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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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벗어나기만 하면 우리는 개개인의 고유한 특수성을 무시당하고 그저 ‘한국인’으로 불린다. 해외 어디를 가건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나를 한국인으로서 인식할 뿐, 나라는 인간의 특수성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나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분단국가이자 핸드폰과 인터넷 기술이 뛰어난 나라인 한국에서 온 사람일 뿐이었다.
한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국적뿐 아니라 가정환경, 성별, 교육수준, 경험치, 유전적 기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조그맣게 솟아오른 빙하의 상단부만 보고서는 빙하의 기반이 되는 90%를 알 수 없듯,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모든 요소들이 융합되어 ‘나’라는 인물이 창조된 것이다. 그것을 모두 무시하고 한국인으로만 불리우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억울했다.
10여년의 해외경험을 통해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모든 인간은 그 개인만의 고유함이 있으며 국적, 성별 등 외적으로 그를 규정짓는 요소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 개인의 현재를 이룬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한국인 공통의 문화적 DNA를 추출하려는 구본형 소장의 시도는 다소 위험해 보인다.
특히 그가 한국인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분류한 공동체주의는 나에게 있어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억압하는 중요 기제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인들은 얼마나 자신을 희생하는가. 노처녀는 적정한 나이에 결혼하지 못했다는 ‘죄’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을 재촉당하기 일쑤고, 남자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는 상관없이 국방의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남자취급을 받지 못한다. 회사에서는 직장 상사에게 예를 갖추어야 하고 학생은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열등생 취급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집단 속의 자아와 개인적 자아를 모두 끌어안고 조화를 이루려 애쓴다’라는 그의 주장은 집단의 논리에 희생당하면서 개인적 자아를 죽여나가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외면한 지나치게 긍정적인 진단이다. 다수의 한국인이 공동체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즉 나보다는 가족과 회사, 나아가서 국가의 목적과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갈등과 화병이 생기고 한이라는 국민적 정서가 생긴 것이다. 개인의 기질을 발현하고 자유의지를 펼칠 사회적 풍토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은 모난돌로 찍혀 정을 맞는다.
물론 한국의 경제적 수준이 발전하고 세계화로 인한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름에 대한 인식과 수용의 폭이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구본형 소장이 이야기한, 개인과 공동체가 상생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은 개인에게 보다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다. 개인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야 공동체와 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기여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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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국적뿐 아니라 가정환경, 성별, 교육수준, 경험치, 유전적 기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조그맣게 솟아오른 빙하의 상단부만 보고서는 빙하의 기반이 되는 90%를 알 수 없듯,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신념과 가치관을 형성한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모든 요소들이 융합되어 ‘나’라는 인물이 창조된 것이다. 그것을 모두 무시하고 한국인으로만 불리우는 상황이 안타까웠고 억울했다.
10여년의 해외경험을 통해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모든 인간은 그 개인만의 고유함이 있으며 국적, 성별 등 외적으로 그를 규정짓는 요소에 사로잡히지 말고 그 개인의 현재를 이룬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한국인 공통의 문화적 DNA를 추출하려는 구본형 소장의 시도는 다소 위험해 보인다.
특히 그가 한국인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분류한 공동체주의는 나에게 있어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억압하는 중요 기제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인들은 얼마나 자신을 희생하는가. 노처녀는 적정한 나이에 결혼하지 못했다는 ‘죄’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결혼을 재촉당하기 일쑤고, 남자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는 상관없이 국방의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남자취급을 받지 못한다. 회사에서는 직장 상사에게 예를 갖추어야 하고 학생은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열등생 취급을 받는다.
‘한국인들은 집단 속의 자아와 개인적 자아를 모두 끌어안고 조화를 이루려 애쓴다’라는 그의 주장은 집단의 논리에 희생당하면서 개인적 자아를 죽여나가는 수많은 한국인들을 외면한 지나치게 긍정적인 진단이다. 다수의 한국인이 공동체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즉 나보다는 가족과 회사, 나아가서 국가의 목적과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갈등과 화병이 생기고 한이라는 국민적 정서가 생긴 것이다. 개인의 기질을 발현하고 자유의지를 펼칠 사회적 풍토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은 모난돌로 찍혀 정을 맞는다.
물론 한국의 경제적 수준이 발전하고 세계화로 인한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다름에 대한 인식과 수용의 폭이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구본형 소장이 이야기한, 개인과 공동체가 상생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은 개인에게 보다 힘을 실어줘야 할 때이다. 개인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아야 공동체와 사회 발전에 헌신하고 기여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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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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