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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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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6일 18시 29분 등록

올레길

 

1. 'Olleh'

게으르게 걷고
느리게 생각하고
나눔을 행하라는
올레길
파란바다 성산포
일출봉을 끼고 돈다 

파란 화살표를
따라 걷는 우리와
노란 화살표를
거슬러 오는 그들이
길에서 만났다 

인사를 나눈다
"Hello"

같은 길을 걷는
우리는 늘 만나고 있었지만
만났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같은 길을 거슬러 오는
그들과 우리는 만났다
단 한 번만을 스쳤는데,

그들이 궁금하다

 

2. 낯선길 

어느 날
누군가
툭하고
던진 말
한 며칠 제주도에 사진이나 찍으러 가자하면
다 들고
아니 다 버리고
몸조차 남겨두고
맘만 따라 나설 것이다

돌아올 땐
맘조차 잊을 것이다
두고 올 것이다

올레, 그 낯선 길에


3. 낮술 먹기 좋은 날

바람이 좋으면
백주대낮에도
시를 쓴다

법없이도 살 사람
겁 없이도 쓴다
낮술 한 잔이면
술술술

한 잔이 세잔 되고
한 장이 석장이 되고

굳이
말로 먹는 술이 아니지만
술먹기 좋은 날
글내기 좋은 날
바람이 좋은 날
살프시
졸기도 좋은 날

 

4. 숨길

더는
숨길 수도 없는 일
숨을 곳도 없는 세상
숨이 막히면 길을 찾고
길에 나서면 숨 쉴 수 있고

숨이 차면 벅찬 길이고
좋은 길은 적당히 숨은 길이고

들였다
내었다
숨-길
쓴 내가 난다

 

5. 서귀포

서귀포에 오면
왠지
서글프다
이름 탓일까

노을에 서
저녁 바다를 보던
한 사내를
기억하는 일조차
서글프다

돌아가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어
서글픈 서귀포

 

6.

제주에는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이 참 많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해줄 말도 많아서 일까
참 말도 많은 제주도

길옆에도 말이 있고
길속에도 말이 있다
말처럼 뛰고 싶었을까
말만큼 살고 싶었을까
말 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길을 걷다가 말을 본다

내 말이 아니라면
누구의 말이란 말인가

길에서 말을 본다
제... 주.. 도.

 

7. 개 짖는 소리

개가 짖으면
사람이 오고

전화가 울면
이 들리고

책을 보면
글이 틀리고

맘을 주면
몸이 아프고

바다를 보면
눈이 시리고

때가 되면
배가 고프고

시를 쓰면
보고 싶고

내가 아니면
누굴까

개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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