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엄마'
2010.4.9.
"오늘 지은이 유치원친구 생일이었는데, 지은이만 선물 안가져갔대요"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애들 봐주시는 아줌마가 말씀하셨다.
이크, 맞다. 이번주엔 친구 생일이 있다고 소식지에 써있었는데....
유치원 갈때 선물을 챙겨주는 걸 깜박해버린거다.
"어휴~ 그래서 다른 친구들은 다 선물 내놓는데 나만 못 줬잖아!"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큰 아이(6세)가 얼른 말을 거들며 나섰다.
"아, 너무 미안해. 엄마가 깜빡했어..어쩌니?"
"그러게, 소식지를 제대로 봐야지. 선생님이 소식지에 생일이라고 다 적어주는 구만"
아이는 내가 꼭 저에게 잔소리하는 말투 그대로 ^^ 나에게 타이르듯이 말했다.
"미안해, 엄마가 다음부터는 꼭 잘 챙길께, 그리고 오늘 못 준 선물은 내일 엄마가 마트가서 사다줄께, 여자애야 남자애야?"
"여자애야. 이쁜 걸로 사와야 해. 알았지?"
아이는 못미더운 듯 여러 번 당부했다. 꼭꼭꼭!
사실 나는 직장다닌다는 핑계로 아이에게 챙겨줘야 할 것들을 종종 놓친다.
특히 얼마전까지 외할머니한테 자란 큰 아이의 유치원생활을 챙겨주거나 공부를 봐주는 일은 영 서투르다.
지난 번에는 영어학습지 숙제를 미처 챙겨주지 않았더니 선생님한테 그랬단다.
"엄마가요, 일을 하러 다녀서요, 바빠서 숙제를 잘 못봐줘요"
아이 데리고 계신동안 꼼꼼하게 잘 챙겨주셨던 친정엄마가 오늘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더니 한 말씀 하셨다.
"에구. 그러게 할머니 없는 티를 그렇게 내니. 쯔쯔쯔...."
보통은 '할머니'자리에 '엄마'가 들어가지 아마....ㅡ.ㅡ
"그러게요. 나는 생모일 따름이지요. 제가 뭐 애키우는데 할 줄 아는게 있어야지요. .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