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영훈
- 조회 수 2039
- 댓글 수 7
- 추천 수 0
올해 2월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운 일들이 많았다. 3기 연구원 지원서를 낸다고 한달 내내 나 자신과 씨름을 해야 했다. 그러다가 문득 초아 선생님을 찾아가서 나 자신을 알고 싶었다. 초아선생님은 나에게 여러 말씀을 해주시면서 소전(素田)이라는 호를 주셨다. 사실은 진작부터 마음에 드는 호를 사용해서 나를 드러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내가 나를 잘 모르고, 호를 실제 사용할만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어서 그만두고 말았다.
초아선생님을 만나 뵙고 나서, 오후에 아내와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밤새 제주도로 가서 한라산을 올라갔다. 13년 전에 한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과 흐린 날씨지만 1000고지 이상부터 펼쳐진 눈의 세상은 동심으로 돌아가 둘만의 오붓한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흐린 날씨에 간간히 비마저 내려 시야확보가 되지 않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걸으면서 초아선생님의 들려주신 말씀을 계속 음미하면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생각을 계속 되풀이 했다.
연구원 지원서 첫 번째 질문인 삶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태도에 대한 답으로 나는 “자신의 소명을 찾아간다고 하였다. 계속 찾고 있는 중이고 설사 인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찾지 못해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노라고 썼다.” 초아선생님은 소전이라 함은 큰 것을 바라보고 허황된 꿈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가정, 직장, 모임을 잘 가꾸어 알차게 보듬고 다듬어 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설명 첫 문장에는 얻으려면 얻을 수 있는 장소로 가라. 그리고 큰 내를 건너듯 이 모험을 해야 한다. 고 적어주셨다.
2차 시험의 첫 과제물인 에릭홉스봄의 미완의 시대를 읽으면서도 소명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저자는 가정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경험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면서 공산주의자가 되었고, 역사가의 소명을 찾았다. 그것도 거의 30년 이상 꾸준한 노력과 연구를 하였다.
내가 아직까지 소명을 찾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대학을 지원할 때나 직업을 선택할 때에 나의 소명에 대한 진지함이 없었다. 지금 공무원 시험열풍에 좀 미안한 마음이지만, 세무대학에 합격을 하고, 졸업 후 면접시험을 거쳐 입사를 하였다. 입사하던 해에 기관장으로부터 성인식 행사에 참여하여 앨범을 선물로 받았다. 군대를 다녀오고, 결혼을 하고, 애들이 태어나고 기르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구본형 선생님의 글중에서 마흔에 대하여 쓴글이 있는데, 늘 폐부를 찔러 아픈 것이 있다. “마흔 살은 지금까지의 연극을 끝내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을 하고 스스로 배우가 되어서 진짜 이야기 이것이 마흔 살의 이야기다.” 나의 소명을 찾아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찾지 못하고 찢겨져 너덜거리더라도 나만의 방법으로 도전해보고 싶다.
에릭홉스봄이 39살이 되던 해인 1956년에 소련공산당 제 20차에 공산당 체제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이기를 포기한다. 이 때 상황을 “그들은 공산주의라는 실패한 신을 섬기는 데서 해방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자기들이 해방되기 위해 그 신을 사탄으로 몰아붙였다. 냉전시대에는 그런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라고 하였다. 에릭 홉스봄은 끝까지 자존심을 가지고 남았고, 강연이나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산주의가 소멸되고 난 후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연구원 1차 지원서를 낼 때에 지금까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적는 항목에 나는 삼국지라고 적었다. 다양한 영웅들이 나와서 천하패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와중에서도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사람과 그것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도 있다. 관우와 조운이 지조와 절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고, 여포와 가후가 버린 사람으로 생각을 하였다. 여포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후에 대한 해석은 참모로서의 역할과 변화, 변신이라는 면에서 좋은 평가가 많다. 지조와 절개를 잘 간직한 사람들한테는 아름다움과 열정이 있다.
이제 나에게 남겨진 숙제는 소명을 찾는 것이고, 찾은 소명에 대하여 끝까지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정진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IP *.99.84.60
초아선생님을 만나 뵙고 나서, 오후에 아내와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밤새 제주도로 가서 한라산을 올라갔다. 13년 전에 한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과 흐린 날씨지만 1000고지 이상부터 펼쳐진 눈의 세상은 동심으로 돌아가 둘만의 오붓한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흐린 날씨에 간간히 비마저 내려 시야확보가 되지 않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걸으면서 초아선생님의 들려주신 말씀을 계속 음미하면서 내가 가야할 길에 대한 생각을 계속 되풀이 했다.
연구원 지원서 첫 번째 질문인 삶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태도에 대한 답으로 나는 “자신의 소명을 찾아간다고 하였다. 계속 찾고 있는 중이고 설사 인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찾지 못해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노라고 썼다.” 초아선생님은 소전이라 함은 큰 것을 바라보고 허황된 꿈을 좇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가정, 직장, 모임을 잘 가꾸어 알차게 보듬고 다듬어 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설명 첫 문장에는 얻으려면 얻을 수 있는 장소로 가라. 그리고 큰 내를 건너듯 이 모험을 해야 한다. 고 적어주셨다.
2차 시험의 첫 과제물인 에릭홉스봄의 미완의 시대를 읽으면서도 소명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저자는 가정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경험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면서 공산주의자가 되었고, 역사가의 소명을 찾았다. 그것도 거의 30년 이상 꾸준한 노력과 연구를 하였다.
내가 아직까지 소명을 찾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대학을 지원할 때나 직업을 선택할 때에 나의 소명에 대한 진지함이 없었다. 지금 공무원 시험열풍에 좀 미안한 마음이지만, 세무대학에 합격을 하고, 졸업 후 면접시험을 거쳐 입사를 하였다. 입사하던 해에 기관장으로부터 성인식 행사에 참여하여 앨범을 선물로 받았다. 군대를 다녀오고, 결혼을 하고, 애들이 태어나고 기르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다.
구본형 선생님의 글중에서 마흔에 대하여 쓴글이 있는데, 늘 폐부를 찔러 아픈 것이 있다. “마흔 살은 지금까지의 연극을 끝내고 진짜 내 인생을 사는 것이다. 스스로 대본을 쓰고, 스스로 연출을 하고 스스로 배우가 되어서 진짜 이야기 이것이 마흔 살의 이야기다.” 나의 소명을 찾아가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찾지 못하고 찢겨져 너덜거리더라도 나만의 방법으로 도전해보고 싶다.
에릭홉스봄이 39살이 되던 해인 1956년에 소련공산당 제 20차에 공산당 체제에 심각한 변화가 생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자이기를 포기한다. 이 때 상황을 “그들은 공산주의라는 실패한 신을 섬기는 데서 해방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자기들이 해방되기 위해 그 신을 사탄으로 몰아붙였다. 냉전시대에는 그런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라고 하였다. 에릭 홉스봄은 끝까지 자존심을 가지고 남았고, 강연이나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산주의가 소멸되고 난 후에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있다.
연구원 1차 지원서를 낼 때에 지금까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적는 항목에 나는 삼국지라고 적었다. 다양한 영웅들이 나와서 천하패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경쟁하는 와중에서도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사람과 그것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사람도 있다. 관우와 조운이 지조와 절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고, 여포와 가후가 버린 사람으로 생각을 하였다. 여포는 그렇다 치더라도 가후에 대한 해석은 참모로서의 역할과 변화, 변신이라는 면에서 좋은 평가가 많다. 지조와 절개를 잘 간직한 사람들한테는 아름다움과 열정이 있다.
이제 나에게 남겨진 숙제는 소명을 찾는 것이고, 찾은 소명에 대하여 끝까지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정진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댓글
7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초아
素田선생!
자신을 찾을려는 진지함에 일어나 박수를 보냄니다.
연구원에 도전함을 어떤 시험보다 최고의 열정으로 임하세요.
구선생님의 문하, 연구원출신이 장차 큰 사상가와 작가를 배출 될 것을 확신함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공부하는 방법과 이름이 진정한 대학의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직위에 연연한 철밥통교수들의 고리한사상에 매료 되는 것보다 자율적인 연구가 큰 이념의 회호리를 이르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素田선생!
너무커고 광활한 꿈을 그리지 마시고 연구원이 되고, 작은 책을 낸다는 작고 소박한 그림을 그리세요. 작은 것이 큰 세상을 만들것입니다. 그댄 작아야 아름답고, 소박해야 향기로울 것입니다.
* 새로운 세상이 소전을 기다리고 반겨줄 것입니다.*
자신을 찾을려는 진지함에 일어나 박수를 보냄니다.
연구원에 도전함을 어떤 시험보다 최고의 열정으로 임하세요.
구선생님의 문하, 연구원출신이 장차 큰 사상가와 작가를 배출 될 것을 확신함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공부하는 방법과 이름이 진정한 대학의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직위에 연연한 철밥통교수들의 고리한사상에 매료 되는 것보다 자율적인 연구가 큰 이념의 회호리를 이르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素田선생!
너무커고 광활한 꿈을 그리지 마시고 연구원이 되고, 작은 책을 낸다는 작고 소박한 그림을 그리세요. 작은 것이 큰 세상을 만들것입니다. 그댄 작아야 아름답고, 소박해야 향기로울 것입니다.
* 새로운 세상이 소전을 기다리고 반겨줄 것입니다.*

초아
옹박!
자넬 생각하니 골이 아파. 소전을 하얀 눈이 내린 넓은 평원이라니, 상상력 한번 좋타. 소설 쓸 작가나 되시지. 잘 들어보게 옹선생!
素田이란.
소는 힐소, 하얏타는 힌白자와는 그 근본이 다르다. 白朴이라 하지 않고 왜 素朴이라 하지, 자네의 옹박과는 다르지, 흰색이면서 때묻지 않는 진솔함을 이야기 하는거야. 田은 밭인데 밭은 인간이 살아가는 경제적인 만사를 해결해 주는 현장이다. 직장, 학교, 가정의 근본이 되는 것을 뜻한다. 고로
素田은 간결하고 진실되게 현실에 참여하라는 뜻이네, 이해 하겠는 감.
너무 크고 원대함보다, 직장에 충실하고, 부인과 자녀를 사랑하고, 니의 작은 이상을 작은 책에 실어 보내고, 항상 진실되게 살아라는 뜻일세...
자넬 생각하니 골이 아파. 소전을 하얀 눈이 내린 넓은 평원이라니, 상상력 한번 좋타. 소설 쓸 작가나 되시지. 잘 들어보게 옹선생!
素田이란.
소는 힐소, 하얏타는 힌白자와는 그 근본이 다르다. 白朴이라 하지 않고 왜 素朴이라 하지, 자네의 옹박과는 다르지, 흰색이면서 때묻지 않는 진솔함을 이야기 하는거야. 田은 밭인데 밭은 인간이 살아가는 경제적인 만사를 해결해 주는 현장이다. 직장, 학교, 가정의 근본이 되는 것을 뜻한다. 고로
素田은 간결하고 진실되게 현실에 참여하라는 뜻이네, 이해 하겠는 감.
너무 크고 원대함보다, 직장에 충실하고, 부인과 자녀를 사랑하고, 니의 작은 이상을 작은 책에 실어 보내고, 항상 진실되게 살아라는 뜻일세...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01)소명과 지조 [7] | 최영훈 | 2007.03.10 | 2039 |
1448 | 첫날, 그리고 아주 긴 일주일 [1] | 김나경 | 2007.03.10 | 2033 |
1447 | 야쿠자 경영학 -5- [2] | Y | 2007.03.09 | 1935 |
1446 | 야쿠자 경영학 -4- | Y | 2007.03.09 | 2067 |
1445 | 야쿠자 경영학 -3- | Y | 2007.03.09 | 1969 |
1444 | 한국의 거짓말 top 20 | 지나가다 | 2007.03.09 | 1958 |
1443 | 성공으로 가는 길에 거칠 것이 없다-41 [1] | 도명수 | 2007.03.09 | 2049 |
1442 | 성공이라는 두글자를 품어라 [2] | 꿈꾸는간디 오성민 | 2007.03.09 | 2320 |
1441 | 고백수첩:자신만이 할 수 있는 답들 [2] | 한정화 | 2007.03.09 | 2114 |
1440 | 야쿠자 경영학 -2- [4] | Y | 2007.03.08 | 1944 |
1439 | 향기로운 사람들.. | 모모 | 2007.03.08 | 1884 |
1438 | 벌써 1년(영상 포함) [2] | 신재동 | 2007.03.08 | 1897 |
1437 | 하얀거탑 '최도영'을 위한 변명 | 이기찬 | 2007.03.07 | 2301 |
1436 | 야쿠자 경영학 [9] | Y | 2007.03.06 | 2481 |
1435 | 구본형 선생님께 | 정재엽 | 2007.03.05 | 2059 |
1434 | -->[re]재엽에게 [1] | 구본형 | 2007.03.06 | 1888 |
1433 | -->[re]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3] | 구본형 | 2007.03.07 | 2405 |
1432 | 토요일 풍경 스케치 [6] | 신재동 | 2007.03.05 | 1910 |
1431 | 무등산을 등정하고-40 [4] | 도명수 | 2007.03.04 | 2005 |
1430 | 삼월-봄꽃을 기다립니다. [5] | 이은미 | 2007.03.04 | 2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