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꾹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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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 꺼져!"
어제 저녁 아내에게 던진 말이다.
경멸과 혐오에 찬 눈빛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해본적 없는 말이었고, 눈빛이었다.
지금에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내 입에서 어떻게 그런말이 나왔을까?
싱크대 앞에서 밥솥을 들고서 서로 밥을 하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생긴 일이다.
아내는 외출에서 돌아와 내가 밥을 해 놓지 않았다고 골이 났다.
밥도 안하고 PC 앞에 앉아 놀고 있다고 골이 났다.
아내는 3시간전에 한의원에 정기 치료를 받으러 갔다.
나는 아이들과 놀았다.
큰아이의 학교숙제인 거북이 등딱지 만드는 것을 함께했고,
작은아이는 DVD를 보다가 30분전에 잠이 들어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 후 나는 자유시간을 얻었다.
그래서 그토록 하고 싶었던 blog 작업을 하기위해 PC를 켜고 구상을 하고 있었다.
밥은 밥솥에 있었고,
아내가 돌아오면 밥을 먹으면 되겠다는 계획이었다.
딱 그 때!
아내가 도착했다. 예상외로 이른 시간이었다.
나는 아내를 맞이했다.
그대가 없어도 집안을 평화롭게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속마음은 받아쓰기 100점을 맞은 아이 처럼 의기양양했다.
그러고는 잠깐 하던 작업을 하러 PC앞으로 돌아갔다.
아내는 내가 "아빠학교"라는 뭔가를 구상 중이라는 것을 안다.
아내는 PC가 있는 방으로 와서 모니터를 보더니 한마디 던지고 사라졌다.
"밥도 안해 놓고.. 뭐..그 속에서 좋은 아빠면 뭐하냐? 실제로 잘 해야지"
"현실에서 좋은 아빠여야 한다"
내가 평소에 하던 말이었고 실천하던 것이었다.
이유를 모를 화가 스물스물 기어 나왔다.
지금에서 다시 생각해 보면 난 그 때부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이성을 잃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아내는 골이나서 설겆이를 뒤적이며 밥을 하려고 준비를 하는 듯했다.
싱크대의 물소리를 듣고 나는 주방으로 나갔다.
"밥 있으니 먹으면 되"
"이렇게 오래된 밥을 어떻게 먹어!"
그제서야 내 눈에 들어온 밥솥의 보온 시간은 72시간을 표시하고 있었다.
한 방 먹었다. 이런 함정이 있을 줄이야.
화는 조금 더 커졌다.
나의 완벽하지 못한 집안일 처리에 화가 난 것일까?
함정에 걸린 것이 문제인 것인가?
싱크대 앞으로 가서 내가 고무장갑을 끼고 냄비를 뺏어들며 말을 했다.
"놔! 내가 할께"
"됐어 내 일이니까 내가할께"
"그게 왜 네 일이야? 내가 할께"
냄비를 들고 옥신각신 하다가 꺼지라고 한 말이었다.
화가 가득한 상태로 나는 쌀을 씻고 취사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널부러진 옷가지를 정리했다.
그래도 화는 떠나갈 줄 몰랐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를 안방으로 불렀다.
"사단 나기 전에 얘기 좀 하자" 하며...
아내를 앉혀 놓고 나는 입을 열었다.
밥은 그냥 그거 먹으면 안되는거냐?
말을 꼭 그런식으로 해야 하냐?
이성을 잃어서 인지 내가 했던 험한 말들이 모두 생각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내에게 들은 얘기는 생생하다.
"그건 니 성격이 이상해서 그렇지!"
"왜 그 말을 그렇게 받아들이냐!"
...
...
"부처님하고 더 친하게 지내든가!"
"부처님하고 친하게 지내라"
요즘 나는 어느 스님의 말씀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아내에게 한번 읽어 보라고도 했었다.
읽어 보라고 얘기하는 것은 내 불찰이라는 것은 알지만,
아내가 말하는 태도를 좀 바꿨으면 하는 바램에 그랬다.
어째든 아내는 그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
나는 스스로가 꽤나 잘난 놈인 줄 알고 있었다.
요즘은 특히 그랬다.
난 좋은 아빠고, 좋은 남편이라는 자신감이었다.
아버지학교를 졸업했고, 나를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해 심리학도 공부하고
스님의 말씀도 열심히 읽으며 나를 반성하며 가꾸었다.
학위를 딴 것 같은 그런 자심감에 비유할 수 있을까?
어째든 나는 자신에 찼었다.
자만이었다.
그렇게 아내에게 "부처님과 친하게 지내보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한참을 침묵했다.
그리고, 몇마디를 남기고 안방을 나왔다.
"그래, 내가 절에 들어가던지 할께"
"성격 이상한 사람이랑 살아줘서 고맙다"
"마음에도 없는 험한 말 해서 미안하다"
PC가 있는 방에 혼자 들어와 이불에 얼굴을 묻었다.
눈물이 났다.
눈물 흘리는 법을 잊었는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흑흑 소리도 났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몰랐다.
뭐가 그리 슬픈지 몰랐다.
그저 뭐가 이렇게 힘든 것이냐를 중얼 거렸던 것 같다.
이틀이 지났지만,
그 후로 아내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깨달음의 글을 읽어도 아내를 미워하는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아내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어떻게 말을 풀어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충만하던 자신감이 무너지면서
이전 보다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 것 같다.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모르겠다.
인생 별거 아니라는데, 그냥 말 붙이면 될텐데.
아내가 언젠간 다시 나의 약점을 건드릴 것 같은 두려움에
친해지고 싶지 않다.
아직 내 속의 미성숙한 아이를 위한 방패를 못 만들었는데...
나는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데...
오늘은 술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단한 시나리올세. 만화처럼 실제를 구성하면 무지 재미나겠다.
남녀 부부생활탐구 실전팀? 끝에 가서 쪼그라들지 말고 반전의 몸개그라도 어필해 보시징.
몸개그의 달인, 포항의 우리 엉아야에게 사사를 쬐까 받으면 아마도 나아질 것 같은데...
변경연 커뮤니티에 공고가 뜨고 전체 꿈벗 봄소풍 5월 29일(토*일)에 모일 거지롱.
그대,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데이트가 아닐지 몰라~ ^-^*
추천: 꿈벗 1기 김달국님의 <유머 사용 설명서> 뉴스 및 공지사항 목록 70 참고
이들 부부는 지역사회에서 건강생활가정지킴이로도 활동 중, 운영하는 홈페이지도 있음.
손수 그림 같은 집을 짓고 가꾸어 살며 알콩 달콩 나이들어가는 모습을 오픈 공개하는 등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함께 하는 이장님 부부 같으나, 실제로 노력이 가상할 만큼의 지혜와 끈기를 발휘하는 무서운 칼 있음.
울다가 웃지 않고는 못배기고 배꼽이 뒤집어 질 수도 있으니 주의 요망. ^^

1.
긍정적으로 사랑싸움 정도로 해 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뭐 서로 치고박거나 깨거나 부시는 일이 없으므로 ... 감정의 특징은 일시적이라는 거죠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니까...
본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그러한 과정을 즐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의식적이지는 않지만,.. 반복되다보면 .. 그러는 수가 생깁니다.
복싱선수나 프로레슬러들이 피터지게 싸우면서도 그리워하는 것과도 유사합니다.^^
2.
비슷한 일들이 반복된다면 그러한 사건이나 상황 전체를 그려봄으로써 (인지심리에서는 이것을 도식화한다고 합니다) 반응하는 행동을 수정하고 비기능적인 신념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여러형태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방어를 구축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반응하게 되고
일단 반응을 시작하면 그 다음 부터는 의지적으로는 제어할수 가 없습니다. (저의 경험이나 제가 알고 있는 사례로는 그렇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사고 이전에 자동화되어진 패턴에 의해서 수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은 본인 스스로 '엇 이러면 안되는데... ' 하면서도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려보면, 그러한 패턴이 순환적으로 되풀이 되는 되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신념의 모순, 지식의 결핍, 소망과 공포의 딜레마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정보처리 과정을 인지과학적인 지식을 사용해서 개선책을 찾는 것입니다.
3.
저의 견해로,. ..
'중이 절보기 싫으면 떠나면 됩니다. ' 라는 식으로 헤어지고 싶다는 사람에게 초강경으로 그렇게 하라고 권해주면
오히려 망설이게 됩니다. ' 그렇게 까지야... ' 라고 이유는 자식이고, 사회적인 편견이고 ... 많죠..
기회가 되면 만너서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사람은 자신이 의식하지는 못지만 감정과 의식을 통제하는 한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그걸 넘게 되면 ... 발화가 되는 거죠...
두 가지 방법, 한계치를 높이든지, 아니면 자극의 강도를 떨어뜨리든지.. 해야 겠지요.
싸우지 않으려고 타협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 더 잘 지내기 위해서 자신을 개선하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 이 타협점을 찾는 것입니다.
그걸 알았으면 좋겠군요,
4.
건강하시고... 열받으면 여기에 글 올리시고 잊고 또 지내시다가 또 열받으면 올리시고..
그러세요,,, 누군가 그랬습니다. ' 모든 것은 다 지나갈 것이다.'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