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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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영복에 대하여
약력
1941 경남 밀양 출생
1959 부산상업고등학교
1963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1965 서울대학교대학원 경제학 석사
1968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 선고
1988 815 특별 가석방
1988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집필
1998 사면 복권
1998 성공회대학교 사회학부 교수
2002 동아시아문화공동체포럼 대표
2003 성공회대학교 민주사회교육원 원장
2004 성공회대학교 대학원 원장
2007 정년퇴임 후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감옥의 의미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저자가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중 가족들에게 보낸 보낸 서간을 엮은 책이다. 시대의 고전이라는 칭호를 받을만큼 깊은 사색의 결정을 느낄 수 있다. 27세에 감옥생활을 시작해 47세에 출소하였으니, 20대부터 40대까지의 사색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그가 인터뷰에서 말하는 감옥 생활의 의미는 이렇다.
"저는 감옥을 대학이라고 부르죠. 또 그 때 같이 징역살이를 했던 사람들을 지금도 일 년에 몇 번 씩 만나요. 만나면 대학 동창생이라 불러요. 감옥을 왜 대학이라고 하냐면 바깥에 있었으면 결코 가질 수 없었던 생각들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 때를 대학 시절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금도 제가 '나의 대학 시절'이라는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만들어 놓고 있어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리지 않은, 검열에 통과되지 않았을 법한 이야기들을 많이 모아서 기록해 둔거죠. 감옥이 나의 대학인 이유는 저는 교장 선생님 아들로 태어나 학교 사택에서, 교실에서, 책 속에서 자기 사고를 키어온 사람이잖아요. 이런 창백한 관념적인 지식인이 전혀 엉뚱한, 사회의 가장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는 감옥에서 느끼는 것들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죠. 관념성들이 하나하나 깨트려져 나가는… 사회에 대한 새로운 인식들을 가질 수 있는 기간이었죠. "
구체적인 기억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참 많이 배웠어요. 사람들을 배우고. 우리 사회의 밑바닥 인생들, 사람들의 모멸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죠. 그래서 숨겨져 있는 사회를 제가 공부하게 되요. 굉장한 공부였지요. 또 제가 1960년대부터 감옥살이를 시작하잖아요. 그 때 어떤 사람들이 함께 형을 살았나 하면, 해방 전후의 정치적인 격동기에 활동했던 분들, 또 그 유명한 빨치산 출신들도 있었어요. 그 다음에 북한에서 공작원으로 넘어왔다가 구속된 사람들도 있었구요. 그 분들을 통해서 정말 역사를 다시 이해하게 되요. 우리 현대사를 그 사람들을 통해서 다시 한번 읽는 경험을 하게 된 거죠. 참 많이 배웠어요. 제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그 속에서 굉장히 훌륭한 서도 선생님을 만나게 되기도 한학을 했고… 벽초 홍명희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우리나라 최고의 한학하시는 분하고도 한 방에서 4년 이상을 함께 지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 경우에는 감옥이라는 곳이 인간을 배우고, 사회의 숨겨진 얼굴을 다시 만나고 또 학습화 되었던 해방전후의 현상을 직접 배우는, 이런 여러 가지 살아있는 대학이었다는 겁니다."
더불어 숲
여기서 [더불어숲]은 신영복 선생님을 중심으로 모인 모임의 이름이다. 시작은 1988년 8월 14일 출소한 신영복 선생님과 그 직후 출간된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1989년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하게 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을 하게 되고, 1990년부터는 과거 옥중에서 만났던 지인들을 비롯한 주변분들과 함께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이 산행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은 몇몇 독자들도 참여하게 되는데 이 산행모임과 이를 바탕으로 1996년부터 시작된 '목동 파리공원 대화모임'이 오늘날 [더불어숲]의 모태가 되어 모임을 이루게 되었다. 이들이 스승의 날 선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게 되었고, 계속 정기적인 월소풍과 운동회를 가졌다. 1999년 7월 홈페이지 이름을 [더불어숲]으로 정하게 되었다. 2001년 이 홈페이지의 글들을 모아 <나무가 나무에게>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중국 고전을 공부하는 '고전읽기'와 글씨 연습을 함께하는 '서도반'이라는 소모임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발발이'라는 축구모임, 마라톤 모임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홈페이지에 밝히고 있는 [더불어숲]의 지향
• "각자가 저마다의 삶의 터전에 깊숙이 발목 박고 서서 그곳의 고유한 주관을 더욱 강화해 가는 노력이야말로 객관의 지평을 열어주는 것이며, 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곳이 바다로 열린 시냇물처럼 전체와 튼튼히 연대되고 있어야 한다"
• "나는 이것을 너는 저것을 갖추어 혼자로서는 비록 인격적으로 빈곳이 많을지라도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연대성의 든든한 바탕에 인격의 뿌리를 내림으로써 사회적 미덕 속에서 개인적 덕성을 완성해 가는 쪽이 더욱 바람직하다"
십팔번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가 그의 십팔번이다. 김제동이 그의 노래를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김제동의 똑똑똑>에서 밝혔는데,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 살아서 만나리라' 라는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의 20년 감옥 생활과 너무도 딱 맞는 노래라서 사람들이 짓궃게도 그 노래를 불러주길 원한다고 한다. 그분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정말 가슴 뭉클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반성
"나도 내가 이야기하는 만큼 살지 못한다는 반성이 있어요. 내가 썼던 글도 교도소와 가족이라는 이중의 검열을 전제로 하다 보니 항상 반듯하고,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지요. 그렇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았어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무서움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그런지 독자들을 만나면 반듯하고 쓰러지지 않는 모습만 보여줘야 하고, 저를 그렇게 보는 것도 부담스러워서 가능하면 독자들을 만나는 걸 피하고 싶어요.”
신영복 선생은 따르는 이들의 정신적 지도자적 성향을 가진 지식인, 그러나 감옥이라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 깨져 단지 지식이 아닌 삶으로 시대를 사는 시대의 양심이 되셨다.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교육에 전념하고 계시지만, 그가 흘려보내는 맑은 물로 인해 세상은 더 맑아지고 있다.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1988년)엽서(1993년)나무야 나무야 (1996년)더불어 숲 1권 (1998년 6월)더불어 숲 2권 (1998년 7월)감옥으로부터의 사색-증보판 (1998년 8월)더불어숲-개정판 합본 (2003년 4월)신영복의 엽서 (2003년 12월)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2004년 12월)처음처럼: 신영복 서화 에세이 (2007년 1월)청구회 추억: Memories of Chung-Gu Hoe (2008년 7월)For the First Time: 처음처럼(영문판) (2008년 8월)신영복 (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2010년 12월)
참고자료
홈페이지 '더불어숲' http://www.shinyoungbok.pe.kr/
인터뷰 "감옥은 제게 대학과 같았습니다." http://www.yes24.com/chyes/ChYesView.aspx?cont=1330&title=003001
경향신문 인터뷰 '김제동의 똑똑똑'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072127425&code=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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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가슴을 무찔러 든 글 귀
2004, 돌베게, 신영복
서론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의 대화를 선취하는 것 6.
☞ 이 책의 목적이 고전에 대한 관심보다는 우리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
16. 유년 시절의 경험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층의 정서로 남아 있기 때문.
☞ 서울대 경제학과 59학번의 유년시절은 어땠을까? 전쟁의 상처, 가난, 농촌 붕괴, 근대화를 향한 국가적 열망, 정치상황의 혼란...
21. 5천년 동안 단절되기 않고 전승되어 내려오는 문명이 세계에는 없습니다.
☞ 동양문명, 중국 중심
23. 우리가 걸어놓는 화두는 '관계론'
23.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이라는 것이 요지
24. 관계론적 구성 원리는 개별적 존재가 존재의 궁극적 형식이 아니라는 세계관을 승인합니다. 세계의 모든 존재는 관계망으로서 존재한다는 것.
27.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를 자주 바라보게 되듯이 좋은 문장을 발견하기만 하면 어학은 자연히 습득되리라고 봅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암기하는 것이지요.
☞ 연구원 과정의 매주 리뷰의 의미,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기억하는 것
28. 우리가 어떤 본질에 대하여 이해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먼저 그것의 독자성과 정체성을 최대한으로 수용하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비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29. 진정한 공존은 차이가 있든 없든 상관없는 것이지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존이 필요한 것이지요. 어떠한 경우든 차별화는 본질을 왜곡하게 마련이라고 해야 합니다.
31. 과학은 희망을 주기보다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
32. 동양의 역사에는 과학과 종교의 모순이 없으며 동양 사회의 도덕적 구조는 기본적으로 인문주의적 가치가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관계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문주의적인 가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 서양의 그것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인문주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깬다.
33. 오늘날의 주류 담론인 전 지구적 자본주의와 세계화 논리는 한마디로 거대 축적 자본의 사활적 공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34. 현실주의적이라는 의미는 대체로 우리들의 삶이 여러 가지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승인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혼자 마음대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나아가 자연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지요.
☞ 가족들간의 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라. 어떤 모습이 균형잡힌 가족의 모습이겠는가?
36. 도란 걸어가며 생각하는 것입니다. 도는 길처럼 일상적인 경험의 축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37. 진리가 서양에서는 형이상학적인 차원의 신학적 문제임에 반하여 동양의 도는 글자 그대로 '길'입니다. 우리 삶의 한복판에 있는 것입니다.
37. 동양적 사고는 삶의 결과를 간추리고 정리한 경험 과학적 체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동양 사상이 윤리적 수준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고 할 수 있지만 반면에 비종교적이며 과학과의 모순이 없습니다.
38. 동양에서는 자연이 최고의 질서입니다.
39. 모든 것은 모든 것과 조화 통일되어 있으며, 모든 것은 생주이멸의 순환 과정 속에 놓여 있는 것이지요.
39. 어떤 존재가 특별히 자기를 고집하거나, 비대하게 되면 생성 과정이 무너집니다.
39. 세계의 중심은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인간뿐만이 아니라 우주의 어떠한 지점도 결코 중심일 수가 없는 것이지요.
41. 동양적 구성 원리로서의 관계론에서는 '관계가 존재'입니다.
☞ 서양의 역사를 '개인을 발견'이라는 말이 기억난다. 그 역사적 가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의식을 높였다는 것. 하지만 다음 단계는 '관계'의 발견이 되어야 할 것이다.
43. 인간은 어디까지나 천지인 삼재의 하나이며 그 자체가 어떤 질서와 장의 일부분이면서 동시에 전체입니다.
43. 동양 사상의 조화와 균형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유가와 도가의 견제입니다.
44. 오만과 좌절을 겪을 수밖에 없는 유가의 인본주의를 견제하고 그 좌절을 위로하는 종교적 역할을 도가가 맡고 있는 셈
☞ 인본주의적 지배 이데올로기 VS 독선과 허구성을 폭로하는 반체제 이데올로기
오래된 시와 언
52. 이야기에는 거짓이 있지만 노래에는 거짓이 없다.
☞ 여러 사람이 공감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그 노래가 계속 불려지고 전승될 리가 없다.
53. 여러분의 감수성을 사로잡고 있는 오늘날의 문화는 본질에 있어서 허구입니다.
☞ 이 말에 문제는 없는가? 오늘의 문화에서 진정성을 찾는 시각은 없는가?
56. 문학의 길에 뜻을 두는 사람을 두고 그의 문학적 재능에 주목하는 것은 지엽적인 것에 갇히는 것입니다. 반짝 빛나게 될지는 모르지만 문학 본령에 들기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역사적 관점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 시대와 그 사회의 애환이 자기의 정서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 좀더 관심을 가지자. TV를 안보았더니 점점더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
61. 어쩌면 사실보다 전설이 더 진실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학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의 내면을 파고 들어갈 수 있는 어떤 혼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 내가 추구해야 할 부분. '사실 이상의 사실'을 발견하는 눈
64. 소외되고 분열된 우리들의 정서를 직시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유력한 관점이 바로 시적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시적 관점은 왜곡된 삶의 실상을 드러내고 우리의 인식 지평을 넓히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다도 생각합니다.
65. 시인은 마땅히 당대 감수성의 절정에 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개인적 경험 세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학문과 수행으로 자신의 경험 세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가?
66. 자기의 좁은 체험의 세계를 부단히 열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 도전과 모험, 여행, 독서, 만남
67. 땅을 밟고 있는 확실함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되찾아야 할 우리 삶의 진정성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발이 땅으로부터 유리되어 있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지향해야 할 확실한 방향을 잃고 있는 상태.
72. 살아간다는 것이 불편한 것이고, 살아간다는 것이 곧 상처받는 것
76. 유목 문화에서는 과거의 경험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동일한 공간에서 반복적 경험을 쌓아가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단히 새로운 초원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노인들의 경험 문화는 주변화되고 청년들의 전위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이지요.
☞ 자크 아탈리의 '노마드'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는 다르구나. 어떻게 두 주장이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77.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 현재의 작은 선택들로부터 미래가 만들어 지는 것. 가슴을 치는 말이구나.
81.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굴원
82. 획일적 대응을 피하고 현실적 조건에 따라서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84. 현실에 매달리지 않고 현실의 건너편을 보는 거시적 시각과 대담함이 곧 낭만주의의 일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 남방 문학의 낭만주의적 정신세계
주역의 관계론
88. 나는 점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점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약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을 아는 사람'은 못 되더라도 자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은 누구보다 강한 사람인지도 모르지요.
89. 판단이 어려울 때 , 결정이 어려울 때 찾는 것이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인간의 지혜와 도리를 다한 연후에 최후로 찾는 것이 점.
90. <주역>은 오랜 경험의 축적을 바탕으로 구성된 지혜이고 진리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진리를 기초로 미래를 판단하는 준거입니다. 그런점에서 귀납지이면서 동시에 연역지. --> 경험의 누적으로부터 법칙을 이끌어내고 이 법칙으로써 다시 사안을 판단하는 판단 형식입니다.
☞ 이 판단 형식이 관계론적
92. 춘추전국시대 550년은 기존의 모든 가치가 무너지고 모든 국가들은 부국강병이라는 유일한 국정 목표를 위하여 사활을 건 경쟁에 뛰어드맂 않을 수 없는 신자유주의 시기였습니다.
☞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대도 춘추전국시대처럼 사상의 꽃이 활짝 필수 있는 시기?
101. 그 사람의 됨됨이보다 조금 작은 듯한 집이 좋다고 하지요.
101. 능력의 79% 정도를 요구하는 자리가 적당하다. 30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그 여백이 창조적 공간이 되고 예술적 공간이 되는 것
102. 개체의 능력은 개체 그 속에 있지 않고 개체가 발 딛고 있는 처지와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고 하는 생각이 바로 <주역>의 사상입니다.
103. 내가 중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앞과 뒤에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가 가장 풍부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105. 집이 좋은 것보다 이웃이 좋은 것이 훨씬 더 큰 복이라 하지요.
106. 점의 본질은 어떤 현상과 상황을 우리들의 일상적 관점과는 다른 논리로 재해석하고 조명하는 인식 체계입니다.
113. 어느 한 단계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그에 따른 어려움이 반드시 있는 법.
119. 나아가기 보다는 물러나 강호에 묻히는 것이 난세를 살아온 사람들의 처세였습니다.
☞ 그러나 소통하라. 소통의 끈을 놓지 마라.
120. <주역>은 이처럼 어떤 괘를 그 괘만으로 규정하는 법이 없고 또 어떤 괘를 불변의 성격으로 규정하는 법도 없습니다.
123. 지뢰복 : 개인의 경우뿐만 아니라 한 사회, 한 시대의 양심과 이상은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다.
124. 역경에 처했을 때 우리가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잎사귀를 떨고 나목으로 서는 일입니다. 그리고 앙상하게 드러난 가지를 직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화려한 의상을 벗었을 때 드러나는 '구조'를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126. 동양사상은 기본적으로 땅의 사상이며 모성의 문화. 빈부라 하여 빈을 , 음양이라하여 음을 앞세우는 이유.
127. 세상에 완성이란 것이 있을 리가 없는 것
127. 실패한 사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인간관계에 있다
129. '길'은 도로와 다릅니다. 길은 길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길은 코스모스를 만나는 곳이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나란히 걷는 동반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터이기도 하고, 자기 발견의 계기이기도 하고, 자기를 남기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 좋은 문장, 닮고 싶은 문장
129. 목적과 수단은 통일되어 있습니다. 목적은 높은 단계의 수단이며 수단은 낮은 단계의 목적입니다.
131. 우리의 삶이란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한 '관계망'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택된 여러 부분이 자기를 중심으로 하여 조직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133. 서산대사가 묘향산 원적암에서 자신의 영정에 쓴 시
80년 전에는 저것이 나더니
80년 후에는 내가 저것이로구나
☞ 무슨 뜻이로고?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
141. 공자의 사상이 서주 시대 지배 계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오늘의 시점에서 규정하여 비민주적인 것으로 폄하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 공자의 인간 이해를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의 인권 사상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온당한지요?
145. 사회 변화 역시 그것의 핵심은 바로 인간관계의 변화입니다.
147. 영원히 지나가고 다시 오지 않는 과거는 없습니다.
148. 미래담론의 오류
미래의 어떤 실체가 현재를 향하여 다가오는 구도
그 미래는 현재와는 아무 상관없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이라는 인식
151.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을 동력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님. 효율과 경쟁을 강조하는 자본가는 전문성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전문화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성공한 자본가들의 공통적인 특징.
152. 전문성은 대체로 노예 신분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였습니다. 귀족은 전문가가 아니었습니다. 유계를 두루 익혀야 하는 것입니다.
☞ 일상의 예술화가 그래서 혁명적인 일이 되는구나! 취미생활이 중요하고 놀이가 중요한 이유, 모두가 '삶의 예술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그게 더 나은 미래이기에
152.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강조되고 있는 전문성 담론이 바로 2천년 전의 노예 계급의 그것으로 회귀하는 것임을 반증
154. 정치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
156. 나는 사회의 본질은 부끄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움은 인간관계의 지속성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일회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그 다음을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는 것.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사회란 지속적인 인간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9. '아름다움'이란 우리말의 뜻은 '알 만하다'는 숙지성을 의미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름다움'의 반대가 아름다움입니다. 오래되고, 잘 아는 것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161. 동양적 표현 방식에 있어서의 대비의 방식은 이러한 언어와 개념의 한계를 우회하고 뛰어넘는 탁월한 발견.
163.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배하려고 하지 않으며,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
164. 자본주의 논리가 바로 존재론의 논리이며 지배, 흡수, 합병이라는 동의 논리입니다. 종교와 언어까지도 동일할 것을 요구합니다.
☞ 제국주의적 패권주의와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극좌 논리가 다 존재론적 구조, 결국 동의 논리
168. 옛말에 쉰살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은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169. "낯선 거리의 임자 없는 시체가 되지 마라"
☞ 민중과의 접촉 국면을 확대하라. 그 과정을 민주적으로 이끌어가라. 주민과의 합의를 실천의 바탕으오 삼아라.
172. 정치란 신뢰이며 신뢰를 중심으로 한 역량의 결집
174. 내가 그를 알기 위해서는 그가 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서로 관계가 있어야 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기를 보여주지 않는 법.
175. 우리는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애정 없는 타자와 관계없는 대상에 대하여 알 수 있다는 환상을 버려야 합니다.
178. 우리가 선진 자본주의를 국가적 목표로 하여 매진하고 있는 한 자본주의의 그 어두운 역사는 드러날 수가 없는 것이지요. 모든 침략과 수탈까지도 합리화되고 미화되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 때문.
179. '학이불사즉망'의 의미는 현실적 조건이 사상된 보편주의적 이론은 현실에 어둡다는 의미. 반대로 '사이불학즉태'는 특수한 경험적 지식을 보편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 됩니다.
183.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탓하는 것이 이를테면 존재론적 사고라고 한다면, 관계론적 사고는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근심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186. 사실 진정한 지란 무지를 깨달을 때 진정한 지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기의 지가 어느 수준에 있는 것인가를 아는 지가 참된 지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야말로 지의 최고 형태라는 것이지요.
187. 세상에 영합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법이지요. 그나마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것은 세상을 우리에게 맞추려는 우직한 노력 때문입니다.
☞ 인간의 본성을 따르는 조직과 사회를 만들려는 노력
188. "모든 사람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다른 사람이 자기보다 명석합니다.
189. 집단적 타자인 대중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대중은 현명하다고 하는 것.
☞ 집단지성이 소수의 엘리트 집단보다 낮다.
191. '마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으려는 심리적 충동 : 실은 반대편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심약함'이 아니면, 아무에게나 영합하려는 '화냥끼'가 아니면, 소년들이 갖는 한낱 '감상적 이상주의'에 불과한 것이라 해야 합니다.
192. 만인으로부터 호감을 받는 경우와 만인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경우 둘 다 좋지 않다.
193. 어느 곳에나 다수로서의 민중은 존재하는 법이며 다수는 항상 선량하다는 사실.
195. 내용이 형식에 비하여 튀면 거칠고, 형식이 내용에 비해 튀면 사치스럽다.
☞ 언어를 적절히 절제하라.
196. 신세대뿐만 아니라 상품미학은 현대사회의 문화적 본질입니다. 상품미학이란 상품의 표현형식입니다. 상품이 잘 팔리 수 있도록 디자인된 형식미입니다.
☞ 컨셉을 잡고, 책을 잘 꾸미려고 하는 것도 상품미학? 그러니 세상에 적어도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을 쓰라.
198. 상품을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세포라고 합니다. 세포의 본질이 사회체제에 그대로 전이되고 구조화되는 것이지요. 형식을 먼저 대면하고 내용은 결국 만나지 못하는 구조 속에 놓여 있는 것이지요.
200. "낙은 관계의 최고 형태"
☞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205. 지배 피지배의 이항 대립적 구도를 사인 계급이 개입하는 3각 구도로 바꾸고자 한 것이 바로 유가학파의 사상적 위상
맹자의 의
213. 인이 개인적 관점에서 규정한 인간 관계의 원리라면 의는 사회적 관계로서의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215. 단 한 권의 고전을 택하려면 맹자!
217. 임금을 바꿀 수 있다는 맹자의 논리는 이를테면 민에 의한 혁명의 논리. 맹자의 민본 사상의 핵심.
228. 수오지심 즉 부끄러움은 인간관계 즉 사회 문화와 관련된 것
230. 어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진 일을 하는 것이 좋다.
☞ 직업 선택이 중요하다. 어서 1인기업을 준비하자. 공부하자. 그 길만이 살 길이다.
231. 남의 부림을 받으면서 남의 부림을 받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은 마치 활 만드는 사람이 활 만드는 일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과 같다.
237. 만남이 없는 사회에 '불인인지심'이 있을 리 없다.
242. 지속성이 있어야 만남이 있고, 만남이 일회적이지 않고 지속적일 때 부끄러움이라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
249. 사람도 모름지기 스스로를 모욕한 연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는 법이며, 한 집안의 경우도 반드시 스스로를 파멸한 연후에 남들이 파멸시키는 법이며, 한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를 짓밟은 연후에 다른 나라가 짓밟는 것.
노자의 도와 자연
255. 진정한 부국강병이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부문의 자생력을 길러내고 꽃피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
256. 일체의 인위적 규제를 재앙으로 규정하고, 자연이라는 근본적 질서를 회복할 것과 진정한 인간의 자유를 주창하는 노자의 반문화 사상이 지배 사상에 대한 비판 담론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257. 노자의 언어와 담론이 현대 자본주의의 모순 구조를 조명해내고 자본주의 문화의 허구와 총체적 낭비 체제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노자가 생환될 수 있다.
264. 노자 철학에 있어서 무는 '제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인식을 초월한다는 의미의 무입니다.
267. 무와 유는 둘 다 같은 것인데 이름만 다르다는 것. 더욱 정확히 말하면 무릇 차이란 이름이 있고 없고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270. "도라고 이름 붙일수 없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며 이름 붙일 수 없는 이름은 참된 이름이 아니다" 이것이 서양의 사고입니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지만 노자의 경우는 이것은 폭력적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어는 존재가 거주할 진정한 집이 못 되는 것.
273. 노자의 사상 체계에 있어서 대립적인 것은 없습니다. 상호 전화될 수 없는 고정 불변한 것은 없습니다. 세상 만물은 상대적인 것이며 상호 전화하는 것입니다. 존재론적 체계가 아니라 관계론적인 체계입니다.
☞ 모빌처럼 서로 자연스럽게 역할과 균형을 바꾸어 가는 이미지.
281. 순간순간 구매 욕구를 억제해야 하는, 흡사 전쟁을 치르는 심정이 됩니다. 모든 사람이 부단한 갈증에 목마른 상태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 사회, 상품 생산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
281. 시장이 허용하지 않는 것은 설 자리가 없는 것. 도무지 무욕할 수 없고 무지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
283. 무의는 그 자체가 목적이나 가치가 아니라 방법론입니다. 실천의 방식입니다.
285. 목표 설정에 무리가 있거나 아니면 그 경로의 선택이나 진행 방식에 무리가 있는 경우에 다투게 됩니다.
288.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는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약한 사람이 그 수에 있어서 다수라는 사실에 있습니다. 강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그것은 그가 지배하는 약한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강자의 힘은 그 개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힘은 원래 약자의 것.
291. 과학적 방법이란 싸우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오류가 없는 것.
292. 서른 개의 바퀴살이 모이는 바퀴통은 그 속이 '비어 있음'으로해서 수레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진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드는데 그 '비어 있음'으로 해서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문과 창문을 내어 방을 만드는데 그 '비어 있음'으로 해서 방으로서의 쓰임이 생긴다. 따라서 유가 이로운 것은 무가 용이 되기 때문이다. -노자 11장-
294. 노스님의 무소유는 사찰 종단의 거대한 소유 구조 위에서 가능한 것
294. 무소유와 무의 가치를 예찬하기보다는 차라리 우리 사회가 숨기고 있는 보이지 않는 무, 숨겨진 억압 구조를 드러내는 관점에서 이 장을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296. 모든 정치적 목표는 백성들이 결정해야 한다. 백성들에게 그러한 지혜와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믿어라.
300. 많이 아는 사람도 겉으로는 어리석게 보이기도 하지요.
☞ 어리버리한 내 모습을 위로해 주는 말이로고
301. '대변약눌' = 최고의 웅변은 더듬는 듯하다.
☞ 언어란 불충분한 표현수단이다. 될 수 있으면 언어를 적게, 그리고 느리게 사용하라.'시', '사진'
304. 노자 사상은 마치 수학에서 '0'의 발견이 갖는 의미와 공헌을 중국 사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305.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노자 25장
장자의 소요
309.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 할 수 없다. 한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 장자 외편 추수.
310. 근본적인 문제는 공동체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와 해방'에 있다는 것이 장자의 주장
312. 절망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 <장자>는 많은 사람 들에게 일탈의 논리로, 패배의 미학으로 읽혀졌음이 사실입니다.
314. 노자는 도의 존재성을 전제합니다. 장자는 도를 무궁한 생성 변화 그 자체로 파악하고 그 도와 함께 소요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지요.
☞ 노자의 관념화
316. 장자의 해방은 어디까지나 관념적 해방이며 주관적인 해방
318. 장자의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는 도를 터득하여 이를 실천하는 노자의 경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도와 일체가 되어 자유자재로 소요하는 경지를 의미합니다.
319. 모든 투쟁은 사상 투쟁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상 투쟁으로 끝나는 것이 역사의 교훈. 우리들이 갇혀 있는 '우물'을 깨닫는 것이 모든 실천의 출발점.
319. 장자가 어떤 대안이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에게 펼쳐 보이는 드넓은 스케일과 드높은 관점은 매우 중요한 의미.
320. '생명 없는 질서' 보다는 '생명 있는 무질서'를 존중하는 것
325. 오리의 다리가 비록 짧다고 하더라도 늘여주면 우환이 되고, 학의 다리가 비록 길다고 하더라도 자르면 아픔이 된다.
328.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이해가 못 된다고 해야 합니다. 정서적 공감이 없다면 그것은 아직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상태입니다.
329. 기계의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네.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게 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이네. 내가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네.
332. 여가와 소비의 증대가 인간성의 실현일 수 있는가?
☞ 일 자체가 즐거움이 되어야
337. 책은 옛사람의 찌꺼기입니다.
☞ 가장 핵심적인 것은 글로 남기지 못한다는 의미
341. "나는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의 중간에 처하겠다."
☞ 제4편 인간세... 목수 장석의 이야기를 살펴보라. 그 의미가 드러날 것이다.
343. 사람이 모두 자기를 비우고 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 누가 그를 해칠 수 있겠는가?
352. 세속의 지혜란 큰 도적을 위해 재물을 모아주는 것
357. 중요한 것은 한 마리의 제비가 아니라 천하의 봄이지요. 만는 것은 경기의 승패가 아니라 동료들의 우정이라고 생각. 남는 것은 그물입니다. 그리고 그물에 관한 생각이 철학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
362. 사상은 개인에 앞서서 반드시 '사상적 과제'가 먼저 존재합니다. '누구의' 사상이기에 앞서 반드시 '무엇'에 관한 사상이게 마련입니다.
363. 주류 사상이든 비주류 사상이든 결국 전체를 구성하는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
364. 묵자 : 하층민의 이미지, 근검 절용하며 실천궁행하는 모습입니다.
367. <장자>에서도 묵가를 평하여 "살아서는 죽도록 일만 하고 죽어서도 후한 장례 대신 박장에 만족해야 했으니, 그 길은 너무나 각박했다"
367. 묵자는 은나라 유민들의 나라인 송 출신으로 주 시대의 계급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고 우 시대의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며, 일생 동안 검은 옷을 입고 반전, 평화, 평등 사상을 주장하고 실천한 기층 민중 출신의 좌파 사상가
☞ 자급자족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운동이 이러한 모습인가?
370. 실천 방법이 개인주의적이거나 개량주의적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언제나 집단적이고 조직적이며 철저한 규율로써 일사분란하게 진행되었다는 점
376. 묵자의 하느님 사상은 기독교의 사상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379. 사람을 죽이는 것은 복숭아를 훔치는 것보다 죄가 더 무겁다. 한 사람을 죽이면 그것을 불의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크게 나라를 공격하면 그 그릇됨을 알지 못하고 그것을 칭송하면서 의로움이라고 한다. 이러고서도 의와 불의의 분별을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묵자 소염편-
380. "만 명에게 약을 써서 서너 명만 효험을 보았다면 그는 양의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약이 아니다. 그러한 약을 부모님께 드리겠는가?"
☞ 반전평화, 공격전쟁의 반대
382. '군자는 물을 거울로 삼지 않고 사람을 거울로 삼는다'
☞ 물을 거울로 삼으면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지만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길흉을 알 수 있는 것
387.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돌아오는 아들을 맞으러 언덕에 서 있는 어머니의 상이야말로 그 어떠한 것보다도 전승의 의미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
388. 인간의 행동은 욕구로부터 나오며 욕구는 후천적으로 물들여지는 것
☞ 욕구가 나쁘다는 생각은 가난한 시대를 살아온 우리에게 뿌리깊게 내려있다. 이제 좀 벗어나 '자유로움'의 가치를 배워가는 중이다. 그 후에 다시 후천적으로 물든 욕구를 살펴보라.
394.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관계의 본질
395. "천명이란 폭군이 만들어 낸 것이다."
399. 노래하고 싶을 때 노래하지 말고, 울고 싶을 때 울지 말고, 즐거울 때 즐거워하지 말아야 한다면 이런 묵가의 절제는 과연 인간의 본성과 맞는 것인가? -장자-
☞ 장자의 자유로움과 묵자의 겸애와 절제의 사상이 조화로울 수 있으려면?
순자, 유가와 법가 사이
405. 순자의 천은 물리적 천입니다. 순자의 하늘은 그냥 하늘일 뿐입니다. 인간 세상은 하늘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408. '자연은 만물을 만들었지만 다스리는 것은 인간'
☞ 순자의 인본주의적 관점 -->문화사관, 발전사관
417. 순자는 모든 가치 있는 문화적 소산은 인간 노력의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인문 철학자
422. 높은 산에 올라가지 않으면 하늘이 높은 줄 알지 못하고 깊은 골짜기에 가보지 않으면 땅이 두꺼운 줄 알지 못하는 법이다. - 순자 권학편(청출어람의 출전)
423. 순자가 교육론을 전개하는 것은 첫째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
425. 순자는 성인이라면 하늘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군자는 자기의 내부에 있는 것을 공경할 뿐이며, 하늘에 있는 것을 따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426. 예는 근본에 있어서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 법과 제도적 통제가 가져올 폐단을 경계, 자발적인 공감과 동의에 근거해야
법가와 천하 통일
431. 법가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입니다. 법가는 부국강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고 최후의 6국을 통일했습니다.
☞ 그러므로 법가의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 보자.
433. 세상이 변화하면 도를 행하는 방법도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 -법가의 현실인식-
439. 법치란 무엇보다 권력의 자의성을 제한하고 성문법에 근거하여 통치하는 것
☞ 아직까지도 권력의 힘은 법 위에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시대는 과거를 벗어나기 참 힘들다.
443.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생스럽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로우며, 인의 도리는 처음에는 잠깐 동안 즐겁지만 뒤에 가서는 곤궁해진다."
445. 치자는 더 이상 성인이거나 군자일 필요가 없으며 그 대신 탁월한 전문성을 지녀야만 합니다.
☞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 오늘날의 기업이나 국가에서 요구하는 것들이다. MB가 대통령으로 된 것도 이러한 국민의 열망 때문?
452. 현실을 보기보다는 그 현실을 본뜬 책을 더 신뢰하는 것이지요. 발을 현실이라고 한다면 여러분도 발로 신어보고 신을 사는 사람이 못 되는 것이지요.
☞ 나 스스로를 경계하는 뜻으로 읽어라. 현실 속에서의 경험, 만남, 실재를 놓치지 마라.
460. 개별적 가치나 배타적 성격에 탐닉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념론적 신조입니다. 다른 것과의 연관 즉 관계론에 대한 혐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사상이 갖는 한계란 실상 완성된 체계에 도달할 수 있는 조건이 역사적으로 제약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
☞ '관계론'이라는 화두를 놓치지 않고 법가 사상을 읽는 것. 하나의 사상을 가두어 놓고 비판하는 것은 관념론에 빠진 의미없는 것이다. 다른 사상과의 관계에 집중하라. 시대 상황과의 관계를 보아라.
462. 춘추전국시대. 임금을 죽인 것이 36번, 나라를 멸망시킨 것이 52번
강의를 마치며 : 불교, 신유학, 대학, 중용, 양명학
471. 불교 사상은 관계론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연기론은 그 자체가 관계론입니다.
475. 불교에서 깨닫는 것, 즉 각이란 이 연기의 망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깨닫는 것, 즉 각에 있어서 최고 형태는 바로 "세계는 관계"라는 사실입니다. ... 풀 한포기, 벌레 한 마리마저 찬란한 꽃으로 바라보는 깨달음이 필요합니다.
475. 관계론에 의하면 삼라만상은 존재가 아니라 생성
476. 묵자 "국역유염", 나라 전체가 물들어 있기 때문에 국가와 체제가 쌓아놓은 거대한 벽을 허물어야 하는 것이지요. 자본주의에 대한 의식의 변혁 없이 자본주의 체제의 변혁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투쟁은 사상 투쟁에서 시작한다고 하는 것.
477. 깨달음의 의미를 지극히 명상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이데올로기라는 사실
478. 화엄과 무상 : 모든 사회적 실천과 사회적 업적에 대하여 일말의 의미 부여도 하지 않는 무정부적 해체주의로 나타날 수 있다. 불교 사상은 해체 철학의 진보성과 무책임성이라는 양면을 동시에 함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479. 세계는 화엄의 찬란한 세계이면서 동시에 덧없는 무상의 세계임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한계 내에서 우리의 삶을 영위하고 우리의 생각을 조직하고 우리의 시공에 참여하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것.
481. 불교 사상은 개인주의적이며 반사회적인 해체 사상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483. 해탈이라는 관념은 그 자체가 일종의 초윤리적이고 탈사회적인 의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해탈에는 일체의 사회적 관점이 없습니다.
483. 송대 유학자들의 위기의식이 주자로 대표되는 송대 신유학자들로 하여금 시대적 사명감으로 <중용>과 <대학>을 장구하게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중용>을 읽어보자.
484. 객관적 실재를 도외시한 정신의 변혁을 강조하며, 객관의 물질성을 제거함으로써 동시에 현실의 계급적 모순 구조를 부정하는 이데올로기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화엄 불교는 통일 국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서 적합한 체계인 것.
485. 선종 불교 역시 지방 봉건 정부의 정치적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486. <대학>의 내용, 첫째 명덕을 밝히는 것, 둘째 백성을 친애하는 것, 셋째 최고의 선에 도달하는 것
☞ 격물, 치지, 성의, 정심,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 --> 개인의 해탈과는 정반대의 것, 개인의 수양과 해탈도 전체 체계를 구성하는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489. 인식과 깨달음이 외계의 객관적 사물과의 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주장. 돈오와 생각의 비약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요. 선종 불교의 주관주의를 배격하는 것.
491. 사물과의 접촉 그리고 사물에 내재한 이치를 궁구하는 것이 모든 것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
493. 사회적 관심이 매우 촌스러워진 현대의 상황, 개인의 감성을 가장 상위에 두는 문화, 단편적인 이미지에 의하여 그 전체가 채색되고 부분을 확대하는 춘화적 발상이 지배하는 오늘의 사회와 문화를 생각하면 주자의 시대가 당면했던 사회적 과제를 짐작할 수 있을 듯. .. 개인의 수양이 국과 천하와 무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 수 없는 것.
☞ 큰 이야기, 철학, 역사를 잊지 않는 것. 좀 찾아보라. 사색하라. 단절시키지 마라.
494. <중용>은 당시의 사회적 과제를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는 텍스트입니다. 당시를 풍미하던 해체주의적 문화와 무정부적 상황을 개변하려는 건축적 의지로 일관된 사회학적 동기이며 사명감.
496. 하늘이 명학 것을 성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라 한다. -중용 1장
☞ 통합적 사상 체계, 개인은 거리낌 없는 존재가 아니다. 도의 큰 근원은 하늘에서 명한 것이라는 사실
499. 이후 700년 동안 동아시아의 사회적 모델로서 자기 정체성을 지켜갔다. 초안정 시스템의 근간
☞ 하지만 서구 근대 사상에 의하여 치명적인 충격을 받게 된다. 이 사실은 어떤 의미로 읽을 수 있을까? 지금 시대에서 <중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복고주의로 머물러서는 안된다.
501. 신유학이 선종 불교에 대한 비판적 체계라면 양명학은 신유학에 대한 비판의 논리로 구성되어 있다.
503.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세운 다음 성과 경으로 보존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논리. "너를 묶는 그물을 찢어라, 공자, 육경도 존숭할 필요가 없다"고 양명은 선언합니다. ... 주관적 관념론, 주체적 실천의 자세
☞ 실존주의 철학이 서구 사상에 미친 영향과 유사
505. 현실은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요. 과거가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현실을 창신의 터전으로 삼아야 한다는 사실이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는 것이지요. 과거란 지나간 것이거나 지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는 흘러가고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는 다같이 그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일 따름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한 그루 느티나무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서서 과거, 현재, 미래를 고스란히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 시간을 직선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인식하는 관점,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
506. 서구적 가치는 인성의 고양보다는 개인의 존재 조건을 고양하는 것이며 그 존재 조건들 간의 마찰과 충돌을 합리적으로 규제하는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
507. 자본주의 체제가 양산하는 물질의 낭비와 인간의 소외, 그리고 인간관계의 황폐화를 보다 근본적인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것이 당면한 문명사적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분업, 전문화로 인한 인간 소외, 관계의 단절, 친밀함의 사라짐...
508. 한 사람의 사상에 있어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가슴이라고 하였습니다.
509. 시와 산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
사상은 감성의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감성과 인격은 이를테면 사상의 최고 형태이기 때문.
사상은 실천된 것만이 자기의 것. 주장했다고 해서 그것이 자기의 사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
510. 감성은 외계와의 관계에 있어서 일차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며 그런 점에서 사고 이전의 가장 정직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성적 대응은 사명감이나 정의감 같은 이성적 대응과는 달리,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마음의 움직임입니다.
511.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
511. '그림'은 '그리워함'입니다. 그리움이 있어야 그릴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림은 우리 사회가 그리워하는 것, 우리 시대가 그리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 사진도 그런 것이겠지. 그리워하는 것을 찍자.
3. 내가 저자라면
이 책의 주제와 콘셉트, 목적
난 이 책의 주제를 '동양 고전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으로 이해했다. 동양 고전은 저자가 감옥 생활을 중 한 방에서 한학의 스승을 모시고 4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익히게 된 학문이다. 원래 경제학을 전공한 그가 동양 고전을 깊이 있게 공부한 것은 '감옥'이라는 공간과 20년이라는 수감의 세월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양고전은 그의 수양의 도구였고, 현실을 바라보는 틀이 되어 주었다. 그런 그가 대학 교양 수업을 통해 '동양 고전' 강의를 하였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주제는 책에서 말하는 걸 한 문장 정도로 요약한 거라면, 콘셉트는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 원고를 쓸 방향을 제시한다."(신승환)
동양 고전을 다룬 책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저자가 이 책을 쓸 방향을 어떻게 정했을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부분과 다루고 있지 않은 부분은 무엇일까? 저자는 서론에서 이 부분을 밝히고 있다. 그가 깨달은 동양 고전의 독특한 차별성인 '관계론'을 중심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사상들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제자백가의 사상들을 살펴보고 있다. 그가 밝히는 목적도 뚜렷한데 그것은 교양수업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전에 대한 관심 보다는 우리 현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제와 콘셉트, 목적이 뚜렷한 것이 이 책의 힘이다. 특히 이 책을 차별짓는 '관계론'적 관점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고, 동양 고전을 보는 전체적인 눈을 키워준다. 이렇게 차별적인 콘셉트는 동양고전을 다룬 비슷한 책들과 이 책을 구별짓는 힘이다. 그러니 나만의 독특한 관점이나, 방향성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것이 단순히 기발한 기획일 수도 있고, 깊은 사색의 결과일 수도 있다. 다만 기획자가 아닌 저자가 되려한다면 자신만이 쓸 수 있고, 그것이 세상과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차별성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나에게 하는 얘기다.
내가 저자라면
중국의 오래된 시를 모은 <시경>부터 시작하는 이 책의 본론은 콘셉트(저자가 말하는 화두)인 '관계론'에 대한 이야기가 가끔 나온다. 문제의식은 서양의 존재론적 한계를 동양의 관계론적 사고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것이 각 본문에 명확히 실려있지가 않다. 명확한 관계론적 사고를 보여주는 '주역'이나, 유학과 도교의 상호 관계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교를 비판하는 틀을 제공하는 도교와 그 도교의 해체주의적 사고를 비판하는 유학의 관점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하지만 시경, 묵자, 순자, 법가 등을 다룰 때는 그 관계론적 관점이 흐릿해 보인다. 각 경전을 소개할 때 따로 절을 떼어서 '관계론'적 관점으로 이 사상과 다른 사상들과의 관계, 상호 영향이나 비판하는 점들을 정리하고 넘어갔으면 더 뚜렷이 이 책의 화두인 '관계론'을 잘 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콘셉트는 '관계론'이긴 하지만, 신영복이라는 저자가 쓴 동양고전 독법이라는 것이 차별성이 될 수도 있다. 그가 깨달은 동양 고전의 핵심들을 배우고자 이 책을 읽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저자가 쓴다면 보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일관되게 가져가야 할 것이다. 이또한 나에게 하는 얘기다.
서론에서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의 사상들을 중심으로 다룬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 '강의를 마치며'라는 장에서 <대학>, <중용>, 이학에 대한 심학의 심판 등 이후의 동양 고전도 다루고 있다. 책이 끝날 줄 알고 마지막 결론을 읽으려 했다가 또 다른 복병을 만난 셈이다. 물론 내용은 동양 사상의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알게 해주는 알찬 것이었지만, 차라리 이 책이 다루는 것을 중국 고전의 전체적인 흐름을 개관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대학>,<중용> 등을 따로 장으로 설명했으면 더 적절한 구성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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