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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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집으로 오던 길.
밖이 환한데 왠지 집으로 들어가기가 어색했다.
오래전부터 한번쯤 해봐야지 했던 '버스여행'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고, 가본적 없었던 곳으로 가보자!!
버스는맨날 내리던 '광화문'을 지나 신촌을 지나 홍대를 지났다.
정류장에 내리려고 조바심쳤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느긋해졌다.
여행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여기가 바로 내 여행지니까.
사람들로 꽉찼던 버스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줄더니, 오래지 않아 나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순환버스인 덕에 다시 사람들이 차기 시작한다.
아직 어디로 가야할 지 정하지 못했다. 일단 계속 타보자.
나는 끝에서 두번째 자리로 옮겨 창밖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다른지.
창밖으로 보이는 빌딩과 거리 풍경은 어찌나 새롭던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저런 풍경이 있었던가. 저런 사람들이 존재했던가.
창밖풍경을 스크린 삼아 나만의 영화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햇살에 눈이 저절로 감겨든다.
"매일 다르게 살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월요일은 커리어우먼처럼 정장을 입고
화요일은 활달한 캐주얼 차림
수요일은 음..파티차림?
목요일은 승마차림.
금요일은 만화주인공차림.
토요일은 운동선수차림....
재밌겠다.
모든 인간은 한권의 책과 같다. 그들은 모두 하나의 도서관이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페이지씩 책장이 넘어간다.
만약 모든 페이지가 똑같은 내용이라면, 얼마나 지루할까.
똑같은 내용으로만 채워진 책, 끔찍하다.
그걸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8543페이지를 써내려 왔다.
그중에 흥미진진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던 때는 얼마였을까.
한 순간이라도 놓치기 싫어서 밥도 안 먹던 때는 .
모든 존재는 매일매일 변하여, 한순간도 같을 때가 없다는데,
우리 인간은 늘 같은 모습으로 머문다.
같은 장소, 같은 사람들, 같은 버스, 같은 거리....
'안정'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일까?
가능한한 모든 페이지를 색다르게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가야지.
사람들에게 읽어주기 전에
내가 먼저 흥에 겨웁게.
8543페이지, 오늘은 무엇으로 채울까?
오늘은 '호기심+열공' 페이지다.
아~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어선다.
영화한편 감상하고 났더니 몹시 피곤해졌다.
"아저씨,감사합니다."
어느새 다시 광화문이다.
IP *.145.126.80
밖이 환한데 왠지 집으로 들어가기가 어색했다.
오래전부터 한번쯤 해봐야지 했던 '버스여행'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고, 가본적 없었던 곳으로 가보자!!
버스는맨날 내리던 '광화문'을 지나 신촌을 지나 홍대를 지났다.
정류장에 내리려고 조바심쳤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느긋해졌다.
여행을 갈 필요가 없어졌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여기가 바로 내 여행지니까.
사람들로 꽉찼던 버스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줄더니, 오래지 않아 나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순환버스인 덕에 다시 사람들이 차기 시작한다.
아직 어디로 가야할 지 정하지 못했다. 일단 계속 타보자.
나는 끝에서 두번째 자리로 옮겨 창밖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다른지.
창밖으로 보이는 빌딩과 거리 풍경은 어찌나 새롭던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저런 풍경이 있었던가. 저런 사람들이 존재했던가.
창밖풍경을 스크린 삼아 나만의 영화를 상상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구경하다보니, 햇살에 눈이 저절로 감겨든다.
"매일 다르게 살 수 있다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월요일은 커리어우먼처럼 정장을 입고
화요일은 활달한 캐주얼 차림
수요일은 음..파티차림?
목요일은 승마차림.
금요일은 만화주인공차림.
토요일은 운동선수차림....
재밌겠다.
모든 인간은 한권의 책과 같다. 그들은 모두 하나의 도서관이다.
하루가 지날 때마다 한페이지씩 책장이 넘어간다.
만약 모든 페이지가 똑같은 내용이라면, 얼마나 지루할까.
똑같은 내용으로만 채워진 책, 끔찍하다.
그걸 쓰는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8543페이지를 써내려 왔다.
그중에 흥미진진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가 있었던 때는 얼마였을까.
한 순간이라도 놓치기 싫어서 밥도 안 먹던 때는 .
모든 존재는 매일매일 변하여, 한순간도 같을 때가 없다는데,
우리 인간은 늘 같은 모습으로 머문다.
같은 장소, 같은 사람들, 같은 버스, 같은 거리....
'안정'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일까?
가능한한 모든 페이지를 색다르게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가야지.
사람들에게 읽어주기 전에
내가 먼저 흥에 겨웁게.
8543페이지, 오늘은 무엇으로 채울까?
오늘은 '호기심+열공' 페이지다.
아~마지막, 책장을 덮고 일어선다.
영화한편 감상하고 났더니 몹시 피곤해졌다.
"아저씨,감사합니다."
어느새 다시 광화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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