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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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코미디
나는 방안을 오락가락 하면서 히죽 히죽 웃고 있었다.
누군가 나를 봤다면 ‘ 야가 맛이 간게 아녀~!’ 하고 그랄는가 모르것다.
사실은 지난날을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됐당 !. ㅎㅎㅎ ...
나는 똑똑하고 잘 난 사람들과 선수들을 보면 화가 났었제,
나가 말이여,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고 꿈속에서 칼을 들고
설쳐대도 도대체 따라갈 수가 없는디
야들은 맨 날 노는 것 같고 딴 짓거리만 하는 데도 잘한담 말이시
워메 ! 무~지하게 기분나뻣제...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는디 틀림없이 야들은 빽 좋은 아버지에 비싼
과외공부에 잘 먹어부러서 그런 것이여... 안그라믄 귀신 씌운거여... 틀릶없써... 그란께 내가 안되는디 야들은 하는거여,,,
그랑께 더 화나고 열 받아 부렀제
나중에 알고 보니 그랬다
그것은 내가 멍청하고 둔한 것이었다.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잘 웃기는 코미디언이나 노래 잘 부르는 가수가 나오면 입을 헤 벌리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었는디,
아무도 없을 때 거울보고 웃겨보고 잣대를 쥐고 폼을 잡아 봤는디,
워째, 나가 하먼 하나도 안 웃기고 돼지 멱따는 소리만 나는 거여... 진~장 ....
그라믄 그 날은 완전히 열 받는 거여~ , 괜히 성질 팍팍 내고 발길질하다 헛 발질해서 자빠지고 그러는 거여...
그래서 나는 야들은 약을 먹은 거시여..,, 아니고서야 저럴수 있다냐...
그라니께 뉴스에 안 나오냐,,, 잽혀갔다고...
그랗께, 나가 안 되는 것은 정상인 거시여... 안그르냐, 그~라제... 너가 맞제!!!..
나중에 알고 보니 그랬다.
맛이 간 것은 그들이 아니라 나라는 것을...
왕년에 말이요, 나가 가르챠 불던 선수가 시합에 지면 눈이 확 뒤집혀 분디...
안 그러것소오?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쌍코피 흘려가면서 연습하고 잠 안자고 연구하는 데도 안되 불먼,,, 아, 지고는 못 사는디,,,, 썽질나불제...
미쳐불것습디다... 며칠씩 잠도 안오고 먹으면 토하고
길길이 날뛰며 지랄 발광을 해부렀제...
그람시로 야들 불러놓고 그랬제...
왜 그러니? 응, 니네들 내가 잘못 가르쳤니?, 열심히 노력을 안했니?
술먹고 게으름을 피웠니? 니네들 바보 아니니?
나중에 알고 보니 그랬다.
바보는 선수가 아니고 바로 나더라고,,,
내가 잘못 가르치고 고무다리 긁느랴고 밤세우고 담배 물고 독심 품었던거지,
그러니 선수가 잘 할 리가 없죠. 내가 멀쩡한 선수를 바보만든거죠...
그래가꼬 나중에 진짜로 큰 실수 해부렀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올림픽에 출전하자
지는요, 나가 그동안 열씸히 해서 잘나고 똑똑해진 줄 알아 부럿죠...
와메, 그때, 신나부렀죠... 한 참 뎅뎅거리고 살았죠... 눈에 뵈는 것이 없었지라우...
지가요, 고 때는요, 생각나는 데로 팍팍 하고 살아부렀죠....
허허~ 워메, 나중에 알고 본께..
고것이 사실이 아니여분거시여... 사실은 이라우 ...
나가 잘나고 똑똑해서 좋은 성적이 난 것이 아니라
잘나고 똑똑한 선수를 만나서 나가 실수해도 대박을 맞아분 것이였당께...
분명한거여... 안 글것소?
생각나는 데로 다 하고 사는 사람을 보면 뭐라고 합디여?...
‘ 미친놈’ 이라고 안 해부요~ ,
근디 그게 나 인줄은 안지가 얼마 안되제...
인자사 무지하게 걱정이 되부요...
그래서 나는 지금 히죽 히죽 웃고 있는 겁니다.
죽을동 살동 산 지난날이 알고 보니 말짱한 정신으로 야그가 안되는
코메디라니...
그래서 사람들이 ‘블랙 코메디’라는 단어를 만들었을께라우?
지금 내가 웃고 있는 것이 꼭 맛이 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 줄려고,
“^^ 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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