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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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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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28일 23시 23분 등록
 

북리뷰40-코리아니티(Coreanity)-20101227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구본형은 현재 본인의 이름을 딴 변화경영영연구소 소장이다. 스스로를 변화경영전문가라고 칭한다. 서강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한국 IBM에서 경영혁신팀장으로 개혁의 실무를 담당했다고 말한다. 회사를 다니던 중 세편의 책을 출판하고 IBM을 그만둔 것으로 스스로 이야기 한다.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는데 글을 참 잘 쓴다. 비유를 만들어 내는 능력과 언어를 배치하는 능력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처음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변화를 가르치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시나 아름다운 수필집 제목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보니 아름다운 변화의 가르침이다. 그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 하는 사람을 돕는’ 직업 비전을 가졌다고 했다. ‘어제보다 성장’, ‘어제보다 발전’이 아닌 ‘어제보다 아름다워진다’는 표현을 선택한 것이 ‘수’가 높다. 그런데 그의 책은 수가 더 높다. 읽을수록 또 다른 저서를 찾게 만드는 마력을 내포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는 글을 필요 이상으로 길게 쓰지 않는 명료함을 가졌고,  읽을 때 유용할 정보도 곳곳에 숨겨뒀지만, 늘 마지막엔 감동이 남게 만든다. 그 점이 그의 글을 계속 더 찾게 만드는 마력인 것 같다. 그리고 나로 하여금 그의 글쓰는 법을 배우고 따르게 만드는 마력이다.


무엇이 그의 글을 살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일까? 그의 글은 철저한 준비와 학습의 시간을 거쳐 1년에 한권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투자를 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 든다. 그는 남발하지 않는다. 다독가인 저자는 한 분야의 책이 아닌 여러 분야를 골고루 읽는다고 스스로 말한다. 그런 글 읽는 태도가 그의 글을 감칠맛 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구본형소장은 조셉 캠벨 처럼 하루 두 시간을 매일 글쓰기에 투자하고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지금까지 십수년을 하루 두 시간을 글쓰기에 따로 떼어 놓고 있어, 그의 시간은 하루 22시간이라고 하는데, 그 두 시간이 자신을 지탱해 나간다고 한다. 매일 매일 투자하여 농사를 짓는 농부라고 스스로 말하는데 그의 그런 태도는 작가로서 수명을 아주 길게 만들어 줄 것 같다.

그는 책을 1년에 한권정도 만들어 낸다. 스스로 1년의 결과가 한권으로 나온다고 했다. 일년에 한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고 ‘일 년 활동의 결과물로서 책이 한권 만들어진다’는 그의 방식이 차별성을 만들어 내는 원칙인 듯하다. 그리고 그 점이 나를 감동시켰고 나를 변화시킨 매력이다. 설사 그가 일 년에 한권씩 만들어 낸다고 해도 한 달에 한 권 만들어내는 선동적인 자기계발서의 편저자들과는 차원이 달랐을 텐데, 그는 만들어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닌, 그가 즐기는 일을 충분히 즐긴 후에 그 결과문로 나오는 것이 책이라니........ 나는 여기서 참 귀중한 것을 배웠다.

그가 말하는 자연의 방식이다. 경작과 재배의 원칙이 내게 가슴 떨리는 교훈을 주었다. 




2. 내 마음에 무찔러 드는 글귀


개정판 서문


[P. 7] 우리가 어느 나라 국민이든, 어디에 살든,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뼛 속에 들어있는 그 사람’이다.

[P. 8-9] 정체성이란 우리가 지금 머무는 정신적 현재를 의미한다. 정체성은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흘러온 것이지만, 과거에 고착된 것이 아니다. 정체성 역시 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문화적 강물 속에 잠겨 흐르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감정적 공감대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P. 9] 한국인들의 문화적 공감대를 나는 ‘코리아니티(Coreanity)'라고 부른다.

[P. 9] 코리아니티는 미국인들의 아메리카니티, 일본인의 재패니티(Japanity), 또는 프랑스인들의 프랜치니스(Frenchness) 등과 비교하여 그 자체로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 그것은 그저 우리의 일상적이고 공통적인 문화적 취향일 뿐이다. 

프롤로그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P. 11]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추종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선도자의 자리로 옮겨가는 것 뿐이다. 

[P. 11] 추종을 통해서는 리더의 자리로 진입할 수 없다. 어떤 리더도 다른 사람을 닮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모방은 리더의 속성이 아니다. 닮으려는 자, 그가 바로 추종자인 것이다. 스스로 역할 모델이 되는 것만이 리더십을 쥐고 지속적으로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P. 11-12] 나는 세계를 유혹하는 이 부드러운 힘을 ‘코리아니티(Coreanity)’라는 영문 신조어로 표시하려한다.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P. 12]
코리아니티 경영은 한국인이 가진 문화적 차별성을 브랜드화하여 문화적 프리미엄을 얻어내는 일이다. 그러려면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와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라는 두 물결의 합류를 통해 ‘세계적이면서 한국적’인 매력을 창조해내야 한다.
[P. 13]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globalization)'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P. 13] 영광은 리더의 것이며, 전적으로 자신의 차별성을 활용한 자의 것이다. 

[P. 13-14] ‘세계인이면서 순 한국인’ 이라는 이 창조적 모순을 기업과 경영의 세계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세계적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한국의 문화적 프리미엄에 기초한 차별성으로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문화 없는 상품은 삼류이고, 차용한 철학으로는 혼신의 경영이 불가능하다.

[P. 14]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정서와 취향이 소거된 직원과 함께 즐거운 경영을 한다는 것은 어림없는 일이다. 또한 즐겁지 않은 일에서 성과를 내고 최고가 되기란 매우 괴롭고 어려운 일이다. 즐기지 못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 최고가 아니라는 것, 적어도 선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것, 그것이 현재 한국이 안고 있는 고뇌다.

[P. 15] 그리하여 모방 대신에 융합적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선도의 자리로 나아가야 하고, 인류의 위대한 다양성에 기여하는 훌륭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이루려는 실험이 바로 내가 말하는 ‘코리아니티 경영’이다.

[P. 16]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을 경영의 바탕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우리의 정신적 유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적 프리미엄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해내기 위해서이다.

[P. 16] 둘, ‘코리아니티 경영’이라는 언어를 선택한 것은 ‘한국적 경영’이라는 말이 풍기는 폐쇄적 의미를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서이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한국의 전통문화에 기초한 과저의 정체성에 연연하는 경영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의 정신과 문화에서 배우되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우리것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을 차별화하는 기저로 활용하여 세계적 부평성과 매혹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코리아니티 경영은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적 동의를 얻어내려는 창조적인 섞임 경영이며 즐거운 비빔 경영이다.

[P. 16] 셋, ‘과거에서 왔지만 미래를 지향한다’ 는 의미에서 ‘Korea-nity' 대신 ’Corea-nity'로 표시했다. 과거의 한국성이 아니라 미래의 한국성을 표시하는 새로운 문화 기호로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P. 17] 그런 점에서 ‘Coreanity’는 역동성과 거친 생명력으로 뜨겁게 뛰는 한국인의 심장 소리를 담기에 좋은 문화 기호라고 생각한다.

[P. 17] 과거의 Korea를 버리고 새로운 Corea를 채택함으로써 선두그룹으로 주파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타도 Korea, 건설 Corea! 아마도 이 거칠고 공격적인 문구가 이 책을 쓰고 있는 내 마음일 것이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 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P. 22] “내가 누리고 있는 언어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내가 쓰는 몸짓도 내가 창안한 것이 아니다.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능력, 기능, 재치 등은 무엇이든 사회적 유산에 의해 길러진 것이다. 심지어 나의 꿈조차 내가 만들지 않은 세계, 내가 완벽하게 차지할 수 없는 세계에 뿌리내리고 있다.” - 모리스 메를로퐁티

[P. 23]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자사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쟁력이란 바로 그들의 정신과 문화이다.

[P. 23-24]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허브 켈러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 그것이 바로 경쟁사들이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경쟁력이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리만의 독특한 애사심, 곧 기업문화나 정신을 잃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 정신을 잃는다면 우리의 가장 소중한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P. 24] ‘회사는 버려도 사람은 절대 버리지 않는’ 회사의 대명사가 되었다. 캐논은 일본식 방법을 버리지 않음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한 대표적 사례다. 

[P. 25] 성공한 기업이나 국가들은 이처럼 자신만의 문화, 매력과 차별성을 무기로 삼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그 무기는 과연 무엇일까? 다수의 한국인을 규정하는 ‘코리아니티’란 무엇일까? 우리는 ‘우리’라는 퍼즐과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내면적 자산인 코리아니티를 명료하게 찾아내어 계발하고 보완하고 강화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비즈니스 영역에서 특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 27] 미국은 다양한 민족이 이질적인 문화를 들고 들어와서 함께 사는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법을 엄격히 지키는 것이다.  

[P. 27] 미국 문화는 보편주의가 강하다. 따라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양인들에게는 특수주의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의 정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P. 28] 한국과 중국의 오래된 전통은 백성을 형(刑)과 예(禮)로 다스리는 것이다. 여기서 형은 최소한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예는 좀더 본질적으로 ‘인간관계를 인간다운 것으로 만듦으로써 사회 질서를 세우려는 우회적 접근’으로 인식되었다.

[P. 28] 특수주의의 전통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버린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중국의 판사들은 법을 추상적인 실체가 아니라, 각 개인에 다라 달리 적용해야 할 융통성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P. 29] 미국인들은 같은 분류 체계에 속하는 것들을 유사한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동양인들은 소가 풀을 먹고, 원숭이가 바나나를 먹기 때문에 이들을 유사한 관계로 인식한다.

[P. 29]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범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P. 30] 한국인들은 관계 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개인이 독립적이며 조직과 사회에서 분리되어 그 자체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집단보다는 개인, 관계보다는 고유한 본질을 우선 가치로 받아들인다. 서로다른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한 이 같은 가치관의 차이는 개인의 성공과 좌절에도 아주 다른 풍토와 풍광을 만들어 낸다.


[P. 31]

문화적 패러다임에 깔려있는 기본 가정

첫째, 자연(환경)과 인간(조직)의 관계에 대한 가정이다

둘째, 실제와 진실의 본질에 대한 가정이다

셋째, 인간 본성에 대한 가정이다

넷째, 인간 활동의 본질에 대한 가정이다

다섯째,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가정이다


[P. 34-35]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기보다는 개인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회적 전통 속에서 살아간다. 미국의 개인주의는 외적 조건이 아니라, ‘자신에 의한 성공’이라는 내부 지향적 개인주의를 특성으로 한다.

[P. 35]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택하든 그것은 순전히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며, 그에 따르는 결과 역시 책임감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P. 35] 미국인들에게 공동체에 대한 개인의 충성심이나, 개인에 대한 공동체의 배려는 중요하지 않다.

[P. 35-36] 개인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할 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선순환 과정을 거쳐 공동의 이익에 기여한다. 따라서 인간의 이기심은 훌륭한 자원이다. 바로 이것이 미국의 가치가 되었다.

[P. 37] 미국인들은 비극적인 종교를 좋아하지 않는다........ 교회는 기업이 되었고, 유능한 목사들은 교회를 키우기 위해서 자본을 동원한다.

[P. 37] 이들은 예수의 고통과 죽음을 거의 표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 안에 들어 있는 신성을 찬양한다. 개인은 모두 유일하며, 개인이 모두 신의 모습이라고 기도하고 찬양한다. 미국에서 개인은 절대적인 것, 바로 신이다.

프랑스, 일본 –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이다.

[P. 37] 프랑스는 미국이나 영국과는 매우 다르다. 개인보다 집단에 우선순위를 두는 관계중심의 공동체의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나라가 바로 프랑스다.

[P. 38] 일본은 가장 집단적인 나라다. 개인은 없고 조직이 존재할 뿐이다.

[P. 38] 그들에게 개인적 관계는 계약적인 의무감 이상이다.

[P. 39] 오래된 지혜를 낡고 쓸모없는 것으로 비웃는 서구와는 달리, 일본인들은 실수를 통해 지혜를 배워야만 다시 실수하지 않는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한국 - ‘우리’와 ‘나’ 사이의 넘나듦이 가능하다.
[P. 39] 한국인들은 대개 ‘우리’와 ‘나’ 사이에 있다. ‘우리’라고 부르지만 늘 ‘나’를 생각하는 것이 한국인이다.

[P. 39-40] 한국인들은 조직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름(名) 또는 격(格)이라고 불렀다. 말하자면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경영자다워야 하고 직원은 직원다워야 한다. 이래야 비로소 이 사회나 조직이 가장 이상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 속의 자리, 곧 이름에 알맞은 자기 자리를 ‘격’이라고 부른다.

[P. 40] 그러나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와 나’는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이면서 나’일 수 있는 것이다. 이 파격과 일탈이 만들어낸 새로운 어울림이 바로 멋이다. 멋은 한국인이 가진 미의식의 핵심 개념이다.


[P. 41] 인간에 대한 가정과 함께 가장 중요한 문화적 가정 가운데 하나는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는 가이다.

[P. 41] [질문] 하나님은 천지를 만들기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답] 그렇게 심오한 수수께끼를 파고드는 인간을 위해 지옥을 만들고 있었다.
[P. 43] 시간은 나라에 따라서도 다르게 인식된다. 시간이 가장 빨리 지나는 것처럼 인식되는 나라는 아마 미국일 것이다. 미국은 바쁜 나라이고, 미국인들에게 시간이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는 ‘무엇’이다.

[P. 44] 일본인들에게 시간은 ‘친구’와 같다. 시간은 순환한다. 밤낮의 순환, 계절의 순환 그리고 생명의 순환. 그들의 종교관에는 지옥과 천당이라는 최후의 심판에 따른 단절이 없다.

[P. 44-45] 일본인들은 시간을 동시성과 순환성을 가진 것으로 믿는다. 시간이 과거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현재․미래가 내 안에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는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엇이 아니라, 이미 과거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를 아주 모호하게 보는 미국인들의 생각과 다르다.

[P. 45] 미국인들의 투자에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이윤을 포기하는 경우가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이윤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가치(net present value)’이다.

[P. 45] 일본인들은 현재에 뿌려진 씨앗이 미래에 반드시 커다란 나무로 자라서 다시 많은 씨앗을 뿌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P. 46] 시간을 흘러가는 물로 보는 미국인들은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한다. 반대로 시간의 동시성과 순환성을 맏는 일본인들은 연속성 속에 동시성을 강화한다.
[P. 48] 그러면 프랑스인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할까? 그들에게는 과거가 현재나 미래에 비해 중요하다. 이 점에서 프랑스는 매우 특이한 나라다. 그것은 그들의 사유체계가 역사적 시각을 통해서 모든 것을 조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미래는 과거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 현재와 미래는 과거라는 나무에서 계속 피어나는 꽃과 같다. 그들의 사유체계는 늘 역사적 맥락에서 현재의 쟁점으로 옮겨온다.
[P. 48] 반면 한국인의 시간인식은 이중적이고 혼합적이다. 여유와 느림의 나라이기도 하고, 빨리빨리의 나라이기도 한다. 가마솥의 나라이기도 하고, 냄비의 나라이기도 하다. 모순을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한 한국인들은 시간 역시 이중적 모순의 조화로 이해했다. 한국인은 생활 깊은 것에서는 동양적이다.

[P. 48-49] 세상에서 가장 조급하고 서두르는 한국인들은 역설적이게도 시간을 길게 보고 그 누적 효과를 믿는다. 이것은 경영에서도 장기적 관점을 고려하게 한다.
[P. 50] 집단주의적인 일본인들은 작은 변형, 곧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집단주의적이면 개인의 창조성과 상상력, 모험심은 설 자리를 잃게 마련이다. 따라서 일본의 경영자들은 질서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작은 개선을 독려해 왔다.

[P. 50] 일본인들은 일상에서 우연히 찾아오는 작은 아이디어가 낳은 좋은 결과를 놓치지 않는다.

[P. 51] 일본인들은 마치 아주 작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생물체같다. 창조적 혁신이나 혁명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P. 51]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친 가이젠(개선)의 나라다.

[P. 51] 반면에 프랑스는 모순과 대립을 즐기는 나라다. 프랑스인들은 서양인들 가운데 특이하게도 모순의 공존을 잘 견딜 뿐 아니라, 그것이 삶의 일상적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P. 52]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징은 ‘모순과 갈등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톨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v

그러므로 프랑스는 쉽게 범주화할 수 없는 다중성을 가지고 있다. 평소에는 무순을 품고 견디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폴발한다.

[P. 53] 미국은 점진적 개선의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연결되지 않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얻어지는 창조력‘에 의한 이노베이션의 나라다.

[P. 54] 한국인은 기질적으로 점진적 개선을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적인 멋은 기본적으로 데포르마시옹의 미의식이다. ‘허술하다’와 통하는 교묘한 변형인 것이다. 멋이란 평범하고 정상적인 것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P. 57] 미국인들은 먼저 표준을 만들고 그 다음에 통제한다. 잡다한 인종과 문화가 뒤 섞인 미국에서는 그것들을 망라하고 포괄할 수 있는 커다란 바구니가 필요했다.
[P. 58] 보편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문화는 부국을 이루는데 기여한 훌륭한 자산이었다. 그들은 자연과학을 이상화하고, 그것을 산업에 열정적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공학, 생산, 안전, 재정, 회계, 법 등 경영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 경제적 활동을 규범화함으로써 세계 전체를 이끄는 스탠더드의 역할을 맡았다.
[P. 58] 현상을 따져서 원인을 파악해내고 이를 이론화하는 데 미국인들처럼 뛰어난 경우는 없다. 영미 경험주의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그들은 경영의 세계 역시 보편적 규범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P. 59] 그러나 미국의 보편주의는 개별 특수성을 간과하는 폐단을 낳았다. 보편성은 개념이며 서루상의 전략과  구상이다. 보편주의에 대한 집착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경험과 생산및 거래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현실에 무관심하게 만들었다.

[P. 60] 미국의 위대한 성공은 보편화로부터 시작했지만, 미국의 실패는 그 보편주의가 한계에 도달할 때 일어날 것이다. 보편주의자들은 전 세계가 단일화, 일반화, 법률화되기를 바란다. 반면에 그 대칭점에 서 있는 동양의 특수주의자들은 세상이 유일하고 예외적이며 서로 정신적으로 연계되기를 바란다.


[P. 60] 일본인들은 기업을 생명을 가진 유기체로 인식한다. 기업은 마치 나무와 같아서 그 속의 주체들이 선배와 후배의 관계로 묶여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들은 함께 모여 조직화했을 때 홀로 존재하는 개인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P. 60] 협력과 경쟁은 일본식 게임의 룰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일본인들은 이 둘 사이에서 묘한 조화를 이끌어 낸다. 승패가 결정되면 승자는 패자를 파멸시키지 않는다. 패자는 생존할 뿐 아니라 승자에게서 배운다. 패배가 재빨리 교육으로 전환되기에 패자에게도 이익이 된다.

[P. 61] 일본은 안과 밖의 구분이 확실하다. 그들은 내부에서 결속하고 협력하여 외부와 경쟁한다.

[P. 61] 일본인들은 경쟁과 협력 사이를 유연하게 오갈 수 있는 것이다. 협력과 경쟁을 통해 서로가 고양될 때 이를 ‘조화’라고 부른다.
[P. 63] 영미 문화권에서는 조건을 명확히 규정할수록 이기적 집단이 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소지가 줄어든다고 보는 반면, 일본인들은 조건이 모호하고 해석이 다양할수록 상호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숙한다고 가정한다.

[P. 63-64] 보편주의보다는 특수주의를 택함으로써 무수한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본인들에게는 ‘조화’가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아니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사안보다는 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공손한 겉모습 역시 관계 지향성을 보여주는 처세술이다.

[P. 66-67]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상대주의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의 활동에 대해 ‘저속하다’거나 ‘고상하다’고 판단할 절대적 기준이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각 문화는 자체의 활동에 대해서만큼은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고, 또한 내려야 한다. 왜냐하면 한 문화의 구성원은 그 문화 안에서 관찰자일 뿐 아니라 행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지식인들은 이런 지적 전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P. 67] 프랑스인들은 법 자체보다는 법의 이면에 존재하는 정신을 존중한다. 모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전체 제도는 법률의 이면에 숨어 있는 ‘살아 있는 원리’에 의해 지배된다고 주장 했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기업 경영에서도 그대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

[P. 67] 나는 원칙이라는 단어에서 ‘완고함’이라는 함의를 제거하고 사용하기를 원한다. 원칙이란 유연한 것이고 모든 필요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상황의 변화는 그 상황에 의해 파생된 규칙을 바꿀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상황의 법칙(the law of situation)이라고 부른다.-앙리 페욜(Henri Fayol)

[P. 69] 한국인들에게 법은 만인을 위한 보편 기준이 아니다. 프랑스인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에게 법은 유연하게 적용해야 할 무엇이다.

[P. 70]  국인들은 법치국가를 이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한 사회는 ‘법이 필요 없는 사회’였던 것이다. 이것이 유가의 덕치주의 사상이었고, 우리의 오래된 가치관이었다. 법이 지켜지지 않아서 불투명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깨어지기 때문에 오탁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P. 70] 선비들에게는 마땅히 지켜야 할 당위적 가치가 존재했다. 유가 이념에 바탕을 둔 성리학적 미덕들이 그 역할을 했으며, 학인(學人)으로서 선비는 지행합일을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했다.
[P. 70]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가장 훌륭한 정신적 유산이다.
[P. 71] 프랑스인들은 집단 내에서 매우 권위적인 경영자의 지위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자유와 평등을 혁명 이념으로 삼은 프랑스인들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모순이다. 그러나 이런 모순은 그들의 생활 속에 상존하는 대립과 갈등이며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P. 71]  프랑스 역사는 위기의 순간마다 위대한 지도자들의 위엄과 카리스마로 빛난다. 혁명과 단절이라는 프랑스의 문화적 특성은 시대마다 그 위기에 맞서는 위대한 지도자를 갈망해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프랑스가 유럽나라들 가운데 가장 전체주의적이고 위계적인 문화를 이룬 원인이다.
[P. 72] 개인에 우선하는 내부 지향적 공동체주의는 강력한 권위와 힘을 가진 엘리트 경영자를 만들어냈다. 그들의 힘은 수직적인 위계에서 나온다. 그리고 가족적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을 보호하고 배려한다. 프랑스에서는 자신이 속한 회사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대변한다.
[P. 73] 인간은 서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조화야말로 사회생활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프랑스는 가장 동양적인 유럽국가라고 말할 수 있다.
[P. 74-75] 일본인들은 힘을 추종한다. 그들은 한국인들처럼 뒷전에서 남을 험담할 때,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또는 나는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힘이 없다. 그는 영향력이 없다고 말한다.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대신 일본인들은 힘이 있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에게 힘과 영향력은 옳은 것이다.

[P. 75] 일본의 조직은 위계적이다. 그들은 권력이나 책임을 가진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도전하는 것을 꺼린다,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언어를 사용하고, 지위 높은 사람들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P. 75] 미국 경영은 조직 면에서 수평적으로 보이지만, 아래로부터의 경영 참여에 인색하며 위로부터의 통제와 관리라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아래와 위의 역할을 구별한다. 노나카 이쿠지로는 이것을 ‘중간조정경영(middle-up-down management)' 이라고 부른다. 중간관리자가 위와 아래로부터 정보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P. 76]일본의 위계질서는 상부로부터의 단순 지시 체계가 아닌 것이다. 경영자는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폭넓은 가치와 정책을 만들어내고, 직원은 현장에서 이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서로 공명한다. 이러한 공명이 가능한 것은 경영자들이 하부에 상당한 권한을 위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P. 76] 한국인에게 가장 취약한 대목은 바로 힘이 작용하는 방향이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점이다.
[P. 77] 그러나 한국인들은 ‘얼굴이 있는 관계’를 가정하는 조직 속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反) 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것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이것은 관계 중심적인 코리아니티를 수직적으로만 작동하게 만들어버린 고질적인 패턴이다.

[P. 77] 권위는 존중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수직적 권위주의는 도체에서 수평적 속성들이 자생해 나오려는 힘을 꺾고 부러뜨림으로써 조직을 과거의 반복적 증식속에 빠뜨렸다. 그러나  미래는 과거를 통해 축조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방과 추격의 시대가 아니라 도전과 창조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바로 코리아니티 경영이 과거의 정체성 위에 바탕을 둔 한국적 경영이 아니라, 한국인의 잠재력과 문화적 DNA에 바탕을 둔 미래경영이어야 하는 이유다.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P. 84-85] 그러나 놀라운 것은 언뜻 보기에 전혀 다른 삶의 풍광처럼 다가오는 100년의 간격 사이로 변하지 않은 이면의 공통점 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첫째, ‘우리 속의 나’라는 정신적 틀이다. 남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공동체주의이 일상적 표현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손색없는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P. 85] 한국인들은 적어도 다른 사람만큼은 성취해야 하고, 더 달려 나가지 않고는 참기 어려운 개인주의자들이기도 하다.
[P. 85] 둘째, 한국인의 중요한 공통점은 ‘생기’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가난하지만 즐겁고 어렵지만 찡그린 얼굴이 적다는 것은 정신적 싱싱함의 표현이다,

[P. 85] 한국 예술의 기본적 표현은 면이나 형태, 색이 아니고 선이다. 선이 한국들의 생기와 역동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표현방식이기 때문이다.

[P. 86] 셋째, 한국인의 또 다른 특성은 이중적 가치의 공존과 상생이다. 느림과 빠름, 노인에 대한 공경과 젊은이의 세상, 오랜 전통과 새것 선호, ‘우리’라고 말하면서도 ‘나’를 앞세움, 자연미의 추구와 성형 붐, 온순함과 공격성이 공존하는 것이다.
[P. 86] 넷째, 끈질긴 생명력과 흥청거림이다. 봉건시대 탐관오리들의 만성적 수탈, 일제 식민지의 모욕, 한국 전쟁, 독재정권 아래서의 숨막힘........ 가난과 불안의 시대를 살아오면서도 한국인들은 스러지지 않았다. 어려운 현실은 한으로 쌓였지만 이내 흥이 되어 터지고, 울음은 해학과 웃음으로 흩어졌다.

[P. 86] 다섯째, 누구나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입을 모으는 2가지는 바로 배움과 근면이다. 막노동꾼도 꿈을 버리지 않고 아이들을 교육시킨다.
[P. 87] 코리아니티,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차별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코리아니티 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P. 88] 한국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영향을 미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미리 고려하도록 교육받는다. 마음을 읽는다거나 눈치 빠르다는 것은 이런 경향을 표현한 말들이다.
[P. 88] 한국인과 미국인의 차이는 한 사회 속에서 개인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문화적 이질성에서 비롯된다.
[P. 89] 고맥락 사회인 동양에서는 인간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동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변 맥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고맥락 사회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개인의 자유보다는 관계 속에서의 책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는 한국인이 왜 그토록 칭찬에 인색한지를 잘 설명해준다.
[P. 90]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P. 90] 한국인과 중국인은 오륜 같은 사람 사이의 관계원칙을 준수하면서도 개인이 개성을 유지하는데 반해 일본에서는 개인이 집단 속으로 완전히 융합되기를 요구한다.

[P. 91-92] 시인 고은은 “한국인은 한의 자궁에서 태어나 한의 젖을 먹고 자라고, 한을 견디며 살아가고, 한을 남기고 죽는다” 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인들은 “억압된 삶에서 비롯된 분노 ” 라는 의미에서 한을 품고 살아왔다.

한이 민족적 심리장애라면, 화병은 개인적 심리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 둘의 원인은 같다. 한과 화병은 분노의 억압에서 비롯된 것으로, 만성적인 분노와 공포 그리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동반한다.

[P. 93] 미국인들은 사회 구서원을 짓누르기보다는 낙오시키는데 익숙하다.

[P. 93] 한국인들은 분노를 표출해서 낙오되는 대신 차라리 분노를 참고 집단 속에 남는 길을 택하기 때문에 화병이 민족적 심리증후군으로 고착된 셈이다. 화병은 주변에 신경을 써야 할 사람들은 너무 많지만 진정한 관계는 아주 드문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장애다.

[P. 94]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감정은 조화, 호감, 정 그리고 공동의 이념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서 얻는 ‘가족적 소속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고립과 고독을 최악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미국인들은 자신을 집단에 맞추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개인으로 규정한다.

[P. 95] 유교 문화권에서의 개인은 ‘특정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이었다. ‘나’라는 존재는 타인과의 관계맺음과 그 속에서 부여되는 역할들의 총체일 뿐, 결코 독립된 존재가 아니다. 결국 그들의 정체성은 역할에 따라 결정되므로 역할이 바뀌면 정체성도 바뀌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른 나’가 되는 것이다.

[P. 95] 한국인은 사물들은 전체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 떼어내 이해하는 것을 매우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여긴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사건을 이해하려면 그와 관련된 많은 요인들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나치게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미숙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P. 96] 관계지향적인 한국인들은 공동체를 떠나서 살기 어렵다.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도 대단히 높다.

코리아니티 2 - ‘우리’ 속의 ‘나’
[P. 98] 한국을 위선적인 사회 또는 안팎이 다른 이중적인 사회로 인식하는 선입견과 왜곡만 떼어내면,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와 일본식 집단주의 사이에 한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2가지 속성을 다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P. 99] 한국인들에게는 ‘격(格)’이라는 개념이 있다. 격이란 위계질서상의 격식을 의미한다. 격은 바로 세상 속의 ‘자신의 자리’이다. 그러나 또한 한국인들은 그 격을 ‘때에 따라 넘나드는 틀’로 이해한다. 그러나 또한 한국인들은 그 격을  ‘때에 따라 넘나드는 틀’로 이해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속의 나’라는 한국적 개인주의 이 본질이다. 일본인들에게도 격이 있지만 그것은 ‘넘나듦이 가능치 않은 고정적’이다.

[P. 100] 한국인은 집단과 개인 사이에 머물며 그 둘 사이의 갈등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이것은 위선이 아니라 현실적 고뇌의 모습이다.

[P. 101]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경우에 따라 치명적인 고질로 발현될 수 있다. 그것은 조직 속에 분파가 생기면서 집단과 유파 사이에 배타성과 폐쇄성이 강화되는 현상이다. 학연, 지연, 혈연 자체가 폐단이라기보다는 그렇게 구성된 내집단이 외부 세계에 대해 표시하는 적대감과 폐쇄성이 문제이다.

[P. 101] 이런 현상은 창조성과 자율성이 결식된다는 점에서 치명적 폐단이 아닐 수 없다. [P. 101-102] 그러나 반대로 ‘우리 속의 나’라는 코리아니티는 강력한 긍정적 에너지로 특화될 수 있다. 바로 공동체의 논리와 집단성 속으로 개인이 매몰됨으로써 기계의 톱니바퀴와 나사로 전락하는 폐단을 막아주는 것이다. '조직은 개인의 성장을 지원할 때만 의미를 갖는 현장‘ 이라는 미국식 개인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의 성장과 더불어 함께 나아가는 개인‘ 이라는 집단의식이 개인의 자아와 함께 발전해간다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문화적 유산이 아닐 수 없다.
[P. 104] 예술은 표준과 획일을 가정한 과학이 아니다. 예술은 개별화를 속성으로 하는데, 정형을 거부한다는 점에서 판소리는 가장 예술적인 음악이라 할 수 있다. 판소리는 대략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연주자와 소리꾼에 따라 얼마든지 변용이 허용되며, 청중의 어울림에 따라 창법이 변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P. 105] 한국인에게 공동체는 자궁이다. 자신을 품어준 집단의 탯줄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고, 실험하면서 그 집단을 빛낼 또 하나의 전문가로 성장해나간다. 그리하여 스스로 훌륭한 추종자를 보유하는 또 하나의 유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코리아니티 3 - 모순을 껴안는 힘
[P. 106]  왜 한국인은 파격을 통해 새로운 조화에 이르는 멋을 문화적 특성으로 배양하게 되었을까? 나는 그것이 ‘모순을 껴안을 줄 아는 힘’에서 나온 것이라고 본다.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either or)’의 이분접적 사고방식에 집착햇다. 그들에게 ‘모순’은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였다.

[P. 107]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하라고 할 때 마음이 편치 않다. 이것은 이것대로 옳고 저것은 저것대로 옳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 아니면 저것’ 곧 or 의 문화권에 속해있지 않다. 한국인들은 ‘이것이면서 저것’, 곧 and의 문화권에 속해 있다. and문화권의 핵심은 음양의 원리이며, 상극과 상생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치체계이다. 음양은 ‘서로 반대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힘’, 서로의 존재 때문에 서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힘‘ 의 관계이다.

[P. 108] 음향오행론은 우주 생성과 변화론의 결합이며 인식과 실천의 체계다.

[P. 108-109] 음양과 오행은 상생의 조화다. 상생(相生)은 서로 살린다는 말이다. 서로 돕고 이해하며 더불어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상생만이 아니라 상극도 있다. 세상은 상생과 상극의 관계로 넘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극과 상생 모두 훌륭한 변화의 원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이것이 동양사상의 원천이고, 음양오행의 원리다.

[P. 110] 유교, 도교, 불교 모두 ‘조화’, ‘부분보다는 전체’, ‘사물의 상호관련성’ 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세 철학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종합주의(holism)는 우주의 모든 요소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런 사유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전체 맥락에서 떼어내어 분석하는 일에 거부감을 느낀다.
[P. 110-111] 동양인의 이같은 특성을 리처드 니스벳은 다음 3가지로 정리했다.

하나, 변화의 원리(the principle of change)이다.

둘, 모순의 원리(the principle of contradiction)이다.

셋, 연관성 또는 종합론의 원리 (the principle of relationship or holism)이다.

[P. 112]
난(蘭)을 치지 않은 것이 이미 스무 해
우연히 천성따라 그려져 나왔구나
문을 닫고 깊이 찾아드니
여기가 바로 유마의 불이선(不二禪)이구나
완당 김정희의 글이다.


[P. 112]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경의 진리는 ‘너는 나의 뿌리며, 나 또한 너의 뿌리’라는 화엄경의 연기론(緣起論)으로 아어진다. ‘둘이 하나’라는 불교의 진리를 유학을 오래 공부한 학자가 체득해 알게 되었으니, 그 깨달음이 유불을 넘나든다. 둘이 하나라는 깨달음은 서양철학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아마 ‘의식의 결핍’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 모순이 지혜의 깊이를 더한다. 유교와 함께 동양사상이 기조를 이룬 불교는 더욱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P. 112-114] <보왕삼매경>에 달아놓은 10가지 삶의 원칙에 법정의 주.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극락도 지옥도 아니라는 거예요. 사바세계, 참고 견딜 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 외우시면서 생활이 지혜를 삼기 바랍니다.”

첫째,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의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장애 속에서 해달을 얻으라.”

넷째,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으로 삼으라.”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나의 이로움을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가 상한다.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교만해진다.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아홉째, 분에 넘치는 이익을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P. 114] 나는 한국인의 멋이 바로 이런 모순을 견디고 껴안는 힘에서 나오며, 그 내면적 모순들이 서로 갈등하고 회통하는 가운데 파격을 만들어내어 이윽고 새로운 조화의 길로 나아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P. 115] 만일 한국인에게 음풍농월하는 여유와 낭만이 없었다면 옛 선비들의 청빈낙도는 궁상에 가까웠을 것이며, 세사를 달관하는 초탈이 없었다면 유불선을 통합하여 풍류도(風流道)라는 멋진 정신세계를 이루어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결국 모순을 껴안는 힘은 내면에서 그 모순을 회통시켜 새로운 조화와 균형을 창조해내는 한국의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모순은 갈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조의 동인(動因)이 된다.

코리아니티 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P. 116] 한국인들은 거칠다는 느낌을 준다. 자동차를 타고 나가면 그 거침이 금방 느껴진다. 논쟁은 곧 감정의 폭발로 이어지고 누구도 쉽게 사과하지 않는다.

[P. 116-117] ‘오~ 필승 코리아’ 와 ‘대~한민국’은 2002년 갑자기 생겨난 정서가 아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가슴속에 이어져 내려온 한국인 특유의 생동감과 역동성의 표현이다. 우리는 그것을 ‘흥’이라고 불렀다.
[P. 117-118] 김열규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한국인은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 숟가락이면 비교적 큰 동작으로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볼 하나 가득, 한 뺨 가득 푸짐하게 먹어대는 정격은 숟가락 때문에 가능하다. 일본인들의 밥그릇은 조그맣다. 국그릇이나 물 공기도 우리 것에 비해 작다. 그릇을 입에다 대고 젓가락으로 밥을 긁어 넣듯이 입에 넣는다. 크게 떠서 대강대강 대충대충은 한국인의 미덕일 수 있다…조잡하고 거칠 수도 있지만 한국인들은 그것을 그럴듯하게 승화시킬줄 알았다. 꼼꼼하고 자잘하고 세심한 일본인들의 속성 역시 장점일 수 있다. 우람함과 섬세함,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얼굴이다.
[P. 119-120] 일본인들은 자세하고 세기(細技)에 강하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전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조망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의 자리에 갇혀 완성을 추구하지만, 지나치게 기교에 치우쳐 종종 다이내믹한 생기를 잃고 만다. 반대로 한국인들은 커다란 전체를 본다. 뒷산의 둥근 모습을 보고 그 앞에 초가를 지어 어울리게 한다. 헐렁하고 엉성하지만 그 어울림이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싱싱한 생명력으로 빛난다. 그리고 그 생명력은 늘 넘쳐흐르는 흥청거림의 넉넉함으로 표현되곤 했다.
[P. 120] 이희승은 한국 멋의 한 특성이 ‘흥청거림’에 있다고 보았다. 나는 흥청거림이 곧 다양한 군상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맛이라고 느낀다. 흥청거림에는 ‘율동과 농지거리의 흥겨운 어감’이 어울려 있다. 다양한 것들이 들썩이고 서로 어울려 왁자지껄 부글거리는 것이 바로 흥청거림이다. 현실과 삶에 대한 집착과 애정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흥건한 삶의 현장감이다.

[P. 121]  <논어>의 <옹야(雍也)>편에 다음의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바탕이 문체보다 승하면 거칠고(野), 문체가 바탕보다 승하면 사치(史)스럽다. 형식과 내용이 고루 어울린 뒤라야 군자다.

신영복은 이구절의 앞부분을 이렇게 해석한다.

“내용이 형식보다 튀면 거칠어 보이고, 형식이 내용보다 튀면 사치스럽다.”


코리아니티 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P. 126-127] 사람에게는 5가지 죄가 있다. 첫째는 머리가 빨리 돌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 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은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5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그를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공자>

[P. 127] 여기서 나는 공자가 말한 5악을 범하는 사람들이 언뜻 인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싶다. 실제로 당시 소정묘는 노나라 최고의 인재로 추앙받고 있었다. 능력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옳게 쓰인다는 것을 이렇게 다른 일이다. 인재를 키워낸다는 것을 기량과 함께 그 정신을 바르게 가꾸는 일이다.

[P. 128] 조선의 선비들은 투철한 시대적 사명의식을 가진 지식인이었다. 국가가 위기를 맞았을 때 취해야 할 선비의 처세에 ‘처변삼사(處變三事)’라는 것이 있다. 은둔과 망명 그리고 자결이다. 그들은 이 3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거나, 어느 것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길을 선택했다. 바로 ‘거의소청(擧義消淸)’이다. ‘의를 일으켜 적을 쓸어버리는 것’이다.
[P. 129] 그들은 삶이 거울이라는 뜻으로 역사서를 ‘감(鑑)’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파악한 진리와 깨달음을 표현하는 매체가 바로 ‘문(文)’이었다. 결국 경사(經史)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삶에 이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여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였으며, 앎을 삶과 일치시키는 지행일치가 선비들의 가치관이었다.
[P. 130-131]
<격몽요결> 선비가 되기 위한 처세훈인 ‘구용구사(九容九思)가 있는데 그 가운데  구사(九思)는 450년이 지난 지금도 권장할 만한 훌륭한 내용이다.
- 시사명(視思明) : 사물을 볼 때는 가려져 어두운 곳이 없도록 두루두루 생각하라.
- 청사총(廳思聰) : 들을 때는 편견을 가지지 말고 막힌 바가 없이 들어라.
- 색사온(色思溫) : 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거친 기색이 없게 하라.
- 모사공(貌思恭) : 모습을 공손하게 하며 태도를 단정하고 씩씩하게 하라.
- 언사충(言思忠) : 말을 충실하게 하고 반드시 말한 대로 행동하라.
- 사사경(事思敬) : 일을 처리할 때는 삼가는 마음으로 경솔치 않게 하라.
- 의사문(疑思問) : 의심스럽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아는 이를 찾아 자세히 물어 배워두어라.
- 분사난(忿思難) : 분할 때는 참고 이치를 따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 견득사의(見得思義) : 이익을 얻을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것이 옳은 일인지를 생각하라.

[P. 132] 선비의 생활철학은 지행합일(知行合一) 또는 학행일치(學行一致)로 요약할 수 있다. 배움과 행동이 일치하는 일관성을 행동의 원칙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남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할 뿐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박하고 타인에게 후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생활태도가 권장되었다. 이 일관성은 세력에 따라 변하는 기회주의를 용납하지 않아, 지조와 절개가 선비의 상징이 되었다. 그들은 겉으로는 부드럽고 안으로는 한없이 단단한 정체성을 가진 외유내강의 인간상을 지향한다. 조선 선비에게 호화와 사치는 금기였고, 그런 사람들은 사회의 공적(公敵)을 치부될 정도였다. 그들은 청빈과 검약을 통해 스스로 겸손한 생활을 영위했다.

[P. 132-133] 배운 것을 실천하는 기준은 의리와 명분이었다. 의리(義理)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를 뜻한다. 일본인들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지켜야 할 의무로서의 의리가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할 마땅함을 따지는 것이다. 선비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마다 항상 옳고 그름을 따져서 행동해야 했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데 옳고 그름만 따진다면 삭막하고 인정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선비들은 의리와 인정을 적절히 보합하여 균형을 이루는 것을 잊지 않았다. 명분(名分)이란 각자의 이름에 어울리는 분수와 역할을 말한다. 조선은 명분의 사회였다. 그러나 인간이 사는 사회에서 이익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비 역시 명분과 개인의 이익을 합치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부득이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을 때는 명분을 따르는 것이 선비로서 사는 길이었다.

[P. 133] 선비들에게 가장 어려운 마지막 지향점은 중용이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균형과 조화야 말로 선비들이 도달하고 싶어 한 중정의 상태였다.
[P. 133] 선비정신은 옳고 그름을 선택의 기준으로 하되 인정을 잃지 않고, 명분을 앞세우되 실리 또한 잃지 않는 절묘한 지점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P. 134] 경영은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경영이 사회적 명분을 잃은 돈벌이로 전락한다면 윤리경영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비윤리적 기업은 사회로부터 축출되어 마땅하다. 이것이 선비정신이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정적 대목이다.

[P. 134] 쉽게 사람을 버리는 기업은 또한 인재들에 의해 쉽게 버림받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 없이는 어떤 기업도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번영하지 못한다. 인재는 오랫동안 공들여 키워지는 것이다..

[P. 134-135] 지금 가장 훌륭한 직업인의 조건 가운데 하나는 평생을 학습할 수 있는 자세와 열정이다. 어제의 지식으로 오늘을 살 수 없을 만큼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졌기에 학습 없는 인재란 없다. 선비정신은 곧 평생학습의 정신이다. 선비는 학인(學人)이다. 그것도 평생 배우는 사람이다. 평생 배우는 자세를 가지지 않고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지금처럼 호학의 기풍이 필요한 때는 없다.
[P. 135] 윤리 원칙을 지키는 경영, 지구가 견딜 수 있을 만큼 절제된 자원의 배분, 인간에 대한 애정이 담긴 경영철학, 공동체와 상생하는 개인, 현장에서 계속되는 평생학습, 기회주의에 편승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묵묵함, 사회적 책임을 지는 기업정신, 세계와 자연에 마음을 여는 열린 자세 그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식은 건강한 기업경영에 절대적인 도움을 준다. 바로 이것이 경영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선비정신이다.

한국형경영모델 - 이류성을 극복하는 길
[P. 137] 한국인들은 때로 시간은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때의 시간은 삶의 두께이다. 시간이 쌓일수록 경험도 늘고 삶의 지혜도 늘어난다.

[P. 138] 그래서 나는 ‘대강 대강, 빨리빨리’를 별도의 코리아니티로 보는 대신, 때로  ‘느릿느릿, 멀리멀리’ 라는 모순을 통해 해결해야 할 상생과 조화의 문제로 인식했다. ‘모순을 껴안고 견디는 힘’이라는 코리아니티 안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때로는 빨리 때로는 천천히 갈 수 있도록 경영의 갈등을 풀어가는 원숙함에 의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P. 138-139] 나는 여기에 제시한 5가지 코리아니티가 의미 있는 분류이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초보적인 작업의 결과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분류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문화적 강점인 코리아니티를 잘 발견해내고 끊임없이 계발하고 활용하여 효과적이고 강력한 한국적 경영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모방에서 이류성을 지양하는 길이며, 문화적 부작용과 거부반응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P. 140] ‘코리아니티와 세계화’ 라는 주제를 탐구하면서 내가 발견한 점은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가 매우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1세기 미래 조직의 운영과 개인의 활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키워드로 글로벌리제이션, 기술, 속도, 지적자본과 지식, 고객화, 지속적 성장 등을 꼽는다.

[P. 142] 세계화 시대에 성공하는 조직이 되려면 지구적 감수성에 따른 범세계적 동질성을 수용하고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야와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지역문화적 차이가 존중되는 이질성을 차별적으로 전략화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경영자는 ‘세계적이면서 지역적이어야 하는 모순과 역설’의 과제를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은 모순과 역설을 견디고 껴안는 데 능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이제 경영은 모순을 다루는 균형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기술 및 지혜라 할 수 있다. 경영은 과학이며 또한 예술인 것이다.
[P. 143] ‘모순을 견디고 조화시키는 힘’은 서구인들에게는 새로이 배워야 할 과제이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이미 주어진 문화적 유산이다.
[P. 145] 지식은 권한이나 지위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지식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이며 경쟁력의 핵심이다. 따라서 기업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근하고 배우는 학습조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P. 145] 한국은 사람 말고는 별다른 자원을 가지지 못한 나라다. 우리가 고등교육의 지식 전달방식과 내용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일제히 소멸되던 배움의 자세를 평생학습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한국은 수많은 세계적 인재를 양산하는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다.

[P. 148] 코리아니티는 21세기의 기업이 요구하는 핵심적 특성과 대단히 많은 공유 영역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미래 기업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이미 한국인의 정신적 일부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21세기는 한국인들이 가장 잘 읽어낼 수 있는 시대이며, 일상 속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시대로 보인다. 이것이 이번 작업을 통해서 내가 발견한 큰 기쁨이다.
[P. 149] ‘한국적 특수성의 세계적 보편화’라는 과제가 바로 글로벌리제이션과 로컬리제이션이라는 모순을 화해시키며 번양할 수 있는 바람직한 접근법이라면, 한국인의 특수성은 무엇일까? 코리아니티,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차발성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3장 ‘나의 길’을 가는 성공 기업들
캐논 -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

[P. 151-152] 채산성이 덜어지는 사업을 철수하지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미라타이 후지오는 사람을 버리지 않았다. 회사는 버려도 사람은 버리지 않는다는 일본의 전통적 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것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겼다.

[P. 152] 셀 생산방식은 숙련된 작업자가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구성하여 처음부터 마지막공정까지 책임지고 완결짓는 방식으로 기존의 자동화 벨트라인에 의존했던 분업화된 대량 생산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이다.
[P. 156] 그의 종신고용은 전통적인 일본 경영 스타일을 우직하게 답습한 것이 아니다. 장기고용은 유지하되 연공서열의 보상제도는 완전히 바꿔버렸다. 학력, 연량, 성별과 관계없이 오직 실력을 바탕으로 한 인사와 보상제도를 정착시켜 연령과 근무기간에 따른 프리미엄을 배제한 것이다.

노키아 - 가장 핀란드다운 사업 모델
[P. 158] 노키아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그들은...문어발식 잡화상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을 깨달았다. 인구 500만의 작은 나라가 자기들밖에 사용하지 않는 언어를 쓰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소수의 일에 집중하여 그 일로 남보다 잘 하는 것뿐이었다. 그들은 텔레커뮤니케이션에 집중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뒤에는 올리라라는 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쉽이 존재했다.
[P. 159] 올릴라는 생산라인 직원들의 이야기로부터 정보를 추려낼 줄 알았으며, 과감한 개혁과 근본적 치료가 노키아를 살려낼 것이라는 점을 직원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로 나갔다
[P. 161] 노키아의 신화는 바로 이런 점에서 가장 필란드적인 성공이라 불릴 수 있다.

[P. 162] 노키아는 가장 필란드다운 사업 분야에서, 가장 필란드다운 문화유산으로 무장된 사람들과 더불어, 가장 필란드적인 경영방식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P. 163] 우리는 길만 보면 달리고, 길위의 생활을 즐긴다, 휴대전화는 이동을 즐기는 우리의 첫 번째 필수품이 될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LVMH - 프랑스식 삶을 팔다

[P. 165] ’1등을 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에서 기운을 다 빼버릴 것이 아니라, 프랑스는 자신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 곧 호화고가 산업에 정진해야 한다’는 경제학자 존 K. 갤브레이스의 조언은 LVMH에 의해 대범하게 현실화되었고 그 꿈은 계속 팽창되고 있다.
[P. 168] 베르나르아르노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가 또 다른 하나를 파생시켜 나가는 일이다. 그는 전진과 확장이 아니면 퇴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계속 증가시킨다는 목표는 LVMH의 직원들이 계속되는 도전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도전이 그들에게는 곧 일의 동기가 되었다.

[P. 169] 베르나르 아르노의 내면에 살아 숨쉬는 건 오로지 창조적 열정이다. 그는 결코 ‘자신의 꿈이나 야망에 뒤처져서 살아본적이 없는’ 무모하고 모험을 즐기는 풍운아다.

[P. 170] 프랑스 사치산업의 성공은 프랑스적인 가치 창조에 있다. 가장 프랑스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국제적 취향을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고유한 것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잘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
[P. 171] LVMH의 성공사례는 ‘가장 프랑스적인 것을 내용으로 하는 미국적 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한킴벌리 - 배우자, 함께 가자
[P. 176] 기계는 언제든지 살 수 있지만 사람은 다르다. 이 때문에 감원과 저임금체제가 효율적이지 못하다. 사람에게 투자하여 사람을 회사의 제일 자산으로 만들면, 그 사람들 각자가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준다. 다만 거기에는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회와 토대를 제공하는 회사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래서 유한 킴벌리는 사람 중심,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을 혁신하고자 했다.
[P. 180] 공부를 안하는 사회에서는 학연이나 혈연 및 지연이 중요해지고 그 안에서는 상하관계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P. 182] 유한 킴벌리의 기술개발과 역량 향상은 연구실이나 사무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산직 근로자들이 기계와 공정의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 제안에 참가하면서, 직접 기계를 업그레이드하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P. 185] 그들도 유한킴벌리의 성공요인을 뉴웨이 경영혁신에서 찾아냈다.  뉴웨이 경영혁신은 미국식으로 유휴인력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재충전시켜 기업혁신의 주력으로 만든, 한국적 가치관과 문화에 입각한 경영모델이다. 이러한 코리아니티 경영모델이 아시아적 보편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라민 은행 - 우리는 정반대로 했다.
[P. 189] 방글라데시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 인 그라민은행(Grameen Bank)이 있다. 이 은행의 설립자는 무하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이다. .......차타공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던 무하마드 유누스는 자기 눈앞에서 굶어죽는 사람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P. 190] 길바닥에선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도대체 경제학 이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P. 197] 그라민 은행을 이끄는 원동력은 확고한 경영철학과 독특한 운영방식이다. 그라민은행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영리 단체에 가깝다. 
[P. 198] 만일 그라민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직원들의 동기 부여가 약하고, 또한 헌신적으로 일하지 않는다면 마침내는 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하마드 유누스

[P. 198] 나는 그라민 은행의 활동을 통해서 이윤 추구만이 자유주위의 유일한 원동력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사회적 목표라는 참 가치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 점을 잊지 않고 기업 활동을 통해서 사회적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이윤 추구만을 꾀하는 그 어떤 기업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다. –무하마드 유누스

[P. 209]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은 악화되기 쉽기 때문에 법이나 서류로 묶는다고 해서 상환비율을 높일 수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그라민 은행은 ‘사람은 정직하다’는  전제조건에서 출발한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P. 218]  기업의 성공은 부드러운 무형의 가치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미래의 비즈니스 성공에 필수적인 것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의 답은 이제 분명해졌다. 그것은 사람이다. 두뇌와 가슴이다. 의문의 여지가 없다.
[P. 221-222] 현실에서 통하는 전략이란 단순 명료한 것이다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필사적으로 실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 이론은 흥미롭고 챠트나 그래프는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전략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전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데이터와 세세한 사항들을 파고들다 보면 점점 더 알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전략이 아니다. 고통일 뿐이다. 이는 비생산적인 일이다.
승리하고 싶다면 전략에 대하여 더 적게 생각하고 더 많이 행동해야 한다.- 잭 웰치


[P. 223] 한국인 다수의 마음, 다수의 정신적 자세, 이것이 코리아니티다. 모든 문화에는 ‘침묵의 영역’이 있다. 그것은 그 문화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서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 속에 살아 있는 신념과 정서다.
[P. 224] 코리아니티란 본질적으로 한국인 다수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일관성이다. 그러나 그것은 고착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코리아니티의 창조가 중요하다.

[P. 226] 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 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자산이고 경쟁력의 핵십이 된것이다.

[P. 227] 과거와 지금의 사이에는 분명히 ‘전략적 변곡점’이 존재한다. 성공과 좌절의 분기점 말이다.

[P. 227] 이 기회와 몰락의 변곡점에는 ‘사람’이 있다.

[P. 228]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은 단 한 가지 믿음에서 시작된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전제를 진실로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차용한 분기점은 신념이 될 수 없다. 신념의 차이는 결국 믿음이다. 정말로 믿는다는 말은 인재를 선발하고 계발하고 유지하는 일을 경영의 가장 우선적 가치로 인식한다는 뜻이다.

[P. 229]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P. 231] 고객과 주주를 만족시키는 원천인 직원들의 자부심은 돈으로 살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부심은 자신이 하고 싶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부여 받았을 때 최고로 배양된다.

[P. 231-232] 재능(talent)은 지식(knowledge)이나 기술(skill)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은 가르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가지 반드시 기억해야 할점은 지식과 기술은 비교적 용이하게 평가할수 있지만, 재능에 기반을 두 인력채용과 육성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재능은 눈에 잘 보이지 않아 파악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본인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점 때문에 적합한 사람을 뽑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일수록 채용 절차가 엄격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P. 232] 훌륭한 기업은 유능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나중에 몇 배의 값을 한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뛰어난 리더들은 그런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경영의 핵심이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최우선의 임무라고 믿고 있다.

[P. 233] 훌륭한 기업은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채용하고, 가치를 강화하고, 직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적극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명료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P. 233-234] 인재경영의 신념은 누구나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 원칙과 전략, 제도로 가시화해야 한다. 은밀한 인맥과 정치가 승진과 발탁을 결정지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되면 정치가 비즈니스를 지배하게 된다. 비즈니스가 주가 되지 못하는 기업은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모든 힘이 고갈되고 만다. 비즈니스는 없고 정치만 남으면 비즈니스에는 도움이 되는 진짜 인재는 조직 속에서 견디기 어렵다.

이때 중요한 것이 투명성이다. 투명성이란 제약이 아니다. 투명성은 오히려 장점의 부각으로 전환될 수 있다.

[P. 234]  이 지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정신적 유산은 선비들의 ‘명분’이다. 명분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투명한 행동기준이었다. 누구든 명분을 잃는다면 선비로 남을 수 없다.
[P. 235] '피터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덫, 곧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력해지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있다’는 발견을 한다.

[P. 237] 그때 우리는 질문한다. 나는 이일, 이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불행이 우리에게 질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행의 위대한 점이다. 적절하고 절실한 질문만이 어둡고 힘든 세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P. 236]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두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유능한가 하는 질문은 위험하다. 사람마다 유능함이 발휘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에 그 사람이 ‘적합한’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P. 238] 저도 예전에 이 직책을 맡아본 적이 있습니다.
말을 세울 우리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렵습니다.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굽은 나무가 다시 굽은 나무를 요구하기 때문에 곧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처음에 곧은 나무를 쓰면, 이 곧은 나무가 다시 곧은 나무를 원하기 때문에 굽은 나무를 쓰려야 쓸 수가 없는 것입니다.-  관중
[P. 241] 사람을 평가할땨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몇초 사이에 받은 인상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리고 그 몇초의 인상은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잘 바뀌지 않는다. 결국 면접관은 대상자가 의장에 앉는 순간 마음을 결정한다. .......사람에 대한 인상은 단 2초 만에 결정된다!

[P. 242] 기질과 재능은 교육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오직 채용을 통해 얻을 수 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채용이 중요한 이유다.

[P. 245]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장과 알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P. 246] 10년간 경험을 쌓았다고 해서 꼭 무언가를 터득한 것은 아니다. ‘1년의 경험을 10번 되풀이 하는 사람들’도 많다. ..... 진정한 장애는 나이가 아니라 경험을 쌓으면서도 그 경험 위에 새로운 것을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P. 246] <맹자>에는 죄우명으로 삼을 만한 경구가 많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그 ‘구덩이를 다 채운 다음에야 앞으로 흘러가는 것’을 뜻한다. 지름길에 연연하지 않고 정도를 걸으며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고집이 바로 훌륭한 전문가에 이르는 비결이다.

[P. 247] 기업은 조직이다. 유능하고 전문적인 개인만으로는 번영할 수 없다. 개인을 묶어 하나의 뜨거운 팀이 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P. 249] 조직운영의 요체는 ‘개인을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훈련시켜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P. 255] 훌륭한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없는 아주 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커다란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이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의 좁은 울타리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P. 255]  어떤 사업을 하든 그것은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다.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을 돕는 사업(customer helping business)’이다.

[P. 256] '자리만 채우는 사람(slot filler)' 과 더불어 고객이 가장 섭섭해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 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객은 늘 더 많은 것, 더 많은 범위를 원한다. “그건, 내 일이 아닌데요. 옆 사람에게 물어보세요”라는 말처럼 고객을 화나게 하는 말도 드물다.  

[P. 258] 코리아니티의 가장 큰 특징이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나’를 실현해나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P. 258] 우리는 이 대목에서 직원을 모두 기업가로 만들어줄 수 있다.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풀 죽은 조직 구성원에서, 책임질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는 다이내믹한 기업가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P. 262] 이것은 회사와 회사 사이의 거래와 계약의 형식이다. 회사가 직원을 피고용자로 가정한 것이 아니라, 계약관계를 체결한 ‘아주 작은 1인 기업’으로 가정한 것이다. 이로써 회사는 ‘특정 서비스’를 제공할 ‘1인 기업’과 서비스 계약을 맺은 것이다. 여기서 개인은 더 이상 과거의 직원이 아니다. 개인 기업을 경영하는 1인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이 정신적 가정, 곧 패러다임의 차이가 엄청난 성과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P. 263] 직무기술서가 일이 목적인 구성방식이라면, 서비스 계약서는 고객이 목적인 구성방식이다.

[P. 263]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일과 관련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비즈니스맨으로서 개인이 스스로 개발해내야 한다. 이것이 경영자의 마음가짐이다. 모두가 ‘내가 맡은 일을 어제의 익숙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직원의 마음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고객을 돕는다’는 경영자의 마음으로 전환해야 한다.
[P. 275] 경영은 이제 모든 경제활동의 이면에 숨어서 인간의 욕망을 구체화하고, 가치를 결정하고, 생산요소를 결합하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서 인간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우수한 기술과 최신의 설비, 검증된 프로세스와 프로그램에 얽매여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과 그것을 소비하는 고객으로부터 멀어지는 실수를 범할 때가 많다. 이것이 기업이 몰락하는 가장 큰 이유다. 경영은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달궈내지 못하면 좋은 경영자도 좋은 리더도 될 수 없다.

[P. 275] 앞으로 관리자는 일에 매일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매여야 한다. 비즈니스는 결국 고객이다.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만들어 주는 것은 직원이고, 행복한 직원은 행복한 고객을 만든다. 따라서 직원고 고객에 매이지 않는 비즈니스란 없다.

[P. 277] 우리에게는 기술과 품질 외에 영혼이 필요하다. 고객만족은 시스템의 문제이기 이전에 무의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P. 280] 전문가가 되려는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 현장을 제공해 주는 스폰서링보다 더 커다란 지원은 없다. 이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오랫동안 길들여진 직무에서 해방되어 매너리즘을 벗고, 제2의 인생을 걸고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하는 긴장 속으로 즐겁게 투입할 수 있다는 것만큼 좋은 동기부여는 없다.

[P. 280]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을 때 성과 또한 빛나게 마련이다.

[P. 286] 회사는 우리를 고용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를 사는 것이다. 전문 서비스 부서로서 우리의 가치는 ‘우리’라는 사람의 가치이며, 전문성의 가치이며, 열정의 가치이며, 계발된 재능의 가치이다. 그는 이것이 바로 스스로를 고용하는 방식이며, 한 부서가 기업 속의 또 다른 작은 기업이라는 인식의 원천임을 깨달았다.

[P. 291]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가장 그럴듯한 구호는 도요타의 '타도! 도요타' 이다. 어제의 도요타를 타도함으로써 늘 새로운 도요타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것이 혁신 기업의 공통된 모습이다.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P. 293-294] 신기한 것은 한국인들이 조화와 균형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서양인들은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서양인들이 균형(balance)이나 조화(harmony)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모두를 다 잘해낼수 있다’보다는 ‘어느 하나를 잘하려면 다른 하나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의 포기(select and give up if not selected)’라는 이분법 속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은 실제로 ‘교환(swap or trade off)’ 또는 ‘선택과 선택되지 않는 것들이 포기’로 정의되는 경우가 많다.

[P. 296]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바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P. 297].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은 A and B가 아니라 A or B라는 흑백논리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였다...........그러나 비전 기업은 여러 극단을 동시에 포용하는 and 의 영신을 받아들임으로써 or의 악령에서 벗어난다.” – 제임스 콜린스 &제리 포라스

[P. 298] 성공한 리더들을 보면 한결같이 자신의 직업에 헌신적이다. 헌신 없는 성공이란 없다.

[P. 300-301] 바톨로메와 에반스에 따르면, 일과 개인생활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다음 3가지의 감정이 느껴지는 경우를 말한다.

첫째, 스스로 유능하다고 느껴야 한다. 곧 능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둘째, 일을 즐긴다고 느껴야 한다.

셋째, 업무와 자신의 도덕적 가치가 일치된다고 느껴야 한다.

[P. 305] 구조조정이라는 말은 쓰이는 지역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라는 서구의 경영기법은 사업영역의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인원감축의 의미를 강하게 풍기고, 일본에서는 기업의 체질개선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이러한 인식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결과론적인 평가에서 나온 것이다.
[P. 307] 하나님은 내게 3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 나는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보모, 공장의 직공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몸이 약했기에 늘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마쓰시타

[P. 310] 정보와 지식이 결합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도 그 가운데 한 가지 일에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두 가지 분야에도 제법 식견이 있는 준전문가 수준의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P. 311-312] 우리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은 장르를 넘나드는 관심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멀티태스커,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주의자 또는 다문화경험자, 기존의 직업에 기질과 재능을 결합해 자신만의 특화된 틈새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전문 분야와 전문분야를 융합하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P. 312]
이런 새로운 인재들은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다. 첫째,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둘째, 취미를 직업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셋째,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넷째,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는 점이다.
[P. 313] 주변부에 속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재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것이 이 시대의 메시지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한국을 넘어선 한국인이 되자. 연결하고 특화하여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자. 이것이 스스로를 고용하는 원칙이며,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 최상의 전략이다.

[P. 329-330]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라는 질문은 ‘인간은 마땅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아주 다르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은 몰락할 수밖에 없다. -마키아벨리
[P. 334] 역사를 통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문명의 편에 섰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은 또한 야만의 편에 섰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거의 매일 문명과 야만 사이에 한 발씩을 걸치고 살아가고 있다. 야만과 문명은 인류의 두 얼굴이다.
[P. 334-336]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경영에 적용해 본다면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경영 상황이 안정적일때 경영자는 연민, 신뢰, 정직함, 인륜, 종교적 미덕을 따라야 한다.

둘째, 불안정하고 특수한 상황 아래서 경영자들은 ‘책임의 윤리(ethics of responsibility)’를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셋째, 경영의 핵심은 상징과 외양이다. 경영자는 능란한 위선자요 가장의 달인이어야 한다.

[P. 336] 개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고 영혼이 구원을 원하는 자는 경영의 영역에 들어서지 않는 편이 좋다. 경영자는 사자의 힘과 여우의 기만을 십분 활용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지배할 수 없다.

[P. 338] 돈이라는 경제적 힘과 지위라는 정치적 힘이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사회적 힘의 크기를 결정한다. 돈이 사람 사이의 관계를 주도하면 타락한다. 그리고 지위가 사람 사이를 주도하면 한 사람은 명령하고 다수는 그 명령을 따르는 종이 된다.
[P.338] 인류 역사는 더욱 수평적인 사회를 향해 흘러왔다. 이제 법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는 거의 사라졌고, 인류의 대부분은 자유인이다. 조직 내에서도 더 많은 평등과 자유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수직적이던 조직이 수평적 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돈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돈이 차별을 만들어내며, 빈부의 차이는 더 심화되고 있다. 화폐는 생겨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같은 단위로 재어 균등화하는 하나의 척도’ 라는 역할을 해왔다.
[P. 340] <성경>은 부의 추구를 경제적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대가를 치르고서야 얻을 수 있는 개인적 귀결로 보았다. 이것은 부를 추구하는 활동을 경제학이 아니라 윤리학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뜻한다. 그리고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자본주의 경제사상의 원조쯤 되는 애덤 스미스도 ‘국부론’을 쓰기 전에 ‘도덕 감성론’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윤리학자였음을 감안하면, 돈을 경제 이전에 윤리학의 대상으로 인식해 온 오랜 전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막스 베버 역시 자본주의를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연결했다. 돈, 곧 이익은 윤리의 대상이다. 윤리 없는 돈, 그것은 죄악이다.
[P. 343].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는 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회적 신뢰라는 토양 위에서만 꽃필 수 있는 나무였다. 돈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사회는 아마도 정치가 모든 것을 결정하던 체제가 몰락하듯, 스스로를 지탱해 주는 신뢰의 땅을 황폐화함으로써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엔론과 월드컴의 파산은 이것을 증명하는 작은 경고에 지나지 않는다.
[P. 352] 멀리 공자나 맹자까지 갈 필요도 없다. 한국인들에게 과거의 유산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청빈과 기개의 선비정신을 가장 많이 꼽는다…윤리의식이 없는 돈벌이는 재앙이다. 부와 청빈은 같이 가야 하는 덕목이며, 이익과 정의는 함께 다루어져야 하는 ‘조화로운 갈등’ 관계에 있다. 선비정신은 청빈과 기개라는 한국적 윤리성의 정신적 뿌리이다.

[P. 353]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적자본, 핵심역량 그리고 조직의 능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이 3가지 요소는 모두 비즈니스의 인간적 측면과 관련이 깊다. 기업이 핵심역량과 조직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인적자원의 관리와 계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P. 355]..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혼란스럽다. 그러나 인류가 찾아낸 가장 괜찮은 방법이다. 역사학자 새뮤얼 엘리엇 모리슨(Samuel Eloit Morison)의 말대로 ‘자유와 비효율성 그리고 번영은 종종 함께 간다’는 말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이제 경영자의 중요한 자격요건이 되었다.
[P. 358] 이 십자형 관계를 잘 나타내는 상징적 개념이 바로 ‘스승과 친구’의 융합이다. 중국의 학자 이타오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친구가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 없다면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조직 속에서 이러한 십자형 관계를 계발하고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다.

[P. 360] 어떨때는 선배에게서 배우고, 때대로 혼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보는 이 2가지 접근법이 서로 보완작용을 하면서 한 사람의 직장인을 전문 직업인으로 계발해내는 것이다. 

[P. 370] 변화는 늘 ‘사고의 혁명’에서 비롯한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그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언어다. 언어는 우리의 가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투사하는 상징이며 기호다. 따라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들으면 그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 금방 알 수 있다.
[P. 372-373] 관리자는 직무기술서에 규정한 과업들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정해진 일을 착오 없이 수행하는 효율성(do things right)이 관리자의 미덕이다. 그러나 리더는 추종자들과 비전을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선도해야 한다. 따라서 효과성(do the right things)이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특히 사람이 경쟁력의 핵심인 사회에서는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폰서(support them to do right thing right)의 개념이 중요하다. 이제 명령하지 않고 경영하며, 지시하지 않고 과업을 이루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P. 374] 칭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좋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과더함의 병폐가 있다. 남용하면 사람을 피노키오로 만든다.
[P. 375] 한국인들이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 당연히 해야 할 의무와 역할을 했다고 해서 고맙다는 치하를 받는 것은 경박한 처세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이 몰라준다 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 그것이 성숙한 사람의 자세라고 믿어왔다.

[P. 376] 한국인들이 칭찬에 인색한 두 번째 이유는 마음의 표현을 좀처럼 쉽게 하지 않는 특성 탓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수다스럽고 경박한 사람으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우리는 사람 상이에 깊이 흐르는 감정의 강을 중요시한다.

[P. 377] 누군가를 칭찬할 때 성과를 칭찬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그 사람은 인형으로 쉽게 전락하고 만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피와 열정과 영혼을 얻어내는 것이다. 그것은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또한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존심과 명예를 보존할 수 있다.작은 일에도 수없이 감탄하고 고마워하면서도, 그를 조종하기 위한 모이와 떡밥이 아닌 그 존재의 든든함에 감사하는 칭찬이 중요하다.
[P. 381] 마음을 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에 따라 특히 더려운 기질을 가지고 잇는 사람도 있다.

[P. 381] 자기만의 애정 표현방식을 찾아내는 것은 살면서 우리가 터득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자신의 매력을 믿고 다른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 마음을 전하는 격려의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P. 387]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한국을 넘어선 한국인’이 되자.

에필로그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P. 389]  지금 코리아니티(Coreanity)가 중요한 단 하나의 이유를 대라면, 그것이 세계화 시대의 차별화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P. 390] 그러나 우리는 한국이며 동시에 세계인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정신적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세계인이 되는 만큼 우리는 한국인일수 없고, 한국인임을 고집하는 순간 세계인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순적 관계를 두려워한다.

[P. 391] 두려움이 없이는 진정한 용기도 없다. 두렵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자들이 용기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도전하고 실험하고 모색하고 혁신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P. 392]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특호된 차별성은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적 세계를 창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적 가치화가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의 전략적 방향이 되어야 한다.

[P. 392] 우리는 ‘동양과 서양의 사이’에 존재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와 유럽,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다리가 되고 실이 되어야 한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 화해의 공간, 두 문명의 길과 다리로서의 역할에서 차별적 틈새를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일에 적합하다.

[P. 393] 결국 성공의 축은 2가지이다. 하나는 세계를 향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세계적 수준의 배움에 늘 배고파해야 한다는 점이다. 곧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가 하나의 날개이다.  또 다른 성공의 축은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라고 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냄으로써 자신이 가진 차별적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를 개조하고 성형하여 그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살리고 특화하여 우리의 매력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곧 ‘한국적 특수성의 보편화’가 또 하나의 날개이다.
[P. 393] 이제 나는 앞으로 10년간 100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한국과 세계’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 어울림의 방식을 다루어 보려 한다. 이것은 10년간 신나게 놀아볼 만한 재미있는 놀이이며 의미 있는 과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해의 수확이다.



3. 내가 저자라면


저자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공감대를 설명하는 용어로 ‘코리아니티(Coreanity)'라는 신조어를 창안해 내었다.  저자가 말하는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한국인이 공유한 문화적 동질성을 뜻한다. 그는 말한다. “코리아니티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한국인 대다수의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일상적 취향이다. 일상에서 지키면 편안하고 지키지 않으면 불편하며 의외가 되는 가치체계와 공유의식 그리고 일반 정서, 나는 이 복잡한 덩어리를 코리아니티라고 부른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코리아니티는 한국인 다수의 정신적 기상도이며 문화적 DNA다. 코리아니티의 번역어는 ‘한국성(韓國性)’일 것이다. ”

그렇다. 저자는 코리아니티를 통해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한국성을 말하고자 한다. 그 작업을 하기 위해 저자는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코드 속에 존재하는 특이한 성질을 분석하고 비교하여 그들 특성들의 차이점과 유사성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동양적 특성과 서양의 특이성을 비교할 뿐 아니라,  동양내에서의 차별성도 논의하고 있다. 중국이 동양학의 메카이지만 그의 논의에 중국이 중심이라는 생각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중국이나 일본적인 요소들이 한국적인 것으로 변해버린 것은 이미 우리의 것이라는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코리아니티는 누구에게서 본 따온 것도 어느 문화보다도 열등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원색적인 우월성을 말하지도 않고 있다. 저자는 여러 문헌의 자료를 인용하여 코리아니티를 미국인들의 아메리카니티, 일본인의 재패니티(Japanity), 또는 프랑스인들의 프랜치니스(Frenchness) 등과 비교하고 있다. 그리고 코리아니티가 그 자체로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다고 하며  그저 우리의 일상적이고 공통적인 문화적 취향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인용문과 참고문헌이 보였다. 저자의 말대로 코리아니티를 정립해가는 그의 작업은 쉬운 작업이 아니었을듯하다. 그리고 이 책은 내가 읽었던 저자의 저서 중 가장 이성을 작동케 하는 책이었다. 그의 다른책은 이성보다도 먼저 가슴이 공명하는 감성적인 글이 더 많았었는데 이글은 그의 다른 저작들과는 조금 달랐다. 아마 그 점이 그에게 이 책의 저술 작업을 어렵게 한 점 일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코리아니티를 정립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문화코드와 한국적인 것을 비교하고 분석한 이유는 아마도 그가 말하는 “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차별성을 경영의 바탕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정신적 유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적 프리미엄과 브랜드 이미지를 창조해내기 위해서다. 수천 년 역사를 통해 누적되어 온 거대한 내면적 에너지의 원류를 찾아내 21세기가 원하는 새로운 요구와 결합함으로써 추종자의 자리에서 리더의 자리로 도약하는 것이 코리아니티 경영의 목적이다.”라는 설명에서 잘나타나 있는듯하다.  

저자는 많은 문헌과 사례를 통해 코리아니티의 핵심을  5가지로 정리한다. 
코리아니티 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코리아니티 2 - ‘우리’ 속의 ‘나’
코리아니티 3 - 모순을 껴안는 힘
코리아니티 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코리아니티 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이렇게 다섯가지가 그가 제시하는 코리아니티의 특성 5종류이다.


이 다섯가지의 코리아니티를 정립한후 그는 한국적 경영모델을 ‘이류성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코리아니티를 살리는 경영 방식은 ‘사람 중심의 경영’이다. 따라서 그는 사람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캐논사의 경영성공 사례와 가장 필란드적인 것으로 신화를 이루어낸 노키아의 기적, 그리고 프랑스의 사치문화를 판매해내는 LVMH, 종업원 한사람 한사람을 재교육시켜 근로노동자를 지식노동자로 탈바꿈해나가려 하는 한국의 유한킴벌리,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인 기존 은행과 정반대 전략을 취한 그라민은행의 사례를 경영전략으로 예시하고 있다.

 코리아니티를 통한 경영전략과 문화경영 & 인재경영만이 가장 세계적인 것으로 갈수 있다는 논지를 펴기 위해 그가 선택한 사례들이다. 매우 다양한 특이한 코드들이 있었고 그들 모두에게서는 배울 면이 있었다.  
코리아니티 인재경영에서는 사람을 남겨라,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라는 세 개의 챕터가 있는데, 2005년 제1기 연구원들을 모집하고 그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정리한 저자의 경영철학이 여기에 고스란히 설명되어 있는 듯 했다. 왜냐하면 5년이 지난, 2010년 6기연구원의 자격으로 5년전 저자의 경영철학을 읽어보니 그가 5년전 제시한 철학을 연구원제도와 변경연의 운영에 그대로 작용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2005년 당시에 생각한 것을 발전 진화시켜 후학들을 길러내고 변경연을 경영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면에서 연구원의 한사람으로 그의 지도방식과 철학, 바람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음이 부끄럽다. 나의 억울함과 용서 못함이 지금의 나를 비뚤어지게 만들고 성장이 더디게 하고 있음을 알지만, 아직도 용서라는 문제는 내게 제일 큰 난관이다. 그러나 언젠가 진화, 성장하여 그의 철학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재목으로 변해지길 기도해본다. 


코리아니티를 읽으며 나는 세계속에서의 한국의 위치, 군중속의 개인이 갖는 중요성, 역사속에서 나의 왔다감에 대한 의미를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그의 이 작업은 후학인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고, 지식인인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한 나침반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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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31 23:12:15 *.36.210.179
용서와 소통이 안 되는 문제와는 구별하는 뚝심도 필요할 듯.  혼자 짊어지는 마음이야 아프겠지만 죄인처럼 뒤집어쓰며 자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 상대적일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에 지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니.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우리 속의 나'라는 부분이 나에게는 좀 부자연스럽게 다가왔어.

나는 '우리 중의 나(반드시 내가 혹은 나만이)라는 의식보다는 '나보다 나은 너'를 지원하는 방식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거든.
지금도 반드시 '나/ 내가' 일 필요는 없이 가장 나은 누군가(내가 될 수도 있고 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지. 그러나 반드시 더 나은 자를 진정으로 응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아직도 명확하게 잘 안 풀리기도 해^^)


비록 나는 아직 못했지만 그대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새해에는 더 나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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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0 [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최우성 2011.01.03 2486
2669 북리뷰 41.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_나탈리 골드버그(한문화) 박상현 2011.01.03 2478
2668 [북리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이선형 2011.01.03 2469
2667 내 인생의 첫책쓰기_발췌 맑은 김인건 2011.01.03 2858
2666 내 인생의 첫책쓰기_저자, 구성 맑은 김인건 2011.01.03 2874
2665 북리뷰 64 : 모리의 마지막 수업 - 모리 슈워츠 범해 좌경숙 2011.01.02 3256
2664 북리뷰- 뼈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이은주 2011.01.02 2848
2663 [북리뷰 41]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s 신진철 2011.01.02 2611
2662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나탈리 골드버그 김연주 2011.01.02 2400
2661 코리아니티_발췌 김인건 2010.12.30 2451
2660 코리아니티_저자,구성 김인건 2010.12.30 2877
2659 [리뷰] 코리아니티, 구본형 최우성 2010.12.29 2498
2658 [북리뷰 40] 코리아니티 경영 신진철 2010.12.29 2499
» 북리뷰40-<코리아니티> [1] 박경숙 2010.12.28 2583
2656 < 코리아니티 > / 구본형 / 휴머니스트 김연주 2010.12.28 2219
2655 북리뷰 40. 코리아니티 경영_구본형(휴머니스트) 박상현 2010.12.28 2467
2654 [북리뷰] 코리아니티, 구본형, 이선형 2010.12.28 2383
2653 [남편탐구]주제가 있는 독서 일기+코리아니티 박미옥 2010.12.28 2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