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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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을 하다 한사람에게서 두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공식적인 질문이었고 또 하나는 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질문이었습니다. 답을 했지만 스스로 석연치 않아 기차를 타고 오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더 정리해 보았습니다.
질문 1) 변화는 자극을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자극이 없다면 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내가 변화하도록 자극할까요 ?
자극은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자극이 될만한 일이 발생하면 그냥 흘러가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 세상이 밋밋해 보이는 것은 자극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자극을 내 안으로 받아들일 만큼 마음을 열어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차를 타고 가다 젊은 여인이 초록색 짧은 스커트에 흰 털자켓을 입고 거리를 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봄날 같은 겨울날이었고 햇빛이 거리에 쏟아져 내렸습니다. 긴 다리가 아름다웠습니다. 저게 젊음이다라는 생각이 밀려 들었습니다. 갑자기 인생이 즐거워 졌습니다. 먼지로 가득한 현실이 홀연 깨어나는 듯 했습니다.
갑자기 나도 누군가를 깨워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구파발로 달려가 따뜻한 난로 옆에서 졸고 있는 여자를 깨워 짙은 보라빛 호접을 가득 담은 화분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째 몸이 불편한 어머니께 보내드렸습니다. 좋아하셨습니다.
하루는 갑자기 이렇게 뒤집어지듯 바뀝니다. 자극은 거리마다 넘치고, 읽고 있는 책장마다 넘치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있다 혹은 국을 먹다 불현듯 찾아옵니다. 마음을 여세요. 놓치지 마세요, 그 일, 그 생각 그 깨달음이 작게는 하루를 바꾸어 주고, 크게는 일생을 바꿔 줍니다.
질문 2 ) 당신은 이미 변화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신의 삶을 통해 또 어떤 변화를 만들어 내려 합니까 ?
( 이 질문은 강연을 마치고 에레베이터를 기다리는 데, 첫 번째 질문을 했던 아가씨가 ‘이건 아주 개인적인 질문인데’ 하며 다시 물어 본 것입니다. 답을 하고 있다 에레베이터가 와서 타버렸기 때문에 충분한 대답이 되지 못했습니다)
나는 매일 새로워지려 합니다. 매일 조금씩 다른 일상을 보내려고 합니다. 나 자신의 개성이 살아있는 삶, 안정적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일상, 그리고 무엇보다 한 개인이 스스로 좋아하는 방식대로 삶을 살 수 있다는 평범한 진실을 설득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자신을 찾게되면 자신이 바라는 꿈대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사는 재미라는 것을, 일상의 삶을 통해 설득하고 싶습니다. 변화경영전문가라는 본업에 충실한 한 모범적 사례가 되고 싶은 것이지요. 나는 돈을 쫓아다니는 삶을 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에는 내 삶이 너무 아깝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삶을 잘 살기 위해 삶에 몰입해도 삶이 짧다는 것 - 이 단순한 깨달음을 설득하는데 앞으로 10년을 쓰려고 합니다. 삶을 통해 내 이야기를 설득하는 것. 생각하고 이야기한대로 내 삶을 만들고 경영하는 것,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에게 적용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지침이 될 것입니다.
성공도 실패도 없습니다. 더 이상 그런 것들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그저 내가 생각하고 느낀 대로 내 삶을 만들어 가며 살 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내 삶에 책임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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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새유닉
자극은 스스로 찾아야 된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는 그것을 '밧데리이론(발전기이론)'이라고 정의(?)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변화 또는 열정 또는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변화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한 변화는 금방 없어져 버립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필요에 의한 변화도 그 필요가 충족되면 사라져버리죠. 하지만 사라지기전에 자꾸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극제를 찾는거죠. 마치 자동차 밧데리(베터리)가 주행중에 충전이 되는 것 처럼요...계속 달려야 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언젠가는 제가 방전된 차량에 에너지를 줄 수 있게 됩니다. 바로 발전기가 되는 순간이죠. 발전기가 되면 계속 자가발전을 하기에 항상 에너지가 가득 찰 수 있습니다. 소장님의 말씀대로 '우연한 쏘시게 불꽃'이 될 수 있는거죠....^^*
엉성하지만 제 이론입니다......열정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관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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