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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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벼룩(10월 2째 주)
11기 정승훈
▣ 저자 연구
찰스 핸디 Charles Handy (1932~ )
찰스 핸디(Charles Handy)는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에 올라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니지먼트 사상가다. 그는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간부를 거쳐 런던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쳤고, 이후 윈저성에 있는 세인트조지 하우스 학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BBC 라디오 방송 「투데이」의 ‘오늘의 사색’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매니지먼트와 삶에 대한 그의 견해는 수년 동안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교훈을 선사했다.
현대의 경제를 창조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찰스 핸디는 이미 10년 전에 오늘날의 다양한 경제 현상 - 다국적 기업의 확산, 개인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 시장 경제의 문제점 등 - 을 분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987 ~ 1989 영국 왕립예술학회 회장
1977 ~ 1981 세인트 조지 하우스 학장
1967 ~ 1995 영국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심리학 교수
1956 ~ 1965 쉘 인터내셔널 석유회사
▣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 되돌아본 미래
1981년 7월 25일, 마흔아홉 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 ... 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된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11)
마흔아홉, 나도 올해 마흔아홉이다. 자발적 실업상태는 아니지만 변경연 과정을 하는 올해가 나에게도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미국 나이로 내년 마흔아홉에 변경연 과정을 마친다. 2월 졸업 때가 내 생일이다. 이런 필연이……. 분명 뭔가 되겠군.
내가 그로부터 2년 전에 만들어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토폴리오 인생’이 된 것이다. (11)
1979년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걸 보니 앞서가는 사람이 맞다. 구본형선생님이 이 책을 보고 ‘아~’ 하셨겠다.
포토폴리오 인생의 도래
서기 2000년이 되면 ‘종신계약’이라고 불리는 전일제 직장에 근무하는 영국 노동자가 전체 노동력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예측했는데, 그런 나의 예측은 대단히 황당무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12)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애매모호한 현재의 직장 분위기는 여가와 즐거움이 있는 다른 형태의 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2)
이제는 거기서 더 나아가 직장에서 근무하는 형태가 없어지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 내가 있는 곳이 직장이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일의 순서를 조정해가면서 일을 해야 하는 전기공 같은 일, 그게 앞으로의 직장 문화가 될 것이다. (13)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변수가 많아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표준화된 일은 모두 로봇이 한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이 2000년 초에 나왔고 저자의 주장은 더 앞서있었으니 누구도 믿지 못했을 거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을 거다. 2010년 우석훈박사의 앞으로 경제사정이 나빠져서 사교육을 하고 싶어도 못할 거라던 말도 황당하게 여겼었다.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14)
이미 1996년에 이르러, 영국 회사의 67퍼센트가 1인 회사였고 1994년에는 5명 이하를 고용하는 초미니 회사가 전체 영국 회사의 89퍼센트를 차지했다. (15)
코끼리와 벼룩
20세기 고용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15)
그래서 책 제목이 코끼리와 벼룩이었구나.
경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과거의 코끼리 기업은 벼룩 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16)
내가 가르친 것을 직접 실천하겠다는 명분으로 대군단인 코끼리의 세계를 훌쩍 떠나 외로운 전사 집단인 벼룩의 세계로 뛰어들다니. (19)
하긴 글로 배운 것과 실생활은 다른 법이고, 경험이 없으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벼룩의 세계로 뛰어든 저자는 멋있다.
글로벌에서 로컬로
이 책은, 부분적으로, 그 20년 세월 동안에 세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더듬어본 개인적 회고록이다. 또한 앞으로의 여러 해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를 예측하는 예언서이기도 하다. (19)
2001년에 출판됐으니 벌써 16년이나 지났다. 2001년에 봤으면 어땠을까?
아무튼 인터넷과 웹은 20년 전에는 생각조차 못 한 방식으로 벼룩과 코끼리의 삶을 바꾸어놓는 두 주력 부대이다. (20)
컴퓨터의 등장, 인터넷이 생겨나고 세상은 정말 생각지 못하게 바뀌었다. 이제 인공지능 로봇과 3D프린터가 또 다른 세상의 주력 부대가 될 것이다.
우리의 사회생활과 개인적인 생활에서 너무 단기적인 경제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성공의 의미, 손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회의 모습, 그런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 등 근본적인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0)
맞다. 우린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회에 대한 생각이 없다. 사교육걱정은 지금의 교육 문제를 후대에 물려주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최소한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은 있다. 내가 그 일에 동참하고 있음이 뿌듯하다. 직접 내 아이가 수혜자가 되지 않더라도 내 아이의 아이에게는 지금의 잘 못된 교육 시스템을 받게 하지 말자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쉬며 살 수가 있는 거라고.“
귀촌이나 지방으로 옮겨 사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불편하다’가 많다. 도시의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문화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하는 말이다. 아이가 있다면 교육문제도 해당된다. 소비와 생활 패턴 전체를 바꿔야만 하는 거라 쉽지 않다. 도시의 빠른 변화에 비하면 무료하거나 따분할 수 있다. 이제 나이가 들고 아이가 크니 나에겐 도시의 삶보다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아니면 내 안에 원래부터 있었던 욕망일 수도 있다.
코끼리의 문제
토지와 물건보다는 지식과 노하우에서 가치가 생성되는 이 시대에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이며 그것(자본주의)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점점 더 커지는 대기업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특히나 대기업의 매출액이 여러 국가의 예산보다 더 많은 현재 상황에서 대기업은 과연 누구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26)
한국 사람들 중 일부는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다. 대기업만을 키운 한국은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질문이다.
내가 받은 학교 교육도 과거의 유산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었고 그래서 벼룩의 삶(내가 맞은 제2의 인생)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27)
벼룩과 연금술사
많은 문제들이 인간관계와 관련된 것이어서 그 문제에는 어떤 교과서적인 정답이 있는 게 아니었다. (29)
어디서든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나와 맞는 사람만 있지 않으니 언제든 문제는 생긴다.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그 사람을 이해하려는 태도, 나의 마음가짐은 배운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 방법을 알려줘도 안 되는 게 인간관계다.
자기 마음대로 스케줄을 잡는 대신에 우선순위를 미리 결정하고, 선택을 하고, ‘노’라고 말할 줄 아는 강인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31)
정말 대회나 행사장 같은 데 참석해서 내 이름 밑에 아무런 기관명도 붙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했다. 나는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32)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다는 것은 불안할 수 있다.
자기만의 인생 스크립트
벼룩들도 대리인이 필요하다. 물론 그 대리인의 이름은 고용기관, 임시직 관리회사, 직인 협동조합 등 다양하다. (33)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事後)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 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 (33)
각자의 인생철학이 있다는 거네. 우리가 변경연을 통해 그 인생철학을 글로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 글쓰기와 연설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고 있는데, 누구도 이런 생활을 크게 부러워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생활은 때때로 외로우면서도 두렵기까지 하다. (34)
난 부러운데…….
제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37)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38)
목사관에서의 유년시절
정말이지 내 유년 시절의 이야기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의사의 친절한 조언 덕분에 나는 아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39)
유년 시절은 매우 중요하다. 양육사史를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성인의 성격, 가치관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으므로 결코 단 한 사람이라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 정신과 의사는 그게 나에게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39)
아무리 불편해도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 목사관에서 배운 또 다른 교훈이었다. (40)
나는 이런 진실 결백증이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것을 안다. (42)
남들도 자신처럼 진실만을 이야기한다고 믿었다는 거다. 이렇게까지 결백증이 있으면 정말 힘들겠다.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42)
작가들에게서 책을 쓰고 발가벗겨진 것처럼 창피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솔직하지 않은 글을 감동을 주지 않기 때문이고 거짓으로 쓴 글은 글을 쓴 사람조차 만족스럽지 않다.
결혼은 신성한 것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던 빅토리아 시대의 결혼도 평균 15년 지속되었을 뿐이었다. (43)
아무튼 어릴 적 우리 집안에서는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은 이기적인 일이라고 가르쳤다. (44)
완전 청도교식으로 절제하는 삶을 살았나보다. 감정까지도 절제했어야 했구나.
아침 산보를 하지 않는 날은 어쩐지 개운치가 못하다. 그것은 일종의 명상적 산보로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내 몸에 기운을 집어넣는 것이다. (45)
글 쓰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서랍 속 동전의 교훈
월급이 당사자의 재능과 기술을 평가하는 시장의 척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면 수당은 맡은 바 직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만 제공하는 것이다. (45)
돈은 오래 가는 물건에만 사용되어야지 외식이나 극장 구경 또는 주말여행 같은 것에 쓰여서는 안 되었다. (46)
이건 나의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다. 외식이나 주말여행은 다녀본 적이 없다.
우리의 결혼 생활은 나의 낭비 성향과 그녀의 근검 성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부부의 이런 성향도 따지고 보면 유년 시절에 대한 반역인 것이다. (46)
부모와 서로 다르게 살았다는 건데, 그걸 보고 배워서 부모와 똑같이 살기도 하지 않나.
그건 쓰자는 돈이 아니었고 그저 구경하자는 돈이었다. 그것은 가벼운 형태의 도벽 혹은 돈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이었다. (47)
아버지는 수입 이상의 지출을 간통보다 더 나쁜 죄악이라고 여겼다. 바로 이런 유산 때문에 나는 모험적인 사업가 혹은 떼부자는 되지 못한다. (48)
성서와 셰익스피어
1662년 당시에는 prevent(예방하다. 방해하다)라는 단어가 go before(함께 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었음을 나는 몰랐던 것이다. (51)
시대에 따라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구나. 고어로 씌여진 건 오역이 많을 수밖에 없겠다.
셰익스피어는 또 다른 성서였다. (52)
서구에서 셰익스피어는 이런 위치에 있는 거다.
아일랜드 남부의 중산층 개신교 가문에는 두 세대에 걸친 노처녀들이 많았다. 그들이 결혼할 뻔했던 많은 총각들이 양차 대전에서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52)
자식의 생활 조건을 너무 제약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반항을 불러일으키기가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조성하는 분위기, 부모의 가치관, 부모의 우선순위, 이런 것들이 자녀의 세계관 형성에 일차적인 기여를 한다. (54)
아버지의 죽음에서 배운 것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58)
성공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너무 다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세속적 성공을 나쁘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 성공을 위한 노력에 비하면 정말 가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인 것 같다.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 오는 것이 중요할까? 특히 요즘처럼 인사치레로 오는 조문객은 달갑지 않던데.
내가 아닌 것을 거부하다
나는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59)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60)
부인이 먼저 그만두라고 했구나. 결혼 잘 했네.
이제 인생은 길어졌다. 일생 동안 세 가지 형태의 삶을 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 형태 중 하나가 바로 벼룩의 삶이다.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형태의 삶 중 그것이 가장 좋은 삶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62)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학창 시절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나날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피학주의자이거나 아주 기억력이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다. (63)
지나간 기억이기에 좋은 기억이 남아 기억을 왜곡시킨 거다. 그 당시는 힘들었던 것조차 ‘추억’으로 이야기하니까.
대학을 졸업한 지 10년 뒤에 나는 셸의 관리자들을 교육하는 일을 맡았고, 그 이후의 나의 삶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교육 분야에 관여하게 되었다. 나는 내가 겪었던 학교 생활과는 다르면서도 질은 더 우수한 그런 교육을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64)
나와 비슷하다. 나도 직장에 다니며 직원들을 상대로 많은 교육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교육에 전념했지만 나보다 나은 교육을 받고 있지 않은 현실이 답답하다.
학교라는 이름의 감옥
학교는 마치 육체를 괴롭히기 위해 지어진 집인 양 너무나 불편했다. (65)
하긴 내가 기억하는 학교도 딱딱한 의자와 책상, 춥고 더운 교실이다. 요즘도 여전히 책걸상은 불편하다.
나는 거기서 공포를 통해 배운 것은 별로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불유쾌한 추억과 함께 거기서 배운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고 싶었다. 우리는 배우고 싶어서 배울 때 가장 많이 또 가장 잘 배운다. (66)
나 자신을 비굴하게 굽혀가면서 덩치 큰 아이들에게 불필요하게 아첨했고 그들의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원숭이처럼 그들 흉내를 냈다. 그때 이래 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그렇게 행동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곤 한다. (67)
저자가 학교에 대한 기억이 불쾌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네.
고슴도치들의 학교
그런 학교 생활 방식은 사회의 고난을 견디게 해줄 뿐이지, 그것을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도록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과 입을 다무는 것이 몸보신의 2대 요령이라는 것을 배웠다. (69)
다른 나라들은 유연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여우와 고슴도치를 섞어놓은 스타일을 원하고 있었는데, 영국은 고슴도치를 길러야 한다고 고집했던 것이다. (71)
특이한 영국 교육이다. 열두 살에 잘하는 두세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나머지는 전혀 가르치지 않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
인생은 길다. 그러니 우리의 선택을 가능한 한 오래도록 미루는 것이 좋다. (71)
내가 반장 노릇을 아주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할이 사람을 만들고, 남들이 그런 역할에서 나오는 명령을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3)
오늘날의 많은 성숙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아내와 딸은 공부할 마음이 있을 때 학교에 들어갔다. 그들은 학교를 사회의 장애물 경주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73)
한국도 이렇게 될 날이 오겠지. 한예종 같은 대학은 그런 대학 중 하나다.
학생이 구성원으로 인정되지 않는 학교
4백 명이나 되는 청소년을 여러 달 동안 한 장소에 가두어둔다는 것은 결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76)
상급생이나 하급생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금지되었다. (76)
아니 왜? 지금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 금지 사항이다.
학생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그 조직의 생산물 혹은 보다 정확하게는 진행중인 과제로 간주되었다. 적어도 과거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그런 식으로 취급되었다. (77)
한국에선 입시 제도의 마루타이기까지 하다. 무책임하게 자주 바꾸고 큰 틀이나 철학이 없다.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의 씨앗’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칭찬 혹은 기대감의 표현으로서 당신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시킨다. (79)
이런 교사를 만나는 건 행운이다.
옥스퍼드에서의 교훈
1 대 1 강의에 주마다 논문을 내고 자유시간을 많이 허용하는 옥스퍼드의 교육제도는 내게 딱 알맞은 제도였다. (80)
1 대 1 교육이라 대단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밑에 보니 고비용이라 폐지되었다고 한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사물을 분류하여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었다. (80)
옥스퍼드는 남의 책을 그대로 베끼는 일을 극도로 경멸했다. 또 남의 책을 인용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었다. (81)
인용을 표기하지 않으면 표절인데 우린 글쓰기와 관련해서 기본적인 것조차 가르치지 않는다. 인용을 독창적 생각을 뒷받침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다니 차라리 인용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그것(낭독)은 나의 글쓰기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쳤다. (81)
많은 글 쓰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자신의 글을 읽어보라는. 그럼 걸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부분을 고치면 된다고……. 칼럼도 쓰고 소리 내서 읽어봐야 하는데 눈으로 읽고 만다. 알면서도 잘 안 된다.
훌륭한 교육은 창조적 기술, 일상생활 속의 과제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도 아울러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과제를 다른 사람들과 협동하는 가운데 해내야 한다. (82)
사회에 첫발을 내딛다
그 당시 대학 입학 적령기의 학생들 중 8퍼센트만이 대학에 갔는데 그 후유증은 나중에 나타났다. (83)
내가 대학갈 땐 한국에서 20%가 대학을 갔다. 지금은 70%가 대학을 간다. 대학 나오는 것이 스펙이 될 수 없는 시대다. 저자가 말한 후유증은 뭘까?
계속 공부를 한 10퍼센트는 교수직이나 공무원직에 진출했고 그 결과 기업계에는 박식하고 탐구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84)
지식층이 기업에 없다는 게 후유증이었다는 거구나.
현재의 일류 대학들은 점차적으로 대학원 대학이 되어야 하고, 각종 연구 기금의 지원을 받으면서 공부하고 또 대학원 학위를 따면 나중에 학비를 되갚을 수 있는 학생들에 의해 채워져야 한다. (84)
이런 이야기가 한국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학부 대학이 아닌 연구중심의 대학원으로 바꿔야한다는…….
내가 미적거리는 것을 보자 나를 겁쟁이라고 지목하면서 자신의 재산 상속자 명단에서 나를 삭제해 버렸고 그 후 곧 사망했다. (85)
본인이 바라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상속을 안 하다니 그 종조부도 대쪽 같은 분이시다.
어떤 구체적 맥락 속에 들어 있지 않은 정보는 자료에 불과할 뿐이므로 곧 잊혀졌다. (86)
맞다. 한국 교육이 많은 정보만을 배우고 있는 거다. 그러니 시험이 끝나면 잊혀진다.
실제 상황을 학습의 맥락으로 제공하면서 성인을 교육시키는 그 일이 내 적성에 딱 맞았다. (87)
황금 씨앗
학습의 맥락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는 실제 생활만한 것이 없다. 나는 중간 관리자들과 함께 공산주의 국가들과 미국을 방문하여 그곳의 회사들을 연구하면서 서로 비교해 보았다. (90)
기업에서 생활하고 다시 공부해서 교수가 된 저자이기에 현장의 경험과 학습을 연결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기조연설에서 내가 연구한 많은 연금술사들은 학창 시절 개구쟁이였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니 현행 교육제도 내에서 더 많은 개구쟁이를 허용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91)
저자가 이 말을 한 1987년은 내가 대학에 입학한 해다. 우린 한 번도 이런 얘기가 거론되지 않았다. 그저 정해진 것에 맞춰야 한다고만 했다. 저자가 앞선 사람이 맞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이 출판되고 20년이 가까운데도 전혀 지난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92)
제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내가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그런 기업의 세계는 이제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새로운 회사들은 아주 다른 되어버렸고 그러한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96)
부모 교육을 가서 답답한 부분이 이거다. 사회는 변했고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는 더 변할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교육이나 사고방식은 바뀌어야 하는데 부모는 부모세대가 살던 그 때만을 생각한다. 몇몇은 내가 하는 말이 뭔지 아는 사람이 있긴 하다. 어떨 땐 공허하긴 하지만 내 강의로 생각의 전환을 갖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옛날의 코끼리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고 누군가가 여기 들어오면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듣고서 배우라구. 내가 출장을 갈 때는 나를 따라오되 입은 다물고 있어.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네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자네 생각을 들어줄 테니까.” (97)
구본형 선생님이 이 책을 보고 본인과 비슷한 점이 많아 신기하게 여겼을 것 같다.
시장이 점점 팽창하고 ‘현상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조금도 없는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그런 관행은 사라지게 되었다. (100)
독점의 문제
그것은 자본주의적 경쟁은 필연적으로 자본의 집중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101)
국가 독점기업이 민영 독점기업이 되어버리면 주인만 새롭게 바뀔 뿐 그 누구에게도 좋을 게 없다. (102)
한국의 여러 부문에서 민영화의 부작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아폴로형 회사
아폴로는 대기업의 수호신이다. 그는 논리와 질서의 신, 조화의 신,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양들의 신이다. (104)
20년 전에는 아폴로형 회사가 유행이었다. ... 아폴로 회사는 회사의 일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서 그 조각들을 논리적, 위계적 관계로 배정한다. (105)
20년 전 일본 회사들은 아폴로 원칙의 빛나는 사례였다. 회사는 평생 고용을 보장했고 그 대신 사원은 애사심, 상급자에 대한 존경심, 회사가 잘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복종심 등을 보여야 했다. (106)
내 성격상 아폴로형 회사가 잘 맞을 것 같지만, 가장 개혁적인 직원이었다. 월차를 달라고 사장과 독대하기도 했고, 퇴근시간이 지나 일이 없는데도 윗사람이 퇴근하지 못해 남아있어야 하는 불합리를 누구보다 못견뎌했다.
자유시장의 거대기업이 중앙통제의 전체주의적 국가(그 거대기업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것)를 그토록 닮았다는 그 기괴함에 입이 딱 벌어질 따름이었다. (108)
안톤 체호프에게 배우다
아폴로형 회사들은 동요하는 세계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 아폴로 회사들은 변화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과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좋아한다는 뜻이다. (108)
아폴로 회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네모 상자의 바깥으로 나가서 사색하고 행동하는 법을 모르는 것이다. (110)
오늘날의 코끼리
회사는 더 이상 인간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가 아니고 개별적인 야망을 가진 개인들의 공동체로 인식되게 되었다. ... 이러한 세계에서는 아폴로가 더 이상 통치하지 못한다. (110)
나는 내가 가장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남들로부터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111)
그래서 나는 집안일에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
잭 웰치는 자신이 인수한 회사의 직원과 조직을 사정없이 감축하여 중성자(파괴분자) 잭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12)
기업은 흑자가 되지만 정직원은 계약직이 되거나 실직했다. 하긴 앞으로 인간이 할 일은 점점 더 줄어들게 되어있다.
버추얼 기업과 프랜차이즈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
이것은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 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장비도 부동산도 없는 것이다. 이 회사가 꽉 잡고 있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시켜주는 정보 시스템뿐이다. (114)
이제 이런 다국적 기업은 너무 당연한 것이 되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전화 주문을 처리하려면 건당 5달러가 드는데 온라인 주문은 20센트밖에 들지 않는다고 견적을 뽑았다. (115)
홈쇼핑에서 자동주문전화를 이용하면 할인을 해주는 것도 그래서 인가보다.
프랜차이즈(대리점)는 분산기업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일 것이다. 리프킨의 설명에 의하면, 프랜차이즈는 현대 기업의 도래 이후 가장 중요한 새로운 비즈니스 조직의 형태라고 한다. 이제 미국 소매업의 35퍼센트 이상을 프랜차이즈가 차지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116)
자국내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해외를 나가봐도 프랜차이즈가 넘쳐난다. 그래서 낯설지 않고 익숙한 느낌이 들긴 하다.
R경제
경영은 따지고 보면 다양한 의제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협상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위험이 뒤따르는데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너무 서두르다가는 계약만 무성할 뿐 실체는 없는 허깨비 회사가 될 수도 있다. (117)
그 당시 유행하던 이론적 언어로 말해본다면 나는 ‘잠정적 역할 수행자’일 뿐 독특한 개성을 가진 개인은 아니었던 것이다. (118)
나는 ‘부품’이라고 부른다. 요즘 취업한 청년들도 자신이 부품처럼 느껴져 직장생활이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우리의 기업은 아직도 아폴론 기업이 많기 때문일 거다.
회사가 분산되면 될수록 독특한 개인들 사이의 신뢰는 더욱더 중요하게 된다. 이제 소위 R 경제가 된 것이다. (R은 Relationships의 머리 글자). (118)
사람들이 직접 만나야 하는 경우는 인간관계를 형성할 때뿐이다. (119)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직접 만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제 고객들도 개인적 욕구와 특성을 가진 이름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름이 곧 돈이다. 점점 더 우리는 독특한 개인으로 대접받기 위해 돈을 쓰고 있다. (120)
아마존과 기타 유사 닷컴 업체들은 소비자의 과거 매입 실적을 기준으로 그의 기호에 맞춘 제안을 계속 해오고 있다. (120)
외국은 주민번호인증이 없다. 소비패턴을 인식하고 있다가 전혀 다른 소비를 하면 카드사에서 구입한 게 맞는지 연락이 온다고 한다.
모든 회사들이 소비자인 당신을 그들의 세계에 붙들어두기 위해 브랜드 선호도를 만들어내려고 애쓴다. (121)
개인화되는 회사
나는 이제 나의 셸 시대를 약간의 향수와 함께 되돌아본다. 나는 그 회사에 딱 들어맞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곳은 다정한 곳이었고 내가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학교 사회보다 덜 정치적이었다. (122)
지금 와서 회고해 보니 그 시재는 여러 면에서 더 자상하고 더 점잖은 시대였다. (122)
그렇긴 하다. 효율성과 효과성을 극대화시킨 요즘의 기업과는 다르긴 하다.
미래의 코끼리
대기업은 이제 개혁을 해야 한다.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자본주 못지않게 존중해야 하고 또 시장의 법칙이 정의와 윤리보다 아래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을 경우 대기업의 앞날은 위험 그 자체가 될 것이다. (123)
최순실 사태가 터지고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삼성도 이제야 알았을 것이다.
첫 번째 도전, 연방주의
그는 20세기에서 배운 최대의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중앙통제 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24)
연방주의는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를 거대 규모의 복합체와 연결시키는 한 가지 검증된 방식이다. (125)
사실 연방주의는 중앙주의이면서 동시에 탈중앙주의다. 중앙에서 할 수 있는 기능과 결정은 중앙에 남겨두고 나머지 기능은 현지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기능과 결정을 중앙에서 해야 할 것인지 여부를 잘 가려내는 것이다. (126)
연방주의는 각양각색의 파트너들을 한데 아우르고 또 소유권 패턴을 전체 속에서 유기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이상적인 장치이다. (127)
이론적으론 이상적인데 실제 연방주의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역의 일은 지역 사람들이 가장 잘 알아요. 중앙에서 내가 할 일은 그들을 돕는 것이지 그들의 일에 간섭하거나 대행하는 것이 아니에요.” (130)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와의 관계로 이해하면 되겠다.
두 번째 도전, 연금술
두 번째 도전 – 창조성과 효율성의 종합 – 에 대한 해결안은 잘 관리된 연금술이다. 혁신과 사업가 정신은 요즘 같이 격변하는 시대에 회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사항이다. (130)
아내는 “모든 인물에게는 한 면 이상의 다중적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사진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각 인물의 짧은 전기, 그들의 인생 스토리, 인생의 목적 등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글을 썼다. (131)
키츠가 볼 때, 부정적 능력은 곧 창조성과 같은 말이었다. 모든 현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에도 자신의 꿈에 매달리는 끈질김 혹은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 바로 이런 것을 연금술사들은 많이 가지고 있었다. (132)
거창고의 직업 십계명 중 아홉 번째 ‘애인이나 부인이 반대하는 곳으로 가면 틀림없다‘ 라는 항목이 생각난다.
나는 연금술사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으면서 그들이 코끼리와 일하면서도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궁금해졌다. 그들의 정열은 주로 아이디어의 소유주라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135)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표적 코끼리인 정부에 유연성(연금술) 없다는 것이다. (137)
무엇보다 연금술사들은 한 직장에 있다가 정년이 되어 은퇴한다는 것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 (138)
일본의 거대한 코끼리인 소니와 마츠시다가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컬럼비아 픽처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사들인 다음 굉장히 당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곳은 벼룩과 연금술사의 세계였기 때문이다. (140)
세 번째 도전, 사회적 책임
코끼리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전선을 확대함으로써 그 내부는 수척하거나 공허할 수도 있지만 겉보기에는 여전히 거인이다. (140)
우선 세계 50대 기업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점점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141)
아닌데. 다국적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피케티가 상위 0.2%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 결국 공멸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상하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장치인 프랜차이즈의 물결은 개성적인 소규모 가게들을 사라지게 했다. (143)
한국엔 백종원의 프랜차이즈가 이러고 있다.
이제 대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재규정해야 한다. 이익금의 일부를 떼어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144)
환경과 사회봉사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표하고 이 두 가지 기준에 대한 기여도가 회사 재무제표의 맨 밑줄에 표시되어야 한다. (144)
우린 대기업에게 너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그들이 누리는 혜택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긴 정치권이 나서서 옹호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사람들은 이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어떻게’ 그 돈을 버는가에 집중한다.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그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145)
네 번째 도전,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내가 설혹 어떤 아이디어를 당신으로부터 사들인다고 해서 그것을 파괴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당신이 여전히 그것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46)
정말로 중요한 것은 숫자로 표기할 수 없는 것이다. (147)
나는 연금술사들이 점점 더 저술가인 나처럼 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발생한 소득 흐름에서 일정 부분을 주식이나 옵션의 형태로 요구할 것이다. (148)
저작권, 특허권 등 이제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 재능들이 중요한 시대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넘는 창의적 사고가 어느 시대보다 필요하다.
이제 회사는 그 누구의 단독 소유도 될 수 없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의 집단(회사)이 누군가가 임의로 소유할 수 있는 재산이라는 생각은 낡아빠진 생각이다. (150)
4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이런 것들은 당분간 우리를 즐겁게 하겠지만 이 세상을 바꾸어놓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중 어떤 것은 굉장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정말로 새로운 테크놀로지이다. (156)
이 책을 쓸 때만 해도 세상을 바꿔놓지 못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젠 아니다. 너무도 많이 바꿔놓을 것이다.
e 혁명의 그늘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156)
맞는 말이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내가 서른다섯이 넘어서인지 신기술보다 예전에 사용하던 것이 편하다. 카카오톡, 토스를 사용하고 싶지 않다. 이러다 난처해지는 지경에 이르겠지. 이 문구 ‘sns는 내 친구’ 꼭지글 쓸 때 인용해야지.
변하지 않은 당면문제
돈을 가진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회의적이고 조심스러웠으며 막연한 꿈만 믿고 자신의 돈을 내놓는 것을 망설였다. (160)
내가 돈이 있어 투자하는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돈이 있으면 좋은 일하는 사람에게 빌려줄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도 돈이 없어 못하는 거라 건물주가 공간만이라도 빌려줬으면 좋겠다.
“젊은이의 혈기가 경험 부족을 메꾸어주리라고 생각한 게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창업 멤버들을 모조리 해고해야 했습니다.” (161)
e 세계의 경영은 결국 상식의 문제이다. 정말로 어려운 것은 구체적인 실천인 것이다. (162)
체험 경제의 중요성
가령 트럭의 운전석에는 인공위성 항법장치가 부착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트럭이며 그 임무는 사람들이 주문한 물건을 배달하는 것일 것이다. (164)
이 책이 2000년 초에 쓰인 것이라 지금 보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런 부분을 보니 그렇다. 머지않아 택배는 사람이 하지 않고 드론이 배달할 것이다.
연극 구경, 기분전환 여행, 외식, 축구 구경 등 소위 체험 경제가 오래 전에 실물 경제를 앞질렀다. (165)
“우리와 함께 여행하는 체험을 즐겨보세요.”
이렇듯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 (165)
이제는 체험 경제에 실물 경제까지 더해졌다. 여행을 체험하고 거기에 그 체험과 연관된 물건까지 구입하게 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인들
수제품이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고 전통적인 제품이 양호한 제품으로 인정되었다. (166)
사람들은 컨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식과 아이디어가 컨텐츠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정보 시대에 우리는 그런 컨텐츠를 제공해 줄 개인이 필요하다. (168)
비합리적인 흥분
주머니 속의 작은 스크린에 웹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건 신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흥분이 다 가라앉고 나면 그건 여전히 작은 스크린에 불과하다. (171)
그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고 지속되었다. 오히려 mp3와 카메라 기능까지 넣어 더욱 강력해졌다.
인터넷이라는 유령
1949년의 연간 무역 규모와 1979년의 연간 외환 거래 규모가 오늘날 단 하루에 거래되고 있다. 또 1984년이 연간 전화 통화건수가 오늘날 단 하루에 통화되고 있다. 정말 요즘은 하루가 옛날의 한 해에 해당한다. (174)
2030년이면 하루 만에 지식의 양이 2배가 된다고 한다. 이제 속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학생들은 15만 페이지의 텍스트를 수용하는 단 한 권의 전자책에다 모든 교과서를 넣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을 것이다. (177)
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학교가 가장 변하지 않는다. 한국도 전자 교과서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생각처럼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
새로운 형태의 부익부 빈익빈
우리가 지식을 어떤 유형의 재산으로 취급할 것이냐에 따라 자유주의자들의 꿈은 실현될 수도 있고 또는 영구히 죽어버릴 수도 있다. (179)
어떤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온라인 상거래의 80퍼센트가 단지 30개 회사에 의해서 주도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부자가 온라인 거래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0)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 책은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난 그 미래에서 과거를 보고 있다. 현재의 미래학자들의 이야기가 이런 거구나. 너무 극단적인 예측은 맞지 않을 수 있겠다.
단절적 테크놀로지
인터넷은 현재의 과장된 선전을 실제로 실현하여 이 세상을 영원히 바꾸어놓는 ‘단절적 테크놀로지’가 될지도 모른다. (183)
인터넷 화면상에서 혹은 이동전화 화면으로 당신이 원하는 형태로 모든 뉴스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신문이나 소식지는 쓸모 없게 되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184)
종이 신문 발행이 점점 줄고 있다. 이제 기사도 사람이 작성하지 않는다. 로봇이 하고 있다. 대학에 신문방송학과가 없어지고 있다. 단순히 종이 신문이 없어지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저자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빨리 많이 달라졌다.
중간배제 현상 : 허리가 사라진다
제품의 원천과 최종 소비자 사이에 낀 모든 세력은 중간에 해당된다. 앞으로 20년 동안 거의 모든 직장이 중감배제 현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188)
당신의 자동차를 웹상에서 사고, 중고차를 경매 사이트에서 팔면 되기 때문에 자동차 대리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 (188)
모든 예측을 현재의 시스템에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인터넷으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공유의 개념이 새롭게 적용된다. 이제 소유할 필요를 못 느낀다. 유지비와 세금과 보험료를 지불하면서 소유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국가의 경우
이런 버추얼 세계에서는 국경이 점점 사라지고 국회도 그 힘을 잃게 될 것이다. (190)
우리는 앞으로 점점 더 개인적인 벼룩이 될 것이고 정부 관료제의 기관들은 우리에게 점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192)
간단히 말해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지금보다 더 지역화해야 한다. (192)
사라지는 직장
전일제의 영구 직장에서 근무하는 영국 노동력이 절반도 안 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규모를 실감케 한다. (192)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194)
그렇다. 이제 수명이 길어져 전일제 직장생활이 아니어도 일을 계속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도 한 직장에 메어서 근무하는 형태가 조만간 없어질 것이다.
2000년에 영국 고용청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영국 노동력의 23퍼센트가 이미 주당 여러 시간을 집에서 근무하며 또 그 밖의 38퍼센트가 그렇게 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196)
선택과 책임
나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또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200)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잘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200)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미래를 내다볼 때, 자본주의는 이미 서방 세계의 실질적인 종교가 되었고 점점 더 동방 세계의 그것이 되어가고 있다. (201)
그는 미래 사회의 주민들을 햇빛 속에 등대고 드러누워 간질여주기를 기다리는 개와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우리는 오늘날 그런 정치를 초점 집단 정치라고 부른다. (202)
미국식이든 무엇이든 자본주의가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더 가난하게 할 것인가? (203)
저자는 위의 의문 말고도 많은 걸 고민했는데 답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답은 벌써 나왔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하에 자본주의는 더욱 팽배해졌고 그로인해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졌고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지는 양극화가 극에 달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나는 학위가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허가증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204)
글쎄, 학위가 있다는 건 어떻게 연구하고 결과를 만드는지를 안다는 거 아닐까. 학위를 받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선생에게서 배워야 하는 학생들은 괴롭겠지만 나는 그때 이래 가르침이야말로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다. (205)
나와 비슷하다. 배운 것을 강의하는 데 활용하고 아이들 수업에도 적용하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계속 배움을 이어왔다.
당시는 1956년이었는데 과거의 추세에 바탕을 둔 막연한 추측의 시절이 끝나가고 있었다. (205)
영국은 이런 시대를 살고 있었는데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하는 시대였는데, 그래서 외국에선 한국의 경제발전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하나보다.
30년이 지난 뒤 찾은 싱가포르에서 나는 길을 찾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식민지 시대를 상기시키는 대성당과 크리켓 클럽을 빼놓고는 모든 지형지물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206)
한국을 이렇게 방문했으면 더 놀랬을 거다. 그래서 세계 경제학자들이 한국을 연구한다. 그들이 말하는 발전요인들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텐데. 분명 거기에서 지금 문제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을 거다.
친도구
친도구는 우리가 사들이는 불필요한 것을 일컫는 일본어이다. ... 친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징조이다. (208)
그래서 미니멀라이징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수요가 위축되면 자본주의는 시들기 시작한다. 우리가 가진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원하는 마음을 억누를 때에도 역시 자본주의는 위축된다. (208)
이제 마트에서 파는 1+1이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됐다. 가족 수가 줄고 외식을 많이 하면서 혼밥족을 위한 식당이 늘어난다. 1+1으로 사봐야 싼 게 아니다. 다 먹지 못하고 버린다. 저성장시대를 맞은 현재는 더욱 그렇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할 능력이 없는 듯하고 그래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209)
양극화를 예상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일지 생각을 못한 걸까.
자본주의가 만든 세대차
부모 세대는 아버지 한 사람의 수입으로도 잘살았는데, 오늘날의 부부는 아버지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잘살려면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이다. (210)
우리 자녀세대가 이럴 거다. 우리 세댄 우리 부모세대보다 잘 산다.
교도 자본주의 또는 기업 자본주의
서구인들이 볼 때 싱가포르 정부는 너무 통제 중심적이고 또 시민들의 자발적 복종을 강요한다. (212)
싱가포르는 마치 코끼리 기업의 운영방식처럼 운영되고 있는데, 그 전제조건은 기업에 좋은 것은 기업에 소속된 사람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213)
아시아 국가들이 개인의 국가에 기여하는, 국가가 있어야 우리가 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이지 않을까.
미국의 경우
대조직의 말단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주도로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을 정도로 용기와 배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215)
나는 또한 돈이 나의 이민국 통과에 하나의 해결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216)
“당신이 직접 벌어들인 돈은 당신의 인간적 가치를 보여주는 훌륭한 표시이므로 자랑해야 할 일이지 결코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일은 좋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나쁜 일보다 당연히 더 많은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따라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남보다 더 많이 좋은 일을 했다는 뜻이다.” (217)
독특한 논리다. 이게 미국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혀 있다는 것은 알아둘만 하다. 돈은 자랑하면 안 되고 근검절약해야 한다는 저자의 입장에선 더욱 그렇겠다. 그럼 한국은 어떤가. 여론 조사한 게 있다. 한국은 돈과 행복은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면서 돈 많은 사람은 부정부패와 권모술수가 뛰어나서, 혹은 부모에게 물려받아서 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참 이중적이다.
주주는 왕이다
나는 지금도 영미식 자본주의에서 왜 주주가 그토록 우대를 받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주주라고 해봐야 그들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회사에 돈을 댄 것도 아니다. (219)
한국은 가족형 기업이라 주주가 오너의 집안 사람인 경우가 많다. 너무도 특이한 형태다.
회사의 사장이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주주에 대해서 그토록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은, 실제로는 그들 주주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회사의 주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20)
주가의 허와 실
주가의 등락은 회사의 사업 실적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당대의 유행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22)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불공평한 나라
1990년대의 주식시장 소득 중 86퍼센트가 미국인구 10퍼센트에게 돌아갔고 따라서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했다. (225)
민주주의를 잠식한 자본주의
미국의 극빈층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불공평을 크게 개탄하지 않는 듯했다. (내가 볼 때에는 충분한 개탄의 사유가 되는데도 말이다). (226)
미래가 과거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사상은 미국 문화의 아주 활기 넘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유럽인들은 이 세상의 사물이 저 오래된 황금시대로부터 퇴락해 왔다는 피곤한 느낌을 갖고 있었다. (227)
미국과 유럽이 이런 차이가 있구나.
가령 대공황 시절처럼 공포가 가능성을 압도한다면 미국식 자본주의는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227)
별로 바뀌는 것도 없는데 투표는 해서 뭐해? 바로 여기에서 세계 최대의 민주국가인 미국 유권자의 절반이 투표장에 가지 않는 역설이 발생한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부식시키고 있는 것이다. (228)
승자 독식의 불안한 경쟁
나는 또 미국이 전세계 변호사의 70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231)
미국에서 유학한 법과 관련한 연구를 한 교수님 말이 생각난다. 미국은 고소 고발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어떻게 보면 본인의 권리를 찾으려는 적극적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이다.
글로벌 자본주의
미국인들은 늘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했고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은 아니라고 믿었다. (233)
이 책을 보면 미국인들의 의식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은 중국은 보다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다. 그들은 소비자주의의 매력을 물리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또 보다 많은 상업적 자유를 허용해야 할 필요성도 인정하고 있다. (234)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라는 귀신이 병 속에서 일단 빠져나오면 그것을 다시 병 속으로 집어넣기는 아주 어렵다. (235)
인도 케랄라의 경우
나는 가장 희망이 넘치는 지역인 인도로 가보기로 했다. 이 거대한 나라도 정말 기적적으로 아직까지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236)
서구에선 인도라는 나라가 참 매력적인 나라인가 보다. 아니 전세계적으로 그런가.
케랄라는 관광객의 천국일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계몽적 발전의 모델이 되고 있는 곳이다. (238)
많은 케랄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일하는 친척이 보내준 적은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케라라에는 용돈이 넘쳐난다. 뒤에 남은 부모나 아내들이 해외에서 오는 송금을 소비하는 것이다. (240)
이제는 여성이 해외에 나가 돌봄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산다.
가용 자본이 없다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은 성공적인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 단 하나 자본이 없다. (243)
서방 세계의 사람들은 부동산 권리를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전세계 2백여 개 국가들 중 겨우 25개 국가만이 보편적 재산권을 확보하고 있어서 그것을 가용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다. (244)
정말? 이렇게 적은 나라만이 보편적 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몰랐다. 그 25개의 나라 중 한국도 포함되는 거겠지. 그래서 한국이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걸까?
제3세계의 딜레마
교육은 사람을 자유롭게 하지만 자기 고장, 국가, 회사에 대한 애착을 희석시킨다. 아름다움으로 만든 부는 아름다움을 훼손시킨다. 개인에게 좋은 것은 사회에 나쁠 수도 있다. 그러니 진보는 2보 전진, 1보 후퇴의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249)
교육이 그런가. 잘 모르겠는데.
다른 길은 없는가
글로벌 자본주의는 많은 사람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251)
부자들은 이웃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세금을 납부했으니 국가가 알아서 거리에서 범죄를 소탕하고 또 학교 시설을 개선하라고 요구한다. (253)
경영학의 귀재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255)
다음에 읽어야 할 책이 피터 드러커다. 과연 그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하다.
부의 창출을 무작정 극대화하면 왜 우리가 그런 부를 원하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이데올로기에만 너무 집착하면 수단을 소홀히 하게 된다. (257)
제3부 독립된 생활 –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6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포토폴리오 생활
소속감의 상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혼자 있음이 반드시 고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속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었다. (261)
사실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그런 초청장이 그리웠다. 그것은 사회적 배제에 의한 죽음이었다. 아예 초청장을 못 받는 것보다는 초정을 받고서 파티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게 더 나은 것 같았다. (262)
소속감이란 거 중요하다. 그 느낌이. 그래서 회사가 아니라도 활동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아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종이 살아남은 이유, 유발 하라리가 말했다. 무리를 이루고 소통을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고.
어딘가 소속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게 되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263)
타고난 벼룩인 그녀는 회사 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그래서 사업과 개인생활의 공동체를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264)
열정을 되살려주는 새로운 목적의식
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 (265)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창조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고 싶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 등의 막연한 꿈이라면 그것은 꿈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는 생겨나지 않는다. (267)
구체적인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거겠지.
비록 여러 해 동안 나 자신으로부터 나의 꿈을 감추면서 기업의 중역이 되려고 애써왔지만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내가 타고난 교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268)
나도 오래전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다. 계속 이루고자 하는 일의 목록에 있었다.
나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프리랜서로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사람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그의 최근 일 혹은 프로젝트뿐이라는 것이다. 그의 과거 명성이나 경력은 아무런 보장이 되지 못한다. (27)
작가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여전히 다루지만 새로운 현실에 비추어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통찰, 새로운 관점, 새로운 경험을 나눠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271)
좋은 말이다. 새롭게 나온 기술이 아닌 다음엔 어차피 다 다뤘던 주제다. 시대적 변화에 맞춰 다시 보는 것이다.
나는 우선 나의 경쟁자들이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치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읽기에 너무 따분하다. (272)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내 책은 다른 경영서보다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273)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남들과 다르게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 (273)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274)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274)
변경연 과정은 저자와 반대로 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의 방향도 나쁘지 않다. 하긴 저자는 고전을 어렸을 때부터 읽었고 전공했다.
외국을 여행하는 것도 일종의 학습이다. (275)
이탈리아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하지 않는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기 나라에 다 있다고 생각한다. (276)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겠지.
“우리는 태양 아래 황금의 나라에 살고 있어요. 로마의 정부가 열심히 일하든 말든 인생은 계속되는 겁니다.” (276)
나는 이탈리아 방식이 반드시 옳은 방식이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탈리아의 시각으로 보면 사물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고 전에는 당연시하던 것을 새롭게 보게 된다는 것이다. (277)
저자는 나이에 비해 유연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념
소속되기, 꿈꾸기, 학습하기 – 이런 것들은 내가 새롭게 시작한 독립된 인생에서 하나의 딜레마이다. 과거 회사에 다닐 때처럼 그 세 가지가 하나의 패키지로 갖춰져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280)
강연회에 자주 나가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갖는다. 내가 남들에게 뭔가 중요한 것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과연 남들이 내 얘기를 들어주기나 할까 하는 회의감 사이에서 힘든 외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281)
맞다. 어떨 땐 보람도 느끼고 뭔가 영향을 끼치는 구나 싶어 기분이 좋다가도 내가 이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싶기도 한다.
자신감 속에서 싹트는 회의감, 나아가 타당한 회의감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든다. (282)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84)
7장 일 구획짓기
“포트롤리오 인생은 러시아워 때의 혼잡한 지하철을 타지 않습니다. 그들이 거기 없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이 그 구성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보지 못하는 겁니다.” (286)
우리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을 본다. (286)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일명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다중과업적 삶을 살아왔어요. 당신은 그걸 ‘포트폴리오 인생’이라고 부르지요. 하지만 난 그걸 ‘생활 꾸려나가기’라고 부르겠어요.” (287)
저자의 포트폴리오 삶이 별로 새롭지 않았던 이유가 그렇게 살아온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이었구나. 변경연 과정에서 이 책을 읽는 이유를 알겠다. 대부분이 직장인이다 보니 이 책을 보면서 새로움을, 혹은 직장인이 아닌 삶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건가보다.
그 누구도 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활이었다. 나의 실수는 단 하나의 일, 즉 돈을 받고 하는 일(직장)만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288)
집안일
이 모든 집안일을 외주를 준다면 10만 파운드의 돈이 지출되어 경제와 고용창출에는 큰 도움을 줄 것이다. (289)
자원봉사
사람들은 자원봉사 일을 가장 만족스럽게 여긴다. 금전적인 이유나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좋아서 하기 때문이다. (291)
학습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293)
운동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294)
나는 책과 씨름하는 나의 진짜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심신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295)
맞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점점 더 운동을 안 한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일의 배분(4가지 일) 사이에 균형을 잡아야 한다. (296)
3가지는 그런대로 잘 배분해서 하고 있는데 운동이 제일 안 되고 있다.
일의 배분
내가 알기로 대부분의 책들은 출간 후 2년에 걸쳐서 5천 부 정도 팔리는 게 고작이다. 또 출판사를 잘 만났다고 하더라도 원고 집필을 완료한 후 2년 뒤에나 책이 나오는 것이다. (296)
교육팀 선배가 말했었다. 변경연 과정을 마치고 2년 내에 책을 출판하면 빨리 하는 것이라고.
나만의 브랜드
우리 부부는 그 다음에 자원봉사 일로 25일을 배정했는데 이것은 돈 버는 일을 위한 시간의 약 10퍼센트이다. (300)
난 이렇게 시간배분을 정해본 적이 없다.
“나머지 다른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야. 돈 버는 일은 총 시간의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301)
하긴 난 돈 버는 시간에 비해 돈을 못 벌고 있다. 코끼리의 삶에서 벗어나서는 버는 게 아니라 쓰는 삶이었고 시간도 쓰는 데 더 많이 사용했다. 물론 배움의 시간과 비용이긴 했지만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302)
“사람들이 당신에게 강연이나 강의를 요구할 때, 당신이 무엇을 표상하는지 또 당신의 값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아야 해요. 당신이 하는 일이 자랑스럽고 또 당신이 어느 의미에서 특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당신을 팔아먹을 수 있어요.“ (305)
책을 쓰면 출판사는 그 책을 홍보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각종 인터뷰나 기사를 주선해 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홍보하고 또 나의 브랜드를 알릴 기회를 잡았다. (306)
책은 홍보하기에 가장 좋은 도구다. 출판을 하면 저자가 되고 저자직강의 강의 의뢰가 온다.
자신만을 위해 고용된 사람
영국의 등록 회사들 중 60퍼센트 이상이 직원은 없이 사주만 있는 회사이다. (308)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309)
저자가 이런 삶을 처음 살기 때문인지, 이런 삶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인지 너무 포트폴리오 생활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아니면 내가 그런 삶을 살기에 전혀 새롭지 않아서 그런 걸까.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 (311)
지난 1천 년 동안의 최고 영웅으로 영국 사람들이 뽑은 인물은, 말(言)이외에는 아무런 재산도 없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 (311)
좋은 평가는 무시해버리고 모든 혹평을 기억 속에 각인시키고 잊어버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런 비평이 모두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는 것이다. (312)
강의의 부정적 피드백도 그렇다. 강의는 다음 강의에서 만회하면 된다. 하지만 책은 그럴 수 없다. 물론 개정할 때 수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책이 잘 팔렸을 때 이야기다. 혹평을 받으면 그 다음 책을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지금이야 혹평도 좋으니 책을 내기만 했으면 좋겠지만 말이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313)
10월부터 하는 책 수업을 이런 자세로 해야 할 것이다.
독립생활자의 문제
한 가지 나쁜 점이 있다면 포트폴리오 생활의 독립성이 이기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315)
8장 생활 구획짓기 317
이성적인 사람들은 세상이 늘 지금 그대로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318)
아무리 자부심이 강하고 또 예민한 사람일지라도 남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 편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318)
맞다. 내 편인 사람은 나를 위해 하는 비판이지 험담하거나 상처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320)
결혼 생활의 몇 가지 유형
나는 기업계의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약속하는 산뜻한 공식을 만들어낸다면 그걸로 유명해질 수도 있다는 은밀한 꿈을 꾸기도 했다. (322)
23명의 표본 집단으로 이런 공식을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니 좋게 말해 너무 낙관적이다.
부부의 압도적인 결혼 생활 패턴은 BD였다. 이것은 남편이 자율을 중시하는 높은 성취형인 반면 아내는 배려를 중시하는 D 그룹에 속하는 ‘전형적 결혼 생활’이었다. (323)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327)
이 부분을 읽으며 지금까지 결혼생활을 돌아봤더니 아이가 어릴 때 오히려 전형적 결혼 생활과 경쟁적 부부 생활을 동시에 했었다. 힘들 수밖에 없는 생활이었구나 싶다. 하지만 지금은 나 역시 결혼 패턴을 바꾸며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2의 결혼 생활
그렇게 부부간의 시간을 양분하자면 일 역시 그 시간에 맞추어 몰아서 해야 했다. 나는 나의 고객들에게 여름 6개월은 공부를 하면서 쉬는 시즌이니 겨울 시즌에 다시 찾아와주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330)
저자는 강연과 책 쓰는 일이 많으니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겠지만 보통 많은 벼룩들은 혼자 관리해도 충분하다. 그러니 이렇게까지 시간을 배분하지 않아도 된다. 정민 작가처럼 강연이 아닌 책과 연구만 할 수도 있고, 고 구본형 선생님처럼 일주일에 2번이상은 강연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해놓을 수도 있다.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걸 찾으면 된다.
“아내는 남편과 평생 결혼한 것이지 점심식사를 위해서 결혼한 것은 아니다”라는 오래된 격언은 우리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332)
너무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 특히 하루 종일 같이 먹는다는 게 좋나. 나는 먹는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 혼자 편하게 있고 싶다.
구획 짓기
자신의 포트폴리오 인생을 이처럼 두 부분으로 산뜻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333)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럴 필요도 없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은,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센의 정의를 적용해 본다면 구획짓기는 우리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338)
맺는 글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43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가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343)
나이든 사람이든 젊은 사람이든 느슨한 상태로 자기 멋대로 있는 것을 더 좋아한다. (345)
경쟁적 개인주의의 문제점
소속감이 없는 생활, 관여하지 않는 생활은 그 어떤 사람, 그 어떤 것에도 책임을 느끼지 않는 생활이다. (347)
전형적인 미국적 태도 – 열심히 일할수록 더 많이 사들일 수 있다 –가 득세하여 일은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유럽식 사상을 물리친다. (349)
저자는 부부생활 연구할 때 분명 인간사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예측이 가능한 게 아니라고 했으면서도 이런 부분을 보면 너무도 한 방향으로 전개될 거라고 본다. 인간은 다 다르다. 개인적 삶을 선호하다가도 공동체 삶을 그리워하고 전혀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도 참여한다.
공동체 붕괴의 우려
만약 우리끼리만 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된, 선택의 공동체를 만들려고 할 것이다. ... 이렇게 되면 국민을 하나로 묶을 국가적 공감대가 점점 사라져 사회는 조각조각 분열되고 말 것이다. 그 결과 사회를 단단하게 엮어주는 저 애매모호한 개념인 사회적 자본이 파탄 나고 말 것이다. (355)
그럴까? 이제 더 이상 국민을 하나로 묶을 공감대가 있다는 것은 이상일 뿐이다. 구성원들도 다양해졌고 세대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각자의 선택으로 만든 공동체들이 서로 다른 생각들을 조율하고 협의해서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내면 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저자의 사고가 국수주의, 민족주의에 길들여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로운 공동체의 건설
나는 인격화된 신을 믿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유년 시절에 대한 반작용인지 모르지만 우주의 모든 일에 간섭하는 지고한 존재의 개념도 나에게는 역겹게 들린다. (361)
와우~ 이건 그동안의 어떤 표현보다 과격한 표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재해석을 이렇게 본다. 내가 신과 동의어라고 생각하는 것 가령 ‘선’과 ‘진’을 발견하는 것이다. (362)
내 안에 개발되어야 할 잠재력, 선의 잠재력이 엄청 많이 있다는 뜻으로 나를 ‘캐퍼빌리티 찰스’라고 불러준다면 나는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363)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365)
▣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하여
목차의 순서가 저자의 시대적 흐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 저자의 사고와 가치관을 이해하는 성장기를 먼저 보여주니 이후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기 쉽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보완이라기보다는 시대가 변해 더 이상 효용이 없는 부분들이 있다. 그렇다고 그 부분을 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가 연구한 내용도 있고 결혼을 했기에 부부생활이라는 부분을 넣었을 것이다. 미혼이나 비혼인 사람은 별 의미가 없는 내용일 수도 있다. 저자가 경험하지 않았지만 아들과 딸의 삶을 예를 들어서, ‘결혼하지 않은 벼룩의 삶’도 다뤘으면 어땠을까 한다.
3. 이 책의 장점
2001년에 쓴 미래의 예측한 내용을 미래인 2017년에 보면서 저자의 예측이 맞은 것에 대해 놀랍고, 예측과 다른 것을 보면서 지금 또 미래를 예측하는 책들이 틀릴 수 있으며 극단적인 것은 더욱 현실과 멀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래를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글쓰기와 관련된 내용이 많지는 않지만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벼룩으로 살고픈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4. 내가 저자라면 이렇게
유엔미래보고서부터 트랜드 코리아, 4차 산업 등 요즘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 많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이 책의 저자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이 있다면 분명 저자가 예측한 미래가 왔음에도 책이 읽히고 팔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나에게 이런 통찰이 있나 의문이 들고, 이런 통찰은 그냥 저절로 깨달아 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 경영학자들이 통계와 수치에 인문학적 사고를 통해서 밝혀내는 것이라고 본다.
난 사회학에 관심이 많으니 한국의 현대사를 통해본 세대의 특징을 가지고 접근한 예측은 가능할 것 같다. 386세대의 부모와 IMF 세대의 부모는 다르다. 그들의 자녀 양육과 교육정책이 바뀌는 부분을 연결할 수도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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