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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4일 19시 24분 등록


날씨가 흐립니다. 느닷없이 해가 떠오르고 구름 사이로 지독히 푸른 하늘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웬일인지 아침마다 찾아들던 참새떼들이 요즈음에 한 마리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 어디로 갔을까요 ? 내가 뭔가 그들에게 잘못한 것일까요 ?

무성한 잎들 사이로 왕성한 여름 기운이 빠져나가고 가을이 초라하고 체념한 모습으로 와있습니다. 가을은 다음 세대를 위한 뒤바라지처럼 열매 위에서만 빛납니다. 잎이 져야 비로소 열매가 빛납니다.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무르익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성장을 이루어야할 바로 그 때가 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쓴 후에 남의 것을 탐할 수는 없겠지요. ”
- 토마스 제퍼슨이 존 애덤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 이미 죽음이 시작하는 것처럼, 가을 역시 시작하는 순간 끝내야할 사명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성숙한 가을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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