 문화를 일순간에 마비시켰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이 흑사병을 피해 피렌체 외곽의 빌라로 피신한 젊은 남녀들의 재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순식간에 찾아올 수 있는 흑사병의 위협과 인생의 허무함으로 말미암아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메멘토 모리의 신학과 문학적 반응이 유럽전역에 나타났다. 가역한 죽음의 위력 앞에서 힘을 잃어버린 가톨릭 교회의 권위가 당에 덜어졌고, 종교의 위세가 유럽에서 한풀 꺽이는 의외의 결과를 초래했다.

14세기 중반부터 유럽을 간헐적으로 강타했던 흑사병의 공포는 거의 18세기까지 계속되었다. 흑사병이 초래한 이탈리아의 인구 감소와 경제적 타격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견해가 조금씩 다르다. 14세기 후반의 흑사병으로 피렌체 인구의 4분의 3이 줄어들었고 경제적 공황상태가 이어졌다는 설도 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14세기 중 후반의 예술작품은 죽음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으 나약한 모습과 하느님으 자비를 간구하는 종교적 주제로 채워졌다. 특별히 피렌체와 시에나의 작품이 그렇다. 흑사병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예술가들은 성 로코와 성 세바스티아노를 작품속에 동원했다. 이 두 성인은 흑사병에 걸린 환자들의 수호성자였다.

흑사병의 창궐은 르네상스 정신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흑사병이 드리웠던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걷혔을 때 유럽인들은 삶의 유한함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영원할 것처럼 보이던 인간의 생명이 죽음의 폭력 앞에서 모두 부질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이라는 불청객과 마주치기 전에 살아있음을 즐거워할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긍정이 시도되었다. 살아있을 때 즐길 수 있다면 가능하면 마음껏 즐기자는 것이다.

  흑사병이 찾아오기 전 중세 유럽의 사람들은 인생을 즐기는 것에 대해 종교적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흑사병의 무시무시한 파괴력과 죽음의 일상성을 경험한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주어진 삶의 순간을 즐기고 이를 찬미하는 쪽에 관심을 두게 된다. 물론 이것은 향락적인 삶과는 무관하다. 르네상스 정신에 미친 흑사병의 영향은 향락적인 삶의 추구가 아니라 주어진 삶에 대한 탐미적 자세다. 이것은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연모하며 추구했던 돌체의 삶과 연결되어 르네상스 정신의 한 축을 이룬다.

흑사병의 충격이 서서히 걷혀가던 1350년 보카치오는 나폴리에서 피렌체로 귀환한 페트라르카를 처음 만난다. 그리고 페트라르카는 평생 스승이자 친구로서 보카치오와 함께 활동한다. <데카메론>을 한창 쓰고 있을 때 만났던 페트라르카는 보카치오에게 신선한 문학적 자극이 되었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김상근지음/ 21세기북스


5)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가 그리는 여인상을 통해 본 르네상스

기원 후 4세기는 기독교가 콘스탄티누스대제가 통치하던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 시기이고 따라서 유럽 문명과 기독교의 결합이 이루어진 시점이다. 이대부터 약 1000년 동안 기독교정신이 유럽문명을 지배하는데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 시기를 총괄하여 ‘암흑의 시대’라고 부른다.

유럽의 중세 1000년의 역사를 암흑의 시대 라고 부르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이탈리아 중부 지방에서 시작된 14세기의 지적 미학적 여명이 워낙 찬란하게 빛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4세기부터 14세기 초반까지의 유럽이 문화적 암흑기처럼 보였던 것이다.

단테가 새로운 인문주의 운동과 르네상스 시대의 서곡을 알리는 장엄한 시편 <신곡>을 썼다면  페트라르카는 그리스 로마 사상을 부활시킨 르네상스 인문주의 정신의 명실상부한 선구자이다. 말하자면 단테가 중세를 마감한 인물이라면 페트라르카는 르네상스와 인문주의 운동을 시작한 인물이다. 보카치오는 단테, 페트라르카와 함께 14세기 피렌체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세 문인 중 마지막 인물이다. 보카치오는 인문주의 문학의 태두로 꼽히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가 그리는 여인상을 통해서 그들의 서로 다른 일면을 엿보고자 한다.

###단테의 소네트 중 한 구절이다.


내 여인이 인사할 때

한껏 거룩하고 성스럽게 보여

누구든 혀를 떨며 굳어지고

눈 들어 쳐다보질 못하네.


여인은 베아트리체를 가리키며, 그녀는 천사적인 인물로 승화되었고, 단테는 그녀를 통하여 인간적인 사랑이라기보다 신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베아트리체는 성모마리아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 페트라르카의 시


맑고 신선하며 달콤한 물가,

거기 내게만 여인으로 보이는 그녀,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네.


여인은 곧 ‘라우라’이다. 자태가 아름다운 현실의 여인이며 평범한 여인으로 나타나 있다.


###보카치오의 시


꽃 따러 돌아다니는

그녀를 보았을 때


보카치오가 그리던 여성은 <피암메타>이다. 꽃 따러 다니는 여인은 우리 생활 속의 여인이며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여인이지, 결코 베아트리체가 될 수 없다.

이처럼 인문주의자들의 관점은 중세기의 신적인 문제에서 인간적인 점으로 압축되고 있다.

인간의 문제, 인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인문주의는 곧 이탈리아에서 르네상스가 태동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유발시키고 있다.





<금서, 세상을 바꾼 책> 한상범지음/ 이끌리오 출판사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김상근지음/ 21세기북스

<데카메론> 보키치오 지음/범한 출판사


마음에 무찔러 드는 문장들


보카치오의 변

***심한 욕망에서 일어난 우울증의 포로가 되어버리면 무언가 새로운 이유로 그것을 제거하지 않는 한 가슴속에 응어리져서 무거운 고뇌가 고질화되고 마는 법이지요.

***우울증에 사로잡힌 부인들이 이것을 읽으신다면 그 속에 포함된 웃음거리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유익한 충고 따위도 얻게 될 것입니다. (21P)


첫째 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가 태어나신지 1348년이 되었을 때, 이탈리아 제일의 도시 피렌체에 무서운 흑사병이 번졌습니다. 이 유행병은 천체의 작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올바르게 만들기 위해 가하신 정의로운 노여움에 의한 것인지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만, 몇 해인가 전에 동양에서 발생하여 무수한 인간의 목숨을 빼앗고 잇달아 번져나가 서양에까지 만연되어 온 것입니다.

이 에 대해서는 어떤 인간의 지혜도 예방의 대책도 소용이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그 대문에 임명된 관리들이 시내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오물을 쳐내고 모든 환자를 시내에서 추방했으며, 병을 막기 위한 별의별 주의가 내려졌습니다.

  도한 신앙심 깊은 사람들이 자주 행렬을 짓는다든가 갖가지 기도문을 낭독한다든가 했습니다만 아무 소용이 없었으며, 앞서 말씀드린 해의 초봄에는 흑사병이 무서운 감염력을 발휘하여 처참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24P)

***우리의 도시가 한탄과 비참의 수렁에 빠져 잇는 동안 인간의 규범은 물론 하느님의 거룩한 법도의 집행자나 고위 관리들이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죽거나 병들어 버리고, 하급 관리도 부족해서 관청 일을 할 수 엇게 되었습니다. 그 대문에 사람들이 하는 일을 제멋대로 내버려 두는 형편이엇습니다. (26P)


 첫째이야기

***인간이 하느님 앞에서 축복받는 일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비록 그의 생애는 극악무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이 어쩌다가 그를 가엾게 여기시고 천당에 맞이하시게 된 것은 그가 임종 때 지난 일을 회개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53P)

***우리들에 대한 하느님에 대한 지바는 참으로 광대무변한 것이라고 말하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과오에는 눈을 돌리시지 않고 항상 신앙의 순수함을 보고 계시며 우리가 하느님의 적을 중개자로 내세우더라도 친구처럼 믿으시고 , 하느님의 은혜를 중개하는 참된 성인처럼 인정해 주시는 것입니다. (53P)


둘째이야기

*** 내가 보건대 한 명의 성직자도 신성하다든가 신앙상의 헌신이라든가 선행이라든가 모범적인 생활 같은 것은 약으로 쓸래도 찾아볼 수 없었고 오히려 음탕하고 탐욕스럽고 미식만 찾고 시샘이 많은 데다가 오만하더군. (57P)


셋째이야기

***어리석음으로 인해 사람은 흔히 불행한 꼴을 당하거나 최악의 비참한 처지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영리한 사람은 그 지혜 덕분에 커다란 위기를 모면하여 확고한 안주의 경지에 도달하는 법이랍니다. (58P)

***“하느님의 일에 관해서도 박학다식하다고 하던데 그대는 과연 유태교와 회교와 그리스도교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훌륭한 종교라고 생각하는지 한 번 들려주면 좋겠소.”(59P)

***세 개의 반지가 너무나 닮아서 어느 것이 진짜고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었으므로 세 사람은 누가 아버지의 진짜 후계인지 지금도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랍니다.

그러면 저는 아버지인신 하느님께서 세 백성에게 주신 종교에 대한 임금님의 질문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백성들은 저마다 그 유산과 법도를 이어받아 법도가 명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줄 압니다. 하지만 어느 백성의 것이 진짜냐 가짜냐 하는 문제는 방금 말씀드린 반지처럼 미해결인 체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60P)


넷째 이야기

***“누가 안단 말인가? 아무도 모르게 저지른 죄는 반쯤 용서받은 거나 마찬가지지. 이렇게 좋은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하느님이 행운을 내려주실 때 고맙게 받는 자를 나는 존경하거든” 원장은 이렇게 중얼거렷다.  (63P)


다섯째 이야기

***부인은 한 나라의 왕이 남편의 부재를 알면서도 찾아오겠다니 어찌된 일일까, 하는 의문이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그녀는 자기의 미모에 관한 소문이 임금님의 마음을 끈 것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그녀는 즉시 영내의 암탉이란 암탉은 모조리 잡아오게 하여, 왕을 대접하는 식탁을 요리일색으로 준비시켰습니다. (65~66P)

***잇달아 요리 쟁반이 나왔지만 쟁반은 바뀌어도 암탉 요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을 깨닫고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은 이 근처의 산야에 다른 여러 가지 짐승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방문한다는 것을 미리 알려놓았으므로 사냥할 만한 시간이 있엇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폐하, 여자라는 것은 복장이나 신분에 여러 가지 변화는 있어도 속은 다 같은 법입니다.”

이 말을 듣자 왕은 곧 암탉만으로 마련된 식사의 듯과 말 속에 감추어진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인은 아무리 설득해 봐도 헛일이며 권력을 휘두를 성질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66P)


열째 이야기

***옛날 여성은 마음속에 미덕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지금의 여성들은 옷을 차려입는 데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는 거예요. 흔히 여성들이 색색의 무늬옷을 입고 장식품으로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모두들, 그것이 당연한 일이요, 남에게 존경받는 요인이 된다고 믿고 있어요.

만일 그런 것을 노새에게 장식하는 사람이 있다면, 노새가 인간보다 훨씬 더 많이 몸에 지닐 수 있다는 걸 생각지도 않아요. 차려 입어봐야 노새는 노새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는 단 말예요. (79P)

*** 늙은이에게는 사랑을 완수할 체력은 없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마음을 눌러버려야 한다거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법은 없소. 더욱이 늙은이는 그 나이 탓으로 젊은이보다 훨씬 분별할 줄 아는 힘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오. (81P)

***부추는 조금도 맛있는 것이 아니지만, 뿌리 쪽은 몸에 해롭지도 않고 입안의 감촉도 좋지요. 당신들은 구근을 손에 들고 잎을 자시던데 잎은 자양분이 전혀 없을뿐더러 맛도 나쁘다오. (81P)


둘째 날

***여러 가지 일로 괴로움을 겪은 사람들이 뜻밖에 행복스러운 결과를 얻는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둘째이야기

***사실 나는 구식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도의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존도 스물 네 냥 들어야 할 곳에 열낭으로 그럭저럭 때우는 인간이랍니다. 하지만 여행중에는 아침에 숙소를 더날 때 성줄리아노님의 양친을 위해서 기도와 아베마리아를 외지요. 그리고 오늘 밤에도 좋은 숙소를 베풀어 주십사고 하느님과 줄리아노님에게 기도를 드린답니다. (92P)


넷째 이야기

***거센 파도와 싸우면서 란돌포는 한푼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수없이 생각했지만 막상 죽음 직전에 이르니 무서워졌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손에 닿은 널판지에 매달려서 이렇게 빠져죽지 않고 있으면 하느님이 도와주실지도 모른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107P)

***그 안에는 뜻밖에도 갖가지 보석들이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그는 보석에 다소 지식이 있었으므로  매우 큰 값어치가 된다는 것을 알고 신은 아직도 나를 버리시지 않았구나 하고 하느님께 감사하면서 크게 기뻐했습니다. (109P)


여섯째 이야기

줄거리: 베리톨라 부인은 두 아들이 행방불명되자, 폰초섬에서 두 마리의 아기 사슴과 살다가 루니지아나로 간다. 그곳에서 큰아들은 그녀가 섬기는 주인의 하인으로 일하게 되는데, 주인 딸과 관계가 생겨 감옥에 들어간다. 시칠리아가 샤를왕에게 모반했을 때, 감옥에 들어가 있는 하인이 그녀의 아들임이 밝혀져 주인 딸과 결혼한다. 그리고 그의 아우도 찾게 되어 예전의 귀한 신분으로 돌아간다.


***운명이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는 것은 인간으로 봐서는 참으로 중대하고 도 매우 성가신 일이에요. 하기야 무엇이든 그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달콤한 행운의 꿈에 잠겨있는 우리의 눈을 번쩍 뜨게 해주기는 하죠.

말하자면 행복한 분에게는 경고가 되고, 불행한 분에게는 위안이 된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 거에요. (122P)

***본능적으로 금방 어머니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이었는가, 하는 자책감을 느끼면서 부드럽게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입을 맞추었습니다. (132P)


일곱째 이야기

줄거리: 바빌로니아의 설탄은 공주를 가르보의 왕에게 시집보낸다. 그런데 공주는 도중에서 온갖 재난을 만나 4년 동안에 각지에서 여덟 명의 남자 손을 거친다. 그러나 결국은 숫처녀로서 행세하며 부친에게 돌아가, 처음 계획한 대로 가르보의 왕에게 출가하여 왕비가 된다.


***억지로 체력을 기르고 싶어하거나, 아름다워지고 싶어하거나 장신구 따위에 넋을 잃고 갖기를 원한 자들 중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을 가졌다는 것이 오히려 자기들의 죽음이나 혹은 불행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136P)

***인간의 모든 욕망에 대해서 일일이 말씀드릴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인간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여 단언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136P)

***우리가 사려 깊은 생활을 하고 싶으면, 우리가 필요한 것을 잘 아시고 또 주실 수도 있는 가장 거룩하신 유일한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자기 몸에 필요한 것을 얻고 또 간직해야 할 줄 압니다. (136P)

***영주는 그녀를 계속 응시하는 동안 자기의 눈이 독을 품은 사랑을 마시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으면 자기의 욕망이 채워질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실은 그녀에 대한 사랑에 미쳐 비참한 사련의 함정에 빠져 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143P)

***세상에서는 ‘키스를 받은 입은 빛이 바래지기는 커녕 달처럼 더욱더 윤기가 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54P)


여덟째 이야기

**** 저는 안락하게 살고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런 사랑의 포로가 되어 사랑의 기쁨에 잠기고 싶은 기분이 되어버렸답니다. (157P)


아홉째 이야기

***나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생물 가운데서 남자야말로 가장 고귀한 동물이며 여자는 그 다음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더욱이 남자는 일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여자보다 완전하게 되어 있단 말입니다. 이처럼 남자는 완전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고, 또 여자처럼 그렇게 자주 마음이 변하는 일도 없는 법이라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이 굳은 남자라도 여자 족에서 먼저 사랑을 요구해 오거나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거나 하면 유혹을 물리칠 수 없는 법이지요. 이와 같은 욕망은 한 달에 한 번 정도가 아니라 하루에도 천 번씩 일어날 수 있소.  (171P)


열째 이야기

***만일 당신 농원에서 일하고 있는 농부들에게 내 조그마한 밭을 갈아야 할 자한테 부과한 것 같은 그 많은 축제일을 강요하신다면, 당신은 한 톨의 보리도 거둬들이지 못하게 됩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도 제 젊음을 아깝게 여기시고 제가 바라던 사람을 소개시켜 주셨어요.  (186P)

***저는 여기서 파가니노의 아내라는 기분이 들지만, 피사에서는 당신의 매춘부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달이 차고 기운다든가 기하학의 사각 삼각으로 유성을 당신과 나 사이에서 결합시키게 해왔지만 여기서는 파가니노가 밤새도록 저를 껴안고 애무하고 깨물어 준답니다. 그리고 얼마나 나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지 하느님, 저 대신 말씀 좀 해주세요.  (187P)

***오라 사랑의 신이여, 그대는

내 행복과 희망과 기쁨의 전부이니

잠시 함께 노래하지 않으련가.

사랑의 괴로움에 한숨도 짓지 않고

달콤한 기쁨에 잠기면서

타는 불길만이 기쁨의 불 붙인다.

나는 사랑한다. 사랑의 신을. (190P)


셋째 날

테마-무척 바라던 것을 교묘히 손에 넣은 사람들이며, 한 번 읽었던 것을 다시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91P)

***정원 주위의 한 가운데에는 폭넓은 길이 똑바로 트여 있고, 포도 시렁에 덮인 포도의 풍작을 눈앞에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창 포도꽃이 만발해서 온 정원에 은은한 향기가 떠돌았으며 그것이 정원 가득히 스민 다른 꽃향기와 뒤섞여서 마치 동양에서 나오는 갖가지 향료 속에 파묻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 양쪽은 희고 붉은 장미꽃이며 제스민으로 덮여 있어서 아침뿐만 아니라 해가 높이 솟은 뒤에도 햇빛을 쬐지 않고 꽃 향기 그윽한 그늘로만 어디로나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192P)


첫째 이야기

줄거리: 람포레키오의 마제토가 벙어리로 가장하여 수녀원의 정원사가 되자, 수녀들은 앞을 다투어 그와 자게 된다.

***아름다운 부인 여러분, 세상에는 젊은 여자에게 흰 두건을 씌우고 검은 옷만 입히면, 돌로 만든 수녀가 되었다고 까지는 생각지 않더라도 이제 여자가 아니며 여자로서의 욕정도 느끼지 않게 된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남녀가 많습니다. (194P)

****마제토는 몇 번이나 젊은 수녀들에게 아이를 낳게 하는 사태를 일으켰지만, 워낙 조시스레 처리했기 때문에 세상에는 조금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0P)


셋째이야기

줄거리: 한 귀족을 사랑하게 된 부인이 고해를 구실로 그럴 듯한 거짓말을 꾸며 수도사를 속이고, 그를 중개인 삼아 귀족을 만나고 괘락을 맛본다.

***사랑의 즐거움에 잠기 채 어리석은 수도사를 비웃기도 하고, 꼰 실타래라든가 빗이라든가 보풀 이는 연장만 r지고 있는 남편을 비웃으면서 서로 욕정을 불태웠습니다.  (214P)


다섯째이야기

***세상에는 너무나 지식이 풍부하기대문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남을 속인줄 알았는데, 실은 나중에 보니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220P)


여섯째 이야기

***진상의 규명을 너무 서두르는 나머지 냉혹해져서 그릇된 판결을 하는가 하면 정의와 신의 대변자같은 소리를 하면서 실은 부정과 악의 집행자가 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36P)


일곱째이야기

***부인은 점점 더 친근해져서 정다운 말과 애정이 깃들인 태도로 그를 기쁘게 해주셨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 사람이 먼저 부인을 사랑햇다고 하더라도 그 몇 배나 되는 애정을 부인께서 부채질하시고 만 겁니다.  (238P)

***성의 이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몸에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그 성의조차도 성직자의 옷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왜냐하면 전에는 성의를 나븐 천으로 좁게 만들었을 것이며, 그와 같은 소박한 천으로 몸을 감싸고 있을 대는 속게 사람들이 좋은 복장을 입고 나다닐 때처럼 어슬렁어슬렁 으스대고 걸어가며 조금도 겸손해지는 빛이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성직자는 성의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의의 색깔을 몸에 걸치고 있는데 지나지 않습니다.  (239P)

***어떤 여자와 어떤 남자가 친해진다는 것은 자연의죄입니다. 그러나 남에게서 훔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추방하거나 하는 것은 인간의 악의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241P)


여덟째이야기

***페론도는 가루약을 먹고 죽은 시체로 오인 받아 매장된다. 그의 처와 사랑을 즐기던 수도원장은 그를 무덤에서 꺼내어 지하실에 넣어버리는데 그는 자기가 연옥에 들어가 있는 줄 안다. 나중에 이 세상으로 돌아와서 자기 처가 낳은 수도원장의 아이를 자기 아이인줄 알고 기른다.

***“우리가 바깥 양반의 질투심을 고치려면 그분이 연옥에 가줘야 하오.”

“살아서 그런 곳에 갈 수 있을까요?”

* “죽어서 연옥에 가는 것이오. 거기서 실컷 쓰라린 골을 당하면 그의 질투심도 나을 것이오.” (252P)

***신앙은 영혼 속에 있는 것이고 내가 바라는 것은 육체의 죄에 지나지 않으니가요. 아무튼 부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사랑의 신이 억지로 내게 이런 짓을 시킨 것이오.(253P)

***신부님, 하느님의 계시대로 신부님을 비롯해서 성베네딕티님과 아내의 기도 덕분에 저는 연옥의 고통에서 구출되어 이 세상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258P)


열째 이야기

***사랑의 신은 초라한 오두막보다 훌륭한 저택이나 쾌적한 방을 더 좋아하는 법이지만 때로는 깊은 숲속이나 험한 알프스의 산협이나 인적 드문 동굴 속에서도 그 힘을 나타낸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입니다. 즉 사랑의 힘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는 말입니다. (269P)

***오랫동안 자기의 신앙심을 과시해 왔던 그는 유혹을 맞이하여 물리치기는 커녕 순식간에 그 유혹에 지고 말았습니다. 거룩한 명상도 기도도 규율도 다 잊어버리고 그녀의 젊음과 아름다움만이 마음속에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270P)

***하늘과 별, 그곳에 계시는 하느님은

마음내키시는 대로

귀엽고 아름답게 나를 만드셨네.

드높은 지혜 기울여서

항상 하느님의 눈에 띄는

저 낙원의 여인이 지닌

아름다움을 이 세상에 주시려고

아아, 그러나 사람의 눈은 어리석어

나를 옳게 보지도 않았고

얕잡아 보기까지 했네.


그 옛날, 나를 사랑한  사람 있어

기꺼이 젊은 내 몸을

품에 안고, 마음에 안고

사랑의 불 내 눈에 태우더니

다만 말로만 지새고

시간은 금방 지나갔네.

나는 정답게 따랐지만

지금은 슬퍼라, 그 사랑도 없네.(276P)


넷째 날

***사랑이 불행한 결과로 끝나는 이야기를 저마다 합니다. (278P)

***걸핏하면 내 나이를 들먹이는 자가 있는데 그 사람들은 ‘부추의 뿌리는 희지만 끝은 싱싱한 초록색’이라는 속담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282P)

***뮤즈들은 여성들입니다. 그래서 비록 여성들이 뮤즈 여신만큼 값어치를 갖고 있지 않아도 보는 눈은 뮤즈 여신과 닮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점에서 나를 기쁘게 하지 않을 때에는 그 점에서 나를 기쁘게 할 것입니다. (283P)


첫째이야기

***살레르노의 탕크레디공은 딸의 연인을 죽이고 그 심장을 호아금잔에 넣어 달에게 준다. 그러자 달은 심장에 독약을 부어 마시고 자살한다.

***사랑의 힘은 무서운 것이어서 그 눈에는 어떤 것도 끝까지 감출 수 없는 법입니다. (287P)

***운명이라는 것은 품위가 낮은 자를 높이 떠올리고 정말로 품위가 높은 자를 낮은 자리로 떨어뜨리곤 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291P)

***사물의 도리를 깊이 보시면 우리들이 모두 똑같은 육체로 되어있고 한 창조주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같은 힘, 같은 재주, 같은 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개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291P)

***평등하게 태어났고 그리고 앞으로도 평등하게 태어날 우리들을 구별하는 것은 우선 그 마음의 덕입니다. 그 마음의 덕을 많이 소유하고 그 힘을 발휘하는 자가 고귀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덕의 힘을 발휘하는 자는 어디에서나 그 품위가 나타납니다. (291P)

***저의 눈은 저를 속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291P)

***그대를 위하여 마음껏 눈물을 흘려드리리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면 주저하지 말고 내 영혼이 지금가지 깨끗이 간직하고 있던 그대의 영혼과 결합되도록 해주십시오. (293P) 


둘째이야기

***세상에 악인인데도 선인으로 여겨지면 나쁜 일이 나쁜 일이 되지 않는 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은 저에게 오늘의 주제에 합당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종교가들의 위선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많은 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95P)

***우리들처럼 천국을 찾고 있는 인간들과는 달리 천국의 소유자이기나 한 것처럼 죽어가는 사람에게 그들이 기부하는 금액의 다소에 따라 천국에 있어서의 장소까지도 정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수도사들은 우선 맨 먼저 자기들을, 다음으로 자기들의 말을 믿고 있는 사람들을 기만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296P)


셋째이야기 

***여러가지 나쁜 일 가운데에는 조금도 억압을 가하지 않고 제멋대로 놔두면 우리들을 위험한 처지에 빠뜨리는 종류의 일이 있는데 노여움이라는 것도 놔두면 그것에 해당된다고 여겨집니다.

노여움은 갑자기 맛본 불쾌감에서 솟아오른 돌발적이고 무분별한 충동입니다. 그  충동은 온갖 이성을 초월하여 마음의 눈을 흐리게 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광포한 격정 속에 몰아넣습니다.  (305P)

***세상일이란 지나치게 많으면 싫증이 나고 바라는 것이 저지당하면 소망이 더욱더 간절해지는 법입니다.  (308P)


일곱째 이야기

***시모나와 파스귀노는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로서 두 사람이 공원에서 밀회를 즐기다가 파스귀노가 아무 생 각없이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지르고는 죽어버린다. 시모나는 살인죄로 붙잡혀 재판관에게 어떻게 해서 파스귀노가 죽었는가를 설명하려고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지르자 같은 모양으로 죽고 만다.  (326P)

***연인을 갑자기 잃은 슬픔과 스트람바들이 부르지는 화형의 공포감에서 정신이 헛갈린 불행한 처녀는 샐비어 잎으로 이를 문질렀기 때문에 파스귀노에게 일어난 것과 같은 일이 그녀에게도 일어나 갑ㅈ기 쓰러지고 말았다.  (329P)


여덟째이야기

***사랑이란 아무리 열심히 돌아다니며 지워버리려 해도 사랑 그 자체가 사라져 버리지 않는 한 제거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입니다.  (330P)


아홉째 이야기

***자기가 먹은 것이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연인의 심장이라는 말을 듣고 부인이 얼마나 비통한 심정이 되었는지는 새삼스레 말할 나위도 없는 일입니다.  (328P)


열 번째 이야기

***재판관은 한 번 이런 여자에게 열쇠를 꽂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345P)

***아아, 버림받았음을 알았을 때

아직도 사라지지 않노라

마음에 솟은 이 슬픔은.

아아, 저주하노라 그날 그때를

불같이 타는 숭고하고도 아름다운

그대 얼굴 바라보았을 뿐

희망도 애원도 불타는 정념도.


아아, 지금은 죽음 외에는

괴로움을 끊을 길도 위안도 없다.

그러니 사랑의 신이여, 내 목숨을

거두어 가시고

내 불행을 끝나게 하소서.

슬픈 목숨 빼앗아서

내 잘못으로 기쁨도

슬픔도 잃었나나.

나 죽으면 신이여, 그녀를

귀여운 여인으로 찬양하소서.  (349P)


다섯 째날

***몇 가지 잔혹하고 불행한 사건이 일어난 후 연인들이 행복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첫째이야기

***그도 신성한 것은 더럽혀진 속계의 것보다 값어치가 있다는 것은 알았으므로 가만히 참고 그녀가 저절로 눈을 뜨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352P)


네째이야기

***한쪽에서는 이러한 과실에 대한 수치심과 그것을 보상하려는 감정이 있고, 다른 쪽에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그것을 면하려는 소원이 있는데다가 불타는 듯한 사랑과 사랑하는 여성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마이 합쳐서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리치오시의 마음에 들도록 하겟다고 즉석에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379P)


데카메론 2


다섯째 이야기

***귀도토 다 크레모나는 자코민 파비아에게 수양딸과 재산을 맡기고 죽는다. 잔놀레 디 세벨리노와 밍기노 밍골레나 두 사나이가 이 처녀에게 연정을 품는다. 그 대문에 두 사람은 칼을 빼들고 싸우게 되지만 그 처녀가 잔놀레의 누이동생임을 알자 밍기노의 아내로 정해진다.


여섯째 이야기

***과실은 모름지기 벌받아 마땅하오나 그것과 마찬가지로 선행도 자비나 연민 이상으로 포상할 가치가 있습니다. (28P)


일곱째 이야기

***테오도르는 주인의 달 비올란테와 사랑에 바져 인신시켰기 때문에 교수형의 위기에 처해진다. 그는 매를 맞으면서 거리를 끌려다니다가 친아버지를 만나 귀족임이 밝혀져 석방되고 비올란테를 아내로 삼는다.

***포도주에 독약을 넣은 다음 하인에게 그 술잔과 단도를 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두 가지를 비올란테에게 갖다 줘라. 그리고 나의 명령이라고 말하고 이 독약이나 칼 중에 어느 하나를 택해 죽으라고 전하라.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불태워 죽이겟다고 마땅히 실행할 것이라고 전하라.  (33P)


아홉 번째 이야기

****여자들의 아름다운 용모가 남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용모가 아름답다고 해서 반드시 행운이 따른다는 법은 없는 것이며 사랑을 할 때에는 운명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과 판단대로 처리하라는 충고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41P)


열째 이야기

***우리 인간들은 선행보다는 나쁜 행위를 더 즐거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거것이 자기들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것은 우연히 생긴 악덕인지 또는 인간의 악습 때문에 생긴 것인지, 또는 천부적인 인간의 죄에서 오는 것인지 저로서는 단언할 수가 없습니다.  (47P)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당나귀가 부딪히면 벽도 마주 튀긴다’라는 속담이 잇듯이 시기가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야 합니다.  (55P)


여섯 째날

***궁지에 몰렸을 대 경묘한 경구로 반박하기도하고 임기웅변의 대답이나 뛰어난 통찰력으로 피해나 위험이나 창피를 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누어집니다.


첫째 이야기

***맑은 밤하늘에는 별이 하늘의 장식이 되고 봄에는 화초가 들판을 꾸미며 언덕은 나뭇잎이 무성한 수목에 덮여 빛을 보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훌륭한 예의 범절이나 교묘한 화술은 상쾌한 경구가 되지요.   (60P)


둘째이야기

***어리석은 사람들은 운명의 장님이니 어쩌니 말하고 있습니다만, 운명에게 눈이 천 개나 있고 자연은 매우 사려가 깊다는 것을 알았어요.  (62P)

***인간은 뜻밖의 사태에 대비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남에게 의심받지 않게 집 안의 가장 평범한 장소에다 두고 바쁠 때는 언제든지 즉시 꺼낼 수 있도록 하는 법이오. 그 평범한 장소가 훌륭한 방보다 훨신 안전하게 보관해 줄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답니다.  (63P)


다섯째 이야기

***자연은 인간의 흉물스런 모습 속에도 훌륭한 재능이 깃들이게 하는 것입니다.  (71P)


아홉째이야기

***여기 있는 숱한 묘석은 모두가 죽은 자의 집일세. 그러므로 거기에는 죽은 사람들이 들어가 살고 있지. 그는 그것을 우리들의 집이라고 하여 우리나 그 밖의 교양도 없고 학문도 없는 자를 그나 그 밖의 학자와 비교해서 죽은 사람보다 못하다고 비꼬았던 것일세. 그러므로 여기 있는 우리들은 자기 집에 있는 셈이지. (81P)


열째 이야기

**나의 소원 바람은 싣고 가도

그대는 듲지 않고

모른 체하니

그로 인해 괴로움은 더할 뿐이라

사는 일도 괴로우나

어이타 죽지도 못하나.

아아 사랑의 신이시여

이 몸을 애처로이 여기소서

그대의 사슬에 비끌어맨 채.

만약에 이것조차

이뤄질 수 없다면

사슬을 풀고 희망을 안겨주오.

아아, 사랑의 신이시여


일곱째 날

***여자들이 사랑을 위해서 혹은 자기 일신의 구원을 위해서 라는 이유로 남몰래 혹은 들킨 경우도 잇지만, 어떻든 남편을 속인 여러 가지 계책이 이야기됩니다.


첫째 이야기

***잔니 로테링기가 한밤중에 자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아내를 깨우자, 그녀는 귀신임에 틀림없다고 남편을 속인다. 두 사람이 문간에 서서 귀신을 물리치는 기도를 하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친다.

**아내는 기도문을 외기 사작했습니다.

“귀신이여 밤에 나오는 귀신이여, 그대는 꼬리를 바짝 세우고 왔도다. 그러므로 꼬리를 북이고 나가라. 정원 복숭아나무 밑을 보면 기름에 지진 요리와 달걀이 있다. 병에 입을 대고 포도주를 마시고 썩 물러가라. 내게도 또 잔니에게도 해를 입히지 말지어다.” (101P)


넷째이야기

**토파노는 어느 날 밤 아내를 박으로 쫓아내고 문을 잠근다. 그녀는 아무리 빌어도 열어주지 않자 우물에 빠져 죽는 체하며 커다란 돌을 던져 넣는다. 토파노가 집에서 뛰어나와 우물로 달려가자 아내는 거구로 남편을 바깥에 남겨둔 채 문을 닫아걸어 골탕을 먹인다.


여덟째 이야기

***질투가 심한 산아이가 아내를 의삼하게 된다. 그러자 아내는 발가락에 끈을 매어 밤에 연인이 왔다는 것을 알리게 한다. 남편은 그것을 알고그를 뒤좇는다. 아내는 자기 대신 단 여자를 침대에 뉘어둔다. 남편은 그 여자를 때리고 머리털을 잘라버린 다음 아내의 형제들에게 가서 사실을 호소하는데 아내의 재치있는 수완으로 형제들은 도리어 남편을 마구 욕한다. (134P)


열째이야기

**그들은 차디찬 포도주와 과자로 산책의 피로를 풀고 아름다운 분수 곁에서 탄다로의 피리와 그 밖의 악기에 맞추어 춤을 추었습니다. (156P)

**이 몸을 불태우는 즐거움이

그 어떤 것인지

나는 말을 못하네.

밤낮으로 타는 것 알지 못하니.

눈도 귀도 그리고 마음조차도

불가사의 한 큰 힘으로

새로운 불을 태우기 때문.

그 불 속에서 몸을 태우는

나를 어루만지고 위로함은

그대밖에 아무도 없음으로써.(157P)


여덟째날

***여자는 남자를 속이고 남자는 여자를 속이며 혹은 남자기리 속이는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집니다.


둘째이야기

***우리를 모욕하면서 우리들의 모욕을 받는 일이 없는 사람들, 즉 신부라고 불리는 족속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들은 십자군을 일으켜 우리들의 아내를 엉ㄴ제나 정복하려고 벼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단 한 사람이라도 정복하게 되면 마치 알렉산드리아에서 설탄을 사로잡아 아뇽으로 데리고 오기라도 한 듯 의기양양해 할 분 아니라 이것으로 말미암아 모든 속죄를 얻은 것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163P)


다섯째 이야기

**마르케 출신인 피렌체의 재판관이 법정에서 재판하고 있을때 세 젊은이가 그의 바지를 벗긴다.


일곱째 이야기

***총명한 학자는 철학적 사색을 내던지고 마음의 전부를 그녀에게 기울였다. 자기가 그녀의 마음에 든 것임에 틀림없다는 자신을 갖고 그녀의 집을 알아내자 구실을 만들어 그집 앞을 왔다갔다 했습니다.(193P)

***학자는 폭발하려는 격한 분노를 가까스로 가슴 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고 평온한 목소리로 조금도 화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말했습니다. (198P)

**8쾌감이란 바라고 바라던 복수의 기쁨이고 연민의 마음이란 불쌍한 자에게 동정을 베풀지 않을 수 없는 그의 인성이 감동되어 느낀 슬픔이었습니다. (203P)

***내게는 펜의 힘이 남아 있습니다. 펜을 휘둘러 당신의 일을 만천하에 고하면 당신은 그것을 읽고 아아,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천 번은 생각할 것입니다.

펜의 힘은 그것을 경험하지 않은 자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을 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207P)

***절은 사나이들이 하는 그런 짓은 중년층 사나이들도 해온 일이고 그들 젊은이는 앞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7P)

***지성이 없는 지성과도 같은 당신들은 얼마나 많은 악이 조그만 아름다움의 그늘에도 깃들여 있는지를 모릅니다.(207P)


아홉째 이야기

***회원 하나하나의 시중을 드는 고상하고 아름다운 시녀의 그 나비와도 같은 맵시, 그분인가요. 우리가 먹고 마시고 하는 식기류, 즉 접시, 주전자, 포도주병, 컵에다가 그 밖의 금과 은으로 된 식기류의 찬란한 광채, 게다가 각자의 기호대로 산더미 같은 각종 요리가 꼭 알맞은 시기에 눈앞으로 날라져 오는 것입니다.

실내에서는 무수한 악기가 음악을 연주합니다만 귀를 간질이는 달콤한 음향이나 멜로디의 황홀함은 도저히 나로서는 일일이 설명할 수  없습니다.
또 식사 때 켜지는 촛불 수가 얼마나 많은지 먹는 과자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마시는 포도주가 얼마나 고급인지 이것도 나로서는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겠습니다. (222P)


열째 이야기

***사랑이여 사랑이ㅕ

사랑은 좋은 것 즐거운 것

내 마음 가벼이 하늘을 날고

가슴 불같이 타니 행복은 가득해.


내 행복의 사랑이여

노래로 엮을 거나

붓으로 쓸거나

만약에 네가 알면

괴로움 더하여

숨겨야 할 것을, 하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고백하기 전에

즐거운 마음을 말 끝에서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리니. (247P)


아홉 째날

**제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둘째 이야기

***익숙한 자기 방이라 불도 켜지 않고 옷을 주워 입었는데, 그만 접어둔 두건을 집어든다는 것이 잘못하여 사제의 팬츠를 손에 쥐었습니다. (256P)

***인간의 육신이 자극으로부터 몸을 지킨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지금처럼 모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각자 적당히 해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257P)


다섯째 이야기

***브루노가 말했습니다.

“그럼 사산된 새끼양의 가죽 약간과 살아있는 박쥐 한 마리에다 향 세 개와 성당의 초 한 자루를 갖다 주게.”

부루노는 침실에 틀어박혀 갖다준 양피지에 밑도끝더 없는 문구를 휘갈겨 썼습니다. 그리고 칼란드리노에게 건네주며 말햇습니다.

“자네가 이 부적 가지고 그 여자의 몸에 대면 여자는 자네 뒤를 따라 올거야. 그리고 자네 소원을 풀어줄거야.” (271P)


아홉째 이야기

*** 두 청년이 어떻게 하면 남의 사랑을 받는가를,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사나운 아내를 길들일 수 있나 묻기 위해 솔로몬왕을 찾아간다. 그러자 왕은 한 사람에게는 사랑하면 된다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는 거위다리에 가보라고 한다.  (284P)

***사물의 질서라는 것을 wf 생각해 보면 모든 여성은 그 천성과 습성, 그리고 법률에 의해 남성에게 복종해야만 하고, 도한 남성의 듯에 다르고 지배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쉽게 알고 있겟지요.  (284P)

***습관과 습성은 실로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고 또한 소중한 것이며 그리고 천성이라는 것은 분명히 다음과 같다.

우리들의 몸을 부드럽게 또한 우아하게 만들고, 마음을 겁이 많고 공포심이 강한 것으로 만들고 감정을 인자하고 여리게 만드는 한 편 체력을 연약하게 하고 목소리를 곱게 하면 거동을 얌전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다른 지배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백히 증명하고 있습니다.  (284P)

***나는 젊고 돈이 많기 때문에 자주 동네 사람들을 초대하여 잔치를 베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아무리 그런 일을 되풀이해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떡하면 남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까, 그 의견을 물으러 솔로몬왕에게 가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오직 이렇게만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사랑하라.” (286P)

*** 당신은 남을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베푼 값진 요리와 접대는 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단순한 허영이었다는 것을 아십시오. 그러니 솔로몬왕의 말처럼 남을 진심으로 사랑하십시오. 그러면 남들로부터 사랑을 받습니다.  (288P)


열째이야기

***우리들의 생명은 육체적으로 짧은 것이지만 명성은 영원히 남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은 짐승처럼 오직 먹는 것만을 바라는 것이 아닌 인간이 모든 힘을 기울여 탐구하고 실행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293P)

***님을 닮은

꽃을 꺾어들고

입 맞추며 속삭이니

마음 활짝 열리고

그리움 타오른다.

어와, 단 꽃으로 테 만들어

황금빛 머리를 묶자.


들판의 꽃이

내 눈에 주는 기쁨은

달콤한 사랑으로 나를 불태운

그 님을 보는 느낌.

그러나 꽃내에 가슴 메어

나오느니 한숨 뿐

사랑의 말을 할 수 없어라.


그러나 내 가슴의 탄식은

단 여인의 슬픔과는 다른 것

뜨겁고 감미로운 이 한숨

마음 설레고 기쁨을 주어서

내 입을 열 것 같네.

님이여, 어서 오소서

이 몸이 쓰러지기 전에.  (294P)


열째 날

***사랑과 그 밖의 사건에서 상상 밖의 아량을 베풀었다든가, 혹은 관대한 행위를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첫째이야기

*** “내가 아무런 자격도 없는 자에게 상을 내리고 그대에게는 아무 것도 내리지 않는 것은 그대가 많은 상을 받을 수 있는 훌륭한 기사임을 인정하지 않은 때문이 아니라, 그대의 운이 나빠서 내가 상을 내릴 기회가 없었던 거요. 그것은 내 탓이 아니오. 내말이 사실임을 그대에게 보여주리다.” (298P)


셋째이야기

***“너는 자신의 행동을 죄악이라고 해서 용서를 빌 필요는 없다. 그것은 미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인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한 짓이 아니다. 이젠 나 따위는 개의치 말고 살아라. 어느 누구보다도 훌륭한 삶을 영위한다는 자신을 가져라. 네 고고한 뜻을 생각해서 나는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한다. 너는 탐욕스런 사람처럼 돈을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은 돈의 용도를 열어주었잖느냐.”(308P)

**나는 80년이나 살아서 즐거운 일도 많았고, 숱한 위안도 있었다. 자연의 이치에 따르면 다른 사람이나 일반 만물의 변천대로 내 목숨은 이미 앞이 내다보인다.

백 년을 남에게 선사한다는 일도 조그마한 선물에 불과하다. 더욱이 앞으로 6년이나 8년쯤이야 아주 초라한 선물이 아니겠느냐. 자, 원한다면 내 목숨을 가져가거라. 그 까닭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목숨을 달라는 사람은 만난 적이 없어. (309P)


다섯째 이야기

***남을 통해서 듣는 말이란 여러 사람의 상상 이상의 힘을 가지는 것이다. 연인의 경우에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정도로 힘을 갖는 법이오. (320P)

*** 조금 뒤로 물러나 다음과 같은 가사의 이중창을 불렀습니다.


사랑이여, 사랑이여, 그대 곁에 왔지만

오래도록 노래는 어렵답니다.


노랫소리는 구슬을 굴리는 듯 달콤하게 마음을 파고들어서 국왕은 기쁜 마음으로 둘을 바라보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모든 천사가 내려와 노래를 부르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325P)

***용감하고 위대한 기사는 모든 적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쉽게 이길 수가 있지만, 그런 기사도 자기 욕망을 이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오. (327P)


일곱째 이야기

**날이 갈수록 햇볕을 쬐는 눈처럼 현저하게 수척해졌습니다. (329P)

***사랑의 신이여, 두 손 모아 자비를 비나이다.

   그 님이 계신 곳에 가셔서

   님 그리고 그리다가

   내 마음 병들었노라 일러주소서.

   그리움의 불꽃이 몸을 태워

   죽음이 가까이 있나니

   님을 그려, 두렵고 수줍어하며

   참고 견디는 이 괴로움

   아아, 어느 날에야 면하리.

   부디 신을 위해, 이 괴로움을 전해주소서.

   사랑의 신이여, 그 님에게 사랑을 느낀 그 순간부터

   신이 내게 주신 건 두려움뿐

   무거운 마음 안고 이대로 죽으려나

    단숨에 마음속을

   고할 용기를 내게 주셨도다.

    그 님이 불쾌히 여기지는 않으시리.


***사람이란 누구든 선악을 가려서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과 감정에 의해 사랑을 하는 것 인줄 압니다. 이러한 진리에 저는 몇 번이고 힘껏 항의했지만 끝내 이기지 못하고 그만 임금님을 사모했습니다. 지금도 사모하고 앞으로도 끝까지 사모할 것이옵니다.(334P)


여덟째 이야기

***“자신의 음탕과 대결하라. 그리하여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거다. 아직 시간이 있다. 그것은 네가 바라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네가 설사 소원을 성취한다손 치더라도 참다운 우정이 바라는 것과 네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한다면 피하는 것이 옳다. (337P)

***사랑의 율법은 다른 어떤 율법보다 강한 힘을 가졌다. 그것은 우정의 율법일 뿐만 아니라 신의 율법조차도 깨뜨린다. (338P)

***청춘은 사랑의 율법에 지배되는 거다. 사랑의 신이 기뻐하시는 것이 내게도 기쁨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338P)

***그녀를 자네에게 주어서 잃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훨씬 행복해질 수 있는 딴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니까. (341P)

***우정의 단단한 매듭이란 혈연이나 친척관계보다도 한층 견고하다는 것을 여러분이 생각해 주시면 충분합니다. 왜냐하면 친구는 우리들 스스로가 가려서 택한 관계이지만, 친척은 운명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344P)

***우정은 지극히 신성한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존경할 것만이 아니라 영구히 찬양할 일입니다. 그것은 관용과 정숙의 얌전한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증오와 탐욕을 원수로 알고, 남의 부탁 때문이 아니라 자기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남을 위해 훌륭히 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이러한 우정의 힘이 인간의 굴욕적이고 죄 많고 불쌍한 탐욕속에 묻혀 좀처럼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탐욕은 자기 이익만을 생각해서 우정을 땅의 저편으로 영원히 쫓아버리고 말았습니다. (351P)


열째 이야기

***인간의 지혜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사물을 안다는 것만이 아니고, 그것을 앎으로써 미래를 살필 줄 아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고 위대한 사람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379P)


***그러나 나처럼

   다른 여자도 총명하여서

   내 마음과 같은 것만 같아

   내 마음 뺏지나 않을는지

   마음이 떨려서 불안합니다.

   지나친 생각이라 다짐을 하면서

   내 행복한 이 사랑아

    지금은 서러움 되어

    한숨을 지으며 불안하게 삽니다. (381P)


끝맺는 말

***나의 펜은 화가의 붓보다 권위가 없는 것은 아닐텐데, 화가는 아무런 비난도 받지 않고 정당한 비판조차도 받지 않습니다. 화가가 성미카엘이 칼이나 창을 휘둘러 뱀을 퇴치하는 그림을 그린다거나 성조지가 자기를 좋아하는 용을 퇴치하는 그림을 그린 것은 아무도 탓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남성으로 묘사하고 이브를 여성으로 그리면서도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택하신 그리스도에 대해 어떤 대에는 한 개의 못을 , 어떤 때에는 두 개의 못을 가지고 그 발을 십자가에 못박는 것은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인간의 지혜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사물을 안다는 것만이 아니고, 그것을 앎으로써 미래를 살필 줄 아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고 위대한 사람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384P)

*** 열이 있는 자에게는 해롭다고 해서 우리는 술 자체를 나쁘다고 하겠습니까?

    불은 집을 태우고 마을을 사르고 거리를 소각한다고 해서 불을 나쁘게 말하겠습니까?

    무기는 평화롭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의 행복을 지킴과 동시에, 상대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악용하는 자를 자주 죽입니다.

썩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결코 건강한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정숙한 말이 소용되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정숙하지 못한 말도 건강한 마음을 가진 해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태양의 광선과 진흙, 혹은 하늘의 아름다움과 땅 위의 추함과의 관계와 같습니다.

성서의 말을 악의로 해석하여 사람들이 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지옥에 빠뜨리는 일이 너무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에 있어서 어떤 일에는 유익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악용되면 많은 일에 해롭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385P)

*** 고해성사를 집행하는 신부대문에 기도를 한다든가 혹은 푸딩이나 약이 든 과자를 만들어야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놔둡시다. 믿음이 독실한 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기도를 하기도 하고 그런 것을 만들게 하고, 억지로 이 이야기를 읽히려고 뒤쫓지는 않을 테니까요. (385P)

***많은 일들 가운데는 각각 질이 다른 것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경작된 밭이라도 곡식 사이에 바랭이라든가 가시라든가 그 밖에 가시 있는 잡초가 섞여 있게 마련입니다. (386P)


 

내가 저자라면

데카메론은 소설이다. <데카메론>은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라 전유럽에서 가장 먼저 산문으로 된 최고의 문체를 구사한 소설이다. 그리고 세계문학 사상 이 작품만큼 모방, 변형, 표절을 당한 작품도 없다. <데카메론.이 가톨릭적 윤리관에 어긋난 작품이라 해서 한 대 소외된 적이 있으나 소위 사실주의 문학관이 대두됨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였다.

여기 소설의 이야기는 그 당시 유럽에 널리 유행하던 것인데, 보카치오가 대중들이 읽을 수 있도록 산문으로 썼다. 작자자신이 이전에 썼던 소설 등에서 유래한 것들이 무척 많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이 질서 있게 분류된 사실에 주목한다. 나는 1백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보카치오의 무한한 상상력에 놀랐다.

일백편의 이야기 속에는 사회의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비유적으로 풍자하고 있어 그 당시의 적나라하게 시사되어 있다.

이야기하는 사람에 따라서 내용오가 리듬이 달라지고 또한 등장하는 사람들은 각양각색이지만 작품 전체를 통하여  두 개의 주제를 끌어낼 수 있다. 즉 사랑과 지혜가 그것이다. 욕망이 때로는  냉정하게 억제되고 위장되어 표현되어 있다.

작가의 정신에서 우러나오는 예술론에 입각한 통일성과 인간의 지성이 표현될 수 있는 한계성을 초월한 인상을 주는 표현의 우월성에 감탄한다.

단편소설 100개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보카치오의 역량은 대단하다. 감히 누구도 따를 수 없다.

100개의 단편소설들이 스토리델링 위주로 되어 있다는 것이 현대소설과는 많이 다르다. 데카메론 중 한 개의 모티프를 선택해서 장편 혹은 중편을 쓸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싶다.








IP *.85.249.182

프로필 이미지
id: 깔리여신
2012.06.04 08:50:07 *.85.249.182

저 문윤정인데요, 닉네임 깔리여신으로 바꾸었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