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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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어주는 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는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이 정도는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지만 그 의미는 너무 흔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잊고 사는 것 같다. 이 말속에는 여러 가지 철학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개인의 내적 성장을 위한 관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싶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여러 조직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또한, 그 관계 속에서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악연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스트레스 주범 중 1위가 상사와의 인간관계라고 한다. 그래서 퇴근한 후 술자리에서 상사에 대한 욕이 술안주로 빠지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고 그래서 나름대로 관계를 맺는 기술을 익히고자 많은 책도 읽어보지만 사람들은 왜 지금도 이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상해서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것일까? 많은 대답들이 있다. 사회가 지나친 경쟁을 요구해서. 사회가 너무 각박해져서. 양극화가 심해져서. 살기 힘들어서…….
이런 대답들의 인과관계를 ‘제약이론’의 관점으로 분석해보면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의 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에 혹시 식상할 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을 쉽게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기본이 흔들리면 공든 탑도 무너진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마음의 눈이란 마음을 읽는 눈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마음을 주시하여 그들의 감정을 느끼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추측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과 공감하고 협력하고 배려할 줄 알게 된다. 관계에서 중요한 마음의 눈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대니얼 골먼은 <사회지능>에서 이야기한다.
첫째, 자신과 남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너무나 간단하고 머릿속으로는 이해하기 쉽지만 마음으로 녹아들기까지는 갈등과 고통이 뒤따른다. 이 기본 틀은 사람이 태어나서 네 살이 지나면 형성되고 어른이 되면서 정교해진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원만하게 성숙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 또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때가 끼거나 뒤틀리고 심지어 깨져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정신보다는 물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면보다는 외형을 따진다. 그리하여 상대방을 감정이 있는 인간이 아닌 사물로 보고 나를 우선시 하게 된다. 그나마 따지던 조건도 사라지게 되면 인간관계는 ‘나와 그것’의 관계로 전락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에 읽은 에릭 홉스봄의 <미완의 시대>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서전이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썼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으면 억울하게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홉스봄은 한 역사가로서 신망도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한 개인으로도 깨끗한 마음의 눈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가끔은 마음의 눈도 카메라 렌즈처럼 필요할 때마다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리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면 지금보다는 한층 더 인간다운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이 기계의 힘을 빌어서 아름다워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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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는 고대 희랍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다.
이 정도는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이지만 그 의미는 너무 흔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잊고 사는 것 같다. 이 말속에는 여러 가지 철학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개인의 내적 성장을 위한 관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싶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여러 조직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또한, 그 관계 속에서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며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악연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최근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직장인의 스트레스 주범 중 1위가 상사와의 인간관계라고 한다. 그래서 퇴근한 후 술자리에서 상사에 대한 욕이 술안주로 빠지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고 그래서 나름대로 관계를 맺는 기술을 익히고자 많은 책도 읽어보지만 사람들은 왜 지금도 이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상해서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것일까? 많은 대답들이 있다. 사회가 지나친 경쟁을 요구해서. 사회가 너무 각박해져서. 양극화가 심해져서. 살기 힘들어서…….
이런 대답들의 인과관계를 ‘제약이론’의 관점으로 분석해보면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헤아리는 마음의 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에 혹시 식상할 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을 쉽게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기본이 흔들리면 공든 탑도 무너진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마음의 눈이란 마음을 읽는 눈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마음을 주시하여 그들의 감정을 느끼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추측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과 공감하고 협력하고 배려할 줄 알게 된다. 관계에서 중요한 마음의 눈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능력이 필요하다고 대니얼 골먼은 <사회지능>에서 이야기한다.
첫째, 자신과 남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다른 사람이 자신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보고 상대가 원하는 것이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너무나 간단하고 머릿속으로는 이해하기 쉽지만 마음으로 녹아들기까지는 갈등과 고통이 뒤따른다. 이 기본 틀은 사람이 태어나서 네 살이 지나면 형성되고 어른이 되면서 정교해진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원만하게 성숙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 또는 외부의 압력에 의해 때가 끼거나 뒤틀리고 심지어 깨져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정신보다는 물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면보다는 외형을 따진다. 그리하여 상대방을 감정이 있는 인간이 아닌 사물로 보고 나를 우선시 하게 된다. 그나마 따지던 조건도 사라지게 되면 인간관계는 ‘나와 그것’의 관계로 전락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에 읽은 에릭 홉스봄의 <미완의 시대>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서전이면서도 자신의 일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썼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털어놓으면 억울하게 상처받는 사람이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홉스봄은 한 역사가로서 신망도 무시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한 개인으로도 깨끗한 마음의 눈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가끔은 마음의 눈도 카메라 렌즈처럼 필요할 때마다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리 감정 조절이 가능하다면 지금보다는 한층 더 인간다운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이 기계의 힘을 빌어서 아름다워진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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