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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9일 11시 36분 등록

나의 인생 『시와 진실』

DICHTUNG UND WAHRHEIT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지음

최은희 옮김/동서문화사

 

 괴테.jpg

2007 8 1일 초판 발행

 

1.    저자에 대하여

괴테1.jpg 

저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시인, 소설가, 극작가

출생: 1949 /독일

저서: 서동시집, 빌헬름 마이스터, 친화력, 시와 진실 등의 시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 등이 대표작

저자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텐(이하 괴테)는 인류에게 귀감이 되는 소중한 문학 작품을 다수 남긴 독일의 대문호이자 위대한 예술가이다.

 

특히, 희곡 <파우스트>와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누구나 한번쯤 그 제목을 들어봤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독일을 넘어 세계인에게 대문호로 칭송 받고 있는 괴테는 자신의 일과 작품뿐만 아니라 사랑에 있어서도 매우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49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괴테는 부친의 뜨거운 교육열로 인해 어릴 적부터 학업에 충실한 우수한 학생이었다. 1785년 그의 나의 열여섯 살이 되던 해에 라이프치히대학에 입학하여 법률학을 공부하게 된다. 이 시절 그는 격렬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 상대는 안네테 케트헨이라는 마을 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인기 있는 여인이었다. 그러나 괴테의 순수했던 마음과는 달리 그녀의 복잡한 남자 관계는 괴테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되고 그는 학업 도중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이후 건강을 회복하여 스트라스부르대학에 다시 입학하여 학업을 마치게 되는데. 그 이후에도 그의 열정적인 사랑이야기는 계속된다. 스물한 살 되던 해에는 다섯 살 연상의 신인 평론가 헤르더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괴테의 문학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이후 목사의 딸인 프리데리케라는 청순한 아가씨와도 또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여 고등법원에서 근무할 때에도 이미 약혼자가 있는 여성과의 사랑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아픈 사랑의 상처와 경험들이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은 소설을 쓰는 데 모티브로 작용했을 것이다.

괴테는 당시에 활동하던 여러 예술가 또 문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중 10살 연하의 시인 실러와의 우정은 특별히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의 주인공인 파우스트 박사는 실존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조금은 기괴하고 또한 사기꾼 같은 기질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파우스트 박사에 괴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미되어 소설 <파우스트>의 주인공이 탄생하게 된다. 소설 상의 파우스트 박사는 훌륭한 지성과 이념을 가진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있다.

 

괴테는 소설 <파우스트>를 완성한 이듬해인 1832년 그의 생을 마치게 된다. 파란만장했던그의 삶. 작가, 예술가로서의 왕성한 활동으로도 파란만장했지만, 무엇보다 삶을 열정적으로 살았고, 격정적이고 뜨거운 사랑을 했던 괴테의 삶은 그의 나의 여든 두 살에 막을 내린다. 괴테는 자신의 삶에 있어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치열했고 또 진실했던 것 같다.

 

여기 괴테의 격언 한 구절을 옮겨보며 작가의 소개를 갈음하고자 한다.

 

[괴테의 말] 담대하게 자신을 믿어라

 

인간의 감각은 정직하다. 좋은 것은 좋다고 느끼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느낀다. 그럼에도 때때로 사함이 실수를 하는 것은, 마음 속 깊이 좋다고 느낀 것을 나쁘다고 판단 내리거나, 혹은 나쁘다고 느낀 것을 좋다고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감각은 옳았지만 판단이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은 편견이나 욕심, 허영과 같은 어리석음이 원인이다.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돈이 될 만한 이야기에 솔깃해서는......' 이런 식의 변명은 그야말로 자신의 어리석음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2.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책을 읽다 마음에 들어 온 인용문을 인용 페이지와 함께 발췌하여 적을 것

 

❖ 머리글

어쩌면 이 책은 나의 어떤 작품보다도 머리말이 더 필요할 듯한데, 내 친구의 편지(괴테가 쓴 것으로 여겨짐. 그 내용은 구두 또는 편지로 괴테가 들었던 것임)로 머리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자서전을 쓴다는, 결코 쉽지 않은 시도가 바로 이 친구의 편지로 말미암은 바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장정으로 우리들 눈 앞에 놓인 이 12권을 우리들은 하나의 전체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고, 또 이로써 저자의 모습과 재능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자가 작가로서의 생애를 시작했을 무렵의 화려함과, 그 뒤 오랜 세월의 흐름을 생각하며, 12권으로는 너무나 적다는 느낌이 드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작품들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그것들이 특별한 동기에 의해 쓰여졌고, 일정한 외적 대상이나 내적인 결정적 교양의 단계를 거기서 엿볼 수 있으며, 그때그때의 도덕적Ÿ미적 기준이나 확신이 작품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형의 일상 생활과 사고 방식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은 수수께끼를 살피고 많은 문제들을 해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따금이나마 형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크나큰 기쁨을 느낄 것이며, 우리의 우정에 비추어 볼 때 형도 그것을 결코 거절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맨 먼저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새로운 전집에서 일정한 내적 관련에 따라 정리되어 있는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다시 배열하고, 작품의 소재가 되고 있는 생활 상태나 심경, 그리고 형에게 영향을 미친 선인(先人)들의 작품, 더 나아가서는 형이 믿고 지켰던 이론적 원칙들을 어느 정도 관련지어 명백히 해 줄 수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해 주신다면,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쁘고 유익한 그 무엇인가가 거기에서 생겨나지 않을까요? à 괴테에게 부탁

   작가는 제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또 자신에게 애정을 느끼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특권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인식과 의식이 한층 완전해지고 명료해졌을 때에, 지난날 쓴 작품을 다시 소재로 삼아 최종적인 작품으로 완성하는 일은, 즐겁기도 하고 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ð  여기까지 읽을 때는 대체 이게 무슨 얘기인가 했는데~! 친구가 괴테에게 쓴 편지

 

   이와 같은 매우 간곡한 편지를 읽고 나는 곧 이 친구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나이가 들면, 남들이 보이는 관심은 우리들을 분발하게 하고, 호의를 가지고 새로운 활동으로 나아가도록 격려하여 주기 때문이다. è 이것이 괴테가 자서전을 집필하기로 결정한 이유?

   더욱이 나에게나, 같은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친, 일반적Ÿ정치적인 세계의 변천에도 주의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을 그 시대와의 관련 속에서 묘사하고, 시대가 얼마나 그를 절망케 했으며 또는 얼마나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는지, 그리고 시대 hr에서 그가 어떻게 세계관과 인생관을 형성했으며, 또 그가 예술가나 시인, 작가인 경우에는 이를 어떤 식으로 다시 외부에 반영시켰는가, 이것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전기가 마땅히 지녀야 할 역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전기를 쓰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와 자기가 살아온 시대를 알아야 한다는, 도저히 힘이 미치지 않는 일이 요구되는 것이다. 즉 자기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어도 어느 정도 변치 않고 있을 수 있었을까를 알아야 한다. 10년 일찍 태어났거나 늦게 태어나는 데 따라 자신의 교양과 외부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른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원하는 사람이나 원하지 않는 사람이나 다 함께 흘려 보내고 결정하고 형성해 가는 시대라는 것을 알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요구인 것이다.

 

1: 고통을 맛보게 하지 않는 교육은 없다

1: 나의 고향 프랑크푸르트

<15> 나의 가족들을 큰 슬픔에 빠뜨렸던 이 사정은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에게는 오히려 이익을 가져왔다. 프랑크푸르트 시장이자 내 외조부인 요한 볼프강 텍스토스는 이 일을 계기로 산부인과 의사를 임명하여 산파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제도를 개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은 그 뒤에 태어난 많은 아기들에게 크게 도움을 준 것 같다.

 

<15> 사람들이 아주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을 떠올릴 때,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사실과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해서 얻은 사실을 혼동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à 내 경우 어릴 때 닭에 쪼인 사건

 

<16> 누이동생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아래층에 있는 널따란 현관이었다. 거기에는 출입문 옆에 커다란 목제 격자창이 있었고, 이 창문을 통해 바로 거리를 내다볼 수가 있었다.

ð  괴테가 그 현관을 좋아했던 이유를 거리를 내다볼 수 있었기 때문인가? 어릴 적부터 세상을 관찰?

 

<17> 그런데도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나는 꺼내올 수 있는 식기는 모조리 꺼내 왔다. 마침내 누군가가 와서 말렸을 때는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고, 일은 이미 저질러진 뒤였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그릇들을 깨뜨린 대가로 추억거리가 하나 생겼고, 특히 이 사건의 장본인들은 죽을 때까지 이 이야기를 즐겨 입에 올리곤 했다.

 

<17> 할머니는 마치 아름답고 가냘픈 요정 같았고, 늘 깨끗하고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부드럽고 다정하며 마음씨 고운 분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ð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조부모, 또 우리 부모는 어떤 모습인가?!

 

<18> 우리 집 뒤쪽, 특히 높은 층에서는 성벽까지 펼쳐져 있는 매우 넓은 이웃집들의 정운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어 전망이 아주 좋았다.

 

<18> 우리 집 3층에는 식구들이 정원의 방이라고 부르는 방이 있었다. 이 방 창가에 화분을 놓아 비좁은 정원을 보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ð  괴테는 매우 정서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것 같다.

 

<18> 나는 점차 성장함에 따라 이 방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고, 슬프다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동경을 유발하는 장소가 되었다.

 

<18>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기를 기다렸으며,

 

<18> 이런 정경들이 일찍부터 내 마음속에 고독과, 그 고독에서 피어나는 일종의 동경을 품게 했다.

 

<18> 구석지고 어두침침한 곳이 많은 낡은 집 구조는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 쉽도록 되어 있었다. 불행하게도 아이들의 마음 속에 기분 나쁜 일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고 무서움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교육 방침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19> 언제나 밝고 쾌활하며, 다른 아이들도 그러기를 바라는 나의 어머니는 무서움을 이기는, 보다 훌륭한 교육 방법을 생각해 냈다.

 

<20> 시간이 나면 우리는 언제나 할머니 곁에서 보냈다그러나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보여준 호의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어느 해 크리스마스 날 밤에 인형극을 사연시켜, 이 낡고 오래된 집에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일이었다.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이 인형극은 어린 우리의 마음을 매혹시켰다. 특히 그것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오랫동안 큰 영향을 끼쳤다.

 

<20> 할머니의 죽음은, 그 후 집안 모습이 많이 변한 것 만으로도 우리 가족들에게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20> 할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에 아버지는 집 안을 조금이라도 바꾸거나 수리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었다. à 괴테의 아버지는 효자였던 것 같다.

 

<21> 틀어박혀서 재미없는 공부와 숙제를 하느라 힘들었던 방들, 누이동생과 둘이서 놀던 복도, 전에는 그렇게도 주의해서 청결과 보존에 신경을 썼던 벽들, 이 모든 것이 미장이의 흙손과 목수의 도끼에 의해 밑에서부터 점점 위로 무너져가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21> 이와 같은 생활의 변화에 따라 이러저러한 불쾌한 일들이 뒤따랐다.

 

<23> 이 시기에는 내 마음 속에 옛 것에 대한 일종의 애착심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데,

 

<23> 동시에 내게는 이익이나 아름다움에 대한 요구를 떠나 인간의 다양성과 현실성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모습을 파악해 보고 싶은 또 다른 욕망도 생겨났다.

<24>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뀌는 다양하고 신기한 풍경들을 이 산책로를 통해 다 볼 수 있었으므로, 이 산책로는 나와 친구들의 호기심을 하나도 남김없이 충족시켜 주었다.

 

<24> 시청사 벽면의 격언

한 사람의 의견은

그 누구의 의견도 아니다.

둘의 의견을 공평히 들어야 한다.

 

<25> 언젠가는 꼭 내 눈으로 직접 황제의 대관식을 보고 말리라는 생각을 했다.

 

<25> 벽 위에 걸려 있는 역대 황제들의 초상화 아래서 그들의 업적에 대해 설명해 주는 사람이라도 만나게 되면 우리는 그를 최고의 친구로 여겼다. à 호기심, 탐구심이 왕성한 괴테

 

<26> 하지만 우리로서는 차라리 예전처럼 그저 상상을 통해 이곳 내부를 그려보던 쪽이 훨씬 나을 뻔했다.

 

<26> 황후의 미모는 카를 7세의 위엄 있고 품위 있는 풍채와 푸른 눈동자가 뭇 여성들에게 주었던 강한 인상과 맞먹을 정도로 뭇 남성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27> 제 아무리 중대하고 위험한 일도 평화조약이 체결된 다음에는 늘 그랬던 것처럼, 모든 것이 행복하고 아무런 걱정이 없는 사람들에게 화젯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일어난 것처럼 여겨졌다.

 

<27> 인파로 인한 혼잡과 소음, 그리고 상품을 하역하고 풀고 하는 모습들은 철이 들고부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왕성해진 호기심과, 어린아이 같은 소유욕으로 인한 끝없는 욕망을 부채질했다.

 

<27> 하지만 점차 성장함에 따라 나는 이 소유욕을 빈약한 내 돈지갑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충족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세계가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며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상호간에 무엇을 교환하고 있는지에 대한 개념을 배울 수가 있었다.

 

<28> 이와 같은 분쟁은 물물거래와 연시 때만이 아니라, 전시와 평화 시에도, 특히 황제 선거일에 고위층 인사가 시를 방문할 때에도 일어났다. 게다가 시에 들어오도록 허가를 받지 못한 시종들이 자기 주인을 따라 막무가내로 들어오려 할 경우 종종 완력 행사로까지 번지곤 했다. 따라서 이의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여러 차례 교섭이 있었고, 늘 보류 조항을 남겨놓기 했지만 쌍방간에 많은 협정들이 체결되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분쟁거리였던 이 호위 제도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날이 올 것이며, 그렇게 되면 수백 년 동안 계속되어 온 이 분쟁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ð  베를린 장벽의 무너짐,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독인인들의 국민성을 일면 알 수 있는 대목

 

<29> 악사 재판이 행사는 주요 상업 도시들이, 상공업의 번영과 함께 점점 증가하는 관세를 면제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줄여줄 것을 요구하던 시대를 상기시켜 주었다.

 

<30> 나와 내 누이동생이 특히 이 의식에 흥미를 느꼈던 이유는 외할아버지가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자랑스러웠기 때문이며,

 

<30-31> 이런 상징적인, 그리고 마법으로 옛 시대를 불러낸 듯한 의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우리는 마치 과거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리고 현재에 되살아난 악사들과 사절에 의해, 더구나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자신의 것이 된 예물들을 통해 진기하리만큼 생생하게 떠오르는 선조들의 풍속ž관습ž사고 방식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31>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한 다음에 세운 계획이 실현되었을 때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된 수단에 다소 불쾌한 점이 있더라도 모두 잊게 마련이다.

 

<32>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아버지의 책들이었는데실용서와 오락을 위한 책들도 몇 권 구비되어 있었다.

ð  어떻게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고 또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32> 아버지는 사후 평가에 선입관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은 타계한 화가보다 생존해 있는 화가들을 더욱 높이 평가했으며, 때때로 열렬한 어조로 이를 이야기하곤 했다. 아버지는 그림은 라인산 포도주와 같다고 생각했다. 훌륭한 포도주는 대개가 오래 묵은 것이긴 하나, 해마다 지난해 못지 않은 훌륭한 포도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세월이 흘러 새 포도주도 오래되고 가치를 지니게 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보다 훌륭한 포도주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논리였다.

 

<33> 이제 집도 어느 정도 정돈되었고 방들도 이전보다 훨씬 사용하기 편리해지면서, 훌륭한 화가와도 친분을 쌓게 된 아버지의 그림에 대한 애착은 다시금 불붙게 되었다.

 

<33> 집은 전체적으로 청결했고 질서 정연했는데, 특히 차에 크고 두터운 유리를 끼운 덕분에 집안이 아주 환해졌다.

 

<33> 그러나 갑자기 세계적 규모의 재난이 일어나 내 마음의 평정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 밑바닥부터 흔들리게 되었다. à 이런 표현!! 정말 감탄

 

<33-34> 1755 11 1일에 리스본에서 지진이 발생해 오랫동안 평화와 안락함 속에 젖어 있었던 세계를 큰 충격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다.

 

<34>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화롭고 안락했던 6만 명의 사람들이 일시에 죽어버렸다. 그러나 그 사망자들 중에서 이런 끔직한 참변을 느낄 새도 없이 죽은 사람들은 그나마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화염은 계속해서 맹위를 떨쳤고 그와 함께 이제껏 숨어 있었던, 또는 이 참변으로 인해 해방된 범죄자들의 무리가 광란하기 시작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약탈과 살인, 모든 폭력의 위험 속에 내맡겨졌다. 이렇든 자연은 모든 면에서 끝없는 횡포를 부리고 있었다. 

ð  영화 눈먼자들의 도시가 생각난다. 극한 상황에서 사람이 얼마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

 

<34> 이 참변에 대해 지식인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고 철학자들은 위안거리를 찾았으며, 종교인들은 설교를 했다.

 

<34> 타인의 불행으로 동요되었던 사람들은 이 지진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 대해 이곳 저곳에서 더 많고 자세한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에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더욱 불안해하였다. 검은 공포의 손길이 이처럼 신속하고 강력하게 세상을 전율시킨 적은 한번도 없었을 것이다.

 

<34> 현명하고 자비로운 존재로 소개되었던 천지의 창조자이자 수호자이신 신이, 선량한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똑같이 파멸의 구렁텅이 속에 빠뜨림으로써 만물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à 신앙()에 대한 문제제기

 

<35> 이 사건으로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 계획했던 수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수업이 중단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35>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으로 하여금 이루게 하려는 것은 모든 아버지들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이는 다시 태어난다면 지난 생애의 경험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활용해 보겠다는 심리와 비슷하다.

 

<43> 언어형식과 어법을 나는 쉽게 이해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이 어떤 일의 개념 속에 들어 있는지를 스스로 빠르게 밝혀냈다. 내가 언어상의 오류로 자주 뒤처질 때는 있어도 수사학적인 문제들, 과제 작문, 그리고 그와 비슷한 문제에 있어서는 아무도 나를 능가하지 못했다.

 

<63> 나의 심정은 본디부터 존경심을 품는 성향이 있어, 그 어떤 존경할 만한 것에 대한 나의 믿음을 흔들리게 하자면 큰 충격이 필요했다.

 

<84> 나는 거짓말과 왜곡을 싫어했고, 결코 경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찍이 자신과 세계를 살피는 데서 우러나온 내적 진지함이 외면에 있어서도 엿보였다. 그리고 나는 종종 친절하게 또 어떤 때는 냉소적으로 내게서 끌어내는 얼마만큼의 품위로 평판을 얻고 있었다. 참으로 좋은 친구들이 내게 없지는 않았지만 늘 소수였기 때문이다.

 

<92> 성장이란 그저 발전만이 아니다. 한 사람을 결정하는 다양한 유기적 체계가 서로 떨어져 나가고, 서로 따르고, 서로 스며들며 변화하고, 서로를 몰아내고, 서로를 집어삼킨다. 그리하여 어떤 능력들, 어떤 힘의 발현은 얼마만큼 지나면 더는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123> 때에 맞지 않게, 실로 서툴게 발설된 말에 의한 그런 비슷한 예감은 옛 사람들에게서 이미 신망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믿음과 미신의 형식들이 모든 민족과 모든 시기에 있어서 항상 똑같은 형식이었다는 것은 언제나 참으로 특이한 점이다.

 

<132> 나는 사후의 명성을 생각하지 않네. 그거야 남들을 위한 거지 나 자신을 위한 게 아니지. 그러나 순간에 바로 행하고, 나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내 명예를 아무것도 손상시키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마음 쓰는 바지.

 

<135> 인간이란 자기가 그걸 해낼 수완이 있든 없든, 누군가 하는 것을 보면 본 것을 차라리 스스로 해보려 한다.

  

<161> 읽고 번역하고 되풀이하고 외우면서 책의 내용이 그만큼 더 생생하게 다가와 손해는 없었는데, 이야말로 내가 우리 늙은 선생으로부터 배우고자 했던 바였다. 전승된 것과 현실적이고 가능한 것과의 모순이 벌써 오래 전에 몹시 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었다.

  

<182>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에 관한 한, 우리 아버지는 특별히 집요한 면이 있었다. 한번 시작한 일은 제아무리 그 사이에 불편함, 지루함, 불쾌함, 실로 시작한 일의 쓸모 없음이 뚜렷하게 드러나더라도 끝내야 했다. 아버지는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 자체를 유일한 목적으로, 끈기 있게 버텨내는 것을 유일한 미덕으로 여기시는 것처럼 보였다.

 

<190> 다른 사람들의 처지에 나를 넣어보고, 인간 존재의 특별한 종류를 뭐든 느껴보고 거기에 즐겁게 참가하는 것이 내 천성이라, 그런 심부름을 계기로 많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일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으며, 삶의 방식의 이런저런 불가결한 조건들이 어떤 기쁨, 고통, 고난, 유익을 수반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197> 나의 청춘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 몇 사람을 기억하는 것을 나의 의무로 여기는 바다.

ð  내 청춘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누구일까? Mr. Stride 고등학교 때 독일어 선생님

 

<204> 나로 말하면, 나도 무언가 비상한 것을 이루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일지는 도무지 분명해지질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이란 이룰 공적보다는 받을 대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다. 소망할 가치가 있는 행운을 생각할 때면, 시인을 장식하기 위해 엮인 월계관의 모습이 가장 매력적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한 부정하지 않겠다.

 

<219> 사랑스러운 아가씨를 보고 그녀 곁에 있는다는 것은, 이제 내 본질의 불가결한 조건이 되었다.

 

<225> 가르치기와 배우기, 가르침의 전달, 이 교대 일은 우리에게 유쾌한 즐거움을 주었다.

 

<242> 완전함과 호화로움에 있어서 혹시 모자라는 것은, 한 아름다운 여성이 거기 있음으로써 충분히 상쇄된다.

  

<275> 갈고리가 달린 이 화살은 가슴에서 뽑혀 나가, 어떻게 하면 내면의 젊은 치유력을 도와줄 수 있을까를 자문하게 되었다.

 

<280> 눈은 무엇보다 내가 세계를 포착하는 기관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화가들 사이에서 살았고, 대상들을 예술과 연관시켜 바라보는 데 익숙했다. 내가 내 자신과 고독에게 전적으로 자신을 내맡긴 지금, 절반은 선천적으로 절반은 후천적으로 이 재능이 나왔다. 어디를 바라보든 나는 심상 하나를 보아냈으며, 내 눈에 뜨인 것, 나를 기쁘게 한 것을 붙잡아 두려 하였다.

 

<288> 기품이란 어떤 것이든 지금 여기에서 드러나고 있으며 타인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292> 결함을 덮어놓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다 나은 상태로 가는 방법을 동시에 제시할 줄 모른다면 그렇게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295> 사랑에 있어서 행복하고자 한다면, 가장 깊은 비밀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15> 나는 사람은 모름지기 쓰는 대로 말하고, 말하는 대로 쓰라는 말을 들었다. 나에게 말하기와 쓰기란 언제든 각각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별개의 두 가지 종류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321> 좀 나이 든 사람들이 정말 교육적 방식을 취하려 한다면, 그들은 어떤 젊은이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금하거나 싫어하면 안 된다. 동시에 뭔가 그에게 다른 것으로 바꿔주거나 떠맡길 줄 모른다면 말이다.

 

<324> 안정된 시기에는 누구든 자기 방식으로 살려고 한다. 시민은 자기의 생업, 자기의 일을 해나가고, 그런 다음 즐기려 한다. 그렇듯 작가도 무언가를 저작하고 싶어 하고, 보수를 바라지는 않더라도 칭찬을 받기를 원하며 자기 작업을 알리고 싶어한다.

 

<329> 시인은 지식을 가져야 하고 실로 학식이 있어야 하며 미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

 

<344> 그리하여 믿었다.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 판단하고 행동하면 좀 뻐겨도 되고 더 멀리 있는 다른 것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겠다고.

 

<344> 철학은 다소간에 상식이자 훈련된 오성이었다. 보편적인 것을 향해 나아가고 내적, 외적 체험에 대해 결정적 판단을 감행하는 그런 오성 말이다.

 

<347> 역사란 우리들에게 다만 우연한 왕복 흔들림만을, 필연적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전해주는 것 같아 보인다.

 

<348>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남겨두는 한에서가 아니라, 활동하고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 영향을 끼치며 즐기도록 자극하는 한에서 의미 있게 남는 법이다.

  

<374> 나로 말하자면 나보다 나이 든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늘 익숙하고 또 좋아했던 터라 곧 그와 어울렸다.

 

<379> 그렇지만 나에게 그의 비판이, 내가 그의 입장은 받아들인다 해도 아주 옳게 보이지는 않았고, 자세히 살펴보면 저 신들은 물론 그저 공허한 가상의 존재였기 때문에 나는 전체 올림포스를 저주하며 신화적 판테온을 모조리 내던져 버렸다. 그리하여 그 시절 이후로 내 작은 시에서 언제나 나타나는 신은 오직 아모르와 루나뿐이다.

  

<394> 그의 의도는 화가가 되지는 않을 우리에게 다만 통찰과 미적 감각만 형성해 주고, 예술 작품을 굳이 만들어내기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예술 작품의 필수조건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395> 그는 누군가를 한 번 존경했으면, 그 사람에 대한 처신에 있어서 언제까지나 변함이 없었으며 늘 똑같은 호감을 간직했다.

 

<398> 정신의 기쁨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가장 높게 누릴 수 있으니 바로 관조와 개념을 통해서다. 그러나 관조는 늘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으며 품위 있는 대상을 요구하고, 바로 도달할 수 없는 상당한 교양을 요구한다. 반면 개념은 수용력만을 요청하고 내용을 주며 그 자체가 교양의 도구다.

 

<443> 인간은 모든 점에서 신성을 닮았고, 그야말로 신성과 같아야 할 텐데, 그런데 무조건적이면서도 제한되어 있음으로써 물론 또 다시 루시퍼의 경우에 처해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순이 현존의 모든 범주를 통하여 그에게서 나타나고 완벽한 의식과 단호한 의지가 그의 상태에 동반되었기 때문에, 예견할 수 있는 바는, 인간이 분명 가장 완전한 것인 동시에 가장 불완전 한 것, 가장 행복한 피조물이자 가장 불행한 피조물이 되리라는 것이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인간도 완전히 루시퍼의 역할을 했다. 자선을 베푼 이로부터의 이반은 고유한 배은망덕이었다.

 

<445> 우리는 자비로운 창조주로부터 상당한 영혼의 힘을 받아 가지고 있는데, 그것들을 합당하게 개발하는 것, 그것도 어린 시절에 바로 그렇게 하는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 힘들은 논리로도 형이상학으로도, 라틴어나 그리스어로도 키워질 수 없는 것이다. 즉 우리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다. 이 상상력에게 우리는, 아무런 표상들도 그것이 스스로 장악하지 않는 만큼, 가장 모양새 좋고 가장 아름다운 심상들을 내놓아 주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심성이 온 사방에 그리고 자연 자체 안에 있는 아름다움을, 그 특정한 진면모들 가운데서 그리고 또한 보다 세련된 면모들 속에서 인식하고 사랑하는 데 익숙하게 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학문이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우리는 간략히 요약해서 배워지지는 않는 많은 개념들과 일반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우리의 감정, 호감, 열정을 유리하게 개발하고 정화해야 한다.

 

<446> 열정은 내 공부의 주 대상이었는데 그것들을 아는 것이 우리 정신력의 가장 우수한 육성 수단으로 칭송되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런 사고방식은 내 자신의 확신에, 실로 창작활동에 아주 들어 맞는 것이었다.

 

<449> 충족되지 않은 욕구는 닥쳐오게 되어 있으며 또 닥쳐올지 모른다는 불안을 은연중에 이미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평안이든 고통이든, 눈에 띄지 않게 우리가 그 안에 살고 있는 지역의 성격을 지니게 될 것이다.

 

<453> 나는 실증적인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감각이 없었고, 모든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 역사적으로 해명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454> 그들의 노력 대상들은 가장 감각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높고,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것들이다.

 

<466> 모든 마음의 문제들, 이 가장 섬세하면서도 가장 힘 있는 문제들을 적합하고도 호감을 주게 표현하는 능력이 있었다. 똑같은 경우가 바로 선한 사람 융이었다.

 

<471> 내 마음 속에서 계속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너무도 진지하고 힘 있는 것의 충동과 압박으로부터 해방되려는 이 노력에, 나에게 어떤 때는 힘으로 어떤 때는 약점으로 나타났으며 도움으로 온 것은 어디까지나 저 자유롭고 가교적이고 활동적인 생활방식이었다. 그것은 점점 더 내 마음을 끌어 점차 익숙해지더니 마침내는 완전히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484> 우리의 소망이란 우리들 속에 들어 있는 능력의 예감이다. 즉 우리가 이룰 능력이 있는 것을 예고하는 일이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우리들 바깥에서 그리고 미래의 모습으로 우리 상상력에 그려진다. 우리는 우리가 이미 남모르게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하여 열정적인 선취야말로 진정으로 가능한 것을 꿈꾸어 얻은 현실적인 것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 자신이 전에 소명을 느꼈었지만, 그 소명을 위해 또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바로 그것을 다른 사람이 이루어 낸 것을 보면, 인류는 합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며, 개개인은 자신이 전체 가운데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다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감정이 생긴다.

 

<486> 우리 자신이 전에 소명을 느꼈었지만, 그 소명을 위해 또 다른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바로 그것을 다른 사람이 이루어낸 것을 보면, 인류는 합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인간이며, 개개인은 자신이 전체 가운데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 다만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는 아름다운 감정이 생긴다.

 

<496> 난 숨기는 게 없고 너그러워. 그래서 누구나 나는 금방 다 알아버렸으니 소홀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넌 숨기고 조용하지. 그래서 사람들은 네 뒤에는 무엇인가 놀랍게 감추어져 있다고 믿는 거야. 그러나 뒤에는 아무것도 없어. 모든 것을 자기를 위해 희생시킬 줄만 아는 차갑고 이기적인 마음뿐이지. 그런데 그게 네 가슴 속 깊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그걸 아무도 쉽게 모르는 거야. 내가 얼굴처럼 열어놓고 다니는 내 성실한 마음은 그렇게나 몰라주고 말이야.

 

<524> 내가 세상을 얼마 안 돌아다녔는데도 벌써 나는 알아차렸다. 여행에서는 물의 흐름을 알아보고, 실로 아주 작은 개울에게도 어디로 흘러가는 거냐고 물어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럼으로써 지금 있는 어느 강물 지역이든 조감을 얻고, 서로 연관되어 있는 높이와 깊이에 대한 개념을 얻을 수 있으며, 이렇게 가장 확실하게 이어지는 끈에 따라 몸을 튼다. 이런 끈은 조망에도 기억에도 도움이 되어, 나라들의 지질학적 정치적 혼란스러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538> 젊은 사람들이란, 한번 무엇인가가 자기에게 작용하면 이 작용이 그들 자신의 마음 속에서 가공되어야만 하고, 거기서 이런저런 좋은 점과 이런저런 화가 생성된다는 행복 혹은 불행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내가 일치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저 반어적 사고였다. 대상들, 행불행, 선악, 생사를 넘어서 솟아 있으며 그렇게 해서 진정 시적인 세계를 소유하기에 이르는 사고 말이다.

 

<569> 어떤 예감이든 그 예감이 사건을 통해 확인되면 사람들은 자신이 남보다 더 고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먼 곳의 어떤 일을 감지할 만큼 자기가 섬세한 감각을 지녔다거나, 혹은 필연적이긴 하나 확실치는 않은 연관 관계를 알아챌 만큼 자기가 예민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571> 어떤 결핍이나 장애가 우리가 보통 때 같으면 하려 들지 않았을 행동을 하도록 부추길 때면, 나는 내게 있는 온갖 재능과 기지를 발휘했다. 그렇게 해서 기서 빠져 나오는 동시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내가 점수를 딸지언정 잃지 않게끔 하며, 또 그 모임을 위해서도 이익은 될지언정 손해는 되지 않도록 했다.

 

<590> 사랑하는 존재와의 관계는 너무나 절대적이어서 환경은 별로 중요한 의의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그 존재에 어울리는 자연스럽고 익숙한 환경이기를 우리의 마음은 요구한다.

 

<593> 아니 많은 재능이 있는 사람들의 오류는 그들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인가가 되려면 청년들은 오히려 이런 입장에 빠지지 않으면 안 된다.

 

<594> 대체로 내가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려면 그 일에서 내가 무언가 얻을 것이 있어야만 했다. 즉 그 일이 성과가 있을 듯 보이게 하며 기대를 품게 하는 무엇인가를 그 일에서 인정할 수 있어야만 했다.

 

<620>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이런 모든 것들과 여러 가지 다른 것들, 즉 옳은 것, 그른 것, 진실된 것, 반쯤만 진실된 것 등이 개념들을 혼란 시키는데 기여했다. 우리는 여러 번 길을 잘못 들거나 우회로를 택하는 등 방황했고, 그리하여 다방면에서 또한 저 독일의 문학적 혁명이 준비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 혁명의 증인이었고, 의식이 있건 무의식 중이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혁명에 끊임없이 협력했던 것이다.

 

<624> 실제 우리들은 한 편의 작품 전체를 그 가치대로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언제나 집중해 있는 것도, 그렇게 현명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자신과 직접 관계되는 부분들에 줄을 긋지 않는가? 저 뛰어난 개성, 위대한 격언들, 딱 들어맞는 묘사하며 유머러스 한 필지 등 모두가 하나하나 강력하게 내 마음을 울렸었다.

 

<639> 전체를 산산조각 내는 식의 비판을 가하지 않고 향유하면서 수용한 그러한 인상에서 암암리에 얻는 수확은 참으로 귀한 것이다. 청년은 훌륭하고 선한 것을 비판적인 태도로 조사하거나 분리하려 들지 않고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둘 때, 그러한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649> 우리들에게 전승되는 모든 것, 특히 글을 통해 전승되는 모든 것들에서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의 기저, 내용, 의미, 방향이다. 여기에 근원적인 것, 신적인 것, 영향을 미치는 것, 침해할 수 없는 것,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

 

<655> 인간이 성취하려고 하는 모든 일은, 그것이 행위를 통해서건 말을 통해서건 혹은 그 밖의 어떠한 방법에 의해서 생겨나든지 간에 총체적인 힘의 결집에서 나와야만 한다. 분리된 것은 어떤 것이든 모두 배척하지 않으면 안 된다.

 

<669> 마치 어려서 이미 놀랄 만큼 지능이 발달한 재능 있는 아이들이 허락만 받으면 지극히 단순한 소년 시절의 놀이로 다시 돌아가듯이, 우리들도 보다 진지한 일에 대한 사명을 너무도 쉽사리 잊어버리고 말았다.

 

<693> 자연과 예술은 오로지 인생을 통해서 접촉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모든 사색과 행동의 결과는 옛날의 그 결단대로 남았으니, 그 결단이란 내적, 외적 자연을 탐구하고 깊은 애정으로 자연을 모사하며, 이 모사에서 바로 자연 자체가 지배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694> 이 책은 독립된 것으로 예고되지 않았다. 이것은 오히려 한 작가의 생애의 틈새를 메우고, 여러 미완성 본들을 보충하고, 잃어버렸거나 사라져버린 갖가지 모험의 추억을 보존하는 것이 목적이다.

 

<727> 나도 모든 아마추어들처럼 아주 어려운 것부터 시작하려는, 아니 불가능한 것까지도 수행하려 드는 오류에 빠져 곧 한층 큰 대작을 그리려는 시도에 휘말려 들어서는 거기서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 대작 시도가 나의 기술적 능력을 능가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애정 어린 주의력과 그것만 있으면 초보자라 할지라도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차분한 근면성을 꾸준히 순수하고 효과 있게 유지해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769> 나는 작가와 대중이 거대한 심연으로 갈려 있으며, 동시에 다행히도 그것을 쌍방이 전연 모르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분명히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서언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일찍이 통찰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가 자기의 의도를 밝히려고 생각하면 할수록 그는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동기를 제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776> 우리들이 존중하고 숭배하고 있는 것을 가능한 한 우리 것으로 할 뿐 아니라, 그러한 것을 우리 자신으로부터 생산해 내고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들의 가장 아름답고 달콤한 공상으로, 비록 이러한 공상이 인생에 있어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유발한다고 할지라도 우리들은 그것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3.    내가 저자라면

[목차와 전체적인 뼈대]

 

목차와 뼈대는 괴테의 인생을 Chronological , 그의 성장에 따라 연대순으로 정리되었다. 서문에 왜 자서전을 집필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저자의 언어로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장절]

이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와 닿았던 몇 가지 문장을 뽑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거의 매 페이지 페이지 모든 문장이 가슴이 와 닿았기 때문이며, 특히 괴테의 그가 그토록 대단한 문학인이 되기까지의 그의 성장배경, 경험, 삶의 고뇌 무엇보다도 끊임없이 외부세계를 관찰하고 또 스스로를 성찰하는 모습들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84> 나는 거짓말과 왜곡을 싫어했고, 결코 경박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일찍이 자신과 세계를 살피는 데서 우러나온 내적 진지함이 외면에 있어서도 엿보였다. 그리고 나는 종종 친절하게 또 어떤 때는 냉소적으로 내게서 끌어내는 얼마만큼의 품위로 평판을 얻고 있었다. 참으로 좋은 친구들이 내게 없지는 않았지만 늘 소수였기 때문이다.

 

<92> 성장이란 그저 발전만이 아니다. 한 사람을 결정하는 다양한 유기적 체계가 서로 떨어져 나가고, 서로 따르고, 서로 스며들며 변화하고, 서로를 몰아내고, 서로를 집어삼킨다. 그리하여 어떤 능력들, 어떤 힘의 발현은 얼마만큼 지나면 더는 거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보완점]

이 책은 번역서라서 만연체로 쓰여 읽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오히려 나는 만연체 스타일 즉, 직역스타일의 번역이 마음이 든다. 그러한 방식으로 작가의 의도에 표현법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보완점이라고 한다면, 책 뒤쪽에 괴테의 대표작 특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파우스트의 개략적인 내용을 좀 정리/소개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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