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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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38] 컬쳐 코드
1. 저자에 대하여
클로테르 라파이유 Clotaire Rapaille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이며 마케팅 구루이기도 하다. 창의력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탁월한 강의와 저술 활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아키타이프 디스커버리스 월드와이드(Archetype Discoveries Worldwide)의 회장으로서, 세계 유명 기업들을 위해 ‘컬처 코드’를 활용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수많은 기업과 CEO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했으며, 현재 ‘포춘 100대 기업’ 중 50개 기업 이상이 그의 고객이다. 라파이유 박사의 원형 분석 및 소비자 행위 분석에 대한 연구는 정신의학, 문화인류학, 심리학을 아우르고 있으며, 여기에 방대한 실증적 관찰이 결합되어 강력한 통찰력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학, 심리학 분야에서 석사를 받았으며, 소르본느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느대학교,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사데대학교, 미국의 미시건대학교와 뉴욕주립대학교, 스위스의 제네바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그는 영어, 불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 지은 책에 《7 Secrets of Marketing in a Multi-Cultural World》,《Creative Comm...unication》 등이 있다.
김정수
독학으로 여러 가지 책을 섭렵하다가 신학 서적과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어판 사회과학 분야 번역에 참여하면서 번역계에 입문했다. 번역은 문화와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아 사람들 사이에 소통을 돕는 일이므로, 늘 독자의 입장에서 쉽고 즐겁게 읽히는 번역을 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바른번역 회원이며, 역서로는 『불가사리와 거미』『협상게임』,『컬처코드』,『월요일 아침 20분』,『운송의 중심, 유럽의 중심 독일』,『성공하는 조직은 원칙을 중시한다』,『윈스턴 처칠의 리더십』,『램 차란의 위기경영』,『12&3 마케팅법칙』,『세컨드 사이클』등이 있다.
김상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MBC에서 20여 년 동안 경제부 기자로 활동했으며, 경제담당 전문기자를 거쳐 현재 MBC 보도국 경제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등에 전문패널로 참여하는 한편, 에서 ‘김상철 기자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있었으며, 1991년 ‘바른말보도상’을 받았다. 지은 책에《알기 쉬운 한국경제》,《시장과 정부, 누구의 잘못인가》,《경제뉴스에 돈 있다》 등이 있고, 옮긴 책에《세계는 평평하다》 등이 있다
2. 가슴에 무찔러드는 글귀들
20세기의 장애물 중 하나는 우리가 아직 각 나라의 특성을 지나치게 막연하고 편협한 시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일본을 일본인의 나라답게 만드는 것은 물론, 미국을 미국인의 나라답게, 프랑스를 프랑스인의 나라답게, 러시아를 러시아인의 나라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이처럼 무지한 탓에 모든 나라들은 서로를 오해하고 있다.
-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중에서
옮긴이의 글_ 보이는 대로 돌아가지 않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자동차 회사가 파는 건 단순히 자동차가 아니고, 화장품 회사가 파는 것은 단순히 화장품이 아니다. 만약 자동차회사가 파는 게 그저 자동차라면 그저 잘 굴러다니기만 하면 된다. ... 그러나 사람들은 기능만 찾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는다. 문화 속에서 성장했고 문화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p7
책을 읽고 나면 아쉬운 생각이 든다. 미국 문화를 읽는 코드에 한정돼 있는 소재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해독해야 하는지, 그리고 컬처코드를 어떻게 발견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쉬운 점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코드 인사’니 뭐니 해서 코드라는 말이 정말 많이 쓰인다. 그러나 정작 코드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p9
마음을 훔치기 위해선 먼저 알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답이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답을 구하는 방법은 찾을 수 있다. p9
시작하는 글_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
크라이슬러 사람들은 실제로 수백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그들의 질문은 올바르지 않았다. 그들은 사람들이 하는 ‘말’에만 계속 귀를 기울였던 것이다. 이런 방법은 항상 실패하기 마련이다. p13
나는 여러 소비자 집단을 만나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았다. 지프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묻는 대신 지프에 관한 최초의 기억을 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응답자들의 답변은 수백 가지에 이르렀고, 그 답변들 속에서 강한 이미지 하나가 되풀이 되어 나타났다. p13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응답자들이 모두 지프 랭글러를 보고 제2차 세계대전중에 미군들이 몰고 온 지프를 연상했다. 프랑스인들에게 지프는 독일군에게서 벗어난 해방의 상징이었으며, 독인인들에게는 암흑시대에서 벗어난 해방의 상징이었다. ... 나는 크라이슬러로 돌아와 지프 랭글러에 대한 두 나라의 코드가 ‘해방자(Liberator)’라는 사실을 전했다. p15
그런데 화장지를 혼자서도 잘 사용할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더 이상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립과 자유로움을 느낀다. 용변 교육과 관련된 이러한 어린 시절의 각인이 너무 강한 탓에 미국인의 화장지에 대한 코드는 ‘독립(Independence)’이다. p17
감정이 강렬할수록 경험은 더욱 명확하게 학습된다. .. 손을 뻗어 냄비를 만졌다가 실제로 데는 경험을 하기 전까지 아이에게는 ‘뜨겁다’는 개념이 여전히 추상적으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격렬한 고통을 맛본 뒤에는 비로소 ‘뜨겁다’와 ‘데다’의 의미를 배우고, 다시는 잊지 않게 된다. p19
나는 각 그룹마다 세 시간짜리 모임을 구성했다. 첫 번째 시간에 나는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방문한 사람 역을 맡았다. 이 방문객은 커피를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커피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그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p23
일본인들은 전통차에 대해서는 아주 강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커피에 대한 각인은 피상적이었다. 실제로 일본인들 대부분은 커피에 대한 각인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 따라서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그것은 커피에 의미를 부여하고, 커피를 각인시키는 작업이었다. p24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새나 물고기 또는 악어가 아닌 작은 인간을 얻게 된다. 그들의 유전 코드가 그렇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 남자와 미국 여자가 만나 아이를 낳으면 그들은 작은 미국인을 얻게 된다. 이것은 유전 코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코드, 즉 컬처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p25
각인과 코드의 관계는 자물쇠와 비밀번호의 관계와 같다. ... 광범한 각인의 코드를 찾아내는 일에는 아주 깊은 의미가 있다. 코드를 찾아내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 즉 “우리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드를 이해하면 놀랍고 새로운 도구가 생긴다. 우리 자신과 우리의 행동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안경을 쓰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며 우리가 항상 의심해왔던 것이 사실임을 입증해준다. 즉 전 세계 인류는 공통적인 인간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코드는 사람들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p27
Chapter 01 문화적 무의식의 발견
코드를 발견하는 다섯 가지 원칙 /
사람들의 말을 믿지 마라 /
사람들이 일부러 거짓말을 한다거나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관심사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질문자가 원하는 대답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행동은 일부러 속이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답할 때 감정이나 본능보다 지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먼저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을 받으면 깊이 생각하고 검토해서 답변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신들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도 진실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것들은 대체로 진실이 아니다. 진실이 아닌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이 왜 그런 답변을 하는지 모르게 때문이다. p31
이것이 바로 여론조사와 시장조사가 자주 판단을 그르치게 하거나 무용지물이 되는 이유다. 또한 크라이슬러의 경영진이 지프 랭글러에 대해 그릇된 답변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여론조사나 시장조사는 사람들의 ‘진심’이 아닌 ‘말’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다. p32
감정은 학습에 필요한 에너지다 /
각인 발견 작업과정에서는 언제나 아주 강력한 감정들이 표출되었다. .. 감정은 학습의 열쇠이자 각인의 열쇠이다. 감정이 강할수록 경험도 명확하게 습득된다. p36
사람들에게 맨 처음 자동차를 운전하게 된 순간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그들의 인생이 바로 그때부터 시작된 것처럼 말한다. 반대로 노인들이 자동차 열쇠를 빼앗긴 순간을 이야기할 때는 인생이 다 끝난 것처럼 말한다. 미국인 대부분 자동차 뒷좌석에서 생애 첫 성적 체험을 하며, 그것은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p38-39
내용이 아닌 구조가 메시지다 /
사람들이 행동 방식을 이해하려면 행동 자체의 내용보다는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어떤 경우이든 사람의 행동에는 세 가지 독특한 구조가 있다. 첫 번째는 생물학적 구조인 유전자(DNA)다. .. 두 번째는 문화다... 마지막 구조는 개체다. p41
Chapter 02 사랑과 유혹, 섹스에 대한 코드
성장을 거부하는 영원한 젊은이들 /
우리를 매혹시키는 이 인물들의 공통점, 그것은 바로 어른이 되기를 거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마음으로 영원한 젊은이이며, 열광적이고, 삶의 기복이 심하며, 한때는 승승장구하다가, 어느 순간에 완전히 버림을 받고, 항상 다시 등장한다. 이들은 모든 미국인들이 원하는 ‘영원한 젊은이’이다. 또한 이들은 관습을 무시하는 데도 선수다. 미국에서는 괴짜이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 p57
말할 것도 없이 실연은 모든 나라의 보편적인 경험이다. 결혼이 중매로 이루어지고 연애가 드문 문화에서도 금지된 사랑과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슬픈 결말을 맞이한 이야기들이 있다. 그러나 오래된 문화, 즉 여러 세기 전에 청년기를 거친 문화에서는 사랑에 관한 기대와 관련된 무의식적인 메시지가 매우 다르다.
프랑스에서는 사랑과 쾌락의 개념이 서로 얽혀 있다. 그들은 참된 사랑과 이상적인 남편감은 서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극히 기교적인 과정이며 세련된 쾌락이 가장 중요하다. p64
물론 프랑스인도 상대방에게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헌신에 대한 정의는 미국인과 크게 다르며(예컨대 프랑스인에게는 정절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기대 수준도 다르다. 이탈리아인은 인생이 비극이 아닌 희극이라 믿으며, ... 그들은 풍성한 쾌락과 아름다움,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듬뿍 담긴 사랑을 기대한다. ... 사랑을 바라보는 일본인의 태도는 청년기와 노년기에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p65
그들은 서구인이 사랑을 위해 결혼한다는 생각을 매우 경멸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일시적인 질병’이지요. 가정을 이루는 것처럼 중요한 일을 그런 일시적인 감정에 의존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요즘 일본 문화의 ‘내용’은 달라졌지만 이러한 정서는 아직까지 일반화되어 있다. p66
미국 여자들이 이상적인 남편감을 구하는 이유는 책이나 TV에서 본 그대로를 믿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남자들을 자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그러다가 자신의 노력이 실패하면 좌절감에 빠진다. 남자들도 대개 동일한 이유로 ‘완벽한 신부감’을 구한다. 남자는 자신의 가슴을 설레게 할 여자를 찾으며, 그 설렘이 영원히 지속되리라 믿는다. 그러다가 아내가 아이를 낳고 자녀에게 관심을 쏟게 되면 실망한다. p66
유혹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
미국 여자들과는 달리, 프랑스 여자들은 타고난 외모 그대로를 돋보이게 하려고 애쓴다. 이들은 화장을 전혀 안한 것처럼 보이려고 거울 앞에서 두 시간씩 보낸다. 프랑스 여자들의 목표는 되도록 자신의 매력에 무과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여자가 짙은 화장을 하고 나타나면 창녀로 오해받기도 한다. p69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남자가 휘파람을 불면 모욕감을 느끼지만(뉴욕의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미국 여자들의 태도를 생각해보라) 이탈리아 거리에서 같은 일을 당하면 대부분 황홀해한다. 여자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탈리아 남자들이 재미로 그러는 것일 뿐 전혀 위협적이거나 음탕하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p72
이 놀이에서는 즐기는 것이 쟁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탈리아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 다가가서 너무 아름다워서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하곤 한다. 그리고 여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씩 웃으며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고는 가버린다. 아마도 이탈리아 남자들은 5분 뒤에 다시 다른 여자한테 같은 행동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런 접근 방법은 성공할 가능성이 꽤 높다는 사실이다. p73
일본에서는 중매결혼이 일반화되어 있는 탓에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 일본 남자들은 바에 가는 걸 좋아한다. 바에 가서 ‘호스티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술을 따르게 하고 술을 마시며 그들과 대화를 한다. ... 그러나 일본 남자들은 여자에게 구혼하거나 구애하는 기술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사랑을 하찮고 위험한 것(일시적인 질병)이라고 가르치는 문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p74
일본 여자들은 머리를 청결하게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그녀들은 목에 각별히 관심이 많아서 크림과 화장으로 열심히 관리한다. 그리고 티 하나 없이 깨끗한 머리를 틀어 올리고 기모노 깃을 이용해 목을 특별히 돋보이게 한다. ... 생식과정과 전혀 관련 없는 신체 부위를 이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는 일본 밖에 없는 것 같다. p74-75
섹스는 없고 폭력은 있다 /
나는 사랑과 유혹에 대한 코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섹스에 대한 코드도 분명히 상당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으리라 예상했다. 미국인은 친밀한 관계를 생각할 때 압박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나는 섹스에 대한 각인 발견 작업에서 그토록 극단적인 반응이 나타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p79
응답자들은 성공과 패배, 쟁취하고 빼앗긴 일, 지배하고 지배당한 경험 등을 되풀이하며 이야기했다. 섹스를 즐거운 경험으로 묘사할 때도 이야기는 자주 어둡게 끝났다. p81
“두들겨 맞은 기분이었다.”라든가, “섹스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와 같은 짧은 문장 속에서 무언가 숨가쁜 어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대결을 떠올리게 했지만 평화롭게 해결되어 양측이 모두 승자가 되는 그런 종류의 대결이 아니었다. 그것은 최소한 한쪽이 패자가 되거나 아니면 양쪽 모두가 패자가 되는 폭력적인 대결이었다. 실제로 섹스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폭력(violence)’이다. p81
Chapter 03 아름다움과 비만에 대한 코드
폭력과 도피에서의 줄타기 /
삶은 곧 긴장이다. 우리가 삶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은 양극단 사이를 잇는 축선 위의 한 지점에 놓여 있다. 사람은 쾌락을 알면 반드시 고통도 알게 된다. 기쁨을 느끼면 슬픔도 느끼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 우리 뇌에 고통을 전달하는 체계는 동시에 쾌감도 전달한다. p86
미국 문화에서 이러한 긴장은 늘 존재하며 현재와 같은 미국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원형이 전혀 다른 반대 원형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자유의 반대 원형은 금지가 아니라 ‘특권’이다. p87
디즈니는 ‘특별 입장권’을 제공하고 나서야 비로소 프랑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방문객들이 할증료를 내고 ‘특별 입장권’을 사면 애완동물을 데려오고, 담배를 피우고,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일정한 구역에 출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평등의 바다에 떠 있는 특권의 섬”이라는 사상은 프랑스의 컬처 코드와 정확히 일치했다. p88
아름다움과 섹시함은 다르다 /
미국 여자들에게 아름다움을 보는 방식과 관련해 매우 감동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그녀들은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꼈던 순간에 대한 가장 강렬한 기억을 되살려보라는 요청을 받자, 연애를 하고, 유혹을 느끼고, 남자의 관심을 끌었던 순간들을 기억해냈다. p93
“그가 나와 함께 있음을 자랑스러워했다.”라든가, “그가 칭찬을 해줄 때마다”라든가, “나는 한 사람에게 가장 특별한 존재였다.”와 같은 진술들은 아름다움은 남자를 매혹시킬 뿐만 아니라 동시에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암시했다. 여자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느낀 순간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대부분 남자를 만난 것과 관련이 있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잠시 즐기는 상대가 아닌 평생의 반려자가 된 남자를 만난 이야기였다. 이런 여자들을 알아본 남자들은 여자라면 무조건 침을 흘리는 저질들이 아니라 진실한 감정을 품은 사람들이었다. 여기에는 매우 강력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p93
남자는 섹스를 하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이 말에 항의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보통 남자들은 섹스를 원하는 여자라면 누구와도 기꺼이 섹스를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한 남자가 단순히 한 여자를 떠받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녀의 아름다움까지 알아보게 된다면, 그리고 그녀의 육체적인 화려함만을 찬양하지 않는다면 그의 영혼은 한 단계 더 고양된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각인시킬 수 있다면, 여자가 남자의 눈에 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면 그녀는 남자를 더 훌륭한 인물로 만들 수 있다. 그녀는 남자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이상의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남자를 발정한 동물에서 더욱 고상한 존재로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 아름다움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남자의 구원’이다. p94
아랍 남자들은 아내가 살이 많이 쪄서 남편의 부를 과시해주는, 걸어다니는 광고판 역할을 잘해주기를 바란다. p95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다 /
“오늘 다른 강연자들이 미국의 비만 문제에 관한 해결책이 교육에 있다고 말씀하신 것은 훌륭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나서 천천히 강연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교육이 해결책이라면 여러분에게는 왜 효과가 없었습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자 청중이 속에서 어이없어 하는 소리가 들렸고 몇 사람은 킥킥거렸으며 많은 사람들이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후 터프츠대학교에서는 두 번 다시 나를 강사로 초청하지 않았다. p98
비만이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처럼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걸까? 비만은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만이 문제라기보다 해결책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과식은 성적인 학대를 받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인 방어기제다. p100
욕구를 저버리기 위한 퇴행 /
우리가 경험하는 또 다른 긴장은 아기일 때나 어릴 때는 비만아로 키워지지만-말라깽이 아이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른이 되면 사회적으로 날씬해지라는 압력을 받는 것이다. 비만해지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어렸을 때처럼 남들이 돌봐주리라 생각한다. 다른 문화에서는 비만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전혀 다르다. 에스키모 문화에서 비만은 ‘지구력’이 있음을 나타낸다. p106
영국에서 비만은 천박함의 표시다. 초연함이라는 영국 문화의 특징은 과식에도 해당된다. 뷔페 식당에서 영국인들은 매우 적은 양의 음식을 접시에 담는다. 그들에게 음식을 탐내는 것은 천박한 짓이다. p108
Chapter 04 건강과 젊음에 대한 코드
언제나 생존이 우선한다 /
한 남자가 “자신의 여성적인 면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그가 대뇌변연계에 접근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뇌피질과 대뇌변연계의 싸움에서 대뇌변연계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사람들이 이성보다 감정을 따를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p113
파충류의 뇌가 언제나 승리한다 /
인간에게는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나 ‘올바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살아남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따라서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파충류 뇌다. 파충류는 대뇌피질, 대뇌변연계와의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한다. 본능, 논리, 감정과의 싸움에서 늘 승리하는 것은 본능이다. 이는 개인의 행복과 인간관계, 구매 결정, 심지어 지도자 선택의 문제를 다룰 때도 마찬가지다. p114
주술치료사에게서 배운 것 /
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유지해주고 환자를 돕는 일에 열정을 바쳐왔다. 이는 나의 ‘치료자’의 측면, 즉 나의 아니마(anima:남성의 억압된 여성적 특성)다. 나는 가능한 한 다양한 관점에서 치료법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에 1960년대 말 니카라과에서 2년을 지내며 여러 의사들과 함께 연구했다. ... 그리고 마침내 아마존의 풍요한 지역 중 하나인 마토 그로소 주에서 몇 개월을 지내며 한 주술치료사와 함께 연구를 했다. 이 지역에 오기 전에도 나는 이미 과학은 한계가 있으며, 우리의 뇌와 육체에서는 과학적 방법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p115
환자가 진정으로 치료받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전에는 치료를 시작하지 않았다. 내가 연구한 한 주술치료사는 환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입문식을 치르게 했다. 즉 그들을 깊은 숲 속으로 보내 특이한 식물을 찾게 하고 가상적인 악마나 도깨비들과 싸우게 했다. 이는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이기기 위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p116
활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병에 걸린다는 것은 누군가가 업고 다녀야 하는 상황, 밖에 나가 놀 수 없는 상황, 절룩거리며 다니는 상황, 식품점까지 걸어갈 수 없는 상황을 의미했다. 회복이 된다는 것은 혼자서 차도까지 걸어가거나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을 뜻했다. 그리고 행복은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나 롤러스케이트 타기, 남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는 것, 아프리카 전통춤을 추는 것과 관련이 있었다. p121
그들이 병에 걸렸을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활동(Movement)'이다. p121
미국인은 의사를 영웅으로, 간호사를 어머니로 여긴다. .. 이 세상에서 병원보다 더 본능을 자극하는 장소도 없다.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며, 미래도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검사와 절차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는 무섭게 생긴 기계장치들과 포르말린 냄새에서 풍기는 불길한 예감들이 떠나질 않으며, 왠지 모르게 삭막하고 비인간적인 분위기가 퍼져 있다. p127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병원과 연관시키는 느낌은 그곳에 있을 때 우리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이라는 것이다. 병원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가공 공장’이다.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코드에 비추어 보면 병원에 대한 코드는 충격적으로 보인다. p127
젊음이라는 가면 쓰기 /
다른 문화들은 미국 문화처럼 젊음에 매혹되지 않는다. 인도의 힌두교도들은 인생에는 네 단계가 있다고 믿는다. 젊음은 가장 재미없는 첫 번째 단계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수단을 얻는 대로 빨리 지나가야 하는 어떤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성숙인데, 아이를 낳고 돈을 벌며 성공을 이룬다. 세 번째 단계는 초연함이다. 이 단계에서는 세상과 생존 경쟁으로부터 물러나 진리를 탐구하고 철학을 공부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도인과 비슷한 존재가 된다. 인도에서는 노인들이 재를 뒤집어 쓰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은 이승을 떠나 이미 내세에 도달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힌두교도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 늙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짓이다. p136
영국인들은 젊음을 따분하게 여긴다. 젊은 사람들은 미숙하고 쉽게 실수를 저지른다. 영국인은 젊은이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 어린 아이쯤으로 여긴다. 미국인은 젊은이들을 활력과 열정을 찬양하지만 영국인은 괴짜들의 활력과 열정을 찬양한다. 영국에서는 초연함과 기벽 사이의 긴장이 핵심이다. 영국 문화는 초연함을 관습으로 삼고 있지만 긴장의 축 가운데 또 다른 면도 즐긴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아이처럼 우주복을 입고 출근하는 것으로 유명한 엘튼 존이나, 수염을 깎고 여자 복장을 한 채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리처드 브랜슨 같은 사람에게 기사 작위를 준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p136
코드를 이해하게 되면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물러서서 몇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나는 정말 가면을 쓴 채 인생을 마감하고 싶은가? 가면을 벗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성숙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기보다 계속해서 젊음에 매달림으로써 무엇인가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답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가면을 씀으로써 우리는 거울에 비친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아주 잠시일 뿐이다. p140
파충류 뇌가 우리에게 거는 말
미국인의 조상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해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들이 건강을 단지 질병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보지 않고 계속 활동하면서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으로 본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미국 무화가 청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노인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왜 그들이 나이를 감추고 영원한 젊음이라는 환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p140
Chapter 05 가정과 저녁식사에 대한 코드
생물학적 체계를 넘어서 /
우리의 첫 번째 집은 자궁이다. 자궁 다음에는 문화가 자연 환경(에스키모 사람들에게는 이글루, 아랍 유목 부족에게는 천막 등)에 적응하면서 그 역할을 이어받는다. 일단 생물학적 요구가 충족되면 문화적 체계가 문화 안에서 진화해갈 수 있다. p144
야구가 국민적 오락이 된 이유 /
군대가 전선으로 떠날 때, 우리는 그들에게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그러나 애초부터 격려의 목적은 “우리 군인들을 고향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는 가장 끈질기고 강력한 이미지는 군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 안기는 모습이다. 사실 우리의 감정으로는, 전쟁 중에 어떤 성과를 달성했든 군인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전쟁에서 진정으로 승리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 ... 미국인에게 가정(홈)은 강력한 보편적 이미지이며, 야구가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야구에서 점수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p145
미국인들이 가정에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두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이 나라에 와서 새로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세웠다. 그들이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집도, 도로도, 가정도 없었다. 그들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p147
미국인의 가정에 대한 감정은 지구상의 어떤 문화보다도 강할 것이다. 미국인은 가정을 자신이 성장한 집 또는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곳으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로 확장해 생각하기도 한다. 미국은 한 번도 침략 세력에게 점령당한 적이 없다. 한때 점령되거나 합병된 경험이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미국인은 역사상 조국을 잃은 적이 없다. p147
음식 만들기와 저녁식사의 의미 /
미국인들은 풍성한 가족 만찬으로 축제일과 생일을 기념하며, 축하 식사는 승진이나 좋은 성적표처럼 성취를 기리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의 하나다. p157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처음으로 우리 가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한 날을 나는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음식은 아빠가 만드셨는데, 그때 아빠가 겪었을 마음의 고통을 감안한다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그래도 아빠는 최선을 다하셨죠. 식탁에 모여 앉자 우리는 주방 식탁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린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방 안은 어둡고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맛이 없었어요. 아빠가 엄마만큼 음식 솜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나는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어요. -25세의 여성 p162
가족에 대한 감정이 존재하는 곳 /
자신을 지지하고 보살펴주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우리는 일을 하기 위해 매일 아침 직장에 나갔다가도 저녁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둘러앉는 순간 진정으로 가정에 되돌아온 느낌을 갖게 된다. 저녁식사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필연적인 순환(Essential Circle)'이다. p164
Chapter 06 직업과 돈에 대한 코드
먹고살기 위해 일한다 /
내 유럽친구들은 여생을 편안하게 지낼 만큼 충분한 돈을 번 뒤에도 계속 열심히 일하는 나를 보고 대부분 당혹스러워한다. 그들은 내가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일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p171
미국인들에 직업이란 단지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의무적으로 해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그 일에는 훨씬 강력한 차원, 즉 삶을 규정하는 차원이 있었다.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정체성(Who you are)’이다. ... 미국인들은 사람이 직업을 통해 하는 일이 곧 그 사람임을 굳게 믿고 있다. 실직한 사람들은 왜 자주 우울증에 빠질까? 청구서를 지불할 방법이 없어서일까? 그것도 하나의 분명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더 깊은 차원에서 보면 ‘할일’이 아무것도 없으면 자신의 존재 역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 p175
자신의 직업에서 정체성을 찾다 /
리츠칼튼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일생 최고의 호텔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고, 직원들의 사명은 그런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리츠칼튼의 경영자들은 고객들에게 세련된 문화를 제공하려면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문화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강한 권한의식을 갖게 한다.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불평을 표출하는 고객이 있다면, 그 객실의 청소를 담당한 직원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그 고객에게 무료식사권이나 무료숙박권을 제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일선의 직원들에게 큰 권한을 부여하는 정책은 자신의 일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이 회사의 일부분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다. p176
리츠칼튼 경영진의 또 다른 접근 방법 중 하나는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표어로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지침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굴욕적일 수 있는지를 잘 아는 리츠칼튼의 회장은 직원들에게 만약 다루기 어려운 고객이 있을 경우, 자신이나 다른 경영자에게 알리면 처리해주겠다고 말한다. .. 자신이 신사숙녀로 대우받을 때 고객을 ‘신사숙녀’처럼 대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리츠칼튼의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히 강하다. p177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를 찬양하다 /
그들이 일하는 것은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미국인은 정체성과 직업을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아직 살아 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계속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180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
돈은 성공의 척도다. 사람들은 급료를 적게 받는 것은 곧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돈은 채점표다. 누군가가 여러분과 비슷한 일을 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여러분은 무의식적으로 그가 더 나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p187
공돈은 나를 증명해주지 못한다 /
미국의 부유한 기업가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자수성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은 물론 방법과 인맥을 제공하겠지만(그리고 그들은 이런 기회가 가져다주는 차이를 가볍게 여기겠지만), 자녀들에게 ‘무임승차’를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자손들에게 스스로 능력을 입증하게 하는 것은 확실히 직업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와 맞는다. p189
금전적 성공과 훌륭함은 같다
프랑스의 우아한 만찬회에서 오고가는 대화 주제는 대게 섹스다. 프랑스인들은 손님을 접대하면서 성교의 체위와 상대가 여럿인 성생활, 여성의 다양한 속옷을 주제로 대화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돈을 주제로 삼는 것은 천박하게 여기며, 누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 또는 어떤 물건을 얼마에 샀는지 따위를 묻는 것은 대단히 무례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미국에서는 저녁식사 시간에 섹스를 대화의 주제로 삼는 것은 질겁하지만, 돈 이야기라면 밤새도록 해도 괜찮다. 이렇듯 코드가 다르면 행동도 달라지는 것이다. p191
예컨대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남과 돈을 나누는 데는 너그럽다. 부자들은 마치 누가 가장 많은 기부를 하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p191
돈은 훌륭함의 증거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경영진은 직원들이 훌륭한 인물이 되어 회사를 튼튼하게 만들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p192
Chapter 07 품질과 완벽함에 대한 코드
단지 작동하면 된다 /
무엇을 하든 컬처 코드와 근본적으로 대립하는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p196
이에 많은 미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려면, 일본 기업의 품질관리법을 배워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실패했다. p197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것 /
나는 평생 완벽한 것을 만나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완벽한 것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무엇인가 완벽한 것이 있다면 그 이상 발전할 수 없을 테니까요. 나는 완벽함이라는 생각 자체를 좋아하지 않아요. -26세의 여성 p201
실제로 완벽함의 추구는 사람들이 대부분 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완벽함은 한 과정의 끝이며 그 뒤에는 더 이상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완벽함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죽음(DEATH)’이다. p201
실패에서 배우고 더 강해진다 /
유럽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미국의 몰락을 얼마나 자주 예언해왔는가? 미국이 ‘잠들’ 때마다 그들은 미국이 이제 한물갔다고 떠들어댄다. 이는 미국 문화에 관한 근본적인 오해를 보여준다. 실패와 휴식기는 미국의 일부이며, 실패를 통해 미국은 더욱 강대해진다. 미국이 가는 길에는 높은 산과 낮은 골짜기들이 끝없이 이어져 있지만 산은 항상 더 높아진다. p202
예컨대 자동차의 컵폴더는 이러한 코드와 꼭 맞는다. 커피를 가지고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간단한 장치이지만 얼마나 멋진 아이디어인가! 집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을 10분 줄인다는 것은 밖에 나가 필요한 일을 하는 시간이 10분 늘어난다는 뜻이다. p206
완벽함보다는 편리함을 요구한다 /
미국인은 완벽함과 죽음을 동일시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완벽한 제품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되어 번거로움이 최소화되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품질에 대한 코드가 ‘작동하다’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완벽함(아무리 해도 그들이 믿지 않는)보다 훌륭한 서비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p208
긴급출동 서비스와 대체차량 제공을 포함해 차 전체에 대한 10년간 무상 수리보증제도를 도입할 때까지 현대자동차의 판매량은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의 메시지는 이런 내용처럼 보였다. “그렇습니다. 우리 자동차가 특별한 점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분의 자동차를 계속 달리게 할 것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품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에 잘 부합했고, 대중의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p209
Chapter 08 음식과 술에 대한 코드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다 /
미국인들은 식사가 끝나면 “배가 부르다,”고 말하고 프랑스인들은 “맛있었다.”고 말한다. .. 음식에 대한 가난한 사람들의 반응은 전세계 어디를 가나 한결같다. 언제 또 먹을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양껏 먹어두는 것이다. p213
음식은 안전한 섹스다 /
우리가 자라면 어머니는 더 이상 같은 방법으로 젖을 먹이지 않지만, 음식에 따르는 포만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에서 음식은 ‘안전한 섹스’다. 무의식적으로는 섹스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쾌락을 위해 몸에 음식을 집어넣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행위로 여긴다. 아마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이 자주 폭식하는 이유일 것이다. p215
미국인은 유럽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음식을 보며, 여전히 가난뱅이처럼 먹고, 음식을 안전한 섹스로 생각하고 음식을 효율적으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215-216
패스트푸드 제국을 위한 변명 /
음식의 맛과 감촉, 풍미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이 한 명이라면, 쾌락보다는 단지 필요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고 배를 채우는 행위를 이야기한 사람은 스무 명이나 되었다. 이러한 답변들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난 메시지는 몸은 기계이며 음식의 기능은 그 기계를 계속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이었다. 음식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연료(Fuel)’다. p218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신다 /
어릴 때 술 마시는 것이 금지되고 “술은 몸에 나쁘다.”는 사실밖에는 배운 것이 별로 없는 미국인들은 결국 반항기에 술을 각인하게 된다. 그들은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기면(보통 미성년일 때가 많은데, 자신이 어떤 금기를 깨고 있다는 기분에 들뜨게 된다), 술이 주는 쾌감이나 신비로움, 음식 맛을 돋우는 역할 따위는 전혀 모른 채 취하는 성질이 있다는 사실만 발견하게 된다. 그들에게 술의 맛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취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뿐이다. 게다가 부모가 술 마시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술에 취하는 것은 곧 반항을 의미하기도 한다. p224
Chapter 09 쇼핑과 사치품에 대한 코드
골드카드의 애호자들 /
그러나 우리는 파충류 뇌를 따를 때에도 대뇌피질을 달래려 애쓴다. 그리고 대뇌피질을 달래려고 이런저런 명분을 찾는다. 명분은 하는 일에 ‘합리적’ 이유를 제공한다. 앞에서 다뤘던 코드들 중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배우자가 아닌 타인과의 성 행위를 꺼리는 이유는 평판이 나빠지거나 성병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구실을 대지만, 무의식은 우리가 폭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임을 알려준다. p234
세상과의 재결합을 위해 떠나다 /
쇼핑은 정서적이고 보람있는 꼭 필요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쇼핑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세상과의 재결합’이다. 이것이 “물건을 사기 위해서”라는 명분 뒤에 있는 진정한 메시지다. 그렇다. 사람들은 물건이 필요해서 쇼핑을 하지만, 쇼핑은 물질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회적 경험이다. 가정에서 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p238
이러한 코드는 미국 문화의 청년기적 요소와 관련된다. 사람들은 누구나 ‘밖에 나가 놀고’싶어 한다. 집에 홀로 앉아 있으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세상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인생에 관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p239
물건을 사는 것과 쇼핑은 다르다 /
나는 아내가 세 시간씩 쇼핑을 하고, 물건을 수십 가지나 고르고, 그러다가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는 모습을 보고 놀랍고 실망스러웠다. ... 아내는 상품이 아니라 세상과의 재결합을 추구한 것이며,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중에 다시 쇼핑를 가기 위한 명분- 그 제품이 여전히 필요하다는-을 그대로 남기기 위한 행위였다. p241
노드스트롬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무조건 반품을 받아준 데 있다. 노드스트롬은 쇼핑을 아무런 제한 없는 자유로운 경험으로 변화시켰다. p241
프랑스인의 코드는 ‘자신의 문화 배우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프랑스인은 쇼핑을 자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적인 경험으로 본다.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쇼핑하러 가서 물건 사는 법을 가르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화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가르친다. 어머니는 빵과 포도주, 치즈를 동시에 구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준다. 프랑스인의 쇼핑 경험에서 중요한 대목은 “그래서는 안 된다.”이다. 프랑스 여자들은 어머니나 할머니와 함께 쇼핑을 함으로써 생활규범을 배우고, 그러는 동안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쇼핑이 ‘문화를 가르치는 학교’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p242
쇼핑의 즐거운 경험을 팔아라 /
여러분은 어떤 물건을 고르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면 죄책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배우자에게 우유부단하다고 핀잔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여러분의 행동이 이러한 코드와 맞고 배우자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쇼핑의 경험을 즐겨라. 삶을 다시 회복하라.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으면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괜찮다. 여러분은 항상 다시 쇼핑을 나갈 수 있는 명분을 댈 수 있을 것이다. p243
사치스러울수록 계급도 올라 간다 /
어떤 제품을 구입하든 핵심은 그것을 소유할 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미국에는 귀족계급이 없다. 사회적으로 지위를 나타내는 칭호도 없다. 귀족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미국적인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는 대단히 강한 근면성과 성공하려는 치열한 열정이 있으며, 청년기적 문화의 특성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룬 것을 알리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가 있다. ... 미국 사회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방법은 사치품을 소유하는 것이다. 사치품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군대 계급장’이다. p247
성공과 진보의 상징이 되다 /
이러한 계급장이 보여주려는 것은 무엇일까? 대체로 그것은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많은 돈을 갖고 있음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훌륭함이 인정받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무의식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성공하며, 그 성공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성공은 하나님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다. p248
미국에서 사치품 마켓팅에 성공하려면 ‘계급장’을 판매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둬야 한다. ... 미국에서 사치품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진보의 개념이다. p250
우리는 다이아몬드회사가 낭만적인 사랑과 ‘투자 가치’를 동시에 판매하는 전략에 대해 알아보았다. 투자 가치는 바로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시간이 지나도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고객들이 기꺼이 1만 달러짜리 약혼반지를 구입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p253
Chapter 10 미국 문화에 대한 다른 문화의 코드
프랑스인의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
프랑스인들은 프랑스가 그들의 이념으로 전세계를 계몽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미국이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당혹감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p259
그들이 본 미국인의 특징은 어린아이 같고 나약하지만 동시에 강인하다는 점이었다. 프랑스인이 미국인을 이야기할 때는 마치 외계인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프랑스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외계인(Space travellers)’이다. 프랑스인들이 미국인을 외계인으로 본다는 사실을 알면, 그들이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느끼는 이유와 미국의 동기가 그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을 침략자로 여기는 이유도 알 수 있다. 프랑스인들은 미국이 자신들의 세계를 침략해서 미국 문화와 가치를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미국이 하는 일들은 지구의 안녕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 눈에 미국인은 온전한 사람이 아닌 ‘외계인’이기 때문이다. p259
독일인의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
어린이들에 대한 미국인의 친절이었다. 세계 어린이들을 대하는 미국인의 태도는 독일인들을 감동시킨다. 독일인은 미국인에 대해 해방자이며 인정 많은 카우보이로 각인하고 있다. 독일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존 웨인’이다. p262
영국인의 미국 문화에 대한 코드 /
영국의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미국인은 몸집이 크고, 소란스럽고, 강하고, 천박하고, 극단적이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려 드는 사람이었다. 영국인들은 미국인이 절제력이 없고, 전통도 없으며, 계급제도가 엇다고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미국인들의 자신감과 열정, 성공 기록,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찬양했다. 미국에 관한 최초의 각인을 돌이켜보라는 요청에 영국의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거대함을 이야기했다. ... 영국인의 미국에 대한 코드는 ‘부끄럽지 않은 풍요함’이다. p264
자국의 코드와 외국의 코드를 결합시키기 /
미국에 대한 외국의 코드를 안다고 해서 그 시장에서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는 어떤 전략을 펼치든 그곳의 문화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바 역시 알아야 한다. 프랑스에 대한 프랑스인의 코드는 ‘사상(IDEA)’이다.
영국에 대한 영국인의 코드는 ‘계급(CLASS)’이다.
레고는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독일에 대한 독일인의 코드, 즉 ‘질서(ORDER)'라는 코드를 이용했던 것이다. ...
두 가지 코드-자국문화에 관한 코드와 외국문화에 관한 코드-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기업은 성공할 준비를 잘 갖추고 있는 셈이다. p267
코드와 잘 맞는 삶을 살기
나태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프랑스인들은 계속 유럽에서 살았다. 용기와 결단력이 있는 사람들은 미국으로 왔다. 이들은 어딜 가나 ‘조국’을 발견했다. 이들의 조국은 우연이었고, 그 조국을 떠나 미국으로 왔을 때 영원히 살 곳을 발견했다. p271
Chapter 11 미국 대통령에 대한 코드
비전을 갖춘 반항자 /
1789년 선거인단이 신생 미합중국의 지도자로 조지 워싱턴을 선출했을 때, 선거인들이 그에게 어떤 호칭을 원하는가 물었다. ... 워싱턴은 ‘대통령 님(Mr.President)’으로 불러달라고 답변했고, 이로써 정부지도자에 대해 미국적인 독특한 접근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p274
대통령제도의 도입으로 영국 지배에 대한 미국의 반란은 마무리되었다. 이전의 역사적 반란들과는 달리 미국인들은 변화를 이루기 위해 왕을 살해하지 않았다. 대신 왕과 군주제가 상징하는 것들을 대부분 거부하고 그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싸웠다. ... 그는 왕이 아니라 반란군 총사령관이었다. p274
지도자는 반란을 이끄는 사람이다 /
미국의 지도자는 반란을 이끄는 사람이다. 이러한 지도자는 건강과 활동을 동일시하는 문화에서는 필수적이다. 미국인들은 변화하고, 전진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지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 대통령은 무엇이 망가졌는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고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문제에 맞서 ‘싸워야’한다. 반란의 본질은 변화하는 것이다. p275
미국인은 연설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훌륭한 비전을 갖춘 인물을 원한다. 국가를 보살필 수 있는 파충류 뇌가 강한 인물을 원하고, 문제점과 그 문제점을 바로잡는 방법을 알고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에 맞서 싸우게 하고, 국민을 약속된 땅으로 인도할 수 있는 인물을 원한다. 미국인은 아버지와 같은 인물을 원하지 않는다. 성서적 인물을 원한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는 ‘모세(MOSES)’다. p279
그러나 미국인들은 대통령이 성서의 모세처럼 신의 인도를 받는 이상적인 인간이기를 바라지 않는다. 대통령이 완벽한 사람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점은 대통령이 스스로 완벽한 인간으로 자처하기를 미국인들이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인들은 완벽함을 두려워한다. 미국은 문화적으로 청년기에 있으며, 따라서 대통령도 청년답기를 바란다. p280
코드와 맞는 투표를 하다 /
미국인들의 투표를 결정하는 동기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점에서 이념과 정치 강령은 결정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미국에서 보수주의와 진보주의의 차이는 비교적 적다. 정치인과 학자들은 미국이 진보적인 주들과 보수적인 주들로 확연히 갈라져 있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하나의 문화로서 보면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은 서로 일치되는 묘사하지만, 하나의 문화로서 보면 미국인들의 사고방식은 서로 일치되는 면이 강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p282
미국의 기본속성은 한 대통령의 임기중에 너무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이 변화시키는 것은 미국의 정신이나 낙관주의 정신 또는 낙관주의 정신의 결여다. p283
대통령은 최고의 연예인이다
문화는 대단히 느리게 변한다. 이 말은 미국인들이 먼 장래에도 ‘모세형’ 대통령을 찾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인들이 모두 이러한 코드를 이해한다면, 2008년 이후에는 선거 과정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p284
Chapter 12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코드
성숙도 포기도 거부하는 나라 /
미국에 대한 코드를 알면 우리가 왜 사랑을 헛된 기대로 보고, 건강을 활동으로 보고, 고급 명품을 군대 계급장으로 보며, 대통령을 모세로 보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렇다면 미국인은 미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미국인은 스스로를 ‘새롭다(new)’고 생각한다. .... 미국인은 늘 무엇인가를 건설하고 갱신하며, 보존하는 것보다는 부수는 것을 더 좋아한다. p286-287
거시 문화의 대가들 /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구가 살아야 하는 환경 때문에 일본이 미시 문화의 대가가 된 것처럼, 미국인들은 거시문화의 대가들이다. p287
이렇게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From the many, one)”는 미국 문화에 꼭 맞는 표어다. 이러한 새로움과 크기, 다양성, 통일성은 미국인에게 매우 깊이 각인되어 있다. p288
미국에 대한 미국인의 문화 코드는 ‘꿈’이다. 꿈은 맨 처음부터 미국 문화를 움직여온 동력이었다. 신세계를 발견한 탐험가들의 꿈, 서부를 개발한 개척자들의 꿈, 새로운 연합국가를 상상한 건국의 아버지들의 꿈, 산업혁명을 이루어낸 기업가들의 꿈, 희망의 땅을 찾아온 이주민들의 꿈, 달에 안착한 새로운 탐험가들의 꿈 등 미국 헌법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꿈의 표현이다. 미국은 할리우드와 디즈니랜드, 인터넷을 만들어 미국인들의 꿈을 전세계에 전파했다. 미국은 꿈의 산물이고 꿈의 창조자다. p291
꿈의 창조자를 꿈꾸다 /
풍요에 관한 생각도 하나의 꿈이다. 그것은 미국인들에게 당연히 주어졌다고 믿는 무한한 기회에 대한 꿈이다. 지속적인 활동에 대한 욕구는 항상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항상 창조하고 성취할 수 있다는 꿈의 표현이다. 미국 문화가 청년기적인 것도 하나의 꿈이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영원한 젊은이이며 전혀 성장할 필요가 없다고 믿고 싶어한다. p292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문화를 갖게 된 것은 꿈의 힘을 믿은 덕분이다. 낙관주의는 미국에 대한 코드와 일치할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의 활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미국이 ‘불가능한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p292
비관주의를 비관하다 /
미국인이 좋아하는 상징 중 하나는 ‘돌아온 아이’다. 미국인이 실패한 뒤에 다시 일어서는 사람을 좋아하는 까닭은 강한 문화적 특성 때문이다. 9.11 사건 뒤 뉴욕시가 다시 회복된 과정은 진실로 감동적이었으며 미국의 코드와 일치했다. p293
일차적 사명은 꿈을 살리는 것 /
미국인들은 정치들이 더 나은 미래에 관한 비전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연예인들이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주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기업들이 제품으로 생활조건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를 원한다. 미국인들은 교사들이 창조성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성직자들이 사람들에게 성취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희망과 지침을 주기를 바란다. 미국인들은 언론 매체가 사람들이 어떤 일로 세상에 기여하고 있는지 보여주기를 바란다. p294-295
미국은 결코 탐험과 발견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이주민을 거부하면 안된다.
또한 미국은 미국의 철학을 전세계에 전파하는 일도 멈춰서는 안된다. 미국의 낙관주의와 꿈을 나누는 것은 전 세계에 유익하다. 세계화되어가는 경제에서 고립주의와 보호주의는 무익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코드와도 전혀 맞지 않는다. 인류에게 꿈을 전하는 것은 미국의 사명이다. 따라서 미국의 이념을 억지로 강요하는 방법이 아닌 미국의 영화와 책, 제품과 발명품, 자선행위를 통해 꿈을 전해야 함은 물론 저개발국가를 지원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p295
자유를 위한 또 하나의 자유
컬처 코드를 알면 자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동기를 깨닫게 됨으로써 새로운 자유를 얻는다. 컬처 코드는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새로운 안경을 제공해준다. 우리는 모두 개체이며 저마다 동기와 영감, 행동 지침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복합체, 즉 개인적 코드를 가지고 있다. p296
3. 내가 저자라면
지난 주 ‘국화와 칼’에 이어서 이번 주는 ‘컬처코드’다. 일본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중적으로 보이는 태도와 문화에 대한 분석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는 시간이었다.
20세기 과학문명의 혁명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고, 이제는 누구도 글로벌시대라고 부르기를 서슴치 않는다. 다양한 문명들이 서로 만나고 국가와 민족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기도 하고 풀리기도 한다. 실로 21세기는 세계화 시대임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
서로 다른 것들 간의 만남은 갈등과 불편함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차이에 대한 인정이 없이는 갈등해결은 물론이고 더 이상 비즈니스와 세계평화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인들의 의식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던 ‘국화와 칼’에 이어, ‘컬처코드’는 미국과 미국인들에 대한 이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문화 인류학이라는 영역의 학문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글이 쉽다. 학문적 목적이 아닌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전문적 연구결과들을 어떻게 쉽게 가공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일반인들의 미국에 대한 개인적 경험들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문화적 코드에 공감할 수 있도록 글을 끌어가고 있다. 글의 분량도 길지 않고, 용어의 사용도 대중적이다. 실제 각인 발견 작업에서 실험 참가자들의 핵심적인 진술내용을 배치한 것은 이런 형식의 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실은 목차 중에... 일본영화하고, 미국영화 제목이 들어간 꼭지가 그런 용도다..
흐르는 강물처럼... 센과치이로의 행방불명...
일본인들에게 강은 용으로 형상화되던데... 발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홍수로 인한 재해가 심한
일본인들에게 강은 성난 용이되기도 하고, 모든 것을 집어 삼키는 괴물이기도 하드라...
미국인들에게 강은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이었다.
흐르는 것... 돌아오지 않는 것... 그리고 추억한다는 것...
고마워.. 잘 우려내서.. 괜찮은 커피를 뽑아얄 팜인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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