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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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하여 SURVIRE AUX CRISES
자크 아탈리 / 양영란 옮김 / 위즈덤 하우스
1.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 자크 아탈리
프랑스의 지성 자크 아탈리는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정치학, 경제학 박사이며, 32세의 젊은 나이에 당시 사회당 당수인 미테랑의 경제고문으로 발탁되어 11년간 미테랑 대통령을 보좌하게 됩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을 설립하여 총재직을 역임하기도 했고, 1998년부터는 빈곤 퇴치를 위한 비영리기관 플래닛 파이낸스을 창설하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테랑 대통령을 보좌하던 시절에는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라고 불렸다고 하니 그의 명석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을 할 수 있을듯합니다.
그의 책 몇 권을 통해서 그가 주장하는 내용들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의 사상을 좇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먼저 2004년 <인간적인 길>이라는 책을 통해서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두 가지의 축에 대해서 비판을 하였는데요. 그는 이 책에서 "글로벌 대기업 200개가 세계의 모든 정부를 압도할 수 있다" 라고 했으며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합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현대사회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으로 시장사회를 꼽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시장의 논리로 지배된다는 것이고 그것은 무서운 세계라고 아탈리는 이야기합니다. 그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장사회는 자연스레 상품사회로 귀결된다고 합니다. 사람의 장기조차도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한 사회라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아탈리가 말하는 상품사회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럼 아탈리는 자신이 말한 '무서운 세계'인 상품사회를 어떻게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아탈리는 3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책임과 지식의 공유입니다. 민주주의의 권력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삽니다. 그러한 이유로 자칫 대중영합주의로 흐를 수 있는 소지가 많기 때문에 그는 지식과 책임의 공유를 주장합니다. 민주사회라는 것이 선거를 위해 운영되고 유지되지만 투표는 대부분 선택하기보다는 버리는 것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민주주의가 건전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후보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그는 이것을 정보와 다르다고 이야기합니다.) 충분한 자기성찰이나 책임에 대한 자세를 가질 때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시장문제입니다. 아탈리는 지금 우리의 자유경제체제는 사적 소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사적 소유가 소득의 양극화를 초래하므로 집단소유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집단소유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대안은 아탈리는 놀랍게도 무상제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즉, 노동을 하되, 돈으로 매매되지 않는 노동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공공 서비스의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를 소란스럽게 했던 무상급식에 대해서 의미 있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아탈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삶의 의미를 상실한 시대라고 이야기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유토피아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미리 겁먹고 포기해버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치구호도 파편적이고 이기적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 공동체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결국 의미를 위해서 살게 되어있는데 이런 의미를 상실하게 되면 결국 인간이라는 것은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유토피아를 포기하지 말고 그것을 향해서 대안이 되는 것을 이야기해보자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가 결합되는 것이 아탈리가 주장하는 인간적인 길입니다. 정치의 좌파, 우파를 넘어 인간적인 길로 가는 것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아탈리가 말한 이런 세가지가 결합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는 문제가 있지만 열린 마음으로 우리가 세상의 유토피아라는 공통의 큰 이야기를 가진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는 그의 북극성인 듯합니다.
그는 <호모노마드 유목하는 인간>이라는 책을 통해서 인간 본성을 <노마드>라는 특성에 촛점을 맞추고 현대 문명의 상징인 미국의 한계성을 드러내어 대안의 세계를 주장합니다. 미래의 물결로 다가오는 유토피아의 세계와 그 속에 사는 마땅한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호모노마드란 유목하는 인간이란 뜻입니다. 즉 인간을 본성을 유목하데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런 시각은 과거의 시각과는 매우 다른 것입니다. 종래의 시각은 인간의 역사를 정착민의 역사로 규정하였고 때때로 유목민이 정착민을 침입하였고, 그래서 정착민이 어떻게 유목민을 이겨냈는가 하는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탈리는 그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은 본성적으로 유목을 한다는 것이지요. 항상 이동을 꿈꾸고 실제로 그렇게 이동을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탈리는 이 책에서 한가지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은 반드시 망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을 대표적인 정착민의 국가로 해석하고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3가지의 노마드로 상인(시장), 종교인(이슬람), 세계시민(민주주의)를 들면서 이들 3가지 노마드의 흐름에 미국의 상징은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이 망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두고 볼 문제입니다.
인간에게는 정착민적인 요소만 혹은 유목민적인 요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인간에게는 이런 특성들이 혼재되어 있고 아탈리가 중요하게 본 유목민적 요소는 정착민의 성격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노마드적 역동성은 우리가 처한 혹은 처하게 될 위기 속에서 인간을 위한 새로운 문명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운의 틈새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어 조금이라도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 중국 작가 라오서의 장편소설「사세동당」중에서_
들어가기 전에 / 위기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방법
우리들 각자는 지금 당장이라도 위기에 빠져들 때보다 더 나은 상태에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위기의 논리와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여러 분야에서 축적된 새로운 지식들을 충분히 활용하며, 오로지 자기 자신을 믿고, 스스로를 진지하게 여기며, 자기 운명의 주체가 되어 대담한 개인적 생존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에만 그럴 수 있다. (10)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혼란들의 심층적인 원인에 보다 정통한 사람들은 언젠가 높은 가치를 되찾을 재화들을 헐값에 사들임으로써 남들의 실패를 통해 새로운 재산을 축적할 기회를 발견할 것이다. (13)
이 책이 전망하고자 하는 향후 10년 사이에 닥치게 될 위험에 직면해서, 과거의 전위대들과 마찬가지로, 살아남기를 원하는 이들은 다른 어느 누구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 되며, 모든 위협은 각자에게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13)
이 책의 서문에 적힌 이 부분에 나는 정신을 집중했다. 10년 사이에 닥치게 될 커다란 위험들을 찬찬히 살펴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어느 부분에서도 향후 10년에 닥치게 될 위험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경제부분에서 2008년 시작된 세계금융위기의 전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유익하게 읽었고, 그것은 미봉책으로 전개되어 아직도 큰 위험으로 우리의 세상에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 이외에 아탈리는 겨우 각 2페이지에 걸쳐 전염병의 확산과 정치, 군사적 위기를 개론 수준에서 훑고 넘어간다. 과연 그는 서문의 목적처럼 이 책을 쓴 것인지 의문스럽다.
자신의 생존이 이러저러한 일반적인 개혁, 은총이나 구세주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존이 다른 사람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아의 구축 및 타인과의 연대를 위한 세심한 노력을 요구하며, 제한 없는 낙관주의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극단적인 명철함과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겠다는 강렬한 욕망 속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 자신의 생존은 한 순간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며, 기득권의 고수에 만족하지 않고 기존 질서를 넘어설 수 있어야 하고, 자아의 통일성 유지에 그치지 않고 가능한 모든 다양성에 대한 고려를 필요로 한다. (14)
외부의 적을 파악해내는 데 도움이 되는 편집증, 내부의 위험을 평가하도록 해주는 심기증, 목표를 정하도록 해주는 과대망상증과 같이, 평소에는 장점이라기보다 오히려 약점으로 여겨지는 몇몇 특성이, 아주 좁은 한계 내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15)
우선 제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을 지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의식하고,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중요성을 부여하며,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증오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며, 따라서 부단히 자신이 살아야만 하는 이유를 찾아야 하고 몸과 품행, 외모, 꿈의 실현에 있어서 뛰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품어야 한다. (16)
인생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계해야 하며, 스스로를 2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한 비전을 확립하고, 이를 끊임없이 손질해나가야 한다. (17)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10대 풍광과 같은 것. 이것이 일회적인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계속 관리해야 한다. 역시 사부님!!
시간만이 유일한 희귀재임을, 바꿔 말해 한 번 사는 인생임을 깨닫고 매 순간이 마지막인 듯 강도 높게 살아야 한다. (17)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 물론 그 말의 의미를 십분 이해하지만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 거북스럽다.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위협에 대면할 때마다, 그리고 동요가 있을 때마다 잠재적인 적 또는 동맹의 입장에서 서보아야 하며, 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존재 이유 등을 납득해야 하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협적 요서를 찾아내기 위하여 그들의 행동 양식을 미리 예측하고, 잠재적인 우군과 적군을 구별해낼 수 있어야 한다. (17)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겸허하며 여유 있는 정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특히 적군의 옮음을 인정할 수도 있어야 하며, 이때 수치심이나 분노를 느껴서는 안 된다. (17)
위기가 환원 불가능한 경향으로 자리잡게 되는 경우에는, 그것을 기회로 바꾸는 법을 익혀야 한다. 부족함을 진보의 원천으로 만든다거나 상대방의 힘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하는 식이다. (18)
저항할 수 있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우수한 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며 자신의 이미지를 재조정해서 승자의 편에 서되, 자긍심의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유연성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모호함과 유비쿼터스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19)
비천한 사람이건 스스로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건, 그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의 혁명을 이룩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없다. 역으로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면 혁명 또한 불가능하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여러분 스스로가, 여러분이 세계에서 일어나기를 원하는 변화가 되어야 한다.” (19)
그의 이번 책이 아탈리라는 이름에 부응하는 기대를 채우지 못한다고 한들 이 한 구절을 마음에 담는 것 만으로도 책값은 충분한듯하다. 사부님의 가르침과 일맥상통!!
1장. 변화의 흐름에 몸을 싣기
앞으로 다가올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장애물을 찾아내어 이를 우회하는 일이다. (23)
개인적 자유에의 열망은 모든 지역과 분야에서 더욱 커질 것이며, 그로 인해 이념적인 면에서나 실천적인 면에서 중대한 변화, 즉 힘이 센 자들에게는 보다 큰 자유와 여유로움이, 반대로 힘이 없는 자들에게는 불확실성과 취약성, 배신감 등이 점점 더 확대될 것이다. (24)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정보 이동 방식이 개선될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러한 혁신은 장애물을 우회하거나 생산성 증대를 가로막는 족쇄를 풀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가동되기 시작한다. (27)
이러한 새로운 학문의 발전은 자의식이나 자존감, 자유와 행복의 수용 같은 문제에 대해서 이제까지 알고 있던 내용들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30)
선택의 자유와 대면하여 느끼는 불안과 관련된 상담가, 상품선택 자문가와 같은 직종 등, 가장 인기가 좋은 직종 중에서 몇몇은 2004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직종들이다. (34)
나는 라이프 코칭이라는 직업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5년안에 위상이 크게 달라질 직업의 하나로 본다. 라이프 코칭을 전문적으로 배워간다면 다른 능력들과 함께 좋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생각
세계화에 따른 가격 인하 압력과 기술 발전으로 이러한 변화는 한층 가속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봉급생활자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더해질 것이고 이들의 지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질 것이다. (34)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한다.
변화를 좇아서 나를 맞추려고 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나만의 세상 하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1주당, 1년당 근무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지는 반면, 평생 일을 해야 하는 식으로 노동 연한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봉급을 받는 대신 노동을 제공하는 식의 생활은 평생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한 점점 하강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34)
사람들은 점점 더 자주 직업을 바꾸게 될 것이다. 현재 대학생인 사람은 40세가 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무려 10~14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직종에 종사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전례 없이 가중될 것이다. (34)
찰스핸디의 코끼리와 벼룩,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언급한 내용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다가올 미래는 하나의 직업으로 버티는 시대는 아니다. 다양한 직업을 추구하거나 쫓기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다만 추구하는 자가 될 것이냐, 쫓기는 자가 될 것이냐는 자신의 준비와 선택에 달려있다.
더불어 아탈리가 이야기한 직업에서의 이런 변화로 인해 개인이 겪는 불안과 스트레스는 나에게 어떤 소명 같은 것을 이야기 한다. 나는 그런 변화의 가운데서 위로와 방향을 제시하고 싶다.
미국이라는 초 강대국은 채권자들에게 정치적으로 휘둘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어느 국가도 이와 같은 혼란을 원하지 않을 뿐더러 대다수의 나라들은 미국 군대가 강력하게 유지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미국의 채권자들은 최소한 일정 기간 동안은 외상으로라도 이제까지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미국을 도울 것이다. (36)
현재 미국은 국가 재정문제로 경제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으로 떠오르고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이자수입을 거두어들이고 있다. 더불어 중국은 가지고 있는 채권을 매도, 매수하는 포지션만으로도 미국 경제의 방향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아탈리의 이런 지적은 대단히 현실적인 것 같다.
현재 존재하는 몇 안 되는 글로벌 지배 체제는 위협받고, 아예 제거되어 버리거나 무시당할 것이다. 사실,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94년 세계 무역기구가 출범하고, 이듬해인 1995년 핵무기 확산 방지 협약이 체결된 이후, 국제 사회에서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비중 있는 국제 협약이 단 한 건도 체결되지 않았다.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준수되어야 할 규정을 제정하려는 여러 시도들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거나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세계는 어떤 의미에서 볼 때, 혼돈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9)
아탈리가 그의 책 <인간의 길>에서 언급한 "글로벌 대기업 200개가 세계의 모든 정부를 압도할 수 있다"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전쟁의 배후에 대기업이 있고, 기후협약의 무산에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의 로비가 있다. 물론 모든 문제의 시작이 대기업은 아니겠지만 그것의 발단에서 경제적인 이권을 잡고 놓지 못하는 이기주의적 심산이 있음은 틀림없다.
개인의 자유는 세계 주민 모두의 가장 우선적인 열망이 될 것이며, 현재 개인적인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 곳에서는 이 지위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이념적인 안정 혹은 확산은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39)
스마트기기들의 보급으로 중동의 자유화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에서의 바람 또한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고, 북한 또한 그런 시대의 바람으로부터 언제까지 무풍지대로만 남아있을 수는 없다. 어찌 한 명의 개인이 바람의 흐름을 막아서겠는가. 어느 영화에서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고 했지만 이것은 바람에 순응할 때 가능한 극복이다. 아탈리가 이야기한 자유의 확산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보게 될지 대단히 궁금한 부분이다.
‘자유’라고 하는 이 멋지고 긍정적인 가치에는 사실상 반대급부가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자유는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로서 개인적인 성공을 함축하며, 자주적인 정신과 탐욕, 행복과 물질적인 부를 동일시한다. 자유는 또한 투명성, 변덕, 불성실 등도 정당화하며 모든 것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개개인을 나약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자유라는 이름으로 여러 명의 파트너를 취하게 되므로 특히 가정을 불안정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40)
민주주의와 시장은 각국에서 서로를 강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본질적으로 세계적인 데 반해 민주주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국가의 테두리를 벗어날 수 없음이 명백해지게 되면, 또 바로 그 시장이 민주주의적 통치의 주요수단인 공공 서비스를 소멸시키기에 이르면, 민주주의와 시장은 서로 모순적인 관계에 빠질 것이다. (41)
아탈리가 그의 책 <인간의 길>에서 시장사회의 두 번째는 문제로 삼고 있는 시장의 문제.
아탈리는 지금 우리의 자유경제체제는 사적 소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적 소유가 소득의 양극화를 초래하므로 집단소유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집단소유는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대안은 아탈리는 놀랍게도 무상제공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즉, 노동을 하되, 돈으로 매매되지 않는 노동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 서비스의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힘없는 자들의 입지는 한층 더 취약해진다. 이들에게 있어서 힘 있는 자들이 행사하는 자유와 무신의는 민간․공공, 전문적․사적 계약의 불안정성 확대, 파트너에게 배신당할 위험, 상대방의 무신의로 인해 손해를 입을 위험, 절대적인 취약성으로 나타나게 된다. (43)
이들 엘리트들에게 복종하며 살던 이들은, 자신들의 미래가 결국 자기들의 현재를 즐기는 것만 생각하고,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자들의 손아귀에 들어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44)
엘리트들에 복종하면 살던 이들은 누구를 말하는가. 나는 아닌가. 무엇을 의지해 살아갈 것이냐.
아탈리는 살아남기 위한 개인적 대안의 첫 머리에 아무도 믿지 말 것을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홀로 설수 있는 가치를 만들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시장은 최적의 균형을 향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과 독점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개인적인 이익의 최대화가 집단적인 만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그 중간에서 금융가들은 그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예금자들의 이익이 아닌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 체제의 불안정을 증폭시키며 그토록 칭송해 마지않던 자유의 미덕은 오로지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소위 개인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그들에게 허약함, 배신, 고독만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 또한 뼈저리게 통감하게 될 것이다. (44)
아탈리는 시장체제, 그리고 민주주의 체제의 한계를 이야기한다. 이것은 현대 사회의 한계인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세계로의 대안을 모색하고 나아가지 않으면 우리에게 위기는 너무 큰 상처로 다가올지 모르겠다.
2장 예측하기_위기 후에 찾아오는 또 다른 위기
지표의 흔들림이 그 아래 존재하는 지질판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기 역시 심층적인 변화가 외부로 표출된 흔적으로서 각 개인, 기업, 국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47)
위기는 심층적 변화의 흔적일 뿐이다. 현상으로 드러나는 모든 것들의 이면에는 얽히고 설킨 무수한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이런 드러나는 현상에만 집착해서는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질 수 없다. 현상의 이면에서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고, 어떤 작용이 있었고, 어떤 반작용이 있었고, 그것의 발단은 어떤 것인지 사고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기는 것이다.
더불어 '인간'이라는 영원한 주제에 대한 학습 또한 이런 현상들과 접목해 해석하는 시도를 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위기와 장기적 변화, 이 두 가지 모두 각자의 생존에 대한 약속이 될 수도 있고 위협이 될 수도 있다. (48)
이와 같은 돌발 변수들을 헤쳐나가고 최악의 국면을 피하여 나름대로 가장 나은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기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동요와 위협요소들을 분석하고, 공격을 예측하며 앞장에서 살펴보았듯이 미래에 나타날 주요 변화의 흐름 속에 먼저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 (48)
경제적이건 정치적이건, 또는 건강과 관련된 것이건 개인적인 것이건, 위기는 모두 누적된 불균형이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급작스럽게 표출된다. (48)
모든 위기는 과거의 균형으로 회귀하거나, 새로운 균형을 확립, 새로운 경제적 형태가 등장함으로써 비로소 종결된다. (49)
우리들 각자에게 중대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위기들은 모두 위협인 동시에 희망이기도 하다.(50)
사실상 경제 위기가 끝나려면 아직 멀었으며, 2008년 이후로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의 빚을 감수하면서 각국 정부들이 취한 정책들은 기껏해야 위기의 확산을 억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52)
2008년 엄청난 돈을 퍼부어 덮어둔 문제들이 2011년 미국의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유럽위기가 겹치면서 사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로 우리나라는 그저께 주식시장이 100포인트 넘게 폭락했고 환율은 일주일간의 변동폭이 경제위기 때의 흐름보다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모든 것은 1979년 8월에 일어난 두 가지 사건에 의해 시작되었다. 첫째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조합의 약화로 인한 미국인들의 실질임금 상승의 중단이며, 두 번째는 폴 볼커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임명이다. 실질임금을 인상시키지 않으면서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인한 경기침체 효과를 보상해주기 위한 방책으로 폴 볼커는 엄격한 통화정책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맞서 가차 없는 전쟁을 벌렸다. (52)
장하준 교수의 <23가지>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통한다. 인플레이션의 억제정책, 금융가들을 위한 정책의 유지 등이 주요정책의 골자가 되면서 누적된 불균형이 2008년 문제가 되어서 터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이면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임금 동결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통해 소득을 대체함으로써 생활수준 향상이 가능해졌다. 끊임없이 가치가 상승하는 자산을 팔면 쉽사리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이렇게 해서 빚더미 경제로 자리잡게 되었다. 가계 부채가 임금 상상의 대체물로 활용되고 자산가치(스톡)의 상승이 소득흐름(플로우)의 침체를 보상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53)
대부분 실징임금이 정체된 상태에서도 미국 가계의 수요는 증가했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저축하지 않고 빚을 졌으며, 중국산 소비재들을 구입했다. 미국인들은 더 이상 저축하지 않고 빚을 졌으며, 중국산 소비재들을 구입했다. 한편, 늘어나는 수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중국인들은 전 세계로부터 원자재 및 기타 상품들을 사들였다. 이렇게 해서 세계 GDP는 연평균 성장률 4%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55)
세계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제야 사람들은 아무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아무것도 감시하고 있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59)
이제 메시지는 전해졌다. 은행들은 구제도리 것이고, 이익도 은행 차지가 될 것이며, 손실 보전은 고스란히 납세자들의 몫이 된 것이다. (61)
그러니까 2009년 4월 4일, 각국의 주식 시장이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한 것은 미국 은행연합이 연방정부로부터 바젤 협약이나 국제 회계기준위원회의 규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새로운 회계 방식, 즉 악성 자산을 시장가격보다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를 얻어냈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악성 자산에 대한 평가기준은 시가평가 Mark to Market 기준에서 모델기반 평가 Mark to Medel 기준으로 변화되었다. (65)
아직도 측정이 불가능한 파생상품에 기초한 현대 자본시장. 환부를 도려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랫돌을 꺼내서 윗돌을 괴는 식의 대치요법.
은행가들이 과거에 저지를 잘못과 그들에게 지급되는 현재의 보너스를 미래의 납세자들로 하여금 지불하게 한다는 것이 그들이 내세우는 유일한 전략이었던 것이다. (65)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재․기술․금융 등의 분야에서 자원 부족에 시달리는 서양은 이제 외부의 자원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시장(특히 금융시장)의 세계화라는 것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세계적인 금융 거품을 일으켜 기존의 생활수준을 유지하고자 한다. (76)
지난 10세기 동안, 유럽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미국, 일본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물질적인 부를 이루는 데 필요한 네 가지 요소, 즉 인구, 기술, 저축, 천연 자원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때로는 이것들을 자신ㄴ들의 당에서 생산하고 때로는 남의 땅에서 약탈을 해오거나, 때로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왔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서양의 거점 도시들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긴 했으나 온갖 자원들과 뛰어난 인재, 신기술을 독차지할 수 있었다. (77)
서양은 오늘날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이 제공해준 성장에 자기 스스로 공헌할 능력이 없으며, 더 이상 다른 나라들의 자원을 끌어 모을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 서양은 생존을 위한 조건,즉 자신에 대한 존중,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여기에 연결된 사항으로 생존을 위해 투쟁도 불사하는 투지 등의 상당부분을 상실했다. (78)
서양은 예전처럼 인구, 지성, 이념 등의 강점을 되찾거나, 다른 곳의 자원을 자신들의 수익에 맞게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79)
기다리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언제나 최악의 생존전략이다. (80)
결국 세계 경재라는 거대한 기계는 여전히 통제되지 않고 있으며, 은행들은 아무런 제한 없이 위험부담을 키워가도 국가에서 보장해 주는 실정이니, 서양의 부채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불균형은 악화될 수밖에 없고 불균형은 악화될 수밖에 없으며,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 자들의 생존은 점점 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83)
적자를 메우기 위해 미국은 자신들이 발행한 국채를 매입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달러의 신용도는 하락을 거듭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세계 경제, 개인, 기업, 국가에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한다. (94)
특히 유로화가 강화되고 중국 위안화의 전화가 가능해진다면 이 같은 개연성은 훨씬 더 커진다. (95)
세계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대해 중국의 입김이 커졌다. 중동의 오일머니의 힘관 함께. 중국의 위안화의 위력은 향후 1~2년간 위상이 많이 변화할 것같다. 위안화의 위상은 중국의 위상을 대변하게 될 것이다.
기후 위기는 인구의 대이동을 동반하게 될 것이다. (99)
3장 살아남기 전략
향후 10년 사이에 일어나게 될 변화와 위기는 개인, 기업, 국가 그리고 인류 전체의 생존에 대한 수많은 위협을 의미한다. 이와 동시에 변화와 위기는 각자에게 무한한 잠재적 성장과 자유, 삶의 기쁨을 의미하기도 한다. (111)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구성원들을 끊임없이 잡아먹는 식인 사회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112)
자신의 힘만을 믿는, 순진하지도 자포자기적이지도 않은 자, 지나친 낙관주의나 비관주의에 경도되지 않은 자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성공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먼저 일어나는 일들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하며, 그런 다음에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가다듬어온 매우 특별한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112)
온라인 게임의 세계 속에서 보다 나은 삶의 조건, 보다 나은 신체적 매력을 발견하는 이른바 '노 리버 no liver'라고 하는 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겼던 재능을 그 세계 속에서는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115)
이타주의와 사회주의와의 만남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정치적 유토피아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119)
살아남기란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생명체의 가장 으뜸가는 목표이다. 살아남을 수 없다면 아무것도 가능하지 앟다. 후회나 정치적 행동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말이다. (120)
인류전체를 구성했던 유목민 종족들은 수천 년, 수만 년 동안 사막, 대양 숲, 또는 미로(인생의 미로!)를 성공적으로 가로지르기 위해서 인간은 항상 똑같은 원칙에 복종해야 한다고 누누이 설명해왔다. 즉 직관력이 있어야 하며, 짐이 가벼워야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 것이며,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나치게 많은 질문을 던지지 말고 앞으로 전진하라고 권유했다. (123)
숙달된 선수들은 예기치 못했던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꺼이 자발적으로 넘어지는 편을 선택하기도 한다. (125)
살아남기는 지금 이 순간만의 문제가 아니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살아남기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현실 뛰어넘기’이며, 단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추구한다. 살아남기는 신중함이나 사려 깊음보다는 대범함에 달려 있다. 또한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구축하는 것이며, 경쟁이 아니라 협력과 동맹을 추구한다. (125)
편집증은, 아주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는 외부의 적이 접근하는지 살피고 이를 찾아내도록 돕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심기증의 경우, 정도만 지나치지 않다면 내부의 저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과대망상증의 경우도 통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 야심만만한 목표를 설정해주고 이를 실현하도록 이끌 수 있다. (126)
세기를 거듭하면서 축적된 지식과 지혜를 통해 다듬어진 생존 수칙들은, 단순하면서도 모든 생명체에게 필수불가결한 7가지 원칙으로 표현된다. 자신을 의식하고, 지속을 바라며, 주변환경을 이해하고, 위협에 저항하며, 위협을 통해 강해지고, 철저하게 변화할 수 있으며, 모든 닻줄을 잘라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점으로 요약되는 것이다. (126)
살아남기 위해, 위협과 동요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선 그럴 의지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의식하고 존중하며, 스스로를 보살피고 살아야 할 이유를 떳떳하게 표현해야 한다. (127)
스스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 지켜야 할 첫 번째 원칙이다. 스스로를 증오하지 않으며, 자신의 가치와 더불어 지속성에 대해 중요성을 부여해야 한다. 살고자 하는 의지, 존재해야 할 이유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 같은 에너지와 활력은 궁극적으로 단순히 ‘살아남기’를 넘어서 ‘더 낫게 살기’로 이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존재하기 위해 온전한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쓰는 마음, 자신을 보살피고 뛰어난 존재가 되려는 욕심, 더욱 강한 자의식이 필요하다. (128) ★★★★★★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신과 자신이 모른다면 어찌하겠는가. 내가 사는 이유,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 하는 이유이다.
오로지 자신만을 믿을 것이며, 자신만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댈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하게 될 것이다. (128)
자긍심의 원칙은 다른 사람들,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신에 못지 않은 존중을 표현해야 함을 함축하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는 물론 남에 대한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128)
일단 자신에 대해 충분히 의식을 하게 되었다면, 그 다음엔 서둘러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을 강도 높게 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매 순간이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살며, 언제나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행동하고, 꼿꼿하게 서서 살겠다는 자세, 즉 더 낫게 살기를 실행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하며, 가령 20개년 장기계획을 최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수립하고, 수립한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필요하다면 수정도 마다하지 않고 부단히 시도해야 한다. (129)
10대 풍광이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사는 이유를 생각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하여야 한다.
감정 이입은 외교가에서 흔히 ‘철저한 안전’이라고 부르는 것, 곧 상대방이 우리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를 예견하기 위해 그 상대방에 대해서 탐사하는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129)
감정이입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래에 대해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130)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는 법을 터득함으로써 상상 가능한 다양한 상황에서 그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를 미리 예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적과 동지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적으로 간주해야 할 사람들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은 비합리적인 사람들이 포함, 동맹으로 간주해야 할 사람들 중에는 ‘보완자’ 즉 우리가 하는 일을 앞뒤에서 보완해주며, 우리의 일이 더 잘되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을 특별히 구분할 수 있다. (130)
감정이입은 이처럼 동지를 구분해주며, 네트워크 형성을 도와준다. 또한 협약을 맺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130)
감정이입은 비록 계산적일지라도 이타주의나 우정, 호의적 관계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물론 감정이입이 이타주의나 우정, 호의적 관계 등으로 환원된다는 말하고는 다르다. 감정이입은 또한 자신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적들이 옳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적과 동맹을 맺게 되지는 않는다. (131)
타인에 대한 연구, 타인의 생각 읽기 등은 자신에 대한 심층적인 인식, 자신의 인생 계획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전제로 한다. 붓다는 ‘자신을 아는 건 세상을 아는 것이고, 세상을 아는 건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131)
개인이나 기업으로 보자면, 예를 들어 전 재산을 한 은행에 전부 맡기지 않기, 한번의 투자에 올인 하지 않기, 하나의 건물에 비상구를 하나만 만들지 않기, 지나치게 전문화된 공부에만 전념하지 않기, 평생 동안 단 하나의 직업만 갖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등을 의미할 수 있다. (132)
위험을 기회로 바꾸는 법과 결핍을 혁신의 기회로 만드는 법, 적의 힘을 적에게로 향하게 하는 법, 모든 문제를 하나의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법, 자신의 심리적 불만족을 보다 원대한 계획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는 법, 적군을 잠재적 우군으로 만드는 법, 부족함을 풍부함의 원천으로 만드는 법, 일반적으로 두 가지 종류의 문제에 봉착했을 때 둘 중 하나는 나머지 하나의 해결책일 수 있음을 깨닫는 법 을 배워야 한다. (133)
적이 승리를 거두고 모든 것을 파괴하게 생겼다면, 적의 중립이나 관용을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133)
최대한 모호함을 유지하고, 여러 종류의 삶을 순차적으로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심지어 여러 가지 삶을 동시에 영위할 수도 있어야 하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 (134)
남들에게서 가장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들며, 남의 문화가 몸에 배도록 하여 거기에서 배움을 얻고, 남들이 가진 확신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감정이입은 말하자면 유비쿼터스, 즉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기’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34)
타인의 단점에 마음이 머무르고 눈길이 머문다. 장점은 질투로 인해 사소한 것으로, 대단치 않은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 세상 누구를 통해서건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만남은 편견을 낳는다. 그 편견이 그 사람이 전부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출구가 보이지 않을 때, 막다른 골목에 도착했다는 느낌이 들 때, 적의 가치를 수용하는 거이 정신적으로 불가능할 때, 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항거를 준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만 채택할 수 있는 전술일 때, 그럴 때라면 이제 협상 테이블을 엎어버릴 결심을 해야 한다. 그야말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생존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결정에 반대해야 한다. 135
지난 온 길을 돌아가는 것은 걸어온 만큼의 노고가 아쉽기 때문에 쉬이 돌아서지 못한다. 지금 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더 가면 무언가 나오겠지 하는 막연함이 직관을 무시하고 자꾸 걷게 한다. 마음은 아니라고 하지만 안도할 무언가를 찾아서 무서움을 대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혁명은 돌아섬에 있다.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시점에 그것을 겸허히 혹은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돌아설 수 있는 용기. 그것이 혁명인 것이다.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건인 이 원칙들은 실천되는 차원마다 충분한 성찰과 학습,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담금질, 존재 이유, 위협 요소, 동향, 동맹, 기회 등에 대한 끊임없는 재평가를 필요로 한다. 자신의 가치, 목표,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실행에 옮겨야 할 전략을 재점검하는 일도 필요하다. (137)
살아남기 위한 비결은 "왜 그리고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대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4장 개인이 살아남기 위하여
절대적인 이타주의자들로, 미래에 관한 극심한 동요와 전망 속에서 자신들의 행복 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며 오직 다른 사람들의 행복만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작 자신들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돕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143)
우리들 각자는 이 원칙들을 숙지하고, 이를 가상적으로 실천해본 후 현실 세계에 도입하여, 이때부터가 가장 어려운 단계가 되겠지만, 정기적으로 실천 정도를 점검해야 한다. 비행 때마다 이륙과 착륙에 앞서서, 예전 경험을 토대로 총망라되어 있는 잠재적 위협 요소 점검 목록을 확인하는 조종사들의 자세가 필요하다. (146)
스스로를 존중하려면 남이 내려준 진단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이 대단한 전문가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를 관찰하고 통제하며 자신에 대해서 엄격해져야 한다. 우리들 각자는, 특히 위기의 시대일수록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것처럼, 오직 자신만을 믿고 행동해야 한다. (147)
그래, 이런 느낌이다. Me Story를 쓰고 난 후 나는 나에 대한 인식이 더욱 새롭게 할 수 있었다.
이것은 과거 성향측정과는 다른 깊이에서 나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자신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것은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스스로를 통제하고 내부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며,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외모를 단정하게 가꾸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 남들의 눈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148)
요컨대 남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역할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알려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상대방이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자신의 상대적인 무신경에 대한 간접적인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속 꼬인 사람이 있다면, 이런 사람들은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148)
‘스스로 존중하기’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개혁하여 자신이 가진 최고의 능력을 끌어내며, 자신이 현재 알고 있는 것, 현재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으며, 쉬지 않고 더 나은 존재 이유를 만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경제 용어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기적인 대차대조표를 작성하고, 자신이 우위에 있는 분야에 대해서 끊임없이 점검하고 확인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148)
스스로 존중하기는 자신의 가치관, 즉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
(149)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남으로부터 존중 받을 수 없다. 우리들 각자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대접하는 방식 그대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대접을 받기 때문이다. (150)
결론적으로 내면의 힘과 자신에 대한 줄기찬 노력, 통찰력, 내면성, 공명정대, 용기 등을 필요로 한다. (151)
이러한 태도는 평정심과 내면적 힘의 근원이며, 동시에 포기를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최고가 되고자 하는 열망의 근원이다. 스스로를 존중하기는 치열함, 통찰력, 공명정대, 신속한 결정, 연민, 정직, 겸손, 온화함, 자제, 남의 이야기 귀담아 듣기 등의 매우 특별한 장점들을 계발한다. (151)
시간의 밀도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년 정도 되는 기간의 인생 계획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이 계획은 경력적인 차원은 물론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끊임없이 손질하고 부단히 기간을 연장시켜나감으로써, 자신이 세운 계획을 실현하지 못한 채 죽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152)
20년 후 자신이 갖게 될 이미지를 상정하고, 다른 시기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모습을 미리 상상하면서, 상상 속의 이미지와 닮기 위해 준비하며, 지금의 모습과 전혀 다른 자신이 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가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152)
시간에 밀도를 부여한다는 것은 ‘소명’이라는 말이 자신에게 의미를 갖는 말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며, 그 소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확보해나가는 것이다. (153)
시간의 밀도를 높인다고 하는 것은, 매 순간을 마지막 순간인 것처럼 최대한 충만하게 사는 것을 뜻한다 153
물건을 구매하거나 소비하는 행위를 하나의 체험, 지적 탐구나 대화, 교류의 주제로 되살리며, 그것 역시 단기적․장기적인 관점에서 또 순간과 (순간의) 연속체 내에서 행해지는 삶의 활동으로 간주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매 행위와 소비 행위도 가치관, 인생 계획, 세계관 속으로 편입되어야 한다. (154)
어떤 인물의 성격과 그 성격에 따른 행동 방식에 대해서 정확한 의견을 정립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성인인 그의 얼굴에서 어릴 적 얼굴을 찾아내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얼굴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신선함과 공명정대함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런 사람과는 동맹을 맺을 수 있다. 만일 어린아이의 얼굴을 찾아낼 수 없다면, 그것은 그는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고, 신랄하며, 원한을 품고 있고,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며, 충성스럽지 않은 사람이다. (156)
성공적인 감정이입을 위해서는 호기심, 나와 다른 문화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관습에 대한 체험, 그들의 생각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 다른 사람의 언어를 내 것처럼 구사하기, 문화적 코드(언어적․비언어적)를 해독하는 능력 등 몇몇 특별한 능력을 키워야 한다. 또한 다양한 문화적 영향력과 경험을 배척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며, 그 같은 다양성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고 그것들 사이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내야 한다. (157)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그 순간이 창의성이 가장 필요한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혁신하는 능력을 쉽게 상실하게 된다. (159)
심리적인 불만에 의미를 부여하며, 유도 선수들처럼 적의 힘을 지렛대로 이용할 궁리를 해야 한다. 위협 하나하나, 실패 한 번 한번이 인생을 바꿀 기회가 되며, 자신이 살아야 할 이유를 보다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인생계획을 바꾸며, 파트너를 바꾸는 계기,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고통이나 무례함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되는 한이 있어도, 위협과 결핍을 창조, 결별, 변신의 이유로 받아들여야 한다. (160)
최악의 위협 속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원천, 상황을 보는 새로운 시각, 진부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롭게 창조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나온다. (160)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하도록, 적어도 지적으로, 아니 신체적으로도 그렇게 해보도록 준비해야 한다. (164)
언제 어느 순간에라도 가능한 자기정체성과의 결별, 나뭇가지에 앉은 새처럼 사는 이 방식은 공들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164)
오직 유목민적 재화에 해당하는 아이디어와 경험, 지식, 인맥 등만 쌓아가면서, 소유의 이유가 아닌 존재의 이유만을 성찰하며 살아야 한다. 정착민적인 부동 재화는 최소한으로, 유목민적인 재화는 최대한으로 소유해야 한다. (164)
그렇게 살고 싶다는 바램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의무와도 같은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적합한 것이다. 변화 가능하도록 재능을 가꾸고, 변화 가능하도록 삶의 장식들을 단순화하고, 변화 가능하도록 자신의 세상을 잘 이해하는 것. 이런 것들이 내 삶에 얼마나 분포되어 있고, 내가 얼마나 그런 삶을 지향하고 있는지 점검하자.
정신적․철학적․물질적으로 빈틈없는 준비가 필요한데, 이러한 준비는 시간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능력, 사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취한 것이 없을지라도 끝까지 살아남는 능력...요컨대 과거의 삶은 인생에 있어서 거쳐가는 과도기로 간주하고 이를 단념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 (165)
나에게는 과연 여러 삶을 소화하고, 여러 문화에 동참하며 여려 개의 언어․교리․신앙을 구사할 능력이 있는가? 여러 가지 중에서 몇몇 요소를 취사선택하되, 그 선택으로 인하여 구속 받거나 자아를 상실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여러 삶을 병행해서 순차적으로, 아니 이보다 더 대담한 시도가 되겠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완전히 투명한 가운데 성심껏 영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를 자문해보아야 한다. 자신들에게 유대인인 동시에 기독교인이 되라고 강요하는 세계에서 실제로 그렇게 살았던 마란들처럼 살 자신이 있는가? (165)
그러려면 특별히 미래의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는 모습, 현재까지 가꾸어 온 이미지, 가치관, 원래의 인생 계획, 존재 이유 등과는 전혀 닮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그 모습을 존중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166)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기란 본질적으로 두 세계의 틈새에 사는 사람, 본래의 진실이란 없으며, 남들이 강요하려는 진실 또한 없다고 믿는 사람, 두 개의 확신이 충돌하는 틈새에서 자기만의 진실을 창조하고 자기만의 리듬대로 세계 속에서 전진하는 사람이 지니는 덕목이다. (167)
혁명이란 기존 체제를 전복시킴으로써 자신과 화해하고, 모든 규범과 순응주의, 사회적으로 강요된 모든 결정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위해 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168)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은 긴장감을 느끼지 않는 평온한 상태에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169) ★★★★★★
내 생활에 점검이라는 기능을 보완할 것. 내가 지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10대 풍광 같은 것을 비롯하여, 단기적인 목표들) 이것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프로세스를 집어넣도록 하자.
5장 기업이 살아남기 위하여
한 분야에 너무 많은 전문가들이 집중되어 있으면, 아무리 이익이 많이 창출되는 분야라고 할지라도, 결국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축소되게 마련이다. (174)
하나의 기업은, 그 기업의 모든 파트너들이 제대로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생존할 수 있다. (178)
파트너들은 자원이 아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생존을 위한 동맹적 관계에서 파트너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기업들은 존재 이유를 확실시하고 가치관을 존중하기 위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꿰뚫어 보며, 정직해지고 스스로를 존중하며 제품의 우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 따위는 기울이지 않는다. 기업들은 또한 근로자, 주주, 고객들이 그들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신경 쓰는 일에도 소홀하다. (179)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는 그것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시간이 아니라, 고객이 그것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 또는 고객에게 벌어주는 시간의 가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85)
경쟁자에게 전쟁을 선포해서 그 전쟁에 패배하기 보다는, 전쟁을 선포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하라. (194)
경쟁을 외부의 대상과 하는 것 보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점검하고 내부의 힘을 응집하는 것이 발전을 위해 더 유효한 전략이다.
정당방위 상황에서라면, 자신의 가치와 내부파트너, 즉 근로자들과 주주들을 배신하는 행위를 제외하고는 모든 권리가 보장된다. (199)
살아남기에 유리한 분야로는 특정 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을 들 수 있겠다. 사회적 기업의 목적은 정해진 임무를 성취하는 것. 사회적 기업은 고객들에게 봉사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이익을 낸다. (205)
시장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시장의 요구를 부정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기업을 등장시키는 것이다. 개인의 생존 전략이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를 초래한 것과 같은 이치다. (206)
스티브 잡스 그리고 경영의 미래에 소개된 기업들의 사례가 생각난다.
경영 이론에서 벗어난, 세상에 존재하던 관리방식과 경영방식에서 벗어난 기업들의 반란.
하지만 그 반란은 즉흥적인 흥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철학에서 비롯된 것임을 잊지말자
옮긴이의 글
2008년 후반기 이후부터 2009년 말까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세계 경제가 밟아온 과정을 상세하게 정리하고,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맞이할 수도 있을 위기 상황을 예측하며, 그 같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필요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246)
<미래의 물결>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의 이상향을 제시했다면, <위기 그리고 그 이후>는 이상향을 향해 매진하는 과정에서 인류가 부딪힌 경제 위기라는 암초를 집중 분석했고, <살아남기 위하여>는 그런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법을 담고 있다. (247)
"호랑이에게 잡혀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라는 교훈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준다고 할 수 있다. (247)
역자의 느낌도 그러했구나. 나는 이것 이상의 아탈리의 통찰력을 보고 싶어했다. 하지만 딱 교훈이 주는 느낌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 자신을 알고 존중하며, 시간의 유한함을 알며, 나 아닌 남의 입장이 되어보고, 시련을 이겨내며, 어느 한 가지로 자신을 규정하지 말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도록 창의력을 배양하며, 이래도 저래도 안 될 때에는 판을 엎고 새 판을 짜라는 것이 그 가르침의 개략적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248)
매번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다른 식으로 날 수도 있으니 그 결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하라는 것이, 이 책을 통해서 아탈리가 주는 가장 큰 가르침이 아닐까. (249)
3. 내가 저자라면
'
"학문과 예술에 대한 다방면의 지식을 으뜸으로 쳤던 중세 유럽 지식인의 전형으로 유럽인들이 꼽는 인물이 괴테의 작품에 등장하는 파우스트다. 오늘날 이 파우스트에 가장 근접해 있는 유럽 지식인을 꼽으라면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를 능가할 사람이 달리 있을까 싶다.
인문 사회 자연과학과 문학 음악 연극 영화 등 학문과 예술의 경계에 구애 받지 않고 수많은 저술과 작품을 남긴 아탈리는 ‘과연 한 인간이 이렇게 많은 분야에 파고드는 게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더구나 지평선처럼 드넓은 지식과 혜안을 바탕으로 미래를 짚어내는 탁월한 통찰력은 새로운 책을 낼 때마다 화두(화두)를 만들어 내곤 한다."
이건우 서울대 교수가 2001년 12월 자크 아탈리를 만나고 인터뷰 기고문을 신문에 옮기면서 서문으로 기록한 내용이다. 굳이 이런 소개문이 아니라도 그는 독창적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 미래에 대한 탁월한 비전을 제시해온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손꼽히기에 나는 그의 책을 읽는 것을 대단히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살아남기 위하여>는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뭔가 턱없이 부족한 느낌이다. 세상사 모든 것이 뻔한 이치라고 한다고 해도 게리 해멀 경영이라는 뻔한 세상에서 <경영의 미래>라는 깨침을 선사한 것을 보면 그의 명성에 비해 저술에 대한 고민이 아쉽기만 하다.
<살아남기 위하여>의 전체적인 구성은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내용상으로 구분하여 보면 크게 3개 테마로 압축될 수 있다. 첫 번째 테마가 변화의 흐름, 두 번째 테마가 위기에 대해서 그리고 세 번째 테마가 살아남기 위하여 라는 구분이다. 저자는 마지막 세 번째 살아남기 위하여 라는 테마를 세분화 하여 4장~7장의 개인, 기업, 국가, 인류의 측면에서 별도의 장으로 마련해 두고 있다.
첫 번째 테마인 <변화의 흐름>은 현재 인류가 당면한 인구, 기후, 이념, 경제 및 정치 등에 대하여 흐름들을 나열하고 있다. 이곳에서도 특별한 탁견을 제시하거나 독자들의 사고를 확정시켜주는 탁월함 같은 것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두 번째 테마인 <위기>에 대해서는 책을 읽기 전에 많은 기대를 했던 부분이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어떤 사회적, 이념적, 경제적 위험이 우리 앞에 있는 것일까. 위기의 인식은 살아남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는 시작이다. 문제의 인식은 문제의 해결에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전망하고자 하는 향후 10년 사이에 닥치게 될 위험에 직면해서, 과거의 전위대들과 마찬가지로, 살아남기를 원하는 이들은 다른 어느 누구로부터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 되며, 모든 위협은 각자에게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책의 두 번째 테마인 <위기> 부분을 읽고 나서는 실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80% 이상을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한 금융위기의 전말을 이야기 한다. 물론 이 부분은 대단히 유익하다. 당장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경제적 위기들이 거의 90%이상 싱크로율을 보이며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 위기의 부분을 벗어나서는 그가 전에 보여 주었던 사회적, 이념적인 통찰력은 보이지 않는다. 그거 다른 부분은 구석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정도로 몇 가지를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조차도 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그저 일반적인 칼럼 수준을 넘지 않는 듯하다.
세 번째 테마인 <생존>에 대해서는 "세기를 거듭하면서 축적된 지식과 지혜를 통해 다듬어진 생존수칙으로서 7기지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이 원칙들은 자긍심의 원칙, 전력투구의 원칙, 감정이입의 원칙, 탄력성의 원칙, 창의성의 원칙, 유비쿼터스의 원칙, 혁명적 사고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개인의 차원, 기업의 차원, 국가의 차원, 인류의 차원에서 해석, 적용하고 있으나 비슷한 말들을 되풀이하고 있으며, 기업, 국가, 인류차원의 모색은 개인차원 전략의 부록과 같은 느낌이다.
많은 선각자들이 "위기는 기회다. 그러니 그 변화를 지배하라."라고 외친다.
하지만 위기의 내용과 전후 관계, 이면의 얽힌 실타래를 잘 들여다 보지 못하면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는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저자라면 나는 현대 사회의 <위기>에 좀더 깊이 있는 통찰력을 발휘해보고 싶다. 지금 관찰하는 <떠나고 싶은 회사, 머무르고 싶은 회사>라는 테마에 대해서도 <위기>라는 관점에서 현상들을 정리하고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기회라는 것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