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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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예술’ 입니다
비발디 ‘사계’는 우리의 귀에 익숙한 너무나 유명한 음악입니다.
여러분은 들어보셨나요?
사계 중 ‘봄(La primavera, Spring)’ 은 아주 경쾌합니다.
내가 느끼는 사계 중 '봄'은 이렇습니다.
1악장 Allegro는 처음부터 노란 개나리가 서로 경쟁하듯 마구 피어납니다. 그리고 그 위를 꿀벌들이 바삐 날아다니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Spring은
2악장 Largo e pianissimo sempre에서는 깊은 산 속에 얼어있던 겨울 냇가를 살며시 녹여냅니다. 살얼음 밑으로 조용하게 흐르던 시냇물은 지붕을 걷어내듯 얼음을 녹이고 냇가를 만들어 잔잔히 흐릅니다.
3악장 Danza pastorale Allegro에서는 온 대지에 옷을 입히듯 목련도 진달래도 마구 마구 피워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폭풍과 하늘의 별의 ‘여름(Summer)’을 기약해줍니다.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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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산행은 하늘에서 봄볕의 축복이 있었습니다.
봄은 우리들에게서 너무도 조용하게 무언가를 이루어 가는 계절인 듯 합니다.
새 봄은 요란하지도 않고 수줍어하지도 않고 조용하게 우리의 곁을 다가섭니다.
수리산 태을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중턱의 진달래와 철쭉도 경쟁하듯 핀 것 같지만,
아닙니다. 그저 얌전하게 피어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이 그것들에게 유혹을 당하고 또 농락당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봄날에 내 마음을 허공에 날리고 싶을 뿐인 것입니다
햇빛과 허공에 분홍으로 칠하고 싶은 마음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그러하니 진달래가 유혹하는 것처럼 보이고 철쭉이 농락하려는 듯 보일겝니다.
산 중간 중간 벚꽃은 또 어떻습니까? 아주 참을 수 없게 합니다. 절정입니다.
봄날의 날고 싶은 마음의 최고조입니다.
벚꽃에게 유혹당하고 싶은 내 마음은 이제 더 이상 감추질 못합니다. 그렇습니다.
저 멀리 하얀 화사함으로 핀 벚꽃군락은 아예 다가가 몸을 던지고 싶을 정도입니다.
새 봄에 꽃들은 예년과 같이 꽃을 피울 뿐입니다
겨우내 얼어있던 차갑던 내 마음이 용서하듯 이 봄에 녹아나는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꽃이 우리를 유혹하듯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때 벌들은 덩달아 아주 바빠집니다.
꿀을 따야 하고 또 꽃의 교접 역할도 맡고 있으니 그 역할도 잘 해내야 하겠지요.
일년 중 이때 뿐 입니다. 이 시간을 놓쳐서는 절대 안 되지요, 그러니 아주 바빠질 수 밖에요. 자기 일에만 열중인데 자연을 따르고 있으니 자연은 최고입니다.
오늘은 창 밖으로 비가 내립니다
하늘은 조용하게 내리는 봄비로 우리를 또 한번 축복합니다.
봄비는 소리도 내지 않고 얌전한 새색시처럼 대지를 적십니다.
우산을 받쳐 든 거리의 사람들도 풍경을 그리듯 균형잡인 분위기로 한 부분을 감당합니다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우러지며 흘러갑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지요
자연은 이렇듯 요란하지 않게 역할을 감당하며 시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비발디 할아버지’는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의 이탈리아 음악가입니다.
자연은 그가 보았던 봄을 300여 번이나 되풀이 하면서 변함없이 그 비발디의 봄을 나에게까지 선물하는 듯 합니다.
요 며칠 우리가 즐기고 있는 봄이 어쩌면 300년 전 비발디가 보고 느꼈었던 어느 봄날과 같으리란 생각을 하며 나는 지금 그때의 봄 동산을 걷고 있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는 그 안에서 즐기고 놀면 됩니다. 그뿐입니다.
청소년 시기는 우리 사계절 중 봄인 듯 합니다. 요란하다가도 머쩍은 듯 수줍어하는 봄입니다. 새 순을 틔우며 일년의 푸르름을 준비하듯 이제 산을 연두로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봄 어느날 산행 후기를 이제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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