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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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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30일 11시 49분 등록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1. 저자소개

 

, 찰스 핸디의 인생

 

시골에 있는 우리 부부의 별장 거실에는 커다란 유화가 한 점 걸려 있다. 19세기 말에 더블린 교구의 부주교를 지낸 나의 증조부 초상화이다. 그 그림은 내가 부분적으로 유전자의 소산이라는 것을 늘 상기시킨다. 미래가 우리의 예정된 계획을 투사하는 텅빈 영사막이라면 얼마나 신날까.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헤밍웨이가 일찍이 간파했듯이 내 생애의 씨앗들이 탄생의 초기부터 내 속에 있었던 것이다. 나의 친가 쪽 선조들은 대대로 목사였다. 고모 할머니들은 모두 교사였다. 말 그대로 우리집은 목사와 교사의 집안이었다.

 

젊은 시절 나는 늘 그런 환경에서 도망치고 싶어했다. 그러나 이제 확실히 안다.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나 찰스 핸디는 193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나는 아버지가 목사로 재직하던 킬데어 샐린스의 세인트 마이클 목사관에서 성장했다. 아버지는 더블린 서쪽 조그만 교구 두 개를 보살피는 목사였다. 아버지는 내가 두 살 때 그곳에 부임하여 그 후 40년을 그곳에서 사셨다. 어린 시절 내가 알던 세계는 목사관 일대가 전부였다. 목사관은 우리의 집이면서 아버지의 사무실이었다. 마을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그 집은 내 최초의 인생학교였다. 그곳에서 나는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고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아무리 불편해도 진실만은 말해야 한다는 것과 사람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하나님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는 것도 배웠다. 그런 교훈의 영향으로 나는 선의의 거짓말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진실결벽증 때문에 나는 비즈니스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에 대한 존경, 진실에 대한 경외가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는 사회에서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모종의 단안을 내려야 했다. 그것은 유년 시절의 유산을 내 삶의 일부로 인정하고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야 했다. 그 결과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아버지는 매일 아침 일찍 개들을 데리고 언덕으로 올라가 아버지의 교회에서 아침 기도를 드렸다. 그 시간은 아버지가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혼자서 갖는 조용한 시간이었다. 아버지 목사관이 사무실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내 집은 내 사무실이 되었다. 나는 매일 아침 식사 전에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개들 대신 아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간다. 그것은 하루 일과 전에 내 몸에 좋은 기운을 집어넣는 일종의 명상 시간이다.

 

우리 아버지는 돈은 빌려주지도 빌리지도 말라는 햄릿에 나오는 폴로니우스의 조언을 충실히 수행한 분이었다. 아버지는 수입 이상의 지출은 간통보다 더 나쁜 죄악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나는 십대가 되었을 때 교회를 탈출할 것이고 절대 가난하게 살지 않겠다고 은밀히 맹세를 했다. 그러나 나는 30년 뒤 윈저성의 교회에서 나오는 봉급으로 살아가는 월급쟁이가 되어있었다.

 

어린 시절 교회에 다닌 습관의 유산으로 내게는 언어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다. 당시 윌리엄 틴들의 최초 영역본 성서와 크랜머의 공통 기도서는 영국민들에게 언어의 수원(水源)이었다. 일요일 아침 기도 때마다 이 아름답고 청명한 운율이 내 영혼 속으로 흘러 들러왔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날 말을 가지고 먹고 사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고모와 고모 할머니들 틈에서 셰익스피어의 시를 읽으며 고전의 리듬을 배웠다. 세익스피어는 내게 제2의 성서요 또 다른 언어 마법의 원천이었다.

 

조용한 아버지는 별로 스포츠를 즐기지 않았다. 때문에 나 역시 스포츠를 즐길 기회가 거의없었다. 어른이 되어서 골프, 테니스, 럭비 등을 배워봤지만 모두 신통치 않았다. 어릴 적에 적극적으로 운동을 해두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

 

할 수만 있으면 유년 기억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나는 오랫동안 옛날 일을 잊고 살았다.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일과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마르케스의 말을 이해했다. 10대의 내 눈에 비친 아버지는 내가 벗어나고 싶은 영토였다. 정말이지 나는 아버지와 다르게 살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가 새롭게 인식되는 날이 찾아왔다. 그것은 유감스럽게도 그의 장례식에서였다. 당시 나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각종 비즈니스 대회에 참가하고, 컨설팅을 하고, 유명인사들과 잦은 식사를 하며 거물인 냥 행동하였다. 하루 일과가 빈틈 없이 약속으로 채워지는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날 나는 아버지의 영구차를 따라가며 조용하게 지내온 분의 종말을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회로 가는 운구 행렬에 경찰 에스코트가 따라붙었다. 일대는 아버지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온 사람들로 일대 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부고는 현지 신문 딱 한 군데에만 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아일랜드 각지와 영국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급히 달려온 것이었다. 조용한사람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달려온 수 백 명의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며 나는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아버지 중 누가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들은 그다지 새로운 질문도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질문을 내 자신에게 한 번도 진지하게 물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영국으로 돌아와 가장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마침내 나의 인생과 우선순위를 바꾸기로 작정했다. 그렇게 해서 나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윈저성 세인트 조지하우스의 학장이 되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나의 유년시절이 드디어 나를 사로잡았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가라엘리엇은 나에게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윈저성 일은 그다지 쉽지가 않았다. 그렇잖아도 나는 내가 상급자들 아래서 일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윈저성이 요구하는 강인한 관리자 상은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했다. 정신과 의사와 상담한 결과 내 문제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스스로 잘 모른다는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델피의 아폴로 신전에 새겨진 고대 그리스 명언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부터 알아야 했다. 나는 40대 중반에 여러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후에야 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윈저성에서 4년을 지내고 난 후 아내가 말했다.

 

이제 회사 생활을 청산할 때예요.’

그럼 뭘 하지.”

당신은 글쓰기를 좋아하잖아요. 당신 첫 책도 반응이 괜찮았어요.

작가가 되어보는 건 어때요.’

책을 써서는 부자가 될 수 없어.’

왜 부자가 되려고 하죠. 우리든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그건 너무 리스트가 많아.’

어차피 인생은 리스크예요. 난 피곤에 찌든 직장인과 함께 사는 게 지겨워졌어요.’

 

그리하여 1981 7 25, 나이 49세에 나의 포트폴리오 인생은 시작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나는 저술, 강연, 컨설팅, 방송 등을 통해 위험을 잘 헤쳐 나왔고 사회 철학자로서 제법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왔다. 세계적으로 중요하고 영향력있는 비즈니스 구루를 선정하는 'The Thinker 50'2001년에 나를 피터 드러커에 이어 2위로 뽑아주었다.

 

나의 아내

나는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벼룩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감당해야 할 위험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두려웠다. 자유를 얻자고 안정을 내팽개치기엔 49살이란 나이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평생 고용이 보장되는 윈저성 세인트 조지 하우스 학장자리를 박차고 나와 모험에 찬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두려움 가운데서도 내가 벼룩의 삶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내 덕분이다.

 

독립이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래도 당신 삶은 수월했잖아라고 말한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 삶이 수월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어린 시절 명문학교 교육을 받았다는 것과, 내 능력을 믿고 그런 명문 학교를 추천해준 학교 선생님, 그리고 무엇보다도 벼룩생활을 해보라고 나에게 과감히 권유한 아내가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아내가 없었다면 나는 평온한 직장 생활을 계속하다 때가 되면 은퇴하여 따분한 은퇴생활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무료한 생활에 활기를 잃고 일찍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행복

 

나는 인생을 내 안에 있는 진리를 찾아가는 지속적인 추구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리하여 나는, 이탈리아의 르네상스기 인물인 마르실리오 피치노의 사상으로 돌아간다. ‘우리의 영혼은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것, 우리의 가능성인 것이다. 나는 또한 좀 더 질용적인 인물을 내 모델로 삼고 싶다. 영국의 멋진 정원을 수도없이 설계한 조경 건축가 캐퍼빌리티(capability)’ 브라운이 그 사람이다. 캐퍼빌리티는 엄청난 잠재력이다. 내 안에 개발되어야 할 잠재력, 선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의미로 나를 캐퍼빌리티 찰스 핸디라고 불러준다면 나는 그것을 영광으로 알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잠재된 캐퍼빌리티를 추구하며 애써온 날들이 나를 지탱해온 힘이었다. 이 말을 하다보니 문득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있는 칼 마르크스의 저 유명한 묘비명이 생각난다.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할 것이다. 우리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대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다.

 

나는 벼룩의 생활을 해온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나의 서류철에는 내 사후에 읽어보라고 자식들에게 남기는 봉인된 편지가 있다. 나는 가끔 편지를 수정하면서 편지의 내용을 깊이 사색한다. 세월 따라 야망은 조금씩 퇴색되고 온유한 관조의 힘은 늘고 있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세 가지 행복을 늘 지키고 싶다.

 

 

찰스 핸디의 책들

 

The Future of Work (1984) /Gods of Management (1985)/Understanding Schools (1986)/Understanding Voluntary Organisations (1988)/The Age of Unreason (1989)/ Inside Organisations(1990)/ <텅빈 레인코트> The Empty Raincoat (1994) /<산이 움직여주길 기다리는 사람들> Waiting for the Mountain to Move (1995)/ <비이성의 시대> Beyond Certainty (1995)/<헝그리 정신> The Hungry Spirit (1997)/<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New Alchemists (1999)/Thoughts for the Day (1999)/<코끼리와 벼룩> the Elephant and the Flea (2001)/Re-invented lives (2002)/Myself and Other More Important Matters (2006)/ The New Philanthropists (2006)

 

편안하게 읽히는 그의 저서들은 미래와 경영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시해준다. 그의 책들은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다. 소설을 읽고 느끼는 감동을 경영서에서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그런 글을 써준 작가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2. 마음에 들어온 글귀

 

들어가는 글 :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 되돌아본 미래

11.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11. 1981 7 25, ‘49번째 생일 아침에 나는 일찍 깨어났다….그날은 바로 자발적으로 실업상태가 된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14.
나는 모든 진리가 3단계를 거친다는 철학자 아르투르 쇼펜하우어의 말로 자신을 위로했다. 그에 따르면 진리는 첫째 조롱을 받고, 둘째 반대를 받다가,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15.
나는 예측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가르쳐온 것을 몸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결심했다. 대기업의 보금자리를 떠나 나 혼자서 바람찬 들판에서 풍찬노숙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세기 고용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결심했다.

 

20. 인터넷과 웹은 20년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으로 코끼리와 벼룩의 삶을 바꾸어 놓는 주력부대이다.

 

28. 코끼리에서 벼룩으로의 전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게 될 변화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지 모른다.


30.
그들을 움직이게 만든 것은 열정이었다. 자신의 제품과 자신의 원칙이 훌륭하다는 정열을 그들은 갖고 있었다. 만약 어떤 것을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그런 지식과 기술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는지 알아내게 된다.

32.
사람은 누구나 이런저런 기술을 가지고 있다. 까다로운 점은 그 기술을 사람들이 돈 주고 사가는 서비스나 제품으로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

33.
이 책은 기억과 편견의 뒤범벅이다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事後)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
.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1
.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37.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38.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42.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49.
"을 남에게 주어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그 돈은 어떻게든 당신 손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미국의 위대한 자선사업가인 카네기, 록펠러, 기타 인사들이 힘겹게 배워서 애써 실천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게 된 교훈이다.

50.
인생은 늘 반복되는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그것이 상향식의 나선형으로 반복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53.
문제는 아버지의 정신적 약점이나 의무불이행이 자녀들, 심지어 3세 혹은 4세에게까지 유전된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스포츠를 즐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그것을 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의 유년 시절은 부모님의 책임이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그 당시 인생 경험이 아직 짧아서 그들(부모) 자신의 시작(유년)이 그들의 끝(성년)을 결정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 어쩌면 그렇게 모르는 것이 더 좋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자녀가 그들(부모)을 형성한 유년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식의 생활 조건을 너무 제약하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반항을 불러일으키기가 쉽다
.

54. "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자서전 서두

58.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주 새로운 질문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을 공부했고 이런저런 이론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나 자신에게 진지하게 적용해 본 적이 없었다.

59.
나의 유년 시절은 드디어 나를 사로잡았다. T. S. 엘리엇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이제 난생처음으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61.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 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2
. 나는 무엇을 배웠나


67. 학교는 우리가 가정 이외의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는 최초의 장소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공식적, 비공식적 위계질서, 동료집단과 동아리, 친척이 아닌 사람 혹은 우리를 잘 모르고 또 원하지도 않는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런 중요한 곳이므로 학교 생활은 가능한 한 적극적인 경험의 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우리는 학교에서 읽기, 쓰기, 셈하기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나중에 사회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데 꼭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문 뒤의 인간적 시스템을 잘 다루지 못하는데 문만 열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
.

79.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황금의 씨앗(golden seed)'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칭찬 혹은 기대감의 표현으로서 당신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시킨다. 슬레이버는 나에게 그런 씨앗을 주었다. 그것은 선생이 제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었다. 절감하게 된 것이다
.

90.
교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현실을 분석하고 그것을 좀더 훌륭하게 개념화하는 것 뿐이었다
.

91 -92.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학생들 모두에게 황금의 씨앗을 주어야 한다. 음악가, 기업가, 사회사업가인 어니스트 홀 경은 한 때 파블로 카잘스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고 했다
.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95.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

101.
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경제학을 배웠는데 그것은 현장에서 실물 경제를 통해 배우는 것이었다.


107.
나는 아폴로형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다.

109.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바깥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의 예.

 

110. 아폴로 회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네모 상자의 바깥으로 나가서 사색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모른다.

111. 마침내 나는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에 집중하고 남들로부터는 그들이 제일 잘하는 것을 돈을 주고 사는 게 최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설혹 그들의 일당(청구 금액)이 나의 같은 시간 수입보다 더 많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나보다 그 일을 더 빨리 더 잘해낸다면 지불해야 한다. 그게 여전히 이익인 까닭이다.

118.
회사가 분산되면 될수록 독특한 개인들 사이의 신뢰는 더욱더 중요하게 된다. 이제 소위 R(Relationships) 경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이것이다. 당신은 직함이 아닌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정말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개인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가
?

120.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 '그리고' 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122. 아이디어와 지식은 전보다 더 중요하게 되었다. 이제 그것은 기계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머리 속에 들어가 있다. 그 결과, 회사라는 형태는 개인화되었고 그 안에 독특한 개인 집단이 부상하게 되었다.

123.
새로운 코끼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중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

1.
기업의 규모를 계속 키우면서도 소기업적, 개인적 분위기를 간직하는 것
.
2.
창조성과 효율성을 잘 종합하는 것
.
3.
번영을 이루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
.
4.
회사의 사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
.

첫 번째 도전 : 연방주의


125.
연방주의(Federalism)은 인간적 규모의 공동체를 거대 규모의 복합체와 연결시키는 한 가지 검증된 방식이다. 점점 더 하나의 마을,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생태계, 하나의 정치체제를 지향하고 있는 세계를 상대로 하기 위해서는 거대 규모의 복합체가 필수적이다. 반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소규모의 조직 혹은 공동체의 존재도 필수적이다.

두번째 도전 : 연금술


130.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그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 '중앙집중화된 소유권'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131.
연금술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둘째,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 이들의 이런 능력은 낭만파 시인 키츠가 말한 '부정적 능력(negative capability)'과도 통하는 것이다./"나는 그런 능력을 부정적 능력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사실이나 이성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신비, 회의 속에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하지."/키츠가 볼 때, 부정적 능력은 곧 창조성과 같은 말이었다. 모든 현실이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에도 자신의 꿈에 매달리는 끈질김 혹은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 바로 이런 것을 연금술사들은 많이 가지고 있었다./셋째, 연금술사는 제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

133.
더욱 중요한 것은 연금술사들 대부분이 적당한 시기에 황금의 씨앗을 부여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존경했던 교사, 첫 번째 상급자, 목사, 대부 등이 그들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그들이 그 분야의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

140. "
회사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영화 제작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의 에너지, 특징, 창조정신이다. 그 나머지는 소음에 불과하다." - 배리 딜러


세번째 도전 : 사회적 책임

145.
회사들이 약간의 자선 행위로 명성을 살 수 있었던 시대가 지나갔다. 사람들은 이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에만 관심 두지 않고 '어떻게' 그 돈을 버는가에 집중한다.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그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네 번째 도전 :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


147.
기업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중 97퍼센트는 셀 수가 없는 것들이다.

- W. 에드워즈 데밍

148. "
명성, 명성, 명성. , 나는 나 자신의 불멸(不滅)의 부분을 상실하였도다.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짐승 같은 것뿐." - 오델로 중에서

151.
프리랜서는 수수료를 청구한다. 프리랜서는 자신의 노하우 결과를 판매할 뿐, 노하우 자체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직원은 일의 결과가 아니라 시간을 회사에 팔아버림으로써 그 시간을 이익으로 전환시키는 노하우마저도 암묵적으로 함께 팔아버리는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많은 프리랜서들이 자신의 지식을 철저히 통제하기 위하여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청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의하기 애매모호한 지적 재산은 점점 더 벼룩들에게 속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많이 코끼리들에게 임대될 것이다.

4
.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155.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156. "
우리들이 다섯 살이 되기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하나의 규범으로 정착된다. 서른다섯 이전에 발생한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흥분시키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서른다섯 이후의 테크놀로지는 우리를 당황하게 하고 난처하게 한다
."

161. Plus ca change, plus c'est la meme chose(
아무리 변해봐야 결국은 그게 그거다). 아무리 새로운 세계라고 할지라도 그 자체의 새로운 기술 뿐만 아니라 과거의 낡은 기술도 필요한 것이다
.

162. e
세계의 경영은 결국 상식의 문제이다. 정말로 어려운 것은 구체적인 실천인 것이다
.

165.
체험 경제에서는 회사들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파는 것이다
.

168.
소유는 따분한 것, 접속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제레미 리프킨 <접속의 시대
>.

168.
진정으로 개인적인 것이 되려면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있어야 한다사람들은 켄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식과 아이디어가 컨텐츠의 대부분을 제공하는 정보 시대에 우리는 그런 컨텐츠를 제공해 줄 개인이 필요하다. 규모의 경제와 든든한 자금력이 필요한 테크놀로지는 코끼리 회사들이 통제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컨텐츠가 없으면 궁극에 가서는 가치가 없어진다.

 

177. 아이디어, 정보, 지능은 이제 새로운 부의 원천이다. 이 부는 종류가 다르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에게 모두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도 나는 땅이나 현금과는다르게 그 지식을 여전히 소유한다.


178.
우리가 생산한 것에 대한 소유를 주장하기가 어렵게 되어 감에 따라 변호사들에게는 재미있는 일거리와 이익이 더 많이 돌아가게 되었다. 앞으로는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비소유적 재산의 세계가 경제를 활성화시킬지도 모른다.


181.
우리는 불가피한 것은 무시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하고 또 그것을 너무 지나치게 좋아하지도 말아야 한다. 인간이 늘 그래 왔듯이 우리는 결국 적응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생활, 사랑, 웃음은 계속될 것이다.

182.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사랑, 질투, 야망과 탐욕, 자존심과 동정심, 죽음과 인생의 의미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많은 감동을 줄 것이다. 사실 그런 것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

183.
혼란의 와중에서 가능성을 엿보기는 정말 어렵지만 창조성은 혼란에서 태어난다
.

189. 전통적 기업들의 중간배제 현상은 그 비어버린 중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채우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당신은 상자(인식의 틀) 안에서만 안주하지 말고 그 상자 밖으로 나가서 그것을 어떻게 재디자인할 것인지 살펴야 한다. ..변화는 우회로를 따라오기 때문에 익숙한 길을 따라가는 기존의 종사자들을 완전히 제쳐버리는 것이다.

193.
고용 가능성(employability)' '프리랜서처럼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고 많은 직원들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유연성(flexibility)'은 아무에게도 장기간에 걸쳐 그 어떤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194.
이제 엄연한(어쩌면 좋은 것일지도 모르는) 진실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정규 직장에서의 생활이 끝난 뒤에도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정규 직장의 연속이 아니라 이런 일, 저런 일을 그러모아 만든 '포트폴리오' 일이 될 것이다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는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

197. 미래의 회사 사무실은 지금처럼 칸막이가 쳐지고 근무자 이름이 붙여진 자그마한 공간이 무수히 들어선 형태가 아니라, 골프장의 클럽하우스 비슷한 형태가 될 것이다. 클럽은 멤버와 초청객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서 클럽 내부의 각 방은 기능(식사, 회의, 독서 등)에 따라 나누어지고 개인별로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멤버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198. 개인적 공간 상실에 대한 보상으로 회사는 클럽하우스를 편안하고 매력적이고 사치스러운 곳으로 꾸미고, 또 좋은 음식, 운동시설,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을 제공할 것이다.이렇게 되면 회사의 건물 구조도 달라지고 그와 함께 도시의 스카이라인도 달라질 것이다. 


200
우리는 회사 안에 있든 혹은 바깥에 있든 독립된 재능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나처럼 평생 직장 생활을 교육받았고 또 생각했던 사람들은 자신의 이력을 자기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커다란 도전으로 느낄 것이다. 그들 중 잘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자유와 기회를 흠뻑 음미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회사 이후의 생활을 힘겹고 숨막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내가 이미 겪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판매하고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결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의 학습과 능력 개발을 잘 조정하고 자신의 여러 삶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가르쳐주는 학교는 아직까지 없다. 당신보다 앞서간 선배들의 힘겨운 경험과 교훈으로부터 어렵사리 배워야 하는 것이다.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202.
자본주의 체제 내의 결함 때문에 자본주의가 와해되어 그보다 훨씬 못한 어떤 것이 우리들 앞에 나타날 위험은 언제든지 있다.

 

203. 이제 자본주의가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것이 아님을 확실히 알고 있다. 이제 문제는 그런 차이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냐, 아니면 미국식 자본주의라는 한 가지 브랜드가 아주 강력해져서 나머지 자본주의의 버전을 압도해버릴 것이냐의 문제이다. 여기서 다양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무척 본질적이고도 필요한 질문이다, 아래)

 

203. 자본주의가 전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게 할 것인가 아니면 더 가난하게 할 것인가. 자본주의는 개인들을 압도하여 우리의 가치와 우선사항을 왜곡시킬 것인가, 아니면 일부 사람들이 믿듯이 그것만이 자유로 가는 유일한 길인가. 자유와 평등은 양립 가능한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제3의 요소인 박애를 필요로 하는가.

 

204. 학위는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허가증이란 걸 그 때 알았다(재치)

 

205.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그런 선생에게서 배워야 하는 학생들은 괴롭겠지만 나는 그때 이래 가르침이야말로 내 생각을 발전시키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오고 있다.

207.
그 작은 섬(싱가포르)에는 문자 그대로 아무 것도 없었다. 심지어 식수마저도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끌어온 수도관에 의존해야 했다. 그는 국가의 장래를 국민들의 능력에 맡기는 모험을 걸었다. 요사이 말로 하면 국민들의 잠재적인 지적 재산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

208.
진도구(Chindogu)의 세계: 진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번째 징조다

 

209. 새로운 제품과 제품 업그레이드는 우리의 구매욕을 자극하여 그리하여 수요를 계속 창출한다. 마찬가지로 남들이 가진 것을 보면 나도 갖고 싶은 욕망, 혹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질투심도 그렇지만, 광고에 의해서 촉발된 패션도 수요의 중요한 자극제이다….그런 불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물자의 낭비가 걱정된다….또한 부자들만 성장과 풍요의 나선형에 올라타서 위로 올라가는 동안 나머지 가난한 나라들의 40억 인구는 빈곤 속에 허덕이는 것도 걱정된다자본주의는 이런 불균형을 시정할 능력이 없어보인다.

 

210. 싱가포르는 강력한 리더십만 있으면 가난한 나라들도 이익이 되는 자본주의를 일으킬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30년 만에 싱가포르는 모든 시민을 가난에서 구제했다.

210. (
그러나) 성공적인 자본주의의 또 다른 문제는 동일한 장소에 머무르려면 전보다 두 배나 더 빨리 헤엄쳐야 한다는 것이다
.

211.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가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213. 싱가포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야망과 필요에 의해 움직이는 영미권 자본주의의 개인주의적 전제조건을 버려야 한다.

 

213. 리콴유는 특정 상황과 문화 속에서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교도 자본주의: guided capitalism)가 가능할 수 있을 보여주었다….싱가포르는 독립심 강한 벼룩이나 연금술사들에게 맞지 않는 장소였다. 사실 그 점이 싱가포르의 현재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와 같은 성장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은 더 많은 창조성을 필요로 한다. 교도의 폭을 줄이고 개인의 표현을 더 허용해야할 시점에 닥친 것이다. 이 두 전통이 잘 융합될 것인지, 아니면 개인주의적 표현이 그 잘 조직된 사회를 오염시킬 것인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223.
미국인들은 정직과 신뢰의 붕괴를 보아왔다. 시민들이 보편적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상부상조하는 사회적 자본주의 제도가 붕괴의 위기에 처해졌다. 이렇게 된 것은 조야한 개인주의와 '나 홀로' 사회 때문이다.

231. 나는 왜 미국이 전세계 변호사의 70%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이것은 로버트 퍼트남이 지적한 신뢰의 붕괴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가 아닐까.


232.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의식마저 제공해주는 것은 아니다.

 

233. 시장을 적절히 통제하는 법률과 제도가 없다면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는 국가를 산산조각내 버린다. (러시아의 예)

 

243. 세계의 가난한 나라들은 성공적인 자본주의를 만들어낼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 단 하나 자본이 없다. 가난한 나라들은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자산을 유동적인 가용(可用) 자본으로 전환하는 힘이 전혀 없다. - 에르난도 데 소토, 자본의 신비(The Mystery of Capital)

244. 전세계 2백여 국가들 중 겨우 25개국만 보편적 재산권을 확보하고 있어 그것을 가용 자본으로 전환할 수 있다.

 

246. 이에 대한 해법은 데 소토가 페루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법적 절차를 쉽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재산을 소유하기 쉽게 만들고 비공식 소기업을 운영하는 개인 사업가들이 손쉽게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252.
나는 '머무르는 곳 없음의 위험(the perils of placelessness)'에 직면한 '조급한 엘리트들'에 대해서는 별로 동정심이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그들이 자기 자신을 향하여 사치스러운 가학(加虐) 태도를 부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253.
자본주의는 거대한 강이다. 만약 그 강이 범람해 버리면 그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은 수장(水葬)되어버리고 만다
.

255.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그렇게 할 가능성을 준다. 홍수에 휩쓸려갈 때에는 선택안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우리를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준다
.

256.
내 여행의 마무리 지점에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국인의 정력과 자신감, 케랄라 사람의 매력과 다정함, 싱가포르 사람의 극기심과 결단력을 종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장 좋은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그것은 하나의 교차문화적(cross-cultural) 기적이 될 것이다
.

258. (경영학의 귀재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나는 마침내 나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게 되었다.


3부 독립된 생활 :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259) '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6
.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포트폴리오 생활


263.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롭게 되고 싶은 마음 사이의 갈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작가인 나는 하루의 시간 배분을 엄격하게 지키는 편이고 또 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를 귀중히 여긴다.

265.
내 마음대로 미래를 창조하고 나이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나는 나의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나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려면 직감에 따른 반응 이상의 것, 그러니까 전략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것은 사명감 혹은 내재된 목적의식에서 흘러나와야 한다단지 살아남는 것은 인생의 충분한 목적이 되지 못한다. 그서은 숨쉬기가 인생이 목적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심한 일이다
.

266.
인생은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서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좀더 유익한 어떤 것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

266-267.
열정은 그들(연금술사)의 핵심 동력(動力)이었다.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열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었고, 그런 열정은 어려운 시기에도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삶의 목적을 지탱해 주었다. 열정은 사명이나 목적보다는 훨씬 강한 단어이다. … 선교사들은 오로지 설교만 하지만 열정적인 사람들은 산()을 움직이는 것이다
.

"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
그들은 묻는다
.
"
꿈속에서
."
내가 대답한다
.'

"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은 아주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말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창조하고 싶은 것에 대한 꿈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고 싶다. 아이를 많이 낳고 싶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 등의 막연한 꿈이라면 그것은 꿈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는 생겨나지 않는다.

268. 나는 소설이나 희곡을 써보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에 열정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쓰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269. 반면 나의 꿈처럼 반쯤 잠겨 있는 꿈은 인생의 다른 측면을 경험하게 만든다.

270. "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

270. 그것은 프리랜서로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사람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그의 최근 일 혹은 프로젝트 뿐이라는 것이다. 그의 과거 명성이나 경력은 아무런 보장이 되지 못한다.

271.
25년 전에 내가 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내가 훗날의 저서에서 아주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의 여러 가지 형태가 이미 그 책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나중에 그게 그리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쓴다면 자신의 견해를 급격하게 또 빈번하게 바꾼다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여전히 다루지만 새로운 현실에 비추어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통찰, 새로운 관점, 새로운 경험을 나눠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272. 나는 우선 나의 경쟁자들이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치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읽기에 너무 따분하다.

272. '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

273.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도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내 책은 다른 경영서보다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

273.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이 화두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신의 전문지식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회사들을 상대로 종종 지적하듯이, 진정한 혁신은 해당 산업 혹은 회사 바깥에서 온다. 회사 내부에서 오는 것은 친숙한 것의 변형일 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나는 이 통찰이 남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274.
과학의 획기적인 돌파구(가령 상대성 이론)는 생활 속의 어떤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빌려다가 생활의 다른 분야에 하나의 비유로 적용할 때 발생한다. 그렇게 한번 해보라. 그러면 낯선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되고 또 기존의 데이터들을 새롭게 연결시켜 새로운 경지로 들어가는 들어가는 문을 열게 된다
.

274.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은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고 또 인생이야말로 내가 환히 밝혀서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은 문제였다
.

278.
아무튼 쓰기, 강연하기, 방송하기는 내 학습의 뼈와 살이 되었고 또 그것을 지탱해주는 철골이 되었다. 나는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비유를 시험해 본다. 만약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그것을 나중에 내 책 속에다 편입시킨다
.

278.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意識)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

280.
남의 것을 엿보는 것은 아주 강력한 학습의 방법이다. 하지만 그저 배우는 데에만 그쳐서는 안 되고 그렇게 엿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

283.
당신은 당신 내부에 있는 검증되지 않은 가능성을 최대한 발현해야 한다. 당신은 그런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284. '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고 그러니 그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결국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 질문은 여전히 나를 따라다니는 화두이다
.

7
. 일 구획짓기


286.
우리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을 본다. 우리는 우리의 견해와 편견을 지지해 주는 신문을 읽고, 우리처럼 생긴 사람과 일하고 사귀기를 좋아한다. 우리는 도시의 반대쪽으로는 가고 싶어하지 않으며 지하철 속에서 낯선 사람과 이야기를 하지도 않는다.

288.
이제 일에 대한 나의 이론을 나 자신에게 적용할 시간이었다. 그 동안 안정된 직장에 있으면서 설교만 해왔던 그 이론을 나 자신이 직접 실천해야 했다. 나는 일이 인생의 기본적인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화이었다
.

289.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

294. "
밭에다 거름을 주기도 해야지만 때로는 변화를 줄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밭을 놀려서 정말로 쉴 기회를 주어야 해요
."

나의 생활 또한 그렇다고 나는 생각했다. 포트폴리오 일은 그것이 일종의 윤작이라는 데에 매력이 있다. 공부하는 일도 쉬는 시간이 충분해야 비로소 윤택해진다. 너무 많이 빨리 쓰면 그 다음날은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다. 어느 날 저녁에 어떤 책을 너무 많이 읽으면 그 다음 날 그 책을 다시 읽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떤 날은 글을 읽거나 쓰고, 어떤 날은 앉아서 생각을 하고, 어떤 날은 그냥 앉아만 있다
.

295.
나는 책과 씨름하는 나의 진짜 일을 감당하기 위하여 심신을 단련시키는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

296.
우리는 내가 공부하는 일에 연간 1백 일을 배당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공부하는 일은 글을 쓰고 글쓰기를 준비하고 독서하는 것을 모두 포함했다. 그것이 나의 돈 버는 일의 기반이 될 것이었다. 그러니 그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

299.
정말로 돈을 벌려고 한다면 내가 잘하는 것, 가령 관리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야 했다. 가르치는 일은 내 가 떠나온 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으나 가족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돈을 벌자면 그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 그러고 나면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인 글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이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필요한 것과 바람직한 것을 잘 뒤섞을 수 있어야 한다
.

299-300.
나는 일이란 돈, 만족, 친구, 창조성, 심지어 멋진 주거지역 등을 한꺼번에 하나의 꾸러미로 해결해 주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성장해 왔다. 그런 생각을 작고 있었으니 직장에 자꾸만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면서 나는 그런 꾸러미를 해체하게 되었다. 어떤 일은 돈 때문에 하고 어떤 일은 다른 이유로 하는 식으로 말이다
.

303-304.
나는 프리랜서 노동자의 진정한 딜레마에 봉착했다. 나의 노동력과 재능을 어떻게 광고할 것이며, 어느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었다
.

305. “사람들이 당신에게 강연이나 강의를 요구할 때, 당신이 무엇을 표상하는지 또 당신의 값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 알아야 해요. 당신이 하는 일이 자랑스럽고 또 당신이 어느 의미에서 특별하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당신을 팔아먹을 수 있어요. 좋아요. 브랜드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명성이라고 해요. 아무튼 이 일을 계속하려면 명성을 확립해 그것을 계속 지켜나가야 해요."


나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보다니 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의 말이 맞았다.

305.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
.

307.
자기의 명성은 자기가 구축하는 것이다….결국 중요한 것은 입소문, 만족해하는 고객, 성공적인 프로젝트이다. 그것은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는 것과 같다. 나는 그것을 행운이라고 불렀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 우리 행운의 제작자인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

"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당신이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줄 때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다
."

309-310. "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代打)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회사 생활에 비해본다면 조금 외로운 생활이다. 포트폴리오 생활은 늘 여기저기를 뛰어다녀야 하는 생활이다…… 회의 시간이나 날짜에 대하여 거의 통제권이 없다……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사무실이나 비서를 두지 않는다. 요즈음은 노트북, e메일, 팩스의 시대이므로 당신은 이런 상황이 별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된다." - 윈스턴 플레처


310. 포트폴리오 생활은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가져오는 생활이다포트폴리오의 일거리는 자부심의 기회는 많이 제공하지만 야망은 별로 부추키지 않는다.

314.
포트폴리오 일은 대부분 외로운 작업이다. 내가 하는 포트폴리오 일은 대부분 단기간의 밀접한 인간관계로서 선상(船上)의 우정 같은 것이다. 배가 바다 위를 항해할 때에만 우정이 지속되고 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그 우정은 곧 잊혀지는 것이다
.

314.
군대와 마찬가지로 회사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첫 번째 이력, 혹은 벼룩 생활로 가는 전주곡이 될 것이다
.

315.
벼룩들의 충성심은 첫째,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를 위한 것이고 둘째, 자기의 현재 프로젝트, , 그룹을 위한 것이고 셋째, 회사, 공동체, 혹은 가족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타적 관여(關與)의 정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도 느끼지 못하고 책임이 없다면 남들에게 아무런 배려도 해주지 못한다. (그것이)벼룩  왕국의 진정한 위협이다
.

8
. 생활 구획짓기


317. 우리는 뭔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나의 포트폴리오 생활이 제대로 도약하는 데는 10년이 걸렸다.

 

318. 모든 변화는 비이성적인 사람들이 만들었다 ? 버나드 쇼

 

319. 아무리 자부심이 강하고 또 예민한 사람일지라도 남의 조언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내편인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비판의 목소리도 경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해놓은 일의 정당한 재판관이 되지 못한다. 저자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을 도와주는 편집자는 경쟁자가 아니라 동지이면서 공모자인 것이다당신의 희망과 야망을 함께 나누는 다정한 비판가이자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로 엄청난 혜택이다.

320. 갑자기 유명해지니까 지족해야 한다는 나의 생활신조를 잊어버리기가 딱 좋았다. ‘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나는 델피 아폴로 신전에 쓰여있다는 이 글을 기억하며 나 자신을 다잡았다정말로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327.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329. 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아내를 더 사랑했기 때문에 그런 제안(격리된 결혼생활 패턴으로 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했다.


330.
우리는 사정하는 고객에게 ""라고 말하자면 강인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335.
구획짓기는 자신의 생활을 통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337. 이제 일과 일 아닌 것으로 나누던 과거의 구획짓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338.
우리는 설혹 수입이 좀 줄어들더라도 그런 자유를 적극 활용하여 일의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야 한다. 지금과는 반대되는 입장에 서보고 또 지금과는 다르게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생활의 우선 순위는 아주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그런 때가 오기에 앞서 우리는 좀더 현명해져야겠다.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인 아미아르타 센(Amyarta Sen), 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센의 정의를 적용해 본다면 구획짓기는 우리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맺는 글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43. "
자네는 자네라는 존재가 지겹지도 않나?"

 

344. 순전히 인간이 경제적인 측면에만 바탕을 둔 이 시스템은 이익과 시장법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개인과 사람들이 누려야 할 위엄과 존경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 신자유주의에 대한 교왕의 우려의 말 ? 1999

 

346. 이제 관여보다는 선택이 더 중요하다실제로 선진국들의 출생률 저하는 벼룩들의 독립된 생활이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인 것이다.


350.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우리는 스스로 승자의 개념을 재정립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다양성은 인종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생활 스타일의 다양성이 되어야 한다.

361. 나는 인격화된 신을 믿지 않는다. 어쩌면 나의 유년 시절에 대한 반작용인지 모르지만 우주의 모든 일에 간섭하는 지고한 존재의 개념도 나에게는 역겹게 들린다. 하지만 기독교적 이야기와 기타 유대교, 불교, 이슬람, 힌두교의 이야기들이 인간조건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이야기이지 역사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의 신화로서, 사람들이 추상보다는 구상, 의미 있는 이야기, 메시지가 있는 그림 등을 믿었던 시대의 이야기인 것이다. 그것은 당시의 개인과 사회에 대하여 중요한 진실을 말해 주고 있다.

362.
부활은 지금 여기 이 세상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저 별들 너머의 어딘가에 있는 나중의 세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을 읽고

 

이번 주 일정이 무척 바쁘다. 이번 달에 곧 있을 공연과 11월에 진행할 유럽 단체 여행, 그리고 이번 주말 1 2일로 진행하는 모닝페이지 3기 쫑파티. 집에 머무는 날을 많이 늘렸지만 회사나 집이나 내 책상 머리에는 해야 할 일이 쌓여있다. 스케줄대로라면 이번 주 읽을 책은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으로>이다. 책을 펼치니 이번 주 바쁜 스케줄로는 도저히 꼼꼼히 소화할 분량이 아니다. 다른 책으로 눈을 돌려본다. 앞으로 읽을 책 중에서 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와 찰스 핸디 <코끼리와 벼룩>이 만만해 보인다. 두 권의 책을  꺼내 서문을 각각 읽으며 책과의 친밀도를 측정해본다. 찰스 핸디의 책이 낙찰이다. 앉은 자리에서 여기 저기 꽤 많은 량을 읽었다. 그는 글을 참 잘 이끌어가는 재주가 있다. 나는 앉아서 편하게 읽지만 그런 글을 쓰기 위해 그는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이 책을 쓴 찰스 핸디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의 매력에는 사부님과 닮은 구석이 많다. 책 곳곳에서 나는 그런 매력과 만났다. 찰스 핸디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사부님의 매력이랄까. 그 매력에 취해 바쁜 시간 틈틈히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연구원 뉴질랜드 여행 마지막 밤, 춤추기에 몰입하면서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다. 가식의 옷은, 벗은 만큼 해방감을 느낀다. 남들을 좀 덜 의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찰스 핸디의 글에는 남을 좀 덜 의식하기로 한 자의 자유로움이 있다. 그는 옷벗기의 자유를 자기 경영서의 차별성으로 선택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글은 재미있다.

 

이번 달에 내가 읽은 경영서들은 다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대기업의 CEO들이 쓴 현장 르포 같은 글이었다. 이제는 전문적인 경영학자들도 점차 차별화된 글쓰기를 선보이는 세상이 되었다. 출간된 모든 경영서를 읽어본 것이 아니니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 선두에 찰스 핸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학자들의 특징은 딱딱한 도표와 경제 용어들이 나열된 불편한 경영서를 지양하고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쉬운 경영서를 쓴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찰스 핸디는 단연 돋보인다. 그의 글이 강한 전염력을 가지는 이유는 그의 삶이 그가 주장하는 바와 일치하고, 그의 글이 진솔하면서도 깊기 때문이다.

 

그는 독립한 벼룩이고 그는 자신의 강점과 기질을 십분 활용하여 글쓰기를 하는 작가이다. 그의 삶은 사부님과 너무 흡사하다. 사부님이나 그는 아폴로 세계에 갇힌 디오니소스였지만, 자신들이 아폴로의 세계에 갇혀 살기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은 뼛속까지 디오니소스였다. 그 사실은 그들은 결코 잊지 않았다.

 

찰스 핸디는 셀에 사표를 던짐으로서 아폴로의 세계에서 뛰쳐나오긴 했지만 곧 바로 디오니소스가 되지는 못했었다. 그는 49세 라는 조금은 뒤늦은 나이에 디오니소스로서 완전히 거듭났다. 이 책을 쓸 당시 핸디의 나이는 69, 책 표지 사진은 그의 나이를 정직하게 보여주지만, 책에서 만난 그는 절대 아니올시다이다. 내가 이 책에서 만난 찰스 핸디는 예리하고 통찰력이 있는 미래학자요, 자신의 삶을 지키고 사랑하는 명민한 작가요, 가정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 신실한 가장이요, 아내와의 소소한 일상을 즐기는 자상한 남편이요, 삶을 이끌어가는 연료가 열정이라는 것을 잘 아는, 그 스스로 매우 열정적인 사람이다. 그래 그렇다, 그는 은퇴를 반납한 만년 현역, 가장 창조적인 벼룩인 것이다. 이 책의 맛은 그런 그의 다양함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다시 그런 찰스 핸디에게서 사부님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연구원과 꿈벗 제도를 만들어 미래의 벼룩들과 함께 걸어가는 사부님은 어쩌면 찰스 핸디보다 한 발 앞섰다. 다만 한가지, 사부님 책이 국내에만 소개되는 것이 아쉽다. 사부님은 찰스 핸디 못지않게 언어(words)를 잘 조탁하는 작가다. 사실 사람 가슴을 들쑤시는 부지깽이 같은 영향력만을 본다면 사부님은 찰스 핸디를 능가한다. 언어(language)의 장벽을 이유로 사부님의 책이 아직 세계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건 정말 아쉬운 일이다.

 

갈팡질팡, 자유와 안전 사이에서

이 책에는 거대한 코끼리로부터 독립해 벼룩으로 살아가려는 이들을 위한 찰스 핸디의 따뜻하고 현실적인 조언들로 가득하다. 그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은 매력적이다. 누가 짜준 스크립트대로 살아가는 인생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스크립을 써나갈 수 있는 삶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벼룩이 되기 위한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당장 자신을 설득해야 하고, 현실적 파고들을 잘 넘을 만큼 간절한지도 자신에게 물어봐야한다. 주변에 지원세력도 만들어야 하고, 배우자가 있을 경우 둘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합의에도 도달해야 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를 얻는 대가는 생각보다 험난하다.

 

이제 시대는 점점 벼룩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찰스 핸디의 진단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싫든 좋든 점차 우리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벼룩이 되고 안되고는 이제 선택의 문제라기 보다는 현실의 문제다. 당장 벼룩이 되지 않고 코끼리 영역에 머무른다 해도 이제는 벼룩의 정신으로 살아야 할 때이다. 인간은 자유(고독)를 갈망하는 유전자 못지않게 안전(연대)을 추구하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안전과 자유 사이의 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깝거나 멀다. 그런데 찰스 핸디는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시원한 결정타 한 방을 날려준다.

 

자유의 차변(借邊)에는 늘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고독감이 기재되어 있다. … 그러나 행복이라는 저울대에서 무게를 달아본다면 거기에는 일말의 의심도 있을 수가 없다. 자유는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고 그래서 늘 이기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게  

 

찰스 핸디는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프리랜서의 삶을 규정하는 것은 과거 명성이나 경력이 아니라 여전히 그가 최근 하고 있는 일이라고 믿고 정진하는 사람이다. 찰스 핸디처럼 글을 써서 먹고 살 계획인 미래이 벼룩들은 그의 주장들을 귀담아들을 만하다.

 

나는 우선 나의 경쟁자들이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치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경영서는 좋은 개념들로 가득 차 있으나 읽기에 너무 따분하다.’

 

관련 서적을 모조리 읽어 치우면서 그는 먼저 기존 경영서들이 너무 재미없다는 데 주목했고 이어서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재미있는 경영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영감의 원천이 되어준 문학들로 눈을 돌렸다.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도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내 책은 다른 경영서보다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남들과 다르게 하기'의 화두에 매달리면서 그는 새로운 통찰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전문 분야를 과감히 탈피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미국학자 도널드 숀의 책 <개념의 재배치: The Displacement of Concepts>에 크게 고무되었다. 그는, 과학의 획기적인 돌파구(가령 상대성 이론)는 생활 속의 어떤 분야에 있는 아이디어를 다른 분야에 하나의 비유로 적용할 때 발생한다는 숀의 주장을 자신의 글쓰기에 적용하였다.

 

나는 경쟁자들의 책을 읽는 것을 중단했다. 그 대신 개념을 찾기 위해 역사책, 전기,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은 인생의 여러 가지 문제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고 또 인생이야말로 내가 환히 밝혀서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은 문제였다.”

그러자 그에게 낯선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눈이 생기고 기존의 데이터들을 새롭게 연결시키는 힘이 생겼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의 인생 경험과 이전의 직업 경력들은 모두 훌륭한 데이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에는 이전 저서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그 점을 찰스 핸디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말한다.

 

25년 전에 내가 쓴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내가 훗날의 저서에서 아주 독창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디어의 여러 가지 형태가 이미 그 책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나중에 그게 그리 부끄러워할 일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쓴다면 자신의 견해를 급격하게 또 빈번하게 바꾼다는 것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비슷한 내용이 책마다 반복되는 것은 동일한 주제로 계속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그도 우려를 거두진 못한다. 그는 이렇게 변명을 보탠다.

 

작가는 과거의 아이디어를 여전히 다루면서도 새로운 현실에 비추어 그것을 재해석해야 한다. 그렇게 하여 새로운 통찰, 새로운 관점, 새로운 경험을 나눠줄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의 말이 맞다. 외과 의사가 전공을 두뇌로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대신 새로 발표되는 논문들을 공부하고, 신 기술을 보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는 훌륭한 의사다. 쓰기에 있어 중요한 것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과 통찰이다. 그것은 사부님께서도 익히 강조하는 것들이다.

 

중요한 건 찰스 핸디가 자신의 주장대로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않고 남과 다르게 하려고 애썼다는 점이다. 사실 그가 남들과 다른 것은 책 내용이 다른 경영서들보다 심오하거나 새로와서라기보다는 기존 책들과 다르게 서술하기' 때문이다. 
 

성경 전도서에서 저자는 반복되는 인간사를 향해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선포한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그들이 겪는 일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삶의 기본 내용은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다. 신기술이 등장하여 아무리 세상을 빠르게 바꾸어 놓아도 사랑, 야망, 질투, 탐욕, 동정, 죽음, 인생과 같이 세익스피어 문학의 중심을 이루는 인간의 관심사는 결코 변하지도 사라지지 않는다. 찰스 핸디는 이 점을 잘 간파하고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이미 같은 책이 세상에 많이 등장했다 해도 동일한 주제의 책들은 계속해서 출간될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지나친 경쟁으로 점점 좁아지는 입지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어떻게 다르게 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 외에

 

글쓰는 이의 희열과 상처에 대하여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

 

찰스 핸디는 당신의 책이 내게 희망을 주었고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고 고백하는 독자들의 편지가 얼마나 값진지 본문에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모욕적인 편지와 혹평에 대해 마음 졸이는 작가들의 애로도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당신이 용기가 있는 사람이어서 당신의 생각을 책으로 펴내면 리뷰라는 것이 따라온다. ,그 리뷰들! 모든 저자, 배우, 공연가는 리뷰 따위는 읽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은 모두 숨죽여 읽는다. 좋은 평가는 무시해버리고 혹평만 기억 속에 각인한다. 그러면서 그 비평이 모두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한다.”

 

그러나 그는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도 배우려는 자기 신념이 필요하다고말한다. 아무튼 사람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작가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거기에 있지 않을까. 나도 독자들에게 감동 어린 피드백을 받는 어느 날의 장면을 소중하게 꿈으로 간직하고 있다. 

 

부부의 구획짓기

 

찰스 핸디는 8생활 구획짓기에서 자신들 부부가 협조하여 독립된 벼룩 생활을 재창조해간 과정을 소개한다. 자신의 삶을 통제하고 포트폴리오를 직접 편성하기를 원하는 벼룩들이 많아지면서 공유와 격리의 패턴을 잘 섞은 다양한 구획짓기와 생활 방식의 조정은 불가피해진다. 이제 일과 일 아닌 것을 나누던 과거의 구획짓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더욱 추구할 것이고 포트폴리오 사고방식은 더욱 퍼질 것이다. 찰스 핸디처럼 아이들이 품을 떠나는 시기에 도달한 중년 부부들의 경우 삶의 우선순위 재조정은 더욱 필요하다. 그것이 그들의 제 2인생의 도약을 도울 것이다.

 

늘어나는 해외 여행


연극구경, 기분전환 여행, 외식, 축구 구경과 같은 소위 체험경제가 오래 전에 실물경제를 앞질렀다. 1980년 현재 287백만이던 해외 여행 인구가 2020년에는 16억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인구의 20%가 해외 여행에 나서는 셈이다. 특별한 여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다. 여행업을 벼룩 생활 포트 폴리오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는 나에게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정보이다.

 

미래의 사무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원이 많아지게 될 미래의 회사 사무실은 골프장 클럽하우스와 같은 형태로 바뀌게 될 것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하는 경우가 늘고, 이들은 모두 일은 집에서 진행하고 고객 응대는 클럽하우스에서 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이전의 회사 건물들은 도심거주자들의 아파트나 다른 용도로 개조될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미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197-

 

주가, 합병 : 미국 자본주의의 허와 실

찰스 핸디가 짚어주는 명쾌한 강의 덕분에 잭웰치와 칼리 피오리나 책에서 보지 못한 기업 합병의 문제와 자본주의 맹점 등을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기업들은 자사 주식을 이용하여 다른 회사를 사들인다. 기업 합병은 회사를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이고 전략상의 허점을 메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고위직 경영자들에게 더 큰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실제 연구는 합병 기업의 1/3만 합병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알려준다. 찰스 핸디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기업이 사고 파는 상품처럼 되어버린 미국의 자본주의 문화이다. 기업이 합병을 단행할 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또한 빌게이츠나 마이클 조던이 아닌 보통 회사에 고용된 사장이 일반 직원의 500배가 넘는 월급을 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주가는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정부(情婦)같아서 반드시 실제 사업 실적과 연관되는 건 아니다. 카지노나 다름없이 투기에 의존하는 증권시장을 자신들의 사회적 부 창조 시스템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미국의 모순이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적 부의 추구는 미국의 자본주의 기계를 돌리는 엔진이고 자본주의 가 발달할수록 미국의 빈부차는 벌어지고 있다. 통계 수치에 의하면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제일 불공평한 나라 2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미국인들은 미래가 과거보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자본주의는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유일한 게임이다. 설혹 그것을 멈추고 싶더라도 우리에겐 방법이 없다. 새로운 이데올로기, 관용과 개방의 새로운 정치,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위한 사회를 건설하려는 자발적 의지가 정말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상상력 넘치는 리더십과 강인한 극기 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면 미국 국제 전문가 에드워드 러트워크(Edward Luttwalk)가 우려한 것처럼 터보엔진을 장착한 자본주의는 또 다른 형태의 파시즘을 야기할지 모른다.

 

미래 자본주의: 목적과 수단 사이의 균형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진짜 문제는 목적과 수단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다. 부의 창출을 무작정 극대화하면 왜 우리가 그런 부를 원하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이데올로기에만 너무 집착하면 수단을 소홀히 하게 된다. 공산주의는 모두를 위한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참여시키자는 원대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런 목적을 수행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그 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바로 그때가 자본주의의 몰락 시점이 되는 것이다.

 

친도구(Chindogu)와 목적의식

 

친도구는 우리가 사들이는 불필요한 것들을 일컫는 일본말 용어다. 이 말은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준다.

 

필요하지 않은 여벌의 구두, 옷장에 걸려있지만 매어본 적이 없는 스무 개의 넥타이, yes 24에서 주문했지만 들쳐 보지 않는 책, tv 홈쇼핑에서 충동적으로 구매한 쓰지 않는 러닝 머신, 내 아이들이 스트레스 해소 차 구매한 결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이런 것들이 모두 친도구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장의 나선형이 돌아가게 하려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새로운 수요를 계속 창출해야 한다. 남들이 가진 것을 보면 나도 갖고 싶은 욕망, 혹은 남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질투심도 그렇지만, 광고에 의해서 촉발된 패션, 미용 등 갖가지 수요가 필요를 훨씬 넘어서 창출되고 있다.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는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보면서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구매를 유혹하는 친도구는 계속 나올 것이고 불필요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우리는 이전 세대 보다 더 빨리 헤엄쳐야 한다.

 

친도구의 문제는 성공한 자본주의의 허구와 맹점을 잘 보여준다. 불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물자의 낭비는 물론이거니와,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포겔이 지적하는 목적의식 상실도 문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 마저 제공해주는 건 아니다. 강을 헤엄치는 사람이 강물을 따라 그저 흘러가지 않고 헤엄의 완급을 조절하려면 둑을 쳐다보아야 한다. 우리의 삶은 둑을 쳐다보는 것, 그것이 인생의 목표의식이다. 자본주의는 이런 목적을 홀대하여 중요도 리스트 맨 밑바닥에 놓이게 한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거의 장거리 경주와 같다. 경주에서 빠져나올 수도 없고 또 이길 수도 없다.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고, 나보다 더 빨리, 더 과감하게 해치우는 사람들이 무수히 내 앞을 달려가기 때문이다. 내가 경주의 주최자가 아닌 이상, 경주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있다. 나에게 알맞은 경주를 선택하고 나에게 맞는 속도와 목표를 정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어쩌면 그것이 달려가는 그 일 자체보다 훨씬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효용체감의 원리

 

일련의 조사 연구에 의하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1만 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그 수준 이하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기본적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 더 많은 만족을 가져온다. 그러나 수준을 넘어서면 몇 달러 더 벌었다고 해서 그것이 사람을 더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 왜냐면 극심한 경쟁 사회 시스템으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자신을 이웃과 자꾸 비교하게 되고 과거보다 미래를 더 신경쓰기 때문이다. 이 시스템은 또한 많은 쓰레기와 친도구를 생산한다. 이기심과 질투심을 부추기고 때로 사회 안팎에서 큰 불공평을 야기한다. 

 

탄자니아와 골드만 삭스

탄자니아는 연간 22억 달러를 2 5백만 국민들과 나눠먹는 아프리카 국가이고, 골드만 삭스는 연간 26억 달러를 벌러 직원 161명이 나눠먹는 투자 전문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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