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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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기질
10기 김정은
열정과 기질, 하워드 가드너, 북스넷
1. 저자에 대하여
하워드 가드너(1943~ )
다중지능이론 창시자, 하버드대 교육심리학과 교수
개인 잠재력의 다양성을 밝혀
하워드 가드너(71)는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육심리학과 교수이자 하버드대 심리학과 겸임 교수이다. 다중지능이론(Multiple Intelligence)의 창시자로, 그의 교육심리 이론은 여러 나라에 도입됐다. 또한 다중지능이론을 교육 현장에서 실천하는 학교와 연구소가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인간의 예술적·창조적 능력의 발달 과정을 분석하는 ‘프로젝트 제로’ 연구소의 책임자로서 20여 년간 지능과 창조성, 리더십, 교육방법론, 두뇌개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꾸준히 발표해 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윌리엄 데이먼과 함께 ‘굿 프로젝트’ 활동을 하면서 바른 사람, 바른 노동자, 바른 시민을 길러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데 열정을 기울여왔다.
그동안 <열정과 기질> <체인징 마인드> <마음의 틀> <다중지능: 인간지능의 새로운 이해> <진선미> 등 29권의 책을 출판했고 32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최근 저서로는 <앱 세대(The App Generation): 오늘날 젊은이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친밀감 그리고 상상력을 펼치는 방식>이 있다.
다중지능이론
인간의 지능은 그 동안 IQ 위주로 단일하게 평가돼 왔지만, 실상은 8가지 다양한 능력으로 이뤄진 다중지능이다. 8가지 지능은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논리수학지능, 언어지능, 공간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이다.
각각의 지능이 드러나는 정도를 조합하면 개인이 갖는 잠재력과 개성은 무한하다. 가드너 교수가 제시한 8가지 인간 지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뇌과학으로 더욱 풍부하게 증명되고 있다. 사고로 두뇌의 일부가 손상되면서 각각의 지능이 급격히 줄어드는 임상을 봐도 각 지능이 독립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굿 프로젝트
지난 20년 동안 지속된 세상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가드너는 이것이 바로 자신이 살아있는 단 한 가지 이유라고 한다. 사람들한테 세 가지 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바로 바른 사람, 바른 노동자, 바른 시민이다. 바른 사람은 당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달려가 돕는 사람이다. 바른 노동자는 훌륭하고 참여적이며 도리에 맞게 살아가면서 공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충만하게 사는 이들이다. 바른 시민이 되는 것은 규칙과 법을 알고 보살피며 윤리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 셋을 함께 이룰 수 있다면 바른 사회가 될 것이다.
신자유주의 속에서 돈이 제일이 됐고 세상이 없어질 때까지 그 돈을 쥐려고들 애쓴다. 참으로 멍청할 뿐 아니라 아주 위험한 일이다. 멍청한 이유는 그 누구도 충분한 돈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고, 위험한 것은 이 세상에 쓸 수 있는 자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지혜와 지식을 동원해서 잘 사용해야 한다. 농작물도 물고기도 광물도 그 양이 정해져 있기에 아끼고 또 공정하게 분배되도록 눈을 부릅떠야 한다. 지금의 엄청난 소유 격차로는 이 세상을 지켜나갈 수가 없다. 과학도 수학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 오직 깨달음뿐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깨닫고 이 세상을 모두와 공유하며 살겠다는 인도적 가치를 깨달아야 생존할 수 있다. 자유, 정의, 평등에 대해 일어났던 우리 문명의 혁명을 이해하며 편가르기보다 함께하도록 스스로에게, 또 타인에게 진실해야 한다고 가드너는 말하고 있다.
2. 마음을 무찔러 오는 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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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다중 지능이론을 주창해온 저자가 실제 인물들의 삶을 통해 창조성의 비밀을 역동적으로 풀어낸 교양서이다.
…..
책에는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스트라빈스키, 엘리엇, 그레이엄, 간디 등 일곱명의 창조적 거장들의 파란만장했던 삶이 등장한다. 거장들의 삶의 궤적을 독립적으로 재미있게 담은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을 전기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인간의 심리적 기질과 그가 처한 주변환경, 그리고 시대적 특성을 곁들여 창조성의 본질을 날카롭게 조명해 낸 최초의 분석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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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창조성에 대한 연구는 한 천재가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다르고 특이한가를 밝히는 특이성 연구이거나, 여러 천재들의 공통적으로 지닌 유사성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공통성 연구 중 어느 한 쪽으로 진행되었다. 가드너는 두 입장을 종합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 업적을 낸 창조자를 선택한 후, 이 들 인물의 ‘특이성’을 자세하게 검토하고 그 속에서 ‘공통성’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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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창조성의 본질을 밝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창조자의 배출을 가능하게 한 현대사회(modernera)라는 시대적 특성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먼저 그 첫번째인 ‘창조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서, 가드너는 이 질문을 ‘창조성이란 어디에 있는가?’로 전환시켜 대답하고자 한다. 그는 <개인>-<일>-<타인>이라는 창조성 소재 모형을 제시한다.
이 모형에 따르면 개인은 내부에 어떤 분야의 대가가 될 만한 소질을 싹으로서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것만으로는 창조성이 발휘되는 성인으로 성장해 가지 못하고, 우선 그러한 소질을 심화하고 강화시킬 수 있는 적절한 일의 체험기회(교육, 훈련)를 필수적으로 가져야 하며, 이러한 체험의 과정에서 타인(가족, 친구, 경쟁자, 후원자 등)으로부터 격려와 지원을 받는 의미 있는 인간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8
가드너의 창조성 소재 모델은 창조성 연구의 지평을 거대하게 넓힌다. 그는 창조성을 단일 능력으로 보는 입장에 반대한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창조성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고, 창조성에도 종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모든 분야에서 창조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논리-수학 영역에서만 창조성이 뛰어났다. 간디는 인간 친화 영역에서 창조성이 뛰어났으며, 마사 그레이엄은 신체운동 영역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음악에서, 엘리엇은 언어에서, 프로이트는 자기성찰 영역에서, 그리고 피카소는 공간영역에서 창조성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가드너가 보기에 한 개인 속에 잠재한 창조성의 본질은 지능적 요소와 기질적 요소의 특이한 조합이었다. 피카소의 시대에 피카소의 주변이나 그가 모르는 사회에서는 그와 유사한 소질과 재능을 지닌 사람만이 수백 명 이상 존재했을 수 있다. 그런데 왜 유독 피카소만이 그런 창조적인 작품을 그렸고, 또한 명성까지 얻을 수 있었을까? 가드너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개인의 구체적인 경험과 환경을 들여다봄으로써 공통적 패러다임을 추출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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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주기론은 그 중의 하나이다. 창조적 대가를 연구한 결과 그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는 대체로 10년간의 준비를 거쳐 창조성이 성숙하고, 10년간의 창조성을 발휘하며, 다음 10년간 그 창조성을 다시 다른 분야로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이런 사람들의 창조성 발휘를 가능하게 한 시대적 특징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가드너가 선택한 일곱 명의 창조적 거장들은 모두 현대의 인물들이다. 그가 관심을 가진 시대는 현대 사회로서, 현대의 특징은 무엇이며 그것이 창조성 발휘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밝혀보려고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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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25년 동안, …. 연구소의 동료들과 내가 천착한 주제는 왜 어떤 아동들은 음악가나 시인, 혹은 화가로 자라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예술가가 되지 못하는지, 그리고 이런저런 예술적 재능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거나 혹은 위축되는가 하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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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궁금했던 것은 창조성이 어떻게 상이한 지능을 통해 발현되는가 하는 문제였고, 이 난해한 문제를 해결할 요량으로 서로 다른 지능을 대표하는 몇 명의 인물을 비교하고 검토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처음엔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인물들을 선택할 생각이었지만, 방법론이나 내가 가진 전문적 식견의 한계를 감안했을 때, 동일한 시대에서 일곱 명의 개인을 선택하는 것이 좀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해서 이 책에서 다루는 일곱 명의 창조적인 인물들이 선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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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식화(reformulation)의 특징은 역설적이게도 각 분야의 기본 요소로 회귀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니까 가장 단순한 형태와 소리, 이미지, 수수께끼로의 회귀를 일컫는데, 이는 가장 기본적인 충동과 가장 정교한 이해가 결합되는 다소 묘하긴 하지만 매우 생산적인 정화 과정이라고 할 만 한다. 게다가 나는 창조적인 혁신에는 아이다운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이 결합해 있다고 생각한다. 20세기의 고유한 천재들은 어린 아이의 감수성을 체화하고 있었다.
….
이 장의 남은 부분에서 나는 이 책에서 주목한 창조적 도약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 나의 주된 주제를 개략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리고 제2장에서는 창조적 연구에 대한 나의 접근법을 소개하고, 이를 최근의 사회과학자들이 거둔 성과와 관련 지어 정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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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구에서 아인슈타인과 프로이트는 과학자로서, 내가 논리 수학지능(아인슈타인의 경우)과 인성 지능(프로이트의 경우)이라 부르는 지능이 우수한 사람들이다. 다른 네 명의 대가들은 모두 예술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약을 이뤄냈으며, 각기 다른 지능을 대표한다. 피카소는 시각 공간 지능이 우수한 회화의 거장이었고, 스트라빈스키는 음악 지능이 뛰어난 음악의 혁신가였으며, 엘리엇은 언어 지능이 탁월한 언어의 마술사였고, 그레이엄은 신체 운동 지능이 출중한 무용의 대가였다.
반면 정치와 종교, 교육, 상업, 임상 분야 등 ‘인간관계’의 영역에서 창조성을 논하는 왠지 가당치 않다는 느낌을 주곤 한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보다 예술가와 과학자가 창조성 논의에 더 적합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는 지엽적이다. 다른 이유가 좀더 실질적인데, 정치를 비롯한 인간관계의 영역에서는 창조적인 도약이 수십 년이 아니라 수백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따라서 어떤 특정한 창조적인 도약을 특정한 역사적 순간에 활약한 특정한 개인과 동일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인관계 방면에서……… 최근의 창조적 인물은 인도의 정치 및 종교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가 유일하다. 간디는 그가 몸소 관여해서 폭넓게 검토하고 세심하게 실험하면서 인간의 갈등을 폭력 없이 해결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사티아그라하(satyagraha)는 소모적인 대결과 비열한 복종, 그리고 폭력에 대한 호소 없이 귀중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도를 찾는다. 간디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상적 영향을 미쳤는데, 좀더 인상적인 사실은 몸소 용기 있는 행동을 실천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동의 귀감이 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간디는 20세기의 전체주의 지도자들보다 더욱 건설적인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고, 상업주의나 대중매체의 영향에 비해 훨씬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쳤다.
48-49
헤겔적 사고방식의 핵심만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즉, 역사에는 고유한 추동력이 있어서 일정한 시대에는 특정한 시대정신과 주제가 전면에 나서고 시대가 바뀌면 다른 시대정신에게 자리를 내주는 식으로 역사가 나선형적(변증법적)으로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심지어 특정한 시대정신을 예측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과거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한 시대의 고유한 모습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시대정신(Zeitgeist), 즉 특정한 개인이 우연히 그것을 일깨우고 결과적으로 (어쩌면 의도와 상관없이) 그것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시대정신이 존재한다는 견해를 신봉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역사를 우연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미리 앞서서 미래에 생길 일을 규정하는 정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가장 극적인 역사적 변동을 일으키는 요인은 빗나간 총탄이라든가 화산 폭발과 같은 역사적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역사의 바탕에 구조적인 뼈대가 존재한다는 믿음이라고 해도 모두 헤겔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최근 프랑스의 혁신적인 이론가 미셸 푸코는 역사적 시대는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지식의 본성에 간한 (보통은 무의식적인) 가설들에 의해 특징 지워진다고 주장했다. 푸코는 이 같은 구조주의적 입장에서 17세기를 바라보면서, 생물학과 경제학, 언어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작동하는 지식이 동일한 분류학적 가정을 토대로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물론 이러한 ‘뼈대’는 고정된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지만, 거의 동시에 나타나고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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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에 도전한다는 것은 사실 모든 혁명적 시대의 특징으로서, 그 도전의 성격은 별개의 문제이다. 내가 보기에 이 책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은 분야들에서 생겨난 도전들은 상당히 비슷하다. 각각의 분야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단순한 형식을 추구한다는 점, 전통적으로 아이들이 매달리는 문제나 개념들과 씨름한다는 점, 낡은 문명이 죽고 새로운 (그러나 아직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문명이 탄생하는 장면을 포착하고 기록하려고 한다는 점 등이 비슷하다. 이러한 혁명은 백 년에 한 번 일어날지 모르며, 어쩌면 천 년에 단 한 번 일어날지도 모른다. 이러한 중대한 변화에 대해서는 에필로그에서 좀 더 상세히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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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동안 심리학자들은 상당한 논쟁과 실험을 거친 후에 다음 세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 창조성은 지능과 다르다는 점이다. 창조성과 지능은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지능이 우수하지 않아도 창조성이 풍부한 사람도 있으며,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게다가 재능이 풍부한 사람들을 검사할 경우에는 일단 IQ가 120이 넘으면 심리측정학적으로 창조성과 지능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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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창조성 검사는 지능 검사에 비해서도 별반 유효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부 목적이 분명한 연구를 제외하면, 창조성 검사는 여러 연구기관과 교육 단체에서 별다른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인지과학(및 인접 학문)분야의 학자들은 창조성 검사에서 건설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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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 연구의 주요 요소>
1. 구성적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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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동과 창조적인 어른의 관계
B. 창조적인 인물과 다른 사람들의 관계
C. 창조적인 인물과 작품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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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성적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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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발달
1. 인생 행로
2. 창조 활동
B. 상호관계: 개인과 분야 및 장의 상호 작용
1. 정의
2. 학제적인 분석 틀
3. 창조성은 어디에 있는가?
C. 생산적인 비동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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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험적 조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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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인
1. 인지적 문제
2. 성격과 동기부여 문제
3. 사회적 심리적 문제
4. 삶의 패턴
B. 분야
1. 상징체계의 특성
2. 활동 유형
3. 패러다임의 지위
C. 장
1. 스승과 경쟁자 및 추종자의 관계
2. 정치적 갈등
3. 위계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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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로 발견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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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약의 시기에 얻는 인지적 정서적인 도움
B. 파우스트적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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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어느 분야의 전문 지식에 정통하려면 아무리 열광적으로 몰두했더라도 최소한 10년 정도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식에 통달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10년 정도의 꾸준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도약을 이룰 수가 없다. 흔히 모차르트는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라고 말하지만, 그 역시 10년간 수많은 곡을 쓴 다음에야 훌륭한 음악을 연거푸 내놓을 수 있었다. 우리가 다루는 일곱 명의 창조자들 역시 혁신적인 업적을 이루기 전에 최소한 10년의 수련기를 거쳐야 했다. 물론 더 오랜 세월이 필요했던 인물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는 또 다른 10년 후에 다시 한 번 중대한 혁신을 이루었다.
79-80
하지만 10년 동안은 전문 기술을 그저 추종하기만 하고 그 다음에 비로소 자기만의 혁신적인 업적을 내놓을 수 있다는 말은 옳은 얘기가 아니다. 창조적인 도약을 이룬 인물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탐구자이며 혁신가이고 사색가인 경우도 많다. 이들은 다수를 따르는 데만 만족하지 않으며, 선택한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가령 젊은 음악 연주가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자신의 맘에 들도록 ‘곡을 다시 쓰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자신의 작곡 재능을 발휘한다. 신진 과학자들 역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지식에 만족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으로 보려고 한다. 이러한 모험적인 시도는 흔히 반항적인 행위로 간주되지만, 운이 좋으면 교사나 동료들로부터 계속 실험적인 시도에 대한 격려를 받기도 한다.
97-98
도약의 시기에 받는 지원
첫번째 사안은 창조자가 가장 중요한 도약을 이루는 시기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등장한다. 이 시기에 적어도 일부의 창조자들은 아주 친밀한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연구에서 드러난 사실은 좀더 극적이었다. 창조자들이 중요한 지원과 격려를 받는다는 것은 물론이고, 그 지원 체계에는 규정 가능한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우선 창조자들은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의 정서적인 지원도 필요하고, 자신이 이룬 획기적인 도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의 인지적인 지원도 필요로 한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상황도 있고, 이런 이중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창조자와 다른 사람들의 관계는 두 가지의 상이한 관계 유형과 비교하면 유용하다. 하나는 어린 아이와 보육자의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좀 더 자란 후의 젊은이와 주변 친구들의 관계이다. 새로운 상징체계를 전달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아이들에게 언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보육자와 닮은 점이 있고, 그러한 상징체계를 발전시키는 사람은 공감 어린 동료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젊은이와 닮은 면이 있다. 어쨌든 나는 개인 창조자에 관심이 있는 심리학자이기 때문인지, 창조적인 도약 주위에 강렬한 사회적 정서적인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꼈다.
98-99
파우스트적 거래
두 번째로 발견한 사항은 창조자의 성년기를 거의 포괄할 만큼 더 긴 세월을 아우른다. 이 연구를 통해 나는 각각의 창조자들이 모종의 거래나 계약, 다시 말해서 파우스트적인 협정을 맺은 것을 발견했는데, 이들은 이 협정을 자신의 비범한 재능을 오랫동안 발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겼다. 대체로 창조자들은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특히 원만한 삶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자신의 일에 매진하려고 한다. 이러한 계약의 성격은 사례마다 조금씩 다르다. 금욕적인 삶을 다짐하는 경우(프로이트, 엘리엇, 간디)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경우(아인슈타인, 그레이엄)도 있다. 피카소는 이런 거래가 거절된 나머지 다른 사람들을 노골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고, 스트라빈스키는 공평무사한 태도를 버리면서까지 주변 사람들과의 끊임없는 갈등을 빚었다. 이 범상찮은 협정에는 이런 계약을 강박적 이리만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으면 자시의 재능이 손상되거나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서려 있다. 실제로 계약 이행이 느슨해지면 창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가 있다.
108-109
프로이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쓴다.
당시만 해도 의사라는 직업이나 의사가 하는 일에 특별히 마음이 끌렸던 것은 아니다. ….. 나는 탐욕이라 해도 좋은 지적 욕구에 이끌렸을 뿐이다.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의학 학위를 받을 때까지 8년 동안 지식의 세계에 흠뻑 젖었다. 그는 성경, 고대의 고전, 독일어나 영어로 출판된 셰익스피어 작품, 세르반테스, 몰리에르, 레싱, 괴테, 실러 등 다양하고 폭넓은 독서를 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익혔고, 세르반테스를 원어로 읽기 위해 스페인어를 배웠다. 미술과 연극을 좋아해서 자주 전시회나 극장에 들렀고, 자신의 본 작품을 날카롭게 비평했다. 잠시 철학의 유혹에 빠져 어느 모임에 들어갔는데, 이곳에서 그는 주요 철학자들을 읽고 존 스튜어트 밀을 독일어로 번역했으며, 심리학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빈 대학교의 명망 있는 철학자 프란츠 브렌타노의 강의를 3년간 듣기도 했다. 물론 과학 분야에 대한 흥미도 잃지 않아서 당시 가장 중요한 과학자였던 헤르만 폰 헬름홀츠의 저서뿐만 아니라 다윈의 저서도 탐독했다.
나의 용어로 말하면, 프로이트는 언어 지능과 인성 지능이 우수했다. 즉, 언어와 인간을 다루는 분야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었다.
113
그는 제자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으며, 의지가 약한 제자는 용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학문이나 성품 면에서 자신의 선례를 기꺼이 따르는 제자들에겐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결국 프로이트는 브뤼케의 유물론적 입장을 받아들여 신비주의적 견해를 경멸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브뤼케는 물리학에 영향을 받은 역학적 생리학의 깃발 아래에서 프로이트가 씨름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았다면 아연실색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126
외국어로 말하는 사람처럼, 아니 ‘훔볼트의 앵무새’처럼 그저 묵묵히 살아갈 뿐이야
훔볼트의 앵무새 – 독일의 박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가 남미 탐험 중에 한 원주민 부족에게 얻은 앵무새를 가리킨다. 이 앵무새는 다른 부족의 언어를 흉내 냈는데, 그 이유를 묻자 원주민은 자신들이 이웃 부족을 공격하여 몰살하는 과정에서 얻은 전리품이라고 말했다. 이 앵무새는 전멸당한 부족의 언어를 말하는 유일한 생존자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새는 프로이트가 처한 고립무원의 상황을 나타낸다.
‘
이런 시기를 살아가는 것은 분명 진이 빠지는 일이었을 것이다. 때로 프로이트는 신경쇠약 직전에 까지 이르렀다. 1913년에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당시 나는 고독의 극에 도달해 있었다. 옛 친구는 모두 잃었고, 새 친구는 아직 생기지 않은 상황이었다. 아무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오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꿈의 해석> 집필을 막 시작한 참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시기를 살아내고 견뎌내서 나는 긍지와 행복감을 느꼈다.
134
프로이트는 정신 기관을 설명하는데 필요한 어휘를 모두 스스로 만들어냈다. 묶인 양과 묶이지 않은 양, 세 종류의 뉴런, 신경의 힘에 관한 경제학적 관점 등이 그런 어휘들의 예이다.
135
프로이트는 자신만의 언어와 도해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다. 자기가 뜻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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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모든 꿈에는 모종의 소원이나 환상이 담겨 있다고 믿게 되었다. 꿈은 억압된 소원이 위장 실현되는 과정이며, 예전의 결심이나 근심 혹은 욕망을 마음속에서 지속적으로 처리하는 수단이다. 어린 아이의 경우에는 소원이 위장되지 않고 명백하게 드러나며, 어른의 경우에는 대게 더욱 복잡하고 위장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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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코가 보여준 사례들도 프로이트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꿈(자신의 꿈과 환자들의 꿈)은 프로이트를 더욱 매료시킨 주제였다. 모든 꿈은 각기 하나의 퍼즐인 셈이었는데, 그가 퍼즐 풀기를 좋아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각각의 꿈은 사례별로 해명될 필요가 있었고, 그 해답은 꿈을 꾼 당사자뿐 아니라 인간 본성에 관한 진실을 보편적인 무의식의 표현으로 드러냈다. 프로이트는 온갖 연상이 의식에 나타나는 것을 허용했고, 겉보기엔 무의미하고 혼란스러운 꿈에서 정합적인 논리를 발견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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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가장 중요한 환자는 바로 나 자신이라네
142
프로이트가 유아 성욕 이론을 전개한 것은 바로 이 무렵이다. 꿈 분석과 자기 분석을 통해 그는 어린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강한 성욕(육체적 쾌락뿐 아니라 정신적인 쾌락 추구)을 갖는다고 확신했다.
162
프로이트는 우리 시대의 학자 – 연구자로서는 유래가 없을 만큼 뛰어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아마도 마르크스가 그와 필적할 만큼 위업을 남겼을 터다) 그는 사람들이 읽고 연구하고 논박하거나 추종하는 훌륭한 저서뿐 아니라, 죽은 뒤에도 자신이 남긴 업적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해 갈 학회 조직과 정신분석학 운동 역시 유산으로 남겼다.
171
물리학자들이란 인간 피터팬이다. 그들은 결코 어른이 되지 않으며 언제나 호기심을 갖고 있다. 세상 물정에 밝아지면, 호기심을 갖기에는 너무 많이, 지나치게 많이 알게 된다.
174
탈마이는 아인슈타인의 수학적 재능은 내가 더 이상 좇아갈 수 없을 정도로 높이 비약했다고 회고한다. 철학과 과학 저서를 읽게 되면서, 어린 시절 종교에 심취했던 마음은 거의 사라졌다.
182
갈릴레오와 뉴턴이 이룬 역학 혁명의 중심에는, 모든 현상을 지렛대나 수레와 같은 간단한 기계를 모델로 삼아 설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 과학자들은 물체는 우주에 그냥 속해 있는 것이므로 우주 내에 일정한 장소를 점유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라리 그들은 (땅에 떨어지는 사과에서부터 천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체의 움직임을 지배하는 법칙을 찾고자 했으며, 등속 운동이든 등가속 운동(중력의 특징)이든 모든 운동의 법칙을 밝히려고 했다.
184
맥스웰은 이러한 절대적인 시공간 개념을 분명하게 거부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모든 지식은 본질적으로 상대적이다.
….. 위치는 명백히 상대적인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관계를 표현하지 않는 용어로는 물체의 위치를 기술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공간에는 어떤 이정표도 없다. 공간의 어느 한 구역은 다른 모든 구역과 똑같다. … 즉 우리는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바다에 떠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198
권위에 반발하는 기질을 타고 난 아인슈타인은 특히 젊은 시절에는 윗사람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물리학 분야의 기존 문헌들을 세세히 알지 못한다는 점에 일종의 자부심까지 느낄 정도였다. 그는 가장 야심적인 도전 앞에서 몸을 사리는 과학자들에 대한 경멸감을 감추려 들지 않았다. ‘나는 나무 판자를 들고서는 제일 얇은 부분만 찾고 구멍 뚫기가 쉬운 곳에만 송곳을 들이대는 과학자를 참기가 힘들다’
202
아인슈타인이 어떤 업적으로 이룰지 알 도리가 없던 당대인들은 당연하게도 그를 실패한 사람으로 여겼다. 김나지움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지 못했고, 처음에는 취리히 공대 입학에 실패했으며, 영향력 있는 스승이나 후원자도 없었다. 교수직을 확보하지도 못했고 박사 논문을 완성하지도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특허국의 이름 없는 관리로 남게 될 가능성이 가장 컸던 것이다.
204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논문은 간결하고도 단도직입적으로 서술되었다. 학술적인 장식은 일체 배제되었다. 아인슈타인은 참고 문헌을 하나도 인용하지 않았으며, 친구 베소에게만 감사 표시를 했고, 상대성 문제를 건드린 다른 전문가들을 논박하지도 않았다. 이 논문의 초고 역시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물리학자 헤르만 본디는 이런 논문은 연구성과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읽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도록 참고 문헌이나 기존 연구자에 대한 자세한 언급 없이 쓰여진 것이다. 이런 논문은 그 결과를 발견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는 거의 말해주지 않는 법이다. 아인슈타인은 풍부한 사색을 통해 얻은 결론을 자신이 보기에 가장 논리적이고 단도직입적인 방식으로 써 내려갔다는 느낌을 준다. 나중에 그는 오랜 시간 검토했더라도 논문의 내용이나 형식을 그다지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22
제 대답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말고 그저 농담 한 마디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제 이론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우주의 모든 물질이 사라져도 시간과 공간은 그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시간과 공간 역시 물질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지요.
223
1920년대 내내 아인슈타인은 평화주의운동과 연대했으며 시온주의를 지지했다. 그는 독일에 대해서는 애증의 감정을 갖고 있었는데, 과거의 훌륭한 과학과 문학에는 자부심을 느꼈지만 전체주의가 출현하는 징후는 공포스럽게 지켜보았다. 독일은 인간성의 희망과 위기를 모두 상징했다.
230
신은 우주를 가지고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에게 있어 과학이란 가장 작은 세계에서도 질서를 가져야 했다.
231
아인슈타인은 이러한 고립과 소외를 잘 알고 있었고, 이런 처지에 관해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용감하게 노력했지만,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을 종합하는 통일장 이론을 구축하는 데는 실패했다. 사람들은 대부분은 이러한 시도를 실패가 정해진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거시적인 규모에서 중력 작용과 우주론을 설명했지만, 원자나 원자 내부의 수준에는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양자 역학은 우주의 물질과 복사 에너지가 그로부터 구성되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들의 본성과 구조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이론이었다.
236
사실 아인슈타인은 만년의 30년 동안 오히려 철학자에게 어울리는 문제에 상당한 정력과 재능을 쏟았다. 과학을 실제에 응용하는 문제, 과학의 매력, 과학의 인식론적 성격, 사유의 심리적 측면, 상식과 과학적 사유 간의 관계, 과학에서 심미적 감수성이 담당하는 역할 등이 그것이다. 이를테면, 과학과 인식론은 긴밀하게 연결되었다는 점, 과학적 사유란 단지 상식의 확장에 다름 아니라는 점, 과학자와 예술가는 모두 일상에서의 도피를 추구한다는 점, 과학자로서의 그의 임무는 신이 마성적으로, 그러나 전혀 불가해하지는 않게 우주에 짜 넣은 구조의 주요 요소를 알아내는 데 있다는 점 등이었다. 그는 기탄 없이 말했다. ‘나는 신이 어떻게 우주를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이런저런 현상이나 이런저런 요소에 대한 각양각색의 견해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신의 생각이다. 나머지는 지엽적인 것이다.
236-237
그는 그의 사위가 쓴 전기 서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들 각자는 무궁무진한 자연이 그저 놀이 삼아 우리 내부에 심어 놓은 비합리성과 비일관성, 우스꽝스러움, 광기 등을 품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를 간과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이 호된 시련을 겪을 때면 언제든 이런 요소가 불거진다.
240
나는 사회 정의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열정적일 만큼 관심이 많은데 비해, 이와는 이상하리 만치 대조적으로 주변 사람들과 직접 어울리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나는 협동 작업에는 익숙지 않고 혼자서 일하는 스타일이다. …… 이러한 고립은 때로 쓰라린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해와 공감을 얻지 못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보상이 있었는데, 나는 관습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와 같은 변덕스런 토대에 내 정신을 의존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269
피카소가 처음 인정을 받은 시기를 ‘청색 시대’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 그는 파리의 비참한 생활상을 주로 그렸다. 거지들, 슬픔에 잠긴 부부, 가난한 가족 등 비참한 삶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렸으며, 이들 인물도 개별적인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묘사했다. 그는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 파괴된 가정, 북적 이는 대도시에서 군중과 유리된 익명의 인물 등에 이끌렸다. 이를 두고 비평가들은 끔찍한 아름다움 이라 부르거나 메마른 슬픔, 혹은 삶에 대한 비관적인 느낌 이라 불렀다. 심지어 그는 매춘부들을 철저히 탐구하기 위해 생 라자르 감옥에 가기도 했다.
273
모든 정황으로 볼 때, 인생은 카사헤마스의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피카소의 노력과 그에 대한 혼란스러운 반응을 나타낸다. 좀 더 넓게 말하면, 이 작품은 죽음, 예를 들면 사랑하는 누이를 잃어버린 일에 대한 피카소의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예술적 생산성과 불모성에 대한 느낌과, 그가 평생 동안 드러내놓고 모호한 태도를 보인 가족이나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감정도 이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282
피카소는 수십 년 후에 브라사이에게 내가 세잔을 아냐고요? 그는 나의 유일한 스승이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287
피카소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이러한 순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쓴 바 있다.
그림은 자유다. 도약하면 밧줄을 놓쳐 추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목이 부러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 도약하지 않는 것뿐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일깨워야 한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
293
우리가 입체주의를 창시했을 때는 입체주의를 창안하겠다는 의도는 없었고, 그저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320
피카소는 마지막 순간까지 황소를 온화한 존재로 그릴지, 아니면 위협적인 존재나 무심한 존재로 그릴지 결정하지 못했던 듯하다. 실제로 그는 황소가 직접적으로 파시즘을 뜻하지는 않으며, 다만 말이 ‘민중’을 상징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변화는 피카소가 시각적 묘사라는 상징체계를 통해 사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328
피카소는 점점 더 자신을 미노타우로스와 동일시해서 여인들이 몸과 영혼을 모두 희생하기를 요구했다. 첫 번째 부인 올가는 정신 이상이 되어 1935년에 죽었고, 가장 낙천적인 성격이었던 마리 테레즈 발터는 스스로 목을 맸다. …..
329
피카소는 결코 헌신적인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이 못되었다. 다른 누구보다 자기 만을 추켜세울 수 있는 친구들을 원했다. 그리고 그는 끊임없이 친구들의 헌신적인 자세와 이해 능력, 그리고 인내심을 까다롭게 시험했다.
피카소는 나이가 다소 많은 동료 화가 마티스에 대해서만 우정에 값 하는 예의를 보였고, 평등한 관계를 인정했다.
331
어린 시절에 일종의 협약, 즉 파우스트적인 계약을 맺었다고 생각했다. 누이동생 콘치타가 죽었을 때 자신의 재능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희생할 수 있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여러모로 전근대적인 면모가 완강하게 남아 있던 나라와 고향에서 자란 인물로서, 미신에 깊이 사로잡혀 있고 자주 두려움에 시달린 피카소가 자기 나름대로 이야기를 꾸며댄 격이었는데, 이 이야기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얄팍한 변명의 장막을 마음속에 쳐놓은 셈이었다. 그는 예술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다른 어떤 세속적인 관심사보다 자신의 작품과 생존을 우선시했다.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두려움 탓이지만, 그는 죽음에 관해서는 말하길 꺼려했고 다른 사람의 죽음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334
음악은 그 본질상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는 무력하다. ….. 스트라빈스키는 논객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리하르트 바그너의 추종자를 비롯해서 자신의 미학적 정적이라 생각되는 자들을 가차없이 비판했다. 이 불순한 음악가 들은 언제나 민족적 단결이나 종교적 자유와 같은 음악 외부의 목적을 위해 음악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스트라빈스키는 음악가라는 장인이 작업하는 소재인 가락이나 리듬은 그 자체로는 목수의 대들보나 보석 세공사의 보석과 마찬가지로 표현할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335
스트라빈스키가 은행가와 브로커, 변호사, 부동산 중개인 등에게 보낸 편지가 그의’분열된 인격’을 입증하는 증거로 충분할지는 모르겠지만, 사업상의 문제에 그토록 세세하게 관심을 쏟고 자기 논리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 어지 됐든 그가 위대한 음악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었을 때 참으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 스트라빈스키의 정신은 천재 음악가와 대금업자로 거의 정확히 양분된 것 같다.
337
잘하든 못하든, 열의가 있든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든, 창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누구나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는 일에 만만찮은 정력을 쏟아야 한다. 정치적 행위에 나섰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치적 행위를 도외시하면 아무리 포부가 큰 예술가라도 영원히 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342
무엇을 배우든 신참자가 걸어야 할 길은 하나밖에 없다. 처음에는 학습 과정을 무조건 수용해야 하지만, 이것은 자기만의 표현 방법을 자유롭고 힘차게 추구할 수 있는 수단으로만 삼아야 한다. – 스트라빈스키
348
스트라빈스키는 배움에는 열심이어서 무엇이든 빨리 익혔고 활발하게 반응했다. 그는 융통성 있는 성격을 지닌데다 호기심도 남달랐고 다방면에 재주가 있어서, 무대 장치가나 무용수, 안무가, 심지어는 사업상의 일을 책임지는 사람들과도 무리 없이 어울려 일할 수 있었다.
p 355
새롭게 움트고 있지만 아직 분명하게 표현하기 힘든 예술적 이상을 서툴지만 진지하게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상징체계로 전달하고자 했던 시도였던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대중의 평범한 평가 기준에 의해 실패할 수는 있을지언정, 창조자 자신에게는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자신이 그 작품을 통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으며, 무엇을 성취하고자 했는지, 나아가서 그러한 목표를 미래의 작품 속에 가장 훌륭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366
분명히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처음 듣는 청중을 소외시킨 면이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와 똑 같은 이유로 결국에는 수용되오 인정받았던 것이다. 물론 변한 것은 작품이 아니라 장이었다. 실험적인 리듬은 그 자체로 청중을 자극하고 흥분시키면서 봄의 새 기운을 넌지시 알리는 묘한 느낌을 주었다. 혈기 왕성한 젊은 이와 신비롭고 엄격한 현자와 불행한 처녀가 한꺼번에 뿜어내는 긴장된 분위기가 서려있었다.
369
이제 막을 올리기 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는 관현악단에게 이런 마음을 토로했지요. 앞으로 자신의 잠재력이 무한히 펼쳐질 무대를 앞두고 있는 민감한 영혼이라면 누구나 커다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이죠. – 스트라빈스키
384
낡은 배를 수리하는 것이야말로 예술가의 진정한 임무다. 예술가는 이미 말해진 것을 그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스트라빈스키
386
나의 재능은 신이 주신 것이다. 나는 매일 그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신에게 기도한다. 어린 시절에 이미 이 재능은 내가 잠시 보관하는 것에 불과함을 깨달았을 때, 내게 그럴 만한 자격이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맨 처음에 말한 생각이 중요하다. 재능은 신이 주신 것이라는... – 스트라빈스키
영감이 내게 오지 않으면, 나는 그것을 맞으러 마중 나간다. - 프로이트
388
이 작품을 작곡할 때 무엇보다 나를 매료시킨 것은 손가락이 알아서 상이한 리듬의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손가락을 얕봐서는 안 된다. 악기와 늘 접촉하는 영감의 원천이 바로 손가락이다. - 스트라빈스키
390
나의 행동을 좁힐수록, 그리고 내 주위에 장애물을 더 많이 쌓아둘수록, 나의 자유 역시 더욱 커지고 풍부해진다. 속박을 없애면 그만큼 내가 발휘할 힘도 줄어든다. 더 많은 제한을 부과할수록 우리는 영혼을 구속하는 사슬에서 더 자유로워진다. – 스트라빈스키
399
기력이 쇠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즐거운 일일 수 없겠지만, 세기의 거장에게는 더욱 더 쓰라린 일일 될 것이다. 그러나 스트라빈스키는 우리 시대의 거장 누구 못지않게 늙어가는 현실에 잘 대처했고, 부인과 ‘양자’ 크래프트와 함께 개인적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다른 창조자들과 부대끼며 치러야 하는 갈등과 분쟁을 스스로 단념할 줄도 알았다. 결국 그는 마지막 안식을 찾아 땅에 묻혔다. 그가 사랑했던 도시 베네치아에, 반세기 전에는 언쟁을 벌였지만 이제는 단체를 세우고 예술적 촉매 역할을 하는 데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와 화해를 원한다는 듯이 디아길레프 옆에 묻혔다.
437
소설가 마샤 데이븐포트(Marcia Davenport)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시인은 모두 요절했다. 소설은 중년의 예술이고, 에세이는 노년의 예술이다.
443
엘리엇은 시를 정서나 개성의 표출이 아니라, 오히려 정서와 개성으로부터의 도피로 여겼다. 그는 개성과 정서를 소유한 사람만이 거기서 도피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완벽한 예술가일수록, 번민하는 자아와 창조하는 자아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는 미숙한 시인은 선배의 작품을 그저 모방만 할 뿐이지만 성숙한 시인은 그 핵심을 훔쳐내서 더욱 개성적이고 훌륭한 작품으로 빚어낸다고 지적했다.
444
그의 생각대로 시인은 어떤 종류의 경험도 소화할 수 있는 감수성을 지닌 존재이다. 시인의 마음은 무수한 감정과 말씨와 이미지 등을 붙잡아 저장해둘 수 있는 용기(容器)와 같다. 이러한 요소들이 무의식적이고 정리되지 않는 산만한 형태로 남아있다가, 서로 융합하여 새로운 화합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시를 읽는 것은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로, 논리가 개입하면 방해가 될 수 있는 정서적인 체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했다. 즉, 무의식의 리듬에 기반해서 창조되고, 그 리듬에 부합하는 시를 가장 좋은 시라고 생각한 것이다.
시인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한 정서를 명확히 표현하는 일련의 객관 대상이나 상황, 사건인데, 해당 정서를 환기하려면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외부적인 상(像)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객관적 상관물을 창조할 수 있는 시인이 가장 훌륭한 시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비상한 감수성과 뛰어난 언어 구사력을 결합시킬 줄 아는 시인이 없다면, 우리가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뿐 아니라 그것을 느끼는 능력까지도 퇴화할 것이다-엘리엇-
455
경계인으로 살았던 엘리엇의 생애는 역설적이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경계인으로 살았던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런 길을 선택했다. 주류에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일부러 경계인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456
그는 일종의 파우스트적인 계약을 맺었던 것이다. 예술은 인간이 가진 것을 모두 포기하기를 요구한다. 가족도 버리고 오직 예술 만을 좇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예술은 인간이 어느 가족이나 계급, 당 혹은 동인의 일원이 아니라 그저 그 자신일 뿐이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457
이렇듯 엘리엇은 앞에서 다룬 현대의 거장들 모두에게 내재한 성향을 집약하고 있다. 경계인이라는 느낌과 인생 전부를 걸고 경계성을 탐구하는 능력이 그에겐 있었다. 게다가 엘리엇은 저절로 경계인이 될 수 없는 처지였기에, 생산적인 비동시성의 수준에 이르기 위해 스스로 경계인이 되기로 선택한 인물이었다. 경계인이란 오직 공동체를 전제하고서야 성립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창조적인 인물의 생애에서는 경계인이라는 느낌을 갖는 순간과 공동체에 속한다는 느낌을 갖는 순간이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궤적을 엿볼 수 있다. 이를 달리 말하면, 창조성이 매우 뛰어난 인물들은 어느 정도는 세계 전체에 속하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으로만 홀로 남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양극을 오가는 모습이야말로 창조자의 생애에 긍정적인 비동시성과 부정적인 비동시성을 동시에 가능케 한 요인일 것이다.
457
마침내 비비언과 헤어지고 시인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발레리와 결혼했을 때 엘리었은 마음의 평화와 만족감을 얻었다. 이와 동시에 문학적 생산능력은 현저하게 퇴조했는데…….엘리엇의 뛰어난 작품은 경계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출현했거니와, 그런 빛나는 업적을 계속 쌓기 위해서는 그가 원하지도 않았고 감당할 수도 없었더라고 경계인의 자리를 줄곧 지켰어야 했을지 모를 일이다.
461
특정 장르에서 새로운 예술 작품을 창조하고, 자신들의 변화하는 예술적 비전을 반영하는 창조물을 축적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인 것이다
462
피카소와 세잔, 스트라빈스키와 드뷔시, 엘리엇과 라포르그 사이에는 연속성이 개재한다. 이들 혁신가들 사이에는 인상적인 유사점이 있다. 파편적인 요소와 형태 자체에 대한 관심, 일상의 세속적인 삶에서 겪는 긴장, 원시에의 동경, 과거의 무거운 주제, 세속의 사소한 일들과 고상한 전체 주제 사이를 왕복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464
실상 엘리엇이나 스트라빈스키는 좀 뒤늦게 태어났다면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 그들의 모든 작품을 창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피카소 역시 그런 것에 익숙하다면, 아예 작품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세 명의 예술가들은 앞 장에서 다루었던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연구실 혹은 작업실의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
467
흔히 이사도라는 신체를 무엇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로 여겼다고 한다. 그녀는 무용을 위대한 음악 작품의 반주에 맞춰 공연하는 진지한 예술 형식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468
이사도라의 성공요인은 제자나 ‘양녀’들에게 전수해 줄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 주로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태도와 ‘몸의 본능적인 움직임’에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이사도라는 통상적으로 새로운 무용 전통의 창시자라기보다는 고독한 선구자로 여겨진다. 날카로운 식견을 지닌 무용 비평가 애그니스 드 밀(Agnes de Mille)은 이렇게 말한다. 이사도라는 무대에 널린 쓰레기를 모두 청소했다. 그녀는 거대한 빗자루였다. 그녀로 인해 비로소 무대가 깨끗하게 청소된 것이었다.
470
네가 거짓말을 하면 내가 모를 줄 아니? 네가 나를 속인다는 걸 항상 네 몸짓이 말해 준단다. 네가 말하는 내용과는 상관 없이 네 모습에 다 써있어. 주먹을 쥐면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등이 뻣뻣해지고 발을 끌거나 눈을 내리깔고 있잖니. 몸짓은 거짓말을 못하는 법이란다.
472
1914년 그레이엄이 스무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 그레이엄은 이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자유를 느꼈다.
474
나는 정사에 오를 것이다. 누구도 아무것도 나를 막지 못한다. 그리고 나 홀로 그 길을 갈 것이다.
480
모든 것을 잃을 걸 각오하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했고, 각자가 우리의 모든 전통을 바다에 내던진 지 오래였다.
……이런 창조의 순간에 내가 참여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사본이 따로 없는 유일무이한 작품을 처음 보는 것은 감동적이고 경이로운 일이었다. 더 위대한 무용가, 더 섬세한 안무가도 나올 테지만, 그 때 우리는 기존이 양식이나 선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거대한 재즈 즉흥 연주회나 다름 없던 그 시절은 9년 동안 지속되었다.
482
그레이엄은 어떤 춤을 어떻게 출지에 관해서 미리 정하는 법이 없었다. 무대 배경이나 의상을 언제까지 준비 완료해야 하는지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공연 당일까지 프로그램이 계속 바뀌었다. 완벽주의와 혼란이 나란히 존재했다. 물론 공영 자체는 대개 강한 인상을 주었지만, 덕분에 막이 오르고 내리는 그 순간까지 전체 단원이 엄청난 긴장을 견뎌야 했다.
489
하지만 그레이엄은 창조력이 풍부한 여느 예술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반복하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어떤 종류든 자기 모방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502
그녀는 언제나 위험을 감수할 태세가 되어 있었고, 가끔은 신랄한 비판에 의욕이 꺾이기는 했어도 다시 도전할 용기를 잃은 것이 없었다.
508
그레이엄은 여성 혹은 미국인으로서의 자신을 옹호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그녀는 겉으로 비치는 자기 모습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비판을 견뎌내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창조 활동에 전념했다.
519
300년 동안 발전된 발레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시간 낭비다. 나는 발레 자체와 싸운 적이 없다. 다만 고전 발레의 경우는 뭔가 충분히 말하지 않는다는 것. 특히 강렬한 극적 상황이나 열정의 문제에 관해서는 이런 점이 두드러진다는 것이고, 이런 부족함 때문에 내가 하는 종류의 작업이 필요했던 것이다.
524
나는 무용가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나는 무용가로 선택된 것이다.
524
여러분을 위해서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활기찬 인생을 사는 길이 하나뿐이라면, 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의 삶, 그리고 작품 활동은 필연입니다……마치 동물처럼 다른 생각 하나 없이 오직 이 길을 걸어갈 뿐입니다. 선책은 없습니다. 동물이 일체의 속임수나 야망 없이 먹고 마시고 새끼를 치는 것처럼 말이죠.
526
누구나 실패할 권리는 있다. 실패했더라도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용기만 있다면 실패를 발판으로 새로운 단계로 오를 수 있다. ……한 가지 대죄(大罪)가 있다면 그건 범용(mediocrity)이다. 이게 내 믿음이다.
538
현재의 영예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위험을 감수할 태세가 되어 있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패하면 새로운 열정과 헌신적인 노력으로 다시 도전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다른 창조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한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었고, 사람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하면 자신의 예술적 이상을 더욱 과감하게 밀고 나갈 줄 알았다.
538
몸도 젊었고 마음은 더욱 젊었던 그레이엄은 피카소만큼이나 오랫동안 창조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다.
544
나는 보통 이하의 능력밖에 갖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다. 날카로운 지성을 지닌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난 괘념치 않는다. 지성의 발달에는 한계가 있지만 마음의 성장에는 그런 한계가 없다.
558
진정한 치유는 영국이 이기심과 물질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문명을 버리는 것, 아무런 목적도 없고 헛되기만 할 뿐인, 그리고……. 기독교의 정신을 부정하는 그런 현대 문명을 버리는 것에 있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566
다른 식으로 행동했다면 내가 신봉하는 하느님과 대의에 충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에게는 신성한 순간이었다. 나의 믿음이 시험에 든 것이었다. 나는 주저 없이 불쑥 일어나 그들에게 선언했다. 그처럼 엄숙하게 맹세한 약속을 그들이 조금이라도 어기는 기색이 있는 것은 나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며, 35퍼센트의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거나 아니면 그들 모두가 나가 떨어질 때까지 어떤 음식도 손대지 않겠노라고, 거의 반응이 없었던 지난 집회와는 달리 이번엔 마치 마술에 걸린 것처럼 모두가 깨어났다.
574
무엇보다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의 저작이었다. 톨스토이를 읽은 경험으로 말미암아 그는 영원히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서 폭력에 호소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났을 뿐 아니라, 인간의 권리보다는 의무, 그리고 모든 인간 문제에서는 사랑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575
에릭슨이 그의 간디 연구에서 강조한 것처럼, 종교적인 혁신가란 자신의 개인적인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해답이 궁극적으로는 보다 넓은 공동체의 난국을 해결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그런 사람을 말한다.
578
폭력을 사용해서 정부가 법안을 폐기하도록 강제한다면, 나는 몸의 힘을 사용하는 셈이다. 법에 복종하지 않고 그 대가로 주어지는 처벌을 달게 받는다면, 나는 영혼의 힘을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엔 자아의 희생이 수반된다.
585
단식은 적에 대항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단식은 오직 우리의 가장 가까운 사람,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호소할 수 있는 방법이고, 오직 우리 자신의 복리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단식에는 그 나름의 체계적인 수련법이 있다. 내가 아는 한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600
인도는 칼로 지배 받고 있습니다. 나는 한 순간도 칼의 힘으로 인도를 지배할 수 있는 대영제국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 것일까요? 노예 상태이지만 반역적인 인도와 존경 받는 대영제국의 동반자인 인도 중에 영국의 슬픔에 공감하고 불행에 빠진 영국을 도와줄 인도는 어느 쪽이겠습니까? 자유 의지가 있는 인도인은 필요하다면 영국과 함께 힘을 합쳐 싸울 수 있습니다. 어떤 한 인종이나 한 사람을 착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 세계의 공동선을 위해 싸울 수 있을 것입니다.
607
네루는 간디가 “마치 정신분석학의 전문가가 환자의 과거를 깊이 조사해서 그의 콤플렉스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환자에게 알려주어서 병증을 제거한 것처럼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를 이루어냈다”고 말했다.
609
아인슈타인은 좀더 시적인 말로 이런 생각을 표현하기도 했다. 아마도 후세대인들은 이런 인물이 피와 살로 이루어진 사람으로서 이 지구상에 걸어 다녔다는 사실조차 믿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610
나의 전문 분야는 행동이다 마하트마 간디
611
간디와 그레이엄은 아주 구체적인 의미에서 그들의 육체로서 창조 활동을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적인 외양, 그리고 자신들의 몸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그들의 창조 활동의 핵심이다.
614
그레이엄에게 공연은 그 자체로 목적이 있었던 반면, 간디에게 실행이란 정치와 사회 및 종교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었다.
629
창조성의 현저한 특징은 아이다운 천진성과 어른의 원숙함의 결합에 있다. 이런 결합은 성격만이 아니라 사고방식(관념)에서도 나타난다. 아이다운 특성이 순진함과 참신함에서 나타나면 긍정적인 색채를 띠게 되지만, 반대로 이기심과 보복 심리로 나타나면 부정적인 색채를 띠게 된다.
633
“남들이 도착이라 할지 모르나 나는 내 작품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 마치 고행자가 배를 할퀴는 마모직 셔츠를 사랑하듯이 말이다.” –구스타프 플로베르-
635
우리의 창조적인 인물들은 모두 인구통계상 경계인이었음은 물론 이려니와 그러한 경계인이라는 위치를 창조활동의 지렛대로 삼았다.
637
정당한 근거 없이 숫자의 마술을 부릴 생각이 없었음에도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창조성의 10년 규칙을 발견했다. 일곱 명의 창조적인 인물들은 물론 분야마다 약간씩 기간은 달라도 대략 10년은 사이에 두고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663
나는 창조적인 인물들이 자신의 재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미신을 믿거나 비합리적이고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에 상당히 놀랐다.
668
걸출한 인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부각되게 마련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675
새로운 세기의 시작이란, 기회의 시간이자 과거의 짐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뜻에 따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이며 표면 아래에 꿈틀거리고 있는 긴장과 불확실성을 표현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676
이 급진적인 작품은 마치 인생의 의미란 오직 죽음에서만 찾을 수 있고 죽음은 황홀경과 다를 바 없으며 창조는 파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는 것 같았다.
677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예술의 현대적인 특질을 현대성이란 파편화된 삶이며 시간의 급속한 변화이고 조각난 경험이다. 현대성이란 덧없고 우연한 것이다. 이게 예술의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다.
678
현대 예술은 끊임없는 변화라는 맥락에서 탄생한다. 그것은 전통을 송두리째 거부하고 비평가 해럴드 로젠버그(Harold Rosenberg)의 말대로 ‘새로움의 전통’을 창조하려는 단호한 노력이다.
682
내 생각에 모든 창조적인 도약에는 겉보기엔 전혀 이질적인 두 영역의 결합이 있다. 하나는 관련 분야에 대한 철저하고 조숙한 통달이고, 다른 하나는 유년기의 의식과 관련된 이해 방식과 직관이다. 창조적인 도약은 이런 두 영역의 성공적인 결합에 있으며, 이런 결합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그 도약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685
창조자가 젊은 시절에 해당 분야를 거의 터득하고 그 정점에 오르지 못하면 창조적인 업적을 이루기는 불가능하다. 그들의 창조적인 도약은 원숙한 인물의 원숙한 작업의 결과이다. 그러나 아주 어린 시절, 거의 유아기의 감각과 시점을 보유할 수 있는 자만이 창조적인 인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보들레르가 말한 대로 천재란 유년기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691
인간이란 어쩌면 개방적이고 관용적인 방향, 장르 혼용의 방향으로 무한정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전통, 모더니즘과 역사주의, 창조적인 도약의 시기와 인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정체 혹은 퇴행적인 시기를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3. 내가 저자라면
거의 십 년 전 일이다. 첫째를 낳고, 첫째가 활자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만 두 돌이 되자, 첫째는 한글을 스스로 깨우쳤다. 책을 읽어준 것 밖에 없는데 한글의 자모를 조합해서 글을 짓는 것이 너무나 놀라웠다. 나는 교보문고에 들렀을 때, 첫째의 이 현상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처음 접했던 이론이 ‘다중지능이론’이다.
교보문고 직원으로 보이는 그 분은 ‘다중지능이론’을 들어 첫째 아이가 언어지능이 탁월할 것 같으니, 논리수학적 지능은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학동화’와 ‘과학동화’를 사들일 것을 추천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아이가 뭐하나 빠지면 안 되겠지 싶어 첫째가 다섯 살이 되어 처음 사준 책이 ‘수학동화’, ‘과학동화’이다.
우리나라에서 ‘다중지능이론’은 아이들에게 8개 지능을 고루고루 길러야 한다라는 명제 하에 부모로 하여금 8개 영역과 관련한 책들을, 혹은 교구를 사주도록 하는 상업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십 년 간 미취학 아동이 음악, 미술, 체육, 자연 친화 지능을 키울 체험 학습 등을 받게 되었다. 기껏해야 한글과 숫자에 불과했던 아동 사교육 시장이 ‘다중지능이론’에 힘입어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이 책을 읽는데 인내가 필요했다. 이 책을 선정하신 분깨 이 책을 왜 선정하셨는지 묻고 싶다. 하워드 가드너의 이론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결국 자기안의 비범함을 발견하고, 그 비범함을 키워 줄 수 있는 교육 환경에 장시간 노출하면서 또한 조력자를 만나 10년간의 수양을 거친 후에 창의적 도약을 이루어라 라는 것인지. 그 가설이 우리 같이 주변인들에게도 일어 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목차와 구성
감역자의 글
감사의 글
들어가는 말
제1부 창조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1. 취리히에서의 우연한 만남
일곱명의 창조적인 사색가/ 이 책의 목표/ 구성적 주제/ 동시대인들에 관한 연구/ 한 시대의 조명/ 현대
2. 창조성의 연구 방법
창조성 연구와 지능 연구/ 창조성에 대한 인지적 접근/ 성격과 동기부여의 관점/ 역사계량학의 관점/ 창조성에 대한 나의 접근법/ 구성적 주제-재론/ 구성적 틀/ 경험적 조사 문제/ 새로 발견한 주제
제 2부 현대의 창조적 거장들
3. 지그문트 프로이드
4.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간주곡1
5. 파블로 피카소
6.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7. T.S. 엘리엇
간주곡2
8. 마사 그레이엄
9. 마하트마 간디
간주곡 3
제 3부 창조성의 조건
10. 다양한 분야의 창조성
구성적 틀-재론/ 전형적인 창조자의 초상/ 주요 쟁점-재론/비동시성 평가/ 새로 발견한 주제/남은 문제들
에필로그-현대와 현대 이후
옮긴이의 글
부록-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주제 찾아보기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은 잠재력에 다양성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다중지능이론’에 중점을 둔다면 문용린 교수의 <평범한 사람도 비범한 성취를 가능케 하는 지력혁명>이 더 나은 지침서가 될 것 같고, 자기 안의 비범함을 일깨우는 것이 목표라면 구본형의 <깊은 인생>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저자라면, 천재들의 비범함을 정리하는 구성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해지기 위한 과정과 노력들을 엮을 것 같다.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얼마나 아름답게 변화시켰는지를 엮을 것 같다. 자신의 분야에서만 성공을 거둔 것은 결국 반쪽자리 성공이며 온전히 사회 전체와 함께 성장하는 성공이야 말로 진짜 성공이라는 의미를 일깨우고 싶다.
보완점
가드너는 자신의 ‘다중지능이론’을 먼저 만들어 놓고, 그것에 끼워 맞추기 식으로 7명의 천재들을 엮어 놓은 것 같다. 가드너가 주목한 천재들의 특성 중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 아이 같은 성격.
- 창조에서 오는 괴로움.
- 신경쇠약.
- 경계인으로서의 삶.
- 극도의 고립.
- 가정사의 불행 또는 불화.
- 파우스트적 거래.
- 비정상적인 인간관계.
천재가 되기 위해서, 아이를 천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극도의 고립과 비정상적인 인간관계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된다는 말인가? <열정과 기질>을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은 천재들의 천재성에만 주목한 나머지 더 중요한 것을 간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경쟁논리는 그야말로 심각하다. 아동의 사교육 시장은 병적인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천재들에만, 천재성을 가진 이들에게만 주목하는 현상 때문에 다른 많은 좋은 가치들이 묻히고 있다.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은 교육계의 신자유주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저자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그는 지난 20년 동안 지속된 세상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굿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바른 사람, 바른 노동자, 바른 시민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른 사람은 당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 바로 달려가 돕는 사람이다. 바른 노동자는 훌륭하고 참여적이며 도리에 맞게 살아가면서 공정한 방식으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충만하게 사는 이들이다. 바른 시민이 되는 것은 규칙과 법을 알고 보살피며 윤리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 셋을 함께 이룰 수 있다면 바른 사회가 될 것이다는 것이 가드너의 믿음이다.
아담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기 전에, 그의 <도덕감정론>을 먼저 읽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하워드 가드너의 <열정과 기질>은 그의 <굿 프로젝트> 연장선 상에 있어야 한다. 사회는 ‘신경쇠약에 걸린, 극도로 고립된, 비정상적인 인간관계’로 특징 지워진 천재들의 창조성에 주목한다기 보다 ‘정신이 건강한, 관용적인, 우호적인 인간 관계에 중점을 둔’ 둔재들의 활약에 주목하여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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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기질 ![]() | 에움길~ | 2014.05.26 | 40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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