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살다

여러분이

  • 정야
  • 조회 수 2358
  • 댓글 수 7
  • 추천 수 0
2010년 7월 22일 05시 36분 등록

선생님.

결국 사람의 마음은

사람만이 위로할 수 있나 봅니다.

 

아직도 마음을 잡지 못한 저는

불안한

붕 떠있는

허전한

아린

기운 없는

우울한

의기소침한...

태풍에 쓰러져 누운 벼 이삭 같은 

마음을 일으켜 세우려

누군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 말하지 않고 마주 앉아 밥만 먹어도 좋을 사람

굳이 이 꿀꿀한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위로가 될 사람

선생님께서 친구분하고 만나면

지는 지 얘기 하고 나는 내 얘기했다고 하셨듯이

그리할 수 있는 사람

 

며칠 동안  찰스 핸디를 부여잡고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야만 다른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저의 마음을 보면서

제가 진정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알았습니다.

 

선생님.

마음이 시키는 대로라면 선생님과 아무말 없이 걸어야 하지만....

말씀 드리지 못해 이렇게 쪽지를 내밉니다.

 

느닷없이 찾아갔을 때

아무 말씀 않으셨지만 선생님께서는 저의 마음을 알아 주셨지요.

그렇게 선생님을 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러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을 수조차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의식은 아니라고 소리쳤지만

육체가 저의 잘못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게 진실이었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찌하지 못했습니다.

 

선생님....

딱히 선생님께 여쭙고 싶은 말은 없습니다.

그저 거기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됩니다.

그러나 꼭

선생님께 듣고 싶은 말은 있습니다.

 

읊조리고 보니

작년 이 맘 때도 듣고 싶어했던 그 말...이네요.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IP *.12.20.128

프로필 이미지
백산
2010.07.22 07:47:02 *.131.127.50
시를 사랑하는 여인,..
낭만과 유모어가 있고
시원스런 태도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정성스런 행동

아주 아주 건강한 여인!
그게 정야다 ^^ 
그녀는  우리 연구원 5기다.^^

프로필 이미지
은주
2010.07.22 11:14:49 *.178.174.197

쓰러져 있는 벼 이삭 같은 마음을 추슬러 보려고

태양과 적당한 단비를 기다리고 있는

간절함이 배어나오는 글.

결국은 또 다시 혼자 일어나야함을 알면서도 볏단을 묶어 일으켜주는 농부의

관심어린 눈길이 필요한 시간.

하지만 이미 마무리에 가면서 정답을 알고 있는

지혜로움이 엿보여져 뿅공의 긍정적인 성격이 보여 지네요.

읽는 사람에게도 '괜찮다 다 괜찮다‘ ’배려'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뿅공을 사랑하는 왕자님과 두 토끼를 생각하며 힘내서

탱글탱글한 알곡의 결실을 맺기를 바라며.....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10.07.22 19:40:07 *.70.142.121
미안타. 힘이 되주지 못해서..
하지만 같이 밥은 먹자..
그래도 이렇게라도 돌아온 네가 너무 장하고 안쓰럽다.
춘희야, 힘내..
프로필 이미지
2010.07.23 06:03:14 *.160.33.180
그러리라 생각했다.  느닷없이 나타나  그러리라 생각했다.
사람을 잃었으니 너 같은 사람이 어찌 그렇지 않겠느냐
 
그러나 기억하거라.   가서 어머니께 말씀드리거라.
네가 사라지지 않으면 당신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이다.
사람은 늘 사람을 가슴에 묻게 마련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죽어도
 그사람을 사랑과 아픔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죽지 않는 것이다. 
네가 살아 있는 한,
 어머니 또한 여전히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고 계시는 것이다. 

이제 일상으로 되돌아 오거라.   
일상이 있기에 또한 비극에서 깨어나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삶이다. 
기억하느냐 인간의 단명함이라는 슬픔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그것이 삶이다.   
춘희야, 호도과자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 오거라.

프로필 이미지
진철
2010.07.23 09:53:34 *.221.232.14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 시를 읽으니 왈칵 눈물이 솟구치네요
안정과 인정보다 자존을 곧게 세우기 위해 흔들리며 몸부림칙 있는 저를 위로해주는군요
흔들린 만큼 더 매력적인 꽃으로 피어날 자신이 있건만 눈물이 따라다니네요
당신의 이야기도 한 편의 시입니다.
오늘은 당신 때문에 웁니다.

-정야 류춘희


잠시.. 당신의 글을 읽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봅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색깔, 당신이 좋아하는 시, 그리고 당신이 적었던 글
아, 그 누구보다도 당신의 글이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었으면 합니다.
(나는 다만 그 맘을 옮겨 적을 뿐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0.07.24 07:08:26 *.40.227.17
춘희 언니~

^^  .............................................................................. ^^ ....................................................................................................... ^^


아, 이 글을 읽는데.. 왜?  크로아티아가 생각날까여..
쪽지 뽑기 때문인가?.. 1번은 뭘루 하고..  2번이 뭐였더라?..  3번이었던가여? .. ^^
언니.. 그때 참.. 예뻤는데여..  아, 실수 .. 지금도 무쟈게 이뽀여.. ^^


춘희 언니~,  깊.....................................................................................................................................................................이
.........................................................................................................................................................................   알라뷰~~~ ^^

프로필 이미지
범해
2010.07.24 13:51:12 *.67.223.107
그날 더 확실하게 붙들어 밥먹여 보낼껄.....
자꾸만 늦어지는 판단력 땜에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구나.

글씨도 쓰지 못하면서..
그냥 그 사람들 속에 섞여 앉아있던 그때가 다시 생각난다.
내 어머니 떠나가신 그 봄날.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49 *매일쓰기11, 지하철 승객을 위한 아이디어 [2] 인희 2010.07.25 2417
3048 딸기밭 사진편지 60 / 메멘토 모리 file [2] 지금 2010.07.25 2530
3047 매일쓰기10, 매일쓰기의 장점(7-4칼럼) 인희 2010.07.24 2862
3046 매일쓰기9 신뢰받는 사람되기 인희 2010.07.23 3154
3045 매일쓰기8 경쟁력(동기부여) 인희 2010.07.22 2346
» 다시 책상에 앉으며 [7] 정야 2010.07.22 2358
3043 매일쓰기7, 자신감은 겸허에서... [1] 인희 2010.07.21 2628
3042 딸기밭 사진편지 59 / 마음에 들었습니다 file [3] 지금 2010.07.21 2694
3041 매일쓰기6, 자신감3: 겸허와 자만의 차이 [1] 인희 2010.07.20 2673
3040 딸기밭 사진편지 58 / 여름 file [2] 지금 2010.07.20 2280
3039 매일쓰기5, 자신감2 동기부여 [3] 인희 2010.07.19 2400
3038 [꿈지기의 겨드랑이] 4 에 이어서 - '공동체 의식' 이철민 2010.07.19 2484
3037 [꿈지기의 겨드랑이] 4 - '공동체 의식' 이철민 2010.07.19 2700
3036 매일쓰기4 자신감1(칼럼7-3) 인희 2010.07.18 2251
3035 딸기밭 사진편지 57 / 돌아가는 길 file 지금 2010.07.17 2353
3034 매일쓰기3 거짓말과 진실의 가치 윤인희 2010.07.17 2692
3033 마음 한장 file [1] 신재동 2010.07.17 2450
3032 딸기밭 사진편지 56 / 그래 file 지금 2010.07.17 2264
3031 매일쓰기2. 포지티브 마인드, 네거티브 마인드 [3] 윤인희 2010.07.16 3973
3030 서울,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 [2] [2] 맑은 김인건 2010.07.16 2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