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모닝
  • 조회 수 423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7년 7월 9일 21시 51분 등록

사피엔스

 

유발하라리(조현욱 옮김)/김영사

저자연구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oah Harari) 1976 2월 24 /이스라엘 태생

현재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 / 사피엔스, 호모데쿠스 저작

 

생애

유대인인 하라리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부모님은 레바논계 유대인, 그는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중세 역사 및 군 문화를 전공했으며 이후 2002 옥스퍼드 대학교 지저스 칼리지에서 스티븐 J 건 교수 (Steven J. Gunn) 지도 하에 2002년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야드 하나디브 연구원으로서 역사학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후 그는 〈기사도 시대의 특수작전〉, 〈극한의 경험: 전장을 알리며, 근대 전쟁문화의 조성하며〉, 〈세계사에서의 결정적인 전투의 개념〉, 〈안락의자, 커피, 그리고 권위: 전쟁에 관한 생생한 경험〉 등과 같은 다양한 저서와 논평을 작성하였다.

그는 현재 세계사 및 거시적 역사과정을 전문으로 공부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주로 거시적인 관점으로 역사에 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관련 주제로는 "역사 생물학간의 관계는 무엇인가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동물 사이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가? 역사엔 정의가 존재하는가? 역사는 방향성을 지니는가? 역사의 대중화 이후 인간은 행복해졌는가?" 등이 있다.

그가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은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이다. (원본은 인류에 관한 간소한 역사라는 제목과 함께 히브리어로 출간되었고 추후 약 30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사피엔스는 석기시대부터 정치적, 기술적 혁명을 거쳐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진화를 거듭하여 호모 사피엔스가 된 인간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현재 히브리어로 출간된 원본은 대중과 학계 사이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이스라엘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진입했으며 덕분에 하라리는 일약 스타로 도약하게 되었다유튜브에서 그가 히브리어로 세계사에 관해 가르치는강의 영상은 이스라엘인들 사이 수만번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는 인류에 관한 간략한 역사라는 주제로 영어로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세계 약 10만명에 다다르는 사람들이 이 강의를 수강했다.

하라리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기리는 상인 폴론스키 (Polonsky Prize) 2009년과 2012년 두 번이나 수상하였다. 또한 군 역사에 관해 작성한 뛰어난 논평을 인정받아 몬카도 상(Moncado Award)을 수상하였다. 2015년에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운영하는 온라인 도서클럽에 사피엔스가 채택되기도 하였다. 주커버그는 그의 팔로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인간 문명에 관한 위대한 역사적 서술이라고 묘사하였다.

하라리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이며 그가 저서에 농업혁명에 관한 평을 언급한 이후 가축과 같은 동물들의 비참한 처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다. - 위키

 

저서

▶〈기사도 시대의 특수작전〉
▶〈극한의 경험〉-전장을 알리며, 근대 전쟁문화의 조성하며
▶〈세계사에서의 결정적인 전투의 개념〉
▶〈안락의자, 커피, 그리고 권위〉-전쟁에 관한 생생한 경험
▶〈사피엔스〉-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유발하라리 인터뷰 중에서

- 당신에게 가장 영향력이 컸던 기술을 꼽자면?

"아마 항생제와 백신이 아닐까? 이 기술이 없었다면 (당신과 마찬가지로) 내가 어렸을 때 죽었을 확률이 클 테니."

 

- '어떻게 해야 인간이 행복해질 것인가' <사피엔스>의 주제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역사적으로 인간은 늘 주변 환경을 바꿔서 행복해지려 했다. 경제 체제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면 내가 행복해지리라고 봤다. 이제는 많은 사람이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면을 바라보는 데 집중한다. 이제 우리의 두뇌, 우리의 DNA를 바꾸면 행복해지리라고 본다. 그러나 이 역시 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뭘 성취하든 결국 더 원하기 때문이다."

 

- 당신은 채식주의자이기도 하고, 불교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행복 추구와 관련 있나?

"매일 두 시간씩 불교식 명상을 수행한다. 1년에 30일 정도는 나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차단해 수행한다. 내가 누구인가, 내가 뭘 원하는가를 모르면 평화와 행복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사피엔스>에서 기술 진보가 영생의 순간으로 이르는 세상을 말했다. 당신에게 영원불멸의 삶을 선택할 순간이 온다면?

"일단 이 방(기자회견실)에 있는 모든 이가 그 혜택을 받기에는 너무 늦었다." (웃음)

 

- 책에 관한 반응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지?

"대부분 나라에서 큰 우려는 같다. 모든 이가 불평등한 현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미래, 아이들의 교육을 걱정한다." ('한국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때문인지 인공지능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말도 있었다.)

 

유발하라리의 인터뷰, 그리고 책에서 보면 인류는 늘 뭔가를 얻고 욕망을 갖은 종만이 살아 남았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인류는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지구 상에서 가장 저주받은 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무찔러 온 글귀

 

P26 – 인지혁명

인간의 여러 종은 차이도 많지만 공통점도 많다. 우선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뇌가 예외적으로 크다. 무게가 60킬로그램인 포유동물의 뇌는 보통 2백 세제곱센티미터인 데 비해 250만년 전 살았던 가장 초기의 인류는 뇌 용적이 6백 세제곱센티미터였고, 현대의 사피엔스는 평균 1,200~1,400 세제곱센티미터에 달한다.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이보다 더 컸다.

뇌의 크기가 이렇게 큰 차이를 가지고 온 것인지, 아니면 돌연변이가 나와서 그 후로 그 돌연변이가 진화한 것인지 궁금하다. 왜 처음에 인간은 뇌의 크기가 다른 종에 비해서 큰 것이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없는 것 같다.

 

P27 – 인지혁명

고인류는 뇌가 커지면서 두 가지 대가를 지불했다. 첫째, 식량을 찾아다니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둘째 근육이 퇴화했다. 국방예산을 교육 부문으로 전용하는 정부처럼 인류는 근육에 쓸 에너지를 뉴런에 투입했다. 이것이 아프리카의 대초원에서 살아남기 좋은 전략이었다고 성급히 결론을 내려버릴 수 는 없다. 침팬지는 호모 사피엔스와 논쟁을 벌여 이길 수는 없지만 인간을 헝겊인형처럼 찢어버릴 완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P28 – 인지혁명

여성은 더 큰 비용을 치렀다. 똑바로 서서 걸으면서 엉덩이가 좁아야 하므로 아기가 나오는 산도()도 좁아지는데, 하필이면 아기의 머리가 점점 커져가는 기간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 분만 중 사망은 인간 여성에게 주요한 위험이 되었다. 아기의 뇌와 머리가 상대적으로 작고 유연할 때 일찍 출산하는 여성이 더 살아남기 쉬웠고, 더 많은 아기를 낳을 수 있었다.

인간의 진화는 상당히 복합적인 요인을 반영해서 진행되어 왔던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도 그동안 다른 종과 다른 진화과정을 거친 인간의 과거가 녹아들어가 있다.  

 

P36 – 인지혁명

교체이론이다. 교체이론은 전혀 다른 설명을 들려준다. 그들이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반감을 보였으며, 심지어 인종학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피엔스와 다른 인간 종들은 해부작적으로 달랐으며, 짝짓기 습관이나 체취까지도 차이가 났을 가능성이 매우 커서, 서로에게 성적인 관심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P41 – 인지혁명

사피엔스의 성공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어떻게 생태적으로 전혀 다른 오지의 서식지에 그처럼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을까?

가장 그럴싸한 해답은 바로 이런 논쟁을 가능하게 하는 것, 즉 언어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

 

P44 – 인지혁명

인지혁명이란 약 7만년 전부터 3만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무엇이 이것을 촉발했을까? 우리는 잘 모른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론은 우연히 일어난 유전자 돌연변이가 사피엔스의 뇌의 내부 배선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전에 없던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언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종, 동물에게도 이런 일이 있어 날수 있지 않았을까? 왜 인간에게만 이런 일이 있어났을까? 계속 들 수밖에 없는 의문이다.

 

P47 – 인지혁명

사회적 협력은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개별 남성이나 여성이 사자와 들소의 위치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보다는 무리 내의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지, 누가 누구와 잠자리를 같이하는지, 누가 정직하고 누가 속이는지를 아는 것이 휠씬 더 중요하다.

누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있으면 작은 무리는 더 큰 무리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뒷담화 이론은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무수히 많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의사소통의 대다수가 남 애기다. 이메일이든 전화든 신문 칼럼이든 마찬가지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우리의 언어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진화 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정말 뒷담화가 우리의 진화에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했을까? 왜 다른 종들은 이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P48 – 인지혁명

전설, 신화, , 종교는 인지혁명과 함께 처음 등장했다. 이전의 많은 동물과 인간 종이 조심해! 사자야!”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인지혁명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자는 우리 종족의 수호령이다.”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오직 호모 사피엔스만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고, 아침을 먹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을 여섯 가지나 믿어버릴 수 있다는 데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고 보니 호모사피엔스는 참 신기한 종이다. 서로서로를 속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것 아닌가.

 

P49 – 인지혁명

허구 덕분에 우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서 집단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성경의 창세기, 호주 원주민의 드림타임(시공간을 초월해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로 존재하는 장소-옮긴이) 신화, 현대 국가의 민족주의 신화와 같은 공통의 신화들을 짜낼 수 있다. 그런 신화들 덕분에 사피엔스는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하는 유례없는 능력을 가질 수 있었다.

 

P52 – 인지혁명

인지혁명에 뒤이어 뒷담화이론이 등장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 크고 안정된 무리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뒷담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과학적 연구 결과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집단의 자연적규모는 약 150명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1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친밀하게 알고 지내며 효과적으로 뒷담화를 나눌 수 있는 보통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이론은 현재도 사회적 조직을 이루는데도 적용되는 이론이 아닌가 싶다.

 

P53 – 인지혁명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해서 이 결정적 임계치를 넘어 마침내 수십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 수억 명을 지배하는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아마도 허구의 등장에 있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수많은 사람이 공통의 신화를 믿으며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인간의 대규모 협력은 모두가 공통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그 신화는 사람들의 집단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신화, 종교는 연구하면 할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다. 그리고 인간의 특성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P57 – 인지혁명

미국에서 유한회사를 일컫는 기술적 용어는 ‘corporation(법인,기업)’인데, 이는 아이러니다. 그 어원인 라틴어 ‘corpus’이라는 뜻인데 법인에 딱 하나 없는 것이 바로 몸이기 때문이다. 실제 몸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법은 이들 기업을 마치 뼈와 살을 가진 인간처럼 법인으로 취급한다.

법인에 대한 해석과 접근이 신선하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존재에 대해서 이렇게 고민해 본적이 없었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기업, 법인이란 것도 결국 인간의 상상속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상상속의 가공 형체란 말 아닌가

 

P60 – 인지혁명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의 실재는 점점 더 강력해졌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강과 나무와 사자의 생존이 미국이나 구글 같은 가상의 실재들의 자비에 좌우될 지경이다.

오늘날에는 가상의 실재가 더욱 더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P66 – 인지혁명

인지혁명이란 역사가 생물학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점이었다. 인지혁명 이전에 모든 인간 종의 행위는 생물학의 영역에 속했다. 혹은 꼭 그렇게 부르고 싶다면, 선사시대에 속했다. 인지혁명 이후에는 생물학 이론이 아니라 역사적 서사가 호모 사피엔스의 발달을 설명하는 일차적 수단이 되었다.

 

 

P72 – 인지혁명

심지어 오늘날에도 남미의 원주민 바리족처럼 집단적 부권이 받아들여지는 문화가 적지 않다. 이런 사회에서 사람들은 아기가 생기는 것은 여성의 자궁에 한 남자의 정자가 아니라 여러 남자의 정자가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좋은 엄마라면 반드시 여러 남자들과 성관계를 하도록 애를 쓰게 마련이고, 임신 중에는 특히 더하다. 자신의 아기가 최고의 사냥꾼뿐 아니라 최고의 이야기꾼, 최강의 전사 그리고 가장 사려 깊은 연인의 자질(그리고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다.

 

P78 – 인지혁명

오늘날 뉴질랜드 사회는 450만명의 사피엔스와 5천만 마리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가 인간으로만 구성되었다는 것조차 인간의 편견이란 생각이 든다.

 

P80 – 인지혁명

서로 구성원을 교환하고, 함께 사냥하며, 희귀한 사치품을 매매하고, 종교적 축제를 벌였다. 이런 협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중요한 트레이드 마크였고, 다른 인간 종들에 비해서 결정적 우위를 누리게 해주었다.

 

P83 – 인지혁명

인간 공동체의 지식은 고대 인간 무리의 그것보다 휠씬 더 크지만, 개인 수준에서 보자면, 고대 수렵채집인은 역사상 가장 아는 것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새롭고 신선한 이론이다. 수렵채집인들의 생활수준이나 삶의 질적인 수준이 결코 농업혁명 이후이 인류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연구 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P83 – 인지혁명

농업과 산업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기술에 더 많이 의존할 수 있게 되었고, ‘바보들을 위한 생태적 지위가 새롭게 생겨났다. 별 볼 일 없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며, 물품을 배달하거나 조립라인에서 단순노동을 하면서 그 유전자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농업혁명으로 오히려 인류이 진화가 더디게 된 것이 아닐까?

 

P84 – 인지혁명

수렵채집 경제는 농업이나 산업 시대보다 사람들에게 더욱 흥미로운 삶을 제공했다. 오늘날 중국의 직공은 아침 7시경에 집에서 나와 오염된 거리를 지나 노동착취 공장에 도착한다. 그가 똑같은 기계를 똑 같은 방식으로 장장 열 시간 동안 멍하게 돌리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저녁 7시다. 이때부터 접시를 닦고 빨래를 해야 한다. 3만년 전 중국의 수렵채집인은 가령 아침 8시에 동료들과 함께 캠프를 나섰다. 이들은 인근의 숲이나 초원을 오가며 버섯을 따고 먹을 수 있는 뿌리를 캐고 개구리를 잡았다. 가끔은 호랑이를 피해서 도망쳤다. 오후에는 캠프로 돌아와 점심 준비를 했다. 덕분에 남는 시간에 이들은 가십을 나누고, 아이들과 놀아 주기도 하고, 지어낸 이야기를 하면서 한가롭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호랑이에게 물려 가거나 뱀에게 물리는 일도 가끔 일어났지만, 자동차 사고나 산업공해에 대처할 필요는 없었다.

놀랍고 색다르면서 신선한 이야기다. 정말 우리는 속았던 걸까? 농업혁명 이전에 삶의 질적 수준이 더 높았던 것일까?

 

P87 – 인지혁명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다양하게 먹고, 주당 일하는 시간도 상대적 짧으며, 전염병도 드물었으니,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는 농경이전 수렵채집 사회를 최초의 풍요사회라고 불렀다.

원시사회라고만 생각했던 수렵채집 사회가 풍요사회라는 이야기가 참 신기하다.

 

P89 – 인지혁명

우리는 피상적인 지식만으로 그들을 부정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체족은 천사나 악마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고대 수렵채집인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보통 상대방 특히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지금의 시선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경향, 오류가 있는 것 같다.

 

P91 – 인지혁명

세계는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다른 특정한 부류의 존재를 둘러싸고 돌아가지도 않는다.

인간의 오류이자 오만이다.

 

P92 – 인지혁명

거의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또 하나의 영역은 수렵채집인의 사회정치적 세계다. 이미 설명한 대로, 학자들은 기본적인 것에 대해서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사유재산이 존재했는지, 핵가족이었는지, 일부일처제를 유지했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P104 – 인지혁명 / 대홍수

최초의 인류가 호주까지 여행을 한 것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착하거나 아폴로 11호 탐험대가 달에 착륙한 것 못지 않다.

아마도 그 시절에는 우리가 달에 간 것보다 더 큰 사건이 아닐까 싶다. 상상해 보자니 정말 대단한 일이고 그런 일에 도전한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임했는지 궁금하다.

 

P105 – 인지혁명 / 대홍수

몸무게 50킬로그램이 넘는 호주의 동물 24종 중 23종이 멸종했다. 이보다 작은 종도 대량으로 사라졌다. 이보다 작은 종도 대량으로 사라졌다. 호주 전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붕괴되고 재조정되었다. 이것은 지난 수백만 년 이래 호주 생태계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였다. 이 모든 것이 호모 사피엔스의 탓이었을까? 

결국 인간이 문제이다.

 

P108 – 인지혁명 / 대홍수

렝겔 섬의 매머드는 몇천 년간 더 번성하다가 약 4천년 전 갑자기 사라졌다. 인간이 섬에 처음 도착한 바로 그 시기에 말이다.

 

P110 – 인지혁명 / 대홍수

호주 대형동물군의 멸종은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가 우리 행성에 남긴 최초의 굵직한 표식이었을 것이다.

 

P113 – 인지혁명 / 대홍수

사피엔스의 미 대륙 정착 과정은 평화롭지 않았다. 사피엔스가 지나간 자리에는 희생장들의 흔적이 길게 남았다.  140,000년 전 미대륙의 동물군은 지금보다 휠씬 더 풍요로웠다. 오늘날의 추정에 따르면, 그 짧은 기간 동안 북미에서 대형동물 47속 중 34속이 사라졌다. 남미에선 60속 중 50속이 사라졌다. 3천만 년 넘게 번성하던 검치고양이도 멸종했고, 대형 땅나무늘보, 대형 사자, 미국 토종의 말과 낙타, 대형 설치류와 매머드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보다 작은 포유동물, 파충류, 조류 수천 종을 포함해 곤충과 기생충까지도 멸종했다. 매머드에게 기생하던 모든 진드기종도 함께 없어졌던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정착하고 하는 곳을 파괴하는 유일한 종이다.

 

P114 – 인지혁명 / 대홍수

하지만 미대륙의 똥덩어리 문제는 회피할 수 없다. 우리가 범인이다. 진실을 외면할 방법은 없다. 설사 기후변화가 우리를 부추겼다 할지라도, 결정적 책임은 인류에게 있다.

우리가 범인이다.

 

P115 – 인지혁명 / 대홍수

사피엔스의 첫번째 이주의 물결은 동물계에 닥친 가장 크고 신속한 생태적 재앙이었다는 결론을 도저히 피할 수 없다.

 

P117 – 인지혁명 / 대홍수

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결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 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 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P123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중동, 중국, 중미에서 일어난 농업혁명이 호주, 알래스카, 남아프리카에서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대부분의 식물과 동물 종은 작물화나 가축화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P124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이 이야기는 환상이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더욱 총명해졌다는 증거는 없다. 수렵채집인들은 농업혁명 휠씬 이전부터 자연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사냥하는 동물과 채집하는 식물을 잘 알고 있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농업혁명은 안락한 새 시대를 열지 못했다. 그러기는커녕, 농부들은 대체로 수렵채집인들보다 더욱 힘들고 불만스럽게 살았다.

식량의 총량이 확대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여분의 식량이 곧 더 나은 식사나 더 많은 여유시간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구폭발과 방자한 엘리트를 낳았다. 평균적인 농부는 평균적인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으며 그 대가로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이 사기였다.

그렇다면 농업, 정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수렵채집생활보다는 더 편했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농업혁명 이후의 삶이 더 비참해졌다면 처음부터 정착은 왜 시작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없는 것 같다.

 

P126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사피엔스의 신체는 이런 과업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다. 사과나 무에 기어오르고 가젤을 뛰어서 뒤쫓는 데 적응했지, 바위를 제거하고 물이 든 양동이를 운반하는 데 적합한 몸이 아니었다.

인류는 아주 다양한 음식을 먹고사는 잡식성 유인원이다. 농업혁명 이전 식사에서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적었다.

 

P128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호모사피엔스 종에게는 무언가를 주었다. 밀 경작은 단위 토지당 식량생산을 크게 늘렸고, 그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P129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농업혁명의 핵심이 이것이다. 더욱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있게 만드는 능력 하지만 이런 진화적 계산법에 왜 개인이 신경을 써야 하는가?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호모 사피엔스DNA 복사본의 개수를 늘리기 위해 삶의 질을 포기할 사람이 있겠는가? 그런 거래에 동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농업혁명은 덫이었다.

농업혁명의 진실은 그럼 과연 무엇일까? 그렇다면 처음 농업혁명에 인류가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다들 농업혁명, 정착에 뛰어든 것일까?

 

P135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역사의 몇 안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 다음에는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우리 시대의 친숙한 예를 또 하나 들어보자. 지난 몇십 년간 우리는 시간을 절약하는 기계를 무수히 발명했다. 세탁기, 진공청소기, 식기세척기, 전화, 휴대전화, 컴퓨터, 이메일 이들 기계는 삶을 더 여유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과거엔 편지를 쓰고 주소를 적고 봉투에 우표를 붙이고 우편함에 가져가는 데 몇 날 몇주가 걸렸다. 답장을 받는 데는 며칠, 몇 주, 심지어 몇 개월이 걸렸다. 요즘 나는 이메일을 휘갈겨 쓰고 지구 반대편으로 전송한 다음 몇 분 후에 답장을 받을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수고와 시간을 절약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느긋한 삶을 살고 있는가?

철학적인 고찰이다. 정말 우리의 삶은 더 나아졌는가? 풍요로워졌는가? 그렇다면 농업혁명, 산업혁명의 진실은 무엇인가?

 

P136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실은 인생이 돌아가는 속도를 과거보다 열 배 빠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에는 불안과 걱정이 넘쳐난다.

 

P140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수렵채집인들은 거기에 막대한 노력과 시간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쾨베클리 테페를 건설하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 무리와 부족에 속한 수천 명의 수렵채집인을 오랫동안 협력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그런 노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련된 종교나 이데올로기 시스템밖에 없다.

기존에 우리는 개척자들이 처음에 마을을 세우고 이것이 번영하면 그 중앙에 사원을 건설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괴베클리 테페가 시사하는 바는 그 반대다. 먼저 사원이 세워지고 나중에 그 주위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P143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동물의 가축화는 일련의 야만적 관행을 기반으로 이뤄졌고, 관행은 수백 수천년이 흐르면서 더욱 잔인해졌다. 야생 닭의 자연 수명은 7-12년이고 소는 20-25년이다. 대부분의 야생 닭과 소는 그 이전에 죽었지만, 상당히 오래 살 가능성도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축화된 닭과 소는 몇 주 내지 몇 개월 만에 도살당한다. 그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가장 적절한 도살 연령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인간은 정말 잔인하다. 반성이 된다.

 

P149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농부들은 자신들이 주변 자연환경에서 힘들여 떼어낸 인공적인 섬에 살았다. 이들은 숲의 나무를 베어내고 물길을 파고 들판에서 돌을 제거하고 집을 짓고 밭고랑을 갈고 유실수를 줄지어 심었다.

 

P153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농사 스트레스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대규모 정치사회 체제의 토대였다. 슬프게도 부지런한 농부들은 그렇게 힘들여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대 부분 그토록 원하던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를 슬프게도 얻지 못했다. 모든 곳에서 지배자와 엘리트가 출현했다. 이들은 농부가 생산한 잉여식량으로 먹고 살면서 농부에게는 겨우 연명할 것 밖에 남겨주지 않았다.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인간의 문화적 발전이 대다수 농부들의 희생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이미 증명된 것이기도 하지만 불편한 진실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P154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이런 재난들의 근원에 깔린 문제점은 인류가 지난 수백만년 동안 불과 수십 명으로 구성된 작은 무리에서 진화해왔다는 사실이다. 농업혁명이 일어난 뒤 도시와 왕국과 제국이 출현하는 데는 불과 몇 천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P155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인간의 본성이 늘 그렇듯 달팽이처럼 서서히 진화하고 있는 동안, 인간의 상상력은 지구상에서 유례없이 거대한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갔다.

 

P156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급성장하는 협력망에 돈을 댄 것은 농부들의 소중한 잉여식량이었다.

다른 말로 하면 농부들의 희생이었다.    

 

P157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기원전 1776년 바빌론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였다. 1백만명이 넘는 국민을 거느린 바빌로니아 제국은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을 것이다. 바빌론은 메소포타미아의 대부분을 다스렸는데 오늘날 이라크의 대부분과 시리아, 이란의 일부가 포함된다. 오늘날 가장 유명한 바빌론의 왕은 함무라비다. 그의 명성은 그의 이름을 딴 함무라비 법전에서 기인한다. 이것은 법조문과 판례 모임집으로서, 그 목표는 함무라비를 정의로운 왕의 역할모델로 제시하는 데 있었다.

 

P161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함무라비 법전은 바빌론의 사회적 질서는 보편적이고 영원한 정의의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 원칙은 신들이 읊어준 것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은 정통성과 존엄함을 부여하기 위해서 신이나 종교의 힘을 빌려오는 것 같다.

 

P163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사실은 모두가 틀렸다. 함무라비나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모두 평등이나 위계질서 같은 보편적이고 변치않는 정의의 원리가 지배하는 현실을 상상했지만, 그런 보편적 원리가 존재하는 장소는 오직 한 곳, 사피엔스의 풍부한 상상력과 그들이 지어내어 서로 들려주는 신화 속 뿐이다. 이런 원리들에 객관적 타당성은 없다.

우리는 사람을 귀족평민으로 구분하는 것이 상상의 산물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상 또한 신화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인간이 서로 평등하다는 것인가? 인간의 상상력을 벗어난 어딘가에 우리가 진정으로 평등한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세계가 있단 말인가?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평등한가?

평등이란 그렇다면 정말 우리가 속고 있는 신화의 하나인가. 약간 섬뜻해진다.

 

P165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평등이나 권리, 유한회사와 마찬가지로 자유란 사람들이 발명한 무엇이고,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생물학 연구는 쾌락이 존재한다는 것만을 인정한다.

 

P166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인권도 신화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다. 만일 인권이 오직 상상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아차리면 사회가 붕괴할 위험이 있지 않은가?

정말 불편한 사실이다. 조금 소름이 돋기도 한다. 우리가 진실이라고 인류의 최대 가치라고 여기는 것들이 결국 신화의 하나일 뿐이라니. 누군가의 눈속임에 속고 있는건가? 아니면 우리 모두의 집단 최면일까? 아니면 모두의 약속이지 희망이 모인 것일까?

 

P167 – 농업혁명 / 역사상 최대의 사기

자연의 질서는 안정된 질서다. 이와 반대로 상상의 질서는 언제나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화에 기반하고 있고, 신화는 사람들이 신봉하지 않으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상상의 질서를 보호하려면 지속적이고 활발한 노력이 필수적이다.

 

P169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나 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상상의 질서를 믿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그 질서가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사람들을 철처히 교육시켜야 한다. 그들이 태어나자마자 세상 만물에 스며들어 있는 상상의 질서 원리들을 끊임없이 주시시켜야 한다.

 

교육이 태론 집단적 최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P175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상상의 질서는 내 상상력 속에만 존재하는 주관적 질서가 아니라 수억 명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상상 속에 존재하는 상호 주관적 질서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객관’ ‘주관’ ‘상호주관이란 용어의 차이를 알 필요가 있다. 객관적 현상은 인간의 의식이나 믿음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P177 – 농업혁명 / 피라미드 건설하기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

결국 하나를 부수면 다른 감옥이 존재하는 것인가? 모두가 만약 그 상상이 틀렸다고 생각 한다면그 상상은 부수지고 다시 다른 상상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닐까?

 

P178 – 농업혁명 / 메모리 과부하

인간의 십대에게는 축구 유전자가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완전히 낯선 사람들과 게임을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이들이 축구에 대해 배운 일련의 개념들이 서로 완전히 같기 때문이다.

 

P180 – 농업혁명 / 메모리 과부하

함무라비 왕은 사람이 귀족, 평민, 노예로 나뉜다고 포고했는데, 이것은 벌집과는 달리 자연적인구분이 아니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그런 것의 흔적조차 없다. 만일 바빌론 사람들이 그 진실을 마음에 새겨둘 수 없었다면, 사회의 기능은 마비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까지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신화는 편의에 의해서 강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P183 – 농업혁명 / 메모리 과부하

수메르 사람들은 6진법과 10진법을 섞어서 썼다. 6진법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유산을 남겼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눈다거나 원을 360도로 분할하는 것이 그런 예다.

가끔 한 시간이 왜 60분일까를 궁금했다. 6진법이 더 잘 맞아서 일까? 10진법에 비해서 헛갈리는 점들이 많은 것 같다.

 

P197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미국의 질서는 또한 부자와 가난뱅이는 계층이 다르다고 선언했다. 당시 대부분의 미국인은 부자 부모가 돈과 사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데 따른 불평등에 대해서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이들이 보기에 평등이란 단순히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에게 동일한 법이 적용되는 것을 의미했다.

자유란 단어 역시 오늘날과는 그 함의가 크게 달랐다. 1976년에 이 단어는 권력을 박탈당한 사람들(흑인이나 원주민은 해당되지 않았으며 여성은 더더욱 아니었다.)이 권력을 얻고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차별 자유민과 노예, 백인과 흑인,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차별은 허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상상의 질서는 스스로가 허구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고 자연적이고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 역사의 철칙이다.

 

P206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이들은 스스로를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일 뿐 아니라 신앙심이 깊고 정의로우며 객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런 분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적 과학적 신화가 동원되었다.

 

P212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학자들은 흑인이 실제로 교육 수준이 낮으며 다양한 질병에 걸리는 일이 많고 범죄율이 휠씬 높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런 연구가 간과한 점은 이런 사실들이 흑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는 점이었다.)

결과가 원인이 되는 현상을 잘 보여준다.

 

P197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모든 인간사회에서 최고로 중요한 위계질서가 하나 존재한다. 바로 성별이다.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스스로를 남자와 여자로 구분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곳에서 남자가 더 좋은 몫을 차지했다. 적어도 농업혁명 이후로는 그랬다.

 

P215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대자연은 남자끼리 서로 성적으로 끌리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아들이 옆집 소년과 성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서 소동을 일으키는 것은 오로지 특정 문화에 깊이 물든 인간 엄마뿐이다. 사실 엄마의 분노도 생물학적 필연은 아니다. 적잖은 인간 문화들이 동성애가 합법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건설적이라고 보왔고, 그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바로 고대 그리스였다.

이는 개인적인 상황을 반영한 서술이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과연 동성애가 자연적인 현상인지 묻고 싶다. 일부의 돌연변이가 아닐까? 이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는 큰 틀에서 보면 인류의 보존과 후손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는 없는지 궁금하다.

 

P216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과 단지 사람들이 생물학적 신화를 통해 정당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양자를 구분하기 좋은 경험법칙이 있는데,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기준이다.

 

P216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진실을 말하자면, ‘자연스러움부자연스러움이라는 우리의 관념은 생물학이 아니라 기독교 신학에서 온 것이다. ‘자연스러움이란 말의 신학적 의미는 자연을 창조한 신의 뜻에 맞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기독교 신학에서만 온 것일까? 복합적 유산이 아닐까?

 

P219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생물학적 범주인 성과 문화적 범주인 젠더를 구분한다. 성은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고, 이 구분의 속성은 객관적이기 때문에 역사를 통틀어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다. 젠더는 남자와 여자로 구분되고 소위 남자다운속성과 여자다운속성의 내용은 상호 주관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가령 현대 아테네와 고대 아테네에서 여성에게 기대하는 속성은 행동과 욕망, 의상, 심지어 자세까지 큰 차이가 있다.

 

P224 – 농업혁명 / 역사에 정의는 없다.

거의 모든 문화가 여성성보다 남성성을 가치 있게 여기는 데는 모종의 보편적인 생물학적 이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모른다. 수많은 이론이 있지만 설득력이 있는 것은 없다.

 

P234 – 인류의 통합 / 역사의 화살

수백만 명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해주는 인공적 본능을 창조했다. 이런 인공적 본능의 네트워크가 바로 문화.

 

P235 – 인류의 통합 / 역사의 화살

모순이 없는 물리법칙과 달리,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는 내적 모순을 지닌다. 문화는 이런 모순을 중재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이런 과정이 변화에 불을 지핀다.

문화는 모순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것 같다.

 

P237 – 인류의 통합 / 역사의 화살

평등과 개인의 자유를 근본적 가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두 가치는 서로 모순된다. 평등을 보장하는 방법은 형편이 더 나은 사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없다. 모든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면 필연적으로 평등에 금이 간다.

평등과 자유간의 상관관계 아이러니한 모순관계인 것 같다.

 

P240 – 인류의 통합 / 역사의 화살

역사가 통일의 방향으로 향하는지 다양성의 방향으로 향하는지 판정하기 어렵다.

이 시각에서 보면 역사가 통일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기독교의 분화와 몽골 제국의 붕괴는 역사라는 고속도로의 과속방지턱에 지나지 않았다.

 

P248 – 인류의 통합 / 돈의 향기

그리스도의 신자들과 알라의 신자들은 상대방을 수천 명씩 죽이고 들판과 과수원을 황폐하게 만들고, 번영한 도시를 연기 나는 페허로 만들었다. 모두가 그리스도나 알라의 영광을 더 크게 만들기 위한 일이었다.

이것이 과연 종교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이것이 종교가 가진 가장 큰 모순을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P259 – 인류의 통합 / 돈이 향기

신뢰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왜 금융 시스템이 우리의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 시스템과 그토록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설명해준다. 또한 금융 위기가 정치적 정세에 의해 촉발되는 일이 왜 그렇게 흔한지, 왜 주식시장은 거래인들이 어느 날 아침 어떤 기분이냐에 따라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P261 – 인류의 통합 / 돈이 향기

정해진 무게의 귀금속은 결국 동전, 즉 주화를 탄생시켰다. 역사상 최초의 주화는 기원전 640년경 아나톨리아 서부에 있던 리디아의 왕 알뤼아테스가 만들었다. 이 주화는 표준화된 무게의 금이나 은으로 만들어졌고, 식별 표식이 새겨져 있었다. 표식은 두 가지를 증명했다. 첫째, 해당 주화에 귀금속의 양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알려주었다. 둘째 주화를 발행하고 그 내용물을 보증한 당국이 누군지를 확인해 주었다.

 

P264 – 인류의 통합 / 돈이 향기

로마 황제의 얼굴 초상까지 말이다. ‘데나리우스라는 이름은 주화를 포괄적으로 부르는 말이 되었다. 무슬림 칼리프들은 그 이름을 아랍어화해서 디나르를 발행했다. 디나르는 오늘날에도 요르단, 이라크,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튀니지를 비롯한 여러 나라 화폐의 공식 명칭이다.

로마의 영향은 돈의 기원에도 관계되어 있다. 유럽의 역사는 로마와 그리스에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 것 같다.

 

P266 – 인류의 통합 / 돈이 향기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나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 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돈이 발명이 가지고 온 혜택이자 또한 인류의 악의 근원이 되지 않았나 싶다.

 

P269 – 인류의 통합 / 돈이 향기

따라서 인류의 통합을 순수하게 경제적인 과정으로만 보아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수천 개의 고립된 문화가 세월이 가면서 점차 합쳐져서 오늘날의 지구촌을 형성했는지를 이해하려면, 물론 금과 은의 역할을 고려해야 하지만 강철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P271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누만시아는 나중에 스페인의 독립과 용기의 상징이 되었다. <돈키호테>를 쓴 미겔 드 세르반테스는 <누만시아>라는 비극을 썼는데, 그 결말은 읍의 파괴지만 장래 스페인의 위대함에 관한 비전을 함께 담고 있다.

 

P272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누만시아인들이 실제로 남긴 것은 페허밖에 없다. 심지어 오늘날 그들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도 오로지 로마인 역사가들 덕분이다. 이야기는 자유를 사랑하는 야만인 소재를 즐기는 로마 청중의 입맛에 맞게 각색되었다.

역사에 정의란 없다. 과거에 존재했던 문화 대부분은 늦든 이르든 어떤 무자비한 제국의 군대에 희생되었고, 제국은 이들 문화를 망각 속에 밀어 넣었다. 제국도 마침내 무너지지만, 대체로 풍성하고 지속적인 유산을 남긴다. 21세기를 사는 거의 모든 사람은 어디가 되었든 제국의 후예이다.

유발 하라리가 비판 받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 과연 정말 우리에게 제국이란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 사회가 곧 하나의 제국으로 통일 될 것인가? 그 또한 의문이다.

 

P273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제국이란 정치질서는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첫째, 그런 명칭으로 불리려면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고 서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상당히 많은 숫자의 서로 다른 민족이나 국민을 지배해야 한다.

둘째, 제국의 특징은 탄력적인 국경과 잠재적으로 무한한 식욕이다. 제국은 자신의 기본주조와 정체성을 변화시키지 않은 채 갈수록 더 많은 국가와 영토를 집어삼키고 소화할 수 있다.

 

P278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로마 제국주의가 제공한 이익과 번역 덕분에 키케로와 세네카,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사색과 집필을 할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타지마할은 무굴 제국이 인도 신민을 착취해서 축적한 부가 없었다면 건설될 수 없었다. 합스부르크 제국은 슬라브어, 헝가리어, 루마니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을 지배하면서 얻은 이익으로 하이든에게 월급을 주고 모차르트에게 작곡을 의뢰했다. 후손을 위해 칼가쿠스의 연설을 적어둔 칼레도니아 작가는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의 현대 문화들에서 우리는 제국의 유산을 찾아볼 수 있다.

 

P281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그렇다해도 제국은 온 세상이 기본적으로 하나라는 것, 모든 장소와 시대에 적용되는 일군의 원칙들이 있다는 것, 모든 인간은 서로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늘 인식하고 있었다. 인류는 하나의 대가족으로 인식되었고 부모의 특권은 자녀의 복지에 대한 책임과 함께 존재하는 것이었다.

 

P284 –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로마인들도 유사한 주장을 폈다. 자신들이 야만인들에게 평화와 정의와 교양을 전해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미개한 게르만족과 얼굴에 물감을 칠한 갈리아족은 천하고 무지하게 살다가 로마인 덕을 보게 되었다고 했다.

무슬림 칼리프들은 예언자 마호메트의 게시를 퍼뜨리라는 신의 명령을 받았다. 가능하면 평화롭게, 필요하면 무력을 써서라도, 스페인과 포르투갈 제국은 자신들이 인도 제도와 아메리카 대륙에서 부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을 진정한 신앙으로 개종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많은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정부에게는 제 3세계에 민주주의와 인권의 혜택을 가져다 줄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제국주의는 모두 대의 명분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과연 제국주의 국가들이 모든 시민들에게 유익한 제도과 정책을 세우고 운영했는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국민 하나 하나의 삶에서 보자면 제국주의는 과연 원하던 제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P295– 인류의 통합 / 제국의 비전

이번 제국은 진정으로 세계적일 것이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라는 환상이 실현될지 모른다.

어떤 주권국가도 혼자서는 지구 온난화를 극복할 수 없다. 중국의 천명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늘이 준 것이었다. 현대의 천명은 하늘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를테면 오존층 파괴나 온실가스 축적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라고 인간이 내린 것이다. 지구제국의 색은 아마도 녹색일 것이다.

정말 이런 제국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물이 아닐까 싶다.

IP *.44.162.136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