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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벼룩
찰스 앤디 지음/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저자연구
“좋아, 그런 대로”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우세요?”
“좋아, 그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셀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응, 좋아. 그런대로.”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 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이 구절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론 온 몸에 전율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나 역시 ‘좋아 그런대로’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 아니 많은 사람들의 삶이 그러할 것이다. 또 사실 ‘좋아 그런대로’란 말을 할 수 있는 인생정도면 행복한 것은 아닐까?란 자문도 해본다. 오늘날 우리 주위에 “오늘 괜찮아?”란 질문을 던졌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 그런대로”란 말을 하는 사람이 몇 이나 있겠는가.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오늘 ‘그냥 그런대로 좋다’면 아마도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의 삶에 대해서 반문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냥 지금은 좋아 보일 뿐이다. 공허함이 찾아오든지 아니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함이 올 것이다. 찰스핸디 책을 읽으면서 내가 꿈 꾸는 삶을 먼저 살아간 나의 큰 선생님을 만난 듯한 기분이었다. 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니 많은 점을 배우고 느낄 수가 있었다. 물론 영국이라는 나라적 특색, 그리고 50년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에서의 근무 등 시대적인 좋은 환경을 타고 난 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오늘날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새로운 형태의 삶의 유형을 만들어 낸 점은 잘 살펴볼 점이다 또 다른 것을 떠나서 멋진 인생, 행복한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아서 부럽고 존경스럽다. 일과 가족의 균형 있는 삶, 그리고 부부간 서로의 존중 등 여러가지로 참고하고 배울 만한 것이 많은 저자이다. 특히 부부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정리한 것은 나에게 아주 색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시기 적절하게 관계 설정이 달리 되어야 한다는 지적에는 그 동안 미쳐 생각치 못했던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의 일생
피터 드러커에게 '천재적인 통찰력으로
학문적인 개념을 현실에 적용하고 구현해낸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은 찰스 핸디는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50인(Thinkers
50)' 중 한 사람으로 필립 코틀러, 톰 피터스, 헨리
민츠버그와 함께 '경영사상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옥스퍼드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간부와 MIT 슬론
경영대학원 펠로우를 거쳐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을 설립했다. 이후
영국의 씽크탱크인 세인 트조지 하우스소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영국에서는 BBC 라디오 방송 [투데이]의 '오늘의 사색' 코너를 10년 넘게 진행하기도 했다.
스스로를 사회철학가로 칭하며 기술과 경제발전, 인구 변화가 우리의 일터와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연구했으며 개인과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시장경제의 문제점 등을 다른 이들보다 한발 앞서 창조적으로 분석해냈다. 경영과 삶을
바라보는 그의 독창적 의견은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교훈을 선사했으며,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그의 안목은 경영계에 수많은 추종자들을 만들어냈다.
경영인적자원 연구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논문으로 두 차례 '맥킨지 상', [타임]이
꼽은 '경영학 고전 25'에 선정된 [텅 빈 레인코트] 로 '올해
의 경제 평론가 상'을 수상했다. [포천]과 [비즈니스 위크] 가
동시에 '올해의 10대 경영서'로 선정한 [비이성의 시대]를
비롯하여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헝그리 정신] 등 그가 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터파크
저자 평 중)
마음을 무찔러 온 글귀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P11 – 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 상태가 된 내가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것을 실업 상태라고 부르지 않는다. 내가 그로부터 2년 전에 만들어낸 말에 따르면 나는 비로소 ‘포트폴리오 인생’이 된 것이다. 그 당시에 나는 앞으로 20세기 말이 되면 포트폴리오 인생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던 것이다.
그의 용기와 혜안에 박수를 보낸다. 그는 어쩌면 운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일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론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P14 –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곰곰이 새겨볼 말이다. 진리는 처음엔 배척 받고 무시 당한다. 왜 그렇게 처음엔 진리가 배척당하는 것일까? 아마도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기 때문일 것이다.
P20 – 우리의 사회 생활과 개인적인 생활에서 너무 단기적인 경제문제에만 몰두한 나머지 성공의 의미, 손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사회의 모습, 그런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 등 근본적인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지평선은 더욱 짧아졌고 경제는 더욱 주도적인 문제가 되었지만, 브루스터가 제기한 질문은 아직도 유효한 상태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도 되 물어봐야 할 질문이 아닌가 싶다.
P22 –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경제가 낙후된 나라에서 사는 게 더 좋을지도 몰라. 그런 나라에서는 말이야. 손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좋은 연극을 볼 수 있고 또 대화는 늘 철학적이지. 한마디로 여유 있게 숨쉬며 살 수가 있은 거라고
생각해 볼 화두가 아닐까? 왜 우리는 갈수록 부유해지는데 갈수록 더 불행해지는 듯한 느낌일까
P20 – 그런데도 대부분의 조직 구조에서 더 많은 수입, 더 높은 지위, 더 큰 책임을 원하는 사람은 본인의 재능에 적합한 특정 직무 안에서 계속 진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직무를 떠 맡고는 한다.
대 부분의 회사가 그렇다. 그런데도 회사가 운영되니 그것 또한 신기하다.
P30 – 토스카나(이탈리아)에서는 “인생은 결국 점심식사이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토스카나 사람들은 재미있게 살면서도 생산적으로 일을 한다.
P27 – 포트폴리오 생활은 당신에게 성공의 의미를 재규정하도록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과 인생의 목적에 관한 그 개인의 가치와 신념이 자연히 드러나게 된다. 스케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피상적으로는 두 개의 선택안 중 하나를 골라잡는 것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그 사람의 신념체계가 드러나는 준 종교적인 탐구가 되는 것이다.
스케줄을 잡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의 철학이 드러나는 일이다. 결국 우선순위를 정하는 행위는 인생의 목적과 가치관을 뚜렷하게 해야 가능한 일인 것이다.
제 1부 -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P48 – 그래서 나는 그런 사소한 것들에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생활을 동경했다.
우리 부부의 이런 성향도 따지고 보면 유년 시절에 대한 반역인 것이다.
유년 시절이 기억은 그것에 대한 강한 집착 또는 강한 반작용을 만드는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P50 – ‘돈을 남에게 주어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그 돈은 어떻게든 당신 손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미국의 위대한 자선사업자인 카네기, 록펠러, 기타 인사들이 힘겹게 배워서 애써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게 된 교훈이다.
카네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 아닐까?
P54 – 세익스피어는 또 다른 성서였다. 물론 어린 시절에 많은 부분을 오해하기도 했지만 성서 못지않게 내 생활의 일부를 이루었고 또 언어적 마법의 원천이 되었다.
영미문화권 사람들에게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성서와도 같은가 보다. 부럽기도 하고 우리나라엔 어떤 작가가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해 진다.
P56 – 가정은 인간의 첫 번째 학교이다. 단지 정해진 교과과정, 품질관리,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담임교사 등이 없다는 게 일반 학교와 다를 뿐인 것이다. 나는 우리 첫 딸애가 태어나는 것을 보고 이렇게 탄식했다.
“내가 이런 어려운 일을 맡아야 하다니!”
하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나는 엉겁결에 아버지가 되어 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렇다 인생은 이렇게 늘 초보일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처음 사는 삶이기에.
P60 – 나는 이 ‘조용한’ 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왜 사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P73 –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알고 있다네.”
다른 나라들은 유연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여우와 고슴도치를 섞어 놓은 스타일을 원하고 있었는데, 영국은 고슴도치를 길러야 한다고 고집했던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쪽인가? 여우도 아니고 고슴도치도 아닌 듯 하다.
P79 – 그 조직의 관점에서 볼 때, 학생은 조직의 구성원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그 조직의 생산물 혹은 보다 정확하게는 진행 중인 과제로 간주되었다. 적어도 과거의 학교에서는 학생이 그런 식으로 취급되었다.
P81 –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의 씨앗’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어린 나이에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한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아니면 만났는데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다.
P83 – 옥스퍼드는 남의 책을 그대로 베끼는 일을 극도로 경멸했다. 또 남의 책을 인용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풍토가 빨리 정착되어야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P85 – 왜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성적과 학점에 그토록 안달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연극계에서는 출신 학교나 졸업 성적 따위는 따지지 않아요.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거기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예요.” 아들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지나고 나서 보니 정말 그렇다. 그런데 그때는 왜 그렇게도 성적과 학점에 매달렸던 것일까? 취업을 위해선 최소한의 학점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와서 보니 또 그것도 아닌 것 같다.
P87 – 당시 내 친구 하나가 한국에서 전사했고 또 다른 친구는 큰 부상을 입었다.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저 먼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싸우다가 그렇게 된 것이었다.
저자의 나이가 몇 살인가? 놀랐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친구가 있다니.
P94 –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세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아이들에게 이 말을 나도 해 주고 싶다. “넌 하나의 경이란다.”
제 2부 –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P101 –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고 누군가가 여기 들어오면 아무 말도 하지 마. 그냥 듣고서 배우라구. 내가 출장을 갈 때는 나를 따라 오되 입은 다물고 있어. 그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네가 보고 들은 것에 대한 자네 생각을 들어줄 테니까.”
지금도 회사의 전형적인 분위기는 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P104 – 시장이 점점 팽창하고 ‘현상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조금도 없는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그런 관행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자 회사의 각종 사업은 아웃소싱되기 시작했고 비용은 대폭 절감되었으며 이익은 얇은 조각처럼 박해졌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나는 이미 다른 회사로 옮겨가 있었다.
P108 – 아폴로는 대 기업의 수호신이다. 그는 논리와 질서의 신, 조화의 신,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양들의 신이다. 나는 그 책을 쓸 당시 고대 그리스의 신들을 동원하여 기업의 문화와 스타일을 서술했다.
그 그리스 신들의 개념은 나의 새로운 경력에 하나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역시 차별성이다. 기존의 것들과 어떻게 다른가가 중요한 요소란 생각이 든다. 그리스신화는 서양문화에서는 친숙하면서도 많은 장르에 변형되고 적용되는 창조성에 근원이란 생각이 든다.
P108 – 나는 그런 개념을 바탕으로 [경영의 신들]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신이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상징하는 제우스, 논리와 질서를 상징하는 아폴로, 팀워크를 상징하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 창조적 개인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 이렇게 넷이다. 각각의 신은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늘 이 네 유형의 혼합인데, 문제는 혼합의 정도인 것이다.
디오니소스 왠지 친숙한 느낌이다.
P111 –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나는 업무 대신 사교 생활에 열중했고 회사 내에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녔고 상급자들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저 만치에다 밀쳐 놓았다. 나는 아폴로형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다.
P113 – 하지만 그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바깥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안톤 체호프의 [앵두나무 과수원]은 백년 전에 씌어진 희곡이지만 그 도덕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변화를 받아드리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늘 파탄은 자기 자신이 가장 아끼고 잘한다고 생각하는 곳에서부터 온다. 대 부분의 회사들이 주력사업을 과신하다가 회사 문을 닫게 된다.
P115 – 클로버형 회사(회사의 3분의 1은 핵심 직원, 또 다른 3분의 1은 하청업자, 마지막 3분의 1은 파트타이머와 전문조언자 등의 비상근 인력으로 구성된 회사)를 주장하던 당시에 나는 성공적인 다국적 기업의 사장이 한 말을 즐겨 인용했다. 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1/2*2*2*3=P”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어요. 5년 안에 현재 가지고 있는 핵심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라. 그게 생산성과 이익을 올려준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전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해서 두 배 더 보수를 타가는 반면 가치의 세 배를 생산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이기게 되어 있어요”
“하지만 직원의 절반이 회사를 그만두어야 하는군요.”
회사에서 사원은 무엇인가? 회사는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과연 주주가 회사의 주인인가? 그렇다면 주주는 회사를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준다.
P129 – 연방주의는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를 거대 규모의 복합체와 연결시키는 한 가지 검증된 방식이다. 점점 더 하나의 마을,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정치체계를 지향하고 있는 세계를 상대로 하기 위해서는 거대 규모의 복합체가 필수적이다. 반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의 조직 혹은 공동체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P134 –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가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그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집중화된 소유권”과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P135 – 우리는 그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 철광석을 황금으로 바꾼 사람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그들을 연금술사라고 불렀다. 그 단어가 진취적 사업가라는 말보다는 더 은근하고 더 그럴 듯 들렸다.
그들은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P138 – 연금술사들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받았다는 것이었다. (내가 나의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씨앗을 받았던 것처럼).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그 분야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황금씨앗을 부여 받는 것, 그것을 줄 사람을 만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P145 – 사람들은 이런 새로운 기업국가(국가규모의 기업)가 자본주 이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빈 공장과 창고를 내 팽개친 채 제멋대로 활동 국가를 옮겨가지나 않을까, 막강한 재정능력으로 관련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나 않을까, 공동체와 환경에 대한 그들의 관심사가 제스처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하고 우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온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오직 기업의 수익만을 고려한다.
P155 – 프리랜서는 자신의 노하우 결과를 판매할 뿐, 노하우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직원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을 회사에 팔아버림으로써 그 시간을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노하우마저도 암묵적으로 함께 팔아버리는 것이다.
프리랜서와 달리 직원들은 노하우 자체도 모두 회사 소유로 스스로 인정해 버리고 있다. 이제 나만이라도 노하우 자체를 회사에 넘기지 말자. 그런데 실제로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이 많지 않다. 그 자체를 가질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P156 – BBC사장으로 영입되 존 버트는 봉급을 받는 임원이 아니라 자기 소유의 개인회사 명의로 고용 계약에 서명했다.
놀라운 사람이다. 이것이 가능한가? 나도 언제가 꼭 이렇게 계약하고 말겠다. 다짐다짐 해본다.
P167 – 스탠디지는 우리가 이미 전에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전보는 1840년대에 발명되었다. 그리하여 생겨난 거미줄 형태의 전보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것은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고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정도로 회사의 업무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그러다가 먼 도시에 있는 전신 교환사들 사이에 로맨스가 생겨나기도 했다.
기술에 앞서 역시 사랑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단지 인간을 도와줄 뿐이다.
P178 – 1984년의 연간 전화 통화건수가 오늘날 단 하루에 통화되고 있다. 정말 요즘은 하루가 옛날의 한 해에 해당한다. 나는 때때로 이렇게 소리치고 싶어진다. 이 디지털 세상의 속도를 늦추어라,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나에게 휴지 버튼을 달라.
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우리의 행복을 더 증가시켜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왜 기술을 발전 시켜야 하는가?
P183 – 지식의 소나기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나 멀리에 있는 사람이나 따지지 않고 공평하게 내릴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모든 사람을 위한 공평한 교육은 하나의 현실태가 될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지식의 소나기를 같이 맞고는 있지만 결과는 너무 판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P186 – 세익스피어의 연극은 사랑, 질투, 야망과 탐욕, 자존심과 동정심, 죽음과 인생의 의미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사실 그런 것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P188 – 이처럼 업계의 중간 부분이 사라지는 현상에 중간배제라는 멋진 이름이 붙었다. 그리하여 신규업체들이 그 비어버린 중간에 손쉽게 끼어들 수 있게 되었다. 어떤 현상에 대하여 이런 전문적 용어까지 붙었다면 그 현상이 확실히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제 모든 정보 기업들은 중간배제의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이미 우리 앞에 현실로 다가와 있다.
P198 –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내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가장 첫번째로 가지고 가자.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P206 – 나는 한때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불공정성 때문에 결국 민주주의가 자본주의를 파괴해 버리고, 우리는 통제적 사회주의 혹은 빈자의 독재정치로 되돌아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같은 생각이다.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파괴해 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지금도 모두가 평등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P207 – 자본주의는 개인들을 완전 압도하여 우리의 가치와 우선사항을 왜곡시킬 것인가, 아니면 일부 사람들이 믿듯이 그것만이 자유로 가는 유일한 길인가? 자유와 평등은 양립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제3의 요소인 박애를 필요로 하는가? (프랑스 혁명이 내세운 자유, 평등, 박애라는 삼위일체의 혁명 정신은 아직도 사회 내에서 그 해석이 분분하다.)
자본주의는 자유란 명목 하에 자본의 힘을 마구 휘두르고 있다. 무엇이 과연 자유인가? 우리는 어디까지 자유를 허용해야 하는가?
P215 – 그 느긋하고 천천히 돌아가는 세계에 대한 향수가 비록 강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를 할 뿐 우리의 과거나 부모와 비교하지는 않는다.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가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풍요란 무엇인가? 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지난 세대보다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은 많다. 휠씬 풍요롭고 편리하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더 행복해 지지 못하고 있는가?
P223 – 나는 지금도 영미식 자본주의에서 왜 주주가 그토록 우대를 받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주주라고 해봐야 그들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회사에 돈을 댄 것도 아니다.
주주제일주의란 말만큼 사기성 짙은 말도 없는 것 같다. 회사에서 왜 그렇게 주주가 중요한가? 무엇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회사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이 아닌가? 우리는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저자의 지적에 공감한다. 주주는 단지 돈을 빌려준 것 뿐이다. 그것에 대한 수수료 또는 임대료를 주는 것은 합당하다. 하지만 그 이상을 주주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장차 자본주의를 병들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P225 – 내가 이런 과정에 대하여 가장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기업이 사고 파는 일반 상품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 회사에서 현재 근무 중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P226 – 나는 그처럼 계산을 하고 견적을 뽑는 과정에서 검토 대상이 되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 회사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맹점이자 폐해이다. 효율성과 자본이라는 허울 속에서 결국 인간 사회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P237 –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 이상 손에 들어온 그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공의 역설이기도 하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가? 인생 철학의 문제란 생각이 든다. 이것이 없다면 공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P237 –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마저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물론 구매를 유혹하는 ‘친도구’가 더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곧 시들해진다. 그러니 보람 있는 인생을 영위하려면 자기 자신의 범위를 뛰어넘는 목적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저자의 인생의 노하우를 듣는 것 같다. 70인생을 살아온 저자의 깨달음이자 노하우라는 생각이 든다.
P240 –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라는 귀신이 병 속에서 일단 빠져나오면 그것을 다시 병 속으로 집어넣기는 아주 어렵다. 20세기 초에 프랑스 총리를 역임했던 리오넬 조스팽은 자기는 시장 사회가 아니라 시장 경제를 희망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유럽의 관점을 아주 잘 요약한 것이었다.
P248 – 페루의 경제학자인 에르난도 데 소토의 저서가 우리의 질문에 답변을 제공한다. [자본의 신비]라는 그의 책에는 “왜 자본주의가 서방에서는 성공했는데 다른 나라들에서는 실패했나’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데 소토는 제 3세계에 진취적 사업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나도 궁금한 점이다. 왜 다른 대륙, 세계에서는 자본주의가 잘 정착하지 못하는 것일까? 오히려 민주주의 정착을 막는 역할을 왜 자본주의가 하고 있을까?
P254 – 회사들은 다음 세대의 노동력들을 교육시킴으로써 스스로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회사들은 그럴지도 모른다고 동의하면서도 현명한 사용자라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과연 주민들을 무식한 상태로 내버려 두는 것이 허용 가능한 일일까?
아이러니하다. 회사들은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교육시켜 줌으로서 다음 세대의 노동력을 손 쉽게확보 하지 못할 것이다.
P256 –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그 수준 이하(대략 오늘날의 그리스와 포르투갈)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기본적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 또 만족을 가져온다.
흥미있는 연구이다. 나중에라도 상세한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싶어 진다.
P258 – 자본주의는 거대한 강이다. 만약 그 강이 범람해 버리면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수장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니 정부, 국제기구, 우리들 자신은 모두 이런 홍수에 대비해야만 한다.
자본주의가 범람할 수 밖에 없다.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왜 범람하는 지를 봐야 한다.
제 3부 – 독립된 생활
P272 –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만난 연금술사 애기를 해주었다. 열정은 그들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고, 그런 열정은 어려운 시기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삶의 목적을 지탱해 주었다. 열정은 사명이나 목적보다는 휠씬 강한 단어이다.
열정은 어떻게하면 어려운 시기에도 수그러지지 않을까? 궁금하다.
P273 –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그들은 묻는다.
“꿈속에서”
내가 대답한다.
소원은 정말 바라고 바래야 하는 것인가 보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30초내에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꿈에서도 나타나야 할 만큼 잠재의식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어야 한다. 온몸으로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고 바래야 이뤄진다.
P274 – 나의 꿈을 감추면서 기업의 중역이 되려고 애써왔지만 내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나는 그 과정에서 내가 타고난 교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나의 첫 번째 책이 교과서가 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었다. 나는 소설이나 희곡을 써 보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에 열정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쓰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아 정말 저자는 나를 보는 듯 하다. 아니 내가 본 받아야 할 구루란 존경심이 생긴다. 부럽다. 원하는 것을 이룬 행복한 사람이다.
P279 –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하자.
남과 비교해서 뛰어난 것 보다는 다르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 중요한 건 다르게 하는 것이다.
P280 –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은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고 또 인생이야말로 내가 환히 밝혀서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은 문제였다.
새겨 들어야겠다. 고전들을 읽어보자. 하나하나 읽어봐야겠다.
P283 – 영국 사람들은 중소기업을 적당한 때에 큰 기업에게 팔아넘기려고 하는 반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를 물려가며 그 기업을 계속하려고 하기 때문인가?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소기업들이 많고 대를 이어 영위하는 가족회사들이 많은 것 같다.
P289 –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그것’이다.”
피치노는 ‘그것’을 영혼이라고 불렀다. 그의 모든 저작은 그 위대한 자아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P289 – 나는 신혼 때 아내와 나눈 대화를 아직도 기억한다(이상하게도 아내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당시 나는 셀 런던 본사에 근무하면서 관리자들을 교육시키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여보, 당신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러우세요?”
“좋아, 그런대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때요. 특별한 사람들이에요?”
“좋아, 그런대로.”
“그럼 당신 회사 셀은 좋은 일을 하는 좋은 회사인가요?”
“응, 좋아. 그런대로.”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 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은 일종의 최후통첩이었고 나는 그 다음 달 셸에 사표를 냈다. 하지만 그 대화는 언제나 내 귓바퀴에서 맴돌았다. 나는 아내의 지적에 동의한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내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온 몸에 전율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나 역시 ‘좋아 그런대로’란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았나?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P306 – 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면서 나는 그런 꾸러미를 해체하게 되었다. 어떤 일은 돈 때문에 하고 어떤 일은 다른 이유로 하는 식으로 말이다.
P308 –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돈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충분한 돈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묶어둘 수 있어.”
삶의 균형을 어떻게 풀 것이냐는 인생 내내 숙제인 것 같다.
P313 – 나는 그것을 행운이라고 불렀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우리 행운의 제작자인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과를 떨어뜨리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완전한 행운이란 없다. 혹 행운이라 하더라도 준비해서 잡지 못하면 곧 사라질 것이다.
P315 –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사업과 차이점이기도 하다. 본인이 직접 움직여야만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능하다. 물론 너무 자본주의적 관점이긴 하지만 말이다.
P321 – 포트폴리오 생활에서는 은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포트폴리오 생활자에게는 일을 그만두는 정해진 시기가 없고 단지 포트폴리오 일의 재편성(가령 돈 버는 일을 적게 하고 나머지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P325 – 아무리 자부심이 강하고 또 예민한 사람일지라도 남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 편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 놓은 일의 정당한 재판관이 되지 못한다. 저자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도와주는 편집자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지이면서 공모자인 것이다.
곧 편집자의 도움을 받으리라.
P326 – “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나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에 씌어져 있다는 이 글을 적당한 때에 기억하면서 나 자신을 다잡았다.
중용의 글이 그리스 신전에도 새겨져 있다니 동서고금의 진리인가 보다.
P333 –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 주는 것이다. 많은 친구와 동료들은 그들의 전통적 결혼 패턴이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끝났는데도 그런 상황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결혼 생활과 그 속에서의 부부간의 관계를 잘 분석한 것 같다. 평생의 파트너란 관점에서 볼 때 각자의 역할을 설정하고 서로 간의 부족한 점을 메꿔주면서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상호간에 멀어지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P349 –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가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P350 – 1999년 교황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순전히 인간의 경제적인 측면에만 바탕을 둔 이 시스템은 이익과 시장법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고 그리하여 개인과 사람들이 누려야 할 위엄과 존경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우리 모두 고려해 보아야 할 때이다.
P365 – 사실대로 말해 보자면 종교는 사랑이 아니라 공포를 통해 사회를 결속시킨다. 종교는 계율을 정하고 기준을 내리고 징벌을 고안한다. 기독교의 경우, 그런 징벌은 이단재판소의 테러에서 성모 찬송기도를 외우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P367 – 나는 인격화된 신을 믿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유년시절에 대한 반작용인지 모르지만 우주의 모든 일에 간섭하는 지고한 존재의 개념도 나에게는 역겹게 들린다.하지만 기독교적 스토리와 기타 유대교, 불교, 무슬림, 힌두 이야기들이 인간조건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은 인정한다.
P370 –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에 입각하여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 중요하다. 단,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것, 가치있는 것에 대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다.
P371 –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가지이다.” 나는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행복을 계획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다.
내가 저자라면
1. 목차에 대해서
본인의 유년 생활을 돌아보면서 그 과거가 지금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해서 서술하면서 현재의 삶 그리고 본인이 깨달은 바를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 유년시절에 대한 내용이 너무 상세하고 구구절절한 것이 아닌가 싶다. 호흡이 너무 긴 느낌이다. 보다 더 함축해서 본론으로 들어갔다면 조금 더 흥미롭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쫓아갈 수 있었을 것 같다.
2. 보완이 필요한 점
이 책이 쓰여진 시점에서 조금은 시간이 흘렀다. 오히려 그 때의 시점에서 10년도 더 후의 시대적 흐름을 예측한 점은 놀라워 보이나, 몇몇의 사례들 그리고 경제적 흐름이나 큰 트렌드에 대해서는 조금은 가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이 책의 장점
이 책은 읽은 독자들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쓰여져 있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흥미롭게 따라 갈 수 있도록 재미있는 사례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제기는 내가 꾸준히 고민하던 시점과 맞물려서 특히나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구획나누기와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기 위한 조사 및 이에 대한 분석은 독특하고 창의적인 발상이었다. 한 책에 한 사람의 삶이 다 담겨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시작시점인 유년시절로 들어가서 그때는 몰랐던 그 시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인생을 살아가는 노하우와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삶을 보면서 어떤 가이드,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의 아주 상세한 여행 책자를 읽은 듯한 기분이다.
4. 내가 저자라면
조금 책의 내용을 콤팩트 있게 재 구성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 왜 유년시절을 이야기하는 지에대해서 설명은 했으나, 정작 약간은 설명이 늘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조금만 더 본론으로 들어가서 유년 생활이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빨리 이끌어 냈다면 책을 읽는 리듬과 호흡이 조금은 더 흥미로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저자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인한 문제제기와 해결책에 대해서 조금만 더 논리적으로 풀어갔다면 좋았을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정확한 해결책이 없는 것을 저자에게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문제제기와 고민에 비해서 결론이 약간은 약한 듯한 느낌이다. 이 부분은 독자들에게 화두로서 넘긴 부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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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2 | #29. 프로페셔널의 조건-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1] | ggumdream | 2017.10.30 | 2312 |
4791 | #29 프로페셔널의 조건 | 송의섭 | 2017.10.30 | 1746 |
4790 | #29 프로페셔널의 조건 (윤정욱) | 윤정욱 | 2017.10.30 | 1749 |
4789 | #29 - 프로페셔널의 조건(이정학) | 모닝 | 2017.10.30 | 1673 |
4788 | #29 프로페셔널의 조건 (정승훈) | 정승훈 | 2017.10.29 | 1684 |
4787 | #28 코끼리와 벼룩_이수정 | 알로하 | 2017.10.16 | 1683 |
4786 | #28. 코끼리와 벼룩- 나의 포트폴리오 [1] | ggumdream | 2017.10.16 | 1712 |
4785 | #28 코끼리와 벼룩 | 송의섭 | 2017.10.16 | 1723 |
4784 | #28 코끼리와 벼룩 (윤정욱) | 윤정욱 | 2017.10.16 | 1686 |
4783 |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의 S라인 인생 [1] | 보따리아 | 2017.10.16 | 3305 |
» | #28 코끼리와 벼룩 (이정학) [1] | 모닝 | 2017.10.16 | 1697 |
4781 | #28 코끼리와 벼룩_뚱냥이 | 뚱냥이 | 2017.10.15 | 1674 |
4780 | #28 코끼리와 벼룩 (정승훈) | 정승훈 | 2017.10.14 | 1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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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8 | #27 강점혁명 (윤정욱) [1] | 윤정욱 | 2017.10.09 | 2986 |
4777 | #27. 위대한 나의 발견 ★ 강점혁명 - 강점은 희망 [2] | ggumdream | 2017.10.09 | 1732 |
4776 | #27 위대한 나의발견, 강점혁명_뚱냥 [1] | 뚱냥이 | 2017.10.09 | 2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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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4 | #27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_이수정 [2] | 알로하 | 2017.10.07 | 1941 |
4773 | #27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혁명(정승훈) | 정승훈 | 2017.10.07 | 23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