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時田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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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거의 3~4주 만에 북리뷰를 쓰려고 하니 글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아직도 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리던 그 자유의 말발굽 소리가 내 심장을 울리는데, 얼핏 보면 도덕 교과서 같기도 한 안박사님의 책을 읽고, 컴퓨터 앞에서 장문의 글을 쓰려니 온 몸에 좀이 쑤셔 죽을 맛이다. 밤이 깊어서야 마음을 다잡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홈페이지에 들러 한 두군데 댓글을 달고 나니,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자, 시작하자!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와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2권의 책 중에서 고민하다회사 설립 초기의 여러 가지 고민이 담겨있는 '영혼이 있는 승부' 쪽으로 마음이 좀 더 기울었다.
#2. 저자에 대하여
잠시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며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위키피디아에 소개되어 있는 그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안철수(安哲秀, 1962년 2월 26일 - )는 대한민국의 벤처기업가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 시리즈를 개발하여 오랫동안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활동의 연장선에서 설립된 안철수 연구소의 대표 이사로 2005년 초까지 활동했다.
부산 출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기초의학을 전공하기 위하여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생리학교실에 진학하여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 우연히 플로피 디스켓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하여 그 백신을 개발하여 PC 통신망에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한국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백신의 대명사인 V3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의예과 학장까지 지냈으나 결국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길에 들어선다. 백신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벤처기업인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고, 벤처 열풍, 벤처 몰락에 휩쓸리지 않는 내실 있는 경영을 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경영자 MBA 과정에서 수학 중이다.
위의 소개에 따르면, 그는 남들은 한 번도 살기 힘든 삶을 벌써 세 번째 다시 살고 있다. 처음에 그는 의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 30대 초반,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CEO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 그렇게 성공적인 10년이 지난 2005년, 그는 돌연히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2005년 자신의 CEO 퇴임 선언을 하면서 그는 자신의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10주년을 맞이하며 - 안철수가 사장직에서 물러나며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오랜 산고를 겪고 세상에 태어난 우리 안철수연구소가 이제 열 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5년 생존 확률이 10% 정도이니 10년 생존 확률은 1%일 테고, 벤처기업의 생존 확률을 일반 기업의 10분의 1 이하라고 본다면, 0.1%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살아남은 셈입니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살아남고 자리 잡기까지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우리 회사를 경영하면서 세 가지를 이루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첫 번째로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한 시장구조의 척박한 토양 하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 하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로 공익과 이윤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우리 안철수연구소 구성원 모두가 이 땅에서 숨 쉬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인식하고 앞으로도 노력해야 할 ‘존재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CEO로서 지난 10년간을 절벽을 올라가는 등반가의 심정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매일 스스로에게 던졌던 두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 조직에 적합한 사람인가?’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은 다시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내게 지금의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와 ‘내 에너지를 120% 쏟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등반가의 심정으로 끊임없이 자기 검증을 하면서 10년을 보낸 셈입니다. 이제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저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ㆍ최고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지난 3년간 우리 회사에서 COO(Chief Operating Officerㆍ최고 운영 책임자)로서 능력을 검증받은 부사장에게 CEO를 넘겨주고,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새롭게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앞으로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CEO 자리를 넘기는 것도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공부를 끝낸 후의 계획은 세워 놓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의학, BT, IT, 경영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공부를 마친 후에는 그때의 상황에 적합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으며,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 있는 일일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 나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안철수연구소가 앞으로도 계속 조직 구성원 모두가 건전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영혼이 있는 기업’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3월 18일, 안철수 드림.
그렇게 그는 CEO로서의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나 다시 학생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가 설립했던 안철수 연구소는 한국의 여타 벤처 기업답지 않게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무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도, '제 살 깍아먹기'식의 경쟁에 참여하지도,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비난을 받은 적도 없이 올바른 기업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왔다. 그가 의사에서 벤처기업의 CEO로의 변신의 어려움을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성공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인으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 이유이다.
그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2008년 5월 학업을 마친 뒤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벤처 캐피털을 운영하면서 강의와 저술 활동을 병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안철수 연구소 사장으로 다시 복귀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업계 전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쓰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더욱 멋진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그의 당당한 뒷모습을 그려본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1995)',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2004)' 등이 있다. 그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서 집필을 하며, 책은 그에게 결정적인 순간을 준비하며, 마음과 생각을 전체적으로 정리해주는 훌륭한 도구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연히도 그는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기 전, 코스닥 상장 전,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책을 한 권씩 써내었다.
이제 그의 책 속으로 들어가보려 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으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가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담담하게 했던 말을 끝으로 저자 소개를 마무리한다.
“어렸을 적부터 의사가 될 것이라는 점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어느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경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3.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프롤로그
그리고 6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회사와 내가 걸어온 날들을 돌아보면, 그날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속에서 담담한 고요를 느꼈던 시간이, 지난 6년 사이에 내가 구가했던 시간 중에 가장 평화로운 때가 아니었을까 한다. 지난 6년간 나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의사가 아닌, CEO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24)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이 예전에 사장님을 좋아했던 이유는 의사임에도 컴퓨터 관련 일을 했기 때문이었잖아요. 또 회사를 세운 후에도 전문 경영자가 아니고 의사이기 때문에 실수를 좀 하더라도 봐주는 면도 있었을 테고요. 그런데 이제부턴 그런 여지가 싹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것은 값진 충고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아, 이제 나를 보호해줄 안전판이 완전히 사라진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철저히 경영자로서 검증을 받아야 하고, 연구소를 성장하는 회사로 키우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0)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회사라는 건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장부상으로는 흑자인데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며, 그러므로 늘 자금 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39) 그리고 특히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였지만 애국심에 기대지 않고 제품기획 등에서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섰다는 점이다.
(41)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50) 제품기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마인드, 실제적인 노력, 넓은 시야가 그것이다.
(57) 바이러스 대란과 관련하여 혹자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한다면 우리에게 '준비된 기회'였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행운의 모습을 한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을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령 그전에 1등의 위치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회가 열어줄 가능성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기회가 오히려 불행이다.
2부.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62)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업이 한 제품만 고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끝나면 제품과 함께 회사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백신이라는 핵심 역량은 지키되 PC 보안 솔루션이라는 인접영역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62)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더 잘 되겠지'라는 판단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62) 인접 영역 진출은 다각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것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는 다른 점은, 기존 제품과 시너지가 생기는 분야로만 진출한다는 것이다. 즉 그 분야에 진출했을 때 기존 제품개발, 영업, 마케팅 모든 분야에 시너지가 나는 곳으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63) 유관영역 진출은 바둑의 포석과 같은 맥락이다. 바둑에서 어떤 지점은 지금 당장 누구와도 관계없지만 미리 그 곳에 돌을 놓아 두게 되면 판이 전개됨에 따라 판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65) 이 두 가지 투자를 적시에 하지 못한 것은 나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는 학교 시절부터 어떤 것 하나를 제대로 끝낸 후에 다른 것을 시작하는 스타일이었다. 당시 우리는 연 매출 100억원 돌파가 일차 목표였고, 그러다보니 일단 목표 먼저 달성해 놓고 보자는 생각에 투자가 늦어진 것이다.
(67) 그러나 그것은 역으로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점임을 의미했다. 일반적인 기업성장사에서 발전기 다음에 도약기 같은 명칭이 뒤따른다. 그런데 나는 발전기 다음은 변화기라고 생각했다. 우선 해이해지는 마음을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인식을 제거하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진정한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78) 이것을 수평적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수직적 네트워크와 다르기 때문이다. 상호발전이라는, 철저한 수평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의 리소스 낭비를 최소화시켜 주며 함께 발전하는 동료회사로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은 지켜나간다는 전제 하에서 구축되는 관계이다.
3부.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85) 저자들은 오랜 연구를 토대로 영속하는 기업에는 핵심가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너무나 확고해서 시장상황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가치이다. 그리고 그것을 포기할 바에는 차라리 회사 문을 닫는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대신 그런 회사들은 핵심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모든 행동과 생각의 판단 근거는 알게 모르게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해온 핵심 가치에 놓여 있다.
(90) 처음에는 '영속하는 기업 만들기'를 목적으로 설정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핵심 가치를 찾는 목적을 '영속하는 성공 기업 만들기'에서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로 바꾸었다.
(90) 핵심 가치는 기업 구성원의 공통된 가치관이자 신념이며 존재 이유이다. 핵심가치가 분명하게 정립되고 신념화된 기업은 조직의 발전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유무형의 성취감을 줄 수 있으며 지치지 않는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또 이상적인 핵심 가치는 생계수단 이상의 가치를 개개인에게 줄 수 있으며, 기업이 위기에 처할지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영원한 힘이 된다.
(91) 회사는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조직이다. 그런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고 그 방향도 다르다. 회사가 영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이 방향을 조절하여 같이 한 목소리로, 한 지점을 향해 나갈 수 있게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을 제대로 잡는데 꼭 필요한 것이 핵심가치이다.
기업은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유기체이며, 사람이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명을 이어간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존재의 의미에 충실할 수 있듯이 기업도 그러한 가치관이 있어야 그 기업의 존재 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
이 가치관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업은 영혼이 있는 기업과 영혼이 없는 기업으로 나누어진다.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을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 의식을 가지고 기업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 영속하는 우량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다.
(92) 영혼이 있는 기업을 위한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잘 유지될 수 있다.
1.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2. 일관성있게 유지되어야 한다.
3. 제도 속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95) 핵심가치 찾기가 반드시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99)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2.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3.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100) 우리의 존재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104) 핵심가치를 설정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핵심 가치가 전 사원의 지지 속에 일관성있게 유지되더라도 이를 제도화하는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숭고한 영혼도 완전무결함을 늘 유지할 수 없듯이 기업의 영혼도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108) 기업 이미지에 별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스스로의 기준에 부끄럽지 않게 회사를 건강하고 강한 기업으로 키워가는 데 진력하는 것을 기업 이미지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114)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제활동에서 자신이 의당 가져가야 할 권리나 몫을 부당하게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도 다같이 수고 했는데 위에서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기만 한다면 그것을 참아내기 힘들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CEO의 역할이다.
(116) 가장 좋은 기준은 엄정한 분배의 원칙과 공정한 분배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경영자와 일반 사원들 사이의 확고한 동료 의식에서 나온다. 그리고 분배 차원에서의 동료 의식은, '현재 우리는 함께 땀흘린 결과를 매우 공정한 방법으로 나누고 있다'는 공감대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이익을 함께 나눈다'에는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익의 배분이 평등하게가 아니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문제에 있어 그 평가 기준은 매우 객관적이고 엄정해야 한다. 그리고 차이의 최소화를 향해 개선은 할 수 있겠지만 만인을 만족시킬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평등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등과 공정은 다르다. 미주주의도 그러하지만, 자신의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나 결과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평등할 수 없다.
4부.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120) "우리의 핵심가치에는 다른 건 몰라도 '정직'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121) 나는 투명경영이 왜 우리시대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어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가 묻기 전에는 투명경영이라는 말 자체를 아예 꺼내지도 않는다. 이것은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그것을 항상 떠들고 다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아예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122) 요즘도 그건 달라진 게 없어서, 부서회식 명목이 아니면 우리는 각자가 알아서 계산한다. 물론 나에게 지급된 법인 카드가 있지만, 그걸 기분 내키는 대로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짜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는 게, 이렇게 아낀 돈을 나중에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인해 CEO가 순간적으로 오해를 받을지 몰라도 회사가 성장하면 모든 것은 이해되고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회사 돈과 내 돈, 회사 시간과 내 시간은 엄격하게 구별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CEO는 회사 돈과 내 돈에 대한 구별이 강박증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6) 사원의 경우는 그의 가치관, 상호발전에 대한 마인드, 재능, 미래의 가능성을 확실히 점검하면 거의 성공한다. 그런데 경영진은 그것 외에도 경영철학이 맞아야 한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경영진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가치관이 설령 맞다 하더라도 경영철학이 다르면 언젠가는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경영철학은 가치관과 마찬가지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변별하기가 무척 어렵고 그걸 서로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경영진을 제대로 영입하는 일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128) 기업이 가장 정직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회사가 고객과의 약속에서 100% 정직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라나 만약 그런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게 정직해지는 법은 간단하다. 그것은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다.
(129) 그러므로 CEO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를 둘러싼 만족의 소리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불만족의 침묵'이다. 이것은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예민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132) 나는 내 스스로를 느린 사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것을 먼저 이론적으로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의 길이라고 믿는 사람일 뿐이다.
(133) 나는 영리하고 빠른 조직과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 중 하나를 택하라면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을 택할 것이다.
이것은 느림 자체를 예찬하려는 것이 아니다. 느려야 할 것과 빨라야 할 것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정말 빠를 필요가 있는 것은 빨라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업무의 성격에 따라 일부 조직은 굉장히 빠른 문화를 지향한다. 바이러스 응급대응팀, 영업 및 해외사업 쪽이 그러하다.
속도가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속도의 중심 축에는 늘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가 자리해야 한다. 물론 안정된 기반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은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의 경우 양쪽을 다 겸비하고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지만, 현재 그런 조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빠름의 강박증을 초월하려면 남과 비교하기 전에 엄정한 자기기준부터 세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남과 비교하기 전에 자기가 최초에 세운 기준에만 충실할 수 있어도 그 회사와 개인은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34) 돈이든 기술이든 그것은 사람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인간 우위냐 전략 우위냐는 질문을 받을 대 나는 당연히 인간 우위를 주장한다.
(134) 먼저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이다. … 둘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 셋째는 서로의 발전을 생각하는 문화이다. … 넷째는 동료의식이다.
(137) 우리 회사의 경우는 인재를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그런 가운데 동료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두루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가 요구하는 진짜 인재이다.
(140) 짧은 경험에 비춰볼 때도 사업은 긴 승부라고 생각하며, 되도록 길게 바라볼 대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이것은 기업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성공은 금방 보답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142) 위기 관리는 경영의 기본 축 가운데 하나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그동안 벤처기업 문화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은 상식이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 회사의 경우는 길게 바라본다는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 세일즈는 공격적으로 하되 재무나 인력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일상화될 수 있었다.
(143)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가치의 문제에서도 장기적인 가치는 단기적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단기적인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에 대한 단기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누구나 긴 호흡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5부. 신뢰 받는 동료로서의 CEO
(147) 1단계는 어떤 분야에 어떤 아이템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을 정하면서 사람을 모아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ㅣ로, 이때 CEO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 2단계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직원이 30~50명 정도일 때다. 이때 CEO는 실무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실무자들과 각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이다. 여기서 더 발전한 3단계가 되면 CEO는 전략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직원이 100명 이상이 될 때인데, 이때는 모든 결정을 혼자서 할 수 없으며 사소한 문제에 깊이 관여할 수도 없다. 그래서 많은 권한을 위임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하고, 대신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더 몰두해야 한다.
(150) 리더십에서는 원칙을 매우 중요시한다. 작은 벤처기업이라도 사장은 자기 나름의 분명한 삶의 원칙, 일의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직원들이 대략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일단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다.
(151) 지향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리더십 자체는 크게 보면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이다. 인간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듯 리더십에서도 신뢰의 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151) 그럼 신뢰를 이루는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요소는 직원들을 이용하지 않는 마음이 직원들에0게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공동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또 나는 CEO의 자리에서 당신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둘째는 직원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결과로서 약속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며, 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
셋째는 리더가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넷째는 솔선수범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리더십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이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
다섯째는 신뢰를 받기에 앞서 신뢰를 하는 태도이다. 아랫 사람을 믿고 합리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의 태도가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이에 신뢰의 형성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154)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156) 사장은 고독한 존재라고 하는데 나는 회사를 세운 후 특별히 고독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직원들과 동료의식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렇게 된 데에는 그들과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 큰 힘이 되었다.
(157)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과감히 그리고 정확하게 인정하는 태도는 무척 중요하며, 이것은 CEO의 중요한 재능 중 하나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자신이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아주 쉬워 보인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58) 결국 내가 경영학을 배우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모르고 놓아두었던 많은 부분들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하거나 또는 적임자를 찾아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58) 즉 빌 게이츠의 최대 장점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적절하게 바로잡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160) 자금담당 이사였던 프랭크 고뎃은 "빌 게이츠가 행했던 가장 현명한 일 중의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전문가를 영입해서 그들이 소신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라고 회상하였다.
CEO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솔직히,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 이것은 이제 하나의 전략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163) "저는 과학적인 것을 좋아하며, 따라서 기술에서의 과학적인 영역도 좋아하지만 경영에서의 과학적인 영역 역시 좋아합니다. 기술과 경영에서의 예술적인 영역도 좋아하느냐구요? 한번 도전해볼 만한 분야가 아닐까요?"
(165) 나는 출근할 때마다 검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대체 그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사실을 밝히자면, 그 안은 온통 메모한 종이들로 가득하다. 주로 우리 회사가 개발해야 할 아이템에 관련한 아이디어, 사안별로 취해야 할 전략 등을 메모한 것인데, 이 종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져서 2001년에 들어서는 가방을 메면 어깨가 기울어질 정도가 되었다.
(166) 현재 나에게 휴식이 있다면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다. 영화관람을 언제 했었는지는 물론, 대학시절 굉장히 몰두했던 바둑도 마지막으로 둔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말에 가족들과 책을 보는 것, 동네 우동집 같은 곳에 가서 저녁을 먹는 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DVD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수면, 이 네 가지가 현재 내가 기다리고, 또 할 수 있는 최선의 휴식이다.
(168) 내가 바둑에서 배운 경영원리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부분적인 이익보다 전체 국면을 보는 태도이다. …
둘째는 바둑을 배울 때 정석을 외운 뒤 몸으로 체화했는데, 그런 경험 때문인지 경영을 할 대도 이론을 체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점이다. ...
셋째는 요소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바둑에서 요소는 승부처이다. 급소를 차지하고 있으면 바둑이 편해진다.
(171)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맞는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은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172) 나는 그런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과를 사실대로 설명한 글을 고객에게 메일로 발송하고 홈페이지에 별도로 창을 만들어 게시했다. 결과적으로 사태는 빠르게 수습되었고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을 하게 되었다.
(175) 내가 보기에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고집과 애착이다. 특히 회사가 순조로운 성장을 보일 때 이를 더 조심해야 하는데, 수시로 생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늘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둘째, 감각적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 셋째, 자신에 대한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 … 넷째, 성장의 속도에 정신이 팔려 직원들의 소외감을 잊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178) 조직에서는 능력이 탁월한 한두 명보다 능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협조가 잘 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은 뛰어난 한 사람보다 평범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하게 되어 있으며, 능력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9) 물론 벤처 세계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 스타는 존재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그것을 실천에 옮겨 성공시키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들이야말로 CEO의 능력보다 더 소중한 기업의 자산이다.
6부.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207) 기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리 회사가 지금 적정인원인가 하는 의문은 풀기 힘든 숙제이다.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80:20 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10개의 업무가 있다면 그 중에서 실제 회사 매출에 큰 공헌을 하거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2~3가지를 정한다. 이 일만 제대로 해도 회사는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경우에 따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
이처럼 정확히 제로베이스에서 회사 생존에 꼭 필요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일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자꾸 두게 되면 가외의 일은 더 생겨나게 마련이고 그러면 회사는 비효율적인 상태가 된다. 일하는 사람 개개인도 많은 일을 다 해내려고 하니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
(211)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정확한 눈의 출발점은 자기가 하는 작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 고민이 이어질 때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213)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서 투자하려면 다음 세 가지 정도는 꼭 점검해야 한다.
첫째는 경영자 및 경영진이다. … 둘째는 시장의 크기 및 비즈니스 모델이다. … 셋째는 상대적인 절대우위 요소이다.
(216) 기술, 아이디어, 시스템은 벤처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벤처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는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자산이 또 있다. 바로 CEO의 시간이다. CEO가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되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까지 좌우된다.
(219) 2000년의 교훈과 희망
첫째, 벤처기업들은 핵심역량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지상과제라는 기본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 둘째, 위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 셋째, 치밀한 사업계획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 …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224) 기업의 핵심은 핵심 역량과 성장률이며, 기업은 매출액보다는 주당 영업이익이나 성장률 같은 요소로 평가받아야 한다. 코스닥에 등록해서 떼돈을 벌었다거나 돈방석에 앉았다는 말은 모순이며, 또 이는 매우 한시적인 상황일 뿐이다.
(227) 한 정부 관계자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산중턱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도로를 닦아주고, 청소부를 고용해서 청소하고, 경찰관을 동원해서 범죄조직이 들끓지 않게 하면서 터를 닦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부가 가게를 세울 돈을 직접 빌려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부가 정말 해야 할 일은 도로나 터를 닦는 인프라 구축이고, 투명한 경영제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아울러 벤처기업을 위한 아웃소싱 업체들을 활성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은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7부.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231) 무조건 좋아서 시작하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 기술적인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열의만으로 시작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이 전제되고 거기에 열의가 더해져야 건실한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또 벤처기업을 세울 때에는 어쨌든 나의 힘으로 회사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회사라는 것은 설립하기 전에는 뭐든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막상 세우고 나면 문제점만 눈에 들어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설립 당시의 자신감은 수그러들고 자꾸 외부의 도움, 시장의 우호적인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
그리고 벤처기업의 중요한 문화 중 하나인 다양성에 늘 주목해야 한다. 흔히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서 출발하거나 전망이 좋다는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출발이 아니다. 되도록이면 그 누구도 진입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찾고, 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틈새를 찾는 줄기찬 노력이 필요하다. 진지하게 찾아보면 새로운 것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236) 우선 비전,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단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사무실을 열었다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가령 한 사람은 일 자체의 성취가 우선이고, 한 사람은 돈이 우선이라면 이것은 조화로운 출발이 아니다.
(237) 나는 가장 바람직한 창업 형태는 기술을 보는 사람과 시장을 보는 사람이 각각 존재해서 균형을 취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흔히 이러한 균형은 설립단계가 아니라 정착, 성장 단계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 나는 이 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240) 단돈 1원이라도 투자받은 돈은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 되며 늘 그 앞에서는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241) 직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절대 흐트러져서는 안 되는 것이 그 기업만의 문화, 내재하는 공통의 가치 체계이다. 그것이 핵심가치로 체계화,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무엇을 지향한다는 공통된 마인드 맵이 있어야 한다.
(249) 그러므로 이 시기(발전기)에도 벤처기업가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한참 어렵게 고생해서 벤처기업을 성장시키고는 이 단계에서 변하는 사람을 더러 보았고, 그래서 나 자신도 그렇게 되는 것을 아주 경계했다.
(252) 벤처기업의 속성
고위험성 _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벤처기업의 속성은 고위험이다. …
과정성 _ 벤처기업의 또 다른 속성은 좋은 아이디어와 열심히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이다. …
절박성 _ 벤처기업의 또 하나의 속성은 선택의 절박성이다. … 이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258) 아름다운 파트너십
파트너를 고를 때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상대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 파트너의 능력도 중요한 결정요소가 되어야 한다.
(262) 그러나 상장되기가 무섭게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리는 경우는 사기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주가는 그 회사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 경영자가 개인적인 치부를 위해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신뢰에 대한 배신이며,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자기만 피해를 안 입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이다.
8부. 나의 작은 생각들
(266)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67) 그보다는 신뢰를 주고 받는 관계, 훌륭한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존중, 그리고 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것이 더 소중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67) 실패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외형적인 실패이고 다른 하나는 질적인 실패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형적인 실패에 민감하고 그것에 지나치게 좌절한다. 물론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론 의식해야 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실패이다.
질적인 실패는 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실패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나에게는 이런 실패의 경험이 무척 많다.
나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모든 자료와 정보를 수집한 후 판단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버릇은 회사 초창기에도 이어져서 이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진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물론 그것이 외형적으로 우리 회사의 발전을 크게 가로막거나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분명히 큰 실패로 기억되고 있다.
(268) 칭찬과 비난도 마찬가지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는, 내 스스로가 값지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칭찬과 비난을 특별히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그렇기에 외부의 칭찬에 크게 우쭐할 이유도 없으며, 내가 내 기준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실패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피곤할 때도 많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기 질을 높여나가는 내 의지를 더 중시하다보니 엄격한 자기 기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점도 있다. 자기 만족에 취하지 않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물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많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나의 이런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270) 배려의 여러 모습들
이해하는 마음
남에게 피해 안주기
다양성 인정하기 _ 아울러 성격 타입이 다양한 회사는 서로간에 협력 관계가 잘 형성되면 굉장히 생산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말 경청하기
사심없이 대하기 _ 물론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해만 당하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되면 나도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타인을 바보로 만드는 것,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277) 문제를 해결하는 몇 가지 방법들
평생 공부 _ 나는 공부는 하면 할수록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하는 스타일인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늘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발전하기 _ 지금 생각해도 나는 CEO로서 재능이 부족하다. 그런 내가 CEO가 된 것은 나에게 있는 단점을 하나하나 극복하는 가운데 천천히 스스로를 향상시켜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대로 하기(기본을 충실히 하기)
최선을 다하기
목적의식
방심을 경계함 _ "이건 상이 아니라 벌입니다."
새로움에 대한 적응 _ CEO가 된 다음에도 '내가 꼭 해야 할 일이고 남이 도저히 해줄 수 없는 일'이라면 최대한 빨리 그것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새로움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태도는 눈 앞에 닥친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몰입
장기적으로 생각하기 _ 문제를 해결할 때 순간적인 영감이 해결의 단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온 경험을 두고 본다면 대부분의 경우 가장 지혜로운 해결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찾아나가는 가운데 도출되는 것 같다.
원칙 중심의 판단과 선택 _ 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285) 세상에서 나 자신에 대해서 가장 모르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히려 타인은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나 스스로는 편견과 자기애에 사로잡혀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힘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순간에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무척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누구나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나와 같은 갈등과 자기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는데 자기 인식의 벽 때문에 자신감을 미리 꺽는 경우도 자주 본다.
그런 분들에게 감히 충고를 한다면, 자기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단 시도한 것이라면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성공을 할 수도 있는데, 그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가운데 자기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며, 이 자체만으로도 무척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88)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290) 깨어있는 한 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공연한 겸손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다.
#4.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는 자신이 처음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의 갈등과 고민 등이 담겨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준 장이기도 하다.
2부는 기업의 사업 영역 선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3부는 기업의 핵심 가치와 존재 의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4부와 5부에서는 CEO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그리고 6부와 7부에서는 벤처 기업의 올바른 환경 조성과 운영의 노하우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8부에서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 등을 피력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은 소감은 '실제 경험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CEO로서의 여러가지 상황을 헤쳐나가면서 겪었던 실전 경험이 이 책에 힘을 실어준다.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약간은 도덕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경력과 회사가 그가 쓴 글이 단지 탁상공론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말과 행동의 일치'라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회사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느라 마음 편히 여가를 즐길 시간도 없는 사람이, 어디 특별한 시간이 남아돌아서 책을 써낼 수 있었을까? 아마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으리라. 그래서 책의 구성은 체계적으로 잘 짜여 있다는 느낌보다는 짧은 글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내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정직한 인품과 끊임없는 노력에서 풍겨 나오는 맑은 영혼의 향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본에 충실한 꼼꼼한 원칙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고 새로운 모험을 감행했던 저자의 대범함 또한 책을 읽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의 치열한 삶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그의 끊임없는 도전이 마치 내게 '너는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기나 했느냐?'라고 묻는 듯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의 짧은 시간이, 6년 중 가장 평화로운 때였다는 그의 고백에 늘 힘들다고 투덜대는 나의 투정이 참으로 가소롭게 느껴졌다.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이다. 충실한 삶이 없이는 멋진 글이 나올 수 없다. 설령 타고난 글재주로 다른 사람들을 한 순간 사로잡는다 해도, 그건 일시적인 유혹에 불과한 것이다. 가슴 뛰는 삶을 살자. 영혼을 사로잡는 즐거운 일을 하자. 좋은 습관을 만들자. 멋진 하루를 살자.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좋은 책을 쓰는 비결이다.
8월의 화두는 '나는 나의 꿈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이다. 나는 강점과 10대 풍광을 다시 한번 정리하리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리라. 지금까지 살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리라. 그 뜨거운 순간, 순간을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들이 모아 하나의 책으로 구성할 것이다. 자신의 영혼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면, 그 책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맑은 영혼의 울림을 전달해 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의 인생관이 담겨있는 글귀를 끝으로 부족한 리뷰를 마무리한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IP *.249.162.56
거의 3~4주 만에 북리뷰를 쓰려고 하니 글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아직도 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리던 그 자유의 말발굽 소리가 내 심장을 울리는데, 얼핏 보면 도덕 교과서 같기도 한 안박사님의 책을 읽고, 컴퓨터 앞에서 장문의 글을 쓰려니 온 몸에 좀이 쑤셔 죽을 맛이다. 밤이 깊어서야 마음을 다잡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홈페이지에 들러 한 두군데 댓글을 달고 나니,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자, 시작하자!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와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2권의 책 중에서 고민하다회사 설립 초기의 여러 가지 고민이 담겨있는 '영혼이 있는 승부' 쪽으로 마음이 좀 더 기울었다.
#2. 저자에 대하여
잠시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며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위키피디아에 소개되어 있는 그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안철수(安哲秀, 1962년 2월 26일 - )는 대한민국의 벤처기업가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 시리즈를 개발하여 오랫동안 무료로 배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활동의 연장선에서 설립된 안철수 연구소의 대표 이사로 2005년 초까지 활동했다.
부산 출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기초의학을 전공하기 위하여 서울대 대학원 의학과 생리학교실에 진학하여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원 석사과정 시절 우연히 플로피 디스켓을 통해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하여 그 백신을 개발하여 PC 통신망에 올린 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한국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백신의 대명사인 V3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활동을 하기 시작하였다.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전임강사, 의예과 학장까지 지냈으나 결국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길에 들어선다. 백신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 벤처기업인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고, 벤처 열풍, 벤처 몰락에 휩쓸리지 않는 내실 있는 경영을 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벤처기업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의 경영자 MBA 과정에서 수학 중이다.
위의 소개에 따르면, 그는 남들은 한 번도 살기 힘든 삶을 벌써 세 번째 다시 살고 있다. 처음에 그는 의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다 30대 초반,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함으로써 CEO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 그렇게 성공적인 10년이 지난 2005년, 그는 돌연히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2005년 자신의 CEO 퇴임 선언을 하면서 그는 자신의 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10주년을 맞이하며 - 안철수가 사장직에서 물러나며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오랜 산고를 겪고 세상에 태어난 우리 안철수연구소가 이제 열 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5년 생존 확률이 10% 정도이니 10년 생존 확률은 1%일 테고, 벤처기업의 생존 확률을 일반 기업의 10분의 1 이하라고 본다면, 0.1%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살아남은 셈입니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살아남고 자리 잡기까지는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우리 회사를 경영하면서 세 가지를 이루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첫 번째로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워킹 모델(working model)’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지식정보의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고 왜곡한 시장구조의 척박한 토양 하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한 가닥 희망의 빛이라도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로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 하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투명경영, 윤리경영이 장기적으로 더 큰 힘이 되는 사례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로 공익과 이윤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우리 안철수연구소 구성원 모두가 이 땅에서 숨 쉬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인식하고 앞으로도 노력해야 할 ‘존재 의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CEO로서 지난 10년간을 절벽을 올라가는 등반가의 심정으로 살아왔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매일 스스로에게 던졌던 두 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이 조직에 적합한 사람인가?’가 그것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은 다시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내게 지금의 회사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와 ‘내 에너지를 120% 쏟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등반가의 심정으로 끊임없이 자기 검증을 하면서 10년을 보낸 셈입니다. 이제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저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ㆍ최고 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지난 3년간 우리 회사에서 COO(Chief Operating Officerㆍ최고 운영 책임자)로서 능력을 검증받은 부사장에게 CEO를 넘겨주고,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새롭게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앞으로 2년 정도의 계획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CEO 자리를 넘기는 것도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입니다.
공부를 끝낸 후의 계획은 세워 놓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의학, BT, IT, 경영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공부를 마친 후에는 그때의 상황에 적합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으며,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 있는 일일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로운 분야의 도전에 나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안철수연구소가 앞으로도 계속 조직 구성원 모두가 건전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영혼이 있는 기업’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3월 18일, 안철수 드림.
그렇게 그는 CEO로서의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나 다시 학생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가 설립했던 안철수 연구소는 한국의 여타 벤처 기업답지 않게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으며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무리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지도, '제 살 깍아먹기'식의 경쟁에 참여하지도,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비난을 받은 적도 없이 올바른 기업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왔다. 그가 의사에서 벤처기업의 CEO로의 변신의 어려움을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성공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인으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 이유이다.
그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2008년 5월 학업을 마친 뒤의 향후 진로에 대해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벤처 캐피털을 운영하면서 강의와 저술 활동을 병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안철수 연구소 사장으로 다시 복귀하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을 "업계 전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쓰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친 것이다. 더욱 멋진 모습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는 그의 당당한 뒷모습을 그려본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로는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1995)',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2001)',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2004)' 등이 있다. 그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서 집필을 하며, 책은 그에게 결정적인 순간을 준비하며, 마음과 생각을 전체적으로 정리해주는 훌륭한 도구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연히도 그는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하기 전, 코스닥 상장 전, 미국으로 떠나기 전,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 책을 한 권씩 써내었다.
이제 그의 책 속으로 들어가보려 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자'는 좌우명을 가지고 있으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그가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며 담담하게 했던 말을 끝으로 저자 소개를 마무리한다.
“어렸을 적부터 의사가 될 것이라는 점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다 보니 어느날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경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3. 내 마음에 들어온 인용문
프롤로그
그리고 6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회사와 내가 걸어온 날들을 돌아보면, 그날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속에서 담담한 고요를 느꼈던 시간이, 지난 6년 사이에 내가 구가했던 시간 중에 가장 평화로운 때가 아니었을까 한다. 지난 6년간 나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드는 의사가 아닌, CEO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
(24) "생각해 보세요. 사람들이 예전에 사장님을 좋아했던 이유는 의사임에도 컴퓨터 관련 일을 했기 때문이었잖아요. 또 회사를 세운 후에도 전문 경영자가 아니고 의사이기 때문에 실수를 좀 하더라도 봐주는 면도 있었을 테고요. 그런데 이제부턴 그런 여지가 싹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그것은 값진 충고였다.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아, 이제 나를 보호해줄 안전판이 완전히 사라진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철저히 경영자로서 검증을 받아야 하고, 연구소를 성장하는 회사로 키우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0) 나는 그 경험을 통해 회사라는 건 아무리 작은 규모라도 장부상으로는 흑자인데 현금이 부족한 경우가 생기며, 그러므로 늘 자금 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39) 그리고 특히 보람 있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였지만 애국심에 기대지 않고 제품기획 등에서 스스로 살 길을 찾아나섰다는 점이다.
(41)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50) 제품기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마인드, 실제적인 노력, 넓은 시야가 그것이다.
(57) 바이러스 대란과 관련하여 혹자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평가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굳이 표현한다면 우리에게 '준비된 기회'였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행운의 모습을 한 기회가 오더라도 그것을 잡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령 그전에 1등의 위치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회가 열어줄 가능성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는 기회가 오히려 불행이다.
2부. 변화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
(62)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기업이 한 제품만 고집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끝나면 제품과 함께 회사도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백신이라는 핵심 역량은 지키되 PC 보안 솔루션이라는 인접영역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62)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 우리가 좀더 잘 되겠지'라는 판단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로 제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대신 모든 결정에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장래에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다'라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62) 인접 영역 진출은 다각화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것이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는 다른 점은, 기존 제품과 시너지가 생기는 분야로만 진출한다는 것이다. 즉 그 분야에 진출했을 때 기존 제품개발, 영업, 마케팅 모든 분야에 시너지가 나는 곳으로 진출한다는 것이다.
(63) 유관영역 진출은 바둑의 포석과 같은 맥락이다. 바둑에서 어떤 지점은 지금 당장 누구와도 관계없지만 미리 그 곳에 돌을 놓아 두게 되면 판이 전개됨에 따라 판세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65) 이 두 가지 투자를 적시에 하지 못한 것은 나의 스타일 때문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나는 학교 시절부터 어떤 것 하나를 제대로 끝낸 후에 다른 것을 시작하는 스타일이었다. 당시 우리는 연 매출 100억원 돌파가 일차 목표였고, 그러다보니 일단 목표 먼저 달성해 놓고 보자는 생각에 투자가 늦어진 것이다.
(67) 그러나 그것은 역으로 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할 시점임을 의미했다. 일반적인 기업성장사에서 발전기 다음에 도약기 같은 명칭이 뒤따른다. 그런데 나는 발전기 다음은 변화기라고 생각했다. 우선 해이해지는 마음을 경계한다는 의미에서 일시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인식을 제거하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진정한 변화는 바로 이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78) 이것을 수평적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하는 수직적 네트워크와 다르기 때문이다. 상호발전이라는, 철저한 수평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은 우리 회사의 리소스 낭비를 최소화시켜 주며 함께 발전하는 동료회사로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 회사의 핵심역량은 지켜나간다는 전제 하에서 구축되는 관계이다.
3부.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
(85) 저자들은 오랜 연구를 토대로 영속하는 기업에는 핵심가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너무나 확고해서 시장상황에 큰 변화가 있더라도 절대 바뀌지 않는 가치이다. 그리고 그것을 포기할 바에는 차라리 회사 문을 닫는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절대적인 기준이다. 대신 그런 회사들은 핵심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모든 행동과 생각의 판단 근거는 알게 모르게 회사의 역사와 함께 해온 핵심 가치에 놓여 있다.
(90) 처음에는 '영속하는 기업 만들기'를 목적으로 설정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이후 나는 핵심 가치를 찾는 목적을 '영속하는 성공 기업 만들기'에서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로 바꾸었다.
(90) 핵심 가치는 기업 구성원의 공통된 가치관이자 신념이며 존재 이유이다. 핵심가치가 분명하게 정립되고 신념화된 기업은 조직의 발전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 유무형의 성취감을 줄 수 있으며 지치지 않는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또 이상적인 핵심 가치는 생계수단 이상의 가치를 개개인에게 줄 수 있으며, 기업이 위기에 처할지라도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영원한 힘이 된다.
(91) 회사는 개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진 조직이다. 그런데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인생의 목적은 저마다 다르고 그 방향도 다르다. 회사가 영속적으로 발전하려면 이 방향을 조절하여 같이 한 목소리로, 한 지점을 향해 나갈 수 있게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향을 제대로 잡는데 꼭 필요한 것이 핵심가치이다.
기업은 사람과 같이 살아있는 유기체이며, 사람이 나름대로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기업도 하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생명을 이어간다.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존재의 의미에 충실할 수 있듯이 기업도 그러한 가치관이 있어야 그 기업의 존재 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
이 가치관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업은 영혼이 있는 기업과 영혼이 없는 기업으로 나누어진다. 영혼이 없는 기업은 그 회사 사람들에게 단지 개개인의 목적을 달성을 도구일 뿐이다. 그런데 영혼이 있는 기업에서는 전 사원들이 스스로 주체 의식을 가지고 기업의 영혼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해서 공동의 발전을 이뤄나간다. 그런 가운데 기업은 영속하는 우량기업으로 자라날 수 있다.
(92) 영혼이 있는 기업을 위한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잘 유지될 수 있다.
1. 구성원들이 진심으로 믿어야 한다.
2. 일관성있게 유지되어야 한다.
3. 제도 속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95) 핵심가치 찾기가 반드시 빠르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99)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1.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2.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3.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100) 우리의 존재 의미는 다음과 같다.
우리는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104) 핵심가치를 설정하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그것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다. 핵심 가치가 전 사원의 지지 속에 일관성있게 유지되더라도 이를 제도화하는 시스템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숭고한 영혼도 완전무결함을 늘 유지할 수 없듯이 기업의 영혼도 그것을 유지시켜 주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108) 기업 이미지에 별 신경을 안 쓰는 이유는, 스스로의 기준에 부끄럽지 않게 회사를 건강하고 강한 기업으로 키워가는 데 진력하는 것을 기업 이미지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기 때문이다.
(114) 지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경제활동에서 자신이 의당 가져가야 할 권리나 몫을 부당하게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내 입장에서도 다같이 수고 했는데 위에서 일방적으로 빼앗아 가기만 한다면 그것을 참아내기 힘들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CEO의 역할이다.
(116) 가장 좋은 기준은 엄정한 분배의 원칙과 공정한 분배의 과정이 아닐까 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은 경영자와 일반 사원들 사이의 확고한 동료 의식에서 나온다. 그리고 분배 차원에서의 동료 의식은, '현재 우리는 함께 땀흘린 결과를 매우 공정한 방법으로 나누고 있다'는 공감대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이익을 함께 나눈다'에는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익의 배분이 평등하게가 아니라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문제에 있어 그 평가 기준은 매우 객관적이고 엄정해야 한다. 그리고 차이의 최소화를 향해 개선은 할 수 있겠지만 만인을 만족시킬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무조건적인 평등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등과 공정은 다르다. 미주주의도 그러하지만, 자신의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나 결과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평등할 수 없다.
4부. 긴 호흡과 엄정한 자기 기준
(120) "우리의 핵심가치에는 다른 건 몰라도 '정직'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121) 나는 투명경영이 왜 우리시대 기업경영의 화두가 되어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누가 묻기 전에는 투명경영이라는 말 자체를 아예 꺼내지도 않는다. 이것은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그것을 항상 떠들고 다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아예 의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122) 요즘도 그건 달라진 게 없어서, 부서회식 명목이 아니면 우리는 각자가 알아서 계산한다. 물론 나에게 지급된 법인 카드가 있지만, 그걸 기분 내키는 대로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짜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는 게, 이렇게 아낀 돈을 나중에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인해 CEO가 순간적으로 오해를 받을지 몰라도 회사가 성장하면 모든 것은 이해되고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회사 돈과 내 돈, 회사 시간과 내 시간은 엄격하게 구별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CEO는 회사 돈과 내 돈에 대한 구별이 강박증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6) 사원의 경우는 그의 가치관, 상호발전에 대한 마인드, 재능, 미래의 가능성을 확실히 점검하면 거의 성공한다. 그런데 경영진은 그것 외에도 경영철학이 맞아야 한다. 회사가 발전하려면 경영진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가치관이 설령 맞다 하더라도 경영철학이 다르면 언젠가는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경영철학은 가치관과 마찬가지로 정답이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변별하기가 무척 어렵고 그걸 서로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경영진을 제대로 영입하는 일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128) 기업이 가장 정직해야 할 부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우리 회사가 고객과의 약속에서 100% 정직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라나 만약 그런 실수가 있었다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에게 정직해지는 법은 간단하다. 그것은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다.
(129) 그러므로 CEO가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를 둘러싼 만족의 소리가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불만족의 침묵'이다. 이것은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예민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132) 나는 내 스스로를 느린 사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모든 것을 먼저 이론적으로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성공의 길이라고 믿는 사람일 뿐이다.
(133) 나는 영리하고 빠른 조직과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 중 하나를 택하라면 느리더라도 건강한 조직을 택할 것이다.
이것은 느림 자체를 예찬하려는 것이 아니다. 느려야 할 것과 빨라야 할 것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정말 빠를 필요가 있는 것은 빨라야 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업무의 성격에 따라 일부 조직은 굉장히 빠른 문화를 지향한다. 바이러스 응급대응팀, 영업 및 해외사업 쪽이 그러하다.
속도가 강조되는 세상이지만 경계할 것이 있다. 속도의 중심 축에는 늘 기본을 중시하는 태도가 자리해야 한다. 물론 안정된 기반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대응하는 조직은 가장 이상적이다. 우리의 경우 양쪽을 다 겸비하고 있다고 단언하기 힘들지만, 현재 그런 조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빠름의 강박증을 초월하려면 남과 비교하기 전에 엄정한 자기기준부터 세우라고 당부하고 싶다. 남과 비교하기 전에 자기가 최초에 세운 기준에만 충실할 수 있어도 그 회사와 개인은 상당한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134) 돈이든 기술이든 그것은 사람 위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인간 우위냐 전략 우위냐는 질문을 받을 대 나는 당연히 인간 우위를 주장한다.
(134) 먼저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이다. … 둘째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이다. … 셋째는 서로의 발전을 생각하는 문화이다. … 넷째는 동료의식이다.
(137) 우리 회사의 경우는 인재를 '끊임없이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아울러 그런 가운데 동료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두루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회사가 요구하는 진짜 인재이다.
(140) 짧은 경험에 비춰볼 때도 사업은 긴 승부라고 생각하며, 되도록 길게 바라볼 대 성공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본다. 이것은 기업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으로 성공은 금방 보답받는 것이 아닌 것이다.
(142) 위기 관리는 경영의 기본 축 가운데 하나로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그동안 벤처기업 문화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은 상식이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 회사의 경우는 길게 바라본다는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 세일즈는 공격적으로 하되 재무나 인력관리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일상화될 수 있었다.
(143) 길게 생각하는 것은 경영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의 삶에도 미덕이다. 가치의 문제에서도 장기적인 가치는 단기적인 가치보다 우월하다고 확신하며, 그래서 장기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단기적인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돈과 명예에 대한 단기적인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누구나 긴 호흡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5부. 신뢰 받는 동료로서의 CEO
(147) 1단계는 어떤 분야에 어떤 아이템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을 정하면서 사람을 모아 일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ㅣ로, 이때 CEO는 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 2단계는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해서 직원이 30~50명 정도일 때다. 이때 CEO는 실무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 세세한 부분까지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실무자들과 각 분야에서 새로운 일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이다. 여기서 더 발전한 3단계가 되면 CEO는 전략적인 리더가 되어야 한다. 직원이 100명 이상이 될 때인데, 이때는 모든 결정을 혼자서 할 수 없으며 사소한 문제에 깊이 관여할 수도 없다. 그래서 많은 권한을 위임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에 중점을 둬야 하고, 대신 회사의 전체적인 전략을 세우는 데 더 몰두해야 한다.
(150) 리더십에서는 원칙을 매우 중요시한다. 작은 벤처기업이라도 사장은 자기 나름의 분명한 삶의 원칙, 일의 원칙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직원들이 대략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일단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진다.
(151) 지향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리더십 자체는 크게 보면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제이다. 인간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듯 리더십에서도 신뢰의 형성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151) 그럼 신뢰를 이루는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첫째 요소는 직원들을 이용하지 않는 마음이 직원들에0게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공동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또 나는 CEO의 자리에서 당신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마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둘째는 직원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결과로서 약속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며, 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항상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
셋째는 리더가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
넷째는 솔선수범이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리더십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이것이라고 지적하는데,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
다섯째는 신뢰를 받기에 앞서 신뢰를 하는 태도이다. 아랫 사람을 믿고 합리적으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의 태도가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이에 신뢰의 형성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다.
(154)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안 하니까요."
(156) 사장은 고독한 존재라고 하는데 나는 회사를 세운 후 특별히 고독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직원들과 동료의식을 느끼기 때문인데, 이렇게 된 데에는 그들과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 큰 힘이 되었다.
(157)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것을 과감히 그리고 정확하게 인정하는 태도는 무척 중요하며, 이것은 CEO의 중요한 재능 중 하나이다.
언뜻 생각하기에 자신이 못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은 아주 쉬워 보인다. 그러나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자신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58) 결국 내가 경영학을 배우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모르고 놓아두었던 많은 부분들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해결하거나 또는 적임자를 찾아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58) 즉 빌 게이츠의 최대 장점은 모든 일을 처음부터 잘 처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이를 적절하게 바로잡는 능력에 있는 것이다.
(160) 자금담당 이사였던 프랭크 고뎃은 "빌 게이츠가 행했던 가장 현명한 일 중의 하나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전문가를 영입해서 그들이 소신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라고 회상하였다.
CEO가 자기 능력의 한계를 솔직히,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 이것은 이제 하나의 전략 차원을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163) "저는 과학적인 것을 좋아하며, 따라서 기술에서의 과학적인 영역도 좋아하지만 경영에서의 과학적인 영역 역시 좋아합니다. 기술과 경영에서의 예술적인 영역도 좋아하느냐구요? 한번 도전해볼 만한 분야가 아닐까요?"
(165) 나는 출근할 때마다 검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데, 대체 그 가방에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사실을 밝히자면, 그 안은 온통 메모한 종이들로 가득하다. 주로 우리 회사가 개발해야 할 아이템에 관련한 아이디어, 사안별로 취해야 할 전략 등을 메모한 것인데, 이 종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많아져서 2001년에 들어서는 가방을 메면 어깨가 기울어질 정도가 되었다.
(166) 현재 나에게 휴식이 있다면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뿐이다. 영화관람을 언제 했었는지는 물론, 대학시절 굉장히 몰두했던 바둑도 마지막으로 둔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주말에 가족들과 책을 보는 것, 동네 우동집 같은 곳에 가서 저녁을 먹는 일, 온 가족이 둘러앉아 DVD로 영화를 한 편 보는 것, 수면, 이 네 가지가 현재 내가 기다리고, 또 할 수 있는 최선의 휴식이다.
(168) 내가 바둑에서 배운 경영원리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부분적인 이익보다 전체 국면을 보는 태도이다. …
둘째는 바둑을 배울 때 정석을 외운 뒤 몸으로 체화했는데, 그런 경험 때문인지 경영을 할 대도 이론을 체화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점이다. ...
셋째는 요소를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이다. 바둑에서 요소는 승부처이다. 급소를 차지하고 있으면 바둑이 편해진다.
(171)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맞는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은 아랫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172) 나는 그런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내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경과를 사실대로 설명한 글을 고객에게 메일로 발송하고 홈페이지에 별도로 창을 만들어 게시했다. 결과적으로 사태는 빠르게 수습되었고 우리는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을 하게 되었다.
(175) 내가 보기에 제일 조심해야 할 것은 고집과 애착이다. 특히 회사가 순조로운 성장을 보일 때 이를 더 조심해야 하는데, 수시로 생각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늘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둘째, 감각적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 셋째, 자신에 대한 칭찬을 경계해야 한다. … 넷째, 성장의 속도에 정신이 팔려 직원들의 소외감을 잊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178) 조직에서는 능력이 탁월한 한두 명보다 능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협조가 잘 되는 사람이 여럿 있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의 일은 뛰어난 한 사람보다 평범한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작업하게 되어 있으며, 능력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79) 물론 벤처 세계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 스타는 존재한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가 있다 해도 그것을 실천에 옮겨 성공시키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어야 하며, 이들이야말로 CEO의 능력보다 더 소중한 기업의 자산이다.
6부. 벤처, 희망이기 위한 조건
(207) 기업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우리 회사가 지금 적정인원인가 하는 의문은 풀기 힘든 숙제이다. 이 숙제를 풀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는 80:20 법칙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10개의 업무가 있다면 그 중에서 실제 회사 매출에 큰 공헌을 하거나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2~3가지를 정한다. 이 일만 제대로 해도 회사는 돌아가게 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경우에 따라 과감하게 포기해야 한다. …
이처럼 정확히 제로베이스에서 회사 생존에 꼭 필요한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해야지, 일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자꾸 두게 되면 가외의 일은 더 생겨나게 마련이고 그러면 회사는 비효율적인 상태가 된다. 일하는 사람 개개인도 많은 일을 다 해내려고 하니 조바심이 날 수 밖에 없다.
(211) 패러다임 변화를 읽는 정확한 눈의 출발점은 자기가 하는 작은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고민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과 고민이 이어질 때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213) 투자자들이 옥석을 가려서 투자하려면 다음 세 가지 정도는 꼭 점검해야 한다.
첫째는 경영자 및 경영진이다. … 둘째는 시장의 크기 및 비즈니스 모델이다. … 셋째는 상대적인 절대우위 요소이다.
(216) 기술, 아이디어, 시스템은 벤처기업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런데 벤처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에는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자산이 또 있다. 바로 CEO의 시간이다. CEO가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회사 발전에 보탬이 되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까지 좌우된다.
(219) 2000년의 교훈과 희망
첫째, 벤처기업들은 핵심역량을 통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지상과제라는 기본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 둘째, 위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게 되었다. … 셋째, 치밀한 사업계획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 …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224) 기업의 핵심은 핵심 역량과 성장률이며, 기업은 매출액보다는 주당 영업이익이나 성장률 같은 요소로 평가받아야 한다. 코스닥에 등록해서 떼돈을 벌었다거나 돈방석에 앉았다는 말은 모순이며, 또 이는 매우 한시적인 상황일 뿐이다.
(227) 한 정부 관계자가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산중턱에 좋은 자리가 있으면 도로를 닦아주고, 청소부를 고용해서 청소하고, 경찰관을 동원해서 범죄조직이 들끓지 않게 하면서 터를 닦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정부가 가게를 세울 돈을 직접 빌려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부가 정말 해야 할 일은 도로나 터를 닦는 인프라 구축이고, 투명한 경영제도를 지원하는 것이다. 아울러 벤처기업을 위한 아웃소싱 업체들을 활성화한다면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은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7부. 새로운 모험가를 위한 벤처 클리닉
(231) 무조건 좋아서 시작하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 기술적인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열의만으로 시작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이 전제되고 거기에 열의가 더해져야 건실한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또 벤처기업을 세울 때에는 어쨌든 나의 힘으로 회사를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나도 경험한 일이지만, 회사라는 것은 설립하기 전에는 뭐든 잘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막상 세우고 나면 문제점만 눈에 들어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설립 당시의 자신감은 수그러들고 자꾸 외부의 도움, 시장의 우호적인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
그리고 벤처기업의 중요한 문화 중 하나인 다양성에 늘 주목해야 한다. 흔히 벤처기업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서 출발하거나 전망이 좋다는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출발이 아니다. 되도록이면 그 누구도 진입하지 못한 새로운 분야를 찾고, 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틈새를 찾는 줄기찬 노력이 필요하다. 진지하게 찾아보면 새로운 것은 어딘가에 존재한다.
(236) 우선 비전,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 단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사무실을 열었다 하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가령 한 사람은 일 자체의 성취가 우선이고, 한 사람은 돈이 우선이라면 이것은 조화로운 출발이 아니다.
(237) 나는 가장 바람직한 창업 형태는 기술을 보는 사람과 시장을 보는 사람이 각각 존재해서 균형을 취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흔히 이러한 균형은 설립단계가 아니라 정착, 성장 단계에서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 나는 이 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240) 단돈 1원이라도 투자받은 돈은 가볍게 처리해서는 안 되며 늘 그 앞에서는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241) 직원 수가 늘어나더라도 절대 흐트러져서는 안 되는 것이 그 기업만의 문화, 내재하는 공통의 가치 체계이다. 그것이 핵심가치로 체계화, 명문화되어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함께 무엇을 지향한다는 공통된 마인드 맵이 있어야 한다.
(249) 그러므로 이 시기(발전기)에도 벤처기업가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한참 어렵게 고생해서 벤처기업을 성장시키고는 이 단계에서 변하는 사람을 더러 보았고, 그래서 나 자신도 그렇게 되는 것을 아주 경계했다.
(252) 벤처기업의 속성
고위험성 _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벤처기업의 속성은 고위험이다. …
과정성 _ 벤처기업의 또 다른 속성은 좋은 아이디어와 열심히 일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라는 점이다. …
절박성 _ 벤처기업의 또 하나의 속성은 선택의 절박성이다. … 이보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258) 아름다운 파트너십
파트너를 고를 때의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상대의 가치관에서 나온다. … 파트너의 능력도 중요한 결정요소가 되어야 한다.
(262) 그러나 상장되기가 무섭게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리는 경우는 사기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주가는 그 회사의 미래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데, 경영자가 개인적인 치부를 위해 대부분의 지분을 팔아버린다는 것은 신뢰에 대한 배신이며, 회사가 잘못되더라도 자기만 피해를 안 입겠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이다.
8부. 나의 작은 생각들
(266)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67) 그보다는 신뢰를 주고 받는 관계, 훌륭한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것,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는 존중, 그리고 늘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이런 것이 더 소중한 성공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267) 실패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외형적인 실패이고 다른 하나는 질적인 실패이다. 어떤 사람들은 외형적인 실패에 민감하고 그것에 지나치게 좌절한다. 물론 실패를 거듭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론 의식해야 하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의 실패이다.
질적인 실패는 타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혀 실패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나에게는 이런 실패의 경험이 무척 많다.
나는 대학에서 공부할 때 모든 자료와 정보를 수집한 후 판단하는 습관이 있었다. 이 버릇은 회사 초창기에도 이어져서 이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진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물론 그것이 외형적으로 우리 회사의 발전을 크게 가로막거나 누구에게 피해를 준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분명히 큰 실패로 기억되고 있다.
(268) 칭찬과 비난도 마찬가지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보다는, 내 스스로가 값지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것으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칭찬과 비난을 특별히 의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그렇기에 외부의 칭찬에 크게 우쭐할 이유도 없으며, 내가 내 기준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가 실패로 돌아온다 하더라도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렇게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피곤할 때도 많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기 질을 높여나가는 내 의지를 더 중시하다보니 엄격한 자기 기준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점도 있다. 자기 만족에 취하지 않을 수 있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물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부족함이 많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나의 이런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다.
(270) 배려의 여러 모습들
이해하는 마음
남에게 피해 안주기
다양성 인정하기 _ 아울러 성격 타입이 다양한 회사는 서로간에 협력 관계가 잘 형성되면 굉장히 생산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말 경청하기
사심없이 대하기 _ 물론 사람과의 관계에서 피해만 당하는 바보가 되어서는 안되면 나도 그런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더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타인을 바보로 만드는 것,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
(277) 문제를 해결하는 몇 가지 방법들
평생 공부 _ 나는 공부는 하면 할수록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 자만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경계하는 스타일인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늘 공부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발전하기 _ 지금 생각해도 나는 CEO로서 재능이 부족하다. 그런 내가 CEO가 된 것은 나에게 있는 단점을 하나하나 극복하는 가운데 천천히 스스로를 향상시켜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대로 하기(기본을 충실히 하기)
최선을 다하기
목적의식
방심을 경계함 _ "이건 상이 아니라 벌입니다."
새로움에 대한 적응 _ CEO가 된 다음에도 '내가 꼭 해야 할 일이고 남이 도저히 해줄 수 없는 일'이라면 최대한 빨리 그것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새로움에 적극적으로 적응하려는 태도는 눈 앞에 닥친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몰입
장기적으로 생각하기 _ 문제를 해결할 때 순간적인 영감이 해결의 단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온 경험을 두고 본다면 대부분의 경우 가장 지혜로운 해결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근차근 찾아나가는 가운데 도출되는 것 같다.
원칙 중심의 판단과 선택 _ 원칙이라는 것은 매사가 순조롭고 편안할 때에는 누구나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원칙을 원칙이게 만드는 힘은 어려운 상황, 손해를 볼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지키는 것에서 생겨난다. …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대로 원칙은 수시로 변경 가능한 지도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항상 정북을 가리키는 나침반이어야 하는 것이다.
(285) 세상에서 나 자신에 대해서 가장 모르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오히려 타인은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데 나 스스로는 편견과 자기애에 사로잡혀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힘들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순간에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은 무척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누구나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는 나와 같은 갈등과 자기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생성되었는데 자기 인식의 벽 때문에 자신감을 미리 꺽는 경우도 자주 본다.
그런 분들에게 감히 충고를 한다면, 자기 편견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시도를 해보라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단 시도한 것이라면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할 수도 있고 성공을 할 수도 있는데, 그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가운데 자기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이며, 이 자체만으로도 무척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88)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 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290) 깨어있는 한 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겠다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공연한 겸손이 아니라 분명한 사실이다.
#4.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은 총 8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시작이다'는 자신이 처음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의 갈등과 고민 등이 담겨 있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해준 장이기도 하다.
2부는 기업의 사업 영역 선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3부는 기업의 핵심 가치와 존재 의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4부와 5부에서는 CEO로서의 자세에 대해서, 그리고 6부와 7부에서는 벤처 기업의 올바른 환경 조성과 운영의 노하우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8부에서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 등을 피력하면서 책을 끝맺는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은 소감은 '실제 경험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CEO로서의 여러가지 상황을 헤쳐나가면서 겪었던 실전 경험이 이 책에 힘을 실어준다.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약간은 도덕 교과서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경력과 회사가 그가 쓴 글이 단지 탁상공론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말과 행동의 일치'라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리라.
회사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느라 마음 편히 여가를 즐길 시간도 없는 사람이, 어디 특별한 시간이 남아돌아서 책을 써낼 수 있었을까? 아마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으리라. 그래서 책의 구성은 체계적으로 잘 짜여 있다는 느낌보다는 짧은 글들을 모아 하나의 책으로 엮어내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정직한 인품과 끊임없는 노력에서 풍겨 나오는 맑은 영혼의 향기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기본에 충실한 꼼꼼한 원칙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 전체를 걸고 새로운 모험을 감행했던 저자의 대범함 또한 책을 읽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그의 치열한 삶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자신을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그의 끊임없는 도전이 마치 내게 '너는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기나 했느냐?'라고 묻는 듯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미국으로 향하던 비행기 안의 짧은 시간이, 6년 중 가장 평화로운 때였다는 그의 고백에 늘 힘들다고 투덜대는 나의 투정이 참으로 가소롭게 느껴졌다.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좋은 삶을 산다는 것이다. 충실한 삶이 없이는 멋진 글이 나올 수 없다. 설령 타고난 글재주로 다른 사람들을 한 순간 사로잡는다 해도, 그건 일시적인 유혹에 불과한 것이다. 가슴 뛰는 삶을 살자. 영혼을 사로잡는 즐거운 일을 하자. 좋은 습관을 만들자. 멋진 하루를 살자.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좋은 책을 쓰는 비결이다.
8월의 화두는 '나는 나의 꿈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이다. 나는 강점과 10대 풍광을 다시 한번 정리하리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리라. 지금까지 살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보리라. 그 뜨거운 순간, 순간을 기록으로 남길 것이다. 그리고 그 기록들이 모아 하나의 책으로 구성할 것이다. 자신의 영혼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면, 그 책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맑은 영혼의 울림을 전달해 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의 인생관이 담겨있는 글귀를 끝으로 부족한 리뷰를 마무리한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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