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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9일 22시 56분 등록

괴테의 시와 진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     저자에 대하여

괴테는 174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법률가이자 왕실 고문관인 엄격한 성격의 아버지 요한 카스파르 괴테와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시장의 딸인 명랑하고 상냥하여 괴테의 좋은 이해자였던 어머니 마타리네 엘리자베스 텍스토르 사이에서 출생하였다. 북독일계 아버지로부터 체격과 근면한 생활태도, 남독일계의 어머니로부터는 예술을 사랑하는 작가의 기질을 물려받았다. 독일 고전주의의 대표자로 세계적인 문학가이며, 자연연구가이다. 괴테는 루터교 가정에서 태어낫지만, 1755년 리스본 지진과 7년 전쟁을 계기로 신앙에 회의를 가지게 된다. 1782년 괴테는 난 반기독교인이나 말뿐인 기독교인이 아니라 비기독교인이다.”라고 말했다.

1756년에 7년전쟁이 일어나 프랑스에 점령되면서 평화롭기만 했던 괴테의 집은 프랑스 민정장관의 숙사가 되었다. 이때 아버지의 엄격하고 열정적인 교육계획이 잠시 중단되었다. 하지만, 덕분에 괴테는 프랑스의 문화를 자유롭게 접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1765년에 아버지와의 기싸움 끝에 라이프치히대학에 들어가 법학을 전공하면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1768년 각혈하여 고향에서 요양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 무렵, 신비주의와 중세의 연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어머니의 친구였던 크레텐베르크의 영향으로 경건파의 신앙에 접근하게 된다. 크레텐베르크는 <아름다운 영혼의 고백>의 모델이 되었다. 1770년에 스트라스부르에서 법학 공부를 위해 머무르며 셰익스피어를 알게 되고,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 프리데리케와 사랑을 하고 약혼까지 하였으나, 결국에 일방적으로 약혼을 파기하였다. 이 후 우울한 나날을 보내면서 겪은 내적 체험이 시작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771년에는 변호사가 되어 개업을 한다. 1775년에는 바이마르 공국의 초청을 받아 재상이 되어 10년 남짓 바이마르의 국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괴테는 정치적으로 경험을 쌓는 한편, 지질학, 광물학을 비롯한 자연과학 연구에도 몰두하였다.

178610년간 궁정생활의 중압으로 마음의 안정을 빼앗겨 정돈된 창작활동을 할 여유가 었었던괴테는 1년 반에 걸쳐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 이탈리아에서는 화가로서의 생활을 보내게 된다. 오랜 기간 화가로서의 꿈을 키워 온 괴테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이 대단해서 많은 그림 작품을 남기고, 미술품도 활발히 수집했으며, 저술이나, 편지나 대화 등을 통해서도 많은 언급을 했을뿐만 아니라 미술 잡지 등을 발행하며 예술 동호회를 주선하는 등 단순한 미술 애호가 이상의 활동을 하였다. 눈에 보이는 현상의 관찰을 통해 사물의 본질에 접근하고 이를 형상화 시키는 괴테 특유의 인식법이나 문학적 표현법은 사물에 접하는 미술적 시각의 영향이 크며, 마음과 자연의 조화를 지향하는 세계관도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괴테의 작품은 풍경화와 건축물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1/4이 초상이나 인물, 나머지는 자연과학과 연관된 소재였다. 로마에서 괴테는 초상화로 유명한 티시바인의 집에 머무르면서 립스, 앙겔리카, 카우프만, 마이어 등의 당대 많은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수채화와 유화의 기법을 배우기도 했다.

1789년 귀국 후, 불피우스와 동거하여 장남 아우구스트를 낳았으나 그 해 7, 프랑스 혁명 발발로 괴테는 아우스트 공을 따라 프랑스에 종군하여 발미전투와 마인츠 포위전에 참가하였다. 다음 해에 실러와 상봉하여 실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친교가 계속 되었으며, 두 사람간에 교환했던 서한은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가장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이 때 저술한 작품으로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헤러만과 도로테아>가 있다.

만년에는 당시의 시대와 사회를 묘사한 걸작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와 한 인간의 생애가 전 인류의 역사에 뒤지지 않는 깊이와 넓이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파우스트>가 완성된다. 특히 <파우스트> 23세 때부터 쓰기 시작해 83세로 죽기 1년전에 완성된 대작이며, 세계문학최대걸작 중의 하나이다.

1832 3 16일 금요일 새벽, 심한 오한을 느껴 잠에서 깼다. 오한의 고통이 수시간동안 지속되었다. 폐가 좋지 않아서 시작된 고통은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다행히 다시 상태가 좋아졌다. 22일 오전, 그는 의자에 앉아 잠들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하인에게 더 많은 빛을 볼 수 잇게 다른 문을 열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는 고통 없이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 하였다. 그는 쉴러의 곁에 영원히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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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시와 진실>에서 만난 괴테는 부모님의 뜻을 매우 잘 따르는 효자이고, 사랑도, 그의 삶에 찾아오는 다양한 기회에도 항상 열려 있는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미술과 시를 좋아하는 굉장히 낭만적이고 풍부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었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을 묘사하는데 있어서도, 그림을 그리듯 듣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언어의 마술사였다. 사랑의 감정을 거절한 법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의 자서전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여인들과의 관계를 보면, 본인이 깨닫지 못했던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감정표현을 진실하게 잘 하는 사람이었다. 사랑할 때 혹은 사랑의 아픔을 겪고나서 특히 그의 작품들이 많이 배출되었음을 보면, 평생의 작품 활동에 사랑이라는 감정적 요소와 소재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거나, 바이마르로 떠나게 되는 모습 등 자서전에서 그가 선택에 있어서 고민했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는 괴테라는 인물이 그에게 오는 우연한 기회들을 대부분 놓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로웠지만, 그가 가진 가치관들을 여러가지 방식으로 자유롭게 표출할 줄 알았던 사람이다.

 

<괴테의 문학작품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빌셀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헤르만과 도로테아, 이탈리아 기행, 파우스트, 프로메테우스, 시와 진실, 친화력, 서동시집, 마리엔바트의 애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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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네이버 지식사전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89005

2)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EC%9A%94%ED%95%9C_%EB%B3%BC%ED%94%84%EA%B0%95_%ED%8F%B0_%EA%B4%B4%ED%85%8C

3)     http://mtcha.com.ne.kr/world-man/german/man3-Goethe.htm

4)     괴테 시대의 사회와 예술 http://goethe.german.or.kr/koreanisch/goethezeit.htm

5)     괴테의 죽음 http://www.theatrehistory.com/german/goethe006.html

     6) 동영상 http://youtu.be/DrRW-qN1XC4

 


2.     내가 저자라면

1)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

-       초상화를 통해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괴테의 생전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문학작가다운 재미있는 묘사들이 좋다. 특히 제1장의 첫 부분에서 그의 탄생에 대해 별자리는 서상을 나타내고 있었고, 태양은 처녀궁에 자리하고서 그 날의 최고점에 달해 있었다. 목성과 금성은 호의를 갖고, 수성도 반감은 품지 않은 채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토성과 화성은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p11’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을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어서, 자서전이지만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어릴 적의 기억들을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마치 수백년전의 괴테가 보았던 그 장면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상상할 수 있게 그림을 그리듯 말하는 괴테의 기억력과 묘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특히 1부에 황제의 행렬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은 정말 당시의 장면과 그의 감정 등이 무척이나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       간혹 이야기를 하다가 괴테 자신이 왜 이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혹은 이 부분에서 무엇을 주제로 하고 있는지를 언급한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있었던 곳은 이야기의 흐름을 더 잘 알 수 있어 이해하기 좋았다.

-       하권 끝에 괴테의 연보가 정리가 잘 되어 있다. 나중에 읽었는데, 책을 읽기 전에 미리 보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긴하나, 책을 다 읽고 나서 전체적인 내용과 괴테의 생애를 정리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2)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

-       주석을 보면 앞에 나옴이런 식으로 적혀 있는 부분이 있다. 앞에 나왔더라도, 페이지라도 다시 적어줬더라면 읽는 입장에서 더 좋았을 것 같다.

-       책이 크게 4개의 부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에 제목이 있다. 그리고 각 부는 5장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소제목들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       주로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괴테의 노년에 대해서도 더 많은 이야기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3)     내가 저자라면.

내가 괴테의 자서전을 쓴다면, 큰 틀은 그의 유명한 저서들로 잡았을 것 같다. 괴테가 이 자서전을 쓰게 된 이유를 머리말에서도 밝혔듯이, 그가 저서들중 몇 개 선택해서 연대순으로 배열하고, 작품들의 소재가 된 생활상태, 심정, 영향을 받은 작품 등 주로 각각의 저서들이 태어난 전후에 괴테에게 일어난 사건 중심으로 썼을 것 같다. 물론 각각의 사건들 뿐만 아니라, 괴테의 생에서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다른 키워드들도 함께 쓸 것 같다. 예를 들면, 사랑, 친구, 위대한 스승(셰익스피어, 스피노자와 같은), 미술, 가족 등의 키워드 같은 것들 말이다. 괴테는 주변에 사람들이 참 많았었는데, 연보를 보고 나니, 그의 인생에서 그리고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준-작품의 모델이 되었던 실존 인물들-에 대한 인명사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실존인물들의 간단한 프로필과 그 실존 인물이 괴테의 작품에서 어떤 식으로 다시 태어났는지에 대해서 정리해 보면, 괴테에 대해 알 수 있는 또 다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시와 진실()

1부 징계없는 교육은 없다

::: 머리말 :::

귀하의 작품을 연대순으로 배열하여 그것들을 어떤 내적 관계에 의해서 정리해 주시라는 것입니다. 작품들의 소재가 된 생활상태, 심경 및 귀하가 영향을 받은 예전의 작품 그리고 귀하가 신봉하는 이론적 원칙 등을 어떤 연관 아래에 서술해서 우리에게 밝혀 주시라는 것입니다.

작가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자기에게 애착을 갖는 사람들과는 비록 멀리 떨어진 경우라도 서로 이야기하는 특권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p8

우리는 젊어서는 기를 쓰고 자기의 길을 나아가며 바삐 움직이느라 남의 요구를 성급하게 거절해 버리기 쉽지만, 나이가 들게 되면 누가 우리를 격려해 주고, 호의를 가지고 새로운 활동의 힘을 내도록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들 모든 일들은 나에게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을 만족하게 해주기 위해서 차근차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나 고찰은 나를 더욱 멀리, 앞으로 끌고 나갔다. p9

나의 내면의 충동이나 외부의 영향이나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내가 지내온 여러 단계를 순서를 따라서 모두 다루고자 노력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나의 좁은 사생활에서 넓은 세상으로 옮겨지고, 나에게 깊고 얕은 갖가지 영향을 미친 많은 저명한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다.

 

1

별자리는 서상을 나타내고 있었고, 태양은 처녀궁에 자리하고서 그 날의 최고점에 달해 있었다. 목성과 금성은 호의를 갖고, 수성도 반감은 품지 않은 채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토성과 화성은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p11

è  역시, 문학하는 사람은 다르다. 그냥 태어났다로 끝낼 설명을 이런식으로 묘사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렇게 많은 질그릇이 부숴진 대신에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남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의 주모자들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이야기를 즐겼다. p13

è  정말 긍정적인 성격이었던 것 같다.

집 뒤로 밖을 내다보면 특히 위층에서 내다보면 매우 기분 좋은 전망이었다.

나는 성장함에 따라 그 방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으며 애수라고까지는 할 수 없으나 어떤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었다. p14

아이들은 무서운 것에 익숙해지게 하려는 서툰 방법이었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밤의 공포심을 이기면 이튿날 아침에 복숭아를 많이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이 방법은 성공하여 어머니도 그리고 우리도 모두 만족하였다. p15

그 중 어느 크리스마스 날 밤에 인형극을 상연하여 이 낡은 집에 새로운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준 것은 그녀가 베푼 은혜 중에서도 최상의 것이었다.

그 강한 인상은 오래 계속되어 커다란 영향을 먼 뒷날까지 미치게 했다. p17

장터 한복판에 수많은 가게가 지어지면서 잠깐 사이에 솟아난 새로운 도시, 잡담과 분망, 상품의 하역, 거래며 그것을 푸는 일 따위가 철이 들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누를 길 없는 의혹적 호기심과 물건에 대한 어린애다운 소유욕을 자극해 놓았다.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을 자기들의 영토에 대한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p26

호위병들은 어디까지 들어와도 좋다든가 시내로 들어갈 수 없다든가 하며 쟁의가 자주 일어났다. 이 싸움은 거래 때나 대목장 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시나 평화시를 막론하고 일어났다. 어느 지점에서나 호위될 자격이 있는 시의원의 기병이나 경기병을 만난다. p27

이 의식(취주자의 재판)은 주요한 상업도시들이 상공업이 번영하는 것에 정비례해서 증가해 가는 관세를 면세는 못 받을망정 경감시켜 달라고 요구를 하던 지난날을 생각나게 했다.

이 갱신은 상징적인 예물에 의해서 행하여졌다. 그 선물은 황제에 의해서 임명된 프랑크푸르트의 시장에게 증정되었다. p28

이 상징적인, 말하자면 고대를 마법으로 불러 내는 것 같은 의식의 설명을 들으면 지난 세기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p30

실은 자신들이 놀러 나가고 싶어서 못 견뎌 하는 유모나 하녀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침 일찍부터 우리를 그런 장소로 데리고 나갔다. p31

아버지는 평가하는데 선입관이 많이 따라다니고 고인의 작품을 아끼기보다는 현존하는 대가들에게 일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서 그것을 자주 역설하고 있었다.

나의 아버지는 이것에 대해서 새 그림이 장차 검어지지 않으리라는 걱정은 조금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새 그림이 검어졌다고 해서 가치가 더해진다고는 할 수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특히 커다란 창유리에 의해서 집안의 채광은 철저했다. p33

그런데 이상한 세계적 사건이 소년인 나의 마음의 평화를 처음으로 그 밑바닥에서부터 흔들어 놓았다. p34

공포의 악마가 이렇게도 신속히, 이렇게도 힘있게 그 전율을 땅 위에 떨어뜨린 일은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p35

아버지는 자신의 지식을 믿고 있었으며, 성실, 인내력에 자신이 있는 데다가, 당시의 학교 교사에 대한 신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자기 손으로 교육하려고 결심하였다. 그리고 다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적인 수업만을 본직인 교사에게 맡기려고 하였다.

전문적인 사람들에 의해서 주어지지 않는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결함이 많은 것인가는 잊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자신이 만일 나만큼의 소질을 가졌다면 전혀 나와 다른 행동을 할 것이며, 나처럼 그렇게 게으르게 재능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농담으로나 진담으로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주 나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p36

여러 가지 규칙이 나에게는 우스꽝스럽게 생각되었는데, 그것은 여러 규정에 의해서 규칙이 취소되면서 그 모든 규정을 나는 다시 암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p37

일찍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자기가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라이프치히에서 자기처럼 법률학을 연구하고 그리고 다시 다른 대학에 가서 학위를 따야 한다고 엄명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탈리아 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 나폴리의 서술로 끝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아버지는 여느 때의 진지하고 딱딱한 모습이 풀리고 생생하고 기운찬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소년의 마음에는 이 천국에 나도 들어가 보고 싶은 열렬한 욕망이 솟아나는 것이었다. p38

나의 시는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든 간에 다른 사람들의 시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나의 경쟁자들이 너무나 유치한 것을 내놓으면서도 나와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이 제일 낫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았다. p39

나는 이들 수확에 가공을 하고 그것을 반복하고 재현하는 일을 끊임없이 계속하였기 때문에 조금도 따분한 줄을 몰랐다. p40

그리고 또 더욱 풍부한 수확이 내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당시의 행태로는 우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었지만, 그러나 그 내용은 우리에게 전대의 공적을 허물없이 말해 주는 말은 서적을 접한 일이다.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책들을 무엇을 사먹는 대신 그것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면 언제나 바로 손에 들어왔다. 무엇보다도 편리한 것은 우리가 책을 읽다가 헐거나 파손되면 다시 새것을 사다가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p41

è  어릴 때부터 책을 정말 좋아하고 엄청난 양의 책을 읽은 괴테.

독일의 의사들은 자연을 침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종두의 실시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투기적인 영국 사람들이 대륙으로 건너와서 돈 많고 편견이 없는 사람들의 자제들에게 종두를 해주고 막대한 보수를 받고 있었다.

è  예나 지금이나 돈 되는 거라면 앞뒤 가리지 않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나마 괴테가 살아있을 당시, 독일의사들은 그나마 좀 양심적이었나보다.

내가 만일 가만히 있고 또 문지르고 비비고 하면서 병을 더 나쁘게 하지 않는다면 무엇이라도 다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p42

그래서 나는 일찍부터 인간이란 우리가 그들을 기쁘게 해 준 일에 대해서 쓰디쓴 보답을 주기도 한다는 것을 뼈아프게 느꼈다.

지겨운 일은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 이미 또 다른 병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다가오는 것이었다. 이런 모든 일은 나에게 명상하는 버릇을 길러 주었다. p43

방금 병에서 벗어난 우리에게 두 배의 수업을 시키는 것이었다.

이미 결정적인 방향을 잡고 있던 나의 내면적 발전을 방해하고 어느 정도 후퇴시켰다는 점에서 나에게 역시 귀찮은 일이었다.

이러한 교수법이나 교육적 압박을 피해서 우리는 대개 외할아버지한테 몸을 피했다. p44

이 평화로운 장소에서 외할아버지는 저녁 때가 되면 거친 일들은 정원사에게 맡기고 손수 과수나 꽃들을 가꾸는 자잘한 일들을 즐거운 듯이 부지런히 하셨다. p45

è  나도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우리가 이 존경하는 노인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외경의 존경심이 극도로 높아진 것은 이분이 예언의 능력, 특히 자기 자신이나 자기 운명에 대해 예언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래도 그가 뜻 깊은 꿈에 의해서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고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p46

내가 알고 있는 그의 다른 꿈도 모두 산문적이거나 쓸데없는 개꿈이거나 환상적이거나 신비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 그의 아들이나 손자에게는 이러한 능력이 하나도 유전되지 않았다. 도리어 그들의 대부분은 건장하고 쾌활하고 현실적인 일에만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었다. p47

이 삽화는 나의 상상력에 해를 끼쳤다. 나는 오랫동안 호머의 영웅을 이 그림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사건 자체는 더없이 나의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 작품에서는 트로이의 점령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없었고, 또 서투르게도 헥토르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난 것은 비난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비난을 숙부에게 말하였더니, 그는 나에게 <베르길리우스>를 읽으라고 권했는데, 이 시인은 나의 요구를 완전히 만족시켜 주었다. p49

나는 자연의 위대한 신, 우주의 창조자, 유지자에게 직접 다가가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가 신에게 다가가는 길은 매우 이상한 길이었다.

천연물로써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그 위에다 불을 태우고 그것에 의해서 창조자를 우러러보고 따르는 한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p50

이 위험한 사건에 대해서 이런 방법으로 신에게 다가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가 하는 암시나 경고라고 생각해도 좋으리라. p52

 

2

이렇게 좋은 시절을 가장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은 자유시보다도 더 나은데가 없다.

대외관계를 위해서 비용이 많이 드는 계획이나 공동의무를 짊어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p53

친척간에 흔히 보는 불화가 여기서 비로소 제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쾌활하고 침착하고 마음이 편했던 나의 외할아버지는 자주 화를 내게 되었다. p54

거기서는 우리 집과 다른 바람이 불었고, 다른 소리가 울렸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 대한 애정은, 아니 존경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것에 대해서 나는 한 마디도 양친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가 그것을 매우 싫어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나는 내성적인 아이가 되었다. p55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선량한 풍습이나 예의 바른 태도를, 행위 자체를 위해 지키는 것이 아니라 세인의 이목 때문에 지키도록 권고되었다. p56

하여튼 이미 당파적인 불공평을 보게 된 것은 어린아이로서 매우 불쾌한 일이었고 자기가 사랑하고 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일에 익숙해진 것은 해로운 일이었다. p57

어린이다운 오락과 작업의 복잡한 방식은 나에게 새로운 연구의 능력, 연출 능력,상상력, 또 어떤 종류의 기교를 훈련하고 조장시켜 주었다. p58

글들은 내가 하는 일이나 드나드는 장소를 상당히 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어떻게 그런 모험을 할 시간과 장소를 찾았는가에 대해서는 별로 의문을 품지 않았다.

나는 나의 성격에 따라서 이런 환영이나 가공담에 보태고 변형시켜서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워나갔따. p59

노인은 한 걸음 한 걸은 나를 안으로 이끌어 갔다. 나도 그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언제나 왕자나 술탄은 이런 경우 위험한가 어떤가를 물어 보면 안 된다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p63

è  괴테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다. (ㅋㅋㅋ)

이리하여 그들은 인간이란 극히 간단하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제각기 전혀 모순된 의견을 갖거나 주장하는 일이 있다는 예를 일찍부터 나에게 보여준 것이다.

나는 대체로 허위와 가식을 싫어했고 또 결코 경외하는 편이 아니었다. 도리어 일찍부터 자신과 세계를 관찰하는 태도의 내면의 진지한 태도가 나의 밖으로 나타나 있었다.

나에게는 선택된 좋은 벗이 없지 않았지만, 그것은 그저 어울리는 친구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 내가 생각해내고 가까운 벗이 함께 끼어들어 우리가 동화적인 우리만의 꿈에 젖어서 즐기고 있으면 그들이 와서 무참하게 우리를 두들겨 깨우는 것이었다.  p76

그러나 이것이 원인이 되어 공동수업은 차차 하지 않게 되고 나중에는 완전히 중단되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전처럼 집 안에 틀어박히게 되고 한 살 아래의 누이동생 코르넬리아가 점점 마음의 친구가 되었다.

나는 이 제목을 떠나기 전에 내가 어떻게 갖가지 불쾌한 꼴을 친구로부터 받았는가에 대해서 두세 가지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 왜냐하면 그것은 도덕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겪은 고통을 앎으로서 자기가 인생에 무엇을 기대할까를 깨닫게 된다.

모순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부모나 선생으로부터 그들은 조심스럽고 얌전하고, 사려깊게 행동하고 , 내 고집이나 거만한 생각으로 남에게 해를 주면 안 된다고 배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렇게 훈련 받으면서 다른 편으로는 만일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는 하지말라고 경계되고 금지된 일을 자기에 대해서 하더라도 가만히 참아야 한다고 타이른다.

이 때문에 불쌍한 그 아이들은 자연의 상태와 문명의 상태의 틈바구니에 끼어 비참한 꼴을 겪는다.

나는 가까스로 함께 공부하는 패들의 폭행을 물리칠 수가 있었으나, 그들의 빈정대는 말이나 욕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p79

인생이란 아름다운 것이고 누구의 피를 받고 태어나든 그것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모두 신으로부터 나왔고 신앞에서 모두가 평등하기 때문이다.

함께 논다는 것은 아이들 사이에는 어느 경우에나 분명한 화해의 수단이다.

악의에 찬 이 말은 나의 내심에 일종의 정신적 병으로서 심어져 그것은 어느새 만성이 되었다. p81

그러나 사물을 탐색하려는 나의 버릇은 이 사실을 뿌리까지 캐내려고 했고, 나의 상상력은 자극되고 통찰력은 촉진되었다. p82

누가 유년시대의 풍만한 상태에 대해서 능히 적절한 말을 할 수가 있으랴. p83

아이가 자기의 앞길을 암시하는 대로 성장해 간다면 누구나 다 천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에는 발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인간을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유기적인 체계는 서로 만들고, 서로 뒤를 잇고, 서로 교체하고, 서로 배척하고, 그뿐 아니라 서로 잡아먹는다. 그 결과 많은 재능, 많은 힘의 발현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p84

많은 부유한 사람, 박식한 사람들이 활동에서 물러나 자아 연구나 오락에 파묻혀 자기만의 고독한 생활을 해나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p85

나의 아버지는 여행을 하여 넓은 세계를 보아왔으므로, 아마 여느 프랑크푸르트 시민에게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우아하고 자유로운 생활방식을 익혔던 것 같았다. p86

그는 지식이나 식견이 충분히 있었으나 결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중 하나이다.

그것이 전세기의 후반에 상류사회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 뜻밖의 결과를 가져온 겸손과 평등의 정신의 조기 징후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p89

독일의 많은 작은 궁정에 있어서 주종관계는 지배자 편에서는 절대적인 복종을 요구하고, 아랫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자기들의 신념에 따라서만 일하고 봉사하려고 했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갈등과 급격한 변혁 또는 폭발이 일어났다. p92

나는 이 모든 책들을 어릴 적부터 열심히 통독하여 그 일부는 암기하고 있었다. p93

제일 부드러운 감정이 담긴 곳과 가장 격렬한 곳을 될수록 빨리 기억에 담기 위해서 기회만 있으면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우리는 서로 다투어서 <포르티아의 꿈>을 암송하였다. p94

아이들이나 민중들은 위대하고, 숭고한 것을 놀이, 아니 일종의 웃음거리로 바꾸어 버리는 예가 허다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대체 그들은 어떻게 위대한 것을 보존해 나갈 수 있겠는가! p95

 

3

그밖에 우리를 기쁘게 한 것은 엄격한 수업과 교육이 어느 정도 완화된 점이다. 아버지의 우울한 기분은 점점 심해져 갔고, 이 피할 수 없는 일은 참을 수 없게 되어 갔다. p101

나는 무대 위에서 하는 말들을 조금밖에 혹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였으므로 그럴수록 배우들의 거동이나 몸짓, 혹은 말투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므로 나는 거동과 어조만으로 연극을 관라하는 재미를 맛보았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나는 모든 것을 암기하여 앵무새처럼 암송하였다. p106

나는 그녀의 슬픔을 안 듯한 느낌이 들자, 한층 그녀가 그리워질 뿐이었다.

때로는 한계를 넘어서는 이 소년의 허풍을 참을 수 있었던 것도 이 소녀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p109

이런 습관(공연 중간에 척탄병이 교대하는 것)은 극에 있어서 환상적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을 제거해 버리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p110

그리고 우리는 바로 가까운 카페로 가서 살구가 든 우유 한 잔을 마시며 감정의 동요를 가라앉혔고, 우리의 우정을 한층 굳게 맺었다.

è  너무 귀엽다.

저 아이는 저렇게 아름답게 차려입어 훌륭하게 보이지만, 오늘밤에 걸레 같은 자켓을 입고 잘지 누가 알아?” p111

è  페르소나와 본질에 대한??

나의 어머니는 무슨 일에고 참을성이 있었으나, 걱정만큼은 참지 못했다. p114

우리는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어떤 위험한 방법으로 가슴의 울분을 떨어냈는지 몰랐다. p117

그의 마음 속에 일어난 분노를 죄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토하거나 자기 위엄을 상하게 하는 결정을 내리기보다 긴급한 용건을 한동안 중지하고 있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p118

백작이 일체의 허례를 물리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칭호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는 기분이 좋을 때는 언제나 기지에 넘쳐 있었다는 것은 다음의 작은 사건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p123

프랑스극에 대한 나의 열정은 흥행 때마다 높아져 갔고 하룻밤도 극장 구경을 빠진 일이 없었다.

아버지는 얼마 안가 내가 놀랄 만큼 빠르게 프랑스어에 익숙해지는 것을 보고는 연극을 나쁘게 말하지 않게 되었다.

분명히 인간이라는 것은 남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기는 그것을 할 만한 재주가 없더라도 해보고 싶어지는 법이다. p124

그리고 나의 작품의 표제가 거리와 광장의 모서리에 커다란 글자로 나붙어 있는 것을 상상했다.

나는 그래도 이 친구는 연극에 관해서는 밝은 편이라고 덮어놓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대로 내맡겨 두었다.

연극에 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다만 무엇을 잘 알 뿐만 아니라 기초가 든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p126

그래서 나는 살아 있는 현재로 되돌아가 전보다 더 열심히 극장을 다니고 더 충실히 그리고 끊임없이 독서에 힘썼다. 이 시기에 나는 라신느와 몰리에르의 작품을 모두 있었으며, 코르네이유의 대부분을 독파할 만한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p127

è  괴테도 무언가에 한번 빠지게 깊이 빠져드는 사람이구나.

하나의 그림에 대해서 여러 사람이 질서도 없이 일을 했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좋은 효과를 올리지 못했다.

,러므로 화가들은 마침내 그것 때문에 사이가 나빠지고 풀 수 없는 적의를 가질 판국이었다. p129

완전히 자유로운 제작을 하고 싶어했다. p130

예술가에게는 일을 시켜야 하나 실내장식가로 그 신분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화가가 자기의 확신과 능력에 따라서 한 것은 비록 그것이 하나에서 열까지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해도 그것으로 만족해야 하며, 결점을 들추어 내거나 잔소리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p131

아버지는 진정에 의해서 정의를 구하고, 청원에 의해서 공평을 구하고, 또 세력을 이용해서 호의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p132

 

4

프랑스인의 숙영은 우리에게 많은 불편을 주기는 하였으나, 우리는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없어지자 이가 빠진 것처럼 허전했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집안이 죽은 것같이 생각되었다. p133

è  익숙해진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무섭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하나의 머리에서 다른 머리로 건너 뛰어넘었고, 그저 자기 마음에 드는 것만을 선택해서 그렸다. p135

그는 좌우 양손의 모든 손가락에 별명을 붙이고, 그 손가락을 써야 할 때는 재미있게 그 별명으로 불렀다. 검고 흰 건반도 똑같이 상징적인 이름으로 불렀다. p136

나의 아버지는 모든 사람은 그림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림을 철저히 장려하였다고 전해지는 막시밀리안 황제를 특히 숭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공부할 계기가 많이 주어질수록 그만큼 더욱 많이 공부할 마음이 생겼다. p138

공공의 교육에 대한 불신은 나날이 더해져 갔다. 세상 사람들은 가정교사를 구하였으나 각 가정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목적을 위해서 몇 가정들이 어울려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사숙을 세우려는 생각이 일반에게 일어난 것은 모든 사람이 프랑스어를 살아있는 언어로서 가르쳐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p139

새 악기에 적당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매일 몇 시간씩 연습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연습할 때 나의 아버지는 감독자로서, 그리고 파일은 모범자이자 장려하는 친구로서 교대로 누이 옆에 서 있었다. p141

세월이 지나고 나서 실물의 기억이 차츰 희미해지면 어느 사이에 모사한 그림이 실물 대신으로 들어앉고 실물과 똑같이 귀중한 것이 된다.

모든 모사, 특히 초상화가 그렇다. 현존하는 사람의 초상화를 보고 만족할 사람은 거의 없지만 부재의 인간 또는 고인의 초상이라면 어떠한 실루엣이라도 기쁜 것이다.

è  이 대목을 보니, 나의 초상화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때문에 평소에 그렇게도 갈망하던 한가한 시간이 큰 고통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활상, 학업상에 필요한 여러 가지 일을 빠짐없이 배우게 하겠다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었다. p143

이것저것 산만하게 하는 공부는 시간뿐 아니라 학과에 대한 나의 흥미를 소멸시켰으며 나를 점점 곤란하게 만들었다. p144

è  무언가 하나에 집중하고 싶어하는 괴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학생 이외의 사람에게 이런 상을 주는 것은 규정을 깨는 일이라고 생각하였으리라, 그러나 평소부터 기인다운 행실로 사람들의 눈을 끌어오던 이 선량한 노인은 그런 일에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교육자로서 매우 큰 호평을 받아왔고, 자기의 직업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불만을 느끼는 사람에 대해서는 직접 공격을 하는 것보다 혼내 주려는 결점에 대해서 암시나 풍자나 고전 문구나 성서의 잠언으로 돌려서 말했다. p147

다소의 인물과 작은 인물의 서너 개는 직위가 해제(서너개의 모음과 자음이 무성이 되어 발음되지 않는 것을 말함)되었기 때문에 눈은 여전히 보기에 바빴으나 입술은 매우 한가로웠다. p149

è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일까? 놀랍다.

우리는 아직 <창세기>에 매달리고 있는데, 뒤에 나오는 일도 내가 아는 여러 가지 일들을 화제로 삼았다. p150

인식을 찾아서 노력함으로써 평화를 잃는다는 운명에 맞부딪치게 되었다. p151

세계는 아직도 넓었고 사람들은 자기 주위의 땅을 모두 차지할 정도로 조심성이 깊지도 않고 욕심이 많거나 근면하지도 않았다. 이들 소유지 사이에는 광대한 땅이 널려 있었고 풀을 뜯는 짐승들이 그곳을 유유히 돌아다닐 수가 있었다. p153

한 집에 나란히 사는 두 아내, 대립하는 배다른 두 아들은 서로 화합할 수가 없다. 법률이나 인습이나 여론의 보호를 적게 받는 편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 p156

특수한 종교, 신들에 의해서 모든 민족에게 계시된 종교는 은총을 입은 인간, 가족, 종족 또는 민족에게 신이 약속하는 특별한 섭리에 대한 신앙이 따른다.

최초의 인간들은 서로 닮았던 것으로 생각되나, 그들의 직업이 머지 않아 그들을 분리시켰다. p157

그리하여 고귀한 집안에, 자연과 환경에 의해서 자기에게는 용서되지 않는 특권을 지략과 술책에 의해서 차지하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p161

그는 책략과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사랑할 수 없으나, 그러나 아내 라헬에 대해서 오랫동안 변함없는 애정을 기울였다는 점에 의해서 그를 다시 사랑하게 되었다. p162

è  역시 사람은 한가지만 잘 해도(물론 그냥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뛰어나게)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나보다.

그를 달래기 위해서 라반은 얼마 후에 그에게 애인을 줄 약속을 하지만, 그것은 다시 7년 간의 노동의 조건이 붙었다. 이리하여 불쾌에서 다 불쾌가 태어났던 것이다.

이번에는 술책과 행동에 의해서 가축 중에서 가장 좋은 부분, 더욱이 대부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p163

나는 산만한 생활과 단편적인 공부를 하면서 어떻게 나의 정신과 나의 감각을 한 곳으로 집중하고 조용하게 작용시킬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을 이 이외의 방법으로 나타낼 수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바깥 세계는 난잡하고 기괴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었으나, 나의 신변은 평화로웠다는 것을 기록하는 데는 다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였기 때문이다. p164

그 경건한 마음은 타인에게 이용되고 몸의 파멸을 초래할 뻔했으나, 결국은 끝까지 그의 방패가 되고 무기가 되었다.

이러한 작품에는 어떤 실질적인 내용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이 내실은 경험을 얻고 난 뒤에야 태어난다는 것은 나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p166

나도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일을 다른 사람 손으로 종이 위에 쓸 수 있는 것은 편리한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나의 창작 및 모방의 재능을 써서 보존하는 일이 용이하게 되자 이때부터 더욱 진보하였다. p167

è  역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그 생각을 심지어 남이 대신 적어 줄 수 있었다니, 괴테의 엄청 행운아인듯하다.

이른바 일요일의 교회 음악의 가사는 그때그때 인쇄되었는데, 나는 그것을 열심히 연구하였다.

얼마 안 가서 산뜻한 책 한 권을 아버지에게 드렸더니, 아버지는 매우 좋아하셨다. 그리고 해마다 이러한 4절판을 한 권씩 내도록 하라고 나를 격려해 주셨다. p168

그에게는 완성이 유일한 목적이고 인내가 유일한 도덕으로 생각되었던 것 같다. p170

완전히 건성으로 억지로 읽어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이 낭독에서 많은 일이 나의 기억에 남아서 훗날에 많은 것을 그 속에서 인용할 수가 있었다.

è  왠지 위로가 되는 말이다. 지금도 괴테의 책을 읽기에 급급해 내가 책을 읽고 있는것인지 그냥 활자를 읽고 있는것인지 모르겠고,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데, 괴테의 말을 들으니 이렇게 읽어도 머리속에 뭔가 남긴할 것 같다.

그는 나의 기얽력과 사물을 파악하고 결합하는 나의 재능을 법률적인 문제로 이끌어 가려고 했다.

그것은ㅇ 법률이 소리를 죽였으며, 개인을 위해서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는 것이다. 개인은 어떻게 사건을 처리해 갈 것인가, 자기가 스스로 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p171

è  당시 독일도 지금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좀 씁쓸하다.

가르치는 사람들은 배우는 사람을 속이고, 치욕을 주고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것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할 시간이어야 할 때 참으로 언짢은 몇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p173

이 사건의 자세한 사정을 알고나서는 이 불행한 사람들이 장래의 보다 좋은 상태를 위해서 바쳐진 희생자로 보여져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p175

나는 아버지의 이 위탁을 계기로 유쾌한 시간을 많이 보냈고 사람에 따라 제각기 그들을 다루는 법을 알았다. 그리고 갖가지 생활방식에 따르는 불가피한 조건들이 어떤 기쁨과 슬픔, 곤란과 편의를 수반하는가를 알았다. p177

그는 대부분의 재능있는 예술가가 그렇듯이 필요한 일은 좀처럼 하지 않고 언제나 즐거움을 주는 마음이 내키는 세공만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때마다 우리 일은 한쪽체 밀쳐져 팽개쳐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태도를 갖는 주요한 원인은 이 예술가가 자기 비용으로 기획한 어떤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p179

그는 이러한 물건에 대한 나의 흥미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독촉의 사자로 온 나의 마음을 다른 곳으로 돌려서 목적을 잊게 하려고 했다.

나는 화가들에게 주문한 그림을 독촉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심부름을 자주 위촉받았다. p180

이 그림은 세부는 잘되어 있으나 전체적인 구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기에 앞서 빛과 그림자와 색에 대한 일반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며, 따라서 꽃 하나하나를 그런 계획에 따라서 정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181

그의 이야기에 의해서 나의 상상력은 다시 저 조잡하고 불안한 시대로 끌려 들어갔다.

나는 어려서부터 언제나 책의 첫머리나 작품을 부분적으로 암기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었다. p185

그들은 한 마리의 토끼를 몰아버리고 다른 토끼를 쫓아가게 하였다.(대화가 중단되어 다른 화제로 옮겨가야 할 경우를 말하는 속담 같은 말) p188

사람은 좋으나 예절머리가 없었고, 조잡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으나, 무엇을 외곩으로 배우려는 특별한 욕구도 없었다. p189

è  이는 괴테와 정반대의 성격임을 알 수 있다. 미술, 건축, 시 등등 무엇이든 하나에 빠지면 외골수적인 기질로 깊게 파고드는 괴테의 눈에는 좀 답답해 보였을 수도 있을 듯 하다.

내가 그와 가깝게 지내고 그의 가르침을 받게 됨에 따라 나는 곧 그가 신과 세상을 배반하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나의 젊은 두뇌는 그것에 의해서 한동안 혼란에 빠졌다.

이 노인이 결코 만족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칭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찾아냈다.

그러나 그의 실제적인 성격은 그를 기계학적으로 끌고 갔다.

è  무의식이 의식을 끌고 가는 것인가?

나는 그들이 충고나 지도를 이용하기 위해서 이들과 즐겨 가깝게 지내고 있었으나, 한편 또 나보다 나이가 조금밖에 많지 않은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직접 그들과 경쟁하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쳤다. p191

나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도 뭔가 비범한 일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가는 나 자신도 확실치 않았다.

털어놓고 말하자면, 내가 바람직한 행복을 상상할 경우, 그것이 시인의 머리를 장식하기 위해서 엮어진 월계관의 모양으로 나타날 때, 나에게 가장 매력적인 것이었다. p192

 

5

우리는 시를 써서 즐거움으로 삼자는 것이거든, 남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든, 뭐라고 하든 괜찮아. p1942

그들은 변호사를 위해서 서사를 하거나, 낮은 계급 아이들을 자기 집에서 가르쳐서 보통 예비학교에서 받는 정도 이상의 실력을 붙여주기도 하면서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저녁이면 또 특히 일요일이나 축제일에는 무언가 조그마한 규모로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지냈다. p195

용서받을 악의 해롭지 않은 그런 장난은, 자기 자신에게 파묻혀 있을 수도 없고 남을 위해 유익한 일을 하고 나설 수도 없는 자들에게는 하나의 향락거리였다.

즉 많은 유희는 이러한 현혹과 속임수로 되어 있다. p196

이 소녀의 모습은 그 순간부터 어디를 가나 나의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이것이 한 여성이 나에게 준 최초의 지울 수 없는 인상이었다. p198

티없는 청년의 첫사랑은 아무래도 정신적인 방황을 취하는 법이다. p201

그런데 지금 나에게는 내 재능을 나타내고 특히 내 시가 인쇄될 기회가 제공된 것이다. p203

나는 그들이 생계비를 벌기 위해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수단이나 방법을 재미있게 들었다.

그리고 각자각자는 다만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성공을 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믿으며, 그 순간을 마음에 그리며 자기가 그러한 자가 된 것처럼 자만스럽게 여기는 것이었다. p204

나는 그들이 하고 있는 일 가운데서 내가 깨달은 것, 또 내가 할 수 있을만한 일 따위를 이야기하였다. p205

그녀는 우리의 계획이 도중에서 막히면 가끔 한 두마디씩 거들어 주었다.

장례식의 시에 대한 보수는 모두 마시고 먹는 데 써버렸다. p206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고 그 곁에 있다는 것은 이내 나의 생활에서 빼놓지 못할 조건이 되어 버렸다. p207

그녀가 변장한 것을 나는 좋지 않게 생각했으나, 그렇게 변장을 하고 보니 전에 없었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p210

아름다운 처녀를 사람 출입이 잦은 큰 가게에, 더구나 탐색자들이 집합소로 삼는 곳에 두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질투에서 나온 걱정을 가슴 속에서 풀어버리려고 애썼다. p211

결국 내가 고쳐 주어야 할 곳이 너무나 많아서 처음부터 내가 새로 짓는 것이 훨씬 쉽고 또 잘 될 것 같이 생각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르치고 배우고, 이렇게 지식을 주고 공동으로 일한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p212

è  어쩌면 이런 생각을 했던 괴테이기에 주변에 친구들이 항상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박식가들은 이 호화로운 예복은 이미 다른 기회에 사용된 일이 있으며, 이번 선제식과 대관식은 카를 7세 때의 화려함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젊은이들은 눈앞의 광경에 만족했다. 그 모든 것이 매우 훌륭하게 생각되었으며, 우리들을 놀라게 했던 것이다.

2대사인 폰그로실라크 남작은 체격이 좋고 외모로는 태평스런, 그러나 지극히 예의바른 사교가였다. p214

이 입시의 장관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뜻밖의 기회에 다시 이야기하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되리라.

이러한 외부적인 세상사는 그(라바터, 스위스의 시인)에게는 하등의 가치도 없었지만, 이 행렬은 그 장려함과 모든 그 부속물과 함께 분명히 그의 활발한 상상력에 뚜렷한 인상을 준 것 같았다. p218

è  상상력에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역시 다양한 경험인 것 같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 말이다.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는 나에게 고맙다고 하고 세상 일을 배우고 만사의 일어남과 의미를 아는 사람이 부럽다고 말했다. p220

처음부터 이때까지 울려진 모든 이들 공적 의식을, 가령 퇴고를 거듭한 예술품이라고 본다 해도 거기에는 비난할 점이 그다지 발견되지 않으리라. p223

황제폐하의 수행원들은 단연 다른 모두를 능가하고 있었다. p225

그리하여 우리는 독일인으로서 또 프랑크푸르트 시민으로서 이영광의 날을 거듭하여 다시 없는 기쁨으로 생각했다. p227

우리는 완전히 과거와 미래 속으로 말려들어가 버리고 있었는데, 두세 명의 친구들이 들어와서 우리를 다시 현재의 세계로 불러냈다. 이 친구들은 새로운 일의 가치를 통찰하고 그것을 재빠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달려가 보고하는 것을 일삼는 그런 사람들이다. p229

그 무렵 나는 완전히 자기를 잊고 열중하고 있었다. 집에는 쓰거나, 서사해야 할 것이 있었고, 게다가 무엇이고 다 보고 싶었고 또 안 보고는 못 배겼다. p230

우리를 위해 언제나 아버지에게 좋게 말해주는 어머니는 오전 차 시간에 내가 없었던 이유를 일찍 외출한 것이라고 하여 무사히 넘어가게 해주었다. 그래서 나는 죄없는 하룻밤을 보냈지만, 불쾌한 결과도 겪지 않았다.

나는 사물의 외면을 정밀하게 주의해서 보는 것 이외에는 하등의 관심도 갖지 않았으며, 아버지와 쾨니히스탈 씨가 나에게 맡긴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갖지 않았다.

나는 그 행렬의 모양을 자신에게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는 일이 자주 있었고, 그것을 확실하게 머릿속에 담아 나의 주의력과 면밀함을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칭찬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또 남에게 자기를 잘 보이게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그다지 능숙하지 못했다.

나는 나의 일에 온 마음을 쏟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안들지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p233

è  괴테도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구나..

그런 까닭으로 인해서 나는 유망한 인간으로는 생각되었으나, 동시에 별난 사람이라는 말도 들었다. p234

낭만적인 복장을 한 황제와, 그 왼쪽 조금 뒤쪽에 스페인 풍의 복장을 한 황태자가 아름답게 장식된 말에 올라 유연하게 지나가셨을 때, 벌써 눈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주문에 의해서 이 현상을 다만 일순간이나마 붙잡아두고 싶었으나, 이 장엄한 광경을 멈추지 않고 지나가 버렸다.

이상한 일이지만 우리는 걷는 모습을 제일 좋아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 앞에 나타나는 것이 제일 자연스럽고 그러므로 또한 가장 품위가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p236

황후가 부군 황제에게 인사하기 위해서 손수건을 흔들고 소리 높이 만세를 부르자, 군중들의 감격과 환호는 절정에 이르렀고 기쁨의 함성은 끝없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è  국민들에게 존경 받는 군주였나보다.

그의 말을 앞으로 몰고 가면서 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좌우에 아낌없이 금은 화폐를 뿌렸다. 그가 금과 은의 돈을 뿌릴 대마다 그것들은 공중에서 비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p240

나는 파르츠 백작가의 집사 한 사람을 발견하고 나를 안으로 데려다 줄 수 없느냐고 말을 걸었다. 그는 조금 생각한 뒤에 마침 손에 들고 있는 은그릇 하나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리하여 나는 신성한 장소로 들어갔다. p243

è  하고싶은 것에 정말 적극적이고, 어떻게든 반드시 하고 마는 괴테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여튼 여기에 가서 앉을 권리를 가지고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그 당시 시내에 있으면서도 이 최대의 축제일에 말석에 앉아 자기네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출석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그레트헨과 팔짱을 끼고 함께 시구에서 시구로 헤매고 다녔다. 둘은 다시 없이 행복하였다. p244

차차 내가 여러 가지 인물, 대상, 기억을 환기하고 눈앞에 떠올리며 아무 죄도 없는 많은 오락이나 명랑한 즐거움을, 말하자면 법정에서 진술하는 것처럼 말을 해야 한다고 느끼자, 쓸쓸한 느낌이 더욱 격해서 마침내 소리를 내어 울었고 누를 길 없는 격정에 몸을 내맡겼다. p250

나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모든 사정을 폭로한 자신을 비난하였다.

나는 괴로움에 못이겨 방바닥에 몸을 내던지고 마루를 눈물로 적셨다. p251

아무것도 깊이 바진 고독경에서 나를 끌어낼 수가 없었다. p253

나의 심적인 상태는 결코 이 보고에 의해서 좋아지지 않았다. 아니, 불행은 아제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남아도는 한가한 시간에 몸을 내맡겨 가지가지 슬픈 일들이며, 피할 수 없는 비극적인 파국을 희유의 소설을 마음에 그리면서 자기를 가책하였다. p254

 

2부 젊은 날의 소망은 노년에 이루러 풍요롭게 이루어진다.

 

6

나는 그를 진심을 존경했고, 또 에전에도 그레트헨에 대한 애정을 제외하고는 여러 가지 일들을 그에게 털어놓은 일도 있었다. 그리고 매일처럼 함께 사는 사람과 서로 믿지 못하고 반목하는 것이 나에게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더욱더 완전히 그에게 마음을 터놓고서 솔직하게 대하려고 마음먹었다. p258

왜냐하면 그녀가 한 말 가운데 나를 어린애라고 한 대목이 있어서, 나는 극도로 기분이 상해 있었고, 그녀에 대한 정열이 일시에 냉각되는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p259

그렇지만 그 여자에 대한 생각, 그녀의 모습, 태도, 거동 등을 눈앞에 상상하는 좋지 못한 습관은 끝내 버릴 수가 없었다. p260

내가 용기를 내어 제일 먼저 집어 치운 일은 이제는 몹시 어린애 같은 짓으로 생각되는 우는 일과 떠들어대는 일이었다. p260

자신이 아주 높은 곳에 있는 듯한 태도로 뽐내고 있던 한 여인 때문에 수면도 휴식도 건강도 희생했다는 사실이 매우 어리석게 여겨졌다. p261

친구는 나를 위와 같은 편견에서 떼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던지, 내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

젊은이는 방임해 두어도 괜찮은 것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잘못된 주의에 붙들려 있지는 않을테니까, 인생은 곧 그들을 거기에서 끌어내거나 혹은 유혹해서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나는 남의 눈길이나 비난을 받지 않고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무리 혼잡한 가운데서도 관찰자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있는, 저 무의식의 행복을 잃었다. p263

그러한 숲은 그 부근에 널리 퍼져 있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상처입은 이 가련한 가슴을 감출 수 있을 정도의 넓이는 되었다. p264

나의 마음은 사랑을 체험했으나, 그 사랑의 대상은 박탈되었고, 나의 마음은 한 차례 맛보았으나, 그 생활은 비참한 것이 되고 말았다. p265

나는 어려서부터 화가들 사이에서 생활했고, 그들처럼 대상을 예술과 관련시켜 보는 일에 습관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만일 내가 몹시 꾸불꾸불한 밑줄기에 담쟁이 덩굴이 반짝이는 양치 풀잎과 함께 화사한 햇빛을 받으며 감아 올라가는 반쯤 그늘에 덮인 고목의 줄기를 힘든 습작의 대상으로 선택하는 경우에는, 그 일이 한시간 내에는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던 나의 친구는, 한 권의 책을 들고 마음에 드는 다른 장소를 찾을 결심을 하는 것이 통례인 것을 나는 눈치챘던 것이다.

그림을 내가 좋아하는 것은, 거기에 그려져 있는 것보다도 그리면서 그때그때 생각했던 것을 거기에서 보는 습관 때문이었으며, 그만큼 더 나는 이 도락에 열중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흔히 볼 수 있는 종류의 화초도 우리들을 위해서 그리운 일기로 남을 수 있다. 왜냐하면 행복한 순간을 기억나게 하는 것은 어느 한 가지도 무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p267

부친의 이와 같은 충실한 노력이 나의 재능을 발전시키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의 이와 같은 꼼꼼한 성격은 무의식중에 나에게 감화를 주어 후일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뚜렷이 나타났다. p269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오빠와 누이동생은 굳게 뭉쳐서 모친 편을 들었고, 대체로 금지되어 있는 쾌락을 단편적으로나마 붙들려고 한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p270

만일 한 여인에게 미가 결핍되어 있을지라도, 그녀의 모든 친구들이 그 여인에게 무한한 신뢰와 존경과 사랑을 갖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그녀는 보상되는 것이다. 손아래 사람이건 손위 사람이건 모두가 나의 누이를 똑 같은 감정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p273

다른 일부인 혼자인 친구들은 내가 경험해서 단언할 수 있듯이 그야말로 비참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사교적 도덕은 우리들이 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결점을 폭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니, 동시에 개선 방법을 제시할 줄 모른다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부당한 일입니다. p277

그리고 이 일은 확실히 우리들의 모임이 이제껏 오랫동안 즐겨왔던 것 중에서 가장 유쾌한 순간이었다.

각자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재능과 애교를 다해서 정성껏 일시적인 애인의 환심을 사려고 야단법석을 떤 것은 물론이었고, 적어도 1주일쯤은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애에 있어서 행복을 원한다면 깊은 비밀을 지키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p280

그의 쾌활한 성격은 언제나 흐려진 적이 없었고, 모든 모임에는 그가 참석하는 것을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p281

부친을 위해서 나는 호페의 소형본을 열심히 복습하고 그 책속의 여기저기를 스스로 시험해 보고, 마침내는 법전의 주된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

근면에 의해서 나는 자신을 교육했다기보다는 도리어 혼란 속에 빠졌다. 그런데 나는 부친의 장서 중에서 베일을 발견해서 그것을 탐독했을 때보다 더 깊은 미궁에 빠졌다. p283

고대어 속에 수사상의 모든 모범과, 동시에 그 외에 세계가 이것저것 소유하고 있는 일체의 가치 있는 것이 보존되어 있다는 것만은 이 문학적인 혼란 속에서도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절실히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뿐만 아니라 일반사람이 생애의 각 시기에 있어서, 자신을 완성한 것으로 여길 수 있고, 진위귀천을 막론하고 단지 자신에게 적당한 것만을 찾는 무지야말로 행복한 것이다. p284

새로운 성장에 의해서 최초의 상해를 극복하려면 시일이 필요했다. 나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짓을 중지하고, 타인들처럼 필요한 길만 걸었다. p285

실제로 나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서, 모든 자연에 대해서 인식하게 된 것을 시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나에겐 언제나 최대의 즐거움이었다. p286

나는 나를 낳아서 길러준 사랑스런 도시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는 듯이 냉담한 기분으로 떠났다.

이처럼 어느 시각 되면 자식은 부모에게서, 하인은 주인에게서, 피보호자는 은인에게서 떠나간다. p288

웃음을 억제할 수 없었던 그 아름다운 부인은 웃을수록 더욱 예뻐졌다. 그녀를 이토록 웃게 한 원인이 내가 아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p290

법률을 떠나서 고대인의 연구에 착수하겠다고 공언하고 싶은 좋은 기회가 오기를 몹시 기다렸다.

그런 사람에게 충실한 학생 하나를 양보하고 자신은 학생 한 명을 잃는다는 것은 이와 같은 사정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는 그는 문헌학과 언어 연구를 맹렬히 비난하고 다시 그 이상으로 내가 암시한 작시 연습을 더욱 비난했다. p292

학교에서 젊은 사람에게 많은 것을 너무 폭넓게 가르침으로써 생겨나는 폐단이 후에 가서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

왜냐하면 그들은 청강생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가르치지 않고서, 자기들을 위해서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다만 충분한 지식과 교양이 있으면서도 여전히 지식과 사색에 대한 꾸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중년 교수들에 의해서 겨우 보완이 되었다.

지금 내가 이런 방법으로 정돈할 수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를 배우고, 그로 인하여 점차 불쾌한 기분이 생겨났듯이, 생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로 사소한 불쾌감을 느꼈다. p295

그의 인품보다는 도리어 복장 때문에 조소를 당한 것을 보고, 나는 용기를 내어 내 의복 전부를 단번에 그 지방에 맞는 최신식을 바꾸어 버렸다. p297

그래도 내게는 뿌리 깊은 방언의 특징이 남아 있었다.

어느 지방이건 그 방언에 대하여 애착을 갖는 법이다. 왜냐하면 방언이란 본래 혼이 그 속에서 숨쉬는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견딜 수 없는 요구를 나에게 한 것은 교양 있는 남녀들이었다. p298

è  갑자기 표준어의 정의가 생각난다.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이 쓰는 서울말”.ㅋㅋㅋ

자하리애의 <허풍쟁이>는 언제나 그 당시의 생활상태, 사고방식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귀중한 기록일 것이다.

우리 대학 친구 중에 유별난 자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매우 부유하고 독립심이 강한 사람으로서 여론을 우롱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p300

이렇게 해서 짧은 시일내에 내가 즐겨 산책하던 독일의 파르나스 산록의 아름답고 다채로운 초원은 무참히도 베어지고, 그 위에 나는 이 건초를 자신의 손으로 뒤집고, 조금 전까지는 나에게 그렇게도 생생한 기쁨을 안겨주던 것을 말라죽은 것으로서 조소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p303

그는 운문을 단지 가련한 부속물로만 취급했다.

연장자들이 매우 교육가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할 때, 그들은 젊은 이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면 비록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혹은 다른 것과 대치할 수가 있을 때가 아닌 한 금지시키거나 혹은 싫증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p304

취미와 판단의 이 불확실성은 날이 갈수록 나를 더욱 불안하게 하여, 드디어 나는 절망에 빠졌다. p305

그러나 얼마 후, 마음 속의 고통과 싸운 끝에 나는 자신의 완성, 미완성의 작품에 대하여 심한 멸시를 던지게 되어, 어느 날 시, 산문, 계획, 구상, 초안 등을 모두 난로 속에 넣어 태워버렸다. p306

 

7

당시의 독일 문학 그 자체의 상태가 어떠했는가 하는 것보다는 도리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시민은 자신의 직업, 자신의 업무에 종사한 다음, 생활을 즐기려고 한다. 저술가도 즐겨 무엇인가를 기초하고, 자작을 발표하고, 비록 보수는 없을지라도 그것에 대한 칭찬을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떤 좋은, 그리고 유익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307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천재적인 작품이 나타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방면에서도 독일적인 자유와 쾌활한 정신이 움직이고 있었다. p308

소위 악덕이나 우둔에 대한 그의 비난은 냉정한 상식의 순수한 의견과 이 세상은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확고한 도덕적 관념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즉 그는 비난해야 할 것을 칭찬하고, 칭찬해야 할 것은 비난했다.

이러한 수사상의 수단은 극히 드문 경우에만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계속하면 그것은 총명한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며, 우매한 사람들을 혼란케 하고, 그리고 특히 정신적인 노력도 하지 않고 자신을 타인보다 현명하다고 자만하는 많은 중간계층의 사람들 마음에 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p310

화가는 분명히 자연을 모방했다. 시인도 또한 그래서는 안 된단 말인가? p313

감성과 상상력과 기억력과 이해와 표현의 재능을 타고났으며, 극히 다산적이고 운율을 유창하게 구사하고 재기가 뛰어나고 기지가 풍부했으며, 동시에 박식함을 갖추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인재였다. 요컨대 그는 일상생활 속에 그것도 비근한 현실생활 속에, 시에 의해서 제2의 인생을 창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구비하고 있었다. p315

매우 착한 마음씨를 가졌고 순결한 덕성의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던 이 고상한 청년은 드물게 볼 수 있는 그의 훌륭한 문학적 교양, 어학지식, 운문이나 산문으로 사상을 표현하는 재능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벼운 기분으로 그와 함께 생활할 수 있게 했는데, 그것이 없었다면 무뚝뚝한 엄격성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을 멀리하게 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그가 행하는 일에 대하여 자신을 갖고 있는 점은 나와 전혀 비교할 수 없는 바로서, 나는 그를 더욱 존경했다. p318

내가 이 작은 범위의 일행들 속에 끼어 특히 유쾌했던 이유는 아름답고 귀여운 이 집 딸이 마음에 들었고 또한 그녀와 다정한 시선을 주고 받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p321

묘사하려는 모든 대상에서, 단지 필요한 것만을 표현하려고 함으로써 모든 대상에 대하여 공평한 판단을 내려야 했고, 이렇게 하여 의식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표현 방법도 다양해졌다. p323

비평가는 당시의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취미를 개개의 작품의 실례에 의해서 양성했다. p324

그리고 만약 자신의 영역에 있어 정확히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따로 떨어져 있는 사물에 대해서도 감히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은 대중 속으로 들어가 내적, 외적인 경향에 대해서 최후의 단안을 감히 내리는 건전하고 노련한 상식이었다. p326

신은 인간의 사고방식이나 이해력에 순응하고 있다. 실은 성령에 감동된 사람들도 그렇다고 해서 자기 본래의 성격이나 개성을 버릴 수는 없었다. p327

그들이 만약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의 흐름에 밝혀진 예언과 가까운 미래나 먼 미래 속에 숨겨져 있는 예언을 존경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의 일상생활은 그들에게 아무런 의의를 부여할 수 없다. p328

인간은 무엇인가를 남겨 놓았다는 점에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활동하고 향락함과 동시에 또한 타인이 활동하고 향락하도록 자극을 주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p330

선배의 어휘나 상투어를 그대로 빌어다 쓰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그가 이용하려는 소재를 끊임없이 찾아내는 길밖에는 다른 길이 없었다.

솜씨 있게 처리한 개개의 형상 속에 우리들로 하여금 자연 그대로를 정답게 연상시키는 많은 것을 보게 된다. p331

이 짖방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일들은 그 자체로서는 별로 가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 속에서 직관이 우세한가, 감정 또는 반성이 우세한가에 따라서 혹은 상징적인 것이 되고 혹은 비유적인 것으로 기울었다. p332

이런 의미에서 모든 국민은 적어도 어떤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국민적인 영웅시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p333

프랑스 국민의 교약과 그들의 재정제도에 대한 편애에 의해서 그 나라 문화가 대량으로 프로이센에 흘러들어와 그것이 독일인을 자극하고 반대하고 대항함으로써 독일인을 도운 결과가 되었다. 그와 똑같이 프리드리히 대왕의 독일어에 대한 혐오도 독일 문학으 ㄹ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다. p334

정치적인 평화에 의해서, 마음과 마음의 평화는 곧 회복되지 않았다. p335

나이 어린 내가 마주친 문학의 산만한 시대를 나는 여러 훌륭한 인물들과 제휴하여, 충실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보냈다.

재료의 중요함과 취급방법의 간결성을 더욱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p336

나를 즐겁게 하고 괴롭히고 그 밖에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을 하나의 형상, 하나의 작품으로 변형하여, 이 사건에 대한 내 태도의 결단을 내려, 그것에 따라서 외부의 사물에 대한 나의 관념을 교정함과 동시에 내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경향이 시작된 것이다.

숭배는 받는 편보다는 주는 편이 때때로 많은 쾌감을 동반한다. p337

그러나 이와 같은 관계는 오랫동안 악의가 없으면 없을수록 변화가 적었기 때문에, 나는 애인을 괴롭혀서 즐겼고, 또한 소녀의 복종을 횡포한 폭군과 같은 기분으로 지배하려는 좋지 못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è  뭐야.. 괴테는 변태 아니면 싸이코인건가?? 이 순간만 그랬기를..

근거도 없는 그리고 쓸데없는 질투 때문에, 나와 그녀의 가장 행복한 나날을 망쳐버렸다.

나는 그녀가 다시 호의를 베풀었으면 하는 희망을 버릴 수 없었다. 그러나 때는 늦어서 이미 그녀를 실제로 잃은 뒤였다. p338

만일 나의 시적 재능이 그 치유력에 의해서 특히 그때 나를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이 손실 때문에 아마 멸망하고 말았을 것이다. p339

이 고뇌를 덜려고 나는 많은 연극 계획을 세워서, 그 대부분의 서막을 썼다. 그러나 갈등은 항상 불안을 동반하여, 이러한 작품의 거의 전부가 비극적인 결말을 보게 될 것 같아 나는 이것저것 모두 중지해 버렸다.

è  역시 글은 그 사람을 대변하게 되는 것일까? 요양중에 쓴 글이라서 그 당시의 그의 감정들이 작품에 그대로 묻어났었나보다.

이 난점을 피한 모의 작품들은 크게 환영을 받았다. p340

이렇듯 유머가 넘치는 대담한 작업은 재치와 센스를 고안해서 무대에서 상연한다면 매우 효과적이다. p341

일상생활에서의 끝없는 권태를 풀기 위해서 나는 그러한 행위를 때로는 아무 목적도 없이, 때로는 즐겁게 해주고 싶은 친구들을 위해서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마구 해댔다.

우리에게는 항상 이지보다는 감정 쪽이 밀접하고, 이지가 어떻게 해서든 행하는 경우에 감정 쪽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나에게는 감정의 여러 문제가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이 경우에도 나는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하나의 가요, 풍자시 혹은 어떤 운문으로 만들어, 거기에서 빠져나오려고 애를 썼다. p342

어떤 일을 즐겨 반복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자기와 인연이 멀어서는 안된다. p344

교훈과 형벌에 의해서 그는 자기 자신의 내심의 상태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게 되거나, 혹은 끊임없이 교의와 파계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이다. p345

왜냐하면 세상의 여러 관계에 있어서 우리들은 마침내 자립하도록 습관화되지만, 이 경우에 있어서도 지식이나 분별이나 성격만으로는 반드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신과의 직접적인 관계에 서서 신으로부터 내려오는 무한한 복지를 받기 위해서 정화된 몸에 싸여, 어떠한 적의를 가진 자연력도, 악의를 품은 영도 이것을 방해할 수 없음을 확실히 믿게 된다.

인간이 획득할 수 있는 최고의 재보는 자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상속에 의해서 이 세상에 보존되며 영구히 전해져야만 한다. p347

결함을 갖고 있었으나,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의식은 결의와 인내에 의해서 마침내 원죄를 정복할 내 내부에 잇는 도덕적인 힘을 나에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백의 의의에 대하여 결말을 지어두겠다고 생각한 기이한 종교적인 의문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럴 수만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혼자서 하나의 참회를 생각해 냈다. 그것은 내 심경을 표현해서, 어느 총명한 사람을 향해, 하나하나의 경우에 대해 말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던 일들을 일반적으로 고백하려는 것이었다.

나는 사면을 받고는 아무런 감정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p349

불행이 성찬의 재료라는 점에서도 나를 위협했다. 즉 그 자격 없이 성찬을 받는자는 그것에 의해서 스스로 심판을 받는다고 하는 성서의 말씀이 어려서부터 나에게 무서운 인상을 주었다.

허위의 약속, 위선, 위증, 독신 등이 가장 신성한 행위에 있어서 그 자격이 없는 자의 마음을 무섭게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p350

그래서 나는 마침내 이 기묘한 양심의 불안을 교회와 제단과 함께 완전히 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이 인물의 사망 이후에 비로소 실현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생존 중에 그의 강연을 듣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커다란 행복으로 여겼다. p351

그래서 우리들도 그의 인물에 대해서 의심을 자아내지 않도록 그에 대하여 도리어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게 되었고, 그 앞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기로 했다.

이 특별 대우도 세상 사람들은 용납하려 들지 않았다.

이리하여 일체의 권위가 소멸되고, 내가 알고 있던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가장 선량하고 위대한 사람들에 대해서까지 의심을 품게 되고, 그뿐 아니라 절망하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나에게 닥쳐왔다.

그들은 왕을 탁월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으나, 결코 위대한 인물로 인정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대대적인 수단을 다해서 미미한 성과를 얻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들은 말했다. 국토나 재화나 인명을 아끼지 않으면, 누구든 최후에 가서 소기의 계획을 수행할 수 있다. p352

당시 내가 얻은 새로운 친구가 현재의 시민에 대해서 내가 품고 있던 존경심을 무참하게 없애버렸다.

그는 시간을 허비한다기보다는 도리어 한가로이 보내기 위해서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이었다. p353

그이 최대의 즐거움은 우스꽝스러운 것을 진실하게 취급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한없이 확대해 나가는 것이었다.

è  재미있는 캐릭터다. 완전 4차원이다.

그 일이 잘되어 그 성공을 의심하거나 불가능하다고 단정한 우리들을 난처하게 만들 수 있으면 그는 만족해 했다.

나는 언제나 연장자와 교제하는 습관이 있었고, 또한 그것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에, 마침내 그에게 열중하게 되었다. p354

또한 동시에 그와의 교제는 그가 지닌 풍부한 지식으로 인하여 부지중에 나에게는 유익한 것이 되었다. 더군다나 그는 나의 불안한, 그리고 과격한 성질을 진정시켜 줄 수가 있었기 때문에 도덕적인 의미에 있어서도 나에게 유익했다.

하여튼 그는 누구의 풍채에서도 어떤 결점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창가에 모여 있을 때에, 그는 통행인의 비평을 몇 시간이고 계속할 수가 있었다.

나의 시작은 더욱 열을 올리게 되었으나, 그 경향은 이번에는 완전히 자연적인 것, 진실한 것으로 향하게 되었다. p356

이렇듯 허물없고 어리석은 짓을 하면서 우리들은 시간을 낭비했다. p357

그러나 이번에는 전연 짐작이 틀렸다. 그는 이 문제를 엄격하게 다루어, 나의 착상 속에 숨어 있는 광시적인 성질을 완전히 간과하고, 이와 같은 사소한 인간사에 천상의 재료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은 몹시 부당하다고 언명했다. p358

그렇게 생각하자 실행에 옮겼다. p360

이 시는 그 방의 벽을 더럽힌 많은 다른 시 사이에 끼여 오랫동안 사람의 눈을 끌지 못했다. p361

이 추가는 유별나게 재미있게 생각되지 않았으며, 전연 다른 의미로 쓴 최초의 시가 그 때문에 파괴된 것처럼 생각됐기 때문에 우리들은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p362

불행하게도 베리쉬는 또한 어떤 두서너 명의 소녀에게 애착을 느꼈으며, 우리들도 그의 소개로 그녀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런 일이 쌓이고 쌓여서 드디어 백작에게 보고되었다. 결국 백작은 온건한 방법으로 그를 해고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결과는 거꾸로 그의 행운이 되었다. 그의 훌륭한 풍채와 학식과 재능,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그의 성실함은 상류층 인사들의 존경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추천에 의해서 그는 데사우 공작의 세습 교육자로 초빙되어, 모든 점에서 훌륭한 이 궁정에서 안정된 행복을 찾았다.

그는 그때그때 적절한 모든 예의 범절에 대해서 나의 주의를 쏠리게 하여 나의 사교적인 재능을 일깨워 줄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것을 혼자서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재차 혼자가 되면 곧 내 고집과 완고한 성질로 되돌아간다.

친절한 사람은 그와 같은 것을 말해 주었다. 나는 이 사회라는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자세히 관찰했으나, 거기에서 결코 교훈적인 것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p364

참된 경험은 경험 있는 자가, 어떻게 해서 경험을 경험하면서 경험해야 하는가를 경험하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경험의 개념은 내 뇌리에 거의 고정되어 있었고, 그것을 분명히 하려는 욕구가 정열적으로 되었다.

우리들의 최상의 사상, 소망, 계획은 도저히 달성할 수 없는 것임을 경험에 의해서 우리들은 알고 있다. 또한 이러한 망상에 사로잡혀 그것을 열렬히 입 밖에 내는 자는 특히 경험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진다는 것이었다. p365

즉 경험이란 경험하려고 원하지 않는 것을 경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적어도 이 세상에서는 대개 그렇게 되기 쉬운 것이라고 말입니다. p367

 

8

그는 뛰어난 소질을 갖고 있음에도 어렸을 때에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예술은 완전한 작품으로서 실현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괴상하고 추상적인 인상의 그의 주택이 나에게는 이미 매우 매력적이었다. p368

그리고 그의 주변의 모든 물건들은 이 원칙과 일치했기 때문에, 그의 말과 가르침은 우리들에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좋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다. 그는 더욱이 자신의 의견을 실제로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기회를 가졌다. p369

실제로 이 그림에는 여러 가지를 야유하는 듯한 추가적인 의지가 밉살스럽게 아롱거리고 있었다. p370

나에 관해서 말한다면, 나는 예술의 실천면에서는 조금도 진보가 없었다.

그는 모습의 개념을 우리에게 부여하여, 그것을 우리들의 내부에서 살려낼 것을 요구했다.

그러므로 수업에 있어서의 그의 탁월한 재능을 부인한다면, 반면에 그가 매우 영리하고 싹싹하며 또한 정신의 훌륭한 연마라는 점은 그에게 높은 의미에서의 참된 교사 자격이 있음을 인정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그의 가르치는 방법은 우리들이 전해들은 원칙을 정확하게 응용하려면 노력하고 고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나는 노력하지 않고서 얻는 것이 아니면 아무런 기쁨도 느끼지 못했다. p372

화중 인물의 앞뒤 상황을 상상해서, 곧 그들에게 적합한 소곡을 지을 수가 있었다. 이리하여 나는 모든 예술을 상호간에 관련시켜 고찰하는 습관을 붙였다. p373

숙련된 안식을 지닌 미술 애호가이며, 라이프찌히의 미술 동호인 전체의 벗으로서 모든 수집을 자신의 것인양 볼 수 있는 크로이히아우프, 자기 소장의 귀중한 예술품에 대해 품고 있던 총명한 즐거움을 타인과 함께 나누기를 좋아하던 빙클러, 기타 생각을 같이 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활동했다. p375

드디어 이 광명은 우리들이 이미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한 인물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정신은 두 가지 방법에 의해서, 즉 직관과 개념에 의해서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그러나 직관은 반드시 언제나 준비되어 잇지 않은 훌륭한 대상과 곧 이루어지지 않은 높은 교양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와는 반대로 개념은 단지 감수력을 필요로 할 뿐, 내용을 동반하며, 또한 그 자신이 교양의 수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뛰어난 사상가가 음울한 구름 사이에서 우리들 위에 비춰준 저 광명은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둘도 없이 고마운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을 빈곤한 직관의 세계에서, 사상의 광활한 들로 이끌어간 것이었다. p376

언어예술가는 추한 것과도 조화할 수 있는 상상력에 호소하는 것이다.

우리들을 가장 기쁘게 한 것은 고인들이 죽음을 수면의 형제로 인정하고, 이 양자를 쌍둥이로 혼동할 만큼 닮은 것으로 표현했던 그 사상의 아름다움이었다.

이처럼 정신적 영향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일생 동안 기꺼이 이것에 전념함으로써 놀라운 성장을 즐기는 것이다. p377

그래서 나는 즉시 드레스덴을 방문할 겸심을 했다.

è  괴테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나, 행동을 할 때나 직관적으로 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우리들은 모두 선천적인 그리고 후천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양자 중 어느 것이 많이 우리들을 괴롭히느냐 하는 것이다. p378

눈에 익은 자연과의 비교가 예술의 가치를 필연적으로 높이지 않으면 안 될 그런 작품에 나는 특히 끌렸기 때문이었다.

이 천분은 후일에는 의식적으로 훈련했지만, 그것은 내가 방금 기울였던 이런저런 에술가의 눈으로 자연을 관찰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p383

거기에서 나의 더욱 훈련된 눈은 곧 내 샬켄의 가장 아름다운 회화를 찾았고, 그 그림에서 나는 눈을 뗄 수 없어서 나의 졸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드레드덴에서의 나의 수일간의 체류는 화랑 구경에만 바쳐졌다. p384

모든 고상한 예술 애호의 단서를 이루는 것은 소재에서 오는 인상이다. p385

정신과 감각을 진정한 예술로 이끄는 그러한 귀중한 경험도, 가장 비참한 광경 중의 하나에 의해서 중단되고 흐려졌다. 그것은 언제나 내가 통과하던 드레스덴의 많은 거리가 파괴되고 황폐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내 마음을 간파할 수 있었다면, 그 속에서 어떠한 장난도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아는 것이 많아지면 불안이 커진다라는 옛말의 진실이 커다란 힘으로 나를 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자신이 본 것을 정리하고, 자신의 것을 만들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 일은 나에게는 성공되지 못했다. p386

나의 힘에 알맞은 방법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면 나는 결국 마음이 훨씬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p387

그는 동판 하나에 필요한 시간을 정확히 재어서는 매일 예정된 일의 분량을 완성하기 전엔 어떤 일이 있어도 일에서 떠나려고 하지 않았다. p388

è  나에게 필요한 자세다..

풍경은 나의 고독한 산책에서 마음의 위안이 되었으며, 그 자체가 표현하기 쉽고 그리고 예술품으로서도 나를 싫증나게 하는 인물보다는 수월한 것으로 여겨졌다. p389

아마 그것은 우리들이 그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는 자만심이 너무 지나쳤고, 그렇다해서 그와 친한 관계가 될 수 있는 자격도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일시적이고 어리석은 생각은 자부심이 강한 망상적인 청년시대에는 이상할 것도 없지만, 물론 후일에 가서 그 벌을 받았다. 그것은 그처럼 탁월했고, 내가 매우 존경하던 인물을 결국 한 번도 만날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p390

(빙켈만)의 요절은 그의 생애의 가치를 한층 더 높였다.

나는 이미 집을 떠날 무렵부터 우울증의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p392

나는 원래 타고난 건강한 체질을 혹사시킴으로써 전체를 구하기 위해서 개개의 조직이 마침내 반란과 혁명을 폭발시키지 않으면 안 될 상태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나는 수일동안 사경을 헤맸다.

병의 치유는 비록 그 차도가 느리더라도 어쨌든 기분좋고 즐거운 것이다.

è  괴테의 정말 낙천적인 모습을 한번에 볼 수 있는 문장이다.

나는 육체 족에서는 병이 만성이 될 위험이 있었으나, 내심은 자유를 느끼고 매우 기뻤다.

그러나 이 시기에 특히 나의 용기를 북돋워준 것은, 많은 훌륭한 분들이 그들의 애정을 그것을 받을 가치가 없는 나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p393

그의 규칙적인 근면성을 특히 내가 좋아한 것은 내것이라고 자만할 수 없었던 장점을 적어도 타인에게 있어서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그 일부분이라도 내 것으로 만들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p394

도대체 누구든 환자와는 여간해서 친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기 때문에, 나는 이 호의의 가치를 더욱 절실히 느꼈다. p395

그래서 많은 친절한 사람들의 호의에 의해서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는 감정은 극히 약화되었다.

그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를 인도할 줄 알았으며, 또한 당시 내가 가야 할 방향에 주의를 환기시켜 주었다.

표면적으론 근엄하게 보이는 착실하고 학자적인 이 남자도 뛰어나게 귀여운 한 여성의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p396

병의 차도가 극히 부진했지만, 나는 이들 작품을 읽으면서 원기를 회복한 셈이다.

새로운 친구가 상호간에 바치는 신뢰는 순서를 따라 발전하는 것이다. 보통이다. 공통된 일이나 취미가 서로 일치하여, 최초로 나타나는 법이다.

우정의 관계를 완전하게 하려면 보다 더 깊은 것이 열려있지 않으면 안 된다. p397

그의 유쾌하고 논리에 맞는 이야기는 나와 마찬가지로 불쾌한 병에 의해서 세상 일과 차단되었고, 그 정신의 발랄한 활동은 종교적인 사물에 향하려고 간절히 바라던 젊은 인간을 고통없이 경청시켰다. p398

청년들과 도시의 병사간에 불화가 생겨 마침내 폭력 사태에까지 이른 것이다. p399

누이동생은 언제나 변함없고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의 여인으로서, 엄격과 유화, 고집과 순종과의 실로 기묘한 혼합체였다. 이러한 성격은 혹은 하나가 되고 혹은 의지와 감정과의 작용에 의해서 따로따로 작용한다. p401

그녀의 정신이 발랄하고 독특하기 때문에, 그녀는 동일한 구제의 길을 걸어온 다른 부인들과는 완전히 어울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감정의 발전과정에 만족하고 있는 다른 부인들보다도 더 많은 것을 알았고 생각했고 또 포용했다. p403

그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고통보다는 오히려 부자유 때문에 고생했다. p405

이 책(벨링의 <신비적 마술사>)에 대해서 내가 첫째로 노력한 것은 저자가 어떤 부분에서 다른 부분을 지시하고, 그리고 그것에 의해서 그가 숨기고 있는 것은 밝힐 것을 약속하는 암시를 가장 면밀히 주의하고, 이와 같이 상호 해명해야 할 부분의 페이지 번호를 난 외에 기입하는 일이었다.

이 책은 어렵고 이해할 수 없었다.  p406

모친도 합세하여 우리 세 사람은 이 비밀의 계시를 받았을 때보다도 도리어 더 많은 즐거움을 비밀 그 자체에서 맛보았다. p407

그러는 동안에 나는 뵈르하베의 <화학적요>에 몹시 마음이 끌려 이 사람의 많은 저작을 읽고 싶어졌다. 이것에 의해서 그렇지 않아도 오랫동안의 병 때문에 의학적인 것에 친숙해진 경향이 있었던 나는 이 훌륭한 사람의 금언집을 연구하는 계기를 얻었다. 이 금언들을 나는 즐겨 마음에 아로새기고, 기억에 새겨두고자 했다.

이것은 자신의 최근의 과거를 경멸함으로써 그 자만심을 버릴 수 있게 된다. 그 이유는 자신을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나 좋은 것이며 훌륭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차츰 알아차리게 됨에 따라서,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것은 스스로 버리는 것이 이 궁지를 빠져나오는 최상의 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p410

그는 우리들이 논문을 제출할 때에 진심에서 우러나는 목소리로 우리들이 글씨쓰기 연습을 해야 하는 것, 그것은 문장에 앞서 더 많은 힘을 들이는 것이 신성한 의무라고 설명했다. p411

젊은 사람들, 특히 실제적인 것에 정열을 쏟고, 속세에서 구하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해야 할 이 유희도 결국에는 나의 도락이 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오랫동안 그것을 해보았지만 진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누군가가 나에게 이 유희를 전체로서 관찰하게 하고 여기에는 다소의 어떤 징조와 우연이 판단력이나 행동을 훈련하는 일종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또 여러 가지 유희를 동시에 이해시켰더라면 나도 어쩌면 이것과 친숙해졌을지도 모른다. p412

나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물화를 그렸다. p413

물론 우리들 자신에 대해서, 우리들을 해치거나 우리들을 이롭게 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오히려 번거롭고 때로는 슬픈 일이기도 하다. p414

생활에 있어서나 독서에 있어서 어떤 것은 청년에게만 적합하고 여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 p415

이 모든 것이 그와 비슷하게 되고 제약이 없는 동시에, 그의 내부에 포괄되어쏙, 그에 의해서 제한되어 있었다. 루키페르는 이 같은 영광에 둘러싸여 보다 높은 근본을 잊고, 근본을 자기 자신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자기 집중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불행에 빠져들게 되었다. p417

이 모순이 존재의 모든 종류를 통해서 인간에게 나타나서 완전한 자각과 단호한 의지가 인간의 경우에 동반해야 했기 때문에 인간은 가장 완전함과 동시에 가장 불완전하고, 가장 행복함과 동시에 가장 불행한 것이 되지 않을 수 없음이 예상되었다. p418

은혜 입은 자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은 진짜 망은이다.

즉 우리들이 존재하는 처지는 그것이 우리들을 끌어내리거나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들을 높이고 신의 의도를 실현하는 기회를 부여하며, 그뿐 아니라 그것을 의무로 만든다. 이 신의 목적의 실현은 우리들의 일면에 있어서는 자아집중을 강요당하고 있으나, 다른 면에서는 규칙적인 맥박을 작동해서 자아를 포기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에 의해서 도달된다. p419

 

9

우리들에게는 상상력이 있다.

우리들은 감정,애정,정열을 효과적으로 발달시키고 순화시켜야 한다.

정열은 전에는 비난받은 것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우리들의 연구의 주제가 되는 것으로서, 그 지식은 우리들의 정신력의 가장 뛰어난 도야의 수단으로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것은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귀중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을 수 없었다. p421

또 다시 부친의 집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내가 많은 고통을 겪어 온 이 깨끗한 방들이 나에게는 싫증나는 것이었고, 또한 부친과의 관계도 기분 좋게 유지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불가항력적인 일을 마치 의지 여하에 따라 어떻게든지 할 수 있다는 듯이 말한 것을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p422

청년은 알지 않으면 안 되는 것,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에 몰두한다. 왜냐하면 첫째로는 그것이 그 자체로 그들의 흥미를 끌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그것이 독립과 부유한 생활을 즐겁게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p429

기형아, 불구자, 혐오감을 주는 장애인들은 왕비가 통과하는 길가에 일체 나타나지 못했다.

거기에 특히 병자와 절름발이를 위해서 세상을 편력했던 그리스도의 왕림과 이러한 불행한 자들을 쫓아버린 왕비의 왕림을 대조시켰던 것이다. p432

친구들이 나를 위해서 몹시 근심했다는 것을 정성스럽게 알려주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에 감동해서 이제부터는 절대로 그런 경솔한 장난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정도였다. p434

산책하는 많은 무리들의 광경이 여기에서 다른 장소보다 재미있게 보인 것은 부인들의 복장 때문이었다. p435

따라서 그들의 양심은 대체로 순수성이 보존되고, 또한 정신은 일반적으로 명랑했다. 그래서 인위적이 아닌 참으로 자연적인 교양이 이루어졌다. p439

그가 말하는 태도는 솔직,명확 그리고 꾸밈없고 활달했는데, 그러한 때의 야유적인 가벼운 해학은 그에게 잘 어울렸다. p441

때로는 우리의 친구 사이에도 크고 작은 분쟁이 생겼고, 잘쯔만이 부친 같은 태도로 화해시킬 수 없는 경우에는, 레르제가 이상과 같은 성격으로 말미암아 중재자 겸 재판관으로서 가장 적임자였다.

레르제는 이와 같은 내분을 비판할 때에도 언제나 최대의 공정함을 보였다. 그리고 언쟁이 말이나 설명으로 해결될 수 없을 경우, 그는 예상되는 보복 행위를 감탄할 만한 솜씨로 평화롭게 처리했다. p442

해부학도 나의 지식욕을 충족시키면서 보기 싫은 광경에도 순응해 나갈 수 있음을 가르쳐 주었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서는 이중의 가치가 있었다. p443

나는 새로 사귄 친구에 대해서 얼마 동안은 그저 되어가는 대로 내맡기고서, 상대방의 일이나 내가 받은 영향 같은 것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p447

나이가 먹기 싫거든 젊었을 때에 목이나 매달지 그랬냐!”

그는 우리들의 오후 산책에서 생긴 사건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들추어내어 그것을 교묘한 말씨로 자책의 재료로 삼았고, 마침내는 거지 할멈의 그에 대한 반항을 되풀이하고, 그리고는 라인 강에 투신이나 하지 않을까 염려될 정도로 머리가 돌아가버렸다. p452

탑에 관한 연구를 마음 속이나 종이 위에 다시 보충해 보는 일에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젊은 날의 소망은 노년에 이르러 풍요하게 이루어진다.’

우리들의 소망이라는 것은 우리들 내부에 있는 능력의 예감이며, 자신이 장례 성취할 수 있는 것의 전조이다. p457

사람은 외부로부터의 유혹에 촉진되어 지나치게 활동적이 되면, 이것저것에 손을 대게 되고, 그리고는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싶은 욕망이 활발해지게 될 것이다. p458

 

10

그는 왕성한 창작 충동을 느꼈으나, 강렬한 그 힘도 충분하지 않아서 어쩌면 그보다도 더 강한 다른 충동, 즉 타인에게 무엇인가 창조시키려는 충동에 몸을 맡겼다.

그의 일생생활에 있어서 그들 상호간에만 통용되는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 자리에서만 재미가 있을 뿐, 후에 가면 아무런 가치도 인정할 수 없는 해학을 지나칠 정도로 즐겼다.

그들은 자신들의 애정을 매우 귀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반복해서 표현하는 것을 즐겼고, 그것을 위해서는 종이도 잉크도 아끼지 않았다. p475

그리고 나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는 교제하지 않고 나이 적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서로 찬사와 찬양, 그리고 서로 추켜세우는 일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빈말의 장난만을 하고 있는 사이에 개성은 여지없이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p476

우리 일행은 그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자 곧 그에게 접근하고 싶은 열렬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이 행운은 뜻밖에도 우연히 내게 제일 먼저 왔다. p477

그의 태도는 결코 민첩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세련되고 예의바르고 거기에 어딘가 온화한 점이 있었다.

이와 같은 그의 반항적인 기질로 인해서, 나는 여러 가지 일에 있어서 참지 않으면 안 되었다. p478

이러한 사람을 끌어당기거나 반발하거나 하는 것은, 원래 모든 사람에게 다 있는 것으로, 단지 사람에 따라 대소의 차이가 있으며, 그것이 교차하는데 완급의 차가 있을 뿐이다. p479

헤르더에게는 어떤 짓을 해본들, 결코 그로부터 인정받는 것은 기대할 수는 없었다. p480

신은 원시인에 대해서교사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p482

그러한 것들에 대해서 나는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불쾌했다. 그렇지만 나는 자신의 교양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존중할 수가 있었으며, 또한 그 위에 지금까지의 의견이나 기호를 포기한 일도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곧 그것에 따랐고, 단지 그 당시 내 입장에서 가능한 정당한 비난과 부당한 비방을 구별하기 위해 노력했다. p484

내가 열심히 구하면 구할수록 더욱더 그는 아끼지 않고 주었다.

그는 지도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음미하고 자극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p485

자신이나 타인의 결점에 대해서는 어떤 유익한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 한, 결코 그것을 말해서는 안 된다.

감사와 배은이란 도덕의 세계에 있어서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그리고 언제나 인간 상호간의 진정시킬 수 없는 사건의 하나다. p487

감사를 싫어하는 것, 은혜를 불만과 혐오감으로 보답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며, 단지 탁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만 볼 수 있다.

헤르더는 그의 전성기를 끊임없이 자신을 위해서나 타인을 위해서 불쾌한 것으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는 청년시절에 피할 수 없었던 불만을 후년에 정신적으로 유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p488

나 자신도 모든 지식을 추구하여 이미 일직부터 지식의 공허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받은 것은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p491

여행자는 이런 지역에서 주민의 압력 같은 것을 느끼지 않는다면, 제한된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p494

이런 사람들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중의 은인이라는 공적을 갖고 있다. 즉 전에는 그 당시를 행복하게 했으며, 후에는 후대의 사람들의 감정이나 용기를 길러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다. p496

그리고 이 같은 적막을 느낀 일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던 것처럼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별안간 멀리서 부는 피리소리가 발삼 향기처럼 적막한 분위기를 깨뜨렸을 때, 그 소리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랐다. p502

세상을 널리 견문할수록,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유명한 사람의 이름 외에, 모든 지방마다 존경을 받는 사람들의 이름을 알게 되어 한층 기쁨을 느꼈다. p503

즉 그는 일체를 매우 깊이 감수하였고, 또한 이러한 작품의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알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의 가치 전체가 순수하게 나타나고, 세부적인 강조에 의해서 혼란을 일으키거나 당연한 전체적인 느낌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는 만큼 더욱 명확하게 나타냈던 것이다. p505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인간을 실생활로 인도하고, 정신적인 교육을 돌보며, 그 일생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에 축복을 부여하여 그들을 가르치고, 격려하며 위로하고, 그리고는 현재의 위로가 불충분할 때는 보다 행복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해주며, 또한 보증해 주는 일인 것이다.

정열적이고 쾌활하며, 항상 변치 않는 행동을 겸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그의 성격을 나타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506

실제로 나는 여러 가지 대상, 즉 행과 불행, 선과 악, 삶과 죽음을 초월해서 진실로 시적인 세계를 점유하기에 이르는 반어적인 심술에 동감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이런 약속을 시켰다. 즉 나를 소개할 때, 나에 관해서 좋게도 나쁘게도 말하지 않을 것, 절대로 나를 무관심하게 취급해 줄 것, 그리고 너무 형편없지는 않더라도 다소 초라하고 허물없는 복장을 하고 가도록 승낙할 것 등이었다. p509

변장에 대한 흥미는 그 엄격한 아버지에 의해서 어려서부터 자극을 받았다는 사실을 여기에 밝힘으로써 더욱 용서받고자 한다. p510

고상하고 동그란 코는 이 세상에 아무 근심도 없는 듯이 제마음껏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었다. p513

그녀는 총명한 말솜씨로 밤을 낮으로 만들었다. p515

생각을 했으면 즉시 실행하라!

그러는 사이에 우리들은 옷을 바꿔 입었다. p519

이 두 시간은 나에겐 한없이 긴 시간이었다. p520

사랑과 필요는 분명히 최고의 스승이다. p522

지금 우리를 기분좋게 둘러싸고 있는 전원의 현실과 소박함을 공상의 엉뚱한 장난으로 손상시킬 우려만 없다면 그 이야기를 여기에 삽입하겠으나, 그것은 그만두겠다.

인간은 타인에 대해 그 인격에 의해서, 그가 나타낼 수 있는 일체의 영향을 주는 것이다.

나는 부친에게서 이어받은 친분으로 인해서 나는 친구들에게 대개 불쾌한 존재였다. 왜냐하면 누구나 타인의 의견이나 사고방식을 듣기 좋아하지 않으며, 특히 경험이 천박하여 언제나 판단이 미숙한 듯이 보이는 젊은이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모친은 사교적인 담화를 잘할 수 있는 소질을 나에게 충분히 남겨주었다. 극히 허황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것으로써 이미 상상력에 대해서는 강한 매력을 주었고, 아무렇지도 않은 내용도 이성에게는 감사와 함께 환영을 받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조금도 힘이 들지 않았던 이런 화술 때문에 나는 어린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고, 청년들을 감동시키고, 그리고 즐겁게 해주었으며, 또한 연장자의 주목을 받았다. p531

 

[괴테의 시와 진실()]

3부 나무는 자라도 하늘까지는 닿지 않게 되어 있다

11

사교를 위해서는 나도 약간의 시간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집 저집에서 나는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기 때문이다.

헤르더는 내 눈을 가리고 있던 독일문학의 빈곤한 장막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던 것이다. 그는 나의 여러 가지 선입관을 무자비하게 파괴해 버렸다.

그뿐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지니고 있던 희망과 공상은 그에 의해서 위축되어 버렸고 자신의 능력에 실망을 느끼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p9

이런 모든 일들이 쌓이다보니 나는 말수가 적어졌고 침울하게 되어갔다. 그리고 나의 외모도 이런 심경과 일치되어 갔던 모양이었다. p10

연구란 그저 진실하고 근면한 것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오. 쾌활하고 자유로운 정신으로 해야 하는 겁니다. p11

사랑하는 사람 옆에 있으면 언제나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법이다. p13

그러나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키스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p14

대체로 이런 모임에서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싹트는 애정이 발각되면 본인을 당황하게 한다든가, 그 사이를 더욱 두텁게 하는 짓을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여인에게서 느끼는 가장 순수한 기쁨은 그녀가 타인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보는 일이다. p15

그녀에게서 받은 좋은 인상이 언제까지나 되살아나 점점 새로워지는 것이었다. 나는 아름다운 그녀의 인상을 몇 번이고 떠올리며 더욱 기뻐했으며, 가까운 장래에 오랫동안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은 희망이 간절해졌다. p18

그러나 나는 그녀 옆에 있었기 때문에 고통도 불만도 느끼지 않았다. p19

그리하여 나를 향한 그녀의 사랑은 재앙을 몰고 올 것 같이 생각되어 나는 산너머 멀리로 달아나버리고 싶었다.

내 마음 속에 그런 미신이 커가고 있었던 것은 실은 어떤 종류의 자부심 때문이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사랑과 정열, 술과 춤으로 달구어진 내 혈관 속에 회오리쳤으며, 나의 상념을 어지럽히고 나서 감정을 건드렸다. 그래서 어제의 그 흐뭇한 환희와는 반대로, 끝없는 절망의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p21

우리들은 미신에게서 빼앗은 모든 일이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많으면 그만큼 우리들은 미신을 쉽게 떨쳐버린다.

왜냐하면 그녀를 생생하게 그리다 보면 그녀를 보지 않아도 나의 사랑은 두터워 갔고, 그렇기에 편지 속의 말은 서로 마주보고 하는 말보다 도리어 더 즐겁고 더 귀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p22

이번에는 거울 속에 결코 추하게 비쳐지지 않는 자기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네와 정신이나 감정이 서로 닮은 사람들이 글 속에 있다는 것을 아무도 공공연히 감정이 서로 닮은 사람들이 글 속에 있다는 것을 아무도 공공연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을 부정하지도 않았다.

훌륭한 소질을 갖춘 사람은 누구나 교양을 쌓아감에 따라서, 자기들은 이 세상에서 이중의 역할, 즉 현실적인 역할과 또 하나 관념상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떠한 현실적 역할이 우리에게 부과되어 있는가에 대해서는 우리들은 너무나도 명백하게 경험하나, 2의 역할에 대해서는 그것을 명확히 하기가 쉽지 않다. p24

사랑하는 것에 대한 관계는 결정적인 것으로서 환경은 그다지 중요한 의미가 없는 법이다. p30

외모로 보아 쾌활하고 침착한 태도와는 달리 감동하기 쉬운 부드러운 마음을 나타내는 이 두가지 특징은 나에게는 그리 새로운 사실이 아니었으며, 그것이야말로 나의 노력에서 얻은 유일한 보수였다.

프리데리케는 다른 옷으로 차려입을 것은 염두에도 없었고 어디를 가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기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p32

나는 그녀가 아무런 변함도 없이 이 같은 환경 속에서 나뭇가지에 앉은 새처럼 자유로운 태도를 보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주목적을 부수적인 일처럼 여겼던 것은 물론 내 생활의 무질서에서 온 것이었다. p33

나에게는 참된 지식이 부족했고 내심의 영향이 조금도 이러한 대상으로 나를 끌고가지 않았다.

도대체 내가 흥미를 느끼려면 그 일에서 무슨 수확을 얻을 수 있는 것이어야만 했다. 즉 나에게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며, 또 기대를 갖게 하는 무엇인가를 그 일에서 인정해야만 했다. p34

그래서 나는 무슨 일반적인 제목 중에서 나에게 능숙한 문제를 택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각자가 멋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마음먹은 일은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p35

또 헤르더와의 교제는 나 자신의 미숙한 점을 너무나도 뚜렷이 드러냈던 것이다. 아니 자기에 대한 일종의 불신감까지도 그와의 교제를 통해서 완전히 굳어졌던 것이다. p36

(셰플린)는 정치가들의 신뢰를 받았으며, 그들을 위해서 철두철미한 해설을 해주기도 하고, 도처에서 최대로 재능을 발휘할 무대를 얻었다. p39

è  이 대목에서 소크라테스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개인의 순수하고 조용하며 끊임없는 진보를 서술할 수 있는 전기는 드문 것이다.

프랑스인은 그들의 언어로 말을 거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관대했고, 무슨 틀리는 점이 있더라도 조소하거나 직접 꾸짖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 나라 말의 오류를 범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 같아서 그들은 한 번 말한 것과 똑 같은 말을 딴 표현으로 반복하여 말해 주며, 또한 사용해야 할 것을 어느 정도 예의 있게 강조하며, 이런 방법으로 총명하고 주의 깊은 사람들을 정확하고 타당한 방향으로 이끄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진지하게 생각하고, 자기가 제자라는 태도를 취할 정도로 자기를 부인한다면 얻는 것도 많고 진보도 하겠지만, 늘 어느 정도의 굴욕적인 기분을 느끼게도 한다. p43

이 타향에서는 결국 지방에서의 전통적 관례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p44

피정복자는 부득이 그 존재의 절반을 잃는다 해도, 나머지 반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자기의 치욕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온다는 희망을 길러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꼭 붙들고 놓지 않는 법이다. p45

전부터 늘 자연을 스승으로 삼아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감정의 진실과 솔직, 그리고 감정의 단적이고 솔직한 표현 이외는 무엇이건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p47

비극은 대부분 극장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명문 출신 고관, 부유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상류사회 사람들이 중요한 오락으로 문학을 택한 관계로 문학이 완전히 사교적이고 귀족적인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상류계급 사람들과 문학자들은 서로를 교화했으나 서로를 망칠 수 밖에 없었다.

자기편 사람들에 대해서는 과분한 호의를 표시하고 적대자들에게는 지나치게 악의를 표시했다.

언제나 노인의 판단에만 귀를 기울이는 민중은 쉽사리 건방져지는 법이다. 미숙한 두뇌에 받아들여진 원숙한 판단보다 더 쓸모없는 것은 없다. p50

벌써 오래 전에 폐장이 되어버린 극장에서 한 애국자는 프랑스의 국민적인 민심을 앙양시키는 작품을 상연했고, <칼레의 포위>는 열광적인 갈채를 받긴 했지만, 이러한 작품들까지도 이내 이와 동류의 애국적인 작품들과 함께 무가치하고 어떤 의미로 보나 배척해야 할 것으로 여겨졌다. p51

우리들은 위대하고 훌륭한 사회가 우리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엇다.

우리들은 백과사전 편찬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거나 혹은 그 거대한 저작의 한 권을 펼치면 마치 큰 공장의 무수히 움직이는 실꾸러미와 방직기 속을 지나가고 잇는 것처럼 느껴진다. p52

모든 예술의 최고 과제는 가상을 통해서 더한층 높은 현실의 착각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가상을 지나치게 현실화함으로써 결국 평범한 현실만이 남게 하는 것은 잘못된 노력이다. p53

셰익스피어는 독일 국민들에 의해서 다른 국민들에게보다, 아니 그 자신의 국민에게서보다도 깊이 인식되었다. 우리들은 우리들 서로가 주지 않는 모든 공정.타당.관대한 대우를 충분히 그에게 주었다. p58

어느 서적에서 자기와 직접 관계가 있는 부분에 줄을 긋지 않는가?

è  직접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마음이 가는 곳에 줄을 긋긴 하는 것 같다. 때로는 이유가 명확하기도 하지만, 많은 부분은 왜 줄이 쳐지는지는 모르지만어쩌면 나의 무의식의 어떤 곳에서 공감이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그의 뛰어난 개성, 위대한 격언, 적절한 묘사, 유머러스한 필치 등 하나하나가 모두 강력하게 내 가슴을 울렸다. p59

è  누군가에게 글로써 이렇게 기억될 수 있다면, 단 한권의 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도(물론 단 한권의 책으로는 이런 글을 남기기는 힘들겠지만) 행복할 것 같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성서에 정통한 것처럼 점점 셰익스피어에 골몰하여, 그를 통해서 알게 된 그 시대의 장점이나 단점을 모방하여 담화했고, 또 그의 재롱에 의해서 최대의 기쁨을 맛보았고, 또 번안을 하거나 감히 독창을 통해서 그와 경쟁하기도 했다. p60

이 인물에 대해서 검토하지 않고 흠도 가려내지 않고 무조건 숭배하는 것이 우리들은 즐거웠다.

참으로 많은 특징을 하나의 개념에 포함하고 있는 말이다.(휩지컬, whimsical) p61

(렌쯔)는 선배들의 갑옷이나 어릿광대의 자켓을 몸에 딱 맞게 입어낼 줄 알고 선배들의 몸짓과 같은 것을 재미있고 우습게 해냈기 때문에 그런 일을 흥겨워하는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독차지했다. p62

그녀가 눈앞에 없으니까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내 마음 속에 넘치는 정은 멀리 떨어져서 이야기함으로써 더욱 더 격렬해졌던 것이다. p66

이같이 많이 수집되어 있는 군상들이 저마다 이해하기 쉽고 어느 작품이나 자연스럽고 그 차제가 중요성을 띠고 있는 것만은 느낄 수가 있었다. p69

분석적인 비판을 삼가고 향락하면서까지 자기 속으로 받아들이는 이러한 인상이 암암리에 풍부한 수확을 거두는 것은 참으로 귀중한 일이다. 청년은 비판적 태도를 취하려 하지 않고 우수하고 훌륭한 것을 탐구하거나 분석함에 있어, 오로지 자신에게만 영향을 끼치게끔 내버려둔다면 이와 같은 최대의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 것이다.

è  왠지 멋있는 말이다.

 

12

나는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이 주위에 모여들어 나에게 의뢰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 떄문에 결국 그들의 운명을 짊어지고 화를 입게 되는 것이었다. p71

아버지는 그것을 정독하고 장차 출판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è  괴테가 이미 성인이 되고나서도 아버지의 자식사랑이 엄청나다. 그런데 왠지 외로웠을 것 같다. 그의 인생에 너무 많은 부분이 아이들에 대한 부분이라서. 개인적인 즐거움이 과연 다른 것이 어떤 것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밀려든다.

그녀의 총명함이 많은 일을 통찰하고 선량한 마음씨가 여러 가지 일을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p72

천성적으로 성실하고 고상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인간이면서도 그는 세상에 대해서 울분을 느끼고 있엇고, 이와 같은 울분을 마음 속에 자아낸 결과 의도적으로 무뢰한, 아니 악한이 되려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p74

흔히 나에게 모범과 모사물에 대한 기쁨을 느끼며 저절로 솟아오르는 나의 천진난만한 표현욕이 부럽다고 말했다. p75

è  천진난만한 표현욕. 정말 잘 표현한듯!!!

그런데 나는 하만과 헤르더에게 현혹되어 이같이 간단한 사상과 고찰을 기이한 언어와 문구의 연기 속에 은폐했고, 내 마음 속에 비친 빛을 내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어둡게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è  괴테는 그에게 오는 기회들을 모두 다 잘 잡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때도 있었구나.

근본적인 견해란, …… 우리들에게 전승되는 것, 특히 문서에 의해서 전승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기초, 내용, 의미, 방향인 것이다. 여기에 근원적인 것, 신적인 것, 작용하는 것, 침해할 수 없는 것,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하고 있으며, 시간도 외부의 영향도 혹은 조건도 이 내적인 근본 본질을 해칠 수도 없는 것이다. p78

언어가 무엇을 말하고 나타내기 위해서는 전체에서 분리하지 않을 수 없고 개별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p84

이 책자들은 어느 부분에 숨겨진 뜻이라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우리들을 감동시키고 자극하기 때문에 언제 펼쳐보아도 늘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같다. p85

è  여기서 말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란 무엇일까?

문학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신성한 일로 취급되어, 보수를 받거나 또는 보수를 올리거나 하는 일은 거의 성직을 매매하는 것처럼 생각했다. p87

그 책은 크나큰 가치가 있기는 했지만 결코 일반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이 기이한 형식 때문에 교훈적인 것이 많이 희생되고 말았다.

그러나 문학 애호가나 일반 독자들은 전혀 계몽을 받지 못했으며, 그들에게는 이 책이 닫혀진채였다.

저자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컸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p89

나는 다소라도 창작에 대해서 애착이 있고 기량에 자신이 있은 사람들에게는 자기 방식대로 무엇이건 독창적으로 써보라고 촉구했고, 동시에 나 자신도 여러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시작을 집필할 것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문학의 한 시대가 생겨난 것이다.

이 원천에서 솟아난 작용과 반작용을 서술하려는 것이 바로 이 편의 주제인 것이다. p91

어느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 남몰래 나를 사모하고 있었으나, 내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부인과의 즐거운 교제에 있어서 한층 더 명랑하고 유쾌한 태도를 나타낼 수가 있었다.

나는 이러한 자책적 참회를 통해서 내적 면죄를 받기에 합당하도록 상례적인 문학적 고백을 시도했다. p92

이 투쟁심은 독일인에 있어서는 내란이나 외국 원정 특히 십자군 원정에 의해서, 그뿐 아니라 재판의 관례 자체에 의해서 자극되고 조성되어 드디어는 습관이 되어버렸다. p96

의회의 관심을 살펴보면 의원들에게는 원래 출혈을 중지시키는 것만이 문제가 되고, 상처가 치료되었는가의 여부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재판소가 설치되었다. 여기서는 단지 악의 경감이 문제이며 그것을 근절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들이 통찰했는지, 또 이런 경우에 흔히 있듯이 사소한 노력으로 많은 업적을 올리려는 희망을 안고 좋아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요컨대 재판소는 부정을 방지했다기보다는 치안 방해자를 처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p97

교회의 재산을 징수해서 고등법원에 내주자는 제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국가가 두 종파로 분열해 있었던 것이 이번에도 역시 여러면에 있어서 최악의 영향을 끼쳤다. p99

이와 같은 무정부 시대야말로 유능한 인물이 가장 확고한 지위를 차지하고, 선행을 하려는 사람은 적합한 자리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선택이라는 것이 이미 편파를 초래한다. p101

그 밖에 여러 가지 악습이 재판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배후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몇 사람의 배석판사의 배신 행위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한심스런 일이었다. p102

자유로우면 자유로울수록 자유를 원하는 법이다. 우리들을 지배하는 것은 아무것도 용서하지 못한다. 우리들은 압박당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또 아무도 압박을 당해서도 안 된다. p107

그리스 신화는 세계의 위대한 예술가들에 의하여 눈으로 볼 수 잇고 용이하게 상상할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되어 아직도 우리 눈앞에 존재하고 있었다. p110

인도의 우화에 있어서는 나는 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슷한 흥미를 느꼈다. p111

그들의 예술 작품은 무한히 풍부한 세계로 나를 인도했으며, 대개는 이름만 남아있는 훌륭한 시인이나 웅변가의 공적을 전개시켜주었다. p114

모든 존재가 각각 저마다의 방식으로 나에게 영향을 끼치도록 노력했다. 그로 인해서 자연계의 개개의 대상과 신기한 친화관계가 생겼고 전체와의 친밀한 공명과 공감이 생겨, 그로 인해서 마음이나 지방의 변화, 밤과 낮 및 계절의 바뀜, 기타 발생할 수 있는 여하한 변화도 전부 나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었다. p115

그녀는 타인에게 격렬한 정열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누구에게도 호감을 갖게 하는 여자였다.

이런 것들을 바라보는 것이 나에게는 언제나 유쾌했으며, 이러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을 좋아했다.

여자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보이기 위해서 몸을 치장한다.

è  아닐 때도 많은데.;;;

서로 경쟁하여 아무리 몸을 치장해도 지칠 줄을 모르는 존재이다.

그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현명하고 분별있는 사람이 되며 자기 교양을 위해서 많은 책이 필요치 않다.

두 가지 의미에서 담백했다. 첫재로는 그녀의 천성이 특수한 애정보다는 일반적인 호의에 향해져 있었으며, 둘재로는 일생을 그녀와 운명을 함께하겠다고 공언한, 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에게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p117

우리 세 사람은 붙어다니는 것이 습관이 되었으며, 어지하여 이렇게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렇게 우리는 즐거운 한 여름을 보냈다. p118

특히 쓸쓸한 풍경을 그려서 그 적막한 정취를 나타낸 소묘나 스케치를 좋아했다.

그는 유복한 집안의 아들로서 소심하게 일에 구애될 필요도 없었고, 서둘러 직장을 구할 필요도 없었다. p119

그 이유는 나는 원작의 미묘한 뜻을 너무 세밀하게 독일어로 모방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개개의 부분은 잘 들어맞았지만 전체와는 결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p120

여러 가지 시사문제가 토의된 후 화제는 일반적인 것으로 옮겨져서, 작가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반복되는 문제, 즉 문학은 융성기에 있느냐 또는 쇠퇴기에 있느냐, 진보하고 있느냐 후퇴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가 화제가 되었다.

제가 보는 바에 의하면 문학에도 계절이 있어서, 자연의 경우와 같이 서로 교체하고 어떤 현상을 이루며 그것이 차례로 반복됩니다.” p123

나는 사물에 관해서 그것이 어떠했는가 하는 것보다 그것이 어떻게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설명할 수가 있었다. p126

여하간 누이동생은 고독을 느꼈고, 아마도 소홀히 여겨지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용이하게 인품이 있는 남자의 성실한 구애를 받아들인 것이다.

è  역시 사람은 외로울 때 사람을 찾게 되나보다.

사람이란 누구나 타고난 반감이 있는 법이다. p129

이번의 관계도 친근함이 더해질수록 상대편의 관대함에 기대게 되고 나로서는 정당함을 넘어설 정도로 정열적이 되었던 것이다. p131

è  정열적이라또 집착하고 못됐게 대했던 것은 아닐까?

 

13

이런 우연한 생각이 가슴 속에 떠오르자 나는 곧 그것을 실행했다. p133

그 당시는 어떤 개인에게 이야기나 편지를 한다는 것은 동시에 여러 사람을 향해 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그 당시 사람들의 공통된 경향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 속을 들여다봄과 동시에 타인의 마음을 살폈다. p134

젊었을 때의 이러한 경험은 그 청년에게 연애편지에 대해 좋은 관념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p137

남편의 농담에도 친구들의 애정에도 어린애들의 애교에도 모두 한결같이 대했다.

언제나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 있었다.

è  언제나 늘 한결 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좋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진짜 내 모습은 계속해서 속이고 있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것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꽤나 크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예술 속에서 자연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하나의 정열이 되어 그것이 최고도에 달할 때는 열광적인 다른 예술 애호가들에게까지도 마치 미친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 틀림없다. p141

문제가 되는 것은, 이 같은 변호문이 소송 의뢰인의 마음에 드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관 마음에 들 수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누구나 제아무리 중대하고 긴박한 사무가 있어 그 일에 낮시간을 다 바친다고 하더라도 밤이면 연극을 구경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없다. 나도 역시 그랬다.

무대상의 성공은 작품의 가치보다도 배우의 인물에 의하는 수가 더 많았다. p144

본래가 선량하고 관대한 독일인은 사람이 학대받는 것을 보기 싫어한다. p147

나의 상상력은 나의 희곡 형식이 극장의 모든 한계를 초월하여 살아있는 현실의 사건에 더욱 접근하려고 노력할 정도까지 확장해 나갔다. p148

누이동생은 끝내는 초조해져서 다만 공중에 대고 말로만 떠들 것이 아니라 생생하게 상상한 것을 종이에다 똑똑히 적어놓으라고 친절히 독려하며 나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이 자극에 힘입어 나는 어느 날 아침, 계획과 각색을 미리 세우지도 않은 채 쓰기 시작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다만 말을 어떻게 유리하게 말판 위에 늘어놓는가가 문제였다. p149

지체하거나 주저하는 것은 자신없는 인간을 만들 뿐이라고 했다. p151

반대의 이유를 들어서 씌어진 회답은 고독한 자에게 그를 우울한 기분 속에 고착시키고 또 그를 더욱 완고하게 만드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p157

우리들의 장점은 대개의 의지와 의식에 의해서 실현되지만, 결점은 무의식중에 돌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자가 거의 기쁨이 되는 수가 드문 것에 비해서 후자는 언제나 고통과 가책을 준다.

영리한 영국인은 어려서부터 자기의 모든 능력을 자극하는 위대한 세계에 둘러싸여 있는 사실을 본다. p159

진정한 시는 현세의 복음으로서, 내면적 쾌활함과 외부적 쾌활함에 의해서 우리들을 압박하고 있는 지상의 무거운 짐을 제거해주는 점에 있다. p160

비교적 옛 시대에 속하는 것들이며, 그런 부류로 칠만한 비교적 새로운 것은 한결같이 풍자적이었고 신랄하며 특히 여인들을 경멸하는 것이었다. p162

비탄에 빠지기 쉬운 자는

자연이 준 상처보다 더 많은 상처를 알았으리라.

자살에 대해서는, 이미 수없이 논의가 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모든 인간의 관심을 끌며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논의를 거듭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간 본성에 관한 사건인 것이다. p163

è  자살. 모든 인간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다는 의미의미인 것? 자기가 끝내고 싶을 때 끝내는 것은 각자의 자유가 되어야 된다는 것. 괴테는 정말 자유로운 영혼이었나?

나는 자살을 함에 있어 오토처럼 행동할 수 없는 자는 자기 마음대로 이 세상에서 떠나는 것이 용서될 수 없다고 확신했다.

생존을 명랑하게 해나가려면 시인으로서의 임무를 실행하고 내가 이 중요한 제목에 대하여 느끼고 생각하고 공상한 것들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때문에 나는 2,3년 동안 마음 속에 꿈틀거리고 있었던 재료를 모았고, 나를 가장 괴롭히고 불안하게 했던 경우를 눈앞에 다시 떠올려 보았다. p165

è  괴롭히고 불안하게 했던 경우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괴테에게 있어서 작품활동이 그 모든 힘든 과정들을 견뎌내고 결과물이 주는 영향력이 꽤나 컸던 모양이다.

우리들은 자주 우리들의 의사와는 달리 잘못된 관계에 유혹되며, 이런 상태의 미완성이 우리들을 괴롭히고 게다가 그런 상태를 개선하고 거부할 수단도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p166

왜냐하면 철한다는 것은 마치 그림의 틀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시로 바꿈으로써 나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상쾌한 기분이었으나, 나의 친구들은 시를 현실로 바꾸어 이런 소설을 모방하고 끝내는 자살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이 작품 때문에 혼란이 일어났던 것이다. p168

그리고 잠깐 말을 끊었을 때 그는 아니, 그것 참 훌륭하군이란 말 한마디만 나에게 남기고 말 한마디 없이 가버렸을 때의 내 마음은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에르크는 나에게 고백하기를, 그때는 인간이 빠질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상태에 자기가 빠져있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내 원고가 무슨 이야기인지 전연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p169

그러나 모든 현실의 산만보다도 작가가 비교적 큰 작품에 착수하고 완성하는 것을 더욱 방해한 것은 그 당시 그런 친구들 간에 지배적이었던 욕망, 즉 인생에 나타나는 조금이라도 중요성이 있는 것은 전부 희곡화하려는 욕망이었다.

여러 가지 제목, 사건, 인물들을 단독으로 또는 모든 연관 속에 있어서 성립시키며, 그것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생생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p176

우리들이 존중하고 숭배하고 있는 것을 가능한 한 자기 것으로 할 뿐 아니라, 그런 것을 자기 자신 속에서 만들어내고 표현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의 가장 아름답고 달콤한 공상이며, 그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많은 고통이 생긴다 해도 우리들은 그것을 단념할 수가 없는 것이다. p180

è  이것이 바로 괴롭히고 불안하게 했던 모든 조각들을 끄집어 내어 작품 활동을 하게 만드는 동인인가보다.

 

14

그는 끊임없이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상상이나 감정으로 멋대로 다루었다. p182

그가 독서에 소비했던 시간은 탁월한 기억력에 의해서 많은 수확을 가져왔고, 그의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여러 가지 재료에 의해서 풍부히 했기 때문에 놀 수 있는 더욱 많은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p183

가장 평범한 일도 시화하는 그의 능력에 나는 경탄하고 있었다. p184

끝없이 질질 끌고 가는 이 글의 주목적은 나의 재능과 그의 재능을 서로 비교하는 것이었다. p185

나는 그 후 자신의 구상을 여러 번 표절 또는 사취당했지만, 나 또한 자신이 계획한 것, 상상한 것을 그 동안에 마구 털어놓았기 때문에 불평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p186

나는 언제나 사람의 외모부터 쓰기를 좋아한다. p187

è  친절한 괴테. 자신의 글쓰기 습관을 알려주고 있다.

모든 것은 자연의 손에서 나온 그대로가 좋다!”

모든 것은 인간의 손에서 나빠진다!” p188

그와 같은 유능한 성격의 견인력은 그것이 세속적, 실무적 생활을 통하여 유지된다면, 또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의 취급 방법이 많은 사람들 눈에 거칠게, 아니 무법적으로 보일지라도 적절한 시기에 사용되고 가장 확실하게 목적을 달성한다면 더욱 가치있는 것이 된다. p189

주고받은 서한의 내용은 격렬했으나, 우리들의 친분관계는 파괴되지 않았다. p192

성서의 문자, 아니 성서의 번역에 몰두하여 그가 찾고 기획한 것을 위한 양식이나 보조 수단이 거기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 것은 이처럼 철저한 연구가 결핍했던 데에 원인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p193

대체로 우리는 정신이나 감정에 관한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할 대는 대중으로부터, 아니 친구들로부터도 멀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사고방식과 교양 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들과도 서로 이해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p195

그에게 큰 고통이었던 것은 외모가 추하게 생긴 탓으로 용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설에 대해 결정적으로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는 못배기는 인물들을 대할 때였다. p196

나의 작품에 흥미를 갖고 있는 친애하는 독자가 언제나 나를 초조하게 만든다. p197

신앙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커다란 안정의 감정이며, 이 안심은 엄청나게 위대하고 강력한, 탐구되지 않는 존재에 대한 신뢰에서 생겨난다.

중요한 것은 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아는가, 어떻게 잘, 어떻게 많이 아는가 하는 것이다. p199

지식은 하나하나의 일에서 시작하여 무한하고, 또 형태가 없으며 결코 총괄될 수 없는 것이고, 총괄된 것처럼 보이다가도 그것은 기껏 공상적인 것밖에 되지 못한다. p200

왜냐하면 현실 세계에는 언제나 가능한 것만이 모여 있기 마련이며, 복잡하기 짝이 없고 혼란이 범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모든 부분에 정돈된 모습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p202

수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청년으로서는 오랫동안 알 수가 없게 마련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즉 남자는 나이를 먹으며 여자는 변한다는 사실이다. p204

이 부인들은 남자들보다 정신적, 종교적인 일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더 컸다. p205

바제도와 나는 누가 더 예의가 없는가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p207

글라임과 게오르크 야코비가 서로 공공연하게 상대방을 찬양한 서한과 시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풍자의 재료를 주었다. p208

그녀는 극성스런 남부 독일의 관습을 극복함으로써 우리를 차츰 부끄럽게 했고, 관용 정신의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도 사실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p209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것을 구경했을 때 아닌 게 아니라 그 신기한 회랑이나 원주에 경탄했다. 그러나 혼자서 볼 때는 창조 도중이며 완성이 요원한 채 말라붙은 이 소우주를 나는 언제나 우울한 기분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이었다. p211

그가 절대적인 신뢰감으로 가장 심오한 혼의 요구를 나에게 숨김없이 고백했을 때, 그것이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이와 같이 나를 강하게 움직이고 내 사고방식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스피노자였다. p213

특히 내가 그 사람에게 끌린 것은 어귀마다 빛나고 있는 철저한 무사였다.

신을 진실로 사랑하는 자는 신이 자기를 사랑해주기를 원해서는 안 된다.”

만사에 있어서 무사한 것, 사랑과 우정에 있어서 가장 무사한 것이 나의 최대 욕구이며 주의이며 실천이었던 것이다. p214

그와 같은 순수한 정신적 공명은 처음 있던 일이라 나는 더욱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p215

(시틸링, )는 신에 대한 신앙과 인간에 대한 성실을 언제나 자기의 귀중한 반려로 삼고 있었다. 어제 우리들은 그의 친구들 속에 있는 그를 보았고, 이 세상의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천상의 보물을 등한시하지 않는 그의 친구들이 그에게 신뢰를 바치고 있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

또 나는 사색에 잠겨 경험한 여러 가지 사건들을 정리하고 인상을 받은 것들을 소화시키는 데 노력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자유롭고 아무런 목적과 계획이 없는 생활과 행동을 하고 있었던 내가 라바터와 바제도가 사회적인 목적을 위하여 정신적, 종교적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언제까지나 모르고 있을 리가 없었다. 자기의 재능과 시간을 무계획하게 낭비하고 있던 나에게는 이 두 사람이 각자 독특한 방식으로, 가르치고 교도하고 설득하는 데 노력하면서도 그 이면에 일정한 의도를 숨기고 있는 것을 갑자기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뛰어난 인간은 분명히 자기의 마음 속에 있는 신성을 외부를 향해서 선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p218

얼마 전에 이 동양의 예언자의 전기를 비상한 흥미를 가지고 읽고 연구했었기 때문에, 이 생각이 떠올랐을 때는 상당한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p219

모든 일이 반드시 힘에 의해서 이루어지기란 힘든 것이어서, 궁할 때는 술책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성격과 정신을 통해 만인보다 뛰어난 천재가 수행할 수 있는 일체를 묘사하여 어떻게 승리하며 패배하는가를 묘사하려 했다. p220

 

15

병과 더불어 그녀의 쾌활함이 증가했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없었다.

나의 미숙한 솜씨가 허용하는 한, 그녀의 용모와 실내의 물건들을 한 폭의 그림 속에 그려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p221

나로 하여금 동포 교단이나 기타의 존경하는 기독교 신자들로부터 떨어지게 한 것은 교회가 이제까지 수차 분열했던 원인과 똑 같은 것이었다. 일부 사람들은 인간의 성품은 인류 타죄에 의해서 부패했으며, 뼛속까지 털끝만큼도 선을 발견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자기의 힘을 완전히 단념하고 모든 것에 있어 하나님의 은총을 바라며 그의 영향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p224

지난 수년간 나는 끊임없이 자기 힘을 단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내부에는 도덕성의 함양을 목표로, 최선의 의지를 가지고 쉴새 없는 활동이 계속되었다. 외부의 세계는 이 활동을 정리하고 타인을 위해 이용할 것을 요구했다. p225

그는 그리스도에게 제발 명상을 집어치우고 저 게으름뱅이들과 국내를 돌아다니거나 민중을 일에서 떠나게 하여 광야로 유인하지 말라고 간청했던 것이다. p226

누가 스스로의 과실로 불행에 빠진 것을 보면 동정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경우에 맞지 않은 정의감에 몰려서 비난을 퍼부음으로써 불행을 더하게 하는 것이다. p227

우리가 모두 짊어져야 할 인간 보편의 운명은 정신적으로 비교적 일찍 광범위하게 발달한 사람의 어깨에는 가장 무겁게 놓이는 것이다.

여하간 종말에는 언제나 인간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p228

이리하여 나는 나의 독립성의 확증을 찾아보았으며, 가장 확실한 기초로서 자신의 창조적 재능을 발견했다.

조금이라도 기회다운 기회만 주어지면 나는 언제든지 그것에 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타고난 재능을 반성해 볼 때 그것은 순전히 나 자신에 속해 있는 것이며 타인에 의해 조장되거나 방해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거기에 나의 전 존재의 기초를 세우고 싶었다.

사회의 칭송을 받은 나의 작품들도 고독의 산물이었다.

나의 성격과 사고방식에 있어서는 항상 하나의 의향이 다른 모든 것을 떠밀어버리기 때문에 그들과의 결별도 그만큼 무리 없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p229

대체로 그리스 신화는 끝없이 풍부하게 신과 인간에 대한 상징을 제공해주고 있다.

저 평화스럽고 조소적이고 결국 인내하며 주권을 승인하면서도 그것과 동등하게 되고 싶다는 저항을 묘사하는 것이 내 성격에 어울렸다.

이 시들은 예술적 자연과 자연적 예술을 감격적으로 전하며, 그것이 성립하는 순간에 나와 친구들에게 언제나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던 것이다. p231

그래서 결국 좋은 모범을 갖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가 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모범의 개개의 점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모범에 의거하는 방법을 보아가면 여러 경우에 응용할 수 있으며, 그것에 의해서 판단을 내리는 데 최대의 편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235

이 대화의 진행방식은 마치 <천일야화>처럼 하나의 중요한 제재가 다른 제재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반복되곤 했다. p235

속담이나 금언은 일반적으로 금언을 강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말이라도 하고 싶은 서민 계급에서 나온 것이며, 상류 계급은 그것에 대하여 행동을 보충할 수 있었고, 게다가 16세기의 시가는 철두철미하게 교훈적인 것이어서 우리 국어에는 아래에서 위를 향해 사용하는 진지한 말이나 풍자적인 말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p236

우박이 수확물을 망쳐놓는다 해도 해가 바뀌면 또 여물게 마련. p237

이런 것을 발췌해두면, 언제나 인형극의 에필로그로서 유쾌한 착상의 동기가 될 것이다. p238

è  괴테는 토피카를 잘 수집하고, 잘 정리하여, 그의 작품활동에 활용을 잘 했던 모양이다.

우울증적 망상에 기인하는 편견이 존경하는 아버지에게 공포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뚜렷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내가 강력한 반대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정면으로 아버지의 확신을 반대하는 행동을 취하고 싶지는 않았다. p239

시적 전통을 자기의 목적이나 사고 방식에 의해서 개작하는 것은 순전히 각자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훨씬 후일에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실 그것은 렌츠가 나를 훼손하고 나의 사회적 평판을 악화시키려는 속셈의 첫 단계였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것을 알 턱이 없었던 것이다. p241

이 해적단은 잠깐의 휴식 동안이라 할지라도 그 때문에 연약해지는 것이 두려워 절도와 약탈을 했고, 할 것이 없을 때에는 수령이 주연의 식탁 밑에서 권총을 발사하여 평화시에 있어서도 부상과 고통이 근절되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p242

è  마치 약물중독에 지독하게 빠져든 사람들 같다. 한시도 약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단 나의 작품들과 그것에 관련된 사건들에 대해서 공공연하게 의견을 발표한 비평가들을 여러 가지 풍자화로 나타내는 짓궂은 장난을 했던 것이다. p243

그 사건의 사정을 내게서 자세히 들은 사람 중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서로 의심하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나는 나 자신의 어리석은 행동분만 아니라 친구들의 경솔하고 지나친 소행 때문에 이번에나 후일에나 자주 벌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상대방이 대화를 기대하거나 원할 것 같은 제목에 관해서는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나 문학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거의 듣지 못했다. p246

비전문적인 취미로 삼고 있는 재주에 대해서는 더욱 스스럼없이 이야기했으나, 자기의 본직에 대한 이야기는 피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p246

만일 그가 자기의 인격과 공로에 대해서 몹시 예민한 자아의식을 가진 점만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교제는 찾아낼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는 철저하게 개방적이고 공개적이어서, 나는 단시일에 그로부터 매우 많은 것을 배웠다.

누구나 자기의 천부적 재능을 기뻐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천분을 발휘하는 데서 이미 스스로 보수를 받지 못하고, 타인이 자기의 업적을 인정하고 정당히 평가해주는 것만을 기대하고 희망하는 사람은 불행한 경우에 있는 것이다. p247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 할 이 같은 성격도, 만일 그것이 공공연히 화제에 오르지 않았던들 그토록 공헌이 많은 인물이라 나도 그것을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그의 만년에 있어서 자기 자신과 타인을 괴롭혔다는 운명적인 우울증이 그가 죽은 후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참으로 이 훌륭한 인물은 표면상의 존경,명성,영광,지위,재산에도 불구하고 가장 비참한 일생을 보냈던 것이다. p249

수없이 많은 또 반드시 순수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해왔던 것이며, 더구나 경험은 여러 종류의 의도에 따라서 형성되었던 때가 많았다. 이 점을 이해하고 구별하고 선택해야 했다. p250

이 탁월한 사람들이 오류를 헤치고 나가면 그 뒤에는 자연적으로 오류가 이내 다시 모여드는 것이었다.

이 세상은 원래 불합리로 충만해있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p251

이 같은 유쾌하고 유익한 방문객 중에는 거절했으면 하는 종류의 사람들도 끼어있었다. p252

그리고 세상 어디를 가나 똑 같은 결혼생활의 희극이 매우 익살스럽게 시작되었고, 그것이 매주 한 번씩 반복되었다.

이미 일반적 감정으로 그런 태도를 취하는 데 익숙해 있었지만, 이번에는 습관적인 호의가 사교적 의무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p254

습관이란 이상한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은 차차 인 관계가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것처럼 생각되었다. p255

작품은 쓰는 대로 이미 파악된 모든 개념을 초월한 것이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 많은 것이 상식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잇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만일 당시 내가 조금만 격려를 받았더라면 이런 작품을 한 다스쯤은 쓰기 쉬운 일이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었더라면, 아마도 그 중 3,4편은 무대에서 상영되었을 것이다.

è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드는 것인가?

그리고 문인들을 숙박시키는 대가는 그들이 향응을 받으려고 아들에게 표시한 존경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또 대개 재산도 없는 그렇게 많은 젊은 사람들이 지식과 시작을 위해서뿐 아니라 오락을 위해서 모이는 것은 상호간에, 그리고 결국에는 나에게 책임과 손해를 주리라는 것을 어머니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p257

아버지가 감식가로서 살펴본 결과 여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성격이 모두 그녀(릴리)에게 구비되어 있기 대문에 매우 아버지 마음에 들었다는 등의 유쾌한 이야기가 있었다. p258

그리고 앞으로 일생 동안 계속될 상태를 상상하는 동안 오랫동안 누려보지 못한 평화가 우리 가정과 가족 사이에 깃드는 것이었다. p259

 

4부 신을 제외하고 신에 맞설 자 없느니라

16

나는 언제나 어떤 사람이 어떻게 생각했어야 했는가를 제3자에게서 듣는 것보다는 오히려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당사자 자신에게서 듣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대체로 논쟁이란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사전은 비방과 요설로 인해서 어리석고 해로운 사전임과 동시에, 박식과 형안으로 인해서 또한 귀중하고 유익한 책이기도 했다.

내가 예전에 이 주목할 만한 인물이 남겨놓은 작품을 읽었을 때, 나는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고 맑게 가라앉았었는가를 아직껏 잘 기억하고 있었다. p264

우리는 가장 고유한 것으로서 우리 내부에 소유하고 있는 많은 것을 외부에 나타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우리의 본질을 보충하기 위해서 외부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가고, 이와 반대로 우리에게 있어서 매우 귀찮기도 하고 관계도 없는 많은 일들이 강요당한다.

술잔이 쓰면 쓸수록 오히려 달콤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 하며, 얼굴을 찡그려 평안한 방관자의 감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

인간은 이 변덕이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도 바로 다음 순간 어떤 새로운 일을 착수하기만 하면 하나하나의 일을 단념할 수가 있다. p265

나의 스피노자에 대한 신뢰는 그가 내 마음 속에 불러일으킨 부드러운 영향에서 기인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같은 말을 읽어도 그 누구도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 같은 회화나 같은 독서가 각자에게 다른 사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너무나도 명백하게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267

놀라움은 인간이 일반적으로 승인된 도덕적 법칙에 반해서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자타의 이익을 돌보지 않고 무분별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에도 우리를 엄습한다. p268

문득 떠오른 생각을 어둠 속에서도 손으로 더듬어 적어두는 습관을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었다. p269

è  나는 요즘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마음껏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가 나의 소유물을 멋대로 다루고 있는 동안에 나는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남모르게 그에게 보복했다. p270

나의 실제적인 근로에 대해서는 다른 데서 실제의 보수를 요구할 수가 있고, 한편 그 아름다운 자연의 선물은 신성한 것으로서 사욕을 떠나 계속해서 남에게 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이었다. p271

행복한 소년과 청년들은 일종의 도취상태 속에서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간다. p273

나중에 이 사건이 진지하게 또는 농담으로 나의 변태적 성향의 한 예로서 거론되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즐겁고 무분별한 행위의 추억에 이어서 이야기의 본래 줄거리를 좇아 이야기를 진행시키기로 하자. p275

나는 그녀가 나를 주의깊게 지켜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p277

이와 같은 달관은 독특한 방법으로 무한을 암시하는 것이기 대문에 그것을 발견한 자에게 최대의 기쁨을 가져다 준다. 이 확신에 이르는 데는 시간의 경과라는 것을 조금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p281

나 같으면 저런 식으로 돈을 쓰고, 더군다나 훗날까지 빚을 지고 곤란을 겪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도록 지혜와 형안을 주시라고 기도를 하겠어라는 재미있는 말을 했을 때에도 나는 이것을 그()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p282

그는 이 극히 중요한 전문 기술을 철저하게 연구하지 않고 경솔하게 운에 맡겨 치료한 것을 스스로 꾸짖었다. p283

내게는 남이 하는 말에 대해서는 무엇이든지 항변하려고 하는 불손한 버릇이 있었던 것이다. p284

그의 강인한 자질이 초자연적인 조력을 받고 있다는 확신으로 지탱되어 그의 친구들 사이에 조심스러운 신뢰의 염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p286

 

17

지금 이처럼 장식물로 감싸여 있는 가슴, 이 가슴이야말로 바로 그 밑바닥까지 내게 헤쳐서 보여준 그 가슴, 자신의 것과 같을 정도로 내가 똑똑히 꿰뚫어 볼 수가 있었던 바로 그 가슴이다. p291

미동하는 흐름의 외로운 잔물결과 갈대의  살랑거리는 소리에도 마음은 상쾌해지고,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에게 분명히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는 매력을 느끼게 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맑게 개인 창공이 이 모든 것 위를 덮고 있었다. p295

아버지는 나의 실무보다도 서적 재능을 높이 평가해주고, 내가 문학의 연구와 창작을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배려해 준 것은 잘 알고 있었다. p296

나는 지금도 어떤 단편 소설의 구상 속에 이 사람을 주륜으로서 끼워 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p297

정말로 그녀를 축하하는데 알맞은 꾸밈없는 진정만으로 환대와 향응의 준비를 했다는 것을 말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 p298

이렇게 해서 불쾌한 일을 거부하는 경우의 하나의 상징이 발견된 것이다. p301

일종의 마음 괴로운 곤혹을 초래하게 된 것은 장래를 걱정하는 나머지 현재를 소홀히 하여 그것을 잃는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게 했다. p305

이제까지 애인은 내게 있어서 아름답고 우아하고 매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지금은 훌륭히 가치있는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p308

천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정한 일에 국한되어 있는데, 세상은 천재가 무슨 일이나 다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p311

나 자신과 얼마 되지 않는 나의 주위 사람들은 신문이나 시사에는 접촉을 갖지 않았다. 우리가 목적하는 바는 인간을 아는 일이었고, 인류 전체에 대한 것은 되어가는 대로 방기하고 있었다. p314

내게도 울리히 폰 후텐의 작품이 입수되었다. 더구나 참으로 이상하게 여긴 것은 우리들의 새로운 시대에 그 시기에 일어난 것과 똑 같은 일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 일이었다. p317

저 아름다운 시대에 만일 경쟁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하면, 그것은 위에서부터 아래를 향해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p320

 

18

음절의 가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 아니 그 결정은 어렵다는 것마저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갑자기 각운이 버려졌다. p322

우리들은 삶을 원했지 학습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p324

엄밀하게 이것을 관찰해 보면 과거 50년의 싸움은 아직 종식되지를 않고 지금도 여전히, 단지 더욱 높은 영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p325

그는 실생활에서는 완전히 무능력자였지만, 그러나 한 사람의 완전한 존재였으며, 그런 이상 예의상 무시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p326

이 포도야말로 가장 잔혹한 폭군이며 동시에 또 위선자,아첨군,폭력자이기도 하다.

마치 끊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끈에다 꿰놓은 진주처럼 계속 된다.

바로 끊임없이 왕래하는 타국인들이 사람들에게 여러 지방을 생각나게 해서 여행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p330

사람은 자연 상태로 돌아가도록 힘써야 한다는 관념에서 나온 당시의 광기어린 행사의 하나로서 노천 목욕이라는 것이 있었다. p332

클로프시토크와는 특별히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고, 또한 그가 나에게 친절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마음놓고 숨김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심정이 되었다. p335

만일 그녀가 외모만 아름다웠더라면 당시 가장 찬양받던 부인들 중에서도 손꼽혔을 것이다. p336

è  세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여자의 외모는 정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건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누이동생의 운명을 종종 상상해 보았을 때 주부로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자칫하면 수녀원 원장이나 고귀한 교단의 단장으로 생각하고 싶었던 것을 고백해야겠다.

여성의 마음에 대해서 그녀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철저하게 발휘했었고, 애정을 쏟아 젊은 사람들을 사로잡아 내면적인 장점을 가진 정신에 의해 지배했다.

우리들의 교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언제나 다양하고 자유롭고 예의바르게, 때로는 대담할 정도로까지 행해졌던 것이다. p337

희망의 여신이 단연코 떠나가려는 자세를 취해도 사랑의 천사는 더욱 더 집요하게 그 옷자락에 매달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p339

라바터의 작품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면, 나는 우습고 유쾌한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그들에 대해서 화를 내고 지금에 와서 기쁘게 생각할 수도 없는, 예전부터 이미 잘 아는 사람들의 환영을 눈 앞에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p341

원하고 바랐던 기쁨이 취리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나 하면, 나는 그 곳에서 젊은 친구 파사반트를 우연히 만났던 것이다.

나의 활달한 여행 친구들은 이미 사방팔방으로 돌아다니면서 그들의 방식대로 그 지방에서 무엇인가 찾아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p346

사랑하는 릴리여, 그대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이 같은 전망이 어찌 기쁨을 주리오.

그러나 릴리여, 그대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면 도대체 무엇이 나의 행복이리까. p347

그 후에 나는 이러한 장면을 훌륭한 화가에게 그리게 한다면 매우 함축성이 있고 정취가 풍부한 그림이 될 것이라고 종종 상상해본 일이 있다. p349

그 톱니처럼 생긴 바위 꼭대기에는 겨울 이래로 쌓인 눈이 아직 남아있었다. p351

 

19

경치의 소묘나 스케치로 이 지방의 무엇인가를 얻어 보려는 나의 시도에 대해서 한 마디 이야기를 해야겠다. 어려서부터 풍경을 그림으로 보는 습관은 나를 예민하게 해서, 자연 속의 경치를 그림으로 보게 되면 그 경치를 고정시키고 그 순간에 대한 확고한 기억을 정착시키려고 시도했던 것이었다. 이제까지 다만 한정된 대상에 대해서 다소 연습했을 뿐이기 때문에, 이 같은 세계에서는 나는 곧 나 자신의 역부족을 느꼈다. p361

나의 작품집 6권에 수록된 <베르테르의 여행기> 단편 중에서, 나는 스위스의 칭찬할만한 질서와, 법률적인 속박과, 위에서와 같은 청년의 공상이 요구하는 자연생활과의 대조를 묘사하려고 시도했었다. p363

그의 관상학은 감각적인 현재와 정신적인 현재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며, 전자는 후자의 증명이 될 분 아니라, 스스로 후자를 표시하는 것이라는 신념이 그 기초를 이루고 있다.

그는 예술의 이상과는 쉽사리 친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의 예리한 눈으로써 그런 것이 생명있는 유기체를 형성할 수 없는 것임을 근단적으로 간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366

천부의 재능은 어떤 것이건 무엇보다도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론적인 혹은 실무적인 방면에 두각을 나타내려는 모든 사람에게 천재를 요망했다.

천재란 그의 행위에 의해서 법칙을 부여하는 인간의 힘이라고 단언하게 된 것은 훨씬 후의 일이었다. 그 당시는 다만 기존 법칙을 타파하고, 기존의 규정을 뒤엎고, 모든 구속을 이탈했다고 자칭함으로써, 천재가 실증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p370

목적도 이익도 없는 폭동을 계획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천재의 장난이라고 했다. p371

안색. 그것은 일체를 창조하고, 일체를 집어삼키는 천재의 창백함도 아니고, 대담한 유린자의 야성적인 붉은색도 아니며, 그렇다고 끈기있게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의 갈색도 아니다. p374

이러한 비참한 상태 속에서 수개월이 지났으며, 주위에서는 우리들의 결혼을 반대했다. 그녀에게는 모든 장해를 극복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애정은 이전의 일에는 무관심하며 번개처럼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영감이기 때문에, 과거도 미래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p378

적당한 정도로 모든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는 것은 그녀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p379

행복한 연애시절의 끊임없는 감격은 근심이 생기면서 더욱 심해져, 마침내 시가를 남겼다. 그것은 과정된 점이 전혀 없으며, 그때 그때의 느낌을 솔직하게 나타낸 것이다. p380

우연히도 그녀와의 사이를 격리시킨 무서운 간격을 재기를 기울여, 정신을 쏟는 일로 충당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나는 본격적으로 <에그몬트>를 쓰기 시작했다. p382

 

20

혼의 깊은 평화를 얻게 된 것은 자신은 없었지만 실제적인 교양을 따라 노력한 덕택이었다.

나는 이내 그와 친해지고 싶은 충동과 욕구를 느꼈다. 그는 쾌활한 향락주의자로서, 그의 경쾌하고 명랑한 재능을 양성하려면 파리가 가장 적합한 곳이었다. p383

자신이 사생한 일체의 사물을 즉시 정리해서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솜씨는 특히 감상자를 기쁘게 했다. p384

나는 어느 정도의 선천적인 재능과 연습에 의해서 윤곽을 그리는 일을 쉽게 해냈으며, 눈앞에 보이는 자연을 쉽게 그려냈다.

나는 어떤 물건의 형체를 분명치 않게 암시하는데 그쳤고, 내가 그린 인물은 단테의 <신곡> <지옥>에 나타나는 허공에 뜬 환영과도 같았으며, 그림자 하나 던지지 않고 식물의 그림자 앞에서 놀라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p385

이 모든 이야기는 문학과 미술의 세계가 새로운 활기가 넘쳐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p386

이 자서전을 써나가는 사이에, 독자는 어떻게 어린이, 소년, 청년이 여러 길을 통해서 초감각적인  것에 접근하려고 노력했는가를 자세히 보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연종교에 마음이 끌렸고, 나아가서는 내면적 집중을 통해 자기의 힘을 시험하고, 최후에는 흔쾌히 일반적인 신앙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영역의 중간에서 이리저리 방황하고 탐구하고 돌아다니는 사이에, 그 어느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은 여러 가지 일과 마주치게 되었다. 그런데 점차로 무서운 것,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생각은 피할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는 것 같았다. p387

그것은 우리를 제한하는 모든 사물에 침입하여 우리의 존재에 필요한 요소를 마음대로 처리하는것처럼 생각되었다. 그것은 또한 시간을 구축하고 공간을 확대시켰다. 종종 불가능 속에 나타나서 가능한 것을 멸시하고 배척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근원을 자세히 탐구하고, 가능한 한 직접 사실을 확인하여, 전체를 눈앞에 보는 듯이 생생하게 그려보려고 했다.

희곡의 인물로서 내가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에그몬트 백작)의 성격을 바꾸어 상당한 연배의 남자나 청년 일가의 가장보다는 독신자, 아무리 자유로운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은 여러 가지 사정에 속박된 인간보다는 독립, 자유의 인간이 적합한 것이었다.

이렇게 내 머릿속에서 그를 젊게 하고는, 모든 속박에서 해방시킨 후, 무한한 생활욕과, 무한한 자신감과, 모든 인간을 끄는 천부적인 힘을 그에게 부여하였다. p389

릴리 앞에 나타났을 때, 그녀가 이미 내것이 아니라는 것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도피할 결심을 했다. p391

친구들이나 손님들이나 혹은 사교상의 번잡함에서도 방해받지 않고, 이같이 조용한 시간을 얻게 된 것을 기뻐했다.

이와 같은 정열적인 작품은 정열이 부족한 사람으로서는 쓸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p394

도리어 우리 두 사람이 그러한 사정에서 서로 헤어지기로 결심한 것을 찬양하고, 피할 수 없는 일은 참고, 불가능한 일은 잊어버리며, 새로운 생활의 취미를 갖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획을 좋아하는 그녀는 이 사건도 우연에 맡기고 싶어하지 않았다. p398

! ! 이제는 그만둬! 우리들의 운명의 가벼운 마차를 끄는 의 말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이 휘두르는 채찍질을 당하고 있는 듯이 통과한다.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어디서 왔는지조차 생각해 낼 수 없거늘.” p401

 

::: 작품 해설 :::

괴테는 전집 출판을 계기로 하여, 한 작가로서의 전체적 발전의 역사적 서술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1808 8 28일 괴테는 처음으로 문학이외의 다양한 작업에 대한 충동을 억제하겠다는 결심을 피력한다. p404

1742년부터 1809년까지의 연대순으로 도표를 만들어, 삶의 기록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그 규모는 후에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방대한 것이었다. 1810년 여름 카를바트에서 제2차 계획안이 완성되었는데, 그는 이 두 개의 계획안에서 이 작품 전체의 기본구조를 매우 간단명료하게 간추리고 있다. p405

두 사람은 그 해 4월 중순 델프양의 중개로 약혼하게 된다. 약혼이 끝나자마자 곧 괴테의 고뇌가 시작된다. 즐거운 사랑의 기쁨보다도 도리어 강한 속박감을 그는 느꼈다.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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