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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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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16일 10시 21분 등록

지난 일요일 오후 2시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아들에게 물어본 뒤 둘만 출발했습니다.

 

평소 과속운전을 하지 않지만 과속을 해 5시를 조금 넘은 시간 주문진에 도착했습니다. 겨울이라 바다는 벌써 어두웠고 겨울 바다의 바람은 승냥이의 발톱보다 더 날카로웠습니다. 아이가 춥다고 해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도록 주차를 하고 아이는 차안에서 저는 바다와 가장 가까운 모래 위에서 바다를 바라봤습니다.

 

검디 검은 바다가 하얀 파도를 만들어 내고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추위를 많이 타는 저로써는 1초도 서 있기 힘들었지만 마음은 시원해져 상쾌함까지 느꼈습니다. 상쾌함을 더 느끼려 오래도록 서 있고 싶었지만 아이 걱정에 짧은 만남을 접어야 했습니다.

 

넘실대는 파도에 한 점의 빛이 보였습니다. 그 높은 파도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리는 시간 만선의 꿈을 실은 배 한 척이 유유히 바다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파도, 어둠, 바람의 악조건에도 선장은 어떤 꿈을 가지고 떠났을까?라는 질문과 더불어 바다는 점점 어두워지며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가워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스승님이 생각났습니다. 저에게 가르침을 주신 건 아니지만, 스승님의 가르침이 생각났습니다.

 

먼저 바다가 보이지, 그리고 항구가 보이고, 등대도 보이지. 항구는 배에게 안전한 곳이야. 우리로 보면 월급, 보장된 미래 같은 거겠지. 그러나 배가 만들어진 이유는 항구에 정박해있기 위해서는 아니지. 프로그램되지 않은 모험을 떠날 때는 좌절, 실패,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의 상실, 의혹과 같은 걸림돌이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는 바다로 나가야 해.’

 

검디 검은 바다로 떠나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발생할 문제점들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으니 지금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미 떠날 마음의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떠나보려고 하지도 않던 시절 마음속의 의구심을 한탄으로 보냈던 시절이 너무 아쉽습니다. 등대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여러 개의 등대가 있으니 두려움보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만 정하면 됩니다. 방향을 잡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두통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다른 일들까지 방해할 지경까지 왔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 미소를 머금을 수 있습니다.

 

다가올 항해로 인해 오늘 하루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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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9.12.17 13:37:59 *.72.153.59
캔서스 주 중부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는데,
그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다.
두 아들은 해군에 입대했다.
어느날,
심리학자인 농부의 동생이 그를 방문했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농부가 말했다.
"너는 심리학자잖니. 물도 거의 없는 캔서스 중부에 살고 있는 농부가, 해군에 들어가 군대생활에 푹 빠진 두 아들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심리학자는 말했다.
"그것 참 좋은 질문이군요, 생각해 보죠."
그날 그는 농부의 아들들의 방에서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일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형에게 말했다.
"답을 알 것 같아요, 저 방으로 함께 올라가죠."
그들은 아들의 방으로 함께 걸어들어갔다.
그들이 제일 먼저 본 것은 벽에 붙어 있는 한 그림이었다.
아름다운 바다가 그려진 그림이었는데, 바다 한가운데에는 배가 한 척 떠 있었다.
심리학자가 형에게 말했다.
"침대에 누워서, 침대에서 일어나면 무엇이 보이는지 말해 보세요."
농부가 대답했다.
"그림이 보이는 군."
심리학자가 말했다.
"이 방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저 그림이입니다. 밤에 가장 마지막으로 보는 것도 저 그림입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보는 것도 저 바다에 떠 있는 배 그림입니다. 아이들이 이 사진을 얼마나 오랫동안 갖고 있었나요?"
농부가 대답했다.
"그랬지. 아이들이 세 살때쯤부터일 걸."
동생이 덧붙였다.
"형이 만약 저런 그림에 대해 그 정도로 오랫동안 생각하고잇었다면, 형은 아마 뱃사람이 되었을 거야."

이 이야기는 [영어통암기]라는 책에 나오는 '스콧 베닉'이 한 말입니다. 스콧 베닉은 아마도 목사인가 봐요. 이 글의 뒤에 이런 구절이 있거든요.
 '만약 우리가 성경에 대해 오랫동안 묵상한다면, 우리는 아마 성인(聖人)이 될 것이이다.'
저는 그 구절 자체보다는 이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삶에서 오랫동안 의식하는 어떤 것이 결국은 그 사람이 되게한다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제가 꿈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이유를 이 짧은 이야기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에 바다를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바다에 서 보면 물결만이 보여요, 수평선 뒤로는 하늘과 닿은 것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거기서부터는 마음으로 보아야해요. 바다에 나가는 사람들은 그래요.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그곳도 이곳 항구에서는 보이지 않아요. 모험을 하러갈 그곳도 이곳 항구에서 눈으로 직접 보이지 않아요. 그러나 그들은 모두 알고 있죠. 그곳으로 가면 어장에 닿는다는 것을.
별을 보며, 태양을 보며, 자신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며 나아갈 수 있다면 자신이 있다고 믿는 신대륙에 닿는다는 것을.

그곳을 꿈꾸세요. 누군가가 자신의 탐험이야기를 해주었다면 당신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마음으로 그것을 봐야해요.
바다의 소리를 들으며, 출발하기 전부터 당신은 자신을 그곳으로 데리고 가서 그곳을 미리 봅니다. 당신의 상상으로 그곳에서 미리 살아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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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09.12.22 09:51:49 *.242.62.1
감사합니다.
전에 말씀 드렸듯이 훈련된 상상력(idea)는 잘 내는데 제 것이라 쉽사리 나오지 않나 봅니다. 그곳에 간다는 상상으로 살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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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완
2009.12.17 19:43:39 *.254.238.233
겨울바다 멋지네요.
사진도 멋지고 그곳에 계셨을 병진 님도 분명히 멋졌을 거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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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09.12.22 09:52:56 *.242.62.1
얘기 많이 못해 아쉬워요. 덕기 빼고 식사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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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9.12.19 07:25:51 *.160.33.244

지는것과 뜨는 것이 함께 있구나.   그것이 인생의 장이구나.
지금의 모습,   인생에서 즐겨야 할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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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09.12.22 09:53:42 *.242.62.1
감사합니다. 캠벨의 말 깊이 새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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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09.12.20 08:19:10 *.180.96.4
송년모임에서의 열정적인 춤사위도 멋졌지만 한겨울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병진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겠는걸!
다정다감한 가장이면서도 여전히 뜨거운 청춘인 병진! 새해에도 더욱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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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09.12.22 10:01:22 *.242.62.1
장동건을 빼앗기긴 했지만 누나의 열정은 내년에도 계속되길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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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9.12.28 08:41:25 *.148.95.177
저도 바다가 보고싶어졌습니다.
그럼 변비 걸린 가슴 뻥 뚤릴 것만 같은데요.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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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
2009.12.31 13:03:04 *.242.62.1
답글이 늦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가슴에 변비 안 걸리도록 자주 가려구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계속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 책도 기대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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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6 00:04:23 *.186.67.29
문득 바다가 보고 싶네요.
풋풋한 소망으로
너울대는 바다로 
숨죽이며 가고 싶네요.

님의 가슴 속에 쏴아아... 파도 소리 가득하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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