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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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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18일 07시 12분 등록

1.

에스프레소 한 잔을...

당최 심장이 뛰질 않아서

 

2.

잠이 온다

할머니 무릎 베고

토방에 누워

이를 잡던 날

 

댓돌 옆 강아지가 하품을 한다

이미 늦은 오후

 

3.

4월의 눈, 미친 게지

3월에 눈은 기적을 부른다지만

사월에 눈은 또 머람?

 

내복을 벗었다, 입었다

그렇게 조바심 나는 봄인데

밤 사이

밖에 두었던

감귤나무 잎이 하얗게 질렸다

 

올 봄이 딥다 힘든가 보다

그래도 오겠지, 봄.

 

유끼... 흰눈이라 했던가.

 

4.

또 다시

맞는 아침이다

세상은 온통

새들의 노래로 가득 찬다

어느 집 보일러가 다시 돌고

누군가의 발걸음은 교회로 향하는데

낯선 새들

새들이 살고 있었구나

이 도시에도

새들이 노래하는 아침이 있었구나

혼자 부르는 슬픔대신

함께 하는 합창으로 맞는

맘 떨리는 일요일 아침이 있었구나

 

떠난 줄 알았는데

이젠 눈을 떠도 들린다

 

새들이 있었구나

새들을 잊었구나

 

5.

돌구돌고

 

돌고 도는데

수레바퀴 돌 듯

그래서 돌구였을까

 

하얗고 멋지기도 했지만

약한 자에 강하려던 비겁도 버리고

식은 밥 한덩어리 된장국에도 춤을 추던

돌구는

낙조가 지고 어미를 따르던 새끼 오리들처럼

 

스님가시는 길

삼일을 기다렸다가

함께 길 나섰다고 한다

 

이미 쓰여진대로

이백육십육쪽에

 

6.

각주구검

 

그러나,

이 속에는 늘 불안이 있다.

사랑이란 덧 없는 것이며

언젠가 떠나는 것이다.

떠나는 것에 의지하는 자는 불안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늘 변하고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랑의 속성이다.

그러므로 사랑을 추구하는 자는

사랑을 잃음으로 해서 결국 불행하거나

스스로의 왜곡에 빠지기 쉽다(?)

 

7.

읽는 것보다

쓰는 게 좋다

 

남의 것 배껴 읽는 것보다

내 속의 것 뱉어 쓰는 것이 더 좋다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한참 더 좋다

 

8.

그냥...

쓰면 시다.

(달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 ‘나’?)

바? 나? 카... ...

껍질마냥 남은 미라

 

9.

봉인된 무덤을 여는 일

죽은 이의 무덤 채운 돌이야

며칠 밤낮 치워내면 되고,

가로막고 선 벽쯤이야

안되면 망치로 깨부수기도 한다지만

 

망치로도 할 수 없는 일

도둑을 시킬 수도 없는 일

그깟 사람마음 하나 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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