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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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future of management
Ⅰ. 저자 소개
게리 해멀 런던비즈니스스쿨 객원교수는 통상적인 교수와는 판이한 삶을 걸어왔다. 미시간에 있는 앤드루대학을 마친 해멀은 한 병원의 관리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뒤늦게 박사 과정을 시작했고, 미시간 경영대학원에서 그의 스승이자 평생 동지가 된 프라할라드 교수를 만나면서 극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발표하거나 사라지거나(Publish or Perish)'라는 말이 있듯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위 유명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해멀은 학계에서 인정받는 이론을 답습해서 학술 논문을 쓰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강한 새로운 이론을 개발해서 경영자들이 애독하는 저널에 글을 게재하는 길을 선택했다. 해멀은 프라할라드 교수와 함께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집중적으로 글을 발표했고,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 덕분에 전략 분야의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1985년 '당신은 진정 글로벌 전략을 갖고 있는가?(Do You Really Have a Global Strategy?)'라는 제목의 글을 시작으로, 1989년 '전략적 의도(Strategic Intent)', 1990년 '기업의 핵심역량(The Core Competence of the Corporation)' 등의 글을 잇달아 발표했다. 1994년에는 그 동안의 연구를 집대성한 <미래를 위한 경쟁·Competing for the Future>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경영 분야 베스트셀러가 됐고 학계에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책에서 해멀은 당시 전략 분야를 지배하던 결정론적 시각에 반론을 제기했다. 당시 마이클 포터 교수로 대표되는 산업조직론에서는 기업간 경쟁은 명확히 구분된 각 산업 내에서만 일어나는 일로 간주됐다. 때문에 산업 내의 경쟁 기업을 이기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해멀은 이런 시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규제 완화, 글로벌화, 민영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요한 경영자의 과제는 경쟁자 대비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relative position)를 찾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기 위해 자신의 '핵심역량'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그는 역설했다.
뒤에 해멀은 실리콘밸리에 스트래티고스(Strategos)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고, 그곳에서 혁신 도구와 기법 개발에 심취했다.
2000년 출간된 두 번째 저서 <꿀벌과 게릴라·Leading the Revolution>는 6년 동안 스트래티고스에서 해멀이 경험하고 연구한 내용들을 정리했다. 이 책에서 그는 20세기를 지배한 사고가 개선과 효율을 위주로 한 진보의 이데올로기였다면, 21세기는 불연속적인 변화가 지배하는 혁명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세기에는 미쓰비시·씨티그룹·닛산·듀폰 등의 거대 기업이 정교한 계획·식스 시그마·리엔지니어링 등과 같은 기법들을 활용해 시장을 지배했지만, 21세기에는 모토로라를 단기간에 넘어선 노키아나 델·아마존·스타벅스·사우스웨스트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에 구현해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혁신기업들이 지배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면서 경영자들에게 진부한 모델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는 보다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했다.
2007년 해멀은 <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라는 책으로 다시 화제를 일으켰다. 이전의 핵심역량 경영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이어 이번에는 '경영 혁신(management innovation)'을 화두로 던졌다. 해멀은 이 책에서 기존 경영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반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흔히 경영 혁신이라고 하면 비용 절감이나 인원 감축 등 극단적 쥐어짜기를 떠올릴 수 있지만, 해멀 교수가 주장하는 경영 혁신은 기업을 경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이는 해멀의 주장이 추상적이고 실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주장했던 핵심역량은 이제 기업에서 전략을 논의할 때 빠지지 않는 핵심 주제가 됐다. 해멀 자신도 이론가(theorist)보다는 행동주의자(activist)로 불리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선 Biz 커버 스토리에서 발췌)
Ⅱ. 내 마음에 무찔러드는 글귀
머리말
누가 미래의 경영을 주도할 것인가
넓은 범위에서 보면, 당신 회사는 현재 20세기 초반에 경영법칙을 창안한 이론가나 사업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들 창시자의 영향은 기업경영 전반에 매우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각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영기법도 근소한 차이만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유사한 관리계층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유사한 지휘체계와 인사관리, 보고체계, 검토 시스템에 의존한다. 이것이 바로 CEO가 한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쉽게 옮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은 각 회사의 조정석에서 비슷한 경영의 레버를 움직이고 다이얼을 돌린다. 5
경영학은 마치 진화를 멈춘 동물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구닥다리가 되어버렸다. 만약 경영이 시대에 뒤처지고 효율적이지도 못하다면, 우리는 그 대가를 언젠가는 치러야 할 것이다. 기업의 성과에 최종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경영모델이기 때문이다. 6
이 책을 통해 나는 당신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원칙들과 프로세스, 경영기법들을 재발명해 21세기 경영의 개척자가 되는 걸 돕고자 한다. 나는 또 경영혁신(management innovation)이 당신 회사에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하게 하는 독특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경영의 미래(future of management)를 상상해내고, 새롭게 고안할 수 있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를 짚어줄 것이다. 6
이책은 몽상가와 실행가를 위한 책이다. 특히 관료주의에 손발이 묶인 모든 이들과 숨 막히는 답답한 혁신에 괴로워하는 사람들, 병목현상이 경영진부터 시작된다고 믿는 사람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무언가 기여를 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만약 이러한 사람들 중 한 명이라면 나는 열렬히 당신을 환영한다. 7
Part 1. 경영을 혁신하라
01. 경영은 이제 끝났는가?
카우프만은 한 종(種)이 환경에 적응하는 정도를 등산에 비유했다. 이는 높은 고지를 점령할수록 진화정도가 더 높다는 뜻이다. 진화 초기에는 산과 산 사이의 높은 골짜기에서 시작해 점차 위로 올라가게 된다. 이처럼 계속 진화하면서 올라야 할 산의 높이는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들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를 통해 산 위로 오르는 종들은 퇴화하는 종보다 점점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진화는 선택받거나 환경에 완벽하게 적응한 몇몇 종에게서만 느리게 진행된다. 15
20세기 초, 급속도로 발전한 경영기법들은 지금 어던 한 산맥의 정상에 올라섰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위치했다기보다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어디쯤에서 잠깐 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15
산업시대에 세워진 경영모델은 S곡선의 끝자락에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17
현대 경영의 복잡한 절차는 까다롭고 독선적이며 자유분방한 인간의 본성을 기준과 규칙에 순응하도록 강요해왔다. 결국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거대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억합하는 결과를 낳았다. 즉 현대 경영은 작업의 규율을 만들었지만 조직의 적응력은 떨어뜨렸다. 또한 전 세계 소비자의 구매력을 증가시켰지만, 동시에 그들을 봉건적이고 관료화된 조직의 노예로 만들었다. 그리고 현대 경영이 비즈니스를 매우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좀더 윤리적으로 만든다는 증거는 아직까지도 별로 없다. 19
대부분의 회사들은 이제 자신들이 부분적인 영향력만 가지고 있는 가치그물(value web)과 생태계 안에 속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들은 시장지배력이 높은 회사의 상품이 아니라 다른 기업과 잘 협력하여 만든 것일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공동개발 프로젝트와 산업 컨소시엄이 많아지면서 탈수직구조화, 탈금융중개화, 아웃소싱 등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개별기업 차원에서만 움직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20
구조조정, 경비절감, 아웃소싱, 그리고 역외 아웃소싱 등은 대기업들의 유전적 성향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은 좀더 나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싸고 빠르게 만드는 것들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대 경영의 바람직하지 못한 상충관계나 미래의 혼란스러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유전자를 바꿔야 할 정도로 어려운 과정이다. 22
현대 경영은 단순히 유용한 도구와 기술이라는 한 세트가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미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인 토머스 S. 쿤(Thomas S. Kuhn)이 처음 사용한 이 용어는 생각하는 방법 이상을 의미한다. 패러다임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거나 해결할 수 잇는 문제 유형에 관한 폭넓고 깊은 믿음과 세계관에 관련한 것이다. 쿤에 따르면 패러다임은 해결책이 있는 문제를 고르는 판단기준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문제들은 공동체가 구성원들에게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 문제에만 해당한다. 23
현대 경영의 시작이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은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던 혁신가인 프레데릭 W. 테일러를 그 시작으로 보고 있다. 테일러는 경험과 데이터에 따른 접근을 통해 작업을 설계하는 것이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믿었다. 과학적 관리이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21세기 관리자들도 적으로 쉽게 인정하는 것들, 이를테면 쓸데없는 업무, 미숙한 작업, 엄격하지도 못하면서 비현실적인 성과기준, 업무 요구사항과 근로자 능력의 부조화,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시스템 등에 맞서 싸웠다. 23
테일러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관료제를 사회조직의 절정으로보았다.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 경영조직의 관료주의적 형태는 가장 높은 수준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고 인적관리에 있어 가장 합리적이다. 이는 정확성과 안전성, 신뢰성, 그리고 규칙의 엄격함 등에서 다른 어느 형태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관료제는 조직의 리더와 리더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베버가 말하는 이상적인 조직은 아래와 같이 몇 가지 두드러진 특징을 가진다. 24
ㆍ조직의 모든 구성원에게 분업과 책임이 명확히 묘사되어 있다
ㆍ직위는 권한의 크기에 따라 계층구조로 조직된다
ㆍ직원들이 지닌 기술과 교육수준에 기초해 직위를 부여한다
ㆍ관리자들은 기업의 소유주를 위해 일했지만 소유주가 되지는 않는다
ㆍ조직의 모든 임직원들은 그들의 특정 업무와 관련된 엄격한 규칙과 통제를 받는다. 또한 그 규칙은 객관적이고 균일하게 적용된다. 25
02. 진정한 경쟁우위를 위하여
경영혁신은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키거나 기존의 조직형태를 수정해 조직이 목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뜻한다. 29
운영혁신이 회사의 사업 프로세스(조달, 제조, 마케팅, 주문수행, 고객지원 등)에 집중하는 반면 경영혁신은 회사의 경영 프로세스(매일 수행되는 일들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상적인 활동과 방법들)를 목표로 한다. 31
녹스와 머리는 장기간에 걸친 리더십이 군사학 이론과 조직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역사상 가장 일관되게 승리를 거둔 육군과 해군은 과거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전사들의 동기부여와 모집, 훈련, 배치등과 관련해 새로운 방법들을 고안해냈던 군대였다. 그들이 바로 경영혁신가들이었다. 36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현장 근로자의 기여도를 줄이는 대신 전문가에 의한 품질과 효율성 향상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40
결국 경쟁기업이 이들 기업의 독특한 경영 시스템 전체를 모방하고자 해도 특유의 경영방식을 전부 얻을 수는 없다. 단지 부분적인 모방에 의해 제한된 가치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이는 몇 가닥의 실크로 페르시아 카펫을 흉내 내려는 것과 유사하다. 42
도요타와 같은 경영혁신이나 이케아(IKEA) 스타일의 비즈니스모델 혁신을 제외하면, 운영혁신이 결정적이고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다. 먼저 운영상의 탁월함은 종종 회사의 정보기술(IT) 인프라 수준에 죄지우지된다. 44
제품혁신의 위에는 전략혁신이 있다. 전략혁신은 기존 기업들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대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다. 45
03. 경영혁신을 위한 핵심과제
큰 문제가 항상 큰 진보를 가져오지는 않지만 작은 문제는 절대 큰 진보를 가져오지 못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피터 메더워(Peter Medwar)는 “단조롭고 시시한 문제는 단조롭고 시시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크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50
전 미국 국무장관인 조지 슐츠(George Shultz)는 ‘당신이 해결할 수 잇는 문제’와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50
경영의 역사에 테일러가 가장 영향을 미친 두 가지를 들라면 선례를 깨는 경영혁신의 기회를 최대화하는 방법과 필연적이면서 영감을 주는 훌륭한 문제에 헌신하는 것이다. 51
어려운 도전에 초점을 맞추려면, 목표를 보다 작고 다루기 쉬운 요소로 나누어야 한다. 이것은 당신의 에너지를 하위문제로 집중하게 만들어 당신의 혁신에 대한 노력의 결과를 최대화하도록 도울 것이다. 52
부족한 것은 통찰력 있는 분석이 아니라 진짜 대담하고 창의적인 대안을 가진 혁신가 집단이다. 이들은 경영을 처음부터 다시 재발명할 수 있는 끈기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52
기업들이 갑자기 이렇게 쇠퇴해버리는 현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세계의 경영자들이 갑자기 멍청해져서? 아니다. 평생 장밋빛일 것 같았던 비즈니스모델이 갑자기 망했다면 그것은 바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두드러지게 변화한 것은 변화 그 자체이다. 우리 시대를 다른 시대와 구분 짓는 것은 세계를 평평하게 만든 커뮤니케이션 효과도 아니고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의 급부상도 아니다. 바로 엄청난 변화의 속도이다. 54
자동적이고 자연스러우며 반사적이라는 용어는 기업의 큰 변화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단어는 아니다. 그러나 이 말을 잘 이해해야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위기 상황이 아니어도 스스로 변신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고, 좀 더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자율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56
모든 비즈니스는 실패하기 전까지는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56
만약 사람들이 직장에서 창조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다만 그것은 그들의 창의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회가 부족해서이다. 65
혁신가는 원래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다. 문제는 어제의 이론이 종종 내일의 정설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혁신은 지연되고 성장곡선은 평평해지고 만다. 67
전략적 혁신에 있어 혁신을 거부하는 것보다 더 큰 진짜 장애물은 기존 모델에 대한 믿음이다. 67
혁신의 진짜 방해요인은 기존의 모델을 질질 끄는 것이다. 67
“정보경제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성의 요소는 창의성이다. 촌각을 다투는 조급함이나 출퇴근 시간처럼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는 흥미로운 그 어떤 것을 창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69
이런 바쁜 환경에서 사람들의 주의력을 수천 개의 작은 파편처럼 산만해지고 만다. 바로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게 문제다. 결국 창의적인 당신의 동료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을 포기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면 창의력은 대부분 잠재된 상태로만 남에 있게 될 것이다. 69
회사의 계급구조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활동의 조정하는 데에는 딱 맞는다. 그러나 일정 범위를 초월하는 창의적인 일에 사람을 고무시키기에는 적절치 않다. 커뮤니티가 관료제보다 인간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내는 데 더 적합하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관료제에서는 주어지는 일을 당신이 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계약이 교환의 기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에서는 변화를 가져오거나 당신의 재능을 발휘할 기회의 대가로 당신의 노동을 공급하는 자유의지가 곧 교환의 기준이 된다. 당신은 관료제에서 생산요소로 취급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목적을 위한 파트너로 대우받는다. 관료제에서 충성심은 경제적 종속관계의 산물이지만 커뮤니티에서는 헌신과 참가는 그룹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부합한다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77
CEO는 단기적으로 직원들에게 열정적인 흥분을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지속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충분한 동기부여를 통해 생겨나는 직원들의 공헌은 간곡한 격려와 부탁 그 이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덕적 명령(moral imperative)이 필요하다. 애플처럼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은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제넨테크(Genentech, 미국 최대 항암제 제조업체)이 미션처럼 고칠 수 없다고 생각되던 질병을 고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위키피디아(wikipedia)처럼 전 세계에 널려 있는 지식을 모든 사람이 활용하게 만들 수 있다. 79
도덕적 명령은 연설문을 작성하는 사람이나 컨설턴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 하루짜리 워크숍을 한다고 생겨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회사의 목표가 의미하는 가능성과 열정을 통해 스스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도덕적 명령은 임직원을 쥐어짜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이는 수단이 아니라 최종적인 결과물이 되어야 한다. 79
아름다움과 진실, 사랑, 서비스, 지혜, 정의, 자유 등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이 특별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도덕적 명령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용어들이 실제 경영에서는 아주 작은 공간만 차지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간단히 말해, 당신의 직원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면, 직원들로부터 커다란 공헌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80
Part 2. 경영혁신의 현장
04. 목적에 충실한 커뮤니티를 만들다(홀푸드)
홀푸드의 비즈니스모델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전체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다. 고객들은 몸과 환경에 좋고 맛있는 음식들에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란 믿음이 바로 그것이다. 86
홀푸드의 상점들은 고객들이 쇼핑하는 게 허드렛일이 아니라 새로운 요리를 위한 모험처럼 느낄 수 있도록 진열대를 구성했다. 홍보나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하는 기존 라이벌과 다르게 홀푸드는 진짜 신선하고 친환경적인 식품에 더 높은 가격을 부과했다. 87
홀푸드는 누구를 고용할지와 같은 중요한 결정은 그 결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홀푸드 경영모델의 모든 요소들은 근본적으로 지방분권의 정신은 준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9
“당신의 성공을 만드는 것은 멀리 있는 관리자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다.” 90
3만명이 넘는 홀푸드의 직원을 커뮤니티로 묶어주는 공통적인 동기는 바로 세계 식품 공급의 산업화에 반대하며 보다 좋은 먹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양심적 자본주의라 말할 수 있다. 92
홀푸드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에 대한 표현이다.
“모든 음식, 모든 사람, 하나의 지구(Whole Foods, Whole People, Whole Planet)” 93
홀푸드 특유의 경영 시스템은 독특한 경영원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사랑, 커뮤니티, 자율, 평등주의, 투명성, 사명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홀푸드는 이러한 도전적인 원칙을 경영 프로세스와 연동시켜왔다. 96
경영혁신 과제 |
홀푸드의 독특한 경영방식 |
ㆍ회사의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면서도, 덜 관리함으로써 직원들의 자유를 넓힐 방법은 없을까? |
ㆍ직원들에게 자유재량권을 충분히 주어라 ㆍ그들이 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라 ㆍ그 결과에 책임을 지도록 하라 |
ㆍ직원들을 뭉치게 만드는 커뮤니티 정신을 가진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
ㆍ모든 이해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상호의존적임을 잊지 말고 관리하라 ㆍ재무 투명성을 높여라 ㆍ월급 차이에 제한을 두어라 |
ㆍ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놀라운 헌신을 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목적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ㆍ직원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슬로건을 만들어라 |
05. 혁신 민주주의를 확립하다(고어)
고어 혁신의 주된 원료는 직원들이 임의로 쓸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직원들에게는 1주일에 반나절의 ‘장난시간’이 허용된다. 108
듀폰에 재직하는 동안, 빌 고어는 헌신과 맹종의 차이를 절감했다. 그가 흔히 얘기하듯이, “권위주의자들은 헌신하는 직원을 얻지 못하고 오직 그들에게 명령을 내릴 뿐”이었다. 110
“모든 헌신은 스스로 우러나온다.” 110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어떤 건물이나 공장에서도 200명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사업부서의 직원이 늘어날수록 불가피하게 인간관계는 줄어들고 최종 제품과도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서가 커질수록, 사람들이 중요한 결정에서 얻는 몫이 적어지고, 완수하겠다는 동기가 줄어들 것이다. 빌 고어의 단순한 얘기를 빌어 부서가 특정 규모에 도달하면, ‘우리가 결정한다’는 것은 ‘그들이 결정한’ 것으로 바뀌고 만다. 113
어떤 프로젝트가 장난 시간에 하는 프로젝트라는 단계를 넘기기만 하면, ‘진정한 성공을 위한 가치’라는 이름으로 훈련을 받는 과정이 있다. 인적자원을 그러모으려면, 신제품 챔피언은 먼저 이 기회가 진짜임을 증명해야 한다. 114
06. 빠른 진화를 경쟁우위로(구글)
구글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웹 중심의 사업모델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혼란스러운 경영모델이다. 그 핵심 내용을 일부 예로 들면 아주 얇은 계층 조직, 수평적 의사소통의 밀집된 네트워크, 대단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사람들에게 큰 상을 주는 정책, 제품 개발에 대한 팀 중심의 접근, 어떤 직원에게나 고객 우선의 정신을 심어주는 기업 신념 등이다. 123
그들은 장기전략조차 구축하지 않은 채, 실리콘밸리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혁신을 거듭 이용하고 발전시키고자 했다. 123
’70-20-10’이라고 알려진 이 방침이 규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연구원 인력의 70퍼센트는 기초사업을 업그레이드한다. 20퍼센트는 온라인쇼핑 단순화 프로그램인 구글체크아웃(Google Checkout), 사진검색 프로그램인 구글이미지(Google Directory), 외국어번역 프로그램인 구글트렌스레이트(Google Translate)와 같은 핵심사업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한다. 나머지 10퍼센트는 정부가 지원하는 공공 네트워크인 와이파이(Wi-Fi)를 설치하는 등의 부가적인 아이디어에 집중한다. 127
페이지와 브린은 주주들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인재들이 구글에 오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에게 세상을 바꿀 권한을 주기 때문입니다.” 128
구글의 리더들은 평범한 연구원보다는 독특하고 뛰어난 기술자가 몇 배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가장 명석한 사람만을 채용하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종 모양의 표준분포도에서 오른쪽 끝에 위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129
평범한 계층이 늘어갈수록 회사는 진정으로 탁월한 사람을 모으고 유지하기가 어려워진다. 당신이 미처 알기도 전에, 우둔화 과정은 굳어져 역전이 불가능해진다. 129
구굴의 연구자들에게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반항이라기보다는 혁신가의 의무에 가깝다. 130
슈미트는 CEO로서 논쟁을 시의적절하게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 스스로가 책임자라고 여기지 않는다.
“무엇인가 결정할 때는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결정을 내립니다.”
동기부여가 높고 유능한 사람들이 공통의 비전을 가지고 있을 때, 그들은 일일이 통제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은 구글이 배운 교훈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구글에서도 전통적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이루어지는 감독 구조를 쌓는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엔지니어링 관리자는 비교적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지나친 감독이 혁신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곧 분명해졌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구글의 기업문화가 “당신은 할 수 없다”라는 관료주의의 위험에 빠졌다. 132
최근, 회사의 신제품의 절반 이상은 20퍼센트의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135
역대 최고의 포상은 기업가정신으로 불타오르는 에릭 비치(Eric Veach)가 이끄는 팀에 수여되었다. 입사한 순간부터 단 한가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구글이 얼마의 이익을 낼 수 있을까?”137
구글은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만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137
슈미트는 구글이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할 때 그것을 도울 뿐이다.” 140
경영혁신 과제 |
구글의 두드러진 경영실무 |
ㆍ과거의 성공에 대한 집착과 새것에 대한 거부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
ㆍ전략 과정을 개방하라 ㆍ오래된 감독자에게 지배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ㆍ위계질서를 수평으로 유지하라 ㆍ미래의 움직임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일선 직원의 의견이 고위 경영진에게 올라가는 과정을 단절시키지 마라 ㆍ반대 의견을 격려하라 |
ㆍ전략적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제품이나 발명이 계속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
ㆍ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쉽게 실험하도록 도와라 ㆍ그들에게 20퍼센트의 시간을 주고 승인권자의 숫자를 최소로 줄여라 ㆍ도전문화를 구축하라 ㆍ계획과 실행이 아니라 실험과 학습을 강조하라 ㆍ게임을 바꾸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직원에게 획기적인 포상을 주어라 |
ㆍ예전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과제로 지원을 분배하는 속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
ㆍ영역을 초월한 프로젝트에서 일하도록 격려하라 ㆍ70-20-10 방침을 공식화하라 ㆍ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시장에서 실험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라 |
Part 3. 경영의 미래를 상상하라
07. 익숙한 것에서 탈출하기
물 밖의 세상을 상상조차 못하는 물고기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없던 경영방식을 생각해낼 수 없다. 150
장군들은 앞으로 다가올 전쟁보다 최근의 마지막 전쟁에 집착한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처럼 장군들은 시대에 뒤진 고정관념을 버리기가 어렵다. 사례를 들어보자. 구식 소총을 발명한 후에도 약 100년 동안, 유럽의 장군들은 보병을 소총보다 창과 활에 더 적절한 대형으로 배치했다.(……) 이 일화는 한때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갖는 두 가지 중요한 특성을 밝혀준다. 첫째, 그 패러다임은 보통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그대로 전해진다. 둘째, 패러다임을 받아들이는 세대는 흔히 새로운 맥락에서 적절한지의 여부나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기존의 관습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151
현대 직장은 인간의 습관과 가치를 극적으로 뜯어고쳐야 했다. 직접 생산하기보다 자신의 시간을 파는 것, 작업을 시계에 맞추는 것, 정확히 규정한 간격에 따라 먹고 잠자는 것,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끝없이 오랜 나날을 보내는 것 등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 아니다. 그러니 종업원이 이 영원한 진리의 튼튼한 기초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153
의심하는 태도와 겸손은 혁신가에게는 중요한 속성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진정한 경영혁신을 만들려면, 당신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자신과 동료의 안목을 눈멀게 하는 정설을 체계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153
관습적 사고방식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설명하는 개념과 영원히 존속해야 하는 세상을 설명하는 개념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1900년에 인간이 날 수 없다고 말하면 맞는 얘기였지만 결코 날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는 틀린 것이다. 인류를 오랫동안 지상에 묶어둔 것은 중력의 법칙이 아니라 창의성 부족이었다. 경영 또한 마찬가지다. 154
미래에 대한 믿음만으로 도전할 가치가 있는지 동료에게 질문하라. 만약 위험이 따르지만 시험해보기로 결정했고, 반대보다도 도전하는 것이 낫다면 그때가 바로 변화할 시점이다. 155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하향식 원칙은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다.
1. 일선 직원이 성과에 책임을 진다
2. 팀 멤버는 실시간 성과를 보여주는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3. 직원은 업무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적 변수에 대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4. 성과, 보상, 평가의 관계가 긴밀하다 160
구글의 성공가치를 표현하는 가장 좋은 용어는 “빨리 배우고 빨리 실패하라”이다. 161
규율처럼 조직에서 지켜야 하는 것에 대해서 ‘무엇을’과 ’어떻게’를 분명하게 구분해주는 것만으로도 경영의 오랜 도그마를 근절할 수 있다. 161
08. 새로운 원칙을 받아들이며
우리는 불규칙적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불규칙적인 사람들은 불규치적인 수단을 이용하여 불규칙적인 제품을 만들고, 불규칙적으로 이득을 얻는다. 사람들은 고도로 잘 짜인 제품개발 과정을 통해 아이팟에서 업그레이드 아이팟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겠지만, 엄격하고도 기계적인 과정은 아이팟 자체를 생각해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지 못한다. 21세기에서 규칙성은 더 이상 성과를 올리지 못한다. 178
픽사로 옮기자마자 버드는 자신이 왜 픽사에 왔는지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저는 혼란을 일으키기 위하여 이곳에 왔습니다. 이제까지는 독특하기 때문에 해고되었지만, 독특해서 채용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178
지질학적 자료에 따르면 진화는 결코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이 아니었다. 환경의 압력을 받았던 기간 동안 진화속도는 흔히 돌연변이의 변형보다도 빨리 움직였다. 진화는 때때로 외관상 여분의 기관을 보유한다. 이는 재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그다지 쓸모없어 보이더라도 우연히 조건이 바뀌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는 ‘사전 적응(pre-adaptation)’이라고 알려져 있다. 180
미래를 바라보는 현재가 점점 믿지 못할 상황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쟁을 뚫고 성공하려면 계획에 의존하기보다는 미래에 대비하는 실험을 준비하는 편이 더 낫다.(……) 당신이 속한 조직이나 회사는 기술을 실험하며 시장의 새로운 길을 탐험해 새로운 고객과 만나야 한다. 당신 회사가 재빠르게 반응할 수 있으려면, 기업은 작은 사전 적응이라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실 이는 구글과 고어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20퍼센트의 시간에 깔려 있는 논리이기도 하다. 직원들의 행동에 기대기보다 미리 적응할 기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182
당신은 시행착오 없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적응력이 뛰어난 회사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다. 이런 의미에서 완벽함은 발전의 최대의 적이다. 183
대기업은 흔히 형편없이 통치하는 제3세계 독재정권의 모델과 비슷하다. 제3세계에서도 정책을 바꾸는 일은 독재자를 몰아내는 방법뿐이다. 기업에서도 이사회가 주도하는 쿠데타가 있을 수 있지만, 경영이 악화될 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기업을 방향을 바꾸는 데에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전략을 수정하는 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길은 민주주의뿐이다. 혁신가인 당신은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힘의 비밀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한다. 191
신앙의 핵심에는 거래가 있다. 즉, 흔히 불편한 일련의 도덕적 명령에 따라 인생을 재정립하는 헌신의 대가로, 신앙을 믿는 사람들은 무한히 확장된 시간과 공간에서 인간적 선택의 결과를 강조하는 믿음을 얻게 된다. 196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려면 개인은 더 탄력적이어야 하는데 어떤 운명적인 것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사람들은 더 탄력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 운명이란 신앙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목적,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변화할 때에 방향을 알려주는 북극성이다. 의미를 만들어내는 신앙이 없다면 우리는 지침도 없고 열의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는 적응력 많은 기업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계획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197
신앙은 매력적인 거래가 있을 때,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월요일 아침마다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이끌고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들에게 그 거래는 어떻게 보일까? 영감을 불러일으킬까 아니면 지루할까? 199
제이콥스의 견해에 따르면 도시 재개발의 관습적인 구성요소인 넓은 대로, 큰 광장, 고층 건물, 분리된 사업 구역, 급증하는 고속도로는 오히려 거리의 친밀한 상호작용을 방해했다. 제이콥스와 같이 새로운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최근 상명하복의 정교한 계획을 의심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은 단순한 규칙을 신뢰한다.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진정한 바탕은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201
생물à다양성
실험은 계획을 이긴다
완벽해지지 마라
자연도태 과정을 따라라
유전자풀은 넓을수록 좋다
시장à유연성
시장은 비정치적이다
시장을 세우면 혁신가들이 찾아온다
업무효율성 ≠ 전략 효율성
민주주의à행동주의
리더가 책임진다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
리더십은 분배되어야 한다 207
신앙à의미
사명이 중요하다
의미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도시à우연한 창조
다양성이 창의력을 부른다
뜻밖의 발견도 체계화할 수 있다
독특해야 살아남는다 208
09. 변두리에서 배우기
경영의 미래를 내다보려면, 당신은 관습적인 기준을 무시하는 조직과 사회 시스템에서 뛰쳐나온 긍정적인 일탈자를 찾아야 한다. 과학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영에서도 새로운 진리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변칙이다. 214
사실, 나는 권한과 통찰력의 불일치가 전략적 실패의 치명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성장곡선에서 뒤진 기업을 분석하면, 영향력은 유지하지만 통찰력을 잃은 최고경영진을 발견할 것이다. 233
토르발스는 조직에서 사람들이 권한보다 능력, 헌신, 통찰력을 존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237
Part 4. 경영의 미래를 구축하다
10. 경영혁신가로 우뚝 서기
베스트바이의 마케팅 부장인 마이크 린튼(Mike Linton)은 서버츠에게 이런 조언을 해주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싶다면, 먼저 직접 해보시지요.” 268
IBM의 헤럴드와 같이 서버츠는 유서 깊은 경영 프로세스를 맹렬히 공격하면서 시작하지 않았다. 낡은 궤도를 치우기 전에 새로운 궤도를 설치하고 당분간 열차를 나란히 운행시켜라. 충분한 학습과 지원을 축적하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변화에 대한 요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명해지고 필요불가결하게 될 것이다. 273
경영혁신가에 대한 규칙을 요약해보자.
ㆍ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구조의 뿌리까지 이해해야 한다
ㆍ기존의 경영 프로세스를 뜯어고치기보다 보완하라(새로운 것을 오래된 것과 나란히 응용하라)
ㆍ혁명적인 목표에 열중하되, 점진적인 단계를 취하라
ㆍ성과측정 지표를 명확히 하라
ㆍ정치적 위험이 가장 낮은 것을 당신의 뒷마당에서 실험해보라
ㆍ지원자를 잘 활용하라
ㆍ실험의 재미를 북돋우고, 이를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서 잠재적 반대를 분산시켜라
ㆍ반복하라(실험하고 배우고 또 실험하여 배우라)
ㆍ포기하지 마라(혁신가는 끈기를 가져야 한다)
11. 경영 2.0으로의 항해
당신의 예산과 직원수는 우리 회사가 결정적인 경영우위를 구축하는 데 가장 필요한 창의성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가? 이 말의 진짜 의미는 간단하다. 만약 당신이 많은 시간을 요하는 이 모든 값비싼 작업을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삼을 수 없다면, 그 업무는 멀지 않은 시간에 아웃소싱될 것이라는 뜻이다. 282
이 책을 쓰는 나의 목적은 경영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그것을 만들어내도록 돕는 것이다. 291
역자의 말
당신의 경영을 업그레이드하라
당신에게 21세기는 무엇인가. 20세기를 경영의 시대라고 하면 21세기는 당신에게 무엇인가. 그런 고민을 잠시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은 당신이 고민하는 내용을 잘 정리해 통찰력 있는 답변을 예리하게 제시하고 있음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294
경영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의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영원한 활동이다. 294
Ⅲ. 내가 저자라면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 아니다. 혁신을 통한 창조의 산물이다
게리 해멀이 생각하는 경영의 미래는 위의 명제에 바탕을 둔다. 이 책의 역자에 따르면 ‘경영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기존의 자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영원한 활동’이다. 따지고 보면 경영이란 제한된 자원을 가치의 관계망으로 가공하여 수시로 변화하는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창조행위이다. 백 여년 남짓의 역사를 지닌 경영학은 조직적이고 표준화된 대량생산체계를 통하여 욕망을 효과적으로 채우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 결과 현대 경영은 욕망을 충족시키고 한편으로는 욕망을 확대재생산해 산업사회를 지탱하는 안정된 토양을 마련하였다. 하지만 욕망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정작 인간은 소외되었다. ‘까다롭고 독선적이며 자유분방한 인간의 본성’은 생산요소의 하나인 노동의 효과적 수행을 위하여 관료화된 조직의 논리에 길들여졌다.
여기서 게리 해멀이 주목한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는 인간 본성의 뿌리를 뼛속 깊이 이해하고 그 본성에 충실하게 경영을 하는 것을 경영의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게리 해멀은 엄청난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 인위적인 통제의 방식을 버려야 하며, 인간을 관리의 대상에서 경영의 주체로 바라보는 Paradigm shift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은 의미(책에서는 신앙이라고 표현했다)이며, 수평적 의사소통을 통하여 각각이 의사결정의 주체가 된 경험이 기업의 발전과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홀푸드, 고어, 구글을 경영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3만명이 넘는 홀푸드의 직원을 커뮤니티로 묶어주는 공통적인 동기는 세계 식품 공급의 산업화에 반대하며 보다 좋은 먹거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사명이다. 가격 결정, 주문, 채용, 매장내 제품 홍보 등 주요 결정이 팀 단위로 이뤄지고 보상 또한 팀 단위로 시행되기 때문에 홀푸드의 직원들은 주인의식이 남다르다. “모든 헌신은 스스로 우러나온다.”는 고어는 어떤가. 고어에서 업무는 배정되는 게 아니라 오직 본인의 의사에 따른다. 관리계층도, 직함도, 보스도 없다. 사다리 계층구조가 없는 대신 동료에게 봉사하는 소규모 팀이 있을 뿐이다. 이들의 공통 목표는 "재미있게 일하면서 돈을 버는 것"이다. 구글의 경영모델은 역설적이게도 혼란스럽기에 탁월한 경쟁력을 가진다. 아주 얇은 계층 조직, 수평적 의사소통의 밀집된 네트워크, 제품 개발에 대한 팀 중심의 접근, 어떤 직원에게나 고객 우선의 정신을 심어주는 기업 신념은 일반적인 경영모델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기에 모방이 어렵다. 업무시간의 20%를 일과 관련이 없는 창의적인 일에 쏟을 수 있는 자유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는 ‘사전 적응(pre-adaptation)’능력을 키워 주었다.
아름다움과 진실, 사랑, 서비스, 지혜, 정의, 자유 등은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이 특별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도덕적 명령들이다. 그러나 경영의 영역에서는 이런 용어들이 그간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게리 해멀은 이런 가치들이 기업 내에서 하나의 목표로 공유되고 이를 통하여 기업이 혁신가 집단으로 탈바꿈할 때 지속적인 경영혁신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게리 해멀은 자신의 역할을 경영혁신을 위해 독자 스스로 아젠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생각의 도구를 지원하는 Helper로 규정한다. 그를 세계적인 경영전략가로 키운 핵심역량은 현장에서 건져올린 탁월한 통찰력과 함께 인간을 이해하는 눈이라고 보여진다. 그는 경영을 다양한 계층을 통합하고 인간을 완성시키는 '사회적 기술(social technology)'로 생각한다. 『경영의 미래』가 기업가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는 How에 대해서는 당차고 탁월한 메시지를 주는 멘토이며, What에 대해서는 당신만의 혁신을 이루기를 바라며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아낌없이 나누는 품 넓은 할아버지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