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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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하여’
참된 스승은 진리를 말로만이 아니라 삶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다. 스승은 진리가 무엇인지 깨달은 사람이며 진리를 사람들에게 전함으로써 자유를 가져다주는 존재이다. 참 스승은 제자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다. 그리고 제자는 열심히 스승의 가르침을 듣고 체화하며 스승을 닮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존재이다.
어딘 선가 읽은 스승에 대한 정의이다.
지난 18년간의 학교생활을 하면서 만난 선생님들 중에 단 한명도 스승이라고 느껴본 선생님은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스승이라 불리기를 원하는 선생님을 볼 때면 난 선생님은 수많은 직업 중에 하나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렇게 대접받기를 원하는 것이 우스워 보였다. 대학교에 올라가서도 교수님이라고 호칭이 변했을 뿐 그들 또한 별 다를 바 없게 느껴졌다. 어쩌다 운이 좋아 교수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수업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교수들이 많았다. 처음 책을 통해 사부님을 알게 되고 시간이 흘러 연구소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었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은 부러움이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분을 만났구나. 나도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분을 만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연구원에 지원한 이유 가운데는 스승을 만나고 싶다는 이유가 있었다. 지금은 나에게도 스승이라 부를 수 있는 분이 계신다. 하지만 나는 좋은 제자는 아니다.
사부님! 이제 사부님과 함께 연구원 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처음 면접 여행 때 차 안에서 혼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제 모습이 생각납니다. 긴장됐던 면접 여행을 마치고 연구원 7기가 되었다는 공고를 보았을 땐 마냥 좋았습니다. 두 번째의 도전이었기에 더욱 기뻤습니다. 한 선배는 첫 마음을 잊지 말고 연구원 생활을 하라고 하셨지만 저는 처음 그 마음을 오래도록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매달 사부님이 보여주시는 애정 어린 피드백을 받기가 부끄러울 만큼 저는 연구원 생활에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원 생활이 끝나가는 시점이 되니 그동안 연구원 생활에 몰입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제야 사부님이 만드신 그 커리큘럼 목록이 얼마나 세심하게 구성된 것인지 알게 되었고, 선배 연구원들이 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개인 MBA과정이라 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2년간 개인 노력의 성과물이 책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은 꼭 책이 목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2년간 연구원 생활에 충실했다면 자연스럽게 책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프수업 때 작가가 얼마나 좋은 직업인지에 대해 설명해 주셨을 때 좋은 직업이라는 것은 잘 알겠는데 그건 그저 사부님과 같은 분들의 이야기로만 여겨졌습니다. 사부님도 처음부터 작가의 길을 걸어오신 것은 아니지만 연구원들 각자가 걸어가길 원하는 길을 처음 자신에게 실험해 보셨고 그 결과물을 내신 다음 그 과정을 밟기 위한 단계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계시지만 저는 그것을 제대로 받아 안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동안 스승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제자로서의 태도를 가지지 못했기에 스승을 알아볼 수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바로 가까운 곳에 스승이 있어도 제대로 배우려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말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졌다.” 는 마스시타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저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테죠.
사실 어느 순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무리 짓지 않고 넘어간다면 저는 앞으로 결코 삶에서 만족이나 기쁨을 느낄 수 없을 겁니다. 처음 연구원이 되고자 했던 그때 저의 마음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불충실한 저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정체성이란 우리가 지금 머무는 정신적 현재를 의미한다. 정체성은 과거로부터 오랫동안 흘러온 것이지만, 과거에 고착된 것이 아니다. 정체성 역시 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문화적 강물 속에 잠겨 흐르는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기대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감정적 공감대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8]
프롤로그 - 모방과 추종을 넘어 선도의 자리로
세계인 백남준 속에는 한국인 백남준이 들어있다. 이것이 그가 가진 경쟁력의 비결이다. [13]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남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적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의 전략 방향이 되어야 한다.
[13]
➜ 경쟁구도에서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야만 번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특수성을 살려 그것을 화려하게 펼칠 수 있게 계발하는 것이 더 많은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
즐기지 못하면 최고가 될 수 없다. [14]
➜ 즐겁지 않은 마음에선 열정이 도출되기가 어렵다.
1부 코리아니티 문화경영
1장 왜 코리아니티인가?
문화,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
경쟁력이란 바로 그들의 정신과 문화이다. [23]
달라도 너무 다른 동양과 서양
미국인들은 세상을 조직화하는 방법으로 법주를 정하고, 그 범주를 지배하는 보편적 규칙을 찾아내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동양인들은 범주와 무관하게 사물들 간의 ‘관계’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흔히 엿볼 수 있다. [29]
한국인들은 관계 지향적이다. 개인의 가치가 독립적으로 결정된다기보다는 다른 것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하게 규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미국인들은 개인이 독립적이며 조직과 사회에서 분리되어 그 자체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집단보다는 개인, 관계보다는 고유한 본질을 우선 가치로 받아들인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에서 비롯한 이 같은 가치관의 차이는 개인의 성공과 좌절에도 아주 다른 풍토와 풍광을 만들어낸다. [30]
고독한 영웅 vs. 무리 속의 나
혼다 소지이로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실수는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의 성과는 일련의 실수와 실패에 대한 후회에서 나온 것이다. [39]
➜ 실패를 통해서만이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다.
한국인들에게 이 자리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넘나듦이 가능한 유동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들에게 일탈과 파격은 바로 멋이다. 멋이란 파격으로 새로운 어울림과 조화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40]
점진적 개선 vs. 파격적 혁신
일본인들은 작은 변화를 무수히 시도해 보다가, 그중 고객의 호응을 얻는 것에 대해서는 핵심적인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개선을 강화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최초의 변형이 사소하고 작은 것이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인들은 마치 아주 작은 변화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생물체 같다. 창조적 혁신이나 혁명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셈이다. [51]
일본인들은 팔리면 생산하고 안 팔리면 생산을 중지하는 경영방식이 아니라, 안 팔리는 이유를 끊임없이 개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집어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혁명과 이노베이션은 없다. 일본은 오랜 시간에 걸친 가이젠(개선)의 나라다. 일본의 이러한 정서는 교육을 중요시하는 가치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교육자가 존경을 받고 보수도 좋다. 가르침과 배움이 장기적 전망으로서 경제와 공존하기 때문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51]
개인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는 프랑스 문화의 특성은 ‘모순과 갈증을 통한 번영’에 있다. 이를 톨레랑스, 곧 ‘관용의 문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52]
조지훈은 멋을 ‘정상적인 상태에서 약간 벗어나되 그것이 전체적인 조화를 해하지 않을 때 느껴지는 그런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정상에서 벗어나 조화를 깨뜨림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조화를 이루는 적극적인 것’이라고 정의했다. 멋은 새로운 조화를 추구하는 파격의 변형력이며 에너지인 것이다. [54]
보편주의 vs. 특수주의
미국의 보편주의는 개별 특수성을 간과하는 폐단을 낳았다. 보편성은 개념이며 서류상의 전략과 구상이다. 보편주의에 대한 집착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장에서의 직접적인 경험과 생산 및 거래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구체적 현실에 무관심하게 만들었다. 미국 MBA졸업생들의 머릿속에는 접해보지도 않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들은 졸업과 동시에 컨설턴트, 재정분석가, 나아가서는 경영자의 길로 질주한다. 그러나 현장은 끊임없이 변화고 고객의 요구는 급격하게 다양해지고 있다. 이는 곧 양적 우월성이 질적 다양성과 차별성을 무시함으로써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59]
➜ 많은 이론과 다양한 사례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언제나 예상을 넘어서게 마련이다. 틀에 박힌 지식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개별 상황에 맡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편성을 넘어서야만 한다.
일본은 각 개인에게 다양한 기술을 익히라고 고무한다. 그리고 작업조가 다양한 기능을 가지 개인을 계속 새로운 자리에 배치함으로써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게 한다. 개인보다는 소집단이 스스로 새로운 작업 절차와 방식을 개선해가는 것이다. [65]
일본인들에게는 다양한 가치기준이 공존한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들은 적절한 기준을 꺼내든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인들은 매우 반지성적이고, 또한 매우 다각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65]
선비정신은 스스로 ‘수치를 아는 것’이다. 수치를 아는 사람은 부패할 수 없고 타락을 묵인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가 물려받은 가장 훌륭한 정신적 유산이다. 자부심 강한 호학의 선비들은 지금의 한국인들에게 훌륭한 역할모델이 될 수 있다. [70]
수직적 작용 vs. 수평적 작용
미래는 과거를 통해 축조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방과 추격의 시대가 아니라 도전과 창조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77]
취향이야 말로 인간이 가진 모든 것, 즉 인간과 사물 그리고 인간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될 수 있는 모든 것의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스스로를 구분하며, 다른 사람들에 의해 구분된다. [78]
2장 코리아니티 핵심 5가지
한국적인, 너무나 한국적인
자신의 정보와 지식은 자기가 쓸 수 있는 핵심전략의 내용과 방식을 결정한다. 그것은 위대한 전략의 두 요소, 곧 ‘너를 알고 나를 알면’의 절반을 차지한다. [87]
코리아니티1 - 남들만큼은 되어야 한다
리처스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인들은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의존적 단서들을 통해 끊임없이 상호의존적인 사람이 되도록 유도되고, 서양인들은 독립적 단서들을 통해 독립적인 사람이 되도록 늘 점화된다고 주장했다. [88]
코리아니티2 - ‘우리’ 속의 ‘나’
집단주의적인 동시에 주어진 자리를 뛰어넘어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는 비전을 버리지 않는 한, 한국인들은 이 사이에서 늘 갈등을 겪고 스트레스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이 엄청난 스트레스는 가장 괜찮은 해결책, 곧 충실한 조직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자아의 목표를 잃지 않는 길을 찾아내려 하는 데서 생겨나는 긴장으로 해석된다. [101]
코리아니티3 - 모순을 껴안는 힘
《보왕삼매경》의 10가지 삶의 원칙에 법정이 이런 주를 알아 놓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사바세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주기를 바랍니다. 극락도 지옥도 아니라는 거예요. 사바세계, 참고 견딜만한 세상, 여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가끔 외우시면서 생활의 지혜로 삼기 바랍니다.” [112]
첫째,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고 하셨느니라.
둘째,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제 잘난 체하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 근심과 곤란이 없으면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도 없겠지.
셋째, 공부하는 데 마음의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넷째,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다섯째, 일을 계획하되 쉽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풀리면 뜻이 경솔해지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많은 세월을 두고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여섯째, 친구를 사귀되 나의 이로움을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한다면 의리가 상한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순결로써 사귐을 깊게 하라” 하셨느니라.
일곱째,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리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교만해진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 하셨느니라.
여덟째, 공덕을 베풀 때는 과보를 버리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리라” 하셨느니라.
아홉째, 분에 넘치는 이익을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열째,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변명하다 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의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114]
코리아니티4 -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자연은 규제되고 통제되지 않는다. 적절히 배분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자연은 그 자체로 가장 잘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경영되지 않으나, 가장 잘 경영되는 것보다 더 안정적인 모델이다. 한국인들은 자연에 의탁하여 자연의 생기 속에서 살았고, 이것이 기교에 치우치지 않는 생명력의 바탕이 되었다. [120]
코리아니티5 -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
의리란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를 뜻한다. 일본인들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지켜야 할 의무로서의 의리가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할 마땅함을 따지는 것이다. [132]
선비정신을 옳고 그름을 선택의 기준으로 하되 인정을 잃지 않고, 명분을 앞세우되 실리 또한 잃지 않는 절묘한 지점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이 같은 융통성과 열린 마음이 없다면 선비정신은 폐쇄적 엄격함으로만 작동했을 것이고, 조선의 선비는 꽁생원에 머물고 말았을 것이다. 선비의 멋은 호연지기로 불리는 이 정신적 여유와 풍류에 있다. 선비들은 책을 읽고,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고, 붓글씨를 쓰고, 문집을 내며 자연을 좇아 생활의 멋을 즐겼다. 이것이 일상의 생활이었느니 가난을 즐길 수 있었고, 명분을 잃지 않아 자긍심을 지킬 수 있었다. 그들은 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부하는 ‘곡학아세(曲學阿世)’를 최대의 수치로 알았다. [133]
21세기의 흐름과 코리아니티
속도는 정확한 사고와 정교한 검증 대신, 혁신과 위험을 안을 수 있는 사고방식으로 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144]
3장 ‘나의 길’을 간 성공 기업들
노키아 - 가장 핀란드다운 사업모델
노키아 경영진의 한 사람인 안시 반요키는 이를 이렇게 표현한다. “기업의 위계질서는 실용적이지 못하다. 힘든 상황이 닥칠 때면 권위적인 구조에 눌려 창의성과 자유로운 표현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기 때문이다.” [162]
유한킴벌리 - 배우자, 함께 가자
공부를 안 하는 사회에서는 학연이나 혈연 및 지연이 중요해지고, 그 안에서는 상하관계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수출과 교류를 통해 경쟁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한정된 공간 내에서의 상하 관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최신 정보와 지식 그리고 경험을 누가 더 많이 갖고 있으며, 누가 가장 앞선 설계와 공정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180]
그라민 은행 - 우리는 정 반대로 했다
사람이 굶어 죽는다는 것은 죽음이 매초 매초마다 조금씩 다가와, 이윽고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189]
성공이란 늘 어느 날의 실험이 우리의 기대에 딱 부합할 때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공이 새로운 실험의 결과라는 것을 아는 것, 이 깨달음이 바로 성공한 자들이 터득한 지혜다. [211]
➜ 한 번의 시도로 성공이 이루어지는 않는다. 실패의 순간들을 경험하며 그 속에서 배우고 새롭게 도전하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시도하다 보면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 오게 된다.
2부 코리아니티 인재경영
1장 사람을 남겨라
사람에게 공들여라, 그것이 핵심이다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중요 무형자산을 3가지로 정리했다. 그녀는 이것을 ‘3C'라고 부른다.
첫째는 개념(concept)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칭한다. 이는 모두 기존 산업의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자유로운 정신적 혁신의 결과물이다. 이 대목에서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강한 인간의 두뇌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때 코리아니티는 두뇌의 작동방식에 영향을 준다. [219]
둘째는 역량(competence)이다. 완벽하게 사업을 수행하고 실천하는 능력,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것은 학습의 결과물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두뇌와 더불어 가슴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꿈, 열정, 몰입, 헌신 같은 뜨거운 경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코리아니티는 다수의 가치와 정서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역량의 보유와 실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219]
셋째는 연결(connections)이다. 이것은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기업의 능력을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조화와 협력이 중요한 대목이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형성되는 지역주의, 산업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아 움직이는 전략적 이동, 기술과 생산의 분리와 파트너십, 산업과 기업의 혼융 등은 이 대목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동양과 서양이 사물과 인간관계의 핵심에 대한 인식에서 차이를 보이듯이, 코리아니티는 ‘관계’의 작동원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219]
아이디어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의 것이다. 그 점에서 아이디어는 범세계적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실천에는 국경이 있다. 이 점에서 아이디어는 또한 국가와 문화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다. [220]
기화와 몰락의 변곡점, 사람
마이크로 소프트가 망하더라도 빌 게이츠는 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할 일이 많다. 또 하나의 기업을 만들어내든지,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CEO가 되든지, 경영컨설턴트가 되든지, 강연가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모든 것을 잃은 후의 빌 게이츠’라는 제목으로 책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가 모든 것을 잃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골프채 하나만 쥐어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파블로 카잘스에게는 첼로가 있으면 되고, 피카소에게는 붓과 물감이 있으면 충분하다. [226]
➜ 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보다 내가 가진 역량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다.
인적자원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게리 베커는 지금의 자본주의를 ‘인적자본주의’ 라고 불렀다. 그는 교육, 훈련, 기술, 건강 등의 총합이 현대 국부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자산이고 경쟁력의 핵심이 된 것이다. [226]
사람을 얻고 사람을 남기려면 2가지 기본 태도가 중요하다. 첫째는 사람에게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것이다. 둘째는 비즈니스가 정치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29]
재능(talent)은 지식(knowledge)이나 기술(skill)과는 다른 개념이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술이나 지식은 가르칠 수 있지만 재능은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231]
➜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배움 자체가 무의미하다.
위대한 경영자만이 사람의 가치를 알아본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 주면 세속적인 성공의 길을 갈 수 있다. 동료들의 박수와 포상 그리고 고속 승진 속에서 유능함을 마음껏 인정받는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맞춰 너무 높은 곳까지 올라가다가 문득 두렵고 무능력해진 자신을 만나게 된다. 보통 ‘피터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덫, 곧 ‘사람들은 자신이 무능력해질 때까지 승진하게 되어 있다’는 발견을 한다. 이때는 심리적 공허감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정한 성공의 기준에 빠져 실패의 길로 자랑스럽게 돌진해 온 자신을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길이 아닌 곳에서 성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실패의 또 다른 정의라는 것을 깨닫는다. [236]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상사와 동료들의 평범함을 비웃지만, 스스로를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때 우리는 질문한다. 나는 이 일, 이 회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불행이 우리에게 질문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행의 위대한 점이다. 적절하고 절실한 질문만이 어둡고 힘든 세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236]
➜ 현재에 만족스럽다면 자신을 되돌아보기가 어렵다. 불행의 시기는 자신을 냉정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유능함이란 어울림이라고 생각한다. 일과 자신과의 어울림, 회사의 기대와 자신의 기대 사이의 어울림, 세상의 기준과 자신의 기준 사이의 화해 같은 것을 유능함의 기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두 사람을 놓고 누가 더 유능한가 하는 질문은 위험하다. 사람마다 유능함이 발휘되는 분야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에 그 사람이 ‘적합한’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236]
몬스터 닷컴(monster.com) 설립자인 제프 테일러의 말을 기억하자.
우리는 심각한 기술 인력의 부족을 맞게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제공에 실패하기 때문이 아니라, 직원을 채용하는 데 실패하기 때문에 문을 닫게 될 것이다. [239]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의 내용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몇 초 사이에 받은 인상이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더욱 뚜렷해졌다. 그리고 그 몇 초의 인상은 이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잘 바뀌지 않는다. 결국 면접관은 대상자가 의자에 앉은 순간 마음을 결정한다. 따라서 인터뷰 중의 대화는 형식적인 것이 되고 만다. 그저 이성적인 걸러내기 과정을 거쳤다는 것을 서로에게 확인시키는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인상은 단 2초 만에 결정된다! [241]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이나 첨단 산업의 기업들은 지원자의 경력을 기준으로 1차 선발한 뒤, 여러 차례의 로직 퍼즐과 수수께끼 인터뷰를 통해 대답이 불가능한 문제에 대한 논리적 접근방법을 테스트 한다. 또한 향후 참여하게 될 프로젝트의 기술적 문제에 대한 토론 등을 통해 변별력을 높여가는 추세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핵심역량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5년 뒤, 10년 뒤에 기업을 이끌어 갈 인재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특정 직무능력보다는 일반적인 문제해결력과 상상력, 창의력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추세가 되고 있다. [242]
➜ 교육으로 채워질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개인의 자질은 교육으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탐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이다.
성공은 유능함을 떠나서는 얻어질 수 없다. 따라서 개인은 반드시 자신의 유능한 점을 먼저 인식하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직장과 일을 선택해야 한다. 훗날 이것이 가장 훌륭한 선택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일반적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설정하고, 그에 충실한 용기와 꿋꿋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245]
인재의 기준은 위대한 조직의 창조를 지향하는 구체적인 비전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직원의 채용과 계발 그리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열정을 불어넣은 활력화가 경영 활동의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적합한 직원’ 이며, 가장 큰 손실은 ‘부적합한 직원’ 이기 때문이다. [250]
2장 직원을 기업가로 만들어라
“안전한 직장은 없다. 어느 직장에도 안정적인 일(job security)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안전망은 자신을 어디서나 고용하도록 만드는 것뿐이다. 시장 어디서나 고용될 수 있는 능력(employment-ability), 이것이 바로 안전장치이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이것이 메시지이다.” [252]
➜ 평생직장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 이야기가 되었고, 평생직업의 시대이다. 자신의 자질을 바탕으로 역량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삶은 막막함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일을 아주 잘 하는 사람’의 함정
코리아니티의 가장 큰 특징이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나’를 실현해가는 여정이며, 좀 거칠어 보일 만큼 강한 생명력과 역동성이다. [258]
관리자에서 커리어 스폰서로 도약하라
지금은 인재와 전문인들의 시대다. 천재는 ‘운명으로부터, 신으로부터 최고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인재는 만들어지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74]
피터 드러커는 “어떤 조직도 완전한 조직은 아니며, 그 조직은 결국 모든 것을 파괴한다는 점을 전제하라”고 강조한다. 훌륭한 경영자는 솔선해서 기존 조직을 끊임없이 해체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가장 그럴듯한 구호는 도요타의 ‘타도! 도요타’이다. 어제의 도요타를 타도함으로써 늘 새로운 도요타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것이 혁신 기업의 공통된 모습이다. [291]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한국인들은 일과 가정 사이에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보려고 애를 쓴다. 매일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나는 이 고민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과 가족, 커리어와 개인적 삶은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선택은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조화와 균형은 중요한 것들 사이에서 둘의 모순적 관계를 상생시키는 것이다. 삶에서 중요한 것들, 예를 들어 일, 가정, 친구, 배움 등은 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삶을 받치는 기둥이어서 버리는 순간 삶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296]
직업에서 성공적인 리더들은 의미 있는 개인생활도 함께 영위하는 경향이 높다. 업무를 통해 유능함을 표현하고 만족감을 느끼면, 긍정적인 감정의 전이가 일어나 기분 좋게 개인 생활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8]
3장 상생과 수평의 기업문화
종신고용과 성과주의
그는 생전에 “마쓰시타 전기는 전기 기구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회사”라는 말을 자주 했다. 사람에 대한 그의 남다른 욕심은 자신에 대한 낙관적 애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하나님은 내게 3가지 은혜를 주셨다. 첫째, 나는 가난했기에 어릴 때부터 보모, 공장의 직공 등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둘째, 몸이 약했기에 늘 운동에 힘써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했기에 세상 사람들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질 수 있었다. [307]
➜ 보통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이 세 가지 환경은 자신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되기에 충분하다. 역시 어떤 환경이 주어지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마쓰시타는 자신의 말대로 작고 보잘 것 없는 체격을 가졌지만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진 사람이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라는 마쓰시타의 말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자신의 방식을 실천하는 그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이 되었다. [307]
➜ 내가 살고 있는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정보사회에서는 폭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도 알고 저것도 아는 것이 힘이다. 말하자면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하다. 그러나 지식의 시대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앎의 깊이가 중요하다. 노하우(know-how)나 노와이(know-why)가 관건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정보와 지식이 결합한 복잡화 시대에는 이것저것 두루 알면서도 그 가운데 한 가지 일에는 전문가이며, 동시에 다른 한두 가지 분야에도 제법 식견이 있는 준전문가 수준의 멀티테스커들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 [310]
➜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우물만 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도 알아야만 한다.
전문성은 이제 영역과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애견 미용사부터 줄기세포를 통해 생명을 복제해내는 생명공학도까지, 지금은 의사나 회계사부터 푸드 스타일리스트나 네일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전문 직종과 새로 만들어진 틈새가 공존한다. 따라서 우리 시대의 새로운 인재상은 장르를 넘나드는 관심을 가진 전문가로서의 멀티테스커,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주의자 또는 다문화경험자, 기존의 직업에 기질과 재능을 결합해 자신만의 특화된 틈새를 만들어낸 사람들이다. 지금은 전문 분야와 전문 분야를 융합하고, 직업과 자신의 내면적 역량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311]
새로운 인재들은 공통적인 특성을 가진다. 첫째, 자신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취미를 직업화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원하는 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특화함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셋째, 매일 학습한다는 점이다. 빠른 시간대에 속한 사회가 개인에게 주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터득한 지식이 단명한다는 점이다. 어제 통용된 지식이 오늘 이미 진부해져 쓸 수 없다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날마다 새로운 실험과 모색을 하는 것뿐이다. 이들은 평생학습의 길을 걸음으로써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유지한다. 넷째, 자신의 욕망과 기질 그리고 경험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직업적 변종을 만들어내는 데 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직업을 계승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내는 직업 창조자의 역할을 즐기는 것이다. [312]
주변부에 속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이라도 자신의 강점을 재발견하고 계발한다면 세상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313]
➜ 지금이야말로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열린 시대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백그라운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매일의 힘을 실천한 사람들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가장 커다란 전략, 어진 상술
이익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이익은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는 단순하고도 강력한 해석의 실마리이다. 마땅함을 따르는 대신 이익을 따른 사람들의 성공과 좌절의 이야기가 인류의 역사를 점철하고 있다. 볼테르나 로마사가인 기본이 역사를 ‘인류의 범죄와 어리석음의 기록’이라고 부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330]
경영자는 다양한 개인의 욕망과 이해를 통합하고 지배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정치가 선전이나 상징조작을 통한 대중정치와 진정한 민주주의 사이에서 적절한 긴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듯이, 경영도 윤리와 현실적 이익 사이에서 부단히 단련되고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337]
인류 역사는 더욱 수평적인 사회를 향해 흘러왔다. 이제 법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는 거의 사라졌고, 인류의 대부분은 자유인이다. 조직 내에서도 더 많은 평등과 자유를 원하고 있고, 실제로 수직적이던 조직이 수평적 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돈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돈이 차별을 만들어내며, 빈부의 차이는 더 심화되고 있다. 화폐는 생겨날 때부터 ‘모든 것을 같은 단위로 재어 균등화하는 하나의 척도’ 라는 역할을 해왔다.[338]
경영은 그 속에 경영의 도를 가지고 있는 어진 상술이어야 한다.[349]
선비정신은 청빈과 기개라는 한국적 윤리성의 정신적 뿌리이다. 기억하자. 선비들은 명분과 실리를 조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렇지만 이익이 있을 때는 그 옳고 그름을 따져 불일치가 생기면 언제나 명분을 따랐으며, 그것이 선비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도라고 여겼다. 훌륭한 경영자가 된다는 것도 이와 같다.[352]
수평적 관계 고리를 강화하라
자신의 현재 성과 수준과 방식을 적으로 삼아 성토하고 해결책을 찾는 것은 이 회사가 세계적인 회사임을 반증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358]
변화는 늘 ‘사고의 혁명’에서 비롯한다.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변화도 없다. 그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 바로 언어다. 언어는 우리의 가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투사하는 상징이며 기호다. 따라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들으면 그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관공서에 가면 그 집단을 대표하는 사람의 말을 ‘훈시’라고 표현하는 것을 흔히 듣는다. ‘훈시’라는 단어는 이 말을 사용하는 조직이 수직적 권위주의의 조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어이다. [370]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조직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거기에 합당한 조직구조와 조직언어를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훈시라는 단어가 힘을 얻는 조직에서는 그 대칭점에 서 있는 수평적, 자율적, 창의적, 실험적 그리고 다양한 사고 같은 말은 설 자리가 없다. [371]
격려하는 사람이 마음을 실어주지 않으면 받는 사람은 그것이 껍데기라는 것을 이내 감지한다. 고맙다고 응답하지만 스스로 그것 역시 껍데기라는 것을 안다. 이러면 둘의 관계는 형식이 지배하게 된다. 형식적인 관계 속에서는 어떤 열정적 작품도 만들 수 없다. 신뢰, 인간적 애정, 팀워크, 시너지, 뛰어난 성과, 새로운 모색같이 조직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것들은 결코 생겨나지 않는다. [374]
프로이트는 칭찬이 자유를 말살한다고 말했다. 공격에는 저항할 수 있지만 칭찬에는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칭찬을 기대함으로써 자칫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인격장애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타인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 그들이 내 행복을 지배한다. 그들이 나에게 동기를 불어넣을 수도 있고 동기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동기 유발을 위해 투입되는 돈, 승진, 칭찬은 영양주사 같은 것이다. 지나치면 자율성과 일에 대한 정열, 선택과 책임이라는 건강함을 상실하며, 퍼포먼스가 끝날 때마다 생선을 바라는 ‘쇼 장의 물개 증후군’ 환자를 양산 할 수도 있다. [376]
모든 칭찬은 나쁜 것인가? 그렇지 않다. 모든 비난은 나쁜 것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칭찬과 비난은 모두 얼마나 진지한가의 문제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코리아니티는 그 사람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에 대한 관심과 친절한 마음에서 나온다. 솔직한 인정과 긍정적인 애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377]
➜ 진심이 담기지 않으면 어떤 말도 무익할 뿐이다. 자신은 아무리 진심으로 조언한다고 했더라도 상대방이 공격받는다고 느꼈다면 과연 그것이 진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존재를 인정받을 때, 우리는 열정을 가진 창조자가 된다. 또한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존심과 명예를 보존할 수 있다. 작은 일에도 수없이 감탄하고 고마워하면서도, 그를 조종하기 위한 모이와 떡밥이 아닌 그 존재의 든든함에 감사하는 칭찬이 중요하다. [377]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이렇게 말한다. “혁신적인 조직에서는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고맙다’는 말이 훨씬 더 흔하다.” 그러나 그것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380]
마음을 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에 따라 특히 어려운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인간적 애정의 표현은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그 방식이 다를 뿐이다. 자기만의 애정 표현방식을 찾아내는 것은 살면서 우리가 터득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자신의 매력을 믿고 다른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여는 것이 마음을 전하는 격려의 기본자세라고 할 수 있다.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381]
➜ 굳이 거창한 조언이 아니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충분하다.
세상이 만들어 주는 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세상에 참여한 사람들, 그 주역이 바로 한때 평범했던 우리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어제의 나에 갇히지 말자. ‘한국을 넘어선 한국인’이 되자. [387]
에필로그 -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 것을 활용하라
두려움 없이는 진정한 용기도 없다. 두렵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자들이 용기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도전하고 실험하고 모색하고 혁신한다. 그리고 성공한다. [391]
가장 훌륭한 전략은 싸우지 않고 번영하는 것이다. 특화된 차별성은 경쟁의 공간을 넘어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는 독점적 세계를 창조한다. 다른 사람들이 감히 들어올 수 없는 특수성, 이 특수성의 보편적 가치화가 바로 우리가 가야 할 세계화의 전략적 방향이 되어야 한다. 한국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서 우리 자신을 좁게 규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동양과 서양의 사이’에 존재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와 유럽,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다리가 되고 길이 되어야 한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장소, 화해의 공간, 두 문명의 길과 다리도서의 역할에서 차별적 틈새를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일에 적합하다. [392]
결국 성공의 축은 2가지이다. 하나는 세계를 향해 항상 열려 있어야 하며 세계적 수준의 배움에는 늘 배고파해야 한다는 점이다. 곧 ‘세계적 보편성의 한국화’가 하나의 날개이다. 또 다른 성공의 축은 그 반대편에 있다. '우리‘라고 하는 수수께끼를 풀어냄으로써 자신이 가진 차별적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를 개조하고 성형하여 그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살리고 특화하여 우리의 매력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두 개의 날개를 통해 한국은 세계적 보편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지금 코리아니티 경영이 필요한 이유이다. [393]
3. ‘내가 저자라면’
저자는 코리아니티 경영은 우리의 잠재적 특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파악하고 이를 경영에 활용해 세계적인 보편성과 매혹을 만들어내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프랑스 물건을 살 때 그들의 멜랑꼴리한 삶의 일부를 생활로 가져온다는 느낌을 갖는 것처럼 우리도 문화적 브랜드 이미지와 프리미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우리의 특성을 경영에 도입해야 하며, 코리아니티 경영의 첫 걸음은 한국인의 문화적 DNA 분석이라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공동체주의자인 동시에, 뭐든 남만큼은 성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개인주의자이고, 언제나 생기와 역동성을 잃지 않으며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이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사람들이다.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이중적 가치와 모순을 껴안는데 탁월한 힘이 있고 배움과 근면에 힘쓰는 것도 한국인들의 특질이라고 한다.
이러한 한국적 정체성, 즉 코리아니티를 최대한 살려내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인에게는 바로 사람이 블루오션”이라 말하며 사람 중심의 경영을 제시한다. 그 예로 인간 중심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 유한킴벌리를 들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우리 문화의 특성을 잘 살려 계발만 한다면 세계 선두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자연스럽게 우리 몸에 배어있는 특성들이 우리에게 기회가 되는 세상이 오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흥분되기도 한다.
아쉬운 점은 좀 더 다양한 우리의 사례에 대한 것이다. 반드시 성공적인 기업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특성을 조직문화에 적용하고 있는 실험적인 단계에 있는 예시라도 있었다면 독자마다 좀 더 구체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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