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혜
- 조회 수 2524
- 댓글 수 7
- 추천 수 0
요즘 정신과 의사 문요한씨의 ‘굿바이, 게으름’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이다. 제목만 보면 자칫 '부지런해져라'라는 뻔한 메세지의 자기계발서라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그가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1기연구원이라는 점을 보면 절대 허접한 책은 아닐 거라 생각했다. 내 돈 주고 사볼 여력은 안되기에, 언제 기회 되면 도서관에서 빌려봐야지 싶었는데, 마침 자주다니는 과천도서관에서 문요한님 초청강연회가 있단다. 지난번 구본형 선생님과의 첫 만남도 과천도서관에서 있었는데, 문요한님까지 뵙게 되다니, 과천도서관이 사랑스럽다.
문요한님은 선생님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다.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목소리높여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는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부터 털어놓더니 (지금 41세라는데..놀랍다. 겨우 30대 초반으로밖엔 안 보이는데!), 천성적으로 게으른 사람은 없으며,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만이 있다고 얘기한다.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열정없는 사람은 없으며,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찾지 못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여태까지 헛다리 짚어왔음을 알게 된다. 열정이니 부지런함이니..이 모두 자기가 원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을 알게 되면, 열정 없다고 게으르다고 자기 스스로나 타인을 비난의 눈길로 바라본 우리 과거를 반성하게 된다.
겨우 1시간짜리 강연이었지만, 그의 강연은 명쾌했다. 그에 따르면 게으름의 원인 (에너지가 떨어지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에너지전환: 날때부터 타고난 에너지가 학교나 가정에서의 수직적 관계 속에서의 무관심, 냉대, 학대, 비난을 받거나 실패나 좌절의 경험을 겪으면서 분노, 두려움, 무력감으로 전환되는 것
2) 에너지방전: 에너지 잔고를 살피지 못하고 다 써버리는 것 (예: 일중독자), 관념주의적 일중독자일수록 금새바닥남
3) 에너지분산: 초점을 잃고 여러가지에 에너지를 쏟아서 한곳에 집중되지 못하는 것. 자기목적성이 결여되어 에너지소비가 생산적인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음
4) 에너지의 비효율적사용
참 공감가는 이야기이다. 마음이 결국은 에너지인데, 우리는 얼마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으며 자라는가. 부모는 성적 안 나왔다고 혼내기 일쑤고, 학교에서는 감시와 규제만을 받으며 자란다. 칭찬이나 감사, 사랑은 찾아보기 힘드니, 에너지가 쌓일래야 쌓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성인이 되었을 즈음엔, 에너지창고는 거의 바닥나기 마련이고, 그나마 직장에서 다 써버리고 나면 집에 와선 움직일 마음조차 안 생기는 것이다. 또, 인생의 목적이나 소명이 뚜렷하지 않으니 우리는 이것저것 다양한 것에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일쑤다. 자기만족적인 성과건 외부에서 인정할 만한 성과건, 특별한 성과 없이 열심히만 살다 보면, 어느날 문득 내가 뭐하는 것인가 싶어서 한없이 에너지가 추락하는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나의 에너지상태를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없이, 판단없이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시도해 보라. 자신을 100% 대면해 보라. 에너지가 왜 떨어져있고, 어디에 분산되어 있으며,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느끼고 살펴보라. 나는 어디에 있으며,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며,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해 보라.
자신의 현재 에너지 상태를 파악하고 나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목적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에너지 분산과 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10년 후 어떤 수준이 되면 만족스러울 것인가를 알아보라. 이때 유용한 방법은 이미 10년 후에 와 있다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10년 안에 책을 내고 싶다면, 책이 출판되어서 사인회를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주변의 소리들, 조명, 사인을 하는 손의 느낌, 내면의 기쁨과 뿌듯함, 모든 것을 느껴보라. 이만큼 구체적으로 10년 후를 상상한 것을 글로 옮겨 보라.
그리고 나면 미래에서 과거로 한해씩 되돌아 오면서, 무엇을 했기에 10년 후 원하는 것을 이뤘는지 다시 상상해 본다. 이렇게 10년 간의 그림이 그려지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다리를 거쳐서 가고 싶은지가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된다.
이제 가는 동안에 필요한 에너지만 확보하면 된다. 내 발목을 잡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떨쳐내고 긍정적인, 힘있는 에너지를 쌓으면 된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긍정성 훈련’이다. 긍정성 훈련이란 날마다 오감을 동원해서 변화일기를 쓰는 것이다. 1) 과거의 긍정적 경험 (재체험) 2) 원하는 미래의 한장면 (선체험) 3) 오늘 감사한일 4) 오늘 스스로 선택한 일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 선택의 범위와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라!) 5) 오늘 새롭게 느낀점 (고정관념,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변화와 성장은 힘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그의 냉철한 지적이다.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한테 뭣 좀 해보라고 옆에서 닥달해 봤자, 혹은 자신을 학대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기적으로 부지런해지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지나면 더 깊은 게으름, 나태함, 무기력으로 빠지게 된다.
그의 강연을 통해서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게으름에 대한 자기변명이 아니다. 우리가 섣불리 게으르다고 진단해 왔던 사람들 (나를 포함하여)이 사실은 오랜 시간 에너지수준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왔거나, 그런 환경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매일 내 주유구를 열어 에너지를 채워주자. 원하는 것을 조금씩 이뤄나갈 힘을 스스로 만들어 보자.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게으른지, 부지런한지 그런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뚜렷하고,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무언들 못하겠는가.
IP *.187.231.190
문요한님은 선생님과 많이 비슷한 느낌이다. ‘..해야 한다’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목소리높여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는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부터 털어놓더니 (지금 41세라는데..놀랍다. 겨우 30대 초반으로밖엔 안 보이는데!), 천성적으로 게으른 사람은 없으며,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만이 있다고 얘기한다.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열정없는 사람은 없으며,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찾지 못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라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여태까지 헛다리 짚어왔음을 알게 된다. 열정이니 부지런함이니..이 모두 자기가 원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을 알게 되면, 열정 없다고 게으르다고 자기 스스로나 타인을 비난의 눈길로 바라본 우리 과거를 반성하게 된다.
겨우 1시간짜리 강연이었지만, 그의 강연은 명쾌했다. 그에 따르면 게으름의 원인 (에너지가 떨어지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에너지전환: 날때부터 타고난 에너지가 학교나 가정에서의 수직적 관계 속에서의 무관심, 냉대, 학대, 비난을 받거나 실패나 좌절의 경험을 겪으면서 분노, 두려움, 무력감으로 전환되는 것
2) 에너지방전: 에너지 잔고를 살피지 못하고 다 써버리는 것 (예: 일중독자), 관념주의적 일중독자일수록 금새바닥남
3) 에너지분산: 초점을 잃고 여러가지에 에너지를 쏟아서 한곳에 집중되지 못하는 것. 자기목적성이 결여되어 에너지소비가 생산적인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음
4) 에너지의 비효율적사용
참 공감가는 이야기이다. 마음이 결국은 에너지인데, 우리는 얼마나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으며 자라는가. 부모는 성적 안 나왔다고 혼내기 일쑤고, 학교에서는 감시와 규제만을 받으며 자란다. 칭찬이나 감사, 사랑은 찾아보기 힘드니, 에너지가 쌓일래야 쌓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성인이 되었을 즈음엔, 에너지창고는 거의 바닥나기 마련이고, 그나마 직장에서 다 써버리고 나면 집에 와선 움직일 마음조차 안 생기는 것이다. 또, 인생의 목적이나 소명이 뚜렷하지 않으니 우리는 이것저것 다양한 것에 에너지를 분산시키기 일쑤다. 자기만족적인 성과건 외부에서 인정할 만한 성과건, 특별한 성과 없이 열심히만 살다 보면, 어느날 문득 내가 뭐하는 것인가 싶어서 한없이 에너지가 추락하는 것이다.
자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나의 에너지상태를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없이, 판단없이 자신과의 솔직한 대화를 시도해 보라. 자신을 100% 대면해 보라. 에너지가 왜 떨어져있고, 어디에 분산되어 있으며,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느끼고 살펴보라. 나는 어디에 있으며,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이며,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해 보라.
자신의 현재 에너지 상태를 파악하고 나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목적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에너지 분산과 낭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10년 후 어떤 수준이 되면 만족스러울 것인가를 알아보라. 이때 유용한 방법은 이미 10년 후에 와 있다고 상상해 보는 것이다. 10년 안에 책을 내고 싶다면, 책이 출판되어서 사인회를 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주변의 소리들, 조명, 사인을 하는 손의 느낌, 내면의 기쁨과 뿌듯함, 모든 것을 느껴보라. 이만큼 구체적으로 10년 후를 상상한 것을 글로 옮겨 보라.
그리고 나면 미래에서 과거로 한해씩 되돌아 오면서, 무엇을 했기에 10년 후 원하는 것을 이뤘는지 다시 상상해 본다. 이렇게 10년 간의 그림이 그려지면, 어디로 가고 싶은지, 어떤 다리를 거쳐서 가고 싶은지가 아주 구체적으로 그려지게 된다.
이제 가는 동안에 필요한 에너지만 확보하면 된다. 내 발목을 잡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떨쳐내고 긍정적인, 힘있는 에너지를 쌓으면 된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긍정성 훈련’이다. 긍정성 훈련이란 날마다 오감을 동원해서 변화일기를 쓰는 것이다. 1) 과거의 긍정적 경험 (재체험) 2) 원하는 미래의 한장면 (선체험) 3) 오늘 감사한일 4) 오늘 스스로 선택한 일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 선택의 범위와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라!) 5) 오늘 새롭게 느낀점 (고정관념,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변화와 성장은 힘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그의 냉철한 지적이다.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한테 뭣 좀 해보라고 옆에서 닥달해 봤자, 혹은 자신을 학대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기적으로 부지런해지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조금만 지나면 더 깊은 게으름, 나태함, 무기력으로 빠지게 된다.
그의 강연을 통해서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게으름에 대한 자기변명이 아니다. 우리가 섣불리 게으르다고 진단해 왔던 사람들 (나를 포함하여)이 사실은 오랜 시간 에너지수준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왔거나, 그런 환경에 처해 있었던 것이다.
매일 내 주유구를 열어 에너지를 채워주자. 원하는 것을 조금씩 이뤄나갈 힘을 스스로 만들어 보자.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게으른지, 부지런한지 그런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뚜렷하고,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무언들 못하겠는가.
댓글
7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