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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7일 06시 44분 등록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7주차(13.6.17,김대수)

변신이야기(오비디우스,민음사,1998)”

 

1. 저자소개 : 오디비우스

   저서 : 사랑도 가지가지 / 여류의 편지 / 변신이야기

   원어명 : Publius Ovidius Nas

   출생-사망 : BC 43 ~ AD 17(or18)

 (“초판에 부치는 역자 후기를 기본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로마시대의 황금기였던 아우구스투스 시기의 시인. 기원전 43년 로마의 술모에서 부유한 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희망에 따라 관리가 되기 위해 수사학과 법률을 배우고, 짧은 기간 관리 노릇을 하지만, 그저 그런 관리로 살아가기에 그는 지나치게 재주 있는 사람, 유쾌한 사람, 유복한 사람이었고, 로마는 지나치게 관능적인 도시, 호화로운 도시, 평화로운 도시였다. 결국 그는 문단으로 진출하여 시작을 하게 되었고 그가 그 방면에서 유명인사가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곧 풍족한 유산, 빛나는 기지, 엄청난 기억력, 반듯한  사교술을 가로세로로 구사하면서 일약 문단과 사교계의 총아가 된다.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방대한 이야기들,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그의 심리학적, 과학적, 시적, 소설적 지식과 재능들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여기저기를 자유롭게 활공하고 있다.

이 시절 그는 사랑의 기술이라는 유명한 책을 쓰게 되는데, 남성에게 여성을 꾀는 방법, 여성에게 남성을 유혹하는 방법 등의 실용적인, 어찌보면 저급할 수 있는 책을 써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하지만 오비디우스는 아우구스투스에 의해 토미스(지금의 루마니아 콘스탄티아)라는 땅을 유배된다. 이유는 오비디우스 그의 작품에서 아우구스투스의 딸 율리아에 대한 사랑과 또 그의 딸 율리아(동명)와의 사랑을 자유롭게 그려냈다는 것. 엄격하고 근엄했던 아우구스투스에게 딸과 손녀의 자유로운 생활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었고, 이런 딸과 소녀와 방탕한 연래를 즐기고 이를 글로 담은 오비디우스는 당연히 아우구스투수의 눈 밖에 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 어떤 시구와 어떤 과실에서 어떤 시구는 큰 율리아를 찬양하는 시구이고, 과실은 율리아의 애인 노릇을 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

결국 유배 후 정신을 차린 오비디우스는 변신이야기(메타모르포시스)’를 쓰게 된다. 그는 변신이야기에서 로마(건국)에 신통성을 부여하는가 하면 변방으로 유배된 시인의 불행과 도시에 대한 귀환을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비가:8~12, 흑해로부터의 편지:12~16). 하지만 끝내 귀국은 허락되지 않고 그곳에서 쓸쓸하게 죽게 된다.

 

변신이야기는 그의 대표작이자 기독교 시대 이전의 신화를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 전체행 수가 약 1 2천행에 이르는 15권의 책으로 신들의 이야기, 영웅의 이야기, 로마 건국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때 당시는 로마에 일종의 신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는데,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는 아이네이스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아들이라 주장하며 결국 로마 황제들의 뿌리가 유피테르와 우라노스까지 어이진다는 신격화의 근거를 만들어 놓았고, 오비디우스는 여기에 로마의 건국신화까지 추가하여 아우구스투스에서 신성을 부여한다. 비록 그 의도에 사심이 들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리스 로마신화의 방대한 이야기를 풀었다는 점, 그리스도 이전의 세계관과 인간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 시적 상상력이 투사된 이 신들의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서 찾아봐질 수 있다는 점 등 이 작품의 의의는 작지 않다.

*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 고대 로마 초대황제(B.C 63~ A.D 14). 카이사르가 일찍히 그 영민함을 알아보고 후계자로 삼았던 왕. 암살로 인한 카이사르의 죽음으로 열아홉의 나이에 뜻하기 않게 후계자로 거론되었던 남자. 하지만 카이사르를 오랜시간 보필하였던 안토니우스는  이에 배신감을 느끼고 황제의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어린 나이와 군사정,재정적 기반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와 전략적 제휴를 도모하고 공식적 협약에 따른 제2차 삼두정치를 시행, 공화정을 지지하던 귀족들을 대거 숙청한다. 이를 통해 반 카이사르 세력을 모두 제거하고 카이사르를 신격화 시키면서 그들의 왕권을 향한 기반을 마련한다.

로마와 서방을 맡은 옥타비아누스와 경제력이 풍부한 이집트와 동방을 맡은 안토니우스.  로마를 근간으로 한 옥타비아누스는 이집트에서 클레오파트라 7세와의 사랑에 정신 못차리고 있는 안토니우스의 이미지를 낮추고 결국 안토니우스의 유언장(로마가 정복한 영토는 아들들이 다스리게 하고 자신과 클레오파트라7세를 위한 영묘를 알렉산드리아에 호화롭게 건설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공개함으로써 로마시민들이 안토니우스에게 등을 돌리게 한다. 결국 기원전 32년 말 안토니우스의 집정관 권한을 공식적으로 박탈하고 기원전 31년 악티움해전을 통해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이집트 군대를 무찌르게 된다. (탁월한 지략가이자 리더였던 옥타비아누스는 불세출의 장군 아그리파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한다).

안토니우스를 이긴 옥타비아누스를 로마의 최고 1인자가 되고 원로원은 기원전 27년 옥타비아누스를 아우구스투스(존엄자)’란 칭호를 올린다. 아우구스투스 이후 로마는 200년간 평화를 누리며 발전한다. 변경의 수비도 견고하였고, 이민족의 침입도 없었으며, 국내의 치안도 확립되어 교통•물자의 교류도 활발하였고, 로마제국 내의 각지에서 도시가 번영하여 전 로마인이 평화를 구가했다. 이 시기를 팍스로마나라고 한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1

말하자면 제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만물은 서로 반목하고 서로 방해만 했을 뿐이었다. 한 가지 질료 안에 있으면서도 추위는 더위와, 습기는 건기와 부드러움은 딱딱함과, 무거움은 가벼움과 싸우고 있었다. 이같은 반목에 종지부를 찍은 이는 이런 요소들보다는 훨씬 빼어난 자연이라는 신이었다. 신에 다름아닌 이 자연은 하늘로부터는 당을, 땅으로부터는 물을, 무주룩한 대기로부터는 맑은 하늘을 떼어놓았다. 자연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지경에서 이들을 떼어내고는 서로 다른 자리를 주어 평화와 우애를 누리게 했다. (16)

 

사투르누스는 시간을 상징한다. 그리스어로 크로노스시간이라는 뜻이다. 크로노스는 자식을 낳은 족족 잡아 먹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크로노스의 이러한 속성은 태어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 자체의 속성을 상징한다. 사투르누스는 자기 자식인 유피테르 6남매도 모조리 삼켰다가 다시 토해낸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는 유피텔 6남매가 이로써 시간을 극복했음을 상징한다. (21)

⇒ 결국 어제는 오늘을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사투르누스가 저 암흑의 타르타로스에 갇히고 세상의 지배권이 유피테르의 손으로 넘어오자 이윽고 시대는 변하여 은의 시대가 되었다. 이 시대는 황금의 시대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이어서 올 퍼렇게 녹슨 청동의 시대보다는 나았다유피테르는 늘 봄이던 계절을 뚝 분질러 겨울과 여름, 날씨가 변덕스러운 가을, 짧은 봄, 이렇게 네 계절로 나누었다. 이 시대에 이르자 대기가 메말라 불볕 더위가 계속 되는가 하면 북풍이 물을 얼리고 나뭇가지에다 고드름을 매다는 혹한이 오기도 했다. (22)

청동시대 인간은 은의 시대 인간보다 성정이 거칠어 더러 무기를 잡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흉악하다는 말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온 시대는 철의 시대다. 이 천박한 금속의 시대가 오자 인간들 사이에서는 악행이 꼬리를 물고 자행되기 시작했다. (23)

인간은 순결, 정식, 성실성 같은 덕목을 기피하고 오로지 기만과 부실과 배반과 폭력과 탐욕만 좇았다.(23)

금속이 나돌자 사사로운 싸움은 곧 전쟁으로 번졌다. 전쟁이 터지자 사람들은 피 묻은 손으로 무기를 휘둘렀다. 약탈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도 생겨났다. 이렇게 되자, 이 친구는 저 친구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고, 장인은 사위의 손을 안심할 수 없는 사태가 생겨났다. 형제간의 우애 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아비는 지어미가 죽기를 목마르게 기다렸고, 지어미는 지아비가 죽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사악한 계모는 독초를 찍어 독약을 만들었고 자식은 아비의 점괘를 곁눈질하며 아비 죽을 날을 목 늘이고 기다렸다. (23)

신들이 유피테르에게 보내는 사랑은, 카에사르 사후, 로마의 신민들이 아우구스투스 황제께 보낸 사랑에 못지 않았다.(27)

⇒ 사심이 깃든 아부성 발언?

그러나 유피테르의 분은, 천상의 물을 다 쏟아붓는 것만으로는 풀리지 않았다. 유피테르와는 형제간인 바다의 신 넵투누스가 파도를 몰아와 유피테르를 도왔다. 그는 전령을 보내어 강신들을 모두 불러모았다. 강신들이 모이자 그가 호령했다. ‘길게 말할 것이 없다. 있는 힘을 다 짜내어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힘이다. 수문이라는 수문은 모두 활짝 열고 담이라는 담은 다 무너뜨리고 물이 제 마음대로 흘러가게 하라’ (31)

일찍이 어느 누구도 본 적 없는 진경이었다. 인류의 대부분은 물에 빠져 죽었다. 요행히 홍수에서살아난 인간도 오래 계속된 기근을 견디기 못하고 아사했다.

⇒ 며칠 전 본 아수라(Asura)’라는 에니메이션에서, 기근이란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모유를 짜내기 위해 부득이 인육을 먹게 되고, 결국 배가 고파 자신의 자식을 잡아먹으려고 불에 던졌다가 미쳐 달아나는 엄마. 홀로 짐승처럼 키워져 동물의 본성을 지닌 아이는 인간을 잡아먹고, 그런 그에게 사회성을 부여하는 아름다운 처녀 와카네또한 결국 기근 앞에서 아름다움을 잃고, 목숨마저 잃게 된다. 모든 것이 풍족한 오늘의 시대에 사는 오늘의 사람들은 과연 기근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을까.

신의 뜻은 무류하신 법, 죄업 쌓을 말씀을 아니하실 것이다. 내 짐작이 그러지 않다면, 여신의 뜻이 이르시는 어머니는 곧 대지일 것이요, 어머니의 뼈는 곧 돌이 아닐는지...우리에게, 여신께서는 어깨 너머로 돌을 던지라고 하신 것일게야 (37)

시간이 좀더 흐르자 은혜로워라. 신들의 뜻이여, 지아비가 던진 돌은 남자의 형상을 얻었고, 지어미가 던진 돌은 여자의 형상을 얻었다. (38)

이는, 만물이 이 두 가지 요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물과 불은 비록 상극이기는 하나 습윤한 온기는 만물의 근원이었다. 말하자면 물인 습기와 불인 온기가 조화를 이루어야 생명 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39)

다프네는 이 기도를 채 끝마치기도 전에 사지가 풀리는 한 정체모를 피로를 느꼈다. 다프네의 그 부드럽던 젖가슴은 얇은 나무껍질이 덮이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은 나뭇잎에 되고 팔은 가지고 되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힘 있게 달리던 다리는 뿌리가 되고, 얼굴은 이미 나무 꼭대기가 되고 있었다. 이제 다프네(월계수)의 모습은 거기 남아 있지 않았다. 눈부신 아름다움만 거기에 남아 있을 뿐……(48)

 그 많던 눈도 모두 빛을 잃었다. 백 개의 눈이 어둠에 묻힌 것이다….. 사투르누스의 딸은 이 눈을 수습하여 자기 신도인 공작의 깃과 꼬리에 달아주었다.(57)

태양 수레의 길머리는 하도 가팔라 아침에는 원기가 충천하는 듯한 내 말들도 오르는 데 애를 먹는다. 길은 여기에서 천공으로 아득히 솟는데, 여기에서 대지를 내려다보면 늘 지나다니는 나도 겁을 집어먹는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공포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다. 막판에 이르면 길이 아래로 급경사를 이루는데 여기서는 힘들여 고삐를 잡아야 한다. 물 속으로 나를 받아주시는 테튀스 여신께서도 혹 내가 거꾸로 떨어질까봐 가슴을 졸이신다고 하신다. 뿐이냐? 천공은 엄청난 속도록 잠시도 쉬지 않고 돈다. 그냥 도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 박힌 별을 싸잡아안고 도는 것이다. 여기에서, 궤도에서 떨어져나가지 않으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 돌도 도는 천궁 저쪽으로 수레를 몰고 나갈 수 있는 자는 오직 나뿐이ㄹ다. 내가 너에게 태양수레를 빌려주었다고 치자. 네가 장차 어쩌려느냐? 돌도 도는 천체 축에 휘말리는 걸 피할 수 있을 성 싶으냐? 회전하는 천궁에 휩쓸리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올 성 싶으냐?(65)

⇒ 아들(파에톤)을 걱정하는 아버지(태양신:헬리오스)..의 마음

 “그을린 이 머리카락을 보세요. 이 눈, 이 그을음을 보세요. 이 땅을 풍요롭게 하고 당신을 섬겨온 나에게 내리는 상, 나에게 베푸는 은혜가 겨우 이것입니까? 괭이에 긁히고 보습에 찢기면서까지 참아온 보람이 이것입니까? 한 해 내내 마음 놓고 쉬어보지도 못한 나를 이렇게 대접합니까? 육축에게 나뭇잎과 부드러운 풀을 대어주고 인간에게는 곡물을 베풀고, 신들을 위해서는 향나무를 기른 나를 이렇듯이 대접합니까? (76)

 그는 벼락을 하나 집어, 오른쪽 귀 위까지 들어올렸다가 태양 수레의 마부석을 향해 힘껏 던졌다. 벼락 하나에 파에톤은 수레를, 그리고 이승을 하직했다. 파에톤은 자신이 불덩어리가 됨으로써 우주의 불길을 잡은 것이다.(77)

헬리아데스 다섯 자매가 이 놀라운 변신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동안 나무 껍질은 아미 이들의 허벅지를 덮고 사타구니, 젖가슴, 어깨, 손을 덮으며 올라오고 있었다. 이들은 입이 껍질로 덮이기 직전에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인들 무슨 수로 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어머니 클뤼메네는 달려가, 자신의 입술을 느낄 수 있을 동안이라도 입을 맞추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79)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나무껍질이 딸들의 입을 막았다. 이 나무껍질에서 눈물이 흘러나와 태양빛에 굳으면서 호박 구슬이 되어 가지에서 강물로 떨어졌다. 강물은 이 호박 구슬을 물 밑에 간직했다. 뒷날 로마 부인네들의 장신구가 된 호박 구슬이 바로 이것이다(80)

 이 새(퀴크노스:백조)는 하늘과 유피테르를 믿지 않는다.  유리테르가 부당하게 벼락을 던지는 바람에 파에톤이 하늘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사실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퀴크노스는 늪지와 호숫가를 좋아한다. 벼락을 일으킨ㄴ 불을 어찌나 싫어했는지 퀴크노스는 불과는 상극인 물이 있는 곳, , 강을 좋아하는 것이다.(81)

 달이 아홉번 차고 기운 뒤의 일이었다.(85)

요정은, 땅바닥에 쓰러지자 유노에게 빌 요량으로 두 팔을 벌렸다. 그러자 그 팔에서는  꺼칠꺼칠한 털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손은 안으로 구부러지면서 끝에 구부러진 발톱이 돋기 시작했다. 발에도 그런 발톱이 돋아났다. 유피테르가 찬탄해 마지 않던 그 얼굴은, 갑자기, 쭉 찢어진 입으로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요정(칼리스토)는 곰으로 둔갑한 것이다.(87)

전령신 메르쿠리우스는 야성적이고 사술에 능하고 장난기가 많은 신인가 하면, 유피테르의 명을 받아 수시로 이승과 저승을 오르내리는 신이기도 하다.(99)

‘이런 사기꾼 면전에서는 그러마 해놓고 돌아서서는 딴 소리를 해? 영감은 내 앞에서 나를 배신했어‘ 메르쿠리우스는 이 노인을 단단한 돌로 만들어버렸다. 오늘날 시금석이라고 불리는 돌이 바로 이 돌이다. 그래서 이 돌에는 옛날에 거짓말하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고 한다. (101)

이 불길은, 발레리아스 투석기가 쏜 납탄만큼이나 뜨거웠다. 발레리아스 전사들이 쏘는 이 납탄은 날아가면서 열을 받아 구름 속에서 발화한다. 그러니 얼마나 뜨거웠겠는가!((103)

아글라우로스는, 금발의 여신 미네르바가 맡긴 궤짝안을 들여보다던 눈으로 이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엄청나게 많은 황금을 요구했다. 메르쿠리우스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아글라우로스는 이 유피테르의 아들을 궁전에서 내쫓았다. (105)

탐욕, 탐욕스러운 것은 신들이나 인간이나 마찬가지이다.

케크롭스의 딸 아글라우로스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인비디아는 여신이 명한 대로 손을 썼다. 먼저 심술이 뚝뚝 듣는 손기를 뿜어 뼛속에까지 독기가 스며들게 한 뒤, 심장에도 따로 독기를 흘려넣었다. 인비디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글라우로스가 오로지 메르쿠리우스와 헤르세만을 질투하도록 말쑥하게 차려 입은 메르쿠리우스와 시집을 잘 가는 헤르세의 형상을 빚어 따로 보여주었다. 빚어서 보여주되, 실제보다 훨씬 화려하게 빚어서 보여주었다. (106)

처녀(에우로파)는 오른손으로는 황소의 뿔을 잡고 왼손은 잔등에 올려놓은 채 지향없이 실려갔다. 옷자락이 물에 뜬 채로 바람에 펄럭거렸다(111)

이때 이 영웅의 수호신인 팔라스 여신이 공중에 나타나 소리없이 땅 위로 내려섰다. 여신은 그에게, 땅을 가아엎고 인간의 씨앗인 왕뱀의 이빨을 뽑아 뿌리면 새 백성이 돋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모스는 여신이 시키는대로, 보습으로 이랑을 만들고 거기에다, 여신이 인간의 씨앗이라고 했던 왕뱀의 이빨을 뿌렸다. 그러자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처음에는 흙덩어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서 이랑 사이에서 창날이 쑫 돋아났고, 다음에는 깃털술이 달린 투구가 솟아올라 왔다. 오래지 않아 어깨와 가슴, 그리고 무기를 든 손이 올라왔다. 무장한 병사들이 올라온 것이다. (117)

그러나 사람은 죽어서 땅에 묻힐 날이 되어봐야, 그 한살이가 행복한 한살이였는지 박복한 한살이였는지 드러나는 법이다.(118)

디아나 여신은 물을 쥐어 청(악타이온)의 얼굴에다 뿌렸다. 여신은 청년의 얼굴에 이 복수의 물방울을 뿌리면서 재난을 예고하는 주문과 다를 바 없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 이제 할 수 있겠거든 어디 디아나의 알몸을 보았다고 해보아라!”(121)

그러니, 계집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 되어 있는지 보여줄 수 밖에…… , 이년이 좋아하는 유피테르의 손을 빌려 스튁스의 강물에 처박지 못하면, 사투르누수의 딸이 아니다(125)

변신이야기에 신들은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담은 듯 하다. 질투도 말투도 인간이다.

인간의 육체는 이 천궁의 신이 내뿜는 광휘를 견딜 수 없었다. 세멜레는 이 유피테르의 광휘 앞에서 새카맣게 타죽었다.

사랑으로 측을 보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일 게요 여자쪽에서 보는 재미가 나을 테니까. (128)

뱀을 두번때려 남자와 여자, 양성을 경험한 테이레시아슨은 남신인 유피테르의 편을 들어주었다가 유노(헤라)의 저주로 장님이 된다. 유피테르(제우스)는 이를 불쌍히 여겨 마음으로 보는 눈 이자,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눈을 준다.

(에코가 나르키소스에게) 가까이 가면 가수록 에코의 가슴은 그만큼 더 뜨거워졌다. 에코의 가슴은 이 사랑의 열기에 금방이라도 타버릴 것 같았다. 불길에 갖다대기만 하면, 횃대 끝에다 재어놓은 유황이 타듯이……(131)

샘가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그는 두개의 쌍둥이 별 같은 제 눈, 박쿠스나 아폴로의 머리채에 비길만한 제 머리채, 보드라운 뺨, 상아같이 흰 목, 백설 같은 피부에 장밋빛 홍조가 어른 아름다운 얼굴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134)

어디로 도망쳐, 이 무정한 것아! 너를 사랑하는 나를 버리지 마라! 네 몸에 손을 대는 게 싫다면 손대지 않으마. 그러니 이렇게 바라볼 수 있게만 해주어, 바라보면서 내 슬픈 사랑을 이별하게 해주어.”(137)

따뜻한 햇살에 녹는 금빛 밀랍처럼, 아침 햇살에 풀입을 떠나는 서리처럼, 그의 육신도 사랑의 고통 속에서 사위어가다 가슴 속의 불길에 천천히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요정들은 그의 시신 대신 흰 꽃잎이 노란  암술을 싸고 있는 꽃 한송이를 찾아내었다.

그 꽃은 수선화 (나르키소스/나아시서스) 이다.

박쿠스 신은, 브로미우스, 뤼아에오스, <벼락의 아들>, 폴뤼고노스, <두 어머니의 아들> 로 불리기도 했고, 뉘세오스, 장발의 튀오네오스, 레나에오스, 뉘텔리오스, <엘레우시스의 아버지> 이아쿠스, 에우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스 인들이 부르는 이 주신의 별명은 이 밖에도 더 얼마든지 더 있다.

거칠고 소란스러운자, 시름을 덜어주눈 자, 거듭 태어난 자, 뉘사에서 자라난 자(뉘사의 제우스), 튀오네의 아들 즉 세멜레의 아들, 포도나무를 심은 자, 밤에 얼굴을 붉히는 자, 환호하시는 아버지, 부르짖는 자, 부르짖는 자, 그리도 세 번태어난 자, 영혼의 사냥꾼, 광기를 불어넣는 자, 일으켜 세우는 자 등의 별명이 있다.

쿠피도의 화살을 한 대 맞자 태양의 불기로 세상을 달구던 이 태양신이 이번에는 사랑의 불길로 타오르기 시작한 거야. 어떻게? 삼라만상을, 온 우주를 내려다보아야 할 솔의  눈길이 레우코토에라는 처녀를 한번 본 뒤로는 그만 이 처녀에게 못박히고 만 거지(165)

태양신(헬리오스)은 할 수 없이 레우코토에의 몸에, 그리고  그 주위에다 넥타르를 뿌린 뒤 목놓아 울고는 이렇게 다짐했다는군.  어떻게든 네가 하늘을 보개 하고야 말겠다.” 그러자 신주에 젖은 레우코토에의 몸이 스르르 녹으면서 주위로 향기가 퍼져나갔다지. 이윽고 그 흙에 나무 한 그루가 뿌리를 내리면서 모래 언덕 위로 가지를 뻗는데….. 이 나무가 바로 유향목이야.

클뤼티에는 죽었으면 죽었지 땅바닥에서는 일어나지 않으려고 했대. 앉은 채로 하늘을 지나는 태양신을 눈으로 쫓았다는거야. 그러다 사지는 대지에 뿌리로 박혔고 살갗에서는 파리한 입이 돋아났대. 꽃이 되어버린거야. 발그레한 살빛이 조금 남아 있는 얼굴에서는 제비꽃 비슷한 꽃이 피어올랐어. 대지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도 이 꽃송이만은 태양이 움직이는대로 고개를 돌려 클뤼티에의 모습은 바뀌었어도 사랑만은 변하지 않았던 거야(169)

태양신 헬리오스를 짝사랑한  나머지 태양신과 사랑을한 레우코토에를 질투하고 소문을 퍼트려, 레우코토에를 결국 (아버지이 손에) 죽게한 클튀티에는 태양신에게 버림받고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꽃이 된다. 이 꽃이 바로 헬리오트로프’, 태양을 향하는 꽃이라고 불리는 해바라기다.

여보세요. 혹시 신이 아니신지 모르겠네요. 신이시면 쿠피도 신이실테죠? …… 당신에게 젖을 빨린 유모가 있다면 그 분도 그랬을 거고요. 그러나 이들과 견줄 수 없을 만큼 큰 복을 받은 분은 당신과 결혼을 약속한 처녀, 당신이 장차 아내삼기로 마음먹은 처녀일 거에요. 물론 그런 처녀가 있다면 말이지요. 그런 처녀가 있으면, 그 처녀 몰래 가만히라도 좋으니 나를 좀 만나 사랑해주세요. 없으면 나를 애인삼아 주면 이보다 좋은 일이 없을 테지요. 애인이 없으면 바라건대 나를 사랑해주세요, 나와 혼인해 주세요.”(173)

위키아인지 위키아에 가까운 카리아인지, 그 근처 맑은 호수에 살고 있는 요정인 살마키스. 메르쿠이우스와 베누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그에게 이렇게 고백한다. 살마키스는 사냥의 여신인 디아나(아르케미스)가 누군지도 모르는 요정이다. ]

새빨개진 소년의 뺨은, 해 잘 드는 과수원 나무에 매달린 작 익은 사과 색깔, 아니면 빨간 물감을 칠한 상아 색깔, 일식 때의 달 색깔 같았어(174)

소년은 한사코 이 요정으로부터 달아나려고 했어. 그러나 요정의 집요한 공격을 피할 수는 없어서 이 둘은 결국 한 덩어리가 되고 말았어. 새들의 왕 독수리 부리에 물려 공중으로 올라간 뱀을 생각해 봐. 독수리 부리에 불린 뱀은 온몸으로 독수리와 머리와 발톱을 감고, 꼬리로는 독수리의 날갯짓을 방해하려고 하겠지? 소년은 독수리 요정은 뱀 같았어. 아틀라스의 외손은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하면서 요정이 그렇게 집요하게 요구하는 사랑의 쾌락을 거절했어. ……. (요정은 신들에게 기도를 하고…..) 잠시 붙어 잇던 이 둘의 육체를 하나 되게 했으니까. 그래, 신들은 이 두개의 육체를 하나로 만든거야. (176)

해거름, 밝다고도 할 수 없고 어둡다고도 할 수 없는 시각. 사위가 훤한데도 밤이 이미 와 있는 시각이었다…… 세 자매는 연기가 자옥한 방에 숨어 이 불빛이 무서워 오돌오돌 떨었다.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데 피막 비슷한게 옆구리에서 돋나았다. 이것은 곧 얇은 날개 같은 것으로 변했다. 어둠 속이라서 세 자매는 저희 모습이 달라진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 날개는, 여느 새들의 날개처럼, 깃털이 있는  날개는 아니었다. …… 이들은 그 목소리로, 새앙쥐가 찍찍거리는 듯한 소리로 저희들 신세를 한탄했다. 이들은 숲에 살기 보다는 집에 사는 것을 좋아했다. 이들은 빛이 싫은지 밤에만 날아다녔다. 이들의 이름도 <황혼>이라는, 말에서 유래한다. (177)  

“…… 저 박쿠스는 내게,  어디에다 어떻게 손을 써야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것 같구나. , 비록 적이지만 이를 못 본 척하는 것은, 한 수를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 펜테오스의 비극을 통하여 박쿠스는 분명히 내게 한 수를 가르치고 있다. 광기를 이용하면 만사가 형통할 것임을…….”

유노, 헤라는 분명 무서운 신이다. ‘변신이야기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유노와 유노의 속내는 나의 상상을 초월하도 있다. 칼리스토를 곰으로 만들로 세멜레를 꾀어 제우스에게 타죽게 하더니…. ‘광기를 이용하면 만사가 형통한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사악한 정치인들이나 할 법한 벌언 아닌가……

티시포네 옆으로 하나같이 무표정한 <슬픔>, <공포>, <불안>, 그리고 <광기>가 따라 붙었다.

내가 처음 시돈 땅에 이으러 왕뱀을 죽이고 그 씨를 대지에 뿌려 종족을 거둘 때의 이야기오만, 그 왕뱀이 실은 신성한 뱀이었던 모양이오. 신들이 그래서 우리에게 죄 값으로 이런 재앙을 낼렸다면 나는 뱀이 될 것이오. 내 몸이 늘어져 뱀이 될 것이오.” (188)

‘” 카드모스, 기다리세요. 가엾은 카드모스, 어서 이 무서운 형상을 벗어버리세요. , 카드모스, 대체 어떻게 된 것이지요? 당신의 발, , 어깨, 당신의 그 곱던 살빛, 당신 모습은 어디로 갔지요? …… 당신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있군요. 신들이시여. 이 몸도 이 분처럼 뱀이 되게 하소서.”(188)

아크리시오스는 박쿠스만 유피테르의 아들로 용인하지 않은게 아니었다. 그는, 유피테르가 황금 소나기로 둔갑하여 자신의 딸 다나에를 범하고 페르세오스를 지어 낳게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페르세오스를 유피테르의 아들로 용인하지 않았다. (190)

아틀라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보는 순간부터 자 자신의 체구만큼이나 큰 바위 산으로 변해갔다. 수염과 머리카락은 나무가 되었고, 어깨는 능선이 되었으며 머리는 산꼭대기가 되었고 뼈는 바위가 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 해서 산이 된 그의 몸은 사방으로 뻗어나기 시작하여 (다 신들의 뜻이었다) 수많은 별이 박힌 하늘이 그 어깨 위에 얹힐 때까지 자라났다. (193)

피오네스는 겁을 먹고 또 한차례 고개를 돌리려다가, 목이 뻣뻣하게 굳고, 눈물이 굳으면서 대리석상으로 화했다. 대리석상이 되었는데도 겁먹은 그 얼굴, 용서를 애걸하는 그 표정만은 여전했다. 말하자면, 이 석상은 손으로는 싸움에 진 것을 인정하고 얼굴로는 굴종의 순간을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213)

요정의 사지가 녹기 시작하자 뼈와 손톱 발톱도 흐물흐물해졌다지. 맨 먼저 그 늘씬하던 몸이 녹았고, 이어서 검은 머리카락, 손가락, 다리, 발이 차례로 녹아서 물이 되었지. 가느다른 사지가 녹아서 물이 되는 차례가 어쩌면 그렇게 간단했던지. 사지가 물이 되자 어깨, , 옆구리, 젖가슴이 사라지면서 혈관으로는 피 대신 물이 흐르고……(225)

저승을 흐르는 아케론 강의 뱃사공 카론(혹은 케이론). 고집이 세기로 유명하다.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 그의 배를 탄 사람은 네 사람. 즉 테레우스와 페이리로스, 그리고 헤리클레스와 오르페오스이다. 아이네이아스와 오뒤세우스도 저승을 다녀온 것으로 되어 있으나 카롤의 배를 탔다는 말은 없다.((230)

새가 되었는데도 이 새는 제 힘으로 제 날개를 들지 못한다던가. 무슨 새가 되었는가 하면, 인간에게 불길한 소식이나 전하는 새, 불길한 전조를 보이는 기분나쁜 새, 올빼미가 된 것이지.(231)

프로세르피나가 석류를 먹는 것을 소문낸 아스칼라포스는 요정. 결국 운명을 주관하는 세여신인 파르카에의 명(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을 어긴 죄로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아레보스(암흑)의 왕비로 남는다.

이렇게 되자(일년의 반은 어머니의 나라인 땅에서, 나머지 반은 지아비의 나라인 저승에서 지내게 한 것) 프로세르피나의 표정과 분위기가 그렇게 달라졌을 수가 없었다는군. 디스(프로세르피나)가 보기에도 견줄 데 없이 어둡고 슬퍼 보이던 아내의 얼굴이 비구름 헤치고 나온 태양처럼 환해 보이더라나. (232)

(강의 신 알페이오스에게 추격을 당하는 아레투사) 이 때의 제 기분이 어떠하였는지는 아무도 모를 겁니다. 이리 우는 소리를 들은 어린 양, 아니면 덤불 속에 숨어 무서운 사냥개의 주둥이를 보면서 굽도 젖도 못하고 있는 메토끼의 심정이 그러했을 겁니다.(235)

6. 신들의 복수

아라크네는 벌떡 일어났다. 아라크네의 뺨은 잠깐 붉게 상기되었다가는 곧 핏기를 잃었다. 새벽의 손길에 붉게 물들었다가 해가 돋으면서 창백해지는 하늘빛 같았다.

미네르바(아테나)와 대면하는 오만했던 아라크네의 표정

이 사악한 것아. 네가 누구 마음대로 네 목숨을 끊으려 하느냐? 목숨은 보존하라. 보존하되 늘 이렇게 매달려 있어야 한다. 이것은 벌은 벌이나 겁벌이어서 끝이 없을 것인즉, 네 일족, 네 후손들까지 이 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248)

이 말 끝에. 여신은 요술의 여신 헤카테의 약초즙을 아라크네에게 뿌린다. 아라크네는 꽁무니에서 실을 내놓는 거미가 되어 버린다.

“…… 내 아버지 탄탈로스는  신들의 식탁에 드는 것을 허락받은 유일한 인간이었고 내 어머니는 플레이아데스 중 한 분 아니시더냐? 어깨로 창궁의 축을 떠받치시는 위대한 아틀라스는 내 외조부이시다. 뿐이냐? 저 천궁의 대신이신 유피테르는 내 조붕이시자 시아버지이시기도 하다. 내가 얼마나 대단한 혈통을 타고난 여자인가?......”

아라크네의 저주는 타산지석 삼지 못하는 교만한 인간이자 혈통좋은 니오베의 모습. 과거 양반과 노비를 나누어 신분에 따라 생의 운명이 바뀌었던 어제처럼, 니오베도 혈통운운하는 어리석인 인간의 전형이자 어제 우리의 모습이다. 요즘은 사회적기준으로 나누어지는 신분의 격차는 없으나, 부와 명예에 따라 나누어지는 보이지 않는 신분의 격차는 여전하고, ‘부익부 빈익빈’, ‘승자독식사회’, ‘갑과 을등이 그 대표격이다.

살촉에 목을 궤둟어버린 것이었다. 앞으로 엎어지면서 잠시 말갈기에 몸을 싣던 그는 곧 질풍같이 땅을 차며 다리는 말발굽 사이로 떨어져 뜨거운 피로 대지를 적셨다.(254)

오만한 니오베에게 저주를 내리고자 했던  레토의 아들 딸들이 니오베의 열넷이나 되는 아들딸들을 그들의 화살로 모두 죽이게 된다. 니오베는 나중에 몸이 굳고 혀가 굳어 돌이 되고 바람에 의해 고향에 자리잡는다. 니오베돌은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러자 테레오스는 손가락으로 필로멜라의 혀를 잡고는 칼로 사정없이 잘라버렸다. 남은 혀뿌리는 여전히 필로멜라의 입안에서 부르르 떨었고, 잘려진 혀는 검은 대지 위를 뛰어다니면서 못다 한 말을 마저 했다.(272)

태양신이 태양 수레를 하늘의 12궁 사이로 두루 몰고 지나가자 1년이 갔다.

<박쿠스 축제>는 곧 한판 광란과 무질서의 축제다. 밤에 베풀어지는 이 축제에서 박카이, 즉 박쿠스 신도들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날고기 안주로 술을 마시며 난잡한 춤을 추는데, 이들은 이를 저지하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찢어죽이고는 한다. 펜테오스 왕도 이렇게 죽음을 당했다. (274)

지금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칼을 갈아야 할 때다. 아니 칼 보다 더 나은 무기가 있다면 그것을 벼려야 할 때다 (......) 이 자의 혀를 자르고 눈알을 뽑고, 너에게 범죄한 사자를 잘라 육신으로부터 죄많은 영혼을 풀어내면 네 분이 풀리겠느냐. 시시한 복수는 안 된다.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 방도를 모르겠구나.”(276)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어째서 하나(이튀스, 프로크네와 테레오스의 아들)는 나에게 사랑의 말로  응석을 부리는데, 하나는 혀가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학 되었는가? 이튀스는 나를 어미라고 부르는데 어째서 필로멜라는 나를 언니라고 부르지 못하는가……”(276)

그러나 프로크네는 칼을 꺼내어 아들의 옆구리를  찌르고도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치명상이었으나 프로크네는 거기에서 손길을 멈추지 않고 다시 칼로 아들의 목을 도려버렸다. 이 디튀스의 몸이 산 사람의 몸과 다름없이 온기를 간직하고 있는데도 자매는 이아이의 사지를 몸에서 발라내었다. 방바닥은 이 아이의 피바다가 되었다. 자매는 이 사지의 살을 요리하되 일부는 청동 솥에 넣어 삶고 일부는 구었다.

사실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긴 하다, 은유적으로 보더라도 잔인의 극치를 보여준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무섭고도 무섭다지만, 집에 가면 나를 꼭 빼닮은 아이가 있는 아빠로서는, 이 같은 프로크네의 분노가 조금은 이해가지 않은다. 조금은 과한 설정이 아닐까.  9기 유형선 연구원이라면 나의 이 말에 더더욱 공감할 것이다. 세상에 자신의 핏줄, 사랑이 전부인 사람이니까 ^^

 “ ……하지만 뱃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떠냐? 사랑하는 분만 믿고 따르면 만사가 형통할 테지. 이아손의 가슴에 안겨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그분만 있으면 두려울 것이 없다…….” (286)

앞에서 헤라는 광기를 따르면 만사가 형통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기 이 가련한 비운의 여인은 사랑만 따르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사랑만 믿은 메데이아는 결국 아들과 딸을 죽임으로서 이아손에게 복수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아손을 다시 보는 순간 메데이아이 뺨은 붉게 물들었다가 다시 새하얗게 변했다, 흡사 얼굴에서 피가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빠져나가 버린 것 같았다. 꺼져 있던 정열의 불길도 되살아났다. 잿더미에 묻혀 있던 불씨가, 문득 불어온 바람에 다시 타오르면서 원래의 그 왕성한 생명력을 되찾는 것처럼, 메데이아의 식어 있던 사랑도 이 청년 앞에서 되살아나 맹렬하게 타오르는 것 같았다.(287)

들판은 이 황소들이 뿜어대는 불길과 연기와, 이들이 내는 소리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289)

아기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사람의 형상을 얻기까지 자라다가 모양이 완전해지면 세상에 나오듯이, 이 대지에서도 대지의 풍요로운 자궁 안에서 제 모습을 완전히 갖춘 인간들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일제히 무기를 들고 대지에서 돋아났다는 것이다.(290)

왕뱀의 이빨을 대지에 뿌리고 난 뒤 솟아오르는 병사들.

내 아내여, 내가 오늘 같은 영화를 누리는 것은 다 그대 덕분이오. 그대는 내게 모든 것을 베풀었으니 나는 그대가 베푼 은혜 헤아릴 길이 없고 그러나 할 수 있어서, 내 수명에서 몇 년을 빼어내 아버지 수명에다 보태어준다면 내가 더 무엇을 바라겠소?”]


결말을 모르는 메데이아이니 아버지 아이손을 향한 아들 이아손의 마음이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느껴지겠는가….. 하지만, 결말을 아는 나에게는 필요할 때 필요한 것을 취하기위해 쉽게 말하는 찌질한 소인배의 감언이설로만 들릴뿐이다......

효성이 지극한 딸일수록 먼저 아버지를 찌르려 했다…… 펠리아스이 딸들은 차마 아버지의 목에 칼이 들어가는 것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아버지로부터 고개를 돌린채로, 어림잡아 아버지의 목을 찔렀다.

메데이아의 꾀임에 넘어가 아버지를 회춘시켜주기 위해 아버지의 목을 따지만 결국 이아손의 숙부이자 왕인 펠리아스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침(헤라클라스가 끌고 나온 케르베로스의 침)이 굳어졌다가 기름진 대지에 뿌리를  박고 풀로 돋아아니 이 풀이 바로 그 유명한 독초가  된 것이란다. 이 풀은 단단한 바위 위에서만 자란다고 해서 사람들은 이것을 <아코니톤>이라고 부른다. 새기면 <바위꽃>이 된다. (308)

역시 이 세상에 우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은 즐거움이란 없는 것인가?(308)

“…… 밤이 왔습니다. 이러저러한 일로 지칠대로 지친 나는 곧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꿈에 그 참나무가 내 앞에 나타났습니다. 가지 수도 낮에 보았던 참나무만 했습니다.  가지를 오르고 있는 개미 수도 낮에 본 것만했고요. 이 나무 역시 낮에 보았던 나무처럼 흔들리면서 그 둥치에 붙은 개미를 곡식째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개미는 땅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자꾸만 커지더니 이윽고 벌떡 일어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보고 있으려니, 그 긴 다리와 검은 색깔이 없어지고 몸은 불어나고 사지는 사람의 사지를 닮아가더군요. ……” (318)

변신이야기의 대부분은 인간이 동물이나 식물 또는 바위와 같은 무생물로 변하는 결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아손이 아이에테스의 명으로 수 많은 군사들(왕뱀의 이빨에서 자라난  군사)와 아이아코스의 참나무 개미들(뮈르멕스)들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묘사는 꾀나 흥미롭다.

여신(아우로라)의 장밋빛 입술은 참으로 아름다웠어요. 밤과 낮의 경계에 있는 왕국의  여왕이시고, 날마다 넥타르를 마시는 분이시니 당연하지요. 하지만 내 사랑은 프로크리스였지 여신이 아니었어요. 따라서 프로크리스는 언제나 내 입수에, 내 가슴에 있었어요. (321)

사랑이 깊어지면 귀가 얇아지는 법이오.(328)

우리가 나눈 혼인의 서약에 걸고, 하늘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는 신들의 이름을 걸고, 나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사랑에다 걸고 약속해주세요. 이렇게 죽어가면서 드리는 부탁이니 약속해 주세요. 내가 그대에게 모자라는 아내였더라도 나 죽은 뒤에라도 아우라를 아내로 삼지는 말아주세요.”(329)

오해와 실수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프로크리스. 아테나이의 영웅이자 어리석은 남자 케팔로스는 아내의 정절을 확인하기 위해 쓸데없는 시험으로 아내에게 상처를 주고 쓸데없는 입놀림으로 결국 오해를 사게 만들더니, 아내가 준 창으로 결국 아내를 죽이게 된다.

스퀼라가 이런 생각(아버지의 보라색 머리 한올을 잘라내려는 생각)을 하고 있을동안, 인간의 근심을 치료하는 전능한 의원인 밤이 찾아왔다. 어둠은 스퀼라를 대담하게 했다. 잠이, 인간의 가슴에 깃들인 모든 근심과 걱정을 재우는 이 평화로운 시간을 틈다, 스퀼라는 살며시 아버지의 침실로 숨어들어가 그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335)

미노스는, 공정한 정복자로 정복당한 적들에게 갖가지 합당한 조치를 취한 연후에, 노잡이들에게 닻을 올리고  이물에 청동갑을 댄 군함에 오르라고 명령했다.(336)

니소스의 보라색 머리카락을 들고 미노스를 찾은 스퀼라를 더럽다 여긴 미노스 왕, 그는 공정하기로 소문난 사람으로 죽어서도 저승에서 판관으로 일하게 된다. 스퀼라의 맹목적인 사랑(외모에 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의 결말을 끔찍하다.

공주(아리아드네)가 홀로 섬에  남아 팔자를 한탄하고 있는데 박쿠스 신이 나타나 공주를 도와주었다. 박쿠스 신은 공주의 머리에서 관을 벗겨 영원한 영광의 징표인 별자리로 박아주려고 하늘로 던져 올렸다. 이 관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거기에 박혀 있던 진주는 별이 되었다. 별들은 곧 하늘에 관 모양으로 자리 잡았다. 무릎을 꿇은 헤라클레스 자리와 뱀을 쥐고 있는 오피우코스 자리 사이에 잇는 별자리가 바로 이 왕관자리다(343)

“….모든 것이 미노스의 것이라해도 하늘만은 미노스의 것이 아니다.”(343)

이카로스, 내 아들아. 내 단단히 일러두거니와 하늘과 땅의 한 중간을 겨냥하여 반드시 그 사이로만 날아야 한다. 너무 올라가면 태양의 열기에 깃이 타버릴 것이요.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젖어 깃이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꼭 하늘과 바다 한 중간을 날도록 하여라…….”(344)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 중용, 균형.

그러나 이 새는 하늘 높이 날지도 않고, 나무 꼭대기에 집을 짓지도 않는다. 오래전에 등을 떠밀려 성채에서 떨어졌던 일을 기억하기 /대문이다.

조카의 천재적인 능력에 질투를 느껴 벼랑에서 떨어뜨린 다이달로스, 그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페르딕스를 팔라스의 여신으로부터 날개를 달아 살게 되지만 죽음의 순간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이야기.

이 장작개비를 거기에다 넣은 것은  운명의 세 여신이었다. 이 여신들은 운명의 실로 쫀쫀하게 베를 짜면서 아기 멜레아그로스의 운명에 대해, “저 장작개비의 수명과 이 아기의 수명은 같을 것이다이런 말을 했다.(358)

알타이아는 이 불길에다 네 번이나 그 운명의 장작개비를 던져 넣으려다가 네 번이나 물러섰다.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아우들의 죽음에 대한 복수의 맹세가 이 양자의 어머니이자 누나인 알타이아를 괴롭혔다.(358)

죽음은 죽음을 통해서 화해를 이루게 하고, 사악한 죄악은 사악한 죄악을 통하여 씻기어야 하며, 살육은 살육을 통하여 갚음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359)

2

신이 인간에게 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왕이시여, 저는 전하의 땅, 비탈진 물길을 도도히 흐르는 물의 왕입니다. 전하의 사위가 되고자 하는 저는 낯선 해변에서 온 이방인이 아니라 전하의 신민 중 하나이고 전하가 다스리시는 왕국의 일부입니다.(15)

헤라클레스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네소스를 향하여 화살 한대는 날렸다. 화살은 도망치는 네소스의 등에, 살촉이 가슴으로 튀어나올만큼 깊이 꽂혔다. 살촉에 꿰뚫린 네소스의 등과 가슴에서는 레르네 샘에 살던 휘드라의 독이 섞인 피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네소ㅗ스도 이 독 섞인 피를 그냥 대지에 빨려들게 하지는 낳았다. “ 나는 죽되 내 피로 하여금 이 값을 치르게 하리라.” 네소스는 이렇게 중얼ㄹ거리면서 천 조각을 이 피로 적셔, 장차 요긴한 사랑의 묘약이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이를 헤라클레스의 아내 데이아네이라에게 주었다.(22)

데이아네이라는 네소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그 천 조각이, 식어가는 남편의 사랑을 다시 소생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다.(23)

뱀이 낡은 껍집을 벗고 새 비늘이 반짝이는 새 껍질로 거듭나듯이 튀린스의 영웅도 인간의 오체를 벗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그는 이전보다 더욱 위엄 있는 모습으로 거듭난 것이었다.(31)

신들에 의해 천상에 올라오게 되고 결국 반짝이는 별 사이에 자리하게 된 헤라클레스

칼란티스는, 입으로 거짓말을 해서 내가 무사히 아기를 낳게 하지 않았ㅆ니? 그래서 여신은 갈란티스로 하여금 입으로 새끼를 낳게 하셨어(34) ⇒ 고대인들은 갈란티스(족제비)가 입으로 새끼를 낳는다고 믿었다.

부드러운 껍질이 내 목 안으로 차올라 옵니다.  나무 껍질이 내 몸을 빈틈없이 에워쌉니다.

나무로 변하는 이올레의 언니 트뤼오페

먼저 내 속을 드러내고 거절당해도 손해가지 않을 방법으로 긍의 의중을 떠보았어야 했던 것을…… 먼저 돛으로 바람을 떠보고 바다로 나섰어야 하는 것을. 바람을 떠보지도 않고 돛을 올리고바다로 나섰다가, 배가 돌섬을 받고 난파하는 바람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만 것이 내 신세로구나. 돌이킬 수 없는 이 실수를 어쩔거나.(51)

뷔블리스의 고백편지를 읽고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카우소스의 마음을 알고 뷔블리스가 하는 말. 자신의 편지를 전한 행동을 항해 전에 바바람의 새기를 가늠하지 않고 떠나는 배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다.

뷔블리스는 아무 말 없이 거기에 쓰러진 채, 눈물로는 마른 풀을 적시고 손톱으로는 마른 땅을 긁고 있었다. 전해진 방 따르면, 렐레게스의 요정들은,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뷔블리스의 눈물을 위해 탕을 파서 눈물을 내어 주었다고 한다. (……) 뷔블리스는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 그 몸이 하나도 남김없이 눈물이 되어 흘러내리는 바람에 그만 샘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름이 이 처녀의 이름과 같은 <뷔블리스 샘>은 지금도 그 산자락의 계곡 감탕나무 그늘에 있다고 한다. (54)

세상의 재주꾼이라는  재주꾼이 몰려와도, 심지어는 저 다이달로스가 밀랍과 깃털로 만든 날개로 날아아ㅗ도 소용없다. 다이달로스의 재주가 비록 용하다고 한들, 여자인 나를 남자로 만들어야 하는 edi 무슨 수를 낼 수 있겠는가?! (59)

여자로 태어났으나, 아버지(릭도스)로부터 죽임을 당하지 않기위해 아들처럼 살아온 이피스는 이안테라는 열다섯 동갑내기 소녀와 혼인을 앞두고 있다. 서로 사랑하지만 동성이라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 자신을 아들로 알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 등 이피스의 고뇌가 담겨져 있는 독백 부분이다. 이피스는 어머니 텔레투사와 신전으로가 기도를 드린 뒤 결국 남자로 변신한다. 그리고 이안테와 혼인을 하게 된다.

오르페우스의 노래가 계속될 동안 탄탈로스는 영원히 물러나는 물을 좇으려도 안달을 부리지 않았고, 익시온의 불수레 바퀴는  놀랍게도 잠시 멈추었으며, 티튀오스의 간을 파먹던 독수리는  잠시 부리질을 쉬었고 다나오스의 딸들은 항아리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잠시 쉴 수 있었으며, 시쉬포스도 바위에 앉아 잠시 쉴 수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저 복수의 여신들인 푸리아에 자매들도 오르페우스의 노래에 감동한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67)

그러나 오르페우스는 여자보다는 오히려 나이 어린 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사랑을 기울이는 것을 좋아했다. 말하자면 이들이 어른이 되기까지의 인생의 봄과 갓 핀 인생의 꽃을 사랑한 것이었다. 오르페우스는 트라키아 사람들에게 이런 풍습(동성애로 추정)을 맨 처음으로 전한 사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69)

카오니아의 명목이자 유피테르 대신의 신목인 참나무, 파에톤의 누이들이 변신한 백양나무, 잎이 부드러운 보리수, 너도밤나무, 처녀 다프네가 변신한 월계수, 잘 부러지는 개암나무, 창 자루 만드는 데 쓰이는 물레나무, 마디가 없는 전나무, 도토리가 잔뜩 달려 가지가 휘어진 상수리 나무, 언제든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 알락달락한 단풍나무, 강가에서 잘 자라는 버드나무, 역시 물가를 좋아하는 로토스, 늘푸른 화양목, 날씬한 위성류, 색깔이 두 가지인 도금양, 검붉은 열매가 맺히는 가막살나무로 숲은 울창했다. 이런 나무 뿐만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동굴손으로 나무를 잡고 오르는 담쟁이, 산포도, 산포도 덩굴에 감긴 느릅누마ㅜ, 산물푸레나무, 가문비나무, 장밋빛 열매를 잔뜩 달고 있는 산딸기, 승리자의 상징인 종려나무, 신들의 어머니인 퀴벨레 여신이 자신의 신관 아티스가 인간의 모습을 버리고 이 나무로 변신했다고 해서 유난히 사랑하던 소나무 등등…… 하여튼 이 산에는 온갖 나무가 다 있었다.(70)

세상엔 수 많은 나무가 있다. 플라타너스, 은행나무, 버드나무, 벗꽃나무 등등….. 구본형선생님은 벗꽃나무가 되고 싶다고 하셨다는데…. 나는 어떤 나무로 남길 바라는걸까?

어느 날, 태양이 시간으로 보아 가버린 밤과 장차 올 밤의 한가ㅏ운데 들어, 가기도 머고 오기도 먼 그런 시각이었다.(74) ⇒ 한낮을 의미함

휘아킨토스여, 네 청춘의 꽃을 꺾이고 이제는 내게서 떠나려 하는구나. 내 눈에 보이는 네 상처가, 너를 죽인 이 상처가 나를 원망하고 있구나. 네 죽음은 내 슬픔의 씨앗이자 내 허물의 과실이다. 내 손은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간 나이 하수자였다…….”(76)

집으로 돌아온 퓌그말리온은 바로 상아처너에게 다가가 그 긴 의자에 몸을 기대고 상아 처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그런데 퓌그말리온의  입술에 닿는 처녀의  입술에  온기가 잇는 것 같았다. 그는 화들짝 놀라 입술을 떼었다가는 다시 입술을 대고 손으로는 가슴을 더듬어보았다. 놀랍게도 그의 손끝에서 그렇게 상아가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상아에는 그의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찍히기 시작했다. 흡사 태양의 열기에 부드러워져, 사람의 손끝에서 갖가지 모양이 빚어지는 휘메토스 산이 밀랍같이……(83)

퓌그말리온과 상아처녀(갈라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키뉘라스에게는 뮈라라는 딸이 있었다. 비극적이게도 딸 뮈라는 아버지 키뉘라스를 사랑하게되고 자연의 이치를 저버리는 행위에 고뇌하다가 결국 자살을 시도하지만 자신을 키워준 유모에 의해서 겨우 살아나게 된다. 유모는 뮈라가 고뇌하는 이유가 자신의 아버지인 키뉘라스를 사랑하는 마음때문인 것을 알고 괴로워하지만 결국 키뉘라스와의 동침을 통해 뮈라의 사랑을 이루게 한다. 하지만 키뉘라스는 결국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되고, 뮈라는 집을 떠나 지금의 예맨지역인 사바 땅에 주저앉아 신에게 기도한다. 그리고 죽음이 아닌 다른 존재로의 몸(즉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몸)이 되게 해주기 기도하고, 결국 뮈라(몰약나무) 가 되어서도 눈물을 흘린다. 몰약나무가 흘리는 눈물(수액)뮈르라고 불린다.(p.80~94)

불륜의 씨로 지은 자식은 나무 안에서 자라 어떻게 하든 그 어미의 몸이었던 나무를 떠나 바깥 세상으로 나오려하고 있었다. (……) 연민의 정이 많은 루키나(에일레이티아, 해산의여신)은 몸소 나뭇가지 아래로 와서 나무에다 손을 대고 해산이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나무 둥치가 찢어지면서 나무가 그 껍질 사이로 산 것을 내어놓았다. (94)

아도니스의 탄생

세월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가는 법이다. 그리고 세월만큼 빠른 것도 없다.(95)

이 청년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건이 시작하 즈음에는 제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갔던 사랑의 불길에 복수라도 하는 듯이 사랑의 여신 베누스의 애인이 되었다.

베누스가 아들 쿠피도와 입을 맞추려다 쿠피도의 화살촉에  찔러 인간인 아도니스를 사랑하게 된다. 아베누스는 아도니스를 끔찍하게 여기고,  위험한 동물은 사자사냥은 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사자를 피하라고 당부하는 베누스에게 아도니스는 사자를 왜 피해야하는지를 묻고 사자가 된 아틀란테와 히포메네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귀중한 목숨을 걸되 그 모숨을ㄹ 내 dv에 던져 청춘을 바치러하다니, 참으로 인물이 아깝구나. 저 인물 앞에 서지 오히려 나 자신이 초라해보이는 구나. 그러나 저 인물이 내 마음을 흔들기는 한다만 정작 내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것은  외모가 아니라 저 젊음이다. (……) 안 된다. 가거라 길손이여. 구혼자들의 피가 묻은 나를 버려두고 갈 수 있을 때, 너무 늦기 전에 가거라. (……) 그러나, 가만 있지, 반드시 이렇게 생각할 일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왜 저 청년으로 인하여  상심해야 한단말인가? (……) 그렇다면 저 청년은 죽을 것이다.  나와 함께 살고 싶어했다는 죄밖에 없는데도 죽을 것이다. (……) 하지만 그게  내 잘못인가? 그러나 죽지 않을 수도 있다. (……) 그ㅓ나 저러나, 참 잘난 청년이 아닌가? 꼭 여자같이 잘생긴 청년이 아닌가? ….. 운명이 내게 지아비 맞는 것을 허락했다면, 나와 잠자리를 나눌 수 있는 남성은 그대 뿐인 것을……’(100~102)

히포메네스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아틀란테. 사람들은 모두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들 가운데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결국 사랑의 감정을 찾게된다. 사랑앞에서 오락가락하는 참으로 인간적인 독백.

그래서 신들의 어머니께서는 이들의 부드러운 목덜미에서  꺼칠꺼칠한 털이  돋나아게 하셨다. 신들의 어미니께서 이렇게 손을 쓰기니,  이들의 손가락은 휘어져 발톱이 되었고 어깬느 구부러져 영략없는 짐승의 어깨가 되었다. 어디 그 뿐이냐? 힘살이라는 힘살은 다 가슴으로 모였고 엉덩이에서는 꼬리가 돋아나 땅바닥에 끌렸다. 표정도 갑자기 험악해졌지. 입에서 말소리 대신 산을 울리는 포효가 터져나왔고……(105)

히포메네스와 아틀란테는 자신의 사랑을 이루게 해준 베누스에게 제물을 바치지도 않았고 신전에서 금단의 욕망을 채우다가 결국 신들의 어머니(퀴벨레여신)에 의해 사자가 된다.

“……아도니스여, 내 슬픔의 징표를 너에게 남기고야 말 터이니,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내 슬픔을 흉내내어 너의 죽음을 슬퍼할 것이다. 너는 피는 꽃으로 변할 것이니 죽되 영영 죽는 것이 아니다…….”(107)

신주가 뿌려지자 아도니스의 피에 젖었던 노란 모래에서 거품이 일었고 잠시 후에는 여기에서 핏빛 꽃이 피어났다. 꽃 모양은, 외피가 종자를 싸고 있는 석류꽃과 흡사했다. 그러나 이 꽃은 핏기가 무섭게 곧 지고 말았다. 워낙 대가 연락한데다 꽃잎이 얇은지라, 꽃은 산들바람만 불어도 그 대에서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을 연상하는 이 꽃의 이름을 <아네모네>라고 부른다. (107)

열하루째 되는 날 루키페르가 하늘의 별들을 몰아낼 즈음….(114)

변신이야기에서 하루의 시간을 다루는 방법은 이와 같다.

펠레오스는, 그 짐승으로 인한 손실에는 별로 마음을 쓰지 않았다.  그가 정작 마음을 쓰는 것은 자기가 지은 죄와 네레이데스들의 복수였다. 네레이데스는 자기 아들 포코스를 죽이고도 제물을  바치지 않는다고 해서 이리를 보내어 펠레오스의 소를 죽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128)

하루를 떨어져 있어도 우리에게는 너무 긴 시간일 것이네만, 내 아버지에 맹세코 운명의 여신들이 허락하는 한, 달이 두 번 찼다가 지기 전에 돌아오겠네”(132)

델포이로 향하는 케위크스를 막아서는 알퀴오네에게, 케위크스가 하는 말.

킴메리아 인들이 사는 나라 가까이에는 높은 산과 깊은 계곡에 깊숙이 들어앉은 동굴이 하나 있었다. 이 동굴이 바로 잠의 신 솜누스의 은신처인 궁전이다. 여기에는 햇빛도 비치지 않았다. 해가 뜰 때도, 해가 질 때도 비치지 않았다. 이 솜누스의  궁전은 안개가 싸여 있어서 늘 어두컴컴했다. 여기에는 울음소리로 새벽을 알리는 닭도 없었고, 고요를 깨뜨리는 개나 개보다 더 귀가 밝은 거위 같은 것도 없었다. 짐승이 짖는 소리, 가축이 우는 소리도 여기에서는 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소리, 입씨름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침묵, 오로지 고요가 있을 뿐이었다.(137)

모르페오스는 인간으로 둔갑하는 데 능하고 인간의 흉내도 잘 내기로 이름있는 꿈의 신이었다.(139)

알퀴오네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흐느낌이 알퀴오네의 말을 토막내었고, 슬픔이 가슴을 갈가리 찢었기 때문이었다.(142)

(케위크스의 주검을 본 알퀴오네) 방파자에서 뛰어내린 알퀴오네가 어느새 돋아는 날개로 날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새 새로 변신하여 바다 위를 날고 있는 것이다…… 신들이 이 둘을 가엾게 보고 케위크스까지 새로 변신시킨 것이었다. …… 이 두마리의 새는 짝을  지어 알을 낳았다. 알퀴오네는 바다 위에다 지은 둥지에서 이레 동안 알을 품었다. 이 동안은 바다도 잠잠했다. 아기들의 외조부가 되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가  외손자들을 위해 바람을 재웠기 때문이다. ⇒ 핼사이어니, 물총새가 된 케위크스와 알퀴오네.

선견자는 뱀에게 먹힌 새가 모두 아홉 마리였던 것을 상기시키면서그 전쟁에서 승리를 얻으려면 9년을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150)

결국 총사령관은 사령관으로서의 의무감 앞에서 부정을 희생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제관들은 눈물을 머금고 이피게네이아를 제단 앞에 세우고 처녀의 정한 피를 제물로 드려 디아나 여신의 화를 풀어보고자 했다.(151)

이 집(파마여신이 사는 산꼭대기 처소)에는, ‘경거망동’, 생각이 깊지 못한 실수연발’, 터무니없는 기쁨, 소심한 공포’, 당돌한 선동’, 어디에서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속삭임이 식객으로 붙어산다. (152)

(퀴크로스가 아킬레오스에게 던진) 창은 청동 가리개와 열 겹으로 된 소가죽 중 아홉장을  꿰뚤고는 열 장째 가죽에서 멎었다. (154)

나는 옛날에 테살리아의  카이네오스라는 자를 본적이 있네. 카이네오스의  몸에는 수천 개의 창을 맞았는데도 상처 하나 나지 않더군. 오트뤼스 산에 살던 이 카이네오스는 무공으로 세상에 널리 그 이름을 떨친 사람이네. 하지만 이 사람 이야기에서 정작 놀라운 것으 그것이 아니야. 그럼, 무엇이냐. 원래는 이 사람이 여자였다는 것이지.(158)

카이니스는 혼인을 원치 않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자신을 품은 넵투누스에게 부탁해 남자인 카이네오스가 된다.

ㅍㄹ레오스는 칼을 뽑아 이 자의 배를 갈라버렸어. 이 자는 창자를 쏟으면서 길길이 뛰던 이 켄타우로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다리가 꼬이면서 쓰러지고 말더군. 뱃속의창자가 다 쏟아져나왔는데 제가 무슨수로 살아.(167)

⇒ ‘변신이야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러한 세부적인 묘사이다. 고뇌하는 주인공의 독백이나, 인간이 식물과 동물로 변신하는 장면, 라피타이와 켄타우로스족의 싸움이나, 아킬레오스와 헤라클레스의 싸움 등에서 나오는 싸움 장면과 여과없이 표현되는 잔인한 묘사. 오비디우스의 마음 속에는 사람들을 자극하고자 하는, 그래서 대중의 환심을 끌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일까.

몸에서 창이 뽑혀 나가는 순간 그 생명의 뿌리도 뽑혀나갔던 모양이네(169)

카이니스야! (라트레오스) 아니고서야 누가 너를 카이니스라고 부를 수 있겠느냐? 오냐, 내 너를 카이니스라고 불렀다. 너는 사내가 아니고 계집이니까 카이니스라는 이름이 마땅하다. 너에게는 남자 행세할 권리가 없지 않느냐? 그런데도 남자 행세를 하면서 이렇듯 설쳐대니, 너는 네 근본도 모르느냐? 네 근본을 알거든 이 싸움터는 남정네들에게 맡겨두고 네 방으로 돌아가 실이나 감도 물레나 돌리거라.”

여성에서 넵투누스에게 요청해 남성으로 변한 카이네오스를 조롱하는 케타우로스 라트레오스. 라트레오스는 결국 카이네오스의 손에 죽게 되지만, 이로 인해 모뉘코스라는 켄타우로스가 일대 다로 붙기를 동료들에게 독려, 카이네오스는 결국 그들이 던진 나무더미에 깔려 새로 변해 날아가버린다.

살아 있을 때는 범 같았던 아킬레오스도 재가 되었을 때는 항아리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영광은 온 세상에 차고 넘쳤다. 아킬레오스라는 이름이 있을 곳으로 마땅한 곳은 넓디넓은 우루뿐이었다. 이 펠레오스의 아들은 영원히 살곳으로는 마땅하지 않다고 해서 타르타로스의 나라에도 내려가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전에 쓰여진 오비디우스의 책이 그리고 그의 정신이 우리의 삶 속에 자리한 것을 보라. 비록 이제 우리 곁에 없지만 우리들 안에서 점점 더 크게 잘라고 있는 구본형 정신을 보라. 육신은 유한하다. 썩어서 없어진다. 하지만 정신은 무한하다. 그리고 그 정신을 담은 증거들 또한 무한하다.

대장장이 신 불카누스가, 퀴클롭스 3형제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아킬레오스의 방패를 만들고 있다. 오뒤세우스와 아이아스가 다투는 것은 바로 이때 만들어진 아킬레오스의 방패 및 유품 때문이다.

저 헥토르가 우리 함대에 불을 질렀을 때 오디세우스는 도망쳤습니다만 나는 불길을 잡는 한편 함대 근처에서 트로이아 군을 몰아내었습니다. 오뒤세우스가 왜 도망쳤을까요? 오뒤세우스는 무기로 하는 싸움보다 말로 하는 싸움을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창칼로 싸우는데 능하지만 오뒤세우스는 세 치 혀로 싸우는 데 능하기 때입니다. 내가 세 치 혀로 싸우는 데 능하지 못하듯이 오뒤세우스 역시 창칼로 싸우는데 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182)

오디세우스는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에 가깝고 아이아스는 장군에 가깝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말은 주먹보다 강하다. 세상에 말이 힘을 이긴 사례는 무수히 많다. 물론 오디세우스의 말은 상당한 부정한 방법으로도 쓰이는 말에 속할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드리는 말씀을 웅변이라고 할 수 있다면, 나는 내 웅변이 사감을 지어내는 웅변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자주 여러분을이롭게 하는 데 쓰였던 이 웅변이 지금은 그 주인을 변호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이 지닌 재주를 써서 제 주장을 펴야 하는 것이니까요. (191)

다시 말하면, 우리의 가문을 보고 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용기로써 이루어낸 업적으로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문이나 학벌과 같은 배경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일궈낸 성과, 업적으로 판단해달라.

그렇습니다. 저 유명한 적장 헥토르는, 내가 우리 연합군에 합류시킨 아킬레오스의 손에 죽었으니 곧 나로 인하여 죽은 것입니다. (195)

⇒ 21세기는 인재전쟁의 시대이다. 좋은 인재를 키우고 영입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와 조직에 크나큰 힘이 된다. 이런 면에서 오뒤세우스는 인재를 발굴하고 활용할 줄 아는 뛰어난 지략가이자 인사전문가이다.

그러나 나는, 아이아스는  마땅히, 자기가 혼자서 세웠다고 하는 공을 여러분에게도 나눠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트로이아 군세를 뒤엎은 사람은 아킬레오스로 변장한 파트로글로스지 아이아스가 아니었습니다.

아이아스의 공은 혼자만의 공은 아니며, 모든 사람의 공이라는 논리로, 아이아스의 업적을 낮추고 아이아스를 지지하는 세력의 마음에 균열을 일으킨다.

아이아스여, 용감한 영웅을 자칭하는 장수여, 헥토르와의 일전은 대체 어떻게 끝났던가요? 헥토르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던가요?

과정이 아닌 결과물이 없음을 탓하는 리더 오뒤세우스. 과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런 전투에서는 결과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나 오뒤세우스는 아킬레오스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습니다만, 아이아스는 이 오뒤세우스의 가면을 벗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모니스 강의 물이 거꾸로 흘렀으면 흘렀지, 이다 산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면 떨어졌지, 우리 그리스 군이 트로이아를 지켜주기로 약속하는 일이 있었으면 있었지, 내 재주가 여러분게 하릴없게 되고, 저 둔재 아이아스의 머리가 우리 그리스 군에 요긴하게 되는 날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204)

비유법과 대조법을 통해 아이아스를 낮추고 조롱하고 있다.

아이아스여, 우리가 이 싸움에서 이기자면 그대의 오른팔이 필요하오. 그러나 그대에게는, 그대의 갈 길을 일러줄 내가 필요하오. 그대에게는 힘은 있되 지혜가 없소만 나는 오래전부터 지혜로운 자로 불리던 사람이오. 그대는 싸울 수 있는 사람이오만 아트레오스의 아들들은 나와 상의한 연후에야 싸울 때를 정하오. 그대는 그대의 몸으로만 우리 그리스 군을 섬기지만 나는 온몸과 마음으로 그리스 군을 섬기오. 키잡이는 노잡이보다 나은 법이고, 장수는 졸병보다 귀한 법이오. 따라서 나는 그대보다는 낫고 그대보다는 귀한 사람이오. 나의 지력은 나의 체력보다 윗길인데, 내 힘은 바로 이 지력에서 나오는 것이오. (207)

상대방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그와 동시에 한계를 분명히하며 자신이 그 한계를 채워줄 수 있는, 곧 자신이 한 수 위에 있음을 영리하게 설파하고 있다.  결국 오뒤세우스의 인상적인 연설로 아킬레우스의 방패는 오뒤세우스에게 넘겨지고, 아이아스는 자신의 칼로 자결한다. 아이아스가 흘린 피는 대지를 적시고 휘아킨토스의 죽음과 똑 같은 보랏빛 꽃이 피어올랐다.

(아이아스)의 팔은, 찔러넣은 칼을 다시 뽑아내지 못했다. 칼을 뽑아낸 것은 용솟음치는 핏줄기였다.(209)

트로이아의 공주인  아름다운 <카산드라> 아폴로의 총애를  받고 예언하는 능력을 얻었으나 끝내  몸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폴로로부터  남을 설득하는 능력을 빼앗겼다. 따라서, 카산드라의 예언은 ㅇㅏ무도 믿지 않는다. 카산드라가 오랜 전부터 트로이아 전쟁을 예언했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210) 

돈이라는 것은 성한 사람도 유혹하는 법인데 마음이 맑지 못한 사람을 그대로 둘 까닭이 없다.(211)

내 어머니는, 물론 돈이 있으면 돈으로 사실 것이지만 돈이 없으니까 아마 눈물로 내 주검을 사실 것이다. (213)

“빨리 나를 찔러 내 고귀한 피를 보아라. 몸을 사리지는 않겠다. 내 목을 찔러도 좋고 내 가슴을 찔러도 좋다. 이 폴뤽세나는 마침 남의 노예로서는 죽지 않겠다고 생각하던 참이다. 그러나 너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런 식으로 가라앉힐 수 있는 신의 분노는 없다고 하는 사실이다. (중략) 내 말에 일리가 있거든 나는 처녀의 몸이니 내 주검에는 남정네의 손길이 닿지 않게 해 주기 바란다. 바라건데 자유인 처녀의 몸으로 스틱스의 땅으로 내려가게 해 주기 바란다. 나를 죽여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말하겠다. 노예인을 죽이는 것 보다야 자유인을 죽이면 더 낫지 않겠는가. (213) 

헤쿠바는 왕에게  매달려 손가락을 왕의  눈에다  찔러넣고는 눈알  개를 한꺼번에  뽑아버렸다. 헤쿠바가 이럴 수 있었던 것은 분노가 헤쿠바에게 기이한 힘을 샘솟게 했기 때문이었다.(217)

, 갈라테이아여, 넓은 풀밭에서 아름답기로 쳐도 으뜸이고 곱기로 쳐도 으뜸인, 백설같이 흰 매발톱꽃 꽃잎보다 희고, 오리나무 보다 더 키가 크고 더 의연하며, 수정보다 더 투명하고 어린아이들보다 더 천진한 갈라테이아여, 만나면 겨울의 햇살보다, 여름의 응달 다 더 반갑고, 보면 키 큰 백양나무를 보는 것보다 더 마음이 시원해지는 갈라테이아, 잘 익은 능금보다 붉고, 잘 익은 포도보다 달콤하고, 백조의 깃털이나 갓 만들어낸 건락보다 보드라운 갈라테이아여, 어디로 도망치려하는가, 손질 잘한 뜰보다 아름다운 그대여(231)

갈라테이아여, 가슴에 붙은 사랑의 불길이 나를 태울 것만 같구나. 내 가슴속에는 아이트나 화산이 들어 앉은 것 같은데, 어쩌란 말인가, 갈라테이아, 그대는 아는 척도 않으니.(234)

뿔은 거침없는 강의 역동적인 흐름을 상징하는 듯하다. 강의 신 아켈로오스도 두 개의 뿔 중 하나를 헤라클레스 손에 뽑힌 바 있다. (236)

 정신을 차리고 나니, 나는 내가 아니었다. 몸과 마음이 전과는 전혀 다른 글라우코스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 내 비록 바다 신들의 동아리가 되었고 내 모습이 이렇게 변했다만 그대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면 무엇하랴. 원컨대 그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꿈과 인정(사랑)의 조화. 우리 삶에 이루어지기를. (239)

그대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사랑을 던질 생각이 있거든 나를 믿고 나를 사랑하세요. 아직은 늦지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과 우유부단한 태도를 버리세요. 그리고 자기 자신의 외모에 자신을 가지세요. (242)

오래오래 살다보면 언젠가는 내 몸이 한 움큼도 못 되게 오그라지고 내 사지 역시 오그라져 한줌의 흙으로 돌아갈 날이 오겠지요. 누가 나를 보고한때는 사랑을 받았고, 심지어는 신까지 즐겁게 해준 적이 있는 여자라고 하겠습니까? (250)

슬픔은 결국 이카넨스의 골수부터 녹이기 시작했어요. 결국 카넨스는 이렇게 녹아 사라져버렸어요. (265)

 두려움은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법이다. 그러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간은 오히려 그 역경을 짓밟을 수 있는 법이다. 우리가 이 역경을 밟을 수 있을 때, 우리 앞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베누스 여신이 내 말을 듣고 있다고 하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 베누스 여 신이 디오메데스의 부하들을 증오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이 그렇지만, 나는 할 말을 하겠다. 우리는 여신의 증오를 비웃어주자. 우리는 여신의 증오를 비웃어줄 만큼 강해져야 하는 것이다. (269)

천궁의 신들 중에는 트로이아의 유민인 이 아이네이아스를 좋아하지 않는 신들도 있었으나, 그의 불굴의 용기만은 칭찬하지 않는 신이 없었다. 심지어는 유노 여신까지도 해묵은 감정을 눅이고 아이네이아스를 찬양했을 정도였다. (274)

베누스는 누미키우스 강에 명하여, 아이네이아스의 몸에서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씻어가 깊은 바다 바닥에 안치하라고 했다. 뿔이달린 강의 신은 여신의 명에 따라, 아이네이아스의 몸에서 죽음이 앗아갈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씻어내고는, 영생에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었다. 베누스 여신은 아들의 몸을 정죄하고, 신들이 쓰는 향수를 뿌린 뒤 그의 입술에다 달디단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발라주었다. 아이네이아스는 이리하여 신이 되었다. (275)

⇒ 로마건국의 시조를 마련한 아이네아이스를 신격화 한다. 물론 이는 베르길리우스가 먼저 해 놓은 토대이다.

“남의 사랑은 본 척도 않는 그 오만한 마음을 버리세요. 버리시고 그대를 사랑하는 분에게 사랑으로 화답하세요. 그래 복을 지으면 봄서리는 그대 과수원의 열매눈을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고, 여름의 태풍은 그대 과수원의 꽃을 날리지 않을 거예요. (284)

영혼은 영원합니다. 이 영혼이라는 것은, 원래 있던 곳을 떠나면 다른 집을 찾아 들어가 거기에 다시 거합니다. (299)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드러난 것은 단지 찰나적인 형상으로 존재하는 것일 뿐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항상 흐릅니다. 강처럼 흐릅니다. 강물에, 어디 가만히 정지해 있는 순간이 있던가요? 물결은 다른 물결에 밀립니다. 그 다른 물결은 또 다른 물결에 밀리면서 앞에 있는 물결을 밀어냅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물결은 밀고 밀리면서 흐르는 것입니다. 앞에 있던 것은 뒤로 처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 옵니다. 그래서 시시각각으로 자리바꿈을 하는 것입니다.(301)

네 계절이 차례로 바뀌는 것을 눈여겨보셨습니까? 이 네 계절은 우리의 인생과 비슷합니다. 초봄은, 유아기와 같아서 부드럽고 따사롭습니다. 아직은 튼튼하지도 곧지도 못하지만, 초봄의 밭에서 자라는 곡물은 농부들의 가슴을 희망으로 채워줍니다. 식물이라는 식물은 다 꽃을 피우고, 기름진 땅은 색색의 꽃을 한 아름 안고 봄을 노래하지만, 나뭇잎에는 아직 힘이 없습니다. 봄이 자라 여름으로 접어들면 계절은 젊은이를 연상시키게 됩니다. 일 년 중에 이때만큼 튼튼한 계절, 풍부한 계절, 뜨거운 계절, 작열하는 계절은 없습니다. 청춘의 시절이 끝나면 가을이 계절을 이어받습니다. 가을은 풍요와 성숙의 계절입니다. 청춘기와 노년기 사이에 드는 계절,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계절입니다. 이어서 노년 의 겨울이 추위에 떨면서,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다가옵니다. 머리가 빠지거나 백발이 된 모습을 하고 다가옵니다.(301)

이와 같이 우리의 육체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내일의 우리는, 과거의 우리, 혹은 오늘의 우리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어머니 태속에 있던 시절이 있습니다. 인간이 될 것이라는 약속만을 받은, 씨앗 같은 상태로 말이지요. 자연은 참으로 섬세한 손질로 이 씨앗을 하나의 형상으로 빚어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곳이 너무 비좁아 우리가 몸부림을 치면, 자연은 우리를 우리의 집에서 텅 빈 공간으로 밀어냅니다. 날빛 아래로 태어난 아기는 연약합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 시기가 끝나면 아기는 짐승처럼 사지로 기어 다니기 시작하고, 또 이 시기가 지나면 아기는, 떨리는 다리, 불안정한 다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두 다리로 섭니다. 옆에 무엇이 있으면 잡고서라도 말이지요. 그러다 튼튼한 다리로 홀로서기를 시작하고, 재빠른 다리로 세상을 달립니다. 이윽고 청년을 보내고 중년을 보내면, 우리는 노년에 이르는 비탈길, 인생의 황혼으로 통하는 내리막길에 서게 됩니다. (302)

⇒ 인생 그 자체가 변화이자 변신이다.

 영속하는 우주는, 형상의 질료가 되는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중의 두 가지, 즉 흙과 물은 무거워서 가라앉습니다. 반면에 나머지 두 가지, 즉 공기와 공기보다 가벼운 불에는 무게가 없어서, 가두는 것이 없으면 위로 솟아오릅니다. 이 네 가지 원소가 비록 공간적으로는 떨어져서 존재하나 만물은 이 네 원소에서 비롯되고 필경은 이 네 원소로 복귀합니다. 흙은 마멸의 과정을 거쳐 물에 분해되고 물은 증발하면 공기와 바람이 되며, 밀도가 희박해지면 공기 역시 무게를 잃고 상승하여 불에 합류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역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 원소는 같은 순서를 역으로 밟아 원상으로 되돌아오기도 합니다. 농도가 짙어진 불은 응고하여 공기가 되고, 공기는 물이 되며 물은 압력을 받으면 흙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303)

처음 모양대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무궁무진한 자연의 조화는 끊임없이 이 물건으로 저 물건을 지어냅니다. 내 말을 믿으십시오. 이 우주에 소멸되는 것은 없습니다. 변할 뿐입니다. 새로운 형상을 취할 뿐입니다. <태어남>이라는 말은, 하나의 물상이 원래의 형상을 버리고 새 형상을 취한다는 뜻입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그 형상대로 있기를 그만둔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변하여 저것이 되고 저것이 변하여 이것이 될지언정 그 합()은 변하지 않습니다. (303)

나라 가운데엔 세월이 흐를수록 강대해져 가는 나라도 있고, 쇠퇴의 길을 걷는 나라도 있습니다. 트로이아는 그 많은 인명을 잃으면서도 그 전쟁의 돌개바람을 10년간이나 버틸 수 있을 만큼 국력도 있고 인구도 많은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트로이아가 있던 자리에는 폐허뿐입니다. 이 폐허가 된 나라가 가진 재산으로는 무덤이 있을 뿐입니다. 한때는 만방에 그 이름을 떨쳤던 스파르타, 한때는 번영의 상징이었던 도시 국가 뮈케나이, 그 장하던 암피온의 성채와 케크롭스의 도시도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스파르타는 논밭이 되었고, 뮈케나이는 쑥밭이 되었습니다. 테바이에 오이디푸스의 이름말이고 무엇이 남았습니까? 판디온의 도시 아테나이에 그 이름 말고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312)

하늘과 하늘 아래 있는 만물은 다 끊임없이 변합니다. 땅과, 땅 위에 있는 만물도 끊임없이 변합니다. 피조물의 하나인 우리 인간도 변합니다. 우리라는 존재는 육체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날개 달린 영혼도 여기에 깃들여 있기 때문입니다. 날개 달린 우리의 영혼은 들짐승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잇고, 가축의 가슴을 찾아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짐승들을 함부로 죽이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짐승의 몸에 어쩌면 우리 부모 형제나 우리 친척, 우리와 같은 인간의 영혼이 깃들여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간이라는 이 예사롭지 않은 지위를 불명예스럽게 하거나 튀에스테스식 식사로 위르이 배를 채우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맙시다(314)

아우구스투스는 카에사르의 양자가 되고 그 이름을 물려 받아 <카이우스 율리우스 카에사르 옥타비아누스>가 된다는 뜻이다. 이때부터 로마황제는 <카에사르>라는 칭호로 불리게 된다. (333)

아우구스투스 폐하께서, 당신께서 다스리시던 이 땅을 떠나 하늘에 오르시고, 그 높은 곳에서 인자하시게도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루어지게 하시는 날이 더디 오게 하소서, 다음 세기에나 오게 하소서. (336)

이제 내 일은 끝났다유피테르 대신의 분노도, 불길도, 칼도, 탐욕스러운 세월도 소멸시킬 수 없는 나의 일은 이제 끝났다. 육체밖에는 앗아가지 못할 운명의 날은 언제든 나를 찾아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 이승의 삶을 앗아갈 것이다그러나 육체보다 귀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별 위로 날아오를 것이며 내 이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마가 정복하는 땅이면 그 땅이 어느 땅이건, 백성들은 내 시를 읽을 것이다.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하여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336)

⇒ 유배지에서 황제의  마음을 얻고 부름을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저자의 처지임에도 꽤나 오만한 발언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변신이야기는 말 그대로 변신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 시간, 공기, 수 많은 생물과 무생물들……

어떤 이는 새가 되고, 어떤 이는 곰이 된다. 그 곰은 다시 하늘의 별자리가 되기도 한다. 사랑하는 마음이 백조로 변한 이도 있는가하면, 돌이딘 사람도 있다. 신들과 대적하다가 자식을 잃고 눈물을 흘리는 돌이 되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꼬리에서 줄을 뿜어내 동동 메달려 있는 거미가 된 사람도 있다.

변신이야기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대부분 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 저주를 받기도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도 강해, 그 사랑 때문에 무언가로 변하기도 한다. 또는 아킬레우스는 아이네이아스처럼 인간(또는 반인)이 신이 되기도 한다.

오비디우스의 이야기는 방대하다.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처럼이나 당대하다. 그 안에 나오는 수 많은 인물들의 이름에 매몰되다가 진도를 놓치지 일쑤였다. 일부는 너무 지루하거나 등장인물만 나열되는대도 한두페이지를 할애하는 통해 일부 챕터는 대충 읽기도 했다.

하지만 이야기라는 측면과 은유로는 측면에서 꽤나 재미있다. 한번에 볼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봐야 할 책으로 분류하고 싶다. 몇몇 이야기는 잠자리에 든 아이가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는 통에 해주기도 했다(페르딕스의 이야기와 퀴크노스의 이야기).

사실 오랜 시간 총 15권으로 쓰여진 책을 2권에 묵었으니, 이야기 전후의 구성이나 인과관계가 느슨한 점도 있다. 특히 출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뒤에 다시 엮여진바 있는 법의 정신의 뒤의 2( 30편과 31)처럼 로마건국 황제를 신격화하고 신통성을 부여하기 위해 쓰여진 뒤의 4장은 흥미로울 수는 있으나 책의 전체적은 흐름에서는 다소 매끄럽지 못하고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이 책의 태생적 이유를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가는 부분이긴 하다.

이 책은 변신이야기이다. 세상만물이 어떤 연유로 존재하고 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과련 내가 저자라면’, ‘내가 책을 쓴다면어떻게 쓸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오비디우스처럼 이렇게 방대한 변신이야기를 다룰 자신이 없다. 아마 평생을 통해서 쓴다하여도 못쓸지도 모르겠다. (오비디우스는 역사상 유일한 사람이니……)

대신 변신에 대한 예를 여기저기에서 찾아보고 이를 엮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일상에서의 변신을 꾀한 사람들’, ‘인생에서의 변신을 꾀한 사람들’ – 그들의 실패와 성공은 중요하지 않지만 그 의의에 초점을 맞추고, 현재 그들의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나라는 평범한 사람이 꾀하는 변신과 변화애 대한 작은 몸짓들, 영화 속에서 다루는 변신이야기들, 그리고 책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 변신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의 변신이야기들은 신화가 토대가 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한 삶이 일상을 살면서, 그리고 인생을 살면서 접해보고 생각해보고 행해보는 변신이야기들이 주를 이룰 것이다. 아직 독자가 그런 흐름의 이야기를 좋아해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저 내가 저자라면살면서 보고 겪고 느낄 수 있는 변신의 이야기를 다양한 소스(사람, , 영화, 인생)를 통해서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그 뿐이다. 어차피 인생이란게 하루하루 똑같아 보여도 언제가 똑같지 않은 것이고, 언제가 변화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보고자 하면 보일 것이고, 간절히 원한다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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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2 01:18:58 *.108.69.102

굉장히 열심히 했네요. 주말 이틀을 카페에 바친 성과물? ^^

영화에서 글감을 가져 온 컬럼이 인상적이던데, 장차 쓸 책도 영화 주변에서 찾아봐도 좋겠다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2013.06.24 00:44:25 *.240.33.45

^^;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속빈 강정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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