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정수일
  • 조회 수 232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4년 12월 28일 18시 07분 등록

“약속은 인간을 구속하지만, 약속을 할 수 없을 때 삶은 슬퍼진다.”


삶의 정도

윤석철

2014. 12. 28

1. 저자에 대하여


윤석철(1940~)

서울대 독문학과, 펜실베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전기공학, 경영학, OR(Operation Research)을 공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정년퇴직 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석좌교수 활동 시작.


그간 명성은 익히 알고 있는 분이었으나 책으로 뵙긴 처음이다. 이분을 만나면서 이렇게 전방위적인 학자가 계신다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인문학, 자연과학, 경영학이 어울어진 그의 통찰은 바늘구멍만큼의 빈틈이 없다. 그는 삶의 길을 ‘수단’과 ‘목적’이라는 가장 단순한 모델을 가지고 설명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해서 대중에게 공급하는 것이 지식인의 사명이라면 선생의 사명에 충실히 부역했다. 그는 가난하지 않으려 공부를 했고, 우리와 비슷한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잘사는 나라가 된 독일을 동경하여 독일을 공부하였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그를 미국으로 불러들였고, 인문학을 공부한 그는 미국에서 공학과 경영학을 배웠다. 

 간명하지만 성찰과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노학자의 강의가 귓가에서 울리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닮고 싶은 책의 앞자리에 두려한다.


[아래는 yes24 작가파일에서 발췌.]

한국 경영학계의 거목으로 손꼽히는 윤석철은 1940년 5월 9일 충청남도 공주 출생이다.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여 1958년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한국의 국민소득은 1인당 80달러 수준인데 반해 독일은 라인 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있었다. 이에 자극을 받아 독일을 한국 발전의 모델로 삼겠다는 뜻을 품고 독일의 문학, 철학,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이 후진국적인 상황에서 탈피하려면 과학과 기술 발전이 급선무라는 사실을 깨닫고 과감히 물리학과로 진로를 바꿔 물리, 화학, 수학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유학하여 전기공학, 경영학, OR(Operation Research)을 공부한 후 귀국해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2005년부터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으로 강의와 연구에 힘써온 결과, 그의 강의는 2002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학생들이 뽑은 최우수 강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독문학과에서 시작한 인문학, 물리학과에서 배운 자연과학 그리고 경영학과에서 연구한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가지고 인간과 조직을 다양한 각도로 조망하고 해석해내는 우리나라 경영학계에서 독보적인 존재 중 한 명이다. 『경영학적 사고思考의 틀』(1981), 『프린시피아 메네지멘타 (Principia Managementa)』(1991), 『경영학의 진리체계』(2001) 등의 저서가 한국 경제발전에 끼친 공적을 인정받아 2003년 ‘정진기 언론문화상(경제경영도서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가장 최근작인 『경영·경제·인생 강좌 45편』의 경우 경영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가만의 특유한 인문학, 자연과학, 경영학이 어우러진 방법론으로 인간과 조직을 다양하게 조망하고 해석해내고 있다.



2.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삶의 간결화를 위한 노력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첫 마디는 복잡함(complexity)을 떠나 간결함(simplicity)을 추구하라는 부탁이다.

>>이진법의 간결성 덕분에 디지털 컴퓨터의 탄생. 이진법에서 영감을 얻어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라는 2개의 개념으로 삶의 세계를 분석하는 것은 모색하며 연구하게 됨.


목적함수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방향이며, 수단매체란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적 도구

>>단순화된 목적함수와 그에 필요한 수단매체라는 이진법적 구조로 문제가 간결화되면서 칠레 매몰광부들을 구출할 수 있었다. 간결화의 위력.


필요한 말은 빼지 않고, 불필요한 것은 넣지 않아야 한다.

>>중언부언하지 않는 것은 오랜 수련의 결과다.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1부 수단매체의 세계


1장 인간의 한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수단매체란]

인간의 능력은 유한하고 불완전하며, 인간 능력의 한계를 확장하기 위한 수단적 도구를 수단매체라고 정의한다. 달리 표현하면, 수단매체란 그것 없이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거나 낮은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도구를 의미한다.

>>어부들은 맨손으로 고기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낚싯대나 어망 같은 수단적 매개체를 사용하여 간접적인 방법으로 고기를 잡는다.

>>인간 능력의 한계

>>인간 판단력의 허점


[수단매체의 진화]

물질적 차원(도구) -> 정신적 차원(지식과 지혜) -> 사회적 차원(신뢰성, 투명성, 자기희생)

>>도구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여 ‘수단매체’라는 표현으로 격상


25p.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은 자기가 사용하는 수단매체를 그에 맞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세월의 흐름, 환경의 변화 속에서 쇠락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역사 속 흥망 성쇠의 법칙이다. 따라서 수단매체에 관한 탐구는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그리고 생존경쟁 속엣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계속되어야 할 영원한 과제로 남을 것이다.


2장 수단매체의 한계가 인간의 한계

>>제목이 도발적이다. 그러나 간명한 이 한문장의 울림은 크다.


철학자 비트켁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17세기 천재 과학자 갈릴레오는 그가 가진 물적 수단매체(망원경)의 한계에 의해 천재성을 제약당했다. 퀴리 부인은 방사능에 관한 지식의 한게에 의해 생명을 단축당했다. 결국 인간은 그가 가진 수단매체의 고도화에 의해 자신의 한계를 확장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단매체의 원조_언어

>>제논의 역설,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문제, 언어로 극복이 안됨.

  : 인간의 일상 언어가 가지고 잇는 설명 능력의 한계에 관한 것.

    수학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인간의 일상 언어는 그 한계로 인하여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를 해결할 수 없다.


‘무릎 꿇음(Kniefall)’으로 상징되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은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신뢰와 지지, 이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는 수단매체였을 것이다. (p.32)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가지지 못한 자를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양보 혹은 희생할 수 있는 이런 자질을 인격(integrity)이라고 부르자. 이것은 사회의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특히 필요한 자질이다. 신뢰와 인격을 유지하려면 숨김이 없는 삶, 즉 개방성(openness)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신뢰성(trustworthiness), 인격성(integrity), 개방성(openness), 이 3가지 개념은 한 사회가 건강하게 단결(solidarity)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회적 수단매체가 된다. (p.33)


40p.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

>>이 주장을 달리 표현하면 언어에 의해 인간의 차의성이 제약된다는 말이 되고, 내 창의성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규정할 것.


41p.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차이

>>사랑을 받는 것 보다 좋아함을 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좋아함을 받으려면 나의 교양 수준을 높이고 인격을 도야하며, 높은 도덕성과 고결한 가치관으로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높여야 한다. 사랑받기에는 자연의 섭리에 의한 도움이 따르지만, 좋아함 받기에는 자연의 섭리에 따른 도움이 없고 오직 인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할 따름이다. 43p. 


48p.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의 가난이 존재하는 시대에는 경제적 최선을 위한 선택이 중요하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풍요의 시대에는 최선의 선택보다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수 잇는 선택이 더 중요할 수 있다.


54p. 신뢰같은 사회적 수단매체는 저절로 형성되지 않는다. 사회적 수단매체는 그것을 축적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


56p. 러시아가 아직 서유럽나라들 만큼 잘 살지 못하는 이유

>>산업혁명은 산업용 토지, 생산 설비, 에너지 등 산업용 수단매체의 수준을 높이는 혁명이었다. 사회주의 혁명은 수단매체의 수준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수단매체의 주인들만 바꾸는 혁명이었기 때문이다.


3장 수단매체의 고도화

>>열정, 인내와 기다림, 자연탐구(과학과 기술개발)


->열정

->소극적 기다림, 적극적 기다림

->자연탐구

75p. 결합의 신비

열정과 기다림과 탐구하는 능력, 이들 3자가 결합하여 인류문명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


-> 인간의 육체를 만들기 위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92개의 원소 중에서 불과 10여 개만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묙해야 할 것은 결합의 신비이다. 불과 10여개의 원소들이 결합하여 인간의 육체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의 결과다.


4장 수단매체의 원천은 자연이다.


자연의 법칙(지식)을 삶의 질 향상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기술을 개발한 과정을 살펴본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자연법칙의 탐구와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인간은 삶에 필요한 지혜를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도구 개발에서 탄생한 기술과 과학

>>서로 상반되는 가치를 탐하지 말라

  : 인간은 자연을 탐구하면서 물질적 수단매체로서 도구를 개발할 뿐 아니라, 정신적 수단매체로서 지식과 지혜를 얻고 있다.

  : 철의 탄소함유량을 낮추면 유연성이 높아지지만 강도가 떨어지고 탄소함유량을 높이면 강해지지만 유영성이 낮아져 쉽게 깨진다. 유연성과 강함이라는 상반된 가치는 함께 존립할 수 없다.

  : 현대사회의 가치관 혼란은 상반된 가치 모두를 가지려는 인간의 무모함에 그 근원이 있다.

>>수단매체는 자연에서 온다.

>>대자연을 통제하는 기본적인 힘 :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중력, 음양의 세계를 지배하는 전자기력, 원자핵의 세계를 지배하는 핵력.



2부 목적함수의 세계


5장 인간의 소망, 목적함수의 세계


인간은 자기 삶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려는 소망을 가진다. 이런 소망의 달성은 그에 필요한 수단매체의 한계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수단매체의 한계에 의해 인간의 소망은 그 달성 수준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그 달성 수준이 상수가 아니고 변수가 되는 소망을 목적함수라고 부른다. 결국 인간의 삶은 목적함수와 제약 조건으로 양분되는 이분법적 세계가 된다.


99p. 인간 삶의 세계를 이상과 현실로 나누는 세계관은 예로부터 있어 왔다. 현실이란 눈앞에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서 오는 제약 조건이 세계이며, 소망은 주어진 현실 속에서 인간이 원하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지의 세계이다. 문제는 현실과 소망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목적함수의 부재로 인한 불행

>>목적함수는 선택과 포기의 결과

->코스트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발생하는 희생.

>>목적함수의 정립은 그에 따르는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전제로 한다.

>>목적함수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

->세월이 흘러 동창회 같은 모임에 나가보면 목적함수와 인생의 성패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자신의 목적함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창 시절을 유야무야 보낸 친구들은 나이 들어서 확실한 직업도 없이 고생을 한다는 사실이 동창회 풍경을 안타깝게 한다. 일반적으로 인생살이, 기업 경영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목적함수의 유무 그리고 목적함수의 확실성 여하가 성공과 실패를 갈라놓는 것 같다. (p.102)


116p. 자연도 목적함수를 가진다.

>>시간 최소화(가장 빠르게), 물자 최소화(가장 적게), 에너지 최소화(가장 낮게)


6장 코스트 최소화 목적함수


인간은 유한한 자원속에서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생명체다. 따라서 자원과 시간을 코스트라는 개념으로 묶으면 코스트 최소화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함수의 하나가 될 것이다.


123p. 패러다임은 ‘생각의 틀’

->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런 하자가 발견되면 패러다임은 개선되어야 한다.

-> 진리의 발견 1. 앞의 선택이 뒤의 선택을 제약한다.

-> 진리의 발견 2. 단기최적은 장기최적을 훼손한다.

-> 진리의 발견 3. 최적해는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 진리의 발견 4. 전체최적과 부분최적은 상호 갈등한다.

  : 일반적으로는 부분최적의 희생 혹은 양보가 있어야 전체최적의 실현이 가능하다.


7장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 비판


경제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현대 사회에서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는 사회의 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가 그림지 코스트를 유발하고, 이것이 고용 축소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157p. 그림자 코스트에서 연원하는 부조리

  :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도 자기보다 더 유능한 사람이 나타나면 패자가 되어 도태된다. “부조리란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며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인간을 좌절시키는 세계의 비합리성_카뮈”을 말한다.


159p. 생존경쟁, 어떻게 할 것인가?

>>너 죽고 나 살고, 너 살고 나 죽고, 너죽고 나 죽고, 너 살고 나 살고

 

162p. 너 살고 나 살기 모형의 실천적 방법론은 무엇인가?

>>주고받음, 공생, 공헌


165p. 조서현은 고용 기회의 축소라는 ‘사회악’을 만들어내는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를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일은 기업의 의사결정과 경영철학의 영역에 속하므로 조서현은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나는 따뜻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8장.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의 대안, 생존부등식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서 생존경쟁 속에 던져진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자연의 생태계 속 생존경쟁의 본질은 너죽고 나 살기 식의 양육강식이다.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될 수 없다. 인간성과 도덕성을 가진 종으로서 인간은 너 살고 나 살기 식 생존 양식을 개발해야 한다. 방법론의 단서는 자연 생태계 속에서 일부 곤충과 포유류가 개발한 주고받음 속에서 찾는다. 곤충과 포유류는 자기에게 먹이를 주는 고객을 상태로 주고받은의 관계를 창조했고, 그 결고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는 종이 되었다. 


173p. 생존부등식

V(value) > P(price) > C(cost)

따라서 생존부등식을 만족하는 한 기업의 수명은 영원할 수 있고, 모든 기업은 언젠가는 망한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 종지부를 찍을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생존부등식을 마족시키고 정당하게 주고받음을 실천할 수 있는 기업은, 부당한 방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거나 비리를 저지를 유혹에서도 해방될 수 있으므로, 사회적으로 계속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라면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동시에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나라, 중국의 라면이 한국 시장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 개방과 자유시장 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 세계 라면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경쟁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p.177)



3부 수단매체와 목적함수의 결합


9장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매체1_감수성


인간의 사회적 삶은 주고받음을 기본으로 형성된다. 고객에게 줄수 있으면 반대급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줄 수 있으면 살 수 있다’는 말까지 가능해진다. 그런데 문제는 주는 일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것,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주려고 한다면 이는 자원 낭비가 될 분이다. 고객에게 줄 수 있기 위해서는 고객이 마음속으로 느끼고 있는 필요 아픔 정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 필요아픔 정서, 감수성

>>국가차원, 기업차원, 가정차원


192p. 우리가 명심해야 할 점은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체는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가 마음속에서 느끼는 가치를 인식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199p. 인간은 풍부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나?

-> 그런데 감수성을 제대로 가지고 잇는 인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가을에 흩날리는 낙엽을 보며 감상에 젖는 다고 그것을 감수성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말하는 감수성은 인간의 필요 아픔 정서를 감지하는 능력으로 정의한 것이지,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4p. 감수성을 키우는 방법

-> 오만에서 벗어나라

-> 낮은 곳으로 임하라

-> 고객이 존재하는 현장으로 나가라


10장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매체2_상상력


감수성에 의해 상대방의 필요를 파악한 다음에는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생각(상상)해내야 한다. 이 능력을 상상력이라고 정의 한다. 상상력의 유형에는 예술작품을 창조하기 위해 필요한 허구적 상상력, 삶의 실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실용적 상상력, 그리고 경험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질리 탐구에 필요한 초월적 상상력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상상력도 자기완성 능력은 없다. 인간이 상상해낸 것이 언제나 실현 가능하고 실제 환경에 부합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상력은 그 실현 가능성을 검증받기 위한 탬새시행을 필요로 한다.


221p. 상상력, 어디에서 올까?

>>경험과 데이터의 축적 및 정리

-> 가치 창조에 이르는 상상력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다. 확고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그 달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와 연구를 계속하는 사람에게 오는 것 같다.

>>열정과 몰두

-> 문제 해결이 여의치 않아 지적 좌절과 정서적 곤경에 빠지면 그들은 방황하고 고민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때까지는 서로 관계가 없었던 어떤 경험과 자신의 목표 의식이 돌연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런 관계 형성을 케스틀러는 이연연상이라고 불렀다.

>> 자유로운 조직 분위기


11장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매체3_탐색시행


상상력의 현실 적합성과 그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탐색시행이 필요하다. 무엇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경우, 옳고 그름을 판별하기 위한 경우, 비록 기술적으로는 실현 가능할 지라도 경제적 타당성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별하기 위한 경으등 세 유형으로 불류한다.


230p. 한국의 토종밀가루 + 날콩가루 반죽


-> 상상력은 불완전 할 수 있고, 실제와 어긋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 가장 자연적인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249p. 노력의 3요소

  : 감수성, 상상력, 탐색시행


12장 삶의 정도


인간은 시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어제 뿌린 씨앗의 수확으로 오늘을 살아야 하고, 내일의 결실을 위해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야 한다. 그러면 미래를 위한 준비와 설계의 실천적 방법론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이 책에서 정의한 어휘를 사용하면 그것은 내일을 위한 목적함수를 정립한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를 준비하고 축적하는 일일 것이다. 


251p. 자연과학에서는 실험에 의해서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으나,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실험이 어렵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이 있고 역사는 자연과학의 실험실 데이터 역할을 할 수 있다.


254p. 복잡한 것은 자기 스스로의 복잡함에 얽매어 힘이 없다. 그래서 복잡한 것은 단순화 쪽으로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256p. 생존을 위한 매의 노력

-> 매의 목적함수는 최단시간에 먹이를 잡아채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한 수단매체는 증강된 속도이다.


263p. 우회축적 전략

-> 사이클로이드 곡선은 눈에 보이는 직선 코스보다 목적함수를 더 빨리 달성할 수 있는 길이다. 목적함수를 최대한 빨리 달성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치단 경로를 버리고 더 효율적인 길을 가야 한다. 

-> 가까운 길을 버리고 멀리 돌아가는 우회 경로를 택한 소니의 전략


266p. 우회축적의 절차와 필요조건

-> 우회축적을 하려면 목적함수의 달서에 필요한 기간을 전기와 후기로 구분해야, 전기에는 축적 후기에는 발산

-> 우회축적이 성공 3요소

  : 목적함수가 분명히 정립되어 있어야

  : 정립된 목적함수 달성에 필요한 수단매체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 수단매체의 ㅎ여성 및 축적을 위해 필요한 단기적 희생의 감내.

-> 파산한 동아건설에 리비아 정부가 1800억 원의 선급금까지 주면서 대형 공사를 의뢰한 이유, 이 어려운 공사를 본사의 지원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10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현지 팀이 완성할 수 있었던 이유를 모두 18년 동안 형성된 ‘우회축척’에 있었던 것이다.


270p.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말은 인간을 격려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런 도구를 ‘수단매체’라고 정의했다. 수단매체 중에는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물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나 지혜같은 지적 수단매체, 그리고 주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 같은 사회적 수단매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수단매체가 훌륭해도 그것을 활용하여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목적함수가 없다면 수단매체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목적함수는 외부로부터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의미 있는 목적함수는 부단한 자기 수양과 미래 성찰을 통해 축적된 교양과 가치관의 결정이다. 목적함수가 정립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는 우회축적의 방법으로 형성 및 축적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정도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키워드]


V(value) > P(price) > C(cost), 시간 최소화(가장 빠르게), 물자 최소화(가장 적게), 에너지 최소화(가장 낮게), 너 살고 나 살고, 주고받음, 공생, 공헌, 복잡함과 단순함, 수단매체와 목적함수, 감수성, 상상력, 탐색시행


[내용요약]


270p. 인간의 능력이 무한하다는 말은 인간을 격려하기 위한 구호에 불과하다. 인간의 능력은 엄연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런 도구를 ‘수단매체’라고 정의했다. 수단매체 중에는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물적인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식이나 지혜같은 지적 수단매체, 그리고 주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일 같은 사회적 수단매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무리 수단매체가 훌륭해도 그것을 활용하여 어떤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목적함수가 없다면 수단매체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목적함수는 외부로부터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의미 있는 목적함수는 부단한 자기 수양과 미래 성찰을 통해 축적된 교양과 가치관의 결정이다. 목적함수가 정립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는 우회축적의 방법으로 형성 및 축적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정도이다. 


[차별성]


>>인문학, 자연과학, 경영학의 통섭

>>풍부한 사례

>>쉬운 이야기

>>간명한 문체와 이야기 전개


[목차와 구성]


>> 이 책은 목차만 봐도 줄거리를 이해할 수 있다. 철저한 순차적 구성이기 때문이다.

>> A -> B -> A+B의 전개구조는 한편의 논문을 보는 듯 단정하다.

>> 각 장의 인트로부분은 축복이다. 명확하게 알면 중언부언하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는만큼, 그러나 간략하고 명징하게 기술하였다.


[감동적인 장과 절]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첫 마디는 복잡함(complexity)을 떠나 간결함(simplicity)을 추구하라는 부탁이다.


목적함수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방향이며, 수단매체란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적 도구


철학자 비트켁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17세기 천재 과학자 갈릴레오는 그가 가진 물적 수단매체(망원경)의 한계에 의해 천재성을 제약당했다. 퀴리 부인은 방사능에 관한 지식의 한게에 의해 생명을 단축당했다. 결국 인간은 그가 가진 수단매체의 고도화에 의해 자신의 한계를 확장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체널 예스, 작가와의 만남 발췌]

지난 1981년 『경영학적 사고의 틀』이 나왔다. 10년 뒤,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가 뒤를 이었다. 『경영학의 진리체계』가 다시 10년 후를 채웠다. 2011년, 10년 주기 작 4번째 작품이 출간됐다. 『삶의 정도』. 윤석철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석좌교수의 ‘10년 주기 작’이다. 윤 교수는 ‘10년 작’의 약속을 했고, 지금까지 그것을 지켰다.


허나, 그는 70을 넘기면서 그 약속마저 할 수 없게 됐음을 토로했다. 이 말과 함께. “약속은 인간을 구속하지만, 약속을 할 수 없을 때 삶은 슬퍼진다.” 삶이 슬퍼질 것을 예상한 노교수의 강연은, 그래서 빽빽하게 들어찬 청중을 맞이했다.


아마도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라는 2개의 개념으로 인간 세계를 분석하고 삶의 정도를 탐구한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삶의 간결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한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일지도 모른다.


지난 15일이었다. 서울 종로구민회관 대강당. ‘인간다운 생존경쟁의 길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삶의 정도』 출간기념 윤석철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서두에 그가 꺼낸 것은 ‘간결화’였다. 복잡한 것은 좋지 않다. 즉, 간결해야 한다. 경영컨설팅 업체 베인 & 컴퍼니의 설문결과, 복잡성이 기업의 비용 상승 및 성장둔화의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이야기도 함께였다.


복잡성보다 간결성


요즘 필자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어야겠다는 의무감을 느낀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첫 마디는 ‘복잡함(complexity)’을 떠나 ‘간결함(simplicity)’을 추구하라는 부탁이다. (p.4)


윤 교수는 복잡함, 복잡성이 개인, 조직, 제품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개인차원 : 개인의 의식구조, 가치관, 선택의 우선순위 등이 복잡화조직차원 : 조직의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 등이 복잡화제품차원 : 기업이 산출하는 제품/서비스의 사양구조 등이 복잡화


그는 토인비가 『역사의 연구』에서, 역사 속을 살아가는 조직(문명)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계속 도전을 만나고, 이 도전에 성공적으로 응전하는 자가 살아남는다고 한 점에 착안했다. ‘복잡화’라는 도전에 ‘간결화’라는 응전이 필요하다는 것. 이어 간결화의 궁극은, 0과 1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는 2진법에 있다고 부연했다.


“감격스럽다. 어릴 때 난 2진법 같은 것을 못 배웠다. 물론 2진법 이하로는 더 내려갈 수는 없다. 1진법은 없다. 2진법 차원에서 간결화를 하기 위해 20년을 고민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수단매체와 목적함수다.”


그는 중국 역사에서 관중의 위대성에 대해 설명했다. 관중은 자신이 모시는 제환공을 정치적 최강자로 만드는 것을 목적함수로 생각했다. 더불어 이런 목적함수의 실현을 우해 필요한 수단매체로 신뢰의 축적을 선택했다. 복잡한 현실이었지만, 목적함수와 수단매체를 찾은 것은 ‘간결화’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결국 환공에 대한 제후들의 신뢰가 축적되면서 환공은 전국시대를 제패했다. 즉, 관중의 2진법, 간결화가 성공한 것이다.


목적함수, 왜 중요한가!


그 달성의 수준이 상수(constant)가 아니고, 변수(variable)가 되는 소망을 ‘목적함수’라고 부른다. 결국 인간의 삶은 목적함수와 제약 조건으로 양분되는 이분법적 세계가 된다. (p.98)


윤 교수가 제시한 목적함수는 구체적인 것이다. 즉 완성도가 높아야 목적함수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통일벼였다. 1960년대 중반, 박정희 대통령은 식량증산, 자급자족 같은 막연한 목표가 아닌, ‘단위 면적당 수확량 높은 신품종 볍씨 개발’이라는 완성도 높은 목적함수를 내걸었다. 이에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에서 벼 육종기술을 연구하고 있던 허문회 교수를 통해 두 나라에서 재배와 증식을 오가면서 통일벼를 개발할 수 있었다.


“여기서 질문, 박정희 이전에도 대통령이 있었고, 조선의 왕들은 뭐했던 걸까. 신품종을 왜 그때서야 개발했는가. 이유가 있다. 목적함수를 막연하게 식량증산, 자급자족 이런 식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완성도가 너무 낮았다. 신품종 볍씨 개발, 이것이 완성도 높은 목적함수다.”


그는 목적함수 진화와 관련해 라면의 예를 들었다. 시대에 맞게 목적함수도 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통일벼의 성공으로 자급자족 시대가 열리면서, 라면은 위기가 도래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라면을 먹었으나, 경제적으로 싸게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토인비의 말대로라면, 라면은 ‘도전’에 직면한 셈이었다. 적절하고 성공적인 ‘응전’을 하지 못하면 도태될 운명이었다.


“통일벼의 성공 축제가 있었는데, 라면은 슬픔에 젖어있었다. 그러나 계속 슬픔에서 머물지 않았다. 쌀밥이 먹기 힘든 사람이 먹었던 게 라면이지만, 라면이 좋아서 라면을 먹도록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즉, 라면의 목적함수를 바꾼 것이다. 라면의 진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에 1980년대, 라면을 선호식품으로 만들자는 새로운 목적함수를 영입하면서 라면은 진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 같은 목적함수에 맞춘 새로운 수단매체도 만들었다. 그것은 스프였다. 라면 스프 맛의 혁신을 선택한 것이다. 효소분해/진공건조 공법 개발에 성공하면서 라면은 한 단계 점프했다.


1990년대도 라면은 또 다른 목적함수의 진화를 경험했다. 햄버거/피자 등 글로벌 편이식품의 수입과 개방으로, 라면은 제2의 도전을 맞닥뜨렸다. 라면의 고급화가 시작됐다. 잉여가치 식품으로 전환을 꾀했다. 한국의 라면은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현재 라면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동시에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나라, 중국의 라면이 한국 시장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 개방과 자유시장 원리가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 세계 라면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경쟁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p.177)


이와 같은 예를 들며, 윤 교수가 든 목적함수의 성공요건은 다음과 같다.

1. 기술적 타당성

2. 경제적 타당성

3. 노력의 일관성


목적함수의 요건


목적함수가 좋다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윤 교수는 절반의 성공만 거둔 목적함수의 예를 들었다.


지난 2001년, 굴러서 깨지지 않고 냉장고 속에서 자리를 많이 점하지 않는 네모난 수박이 개발됐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했다. 플라스틱 6면체 속에서 길러서 성공했다. 문제는 경제적 타당성이었다. 재료비와 인건비를 합치면 보통 수박의 4배에 달했다. 결국, 이 수박은 상용화에 실패했다. 모든 목적함수는 기술적 타당성은 물론 경제적 타당성도 성공해야 한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육면체 수박을 개발한 농부의 상상력은 훌륭하다. 문제는 이 수박이 8장에서 논의한 생존부등식을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p.210)


그렇다면 노력의 일관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예는 무엇이 있을까. 윤 교수는 1939년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들었다.


무엇이 이 영화를 이렇게 성공적으로 만들었을까? 그 이유를 살펴보자. 1930년대는 아직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에 나오는 대사,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이니라(Frailty, thy name is woman)”라는 구절이 예사롭게 회자되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항거하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목적함수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p.113)


여성을 약자로 폄하하던 시대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새로운 여성의 이미지를 창조했다. ‘여성은 남성 못지않은 존재’라는 목적함수를 갖고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영화는 촬영 내내 이에 맞춘 노력을 했다.


우선, 주제에 맞는 배역을 꼽았다. 목적함수에 맞는 배우를 놓고 제작진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캐서린 헵번, 베티 데이비스 등도 당대의 배우들이 스크린 테스트를 했으나, 목적함수의 이미지가 나오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영국까지 가서 간택한 배우가 비비안 리였다. 그때 당시 비비안 리는 촌뜨기였지만, 제작진에겐 목적함수에 맞는 배우라는 판단이 섰다. 마침내 그녀를 스칼렛 오하라 역으로 캐스팅했다.


촬영 중에 불거진 무도회 의상 사건도 같은 맥락이었다. 주연을 외국인에게 뺏긴 할리우드의 조연 배우들이 불평을 했다. 비비안 리의 원추형 드레스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감독은 한 마디에 그들의 불평을 진압했다. “모르는 소리 하지 마라. 밖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자존감을 느낀다. 의지, 욕망, 자존감이 강한 여자를 연기하기 위해 배우의 자존감을 살려줘야 연기가 산다.”


또 영화는 마거릿 미첼의 원작에 없는 대사가 필요했다. 당시 최고 전문가에게 발주하여 써 온 대본이 목적함수에 맞지 않으면 빅터 플레밍 감독은 이를 집어 던지며, 주제에 맞는 대본을 다시 써 오라고 외쳤다. 이런 과정 끝에 목적함수에 맞는 대사가 만들어졌다. 스칼렛의 맹세가 그런 것이었다. “하나님, 내 말을 잊지 마세요. 거짓말, 도둑질, 살인을 해서라도 나는 절대로 굶어 죽지 않을 겁니다.”


반대로, 윤 교수는 노력의 일관성이 실패로 돌아간 경우도 예를 들었다. 후고구려 시대의 궁예였다. 궁예는, 백성들을 구제한다는 정치적 목적함수를 정립하고 ‘미륵정치’를 수단매체로 내걸고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것은 지속되지 못했다. 도중에 목적함수를 망각하고 미륵정치라는 수단매체도 목적함수에서 멀어졌다. 그는 난폭해지고 포악해지면서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인간은 한없는 욕망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의 욕망이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로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사회적 부조리가 나타나고 있다. 이익 최대화 목적함수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부조리는 그림자 코스트의 생성이고, 그로 인한 고용의 감소이다. (p.164)


목적함수를 위한 도구, 수단매체 


윤 교수의 2진법 중의 나머지 하나는 수단매체였다. 그는 사회적 수단매체를 주로 언급했다. 신뢰와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으로, 빌리 브란트 서독 수상의 예를 들었다.


“1970년 12월7일,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서독 수상이 독일 나치 정권에 의해 최대 피해를 당한 국가 중 하나인 폴란드를 방문했고, 유태인 추모비 앞에 갔다. 그는 꽃을 바치며 무릎을 꿇었다. 대국의 수상이 무릎까지 꿇을 거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 세계가 놀랐다. 독일 내에서도 너무했다는 소리가 나왔다. 나치 정권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회개였다.”


그는 이것을 독일과 일본의 차이점으로 지목했다. “지금 고통 받는 일본을 나쁘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일본은 이런 적이 없다. 브란트 수상의 행위는 사회적 수단매체의 창조 노력이다. 무릎을 꿇음으로써, 나치의 잔혹함으로 전 세계가 독일이라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던 그때, 불신과 의혹을 씻어냈다. 저렇게 진정으로 반성하는구나. 브란트 수상은, 나중에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무릎 꿇음(Kniefall)’으로 상징되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은 국제 사회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신뢰와 지지, 이는 브란트 수상의 외교 정책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는 수단매체였을 것이다. (p.32)


자기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 사회 구성원들을 보호하고, 가지지 못한 자를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양보 혹은 희생할 수 있는 이런 자질을 인격(integrity)이라고 부르자. 이것은 사회의 지도자가 될 사람에게 특히 필요한 자질이다. 신뢰와 인격을 유지하려면 숨김이 없는 삶, 즉 개방성(openness)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신뢰성(trustworthiness), 인격성(integrity), 개방성(openness), 이 3가지 개념은 한 사회가 건강하게 단결(solidarity)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사회적 수단매체가 된다. (p.33)


이와 함께 사회적 수단매체에 의한 한계도 설명했다. 코트라/산업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라며, OECD 24개국의 경제인 4,2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언급했다. 설문은 이랬다. ‘100달러짜리 한국 상품이 있다. 한국 상품이 아닌 미국이나 독일 브랜드라면 얼마를 받겠나.’


많은 사람이 150달러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 즉, 한국인 혹은 한국이 만들었다고 하면, 사회적 수단매체인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목적함수 정립과 수단매체 축적의 길, 삶의 정도


윤 교수는 인생을 ‘길’을 가는 나그네로 표현했다. ‘길’을 가다가 어려운 문제, 2m 넓이의 개울을 건너야 할 상황에 봉착했다고 치자. “그 자리에서 뛰어서 건너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10여 미터 뒤에서 속도를 내 달려오면 가능하다. 축적한 수단매체(운동에너지)를 사용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 삶의 정도(2진법)란 장기적인 목적함수를 정립한 후 그 달성을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를 축적하는 길이다.”


그는 자신의 학창시절 친구들과 한 독일 기업의 예를 들며 이날의 강연을 마무리했다.


“학창시절 친구들을 요즘 만나면,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 많은 걸 아는데, 목적함수가 학생 시절에 분명했던 친구들은 어른이 돼서 잘 풀렸다. 예를 들어, 축구공을 차는 것이 목적함수인 친구가 있었는데, 국가대표가 되더라. 목적함수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2/3정도였는데, 그들은 직장도 자주 바뀌고 불분명하고, 결국 늦도록 고생하더라. 목적함수 여하가 인생도 갈라놓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그는 강조했다. “기업도 목적함수가 불분명하면 이것저것 손을 댄다. 나는 독일이라는 나라를 존경한다. 독일은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다.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기업이 500개가 넘는다. 그 중의 하나는, 소주병 등에 붙이는 라벨을 붙이는 기계를 생산하는 기업인데, 그 기업은 목적함수가 분명하다. 그 덕분에 그 회사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세월이 흘러 동창회 같은 모임에 나가보면 목적함수와 인생의 성패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자신의 목적함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창 시절을 유야무야 보낸 친구들은 나이 들어서 확실한 직업도 없이 고생을 한다는 사실이 동창회 풍경을 안타깝게 한다. 일반적으로 인생살이, 기업 경영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목적함수의 유무 그리고 목적함수의 확실성 여하가 성공과 실패를 갈라놓는 것 같다. (p.102)


결론은 목적함수의 설정과 적절한 수단매체의 선택이다. 삶은 이 두 개의 개념으로 분석할 수 있고, 모든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윤 교수의 제4의 ‘10년 주기 작’이 주는 주제다. 다시 말하자면, 목적함수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방향을 뜻하며, 수단매체는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적 도구이다.

IP *.104.9.193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